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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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사실과 소문 지면기사
급속히 퍼지는 SNS로 '근거없는 음모론' 더 기승방대한 데이터·통계홍수로 서로 다른 해석 '충돌'이미 와버린 '빅데이터 시대' 21세기 경쟁력 돼요새 농담 중에 '죄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라는 게 있는데, '감옥에 가면 인터넷을 못쓰게 하니까'가 답이라고 한다. 우리 삶에서 인터넷을 쓸 수 없다는 것이 공포감을 줄 정도로 필수적인 게 돼 버린 것이다. 이렇게 삶에서 없으면 못사는 게 돼버린 인터넷을 사람들은 어떤 용도에 쓸까? 많은 이들이 꼽는 가장 중요한 용도는 단연 SNS, 즉 사회연결망 서비스의 사용이다. 한때 대세이던 트위터는 시들해졌다는 얘기도 들리고, 페이스북은 아직 여전한 인기를 누리지만, 대세는 시각적인 소통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즐기는 인스타그램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일종의 집단적 소통 중독증에 걸린 건지도 모르겠다.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고립된 주인공 맷 데이먼이 일체의 정보를 접할 방법이 차단된 상태에서 취향에 맞지도 않는 디스코 음악이라도 열심히 듣는 장면은 그래서 수긍이 간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의 금단 현상과 유사한 게 아닐까?자연스레 SNS는 개인적 소통의 채널을 넘어서 여론이 모이고 형성되는 길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사실과 소문이 섞여서 온갖 음모론도 돌아다닌다. 요즘 나도는 정체모를 글 중에 일부는 상식과 달라서 우리를 혼란에 빠트린다. 제목부터 생경하고 강하다. 예를 들면, '녹차를 마시느니 걸레 짠 물을 마셔라', '현미는 사람을 천천히 죽이는 독약이다', '배추김치를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 '두부 먹으면 몸이 썩어 죽는다', '압력밥솥에 지은 밥은 죽음의 물질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공포심을 타고 빠르게 전파되곤 하는 이런 주장이 내세우는 사례들은 대부분 샘플 크기가 작아서 통계적 처리의 관점으로는 무의미하다. 최근에 다시 회자된 음모론의 백미는 미국의 아폴로 유인 우주선의 달 착륙 장면이 조작된 거라는 것이었다. 사실 이 주장은 꽤 오래 전부터 나온 것인데, 냉전시대 구소련의 스푸트닉 우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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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 고용창출, 새해에도 멈추지 말아야 지면기사
새해에는 기관이든 개인이든 신년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공표한다. 공표하는 이유는 지키기 위함이다. 나와 타인이 계획을 공유함으로써 약속으로 진화한다. 마음속 다짐과 계획을 발표하는 것과의 차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약속의 단위는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내세운 시민사회와의 공약(公約)이다. 경기도 단체장인 남경필 지사의 경우를 보자. 남경필 지사는 그 어느 때 누구보다 일자리를 강조하며 임기를 시작했다. '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야심 찬 그의 계획은, 1년차에 19만개 달성이라는 자체평가를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지표가 사실이라면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하지만 사회 약자와 장애인의 경우는 어땠을까.장애인고용공단 자료를 참고하면, 2014년 기준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실업률이 높고, 고용률이 낮은 등 고용사정이 매우 열악하다.현재, 국가·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3%('공무원이 아닌 근로자' 2.7%), 공공기관은 3%,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주는 2.7%의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나, 내로라하는 대기업 순으로 고용부담금 납부율이 높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그 결과 2014년 말 고용의무 대상기관 및 사업체(27만7천488개소)에 19만2천643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는데, 장애인 고용률은 2.54%로 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민간기업들의 고용 대신 고용부담금 납부를 택한 결과이다.경기도는 복지일자리 등 지자체가 직접 고용하는 형태의 일자리 창출을 지양하고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는 시장형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다. 기존 민간기업에 취업하거나 신규직종을 찾아 아직 장애인 적합직종인지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가능성 있는 틈새 일자리를 지속해서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수출 및 내수경기가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현재 국내외 경제상황으로 이는 결코 쉽지 않다. 비장애인 청년실업자와 청장년의 명예퇴직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약자 특히, 장애인의 취업 문제는 관심도가 떨어지거나 그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니, 이를 어떻게 할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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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독자의 소리] 고속도로 운전 알아두면 좋은 상식 지면기사
