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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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장밋빛 청사진인가? 빛바랜 흑백사진인가?' 지면기사
최근 안양지역의 최대 화제 거리 중 하나가 농수산물도매시장의 민간 법인 지정 취소다. 현재 도매시장에는 안양원예농협, 안양청과(주), 대샵청과(주) 등 청과부류 3개 법인과 수산 부류에 안양평촌수산(주) 등 총 4개 법인이 존재한다.이 중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법인들은 대샵청과(주)와 안양청과(주)로, 시는 도매시장 침체 원인으로 이들 법인 2곳을 지목한 상태이다.시는 이들 법인들이 소속 중도매인들에게 제때 물건을 대주지 않거나 농산물 출하대금 등을 미지급하는 등 법인의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문제가 된 각 법인들을 불러 법인 회생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이에 법인들은 농산물 출하대금 미지급금 해결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와 함께 기존 경영진을 전면 교체 하는 경영 정상화 노력을 기울였다.하지만 시는 이들 법인들의 노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급기야 문제가 된 법인 중 한 곳인 대샵에 대해 지난 7월 법인 지정 취소란 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나머지 법인인 안양청과는 오는 11월 법인 지정 취소 및 유지가 결정 난다.대샵 법인 지정 취소 발표 당시 시 관계자는 "더 이상 농산물 출하자의 피해를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러자 일부 시의원들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시의 이 같은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이문수 시의원은 "지금에서라도 도매시장 침체 원인으로 지목된 법인들에 대해 시가 강경한 입장을 취한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며 "이 기회를 통해 그동안 침체된 도매시장의 재 도약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장밋빛 청사진이 예고되던 도매시장에 갑자기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시가 예상치 못한 중도매인 및 상인들이 시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터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문제가 된 법인을 정리하고 신규 법인을 뽑아 소속 중도매인들의 자리(?)를 이동시킨다면 중도매인들의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 개념으로 시는 우선 법인 지정이 취소된 대샵의 중도매인들을 안양원예농협으로 흡수 하는 방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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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상처가 됐다면… 지면기사
"상처가 됐다면 ... 죄송합니다."공관병 갑질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박찬주 대장 부인이 최근 군 검찰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한 말이다. 그는 '아들 같이 생각하고 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찬주 대장 부인이 어떤 마음으로 공관병을 수족 부리듯 했는지 정확히 알 길은 없다. 다만 박찬주 대장 부인 발언 중 "상처가 됐다면…"이라는 말이 걸렸다.누군가에게 사과할 때 종종 쓰이는 '했다면'이라는 말 앞에는 '어쨌든'이란 부사가 생략돼 있는 경우가 많다. 어찌하였든, 사과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본래 내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주려는 시도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아무튼, 논란이 되니, 일단 사과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기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합니다", "불편하게 했다면 사과드립니다". 정치, 경제, 사회, 연예 부문 뉴스에서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런 발언의 당사자가 우리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가 될 수 있다. 본인의 말과 행동에 기분 나빠하는 상대방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조건부 사과', '가정법 사과'는 우리 일상에 퍼져 있다.결국 인권 감수성이 문제인 것 같다. 시민 누구나 누리는 게 마땅한 '기본적 권리'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것이다. 내 말과 행동이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보는 사회적 덕목이 결여된 행위가 '공관병 갑질'을 유발했다고 본다. 군 내부의 그릇된 상명하복 문화로 치부하기엔,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옛날엔 다 그랬다'고 치부할 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인권 감수성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을 탓해야 한다.수족(手足)은 형제, 자녀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박찬주 대장 부인이 자신의 수족을 '수족 부리듯' 대우했을 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전자 팔찌를 채울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다. 박 대장 부인의 조건부 사과가 내내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이번 사안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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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오뚜기 지면기사
