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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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도쿄올림픽 시작하는 거 맞습니까?" 지면기사
23일 일본 도쿄에서 제32회 2020 도쿄올림픽이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관련 이슈가 많지 않음을 느낀다. 솔직히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왜일까.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우선 코로나19 팬데믹이 한국과 일본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맞물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저녁 영업이 제한되고, 기름값을 비롯해 생활물가가 급등하는 등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뿐만 아니라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매일 업데이트 되는 여야 후보들의 여론조사와 함께 각 진영간 설전도 한몫 하고 있다.그나마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을 위해 응원 메시지를 내놓은 게 다다. 더구나 올림픽을 계기로 한일정상회담을 비롯 얼어붙었던 한일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기를 기대했으나 최근 일본 공사의 막말 이슈가 터져 나오면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냉랭한 반응 속에서 치러지게 될 도쿄올림픽에 다행스럽게도 대한핸드볼협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사기진작을 위해 핸드볼 대표팀이 금메달 획득시 1억원의 포상금을 걸었다. 경제인이 직접 선수들을 위해 나섰는데, 각계에서도 동참해야 한다. 국가 경쟁력 수준을 비롯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과거와는 달라졌지만, 올림픽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종목별 운동 경기다.올림픽을 통해 국가경쟁력과 품격을 높일 수 있다는 말도 있듯 정치권에서 올림픽 기간동안 만이라도 분위기 조성에 나서주길 바란다. 청와대부터 시작해 여야 정당, 대선 주자들, 그리고 지자체가 연이어 파이팅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비록 현장 응원만큼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일본에서 뛸 선수들에게 충분히 용기를 북돋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sueun2@kyeongin.com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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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가평에 필수보건의료 확보를 지면기사
가평군은 필수보건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경기도 내 대표적(?) 지자체다.가평은 '전체연령표준화사망률'이 경기도에서 동두천, 연천에 이어 세 번째로 높고 '기대수명'은 네 번째로 낮으며 기대수명 격차(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집단 간 기대수명의 차이)는 11.2세로 가장 크게 나타나는 지역이다. 또 노인 인구비율(24.7%), 기초생활보장대상자비율(8.1%), 중증장애인비율(2.31%) 등은 경기도(각각 13.4%, 2.87%, 1.12%)에 비해 매우 높은 실정이다.특히 지역응급의료센터 30분 내 접근 불가능 인구 비율은 98.4%로 사실상 필수 응급의료자원이 없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때문에 주민 등이 응급의료시설을 이용할 경우 인근 강원 춘천시(36.6%), 서울시(15.1%), 구리시(13.8%), 남양주시(9%), 의정부시(5%) 등을 찾는다.가평 관내 응급의료 시설은 기존 설악면 HJ 매그놀리아 국제병원과 지난 1일 신설된 가평읍 건유의원 등 2개 뿐이어서다. 이마저도 두 시설은 위치(설악면 등), 규모(의원급) 등의 한계를 보이면서 응급의료 이용 유출입 극복에는 이렇다 할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최근 가평군의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가 주관·후원으로 한 가평지역 필수의료 확보를 위한 공공의료 '군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공공병원 건설, 기존 민간의료기관 지원을 통한 응급진료 등 필수의료 제공, 119구급대 후송 체계 정비 등이 발전방향으로 제시됐다. 이 발전 방향의 총론은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각론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토론회에 나선 전문가 등이 가평 현황과 문제점 등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가평지역 필수의료 확보를 위한 정부, 경기도, 지자체 등의 향후 발전적 행보를 기대해 본다. /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사회부(가평)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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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민영이를 위해 지면기사
어젯(10일)밤, 초조한 마음으로 TV 앞을 서성였다.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화성입양아동학대사건, 이른바 '민영이사건'을 방송하기로 해서다. 이미 2개월 넘게 취재하고 있던 터라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방송 내내 리모컨을 꽉 쥐고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사람들이 민영이 사건에 다시 관심을 가졌을까 궁금해 포털사이트도 들어갔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더 해야 할까 머릿속이 복잡했다.지난 5월 초 사건이 발생한 직후, 언론의 관심은 반짝했다. 사건의 형태가 정인이 사건과 매우 닮아있어서다. 하지만 수사를 맡은 경찰은 언론에 입을 꾹 다문 채 사건의 중요한 정보도 확인해주지 않았고 입양기관 등 민영이 사정을 알만한 이들도 숨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자 결국 관심도 사라졌다.민영이 사건을 취재하는 일은 그래서 외로웠다. 취재할수록 고민도 깊어졌다. 워낙 외부활동이 적었던 아이여서 학대를 증언하거나 아이에 대해 말해 줄 사람을 찾는 일이 무척 힘들었다. 증언해줄 만한 사람을 찾아 전화하고 찾아가 설득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모은 '사실'을 손에 쥐고도 우리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과연 우리가 확인한 사실(fact)이 민영이 사건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일까, 사건과 무관하게 자극적인 보도가 되진 않을까, 고민을 거듭했다.민영이 사건이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이 괴로웠다. 사건의 불씨가 꺼질까 노심초사하는 와중에 방송국의 시사프로그램들에서 연락이 왔다. 