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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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이상기후 실감, 정부에게만 예외인가 지면기사
지난 16일 밤은 상상 이상으로 추웠다. 방송에서 한파가 올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실제 밖에 나가 찬 바람을 맞으니 아직 잎이 무성한 가로수가 어색했다. 반면 집에서 맑은 하늘 아래 푸른 산을 보니 밖의 칼바람을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날씨가 참 이상하다.17일 오전 서울은 0℃, 수원은 1℃를 각각 기록했다. 10월 중순에 최저기온 0℃는 1957년 10월18일 1℃를 기록한 이후 64년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라고 한다. 수원 1℃ 역시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년기온(8.8℃)보다 7℃ 이상 내려간 수치다.기상청은 '오늘날씨' 유튜브를 통해 가을이 되면 물러나야 할 아열대 고기압이 한반도에 머물다 북서쪽에서 형성된 영하 20℃에 달하는 차가운 고기압이 강하게 밀고 내려온 것이 추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추위가 와서야 이상기후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물러났어야 할 더위가 머물렀던 때부터 '이상기후'였던 것이다. 아직 근본적인 원인은 설명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도가 1℃ 올라간 것과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최근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기후위기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후위기 대응의 첫 번째는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개도국조차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할 것을 권했다. 한국은 UN무역개발회의(UNCTAD)가 인정한 선진국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2050년이 되도록 석탄발전을 4천만t 하겠다고 한다. 이소영(의왕·과천) 의원의 지적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발전'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원자재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경제의 '낡은' 논리가 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이상기후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제는 지구 온도 1℃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구를 병들게 한 낡은 논리가 여전히 정부 부처를 배회하고 있다는 데서 매우 실망했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sj@kyeongin.com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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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남동구와 인천남동구민축구단 지면기사
영국에 '레스터(Leicester)'라는 도시가 있다. 영국에서 11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경상남도 창원시나 경기도 성남시 정도의 위상을 가진 지역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2016년 이전에는 이런 도시가 있는지 잘 몰랐다.레스터라는 도시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이곳을 연고로 하는 축구팀 레스터시티 FC가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하면서부터다. 레스터시티 FC의 동화 같은 우승을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에게 레스터라는 도시 이름은 확실히 각인됐다. 축구 클럽이 도시 전체의 인지도를 끌어 올린 셈이다.2019년 인천 남동구를 연고로 창단한 K4 리그 소속 클럽인 인천남동구민축구단(이하 FC남동)도 남동구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같은 해 FC남동이 개설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 수는 13일 기준으로 48만3천여회에 달한다. 2011년 만들어진 남동구의 공식 유튜브 채널 남동TV의 누적 조회 수가 15만7천여회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짧은 시간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린 셈이다.남동구를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FC남동은 안타깝게도 창단 2년 만에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2019년 만들어진 조례에 따라 남동구가 할 수 있는 예산 지원이 올해 말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남동구는 지난달 열린 구의회에서 해당 조례를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구의회가 과도한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FC남동이 존폐기로에 섰다. 