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 '지자체 도시개발' 관리… 내 재산처럼
    오늘의 창

    [오늘의 창] '지자체 도시개발' 관리… 내 재산처럼 지면기사

    지난해 3월 의왕테크노파크가 준공된 이후 1년 반이 지났지만, 이를 위해 지난 2016년 구성한 AMC(자산관리회사) 등의 청산작업은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매년 AMC 운영에 13억여원이 투입되는 가운데, 청산이 진행되려면 테크노파크 분양을 받은 일부 수분양자들에 의한 민사소송이 마무리된 내년 6월께나 가능하다고 의왕시는 전망했다.테크노파크 사업 추진을 위해 2대 주주로 뛰어든 의왕시는 당초 12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적절한 개입으로 잘 굴러갈 것만 같던 사업은 개발계획 일정보다 3년가량 지연됐으며 개발과정에서 AMC와 PFV의 대표이사 등이 부정을 저질렀다가 징역형을 받은 사실이 최근 1심 판결을 통해 전파됐다.배임 행위 등이 징역형을 받은 이유로 작용한 가운데 이들은 항소심을 통해 자신들의 무죄를 입증한다는 입장이지만, 2대 주주인 시는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요즘 공직사회에선 청렴성 확보 등을 이유로 기소만 되더라도 사표 얘기가 오가는 판에 설령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해임' 등의 의견을 내는 모습이라도 보여줬음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민관합동 개발사업이었기 때문이다.내년 6월에 청산이 이뤄지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수이고, 그만큼 주주들의 이익금 배당에 악영향을 끼쳐 배당이익 감소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테크노파크 준공 직후 청산을 위한 조성원가 책정도 늦어졌고 결산작업 등도 시의적절하지 못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도 있다. 성남 대장동 사업과 같은 대형 이슈는 아니지만 '민관합동'이라는 개발 특성이 같은 데다가, 사업을 추진한 주체들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도 비슷하다. 시민들의 세금을 내 돈과 같이 여겼다면 사업기간도, 사업의 투명성도 좀 더 확보돼 의왕 제2산업단지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도 기대했을 것 같다. /송수은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sueun2@kyeongin.com송수은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 [오늘의 창] 무상교통이 꽃 필 타이밍이 왔다
    오늘의 창

    [오늘의 창] 무상교통이 꽃 필 타이밍이 왔다 지면기사

    서철모 화성시장의 대표정책인 화성시 무상교통이 올 11월로 시행 1년을 맞았다. 화성시에서는 아동·청소년에 이어 어르신, 청년층까지 시내 구간의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실험으로 복지와 포퓰리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최대 논란이 될 듯했던 정책이었는데, 예상보다 순탄(?)하게 1년이 지났다. 비판과 우려는 이겨냈지만 그렇다고 흥행에 대대적으로 성공한 것도 아니다. 치열한 논쟁이 있어야 발전의 방향도 모색되는데,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문제는 타이밍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멈췄다. 시민의 이동량이 줄고, 가급적 대중교통 수단 이용을 피했다. 무상교통의 혜택을 누리기에 지난 1년, 화성시민은 너무나 큰 통제의 삶을 살았다. 학교는 재택수업, 직장도 재택근무 등.무상교통이 시민의 이동권을 신장시키고, 탄소절감으로 환경에 기여하며, 지역경제도 활성화 시킬 것이란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우리 사회가 코로나로 너무 움츠려 있었다.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 절호의 타이밍이 찾아왔다. 무상교통 1년이 된 11월, 우리 정부는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를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일상 회복에 나서면서, 시민들의 이동이 늘어나고 있다. 무상교통의 효용성을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일상 되찾기에 무상교통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무상교통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하고 지역과 지역을 잇는데 화성시가 타 지역보다 부담이 덜하다면, 코로나 팬데믹 탈출도 타 지역보다 월등히 빠를 것이다.화성시는 최근 지난 1년의 성과를 분석한 연구용역에서 무상교통 이용자의 86.7%가 만족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충분히 가치 있는 성적표다. 무상교통에 대한 평가는 어쩌면 이제부터다. 앞으로는 시민의 86.7% 이상이 위드 코로나와 함께 무상교통의 가치를 누렸다는 성과를 얻길 바란다. /김태성 지역사회부(화성)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지역사회부(화성) 차장

