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선능지미:  맛을 아는 이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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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성어로 읽는 고전] 선능지미: 맛을 아는 이가 적다 지면기사

    어떤 음식이든지 배가 고파 먹는 음식은 그저 허기를 채우는 것만으로 고맙게 느껴진다. 그러다가 배가 불러지면 산해진미도 맛이 없으니 맛이라는 게 자신의 처지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음식의 맛을 전통적 오행관념에 따라 오미(五味)로 구분한다. 木에 해당하는 신맛, 火에 해당하는 쓴맛, 金에 해당하는 매운맛, 水에 해당하는 짠맛, 土에 해당하는 단맛이 그것이다. 입과 혀의 기능이 정상적이라면 누구든 이 다섯 가지 맛을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용’이란 책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음식을 먹지만 그 맛을 아는 이는 드물다고 하였다.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사과를 가지고 이야기하면 달고 신 맛을 누구든 느끼는데 그건 일반적인 맛이고 깊은 맛을 보는 이가 있으니 바로 그 사과를 경작한 농부이다. 사과밭을 지나가는 나그네는 그저 달고 신 맛을 느낄 뿐이지만 농부가 맛보는 사과 하나에는 천지인(天地人) 삼재의 맛이 모두 함축되어있다. 사과 종자의 맛도 느껴지지만, 한 해 동안 겪었던 가뭄이나 홍수 등 하늘의 기후상황도 느껴지고, 땅에서 이루어지는 토양의 비옥도도 느껴지고, 농부로서 자기가 흘린 땀방울의 정도도 느껴진다.자신이 관심 없어서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이런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사과 하나의 맛을 보는 것도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맛에 대해서는 말해 무엇할까! 어느 분야든지 자기가 관심을 가지고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세월이 흘러도 그저 겉핥기로 맛을 보게 된다. 그래서 ‘주역’에는 대다수 사람들은 날마다 진리 속에서 그 진리를 쓰면서 살지만 그 맛을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관심과 정성이 들어가면 맛은 점점 더 깊어질 것이다./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 [수요광장] 실패가 주는 선물
    칼럼

    [수요광장] 실패가 주는 선물 지면기사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었는데매사 겸손함을 배우게 되고절박함 속에서 내 자신을 발견모든게 감사하다는 교훈도 얻어지금 실패라는 고통 겪고 있다면모든 방법 동원해 이겨내 보세요요즘 경기가 IMF 직전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강의장에서 만나는 분들이 사업에 관해서 비관적인 얘기를 많이 합니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차 있는 분들을 볼 때 남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사업을 하다가 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는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심각했었습니다. 그 엄청난 심리적 절망감을 감당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자주 가던 사우나에 갔는데 그 사우나 매장에서 반바지를 입고 면도기, 삶은 계란을 파는 사람이 갑자기 엄청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아~ 저 사람은 월급날이 되면 월급을 받아서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겠구나. 나도 저 사람처럼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월급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지는 해를 보면서 눈물 흘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옥과 같은 절망의 터널을 뚫고 나와서 돌아보니 실패가 저한테 준 선물이 엄청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실패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첫째, 겸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실패는 제게 자만심을 내려놓고 겸손을 갖도록 가르쳐주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합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이 제 스승인 셈이죠. 매사를 겸손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둘째, 맷집을 키웠습니다. 죽을 정도의 실패와 고통을 경험하고 나니 어지간한 상처는 제게 아픔을 주지 못합니다. 실패와 상처에 대한 내성, 단단한 맷집이라는 선물을 받게 된 것입니다. 셋째,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실패의 늪에 빠지면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그곳에서 포기하고 멈춰있든지, 아니면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알지

  • [이준우 칼럼] ‘한 평짜리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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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우 칼럼] ‘한 평짜리 삶’ 지면기사