꼭 방송해야 한다는 약속을 다짐받으며 우리가 취재한 정보를 공유했다. 정인이 사건을 알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도 끊임없이 소통했고 엄마들이 민영이의 든든한 동아줄이 돼 주었다. 천신만고 끝의 일이다.그렇게 매일 난관에 부딪혔다. 그래도 안간힘을 쓰며 여기까지 온 것은 민영이 때문이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했다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우리는 말해주어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민영이에게 닿을 수 있다면 부디 툭툭 털고 일어나 너의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해야 한다. /공지영 사회부 차장 jyg@kyeongin.com공지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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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뭐라도 좀 해보자 지면기사
인천시교육청이 구도심에 있는 제물포고를 옮긴 자리에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 테마파크인 진로교육원과 주민들을 위한 대형 도서관, 생태 숲, 크고 작은 교육청 직속기관 등을 옮기는 것이 뼈대인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3월 내놨다.하지만 지금까지 중구와 동구 지역에서는 반발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주민의 여론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반대' 현수막도 보이고, 국회의원·시의원·구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까지 적극적으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반대하는 것은 교육복합단지가 아니다. 제물포고 이전이다. 시교육청이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는데, 그들은 '제고 이전 반대'만 주장하고 있다.교육복합단지 조성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라는 이번 계획의 핵심이나 본질은 들여다보지 않고 무작정 '제고 이전 반대' 구호만 외치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제고 이전 반대'를 외친 이들 가운데, 다른 대안이나 구도심을 어떻게 활성화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는 것도 들어보지 못했다.제고 이전을 둘러싼 논란은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반대 의견에 막혀 제물포고는 그냥 매번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는 학생 수가 줄어 폐교위기에 놓였다. 시교육청이 구도심 학교 활성화를 위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래도 쇠락하는 구도심 속에서 점점 줄어드는 학생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렇게 제물포고는 섬을 제외하고 인천에서 학생 수가 가장 적은 학교가 됐다.더는 버틸 수 없었던 시교육청이 그래서 "뭐라도 좀 해보겠다"고 내놓은 계획이 교육복합단지 조성 계획이다. 그런데 반대 측에서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외치고만 있다. 학교만 붙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뭐라도 해보는 것이 어느 편이 더 좋은 일일까? 이제는 정말 뭐라도 해야 할 때다. /김성호 인천본사 문체교육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문체교육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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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5~49인 사업장 주52시간제 지면기사
7월1일부터 5~49인 사업장에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전면 시행됐다. 위반 시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정부는 2018년 3월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면서 3년가량의 준비기간이 흘렀으므로 5~49인 사업장에 따로 계도기간을 주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이 때문에 이들 영세 중소기업 사업주는 난리다. 5~49인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제조업을 하고 있는 만큼 업무 특성상 수주가 특정 시기에 몰리는데, 어떻게 매번 주 52시간을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영세 중소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들도 '워라밸'은 좋지만 야근과 잔업이 사라질 경우 수당도 없기 때문에 당장 생계부터 걱정하고 있다. 앞서 순차적으로 시행된 300인 이상 사업장이나 50~299인 사업장과 여건이 다른데도 이들과 달리 계도기간마저 주지 않아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주 5일 근무제와 주 52시간제가 도입됐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앞섰다. 산업 자체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비판도 거셌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주 5일 근무제와 주 52시간제에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설문 조사한 결과, 58%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로 근무시간 감소(65.8%), 불필요한 업무 감소(18.4%), 업무 집중도 증가(11.4%) 등을 꼽았다.물론 5~49인 사업장은 영세 중소기업이 많아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단 신고접수 후 최장 4개월의 시정 기간이 부여됐고 업무량 폭증 때는 최대 12시간까지 연장 근로가 가능하다. 5~29인 기업은 근로자 대표와 합의를 전제로 주 60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출근부터 퇴근시간을 가장 기다리듯, 이번에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제도 안착을 위해 영세 중소기업의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등 유연한 정부의 대처가 필요하다. /황준성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yayajoon@kyeongin.com황준성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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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화성형 직접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지면기사