  • [오늘의 창] 시흥 갯골이 전하는 메시지
    오늘의 창

    [오늘의 창] 시흥 갯골이 전하는 메시지 지면기사

    동탄호수공원, 미사호수공원, 운정호수공원 등 신도시마다 새롭게 조성된 호수공원은 대리석 바닥에 화려한 분수, 잘 갖춰진 데크와 산책로, 체육시설 등 도시와 잘 어울리는 화려함이 있다. 호수공원을 찾는 사람들도 대부분 잠시 머물다 자리를 뜬다. 여운도 느낌도 없다. 그저 가까운 곳에 호수공원이 있으니까 그곳에 산책하러 나갈 뿐이다. 또한 호수공원의 공통점은 바로 수질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사실 신도시 호수공원의 호수는 정확하게 말해서 호수가 아니다.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하천의 유속을 감소시키는 저류조에 인공적으로 물을 저장해 놓고선 호수라고 부를 뿐이다. 녹차라테로 최악의 수질은 뾰족한 해결책도 없다.그런데 시흥 내만 갯골에 조성된 생태공원은 호수공원처럼 화려하지도 눈에 띄는 즐길거리도 없는데 연간 4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사람이 찾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150만㎡ 규모로 조성된 갯골생태공원에선 뱀처럼 구불구불한 갯골을 따라 산책하거나 넓은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누워 온전히 보전된 자연 생태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확 트이게 된다.갯골생태공원을 여유롭게 거닐다 보면 빼곡한 빌딩 사이의 호수공원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이 시흥 갯골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공원은 휴식공간이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갖도록 하는 곳이 돼야 하는데 도심 속 공원의 대부분은 더 이상 휴식공간이 아닌 바쁜 현대인의 일상생활의 연속되는 공간이 됐다.인공 조미료에 길든 우리의 입맛이 천연 조미료의 새로운 맛에 푹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그동안 느껴 보지 못했던 천연 조미료 맛을 음미해 보기를 추천해 본다. /문성호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 [오늘의 창] 도시개발의 명암
    오늘의 창

    [오늘의 창] 도시개발의 명암 지면기사

    경기도 신도시에 들어서면 어디나 쾌적하고 정돈된 느낌에 기분이 밝아진다. 높이 솟은 건물들이 가지런하고 단정해서 안전하리라는 믿음마저 생긴다. 이런 도시환경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돈된 환경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상황이 다르다. 첫 단계인 부지 마련 과정에서부터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곤 한다.주거환경개선이라는 커다란 장점에 밀려 기존 토지 소유자들이 희생을 강요당하는 일이 있다. 토지를 수용당하는 경우가 그렇다. 원치 않더라도 다수의 동의가 있으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산시에서는 운암뜰도시개발사업지구 내 토지주들이 시와 갈등을 겪고 있다. 이들은 시에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운암뜰 사업으로 특혜를 받는 자가 없게 하고 토지주들에게는 합리적인 보상을 하라는 요구다. 이 같은 갈등은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비교적 소규모로 진행되는 개발사업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오산에서 20년간 소유한 공장을 운영한 사업가가 자신의 공장 부지가 아파트 건설 사업부지로 수용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시를 상대로 해당 사업계획을 취소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로서는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응일 것이다. 그는 개인은 희생시키고 사업 시행자에게는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는 이러한 사업 진행방식을 한탄하고, 이러한 사정을 알고도 사업을 허가했다며 오산시의 무심한 행정을 원망했다.최근 성남시 대장동을 계기로 도내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졌다. 개발방식의 문제점에서부터 도시개발법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까지 다양한 담론이 형성되고 있다. 문제를 직면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공익과 개인의 권리가 알맞은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빛을 보게 되기를 바란다. /민정주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zuk@kyeongin.com민정주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 [오늘의 창] 검찰은 그들끼리 무얼 하고 있나
    오늘의 창