    장애인복지법 규정 시설기준1인당 침실면적 ‘3.3㎡’ 불과자립한 중증장애인 ‘서비스 사각’활동보조 신청 3개월후에나 제공정부, 시설과 지역사회 연결하는자립생활 지원체계 확립 시급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정책은 ‘탈 시설화’에 의한 지역사회로의 통합을 지향한다. 하지만 장애인의 사회통합은 결코 쉽지 않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갖춰져 있지 못하다. 일례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회조사에서 교육과 고용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장애인 차별 정도가 나타났는데 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65.8%에 달했다. 특히 비장애인(66.0%)이 장애인(62.4%)보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더 심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런데도 장애인에게 지역사회에 무조건 나가서 살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한 일이다.역설적으로 이는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거주시설이 여전히 불가피함을 보여준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든 사람이 가능하면 시설이 아닌 자신의 가정에서 가족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적 여건을 조성해야 하며 동시에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거의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동안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서비스 이용인’과 함께 해 온 수많은 장애인 거주시설들은 그 수고와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격려를 받지 못하고 있다.현재 국토교통부는 ‘주택법’에 근거해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보장하는 최저주거기준(공고 제2011-490호)을 설정해 1인 가구의 총 주거면적을 14㎡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한 장애인 시설 기준은 1인당 침실 면적이 3.3㎡이다. 그러니까 시설 장애인의 삶은 한 마디로 ‘1평짜리’다. 1실 당 공동거주 인원이 성인 8명이니까 8명이 8평의 공간에 이불장, 옷장, 책상 등을 놓고 ‘생활재활교사’라고 불리는 사회복지 종사자와 함께 살아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2015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최저생계비

  • [특별기고] 고은문학관, 인신공격까지 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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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 고은문학관, 인신공격까지 해서야 지면기사

    문인은 문학 작품으로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따뜻한 영혼으로 살아갈 토양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최근 고은재단 설립과 고은문학관 건립 건으로 소란스러워진 수원의 문학계를 바라보며 안타깝고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수원문인협회 회장이 발표한 성명서를 읽고 몇 가지 이해하지 못할 내용 때문이다.첫째, 고은 시인의 학력과 과거 불교에 머물렀던 경력이 마치 자격이 부족한 것처럼 쓰인 문장이다. 아픈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태어나 겪을 수밖에 없었던 한 개인의 과거사를 들춰내 지적 소양이나 인격의 부족인양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혼란의 시대 중심에서 홀로 꿋꿋이 소신을 갖고 문학이라는 한 길을 걸어온 인간 승리의 훌륭함에 고개를 숙여야 마땅하다. 오늘날 학력위조에 논문 베끼기까지 일삼는 부끄러운 일까지 간혹 보도되는 시대에 오히려 당당하게 자신의 학력과 방황기의 거처까지 솔직하게 밝히는 사람을 비난한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고학력자 우대 풍토에서 벌어지는 청년들의 갖가지 사회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다. 오늘날 고학력은 자랑도 자격도 아니며 오로지 성실함과 능력만이 칭찬 받을 만한 자격이다.둘째, 성명서에는 고은 시인의 작품을 두고 질보다 양으로 관심을 끌었다며 그 결과물은 성의 없는 작품들로 남발되어 있다고 했다. 문학을 통한 독자와의 공감과 감동은 많은 부분 독자 개인적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고은 시인은 누구보다 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그 부지런함과 치열함을 보였으며 많은 애송시를 남겼다. 작품 중에 완성도가 개인적 기대치에 미치지 않는다 하여 문학성과 평생의 업적을 폄하하는 것은 창작의 고통을 아는 문인들이 할 수 있는 발언은 아니다.셋째, 굴러들어 온 돌과 박힌 돌의 기준은 무엇인가. 수원에 ‘굴러온 돌’ 아닌 분이 몇이나 있을까? 옆집에 새로 누군가 이사를 오면 우리 좋은 이웃이 되어 사이좋게 살아보자며 떡도 나누는 것이 우리 미풍양속이다. 그런데 3년이나 같은 수원에 살고 있는 사람을 ‘굴러들어온 돌’이라 하면 구석기 시대의 씨족사회로 돌아가겠다는 것인가. 게다가

  • [자치단상] 성인 된 지방자치제, 이젠 재정 자주권 확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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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성인 된 지방자치제, 이젠 재정 자주권 확보돼야 지면기사