오는 19일 열리는 구의회에서도 조례가 개정되지 않는다면 FC남동은 사실상 해제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50만 남동구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구의회가 구의 재정 상황을 우려하는 부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FC남동이 거두고 있는 무형의 홍보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FC남동이 계속 유지돼 레스터시티 FC처럼 좋은 성적을 거둬 남동구의 이름을 널리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kjy86@kyeongin.com김주엽 인천본사 사회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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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군공항 이전, 윈윈 방안은 이미 나왔다 지면기사
10여 년 전 수원의 부동산 개발이 한창이던 때, 공장지대 주변까지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공장 주변에 아파트 입주민이 늘어나자 "굴뚝 연기를 마시며 못살겠다"는 민원이 쏟아졌다. 공장과 아파트의 불편한 동거는 고질적인 지역 문제가 됐다. 대기업 공장은 억울했다. 공장이 터줏대감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자 노릇을 해 왔는데, 순식간에 죄인 신세가 돼버렸다. 결국 해당 공장은 폐쇄돼 지방으로 이전했고, 부지는 주거용도로 변경돼 또 다른 아파트가 들어섰다. 마찰이 심했지만, 결과는 윈윈이었다. 주민들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얻었고, 대기업은 부지를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이랬던 수원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의 군 공항 문제가 화두다. 이번엔 수원만이 아니라 화성시까지 공동 주연이다. 도심이 팽창돼 소음문제가 쏟아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지역의 원주인이던 군 공항 이전이 추진됐다. 이에 국방부를 통해 예비이전지가 화성 화옹지구로 선정된 바 있는데, 화성시의 강력한 반발로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현행 법대로라면 이전지가 반대하면 이를 강제할 근거가 없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화성과 수원 경계지점인 진안동에 미니신도시를 조성한다고 정부가 발표한 것. 이젠 소음과 도시 팽창에 따른 공항이전은 공동의 문제가 됐다.그렇다고 화성시가 화옹지구를 내주며 화성 서부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 갯벌이 살아있는 천혜의 자연환경 인근에 전투비행장을 만드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이에 서철모 화성시장은 군 공항 소음피해 확대에 대비해 수원 군 공항을 공모를 통해 유치 희망 지자체에 옮겨야 한다는 건의를 정부와 청와대에 했다. 제3지역 공모 이전을 통해 화성시와 수원시의 고민을 함께 풀고,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군 공항 이전 지역은 개발 파급효과로 20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생긴다고 말한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어쩌면 해결방안은 이미 나왔는지도 모른다. 이제 정부와 화성시·수원시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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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해월을 생각하다 지면기사
1894년 1월, 동학 접주 전봉준은 탐관오리로 이름난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에 격분한 농민들을 규합해 봉기를 일으켰다. 봉건적 수취체제의 모순에 대한 저항과 보국안민이란 명분에서 일어난 고부민란은 이후 동학농민전쟁의 시발점이 됐다.이듬해인 1895년 여주민란이 일어났다. 아전들이 공전이나 군포를 축내고 그것을 메우기 위해 결세를 정액 이상으로 받은 도결(都結·전결(田結)에 다른 세목을 부가해 부과하는 것)의 문제와 여주목의 향리 윤보길이 퇴임하기 전 저지른 오랜 부정이 그 발단이었다. 농민들은 손에 몽둥이를 들고 관아에 돌입해 감옥을 파괴하고 죄수를 석방하였다. 조선 정부는 민란의 배후로 농민 공동체인 여주 농상계(農桑契)를 지목했다. 그 뒤 여주 농민은 수원 농민들과 더불어 동학 북접의 주력군으로 성장했다.2대 동학 교주인 해월(海月) 최시형을 마지막까지 모셨던 홍병기(1869~1949)는 세력화된 여주 농민군을 이끌고 충주와 공주 등지에 일본군과 항전하며 본격적인 동학농민전쟁에 나선다. 1962년 대한민국 정부는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으로 나섰던 그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2019년 여주시는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최시형의 묘소로 가는 산길을 정비했다. 이천식천(以天食天)으로 생명의 공생과 순환의 이치를 설법하고, 향아설위(向我設位)로 사람 중심의 사상을 펼쳤던 해월 최시형의 정신을 기려 역사 교육의 장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2021년 9월 30일, 여주 세종문화재단에서는 '여주목 청심루 학술대회'를 가졌다. 여주목의 역사적 의미를 묻고,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의 문화적 가치를 살피는 자리지만 운동장은 이미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의 복원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여주목 관아 터는 이미 여주시청이 이전 계획을 세우고 학교 이전을 추진하는 자리다.양주시가 양주목 관아를 복원하는 데는 20년이 걸렸으며, 약 160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 '사람중심 행복여주'를 외치고 있는 여주시의 의중이 무엇이며, 어떤 선택을 할지 그 향방이 주목된다. /양동민 지역사회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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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천하를 얻었던 사람들 지면기사