    [오늘의 창] 검찰은 그들끼리 무얼 하고 있나 지면기사

    수원지검 원천동 청사는 1984년 지어져 35년 동안 쓰였다. 지금은 지검과 고검 모두 수원시 영통구 하동 광교신도시에 있다. 현 검찰청사를 가면 창밖으로 광교호수가 내려다 보인다. 이른바 '호수 뷰'다. 작고 답답했던 원천동 청사를 기억하는 기자에겐 상전벽해다.낡고 좁은 원천동 청사는 경기 남부의 늘어나는 사건 수요에 맞춰 공간을 증설해 왔다는 게 특징이었다. 오래된 건물에 보안을 지킬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복도에 쇠창살을 내려 통행을 막는 원시적인 방법을 쓰기도 했다. 허름한 공판검사 방은 마치 영화 '변호인' 속 1980년대 초 변호사 사무실을 보는 듯했다.그래도 할 수사는 다했다. 기자가 수원지검을 출입한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수뢰혐의로 하남시장이 구속됐고 경기 남부 국회의원들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줄줄이 수사를 받았다. 활성탄 비리를 저지른 한국수자원공사에선 대규모 구속사태가 빚어졌다.수원지검에 온 검사에겐 '한 건 해서 서울로 가야 한다'는 의지가 읽혔다. 승진을 위해선 수사할 거리가 많은 경기 남부에서 큰 사건을 반드시 치러야 했다. 그렇게 성과를 낸 검사들은 차장검사로 승진해 지방에 내려가거나 이른바 '서울로 영전'해서 돌아갔다.'영전의 선순환'이었다. 적어도 수사가 이뤄지고 또 많은 범죄 혐의가 밝혀졌으니 말이다. 4년 만에 돌아온 수원지검은 조용하다. 무엇을 수사하는지도 알 수 없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도 갸웃하다. 건물은 커지고 번듯해졌지만 생동감이 사라졌다.원천동 청사에 있을 때도 수사 보안 때문에 검사실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도 기자들과 소통하는 검사들이 있었고, 지역 언론은 그들을 통해 토호세력의 비리가 포착되고 척결되는 현장을 찾아냈다. 바뀐 검찰 문화는 중앙보다는 지역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래서 감시의 눈이 적을 수밖에 없는 지역에서 토착비리가 피어날 공산이 더 크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어두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신지영 사회부 차장 sjy@kyeongin.com신지영 사회부 차장

  • [오늘의 창] 소설가 김유정, 삶·문학으로 하남을 보다
    오늘의 창

    [오늘의 창] 소설가 김유정, 삶·문학으로 하남을 보다 지면기사

    삼국시대 초 백제 시조 온조왕 13년에 현재의 하남시 춘궁동 일대를 도읍으로 정하고 '하남 위례성'이라 부른 이래, 백제 근초고왕 25년까지 백제의 도읍지였던 하남은 예로부터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다 보니 문인들의 작품 속 영감의 대상지로 많이 거론됐다.하남은 현재도 근대 소설가 및 문인들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있는데 소설 '추월색'으로 유명한 최찬식 선생과 소설 '스리'를 쓴 법학자 유진오 박사의 고향이다. 또 황순원 작가의 소설 '일월'의 무대이면서 모윤숙 시인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의 시상을 떠올리게 한 장소로도 유명하다.그중에서도 1930년대의 농촌 현실, 궁핍한 모습을 특유의 해학과 웃음, 순박한 토속 언어로 풀어낸 문단의 보물이라 일컫는 김유정(1908~1937) 선생이 기거하다 타계한 곳이 하남이다. 현재까지도 조카들이 세거하고 있다. 짧은 생애 동안 그가 실제로 작품 활동을 한 기간은 불과 4~5년밖에 되지 않지만 대표작 '소낙비', '봄봄', '산골나그네', '동백꽃' 등 주옥같은 30여 편의 단편으로 우리 문학사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작품들을 남겼다.그의 업적을 기리는 '김유정문학촌'은 그가 태어난 고향인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해 있다.비록 작품성만 놓고 보면 하남시와 소설가 김유정을 연결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김유정 선생이 춘천실레마을에서 태어나 옛 이름 광주, 하남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만 놓고 보면 작가의 동선에 따라 하남의 특정 지역이 창작의 모티브로 사용된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실이다. 소설가 김유정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하남의 문화적 정체성 역시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찬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 [오늘의 창] 토지보상제 현실에 맞게 수정돼야
    오늘의 창