    국세·지방세 비율 8:2… 재정 상당수 중앙에 의존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 20년만에 45.1%로 하락지방살림 안정화위해 ‘6:4’수준의 세제개편 필요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다.지방자치제가 무엇인지는 거론하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세출예산규모를 보면 지방정부가 60%, 중앙정부가 40%를 차지하고 있으나 세입예산규모를 보면 중앙정부가 79%, 지방정부가 21%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이 정부가 세원을 움켜쥔 데다 지방자치제 실시 후 국가사무 3천100건이 지방으로 이양됐지만 세제개편을 하지 않아 3조 원의 지방비소요가 발생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증대된 결과, 지방의 재정자립도는 1992년 69.6%에서 2014년 44.8%로 오히려 24.8%p 하락, 지방을 벼랑으로 내민 결과도 가져왔다. 또한,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통해 중앙정부가 지방세 감면 결정을 내리면 지방정부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 2013년 기준 국세 감면율은 14%이지만, 지방세는 23%에 달했다. 중앙정부가 지방세 감면을 결정하면 지방정부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규정이 있지만 사실상 형식적 절차에 머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핵심은 결국 재원 문제다. 재원이 부족하여 중앙정부 재정에 의존하거나, 재정운용을 정부에 간섭받는다면 지방이 자치적으로 할 수 있는 부문은 그만큼 좁아진다. 우리나라 지방재정의 재원은 지방세와 세외수입이 있고, 지방교부세·국고보조금으로 구성되는 ‘의존수입’, 그리고 ‘지방채’로 나뉜다. 문제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 2에 머물러 있어 지방재정의 상당수를 중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국가재정의 지원 없이는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현실이다. 조세의 부과는 법률에 의한다는 ‘조세법률주의’로 인해 자치단체에서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도 없다.지자체 자체 수입으로 재정을 꾸릴 수 없는 상황은 대다수 지자체가 비슷하다.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995년 63.5%에서 올해 45

  • [발언대] 건강보험 동안·만안지사 통합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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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건강보험 동안·만안지사 통합 즉각 철회하라! 지면기사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공통적 소망일 것이다. 그리고 언제 닥쳐올지 모를 아픔에 대비하고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우린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매달 어김없이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그동안 안양은 건강보험지사가 동안과 만안지사로 분리되어 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해 왔다. 그런데 2016년 1월 1일부로 동안, 만안지사가 동안으로 통합된다는 소식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안양시의 현안 문제 중 한가지는 동안과 만안의 불균형 문제를 들 수가 있다. 시청을 비롯한 행정기관이 동안으로 집중되어 만안은 침체되고 있고 그에따라 만안구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안과 동안의 균형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도 부족할 판에 시민들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건강보험 만안지사마저 동안으로 통합한다는 소식에 어안이 벙벙하다.누구에 의한 결정이며 무슨 이유로 통합하는지? 동안과 만안의 지역 여건과 상황은 파악이나 하고 결정한 건지?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 등 여론조차 수렴하지 않고 탁상공론으로 그렇게 뚝딱 결정을 내려도 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평생건강! 국민행복! 이라는 모토로 운영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운영을 위한 건강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도 주민이요, 혜택을 받는 사람도 주민이다. 60만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에서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나 공청회 한번 없이 2개의 건강보험지사를 뚝딱 1개로 통합하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만안은 동안에 비해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아 지금도 SNS를 활용하기보다 건강보험료 지로용지를 들고 보험료를 직접납부하기 위해 건강보험 만안지사를 방문하기도 하고 재산변동 등에 따른 보험료산정 조정신청은 물론 요양원 입소기준과 자격 등 건강보험관련에 따른 문의로 많은 민원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곳이다. 건강보험 만안지사는 동안지사에 비해 훨씬 많은 민원인들의 발걸음이 오고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더 성심껏 불편없이 모시려는 고민은 커녕 대중교통조차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동안지사로 통합한다니 이건 어떤