서철모 화성시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정부 수장 중 주민자치를 가장 강조하는 자치단체장이다. 그는 "시민이 시정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시민과의 소통을 말뿐만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국내·외에서 시민참여형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은 화성시민 지역회의와 청소년 지역회의 및 주민자치회 등은 자치분권 시대에 걸맞은 직접민주주의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게다가 화성시는 한발 더 나아가 지역 현안에 대한 상시적 의견 수렴 및 자문기구인 온라인 시민정책자문단을 도입하는 모험에도 나섰다.모바일을 통해 간편하게 시정 참여가 가능토록 해 마을 단위의 벽을 넘어 시민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민 메신저인 '카톡'을 통해 내가 사는 지역의 정책 결정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셈이다.지역의 현안 과제를 지역민들이 직접 선정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의회를 통한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이다. 지역 정치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도 될 수 있다.하지만 직접민주주의 확대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존재한다. 집행부의 입안과 의회의 심의·의결을 통한 정책 결정과는 달리, 정책 성패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간 충돌할 수 있는 내용이 직접민주주의 속에 토론과제로 던져졌을 때,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현재 시민청원 등의 부작용처럼, 일부 시민들이 주도하는 민원 해결용 창구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직접민주주의가 확대되더라도 다룰 수 있는 내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서 시장이 장려하는 직접민주주의가 확대 실현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선택이 실제 삶의 변화를 줬다는 효용성의 가치를 증명해 내야 한다. 단 직접민주주의를 통한 정책 선택의 분야와 범위를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 직접민주주의는 보완재지, 대체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태성 지역사회부(화성)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지역사회부(화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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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오산 버드파크, 결과로 과정을 증명하라 지면기사
대형복합쇼핑몰 하나 정도는 있어야 '살기 좋은 도시' 소리를 듣는 요즘 트렌드를 반추해 보면, 오산시에서는 지금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과거의 뼈아픈 결정이 하나 있다.지난 2014년 오산시는 경기도와 협업해 롯데쇼핑과 수도권 서남부권 최초·최대 규모의 '펜타빌리지'라는 복합쇼핑몰 사업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교육·문화·쇼핑·키즈·뷰티건강 콘셉트를 담아 시민 생태공원 및 문화센터와 키즈 테마파크 등까지 갖춘 복합쇼핑몰을 만들겠다는 복안이었다. 오산시는 협약까지 체결하고도 사실상 이를 걷어찼다.표면상으론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보호라는 명분이 깔렸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해득실을 따진 정치권 갈등이 협약을 무산시킨 주 이유가 됐다는 게 정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오산시민들은 현재 불편을 감수하며 용인·안성 등으로 원정 쇼핑을 다니며, 역외유출 소비를 하고 있다.복합쇼핑몰 유치 갈등과 같은 데자뷔가 최근 오산시에 또 있었다. 민간투자방식으로 시청사를 개방한 전국 첫 사례인 오산자연생태체험관(오산버드파크)인데, 수년을 지체하고 우여곡절 끝에 최근에야 개장됐다. 지역 정치권이 소속 정당을 떠나 반으로 갈라져 찬성과 반대를, 그것도 서로 입장을 번복해가며 이어가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지금은 소강상태인 것 같지만 민간사업자와 이를 반대했던 정치권의 앙금은 여전하다. 그리고 또다시 이를 증폭시킬 '선거'라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버드파크가 펜타빌리지와 다른 점은 비판 속에서도 살아남아, 결국 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민간사업이야 접으면 그만이지만, 시청사에 들어섰기에 다시 되돌릴 수도 없다. 버드파크에 대한 우려는 아직도 많다. 해결되지 못한 법적 문제와 주차난은 물론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버드파크가 이를 불식시키고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성공'이라는 결과로 과정이 정당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매출이나 방문객 등 결과가 좋지 못하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탓하는 일은 없어야 된다.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rkim@kyeongin.com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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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겨우 1년 지났을 뿐인데… 잊혀진 초심과 겸손 지면기사
21대 국회의원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지 1년이 지났다.지난 총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존재들은 초선의원 151명일 것이다. 전체 의원의 과반을 차지하면서 그들의 활약이 기대돼서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다시 1년 전을 복기해본다. 당시 초선의원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발언은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 "늘 겸손하게 주민을 섬기겠다"였다. 1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의 마음가짐도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한 평가는 '금배지'를 단 그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보좌진들의 평가가 가장 정확할 듯하다.국회에는 이른바 '보좌진 통신'이 있다. '카더라식' 정보부터 '팩트'까지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 통신에서 일부 초선의원들의 구설이 전해진다. 부류는 둘로 나뉜다. '주민의 사소한 민원도 꼼꼼히 챙긴다'와 '주민을 벌써 외면한다'로 구분된다. 전자는 호평이 자자하다. 