    [오늘의 창] 토지보상제 현실에 맞게 수정돼야 지면기사

    한 민간업체가 수천 배의 개발 이익을 남긴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에 국민들의 공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토지보상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이 추진되자 낮은 보상 가격으로 사업 지구 내 토지를 수용당해야 하는 토지주들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그중 '과천과천지구' 일부 토지주들은 대토보상계획공고가 발표된 이후 보상 가격이 매입가보다 낮거나 지난해 있었던 주암지구 보상가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고양창릉지구 대표대책위라고 밝힌 '창릉총연합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2월 협의 보상이 시작되면 헐값에 토지를 팔아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보상에 반발하는 과천지구 토지주들은 3기 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 이전부터 토지를 소유한 원주민들이다. 한 토지주는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며 "양도세와 대출금 등을 고려하면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지난 19일 성남 대장지구 헐값 보상규탄과 감정평가 개선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장지구 개발에서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주어진 이유는 헐값 보상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토지주들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수용 재결로 갈 경우 협의양도인 택지 신청에 제한이 생기는 불합리한 법령 개선도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정치권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대장동 의혹에 대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힘과 동시에 정부의 개발 계획에 따라 강제 수용당해야 하는 원주민들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야 한다. 토지주와 개발 주체가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적정한 보상가를 책정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이원근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lwg33@kyeongin.com이원근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 [오늘의 창] LH, 부천대장지구 폭탄 민원 '모른체' 안된다
    오늘의 창

    [오늘의 창] LH, 부천대장지구 폭탄 민원 '모른체' 안된다 지면기사

    부천시는 최근 5년간 하수처리시설 운영·관리부문에서 최고 수준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두어 달 전 발표했다. 지난해엔 환경부가 주관한 공공하수도 운영관리 실태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행정안전부 공기업 평가에서도 최고등급인 가등급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뿐 아니다. 지방재정개혁 우수사례에서도 국무총리상의 영예를 안았다.부천지역 하수처리시설은 부천 대장동(북부수자원생태공원)과 옥길동(남부수자원생태공원)에 있다. 이들 시설을 통해 부천과 서울, 인천 일부 지역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하수 96.5만t을 처리한다. 도대체 어떻게 운영·관리하길래 해마다 하수처리 부문의 상을 휩쓸고 있는 것인가. 기자가 확인한 하수처리시설은 예상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시민의강과 심곡천 등 관내 하천으로 공급되기 전 단계선 팔뚝만한 잉어떼도 보였다. 다만 오래전 사회부 기자 시절 닭 농장에서 맡았던 냄새와 비슷한 악취는 코를 찔렀다. 수년째 이곳에서 일한 직원들도 이 냄새는 적응이 안 된다고 했다. 그나마 주변에 거주하는 이들이 없다는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곳에 문제가 생겼다. 주변에 2만가구 규모의 대장지구가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악취로 인한 민원 폭탄이 불 보듯 뻔한데도 LH가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현대화(완전 지하화)가 아닌 '복개 후 공원조성'으로 사업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하수처리장을 복개 후 상부에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LH는 올해 4월 사업비 4억3천만원을 투입해 '부천시 굴포하수처리장 복개 및 공원조성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했다. 그 결과는 내년 6월께 나온다. 완전 지하화할 경우 사업비가 늘어난다면 부담도 될 것이다. 하지만 공기업 LH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걸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악취에 고통을 겪을 지역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다시 한 번 완전 지하화를 고민할 때다.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이상훈