주식이나 코인을 샀다가 투자원금 밑으로 시세가 떨어질 때, 추가 하락을 예상해 손해 보고 팔아버리는 걸 '손절'이라 한다. 반면에 현재까지의 손실이 너무 커서 못 팔고 있는 걸 '물렸다'고 표현한다. 물려있는 이들은 반등을 노려보지만, 거대한 외력에 의해 끝모르고 계속되는 하락장은 일상의 의욕을 앗아간다.지금 청년들이 코인에 물려있다. 거실에서 사자를 키워도 이보다는 덜 물리겠다며 신음하고 있다. 최근 국내 코인거래소가 대거 정리된 데다 중국 본토에서의 거래소 탈출 러시가 겹치면서 상황이 특히 좋지 않다. 한때 내 집 마련의 꿈도, 결혼의 꿈도 꾸게 해준 코인판이 적어도 요즘만큼은 청년들을 무기력증에 빠뜨리고 있다.기성세대는 코인판을 도박장에 비유했다. 어린 나이에 코인으로 수억·수십억원을 벌었다는 얘기가 들려오면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거래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실제로 성장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김치코인(국내 발행 코인)들이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며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기도 했다. 그렇다 해도 청년들은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언젠가 쾌재를 부를 날을 기다린다.한데 스마트폰 한쪽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는 청년들을 복잡하고 아리송하게 만든다.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는 뜻의 '화천대유(火天大有)', 태평의 세상에 가고자 힘을 합치고 노력한다는 뜻의 '천화동인(天火同人)' 1호 2호 3호…. 무협지 속 백발의 고수를 연상케 하는 회사들을 통해 지인들끼리 수천억원을 쓸어담았다는 소식이 연일 이어진다. 똑같은 청년인데 누구는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손에 쥐었다고도 한다.이 모든 게 합법적인 투자였다는데, 청년들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듯하다. 하늘의 도움 없이 그날그날 시세에 따라 서로의 돈이 옮겨지는 이상 이하도 아닌,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의 코인판이 차라리 상식적이고 공정해 보인다. /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wskim@kyeongin.com김우성 지역사회부(김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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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반쪽짜리 된 전국체전, 체육인 삶 들여다봤나 지면기사
10월8일부터 경북 구미에서 열릴 제102회 전국체전이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남녀 일반부와 대학부 참여 없이 오롯이 고등부만 참여하는 반쪽대회로 전락됐다.지난해 101회 대회는 아예 취소됐는데, 대학 입시 등을 이유로 고등부만이라도 치를 수 있게 한 것을 감사하기라도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국회 주도로 지난해 1월 전국 17개 시·도체육회 및 228개 시·군·구체육회의 민간회장 선거를 단행했다.이렇게 뽑힌 민선 체육회장은 엘리트(전문) 체육과 생활체육 분야 체육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선수 육성을 비롯해 올림픽 등 종합스포츠대회 출전 문제, 지역별 체육발전 방안 마련 등 여력이 닿는 한 각종 체육현안에 대응해 왔다.지난 14일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 등 전국 17개 시·도체육회장협의회는 전국체전의 정상 개최를 바라는 건의서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역시 철저한 방역 준수 등을 약속하며 개최를 희망했다.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정부는 의외의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실망감을 떠나 정부의 이 같은 발표는 체육인의 삶을 짓밟았다고도 할 수 있다.전국체전 결과를 놓고 지자체는 육성 종목별로, 각 선수별로 (재)계약을 단행하고, 종합체육대회 출전선수도 결정되며, 해외에서 열리는 선수권대회 출전 지원도 검토한다. 선수 개인별로는 각 지역 최고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기량 차를 확인하며 연봉 증감도 이뤄지는 주요 이벤트다.2020 도쿄올림픽 출전은 왜 막지 않았나. 최소한 대한체육회와 개최 지자체, 시·도체육회 간 논의를 했어야 체육인들이 무시되지 않았다고 할 텐데,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 체육인의 표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송수은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sueun2@kyeongin.com송수은 지역사회부(의왕)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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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백신에 대한 여러 단상 지면기사