고속도로 운전 중 갑자기 발생하는 교통사고나 차량 고장시 경찰관서, 보험사, 견인업체 등에 위치를 설명할 때, 여기가 어딘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곤란을 겪는 운전자들이 많습니다.112신고를 접수하다보면, 당황해서 어느 고속도로인지? 어느 방향에 있었는지도 갑자기 생각이 안 나고 건물이나 간판이 있는 것도 아니니 당황하기 마련인데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안내해 드리고자 합니다. 전국 어느 고속도로이건 자기 진행방향에서 갓길방향(우측)을 바라보면 운전자의 눈높이에 200m마다 기점표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A4용지 크기 위 초록색판에 흰색 숫자가, 바로 아래 흰색바탕에 검은색 숫자가 쓰여있는 데 위 흰색 숫자와 아래 검은색 숫자를 조합하여 불러 주면 본인이 있는 위치 검색이 가능하니 당황하지 말고 기점표지 조합번호만 불러준다면 운전자의 위치를 빠른 시간 내 찾아내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교통사고의 예를 들어보자면, "영동고속도로 원주방향 231.6(231이 흰색, .6이 검은색) 지점에서 교통사고가 났으니 경찰차와 구급대를 함께 보내 주세요" 라고 신고하시면 바로 찾아 갈 수 있으니 고속도로에서 긴급사고시 기점표지를 활용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연제호 (경기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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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위험한(?) 소화기를 버리자 지면기사
1816년 영국의 조지 맨비 대령은 3갤런짜리 구리 용기에 진주회(탄산칼륨)를 담고 공기를 압축해 넣은 소화기를 개발했다. 그 소화기 아랫부분에는 탄산칼륨이 있고 윗부분에는 압력공기가 있어 소화기 마개를 열면 압축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탄산칼륨을 상당히 먼 거리까지 뿌릴 수 있었다. 이 기구는 물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으며 쉽게 들고 다닐 수 있어 소방수들이 위험에 처한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게 해주었다. 이후 개량을 거듭해 현재 물과 액화기체, 포말, 분말을 소화약제로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것이 ABC분말소화기로 제일인산암모늄이 주요 성분이다. A는 일반화재, B는 유류화재, C는 전기화재를 진화할 수 있는 기호로 모두에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ABC소화기라고 한다. 분말 소화기는 산소의 공급을 막아 불을 끄는 질식 소화방식이므로 소화약제를 불이 난 곳까지 밀어낼 수 있는 압축가스가 용기내에 압축되어 있다. 압축방식에 따라 가압식과 축압식으로 나뉠 수 있는데 가압식은 외관상 압력게이지가 없는 것으로 식별할 수 있다. 가압식 소화기는 별도의 가압용 가스용기(Cartridge)가 있어서 소화기 손잡이를 누르면 내부의 CO10가 충전된 가압용 가스용기가 개방되면서 소화약제를 방사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순간, 용기가 부식되거나 손상이 있을 경우 나오는 가스의 순간압력을 못견뎌 용기가 파열되면서 폭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8월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유압공장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작동하는 순간 폭발이 일어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래 가압식소화기 용기는 방사압력원에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용기의 부식이 진행되면 두께가 얇아져 압력에 대한 내구성이 약해지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공기 중 수분 침투로 용접부위에 서서히 부식이 일어나 점점 확산된다. 이런 이유로 1999년에 생산이 중단되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홍승태 선임연구원이 밝힌 일본의 소화기 폭발사고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43년간(1968~2010) 발생한 분말소화기 폭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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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새해엔 농업이 진정한 생명산업으로 거듭나길 지면기사
농촌공동체 구성등 지자체 재정지원 뒷받침돼야ICT·BT접목 고부가가치 농업정책 집중 필요세계20% '할랄시장'·中 농식품수출 확대도 과제지난해는 우리 농업인에게 유난히도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예상치 못한 긴 가뭄으로 인해 바짝 말라버린 논바닥에서는 농작물들이 힘없이 쓰러졌다. 특히 경기지역의 강수량은 기상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농업인들의 애를 태웠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생산과 소비까지 타격을 입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농업인들은 '대풍'을 맞았지만 또 한번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경기 침체의 그늘 속에 쌀 수요가 공급을 쫓아가지 못하면서 쌀값이 전년보다 10% 더 낮은 선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농산물 소비 위축을 불러올 김영란법 시행, 농촌 고령화와 구제역을 비롯한 악성 가축 전염병 문제 등 첩첩산중이다. 지난해 12월 발효된 한·중 FTA로 인해 한국 농업은 사실상 완전 개방 체제로 돌입한다. 정부가 참여 의사를 밝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국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의 '메가 FTA'가 발효될 경우 상상을 뛰어넘는 파장이 우려된다. TPP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GDP의 40%, 교역량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쌀, 쇠고기, 동식물 위생·검역(SPS) 등에서 상당한 피해가 예상돼 농업인들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일본이 쌀 시장을 한미 FTA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방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가 TPP에 가입할 경우 지금보다 더 큰 시장 개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그렇다고 쌀 농사를 포기할 수는 없다. 봄이 오면 논과 밭에 씨앗을 뿌리듯이 또다시 일어나 희망의 싹을 일궈내야 한다. 지혜롭고 민첩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원숭이처럼 우리 농업계가 똘똘 뭉쳐야 한다. 아프리카 격언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농업인들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농촌공동체를 구성하고 활성화시켜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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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한류열풍과 경기도 음식문화 지면기사