  • [김준혁의 역사산책] 혼돈주(混沌酒)
    칼럼

    [김준혁의 역사산책] 혼돈주(混沌酒) 지면기사

    우리 민족이 즐겨 마시는 술은 크게 청주(淸酒)와 탁주(濁酒)로 나뉜다. 술은 거른 형태에 따라 청주와 탁주로 나뉘며, 또 이를 기준으로 자연스럽게 고급술과 대중술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옛 사람들은 술꾼들의 은어를 빌려 소주인 청주를 ‘성인(聖人)’으로, 탁주를 ‘현인(賢人)’으로 표현하기도 했다.시성(詩聖) 이백은 공자의 수제자인 안회(顔回)가 밥을 짓던 중에 티끌이 묻은 밥이 아까워서 먹다가 동료들에게 의심을 받았던 고사와 현인으로 일컬어졌던 윤길보의 아들 백기가 계모의 옷에 붙은 독벌을 떼어 내려다가 참소를 받은 고사를 소재로, “티끌이 묻은 밥을 걷어 내고 독벌을 떼어 내려고 하였건만, 사람들은 성인을 의심하고 현인을 시기했네.(拾塵철蜂 疑聖猜賢)”라는 시구를 지었다. 그는 이를 통해 청주를 성인으로, 탁주를 현인으로 표현했다.물론 이러한 중국 고사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도 전해졌는데, 당대 지식인이었던 목은 이색에 의해 전파된 듯하다. 조선 초기 청주, 즉 소주는 특정계급인 양반들에게만 접근 가능한 기호품이었고, 사치스런 고급주로 인식됐다. 그 이유는 곡식을 발효시켜 증류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곡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정에서는 곡식 낭비를 이유로 소주를 금지하자는 간언이 있기도 했다. 조선 성종 대 조효동은 “세종 대에는 사대부들이 집에서 소주를 드물게 썼는데, 지금 연회에서 모두 쓰므로 낭비가 심하니 금지하자”고 국왕에게 요청했고, 실제로 성종은 이를 받아들였다. 또한 소주는 너무 많이 마시면 중독이 되어 얼굴이 파랗게 되고 말을 못하는 구금증이 나타나고 혼미하여 의식을 잃게 되기도 하는 폐단이 있기도 했다.이처럼 소주는 독하기도 하여 건강에 폐단을 주기도 하였지만 양반사대부가를 중심으로 빚어지고 사용되었기에 조선의 백성들은 주로 탁주를 즐겨마셨다. 탁주는 백성의 술로, 거르지도 짜지도 않고 그대로 마시는 술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문인 정희량은 이를 ‘혼돈주(渾沌酒)’라고 불렀다. 내 막걸리 내 마시고 我飮我濁, 내 천성을 내 보전하네 我全我天, 내가 스승 삼는 술은 我逎師酒

  • 경인일보 독자위 11월 모니터링 요지·경기
    칼럼

    경인일보 독자위 11월 모니터링 요지·경기 지면기사

    신혼여행중 파리테러 취재 열의 돋보여안심귀갓길 서비스 보완점 지적 더 바람직‘경안천 생태복원’ 취지 맞는지 검증 필요11월 경인일보 독자위원회의가 지난 8일 경인일보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박승득(전성철·박승득 법률사무소 변호사) 위원, 박종강(경기도문화재단 경영전략실장) 위원, 이귀선(수원YWCA 사무총장) 위원, 이봉원((주)누보켐 대표)위원,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위원이 참석했다.11월 독자위원회의는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관련 기사에 대한 얘기로 막이 올랐다.위원들은 관련 기사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지적과 함께 “현 시대에 마땅한 영웅이 없기 때문에, 과거의 영웅을 한 명 잃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쓸쓸함이 반영된 것이 아니겠느냐”라는 분석을 내놨다.이봉원 위원은 “경인일보 지면을 통해서 YS가 수도권, 특히 경기 인천지역에 어떤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지 알 수 있었다”며 “그 혜택을 지금 우리가 받고 있는 만큼 지역과 연관된 기사들은 술술 읽히기도 했고 유의미한 기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위원들은 또 기획 기사에 대해 칭찬의 목소리를 냈다.이귀선 위원은 “경기도가 광역화장장 문제로 굉장히 시끄러운 데, 어디에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시설임에도 항상 반대에 부딪히는 상황이 참 안타깝다”며 “대립하는 이들이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하는데, ‘화장, 일본에서 답을 찾다’ 기획을 통해 기자들이 직접 일본의 화장장 시설을 돌아보고 어떤 해결점을 찾으면 좋을지 대안도 찾아본 좋은 기사였다”고 평가했다.이어 “신혼여행 중이었던 취재기자가 직접 파리 현지에서 테러 상황에 대해 썼던 기사를 통해 해당 기자의 열의와 기자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이봉원 위원은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내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고 많은 후속기사 등이 보도됐는데 이를 계기로 안산시가 노동인권조례를 제정하게 됐고, 도의회에서는 특위까지 구성해 인권침해 조사에 나선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역시 신문의 힘이 대단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좋은 기사는 사회를 좋게 변