우리나라는 1차 접종 기준으로 전 국민의 70%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백신 도입부터 접종시스템 구축까지 정부와 지자체 등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높은 접종률의 바탕엔 백신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도입 초기엔 감염을 차단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제는 감염 이후 중증화 등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백신의 효과는 어떨까. 구글에서 'covid19'를 검색하면 국가별·날짜별로 코로나19 신규·누적 사망자와 확진자 정보를 보기 쉽게 제공한다.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를 보면 대부분 신규 사망자·확진자가 'U'자 형태를 보인다. 백신접종이 시작된 시기엔 내림세를 보이다가 최근 1~2개월은 다시 오름세다. 우리나라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천명 안팎에 이르는 등 백신 접종 이전보다 더 증가했다. 우상향하는 기울기는 백신뿐 아니라 방역정책, 방역수칙 준수, 변이 발생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했을 것이다. 백신 접종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이러한 통계는 백신이 유일한 해답이 아닐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반대로 백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피해를 줄였다고 볼 수도 있다. 아직은 모두 추정단계다.역사를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의 탄생도 '정(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촛불)'이 나타났고, 그 결과로 둘 모두가 아닌 새로운 '합(문재인 정부)'의 탄생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코로나19에 대입하면 어떨까. 코로나19를 '정'으로, 백신을 '반'으로 놓으면 '합'은 무엇일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델타 변이'일까. 아직 정과 반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단계일 수도 있다.정확히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사회가 펼쳐질 것이다. 그 사회에선 바이러스 감염과 방역으로 인한 생계의 고통이 적었으면 한다. 역사는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지금의 고통이 진보를 위한 과정이길 바란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팀 차장 jw33@kyeon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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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안성지역 정치인이여 씹혀야 삽니다 지면기사
'씹힌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풀이하면 욕이지만 소신껏 일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칭찬이 될 수도 있다.여기서 '씹힌다'는 의미는 정치인들이 인기 유지와 표 관리를 위한 행보가 아닌 욕을 먹더라도 지역 발전을 위한 대승적 판단과 결단을 통해 해묵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라는 뜻이다. 그러기에 감히 안성지역 정치인들에게 '씹혀라'라고 조언해주고 싶다.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자 대부분의 지역 정치인들은 표 관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만 정치인들이 복잡하거나 어렵고, 첨예한 대립구도가 있어 해결이 어려운 현안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단순 민원 해결과 인기몰이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씁쓸한 심정이다.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들 중 각종 난제로 수십년간 풀지 못한 숙원사업들이 현재 제자리만 맴돌고 있는 형국이 이 같은 주장을 방증한다. 실제 지역발전의 족쇄가 되고 있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는 물론 주민들 간 이견이 있는 선진의 축산식품복합단지 조성사업, SK하이닉스 오·폐수 방류에 따른 어업계 보상문제, 공도읍 초·중학교 신설 문제 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문제점이 상존한 채 허송세월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물론 정치인들의 입장에선 당장 시급한 것이 내년 선거에서 당선인 만큼 어려운 문제에 손을 댔다가 욕이라도 먹으면 선거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치인의 상은 지역발전이라는 대승적인 명제에 입각해 욕을 먹더라도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정치인을 바라는 것 또한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그동안 누구도 풀지 못한 난제가 섞인 숙원사업들을 나서서 해결한다면 현명한 유권자들은 그 공로를 잊지 않고 표로써 보답할 것임을 단언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성지역 정치인들에게 재차 강조한다. "정치인이여 씹히면 삽니다. 당선이 된다고요."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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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공동주택 예정 가평에 학교 신설 서둘러야 지면기사