13억 중국과 남미·유럽·중동아프리카까지 파고드는 '한류'가요·드라마·영화를 넘어우리나라 문화를 집대성한'한국음식'으로 이어지도록 경기도가 앞장서 나가자최근 중국의 유명 맥주회사가 한국 배우를 위해 전세기를 보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프로모션 행사에 한류스타 이민호를 초청하고 싶은데 한국 스케줄 때문에 참석이 어려워지자 전세기를 제공한 것이다. 전세기 운용과 부대비용에 10억원 이상이 들었다고 한다. 중국정부가 한국 드라마 방영을 제재하는 등 과거에 비해 한류 열풍이 식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한류가 건재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K-Pop'이라 불리는 한국 가요의 인기도 뜨겁다. 한국 가수들의 해외 공연이 늘어나면서 가수들의 연 평균 수입이 최근 4년 사이에 107%나 뛰었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활동 무대가 넓어진 덕분이다.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해외문화홍보원,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식재단 등 9개 기관이 '우수문화상품 등 개발 및 해외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디자인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 수출을 위해 유관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전통문화를 비롯해 공예, 한복, 한식 등 다양한 우리 문화상품의 해외 진출을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약 200개에 달하는 aT와 재외 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해외조직망을 거점으로 활용한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K-콘텐츠의 핵심요소 중 하나가 '한국 식품'이다. 필자는 '한류 열풍의 종착점은 한국 식품'이라고 주장한다. 2005년 미국에서 농무관으로 재직할 당시, 각국 외교관을 초청해 한국음식 시식회를 개최했다. 많은 참석자가 한국 음식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 조리법을 문의했다. 한국 음식의 다양성, 건강성, 기능성을 외교관들에게 자랑하고 설명하면서 '음식 한류'의 가능성을 확신했다.최근 한국 드라마, 가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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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변화 협약에 대한 시급한 대응방안 한가지 지면기사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후변화 정상 회의를 개최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 신사업 육성으로 5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경기도 등 지자체들도 에너지 자립을 하겠다는 의욕 찬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차원의 대책으로는 전기차, 스마트 그리드, 제로에너지 빌딩, 태양전지 설치 등 여러 가지 방안이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태양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가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이 기대에는 무리가 따른다. 신재생에너지는 발전원가, 즉 전기를 발생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대책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가장 손쉬우며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를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중 에너지 수요 측면에서의 대책인 사용 에너지의 절약, 특히 건물 유리창을 통한 에너지 손실 억제가 큰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월 100만 원이 넘는 냉방비를 지출해야 하는 유리 외벽의 주상 복합 건물뿐 아니라 유리창이 이보다 적은 단독 주택인 경우에도 유리창을 통한 에너지 소모가 약 45%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유리창을 통한 에너지 손실을 방지하는 효과적인 방안으로써 유리창의 단열 성능을 높인 LoE 창, 단열 Film 등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으나 이들 제품은 기대치만큼 성능상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소속돼 있는 인천대학교 역시 주로 유리창 건물이어서 여름철의 실내 온도 상승, 겨울철의 과다한 난방 필요성의 문제를 안고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하여 각종 단열 제품을 사용했지만, 효과가 미미했다. 이에 유리창 단열을 위하여 열 전달의 세 가지 경로(전도, 대류, 복사)를 다 억제하는 방안이 강구돼서 실내에 설치하는 유리창 단열 셔터가 제시되었다. 셔터의 모습은 마치 가게 앞에 설치하는 셔터와 유사하다. 실험실에서 단열재로 구성된 셔터형 유리창 단열 시험체에 대한 열적 특성을 측정한 결과 놀랄 만한 결과를 확인했는데, 여름철 직사광선 주사 시에 기존의 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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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소금]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을 위한 시민단체 등 역할 지면기사
우리나라는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 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공직 선거를 치러왔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다양한 정치 개혁과 국민 참여를 통해 후진적이고 전근대적인 선거 병폐를 극복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짧은 시간 내에 절차적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선거 문화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정책 선거는 미완성 단계다. 민주시민 사회에서 선거권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시민권이다. 