  • [오늘의 창] 이상기후 실감, 정부에게만 예외인가
    오늘의 창

    [오늘의 창] 이상기후 실감, 정부에게만 예외인가 지면기사

    지난 16일 밤은 상상 이상으로 추웠다. 방송에서 한파가 올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실제 밖에 나가 찬 바람을 맞으니 아직 잎이 무성한 가로수가 어색했다. 반면 집에서 맑은 하늘 아래 푸른 산을 보니 밖의 칼바람을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날씨가 참 이상하다.17일 오전 서울은 0℃, 수원은 1℃를 각각 기록했다. 10월 중순에 최저기온 0℃는 1957년 10월18일 1℃를 기록한 이후 64년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라고 한다. 수원 1℃ 역시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년기온(8.8℃)보다 7℃ 이상 내려간 수치다.기상청은 '오늘날씨' 유튜브를 통해 가을이 되면 물러나야 할 아열대 고기압이 한반도에 머물다 북서쪽에서 형성된 영하 20℃에 달하는 차가운 고기압이 강하게 밀고 내려온 것이 추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추위가 와서야 이상기후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물러났어야 할 더위가 머물렀던 때부터 '이상기후'였던 것이다. 아직 근본적인 원인은 설명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도가 1℃ 올라간 것과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최근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기후위기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후위기 대응의 첫 번째는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개도국조차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할 것을 권했다. 한국은 UN무역개발회의(UNCTAD)가 인정한 선진국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2050년이 되도록 석탄발전을 4천만t 하겠다고 한다. 이소영(의왕·과천) 의원의 지적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발전'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원자재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경제의 '낡은' 논리가 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이상기후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제는 지구 온도 1℃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구를 병들게 한 낡은 논리가 여전히 정부 부처를 배회하고 있다는 데서 매우 실망했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sj@kyeongin.com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 [오늘의 창] 남동구와 인천남동구민축구단
    오늘의 창

    [오늘의 창] 남동구와 인천남동구민축구단 지면기사

    영국에 '레스터(Leicester)'라는 도시가 있다. 영국에서 11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경상남도 창원시나 경기도 성남시 정도의 위상을 가진 지역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2016년 이전에는 이런 도시가 있는지 잘 몰랐다.레스터라는 도시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이곳을 연고로 하는 축구팀 레스터시티 FC가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하면서부터다. 레스터시티 FC의 동화 같은 우승을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에게 레스터라는 도시 이름은 확실히 각인됐다. 축구 클럽이 도시 전체의 인지도를 끌어 올린 셈이다.2019년 인천 남동구를 연고로 창단한 K4 리그 소속 클럽인 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하 FC남동)도 남동구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같은 해 FC남동이 개설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 수는 13일 기준으로 48만3천여회에 달한다. 2011년 만들어진 남동구의 공식 유튜브 채널 남동TV의 누적 조회 수가 15만7천여회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짧은 시간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린 셈이다.남동구를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FC남동은 안타깝게도 창단 2년 만에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2019년 만들어진 조례에 따라 남동구가 할 수 있는 예산 지원이 올해 말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남동구는 지난달 열린 구의회에서 해당 조례를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구의회가 과도한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FC남동이 존폐기로에 섰다. 오는 19일 열리는 구의회에서도 조례가 개정되지 않는다면 FC남동은 사실상 해제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50만 남동구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구의회가 구의 재정 상황을 우려하는 부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FC남동이 거두고 있는 무형의 홍보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FC남동이 계속 유지돼 레스터시티 FC처럼 좋은 성적을 거둬 남동구의 이름을 널리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kjy86@kyeongin.com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