가평지역에 오는 2024년까지 공동주택 4천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아마도 이런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은 가평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로 도시권에서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지역의 실상이다. 최근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절벽의 기형적 사회구조가 지역사회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인구감소에 따른 마을 소멸론까지 등장했다. 가평군 등 일부 지자체 통계현황 등이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지역환경이 이럴진대 가평에 수천의 주택이 공급된다니 주민들도 놀라는 눈치다.가평군에 따르면 현재 가평읍 6곳(2천300여가구), 설악면 3곳(1천700여가구)이 추진 중이며 이와 함께 가평읍 2곳, 설악면 3곳, 청평면 4곳 등이 각각 토지협의, 기초조사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기초조사와 토지협의 중인 사업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8천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인구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설악면은 사업 추진 중인 신천3지구 도시개발사업(1천여가구)과 또 다른 2곳(700여 가구) 사업 이외에 토지 협의 등의 절차를 추진 중인 5곳(2천500가구) 등 총 4천200여가구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 학교 신설 등도 거론되고 있다. 4천~6천 세대 수 증가는 학교 건립 검토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재 군과 교육 당국은 이러한 사실을 공유했을 뿐 이렇다 할 방안 마련에는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교육청은 각각 세대 수 증가에 따른 교육청 협의 요청, 상위기관 등과의 논의사항이라는 등 원론적 입장이다.학교 신설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결여된 입장표명 등 관계 당국의 소극적 행정이 자칫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까 우려된다. 잇단 아파트 신축은 인구 증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지역의 호재가 분명한 만큼 관계 당국의 적극적 행보를 기대해 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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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미발표 데뷔작? 지면기사
기자가 최근에 쓴 '새로 나온 책' 기사를 본 한 선배가 전화를 걸어 지인의 얘기를 전했다. 해당 서적의 수식어였던 '미발표 데뷔작'이 맞지 않는 문구라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지면에 소개된 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만화 '풀'로 미국 하비상을 받은 김금숙 작가의 '이방인'이다. 그동안 작가는 2012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아버지의 노래'를 데뷔작으로 소개해왔다. 그 이전에 출판사와 계약까지 이르렀지만 출판사 사정으로 출간되지 못한 작품이 있었는데, 그 작품이 바로 '이방인'이다.수년 전 인천 강화에 정착한 김 작가가 마을에서 서점 '딸기책방'과 동명의 출판사를 운영하는 위원석 대표에게 자신의 첫 작품이지만 출간되지 못한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를 가벼이 넘기지 않은 위 대표가 출간 제의를 했으며, 작가가 흔쾌히 받아들이며 비로소 발표됐다.사실 '미발표 데뷔작'이라는 표현은 내가 생각해낸 표현은 아니다. 위 대표가 배포한 책 소개 자료에 있던 표현인데, 상황을 설명하는 효율적인 표현인 것 같아서 빌렸다. 위 대표 역시 이 표현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데뷔'라는 것이 퍼블리싱(공표)을 포괄하는 개념인데, '미발표 데뷔'는 모순(矛盾)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약까지 이뤄진 작품이었으니 단순한 '습작'이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고, '미발표 처녀작' 등도 떠올렸으나 내키지 않았다. '처음 발표하는 데뷔작' 등의 방식은 군더더기 같고 지루했단다. 그래서 밀어붙인 표현이 '미발표 데뷔작'이다. 다행히 작가는 이에 대한 별다른 얘기가 없다고 한다. 이게 해명이다.'이방인'을 소개하며 기분이 좋았다. 읽히지 못하고 묻힐 뻔했던 작품 하나가 인천 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제 인천 독자가 읽을 일만 남았다. 작가 김금숙을 알고 싶다면 이 책부터 시작하면 된다. /김성호 인천본사 문체교육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문체교육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