중견기업 '오뚜기'가 화제다. '착한 기업'의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 심지어 '갓(God)뚜기'라는 칭송까지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오뚜기 함영준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매우 이례적이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기업인 간담회라서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물론 오뚜기가 완전한 무결점 기업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오뚜기 창업자(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심장병 어린이 후원, 경영 승계 과정의 정직한 세금 납부, 정규직 채용 노력 등 여러 가지 선행은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을 멋쩍게 할 만했다.기자는 요즘 경인지역 창업자를 소개하는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다. 톡톡 튀는 사업 아이템으로 무장한 대학생 청년에서부터 평생직장이라 여겼던 회사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쫓겨나온 동료들과 함께 제2의 삶을 설계한 중년에 이르기까지 사연도 참 다양하다. 그동안 만난 창업자들은 대부분 '착한 기업'을 꿈꾸고 있었다. 대학 학자금 대출, 취업난, 사기, 명예퇴직, 부도…. 적어도 한 번쯤은 인생의 쓴맛을 본 이들이기에 언젠가는 성공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그 누군가에게 힘이 돼 주리라는 다짐이었다.창업자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때면 내심 뿌듯해진다. 비록 넉넉지는 않아도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으며 성공을 꿈꾸는 이들 아닌가. 가장 최근에 만난 한 청년은 지역아동센터에서의 봉사활동이 자신을 창업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았어요. 독서 지도 수업을 하던 중 집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초등학교 3학년 한 아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월세'라고 답하더군요. 가난했던 제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해서 가슴이 아팠어요.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죠. 돈을 벌어 복지사업을 해야겠다는…."창업자들은 한결같이 "한번 쓰러지면 재기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오뚝이처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건강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그리고 중견기업 오뚜기처럼 수많은 '착한 기업'들이 태어나기를 기대해본다./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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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제 논의 물 대기 행정 지면기사
남양주시 조안면사무소가 주민숙원사업을 이유로 개발제한구역 내 농로 300여m를 혈세 2천500만원까지 들여 콘크리트로 포장을 했다. 그러나 포장된 구간 중 250여m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별도의 허가를 받아 포장(형질변경)을 해야 하는 곳이다.체육시설 출입 및 농로 신규 개설 등 주민숙원사업 명목으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을 집행하는 지자체가 오히려 법을 위반한 셈이다. 조안면사무소는 철거비 2천700만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해 원상 복구한다고 밝혔지만,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시민들이 개발제한구역을 훼손했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는 것과 비교하면 조남면사무소와 와부읍의 행정은 안일하다는 것 이외에는 표현하기 어렵다.뿐만 아니라 와부읍사무소는 얼마 전 콘크리트 포장도로 바로 옆에 주택 건축허가를 내줬다. 불법 포장된 도로이더라도 현황도로이고 이미 건축허가가 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건축허가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와부읍사무소의 설명이다.하지만 취재결과 해당 도로는 2~3년 전 포장도로 초입에 이미 건축물이 들어서 현황 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더구나 주변 주택이나 과수원 등도 없어 현황 도로로 볼 여지마저 없어졌다.주택 건축허가로 인해 불법 포장도로 인근 주민들간 법적 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와부읍은 건축허가에 문제가 없기에 당사자 간의 문제라고 손을 놓고 있다. 원인제공자로 볼 수 있는 와부읍의 현황도로 주장은 자칫 '제 논에 물 대기'라는 논란을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한번 잘못된 행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불법을 양산하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당연히 행정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한번 떨어진 신뢰도는 회복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명심하기를 바란다./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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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타계 20주기 위대한 피아니스트 '리흐테르'를 떠올리다 지면기사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지난 6월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 홀에서 열린 제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위인 금메달리스트로 선정됐다. 피아노로 한정했을 때 2015년 부조니 콩쿠르 문지영, 2016년 쇼팽 콩쿠르 조성진에 이어 3년 연속 한국 피아니스트가 거둔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 우승이다.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기념하는 대회다. 55년의 역사를 지닌 이 대회에서 한국인의 우승은 선우예권이 처음이다. 부조니와 쇼팽 콩쿠르의 한국인 첫 우승자도 각각 문지영, 조성진이었다.우리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을 보면서 8월 1일로 타계 20주기를 맞는 러시아의 위대한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흐테르(Sviatoslav Richter·1915~1997)를 떠올린다. 20세기 피아니스트 중 최고의 위치에 있는 리흐테르는 3년 전 가난한 천재 피아니스트를 다룬 국내 드라마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드라마 중에 나오는 책 '리흐테르 회고담과 음악수첩'(브뤼노 몽생종 편저/이세욱 옮김)도 유명세를 탔다.필자는 2005년 국내 번역판이 출간되자마자 이 책을 구입했다. 책은 리흐테르가 세상을 떠나기 전,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몽생종에게 어린 시절 자신의 스승인 네이가우스와의 만남에서 부터 이후 음악가들과 교류에 대해 말한 1부, 1970년부터 연주 활동을 마칠 때까지 25년 넘게 쓴 일기로 구성된 2부 등 1천여쪽으로 구성됐다. 특히 일기에는 자신의 연주회와 함께 타 음악가의 연주회에서 느낀 생각이 담겼다. 거장 피아니스트의 예술관을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내가 연주하는 것은 청중을 위해서가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연주한다. 내가 내 연주에 만족하면, 청중 역시 만족한다. 연주를 하는 동안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하든 그건 작품과 관련된 것이지 청중이나 성공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또한 내가 청중과 관계를 맺고 있다면 그 관계는 작품을 통해서 맺어진 것이다."('리흐테르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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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그곳에 살고 싶다 지면기사