민주 정치는 공명정대한 선거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유권자는 자신의 의사를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선거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그간 선거를 되돌아보면 초반에는 정당·후보자의 공약이 관심을 받는 듯 하다가도 종반으로 갈수록 각종 의혹 제기, 연고와 이념 공방, 상대 후보자 흠집 내기 등 네거티브 선거 운동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선거 자체의 불신으로 이어져 투표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시민단체, 언론사가 지역 현안 및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한 정책선거 운동에 적극적이고 공정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책선거 운동(매니페스토)이 영국은 정당 중심으로, 일본은 후보자 중심으로 발전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시민단체·언론사가 앞장서 선거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출발했다. 다수의 시민단체·언론사 등이 정당·후보자의 공약 이행 상황, 후보자의 자질 등에 관해 평가함으로써 국민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 각 정당과 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공약 사항 등을 상시로 유권자에게 알리고 있기는 하지만 무소속이나 정치 신인, 소수 정당 등은 사실 접근성이 떨어지고 여러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책 등을 비교 평가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와 언론사 등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 선거에서 시민단체 등의 역할은 정당·후보자가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며, 선거 후에는 제시된 공약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 감시하고 평가하는 등 책임 정치를 실현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에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이것이 담보될 때 시민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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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경제부진 은행 탓이 크다 지면기사
금융기관, 1997년 외환위기 직후부터 서민상대 돈놀이대출로 집 장만 할부로 차 사고 생활비는 신용카드로…결국 고용불안·민간소비 위축 '빚에 눌린 경제' 만들어경제성장률과 소비지출이 증가한 이유는 노동의 대가로 얻은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결과가 아니라 각종 개인채무가 증가한 때문이다. '마케팅의 대부'로 불리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필립 코틀러 교수의 미국경제에 대한 진단이다.1970년까지 미국인들의 신용대출은 전무했으나 2012년에는 가계부채가 11조1천300달러로 불어났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전체의 70%인 7조8천100달러이고 학자금대출 9천905달러(8.9%), 신용카드 8천498달러(7.6%) 등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980년 68%에서 2014년에는 113%로 증가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중산층 대부분이 카드론으로 가계수지 결손을 충당한 때문이다. 미국인 67%가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으며 2014년 미국가정의 평균 신용카드 대출액은 1만5천607달러로 평균임금의 40%에 달한다.톱니효과라는 게 있다. 소득이 높아지면 소비수준도 동반 상승하는 반면에 소득이 줄 때는 소비의 동시축소가 어려워 경기하강 속도를 늦추는 것을 의미한다. 비올 때를 위해 준비한 우산이 빛을 발할 상황이나 미국인들의 저축률은 실망 그 자체이다. 2012년도 국별 가계저축률은 중국 50%, 프랑스 16.1%, 독일 11%이나 미국은 4%에 불과하다. 1인당 GDP가 미국보다 높은 노르웨이도 8.1%이다. 미국인 중 20%는 아예 한 푼도 저축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절대 다수 미국인들이 '꿈질'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금융기관들의 파행적 돈놀이가 화근이다. 담보 없이도 대출이 가능한 신용카드가 단연 인기였다. 심지어 대출 무자격자들에게도 모기지론을 권했다. 신용평가기관들의 '귀에 걸면 귀고리'식 평가는 주마가편이었다. 자유를 빌미로 브레이크 밟기를 주저한 규제기관의 무책임은 도를 넘었다. '가계부채가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의 진원지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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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이인위미: 어진 사람들의 마을이 아름답다 지면기사
2016년 수원시의 화두로 이인위미(里仁爲美)가 선정되었다. 새해를 수원화성 방문의 해로 정하면서 수원을 인심이 어진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자는 다짐으로 보인다. 마침 이 화두는 필자가 제안한 것이기도 해서 그 사자성어를 통해 논어를 읽어보자. 이 성어는 논어에 들어있는데 '里仁爲美'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 편을 이인(里仁)편이라 한다. 어진 풍속을 지닌 마을이 아름다운데 사람이 거처를 할 때 이런 마을을 선택해서 거처하지 않는다면 과연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공자의 말씀이다. 고인들의 거처에 대한 選擇이 지혜롭고 신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이중환(李重煥)은 이 구절에서 인용해 마을을 택한다는 뜻의 택리(擇理)로 이름을 삼아 택리지(擇里志)란 책을 지었다. 택리지를 보면 크게 팔도의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지금도 거처를 선택할 때 참고해야할 사항이며 더 적극적으로는 도시계획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진정한 도시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운 도시는 어떻게 만드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공자는 제일 먼저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들고 있는 것이다. 仁을 파자하면 이인(二人)으로 나와 너, 즉 우리들이다. 사람에 대한 고민이 빠진 마을은 아무리 화려해도 쓸쓸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수원시의 고민은 탁월하다. 조선후기 당시 里仁을 꿈꾸었던 정조의 고민이 다시 부활하고, 동시에 많은 이들이 수원화성 방문을 통해 그런 생각이 공감되길 바란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