  • [시인의 연인] 망忙을 보다
    칼럼

    [시인의 연인] 망忙을 보다 지면기사

    망忙을 본다는 것은/ 망亡을 보는 것이다.나의 온갖 부끄러운 행동들이 모두 조급하게 서두르는 것은 망亡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산을 오르다 만난 박새둥지에서털도 나지 않은 망亡을 보았다.망보기가 떠난 곳은 망忙이 뚫린 곳이다.허술하게 썩어가는 둥지 안이나의 이곳 저 곳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박무웅(1944~)하나의 단어가 많은 의미를 생산해 내는 시 일수록 시적인 가치를 지닌다. 시는 일반적인 것에서 시작되지만 언어화되면서 다의적인 의미로 발전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상적 언어’로서는 존재 의미를 타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망’은 빠르다는 뜻 ‘망忙’과, 소멸한다는 뜻 ‘망亡’으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망忙을 본다는 것”과 “망亡을 보는 것”은 ‘망’이라는 동일한 단어이지만 분명한 차이로 나타난다. 망은 빠르게 가는 것과 소멸해 가는 것을 동시에 보는 것이다. “조급하게 서두르는 것”도 소멸해 가는 “나의 온갖 부끄러운 행동들”에서 유례된다. 나를 응시하는 일이야 말로 ‘허술하게 썩어가는 박새 둥지 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곳은 “망보기가 떠난 곳”이면서 “망忙이 뚫린 곳”으로서 “나의 이곳 저 곳일지도 모른다는” 죽음 앞에선 인간의 불안하고 연약한 존재적 해석에 도달하고 있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 사법시험 존치논의
    칼럼

    [월요논단] 사법시험 존치논의 지면기사

    많은 국민들 사법시험폐지 반대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이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작은 희망의 사다리가 필요국회, 국민의 뜻에 따라법안처리 해주길 기대해 본다지난 3일 법무부는 전문 조사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법시험 폐지를 당분간 유예하고 좀 더 논의를 계속하자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지 판단할 자료가 충분치 않고, 좀 더 연구와 분석이 필요한 상황에서 2017년 폐지될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간 그 폐지를 유예하고,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법시험 폐지 관련 대안에 대해서는 첫째, 로스쿨 제도를 통하지 않고도 변호사가 될 수 있게 별도의 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둘째, 로스쿨의 입학, 학사 관리, 졸업 후 채용 등 전반적으로 로스쿨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 셋째, 불가피하게 사법시험 존치가 논의될 경우에는, 현행 사법연수원과 달리 별도 대학원 형식의 연수기관을 설립하여 자비로 연수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위와 같은 발표가 있자 전국 로스쿨 학생들이 집단으로 자퇴서를 내고 집단행동에 들어갔으며, 로스쿨 교수들이 사법시험 폐지유예를 철회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사법시험 존치를 원하는 준비생들은 대규모 집회를 가지고, 대한법학교수회와 전국법과대학 교수회, 사시 폐지 반대 전국대학생연합 등 단체들은 로스쿨 측에 맞서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법무부는 4일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유예 결정이 최종은 아니라고 번복했다. 이러한 갈등이 깊어지자 10일 대법원은 법조인 양성제도 관련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대법원, 정부 관계부처 등 관련 국가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협의체는 변호사단체, 법학교수단체 등 이해관계 단체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사시 존치 여부와 로스쿨 제도 개선 등 관련 현안을 논의하여 합리적 해결 방안을 도출하자고 발표했다. 사법시험을 폐지하기로 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07년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