1995년 1월. 일본에서 쥐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개와 고양이가 이유없이 소란을 피웠다. 또 까마귀가 크게 울어 대는 등 동물들의 이상행동이 계속됐다. 이후 며칠이 지나고 고베 대지진이 발생했다.2005년 스리랑카에서도 지진해일이 발생했다. 엄청난 해일이 밀려와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야생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은 단 한마리도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해일 발생전 동물들이 모두 공원내 높은 지역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현상을 두고 학자들은 동물들이 지진이나 해일 등 천재지변을 감지하는 특별한 감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진 발생 전 지하수의 수위와 지형이 변하는 등의 전조현상이 일어나는데 사람은 느끼지 못하고, 동물들은 특별한 감각을 이용해 감지한다는 것이다. 또 일부 과학자들은 지진 발생전 전자파가 발생하는데 동물들은 알아챌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이와는 반대로 최근 의왕 왕송호수에는 겨울철새인 저어새가 여름임에도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고 있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겨울 왕송호수를 찾아 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저어새는 최근까지 떠나지 않고 1~2개체가 계속 관찰되고 있다. 멸종위기 1급 생물인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3천300여마리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에서도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서해의 청정지역 갯벌과 인적이 드문 무인도 등 깨끗한 곳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왕송호수에서, 그것도 여름까지 떠나지 않고 관찰되는 것은 호수의 수질과 생태환경이 매우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수 있다. 이러한 생태환경의 변화는 계절이 바뀌면 떠나야 하는 철새의 특성까지 바꾸며 저어새를 머물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왕송호수의 저어새를 보면 사람들이 천재지변을 동물들처럼 미리 알아챌수는 없지만,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복구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대한 성과는 분명 있는 듯하다. 왕송호수를 떠나지 않는 저어새를 보며 의왕시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수질개선 등 환경보호에 대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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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다시 통일의 씨앗을 심자 지면기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 개선에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군사회담을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안했고, 문재인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 간 교류 협력 확대가 주요 전략으로 포함돼 있다.특히 서해5도와 강화도를 포함해 한강 하구를 끼고 있는 인천은 지리적 위치상 이런 정부의 대북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5개년 계획에는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 경협벨트 건설'이 주요한 국정과제로 들어가 있다.경인일보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초까지 총 7차례에 걸쳐 '평화의 소 20년, 남북관계 돌파구를 찾자'는 제목의 기획보도를 했다. 북한 홍수로 떠내려왔다가 1997년 김포 유도(留島)에서 구사일생으로 구출된 '평화의 소' 사건을 다시 조명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황소의 핏줄을 지키고 있는 농민들을 찾는 과정을 통해 사그라지던 남북 평화의 불씨를 다시 살려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지난 20년간 남북 관계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듯 큰 부침을 겪었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남북 관계는 냉·온탕을 넘나들며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었다.이런 부침 속에서도 20년간 '평화의 소' 핏줄을 키워온 농민들은 하루빨리 남북 관계가 좋아져 자신들이 기른 황소 핏줄을 북으로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고 말한다.남북의 평화는 거창한 정치적 구호보다도 평범한 이들의 작은 소망이 더 귀한 '씨앗'이 될 수 있다. 평화의 소 핏줄이 20년을 지나 여태껏 남아 있게 만든 농민들의 그 평범한 소망이 크나큰 결실이 돼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이런 작은 불씨들을 되살릴 기회가 찾아왔다. 남과 북이 긴장과 대치를 끝내고 평화와 화합을 이룰 그 날은 준비 없이 단번에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우리가 먼저 손길을 내미는 가운데 '통일의 씨앗'은 움트기 마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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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공약 잘 실천하는게 좋은 자치단체장 지면기사