다만, 해당 지역구 공무원들은 괴로운가 보다. A의원이 직접 주민민원을 챙기다 보니 지역 공직사회에서 "국회의원이 이런 것까지 챙기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단다. 그래도 A의원은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이라며 주민에 안테나를 맞추는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한다.반면 후자는 혹평이 뒤따른다. B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사무실에 민원인이 찾아오자 보좌진에게 귀찮다는 듯 "없다고 하라"며 주민을 외면했다고 한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지만, B의원에게는 "초심을 잃었다"는 낙인이 찍혔다. C의원을 향한 비아냥도 적지 않다. 일부 보좌진들은 입지가 커진 C의원의 눈빛과 몸짓 등을 흉내 내며 풍자하는 모습도 종종 연출된다. C의원을 향해서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도 너무 들어갔다"고 직격한다.B·C 의원에게 이런 말을 전한다. "스스로의 자만과 오만은 자신의 정치 생명만 갉아먹게 될 것이다. 겨우 1년이 지난 지금이 스스로를 돌이켜 볼 때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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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현실을 대변하는 영화 속 세상 지면기사
요즘 극장가에선 현실을 반영한 영화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팍팍한 세상을 잊기 위한 현실 도피형 영화나 미래 공상과학을 소재로 한 영화가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친 이후부터 점차 최첨단 기술과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극장가에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더 이상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는 코로나로 인해 상처 입은 대중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없었다.그러던 중 극장가에선 점차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 잊고 있던 과거가 아닌 인지하고 있던 과거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가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작품 '미나리' 역시 현실판 이야기를 담아내며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하다면 단순하다.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고군분투 생존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이민자 가족은 실제 영화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의 가족사로 알려졌는데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이민 열풍이 분 1980년대의 우리나라 상황을 추억하게 만든다는 평가를 많이 했다.이에 힘입어 극장가에선 과거가 아닌 현재를 담은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가 약진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 만해도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를 극장에서 보기는 쉽지 않았다.20일 기준(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으로 세계적인 청소년 환경운동가로 거듭난 '그레타 툰베리'의 실화를 소재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툰베리'는 예매율 3.1%를, 옥탑방에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독립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은 7%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이들 영화는 비록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아니지만 극복 가능한 현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는 스크린 속 작은 세상이다. 현실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담아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타인의 시선에서 현 상황을 냉철하게 담아낼 수도 있다. /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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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정치로 과열된 과천 민심 지면기사
정치와 선동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서 대중이 알아듣기 쉬운 단어로, 대중이 가장 아끼는 것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동은 객관적 사실들의 징검다리를 없애고 값싼 단어로 상대를 몰아친다. 지금 과천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정부과천청사유휴지 주택공급 계획이 발표되자 시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활용했다. '시민광장사수방' 등에서 단문으로 시시각각 이뤄진 토론들은 '과천사랑카페', '과천부동산스터디 카페' 등을 통해 확장되고 다시 오픈채팅방에서 소화되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청사유휴지 사수 집회를 이끌고, 주민의지를 보여줄 현수막 등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쓰이더니 어느 순간 다른 의견을 개진하면 욕설과 비아냥이 난무했다. 아무 증거 없이 마음에 안 들면 민주당 시장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처음엔 '과천부동산스터디카페'와 '시민광장사수방'이 사라진 것이 우연의 일치겠느냐고 하다가 다른 오픈채팅방에서 소화되고 보니 시장 세력의 작당으로 귀결되는 식이다.'몰아가기 식' 정치에 물꼬를 터준 것은 물론 잘못된 정부 정책이다. 정부과천청사 유휴지에 주택 4천호를 짓겠다는 8·4 대책은 민관 할 것 없이 반대했으니 정부가 과천에 청사사수라는 '단일화된 정의'를 세워 준 셈이다. 이를 확장한 것은 야당이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주민들의 정제되지 않은 요구를 내세워 민주당 시장을 밀어붙였다. 과천 3기신도시를 볼모로 잡아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자 국민의힘은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과천도시공사의 3기 신도시 참여를 지연시키고 출자를 허용하지 않았던 것도 그러한 맥락에 닿아 있다. 공수는 항상 바뀐다. 당장 국민의힘은 시민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도시공사 출자를 승인한 이유가 내년 집권 시 정책수행을 유리하게 하기 위함이라 밝힌 바 있다. 행정은 그렇다 치고 어지러워진 민심은 어떻게 수습하려나. /권순정 지역사회부(과천) 차장 sj@kyeongin.com권순정 지역사회부(과천)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