시민에게 좋은 자치단체장은 공약(公約)을 잘 만들고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 경기도의 수부도시인 수원시의 염태영 시장은 그런 면에서 좋은 정치인이자 단체장이다.지난 7년동안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과 약속했던 생태교통 페스티벌, 수원역환승센터, 레인시티 사업, 지속가능도시재단, 인문학 평생학습도시 등 사업이 대부분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염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에도 성과를 보인 드문(?)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민선 6기를 시작하면서 17만개 지역 일자리 창출 목표를 세운 염 시장은 '미스터 일자리 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무실에는 고용률·실업률·취업자수·일자리 목표 공시제 등 수원 일자리 현황을 한눈에 볼수있는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 일자리 창출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가장 많은 공약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도 일자리 창출이다. 원스톱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복지센터를 설립했고, '일(자리) 복(지) 터진 수원 추진'과 '비정규직 고용 개선' 공약들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대외적으로도 일자리 정책의 우수성도 인정받고 있다. 고용노동부주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과 '일자리경진대회'에서 최근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지역 일자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새 정부 들어 지방분권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기초단체장의 위상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게다가 일자리 창출이 국정 최우선 현안으로 꼽히면서 염 시장의 주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염 시장은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출마를 권유하는 정치권 인사도 있다는 게 수원시 내부의 전언이다.염 시장에게 남은 1년은 기회이자 숙제다. 벌려놓은 일들에 대한 성과가 도출돼야 하고, 검증도 필요하다. 도지사 출마설에 대해 "현직에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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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이제는 서울대에 할말 하자 지면기사
지난 2016년 5월께 시흥지역에서 벌어졌던 일이 생각난다.서울대 시흥캠퍼스유치사업을 놓고 집권당 반대 세력(정치인 등)이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만든 '시민우롱대책위원회'라는 사조직을 만들어 서울대 유치사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됐던 일이다.그러나 그 행동의 결과는 참담했다. 일부 참가자가 법의 심판을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현재 상황과는 좀 다르지만, 당시에는 서울대 사업이 쟁점인 사항이었던 것이다. 이런 아픔이 있던 시흥지역에 또 다시 이상한 바람이 불고 있다.지방선거 1년여를 앞둔 요즘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을 정치적으로 몰고 가는 움직임들이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8년 개교가 물 건너갔다며,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다른 대학을 유치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대 사범대 교육협력센터의 개교 시점을 2018년초에서 2019년초로 불가피하게 연기되면서부터다.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은 시흥시와 서울대, (주)한라가 사업추진을 위해 지난 2016년 8월 실시협약 체결한 사업이라는 것이다.학내 갈등이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서울대 유치 사업은 사실상 지난해 시작(착공)됐다.이런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또 다시 서울대가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까지 한 것이 무엇이냐', '시민을 속였다'는 등의 부정적인 말로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시민사회에 도움이 안된다. 분명한 것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사업은 특정 시민, 특정 지역이 아닌, 시흥시민 전체의 염원이 담긴 사업이라는 것이다.학내 갈등을 겪는다고 해서 사업이 무산될 수 없고, 시민이 반대한다고 해서 할 수 없는 사업이 아니다. '잘했니'. '못했니' 따지는 것보다, 사업이 지연된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지연사유가 학내갈등이라면, 서울대에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왜 서울대에는 한마디도 못하나.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은 시장의 것도 지역 국회의원의 것도 아닌, 시민의 사업이 아닌가.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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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인천시 재정난, 철저한 원인 규명부터 지면기사
"복리후생비를 지급할 수 없게 됐다." 꼭 5년 전인 2012년 4월, 인천시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당시 대한민국 제3의 도시를 외쳐대던 인천시가 직원들에게 '정액급식비', '직책급 업무 수당', '직급보조비' '특정업무 경비' 따위의 복리후생비를 주지 못했다. '공무원= 철밥통'이라는 등식이 깨져버린 순간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인천시 재정난을 전국에 강렬하게 인식시켰다.시민들은 인천종합터미널 같은 알짜배기 시 자산이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민간 기업에 팔리는 장면도 지켜봐야 했다. 주민세는 크게 올랐고, 각종 공공요금도 인상돼 서민들의 부담을 높였다. 출산장려금 지급 규모와 범위가 줄어드는 등 시민 지원은 축소됐다. 역시, 재정 건전화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이었다. "재정 형편이 좋은 인접 지자체로 집을 옮기고 싶다"는 당시 한 임산부의 얘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2017년,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재정난'에서 드디어 탈출하게 됐다. 지난달 정부의 재정 정상단체 기준인 예산대비 채무비율 25% 아래로 채무비율을 낮췄고, 연말이면 22%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인천시는 보통교부세·국비 지원금 추가확보, 세출 구조 정상화, 재정 관리제도 강화 등 재정난 극복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놓치지 말아야 할 재정난 원인 규명에 인천시가 소홀한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전문가들의 반대 속에 1천억 원 가까운 사업비를 투입했지만 여전히 멈춰있는 월미은하레일, 정부의 문학경기장 증·개축 후 사용 권고가 있었던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하루 이자비용만 2억 원 규모인 루원시티 개발사업 등등.대규모 재정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는 데에 따른 부담이 컸지만 정책 결정자들에 의해 추진은 결정됐고, 그 부담은 결과적으로 시민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은 재발 방지의 밑거름이다. 사람들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재정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이었고, 이러한 재정난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