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방민호 칼럼] 한국식 뉴스
    기명칼럼

    [방민호 칼럼] 한국식 뉴스 지면기사

    여당 대표 선거·여론조사 결과도청문회 이슈·의료사태·美 대선도사실을, 진실을 말하는것 같지않아여전히 시끄럽고, 믿음직하지 못해진실하다고 강변해도 믿기지 않아세대별로 보고 듣는 매체가 달라지는 시대다. 'OTT(Over The Top)'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물어보니, '넷플릭스' 같은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쿠팡 플레이' 같은 것이다.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알겠다. 하지만 개념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찾아보면, 인터넷 영상 전송은 'IPTV'와 같다. 하지만 흔히 보는 셋톱박스를 통하지 않는다. 제한적 판매 대신 다양한 디바이스에 맞춤 제공한다. 데스크톱,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같은 것들 말이다.이 바쁜 흐름을 따라가고는 싶다. 하지만 필자는 이제 겨우 '유튜브' 단계다. '넷플릭스'로 넘어가지 못했다. 뉴스든 뭐든 유튜브에 올라온 것들을 찾아서 보는 수준이다. 그나마 텔레비전 앞에 앉아 방송국 일 방향 송출을 그대로 받아먹은 '수준'은 면했다. 그럼 조금 자유로워진 건가? 하지만 유튜브에도 텔레비전은 깊이 침투했다. 다만, 조각조각 잘라서 제공된다는 차이뿐.유튜브는 온갖 뉴스 공급자들의 난무장이다. 공중파와 라디오 방송국들, 종합편성 채널 뉴스 프로들, 여기에 온갖 정치적 성향의 개인과 집단들이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낸다. 이 각종 뉴스 생산 방송국들이 구독자가 몇백만, 몇만 수준이다. 한 마디로 '난리굿'이다. 설상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다. 인공지능이 귀신같이 성향을 파악해서 어느 방향으로만 뉴스들을 추천한다. 선택이 무한정 자유로운 것 같아도 기실 한 방향의 정보들만 축적된다. 조회수, 구독자 많은 뉴스 채널일수록 강경 일변도다. 한 방향으로만 굳세게 밀어댄다. 그래야 인기가 높아진다. 자꾸 보고 듣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한쪽 극단에 치우치게 된다.'유튜브'에서, 한국과 일본을 예전과 다르게 보는 방식이 목하 유행 중이다. 한국은 디지털 첨단세상인데 일본은 여전히 아날로그라고 한다. 한국은 활력이 넘치는데, 일본은 가라앉고 있단다. 일본은 '난카이 지진

  • [오늘의 창] 안성의 우수한 문화유산 활용, 지금이 적기
    오늘의 창

    [오늘의 창] 안성의 우수한 문화유산 활용, 지금이 적기 지면기사

    경기도의 문화재 수장고(收藏庫)로 불리는 안성시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들이 전국을 넘어 세계에 빛을 발할 수 있는 적기를 맞았다. 안성시는 2021년부터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대한민국 문화도시는 지역 중심 문화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문화도시로 선정될 경우 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최대 200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문화도시 선정에 따라 추진될 문화사업들은 지역내 전통 및 문화·예술과 안성맞춤랜드와 안성팜랜드, 미리내성지 등을 기반으로 시행되겠지만 이 중 가장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안성시 만이 보유한 문화유산들 일 것이다.안성에는 2024년 8월 현재 국가와 도, 시가 지정한 문화유산의 수가 총 128개에 이른다. 이 수치는 도내 31개 시·군 중에서도 용인시와 고양시 다음으로 많은 숫자이다. 가치가 높은 국가지정만 살펴봐도 국보가 1점, 보물이 16점, 사적과 무형, 등록도 각각 2점씩 보유하고 있다.특히 문화유산의 종류도 다양해 문화적 경쟁력이 높다. 천년고찰이 많은 안성에 걸맞게 칠장사와 청룡사, 석남사 등에는 불교미술인 괘불탱들과 혜소국사비, 인목황후 어필 칠언시, 봉업사지 오층석탑 등 불교 관련 문화유산이 즐비하다.또한 천주교의 성지라 불리는 미리내성지에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기념성당이 있으며, 국립 지방교육기관인 안성향교는 물론 안성맞춤의 어원이 된 유기장과 나라의 평안과 태평성대를 기리는 춤인 태평무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다만, 종류가 많은 만큼 이를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묶기 위한 스토리텔링 작업이 다소 어렵겠지만 이 부분을 극복해 나간다면 안성의 문화도시 위상은 전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고 단언한다.'득시무태(得時無怠)',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 안성은 지금이 딱 그 시기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 [자치단상] 문제를 바로 알아야
    칼럼

    [자치단상] 문제를 바로 알아야 지면기사

    새로운 과제 찾아내는 능력이 혁신 이끌어섣부른 행정실험 허용 안되는 분위기 가득과감하고 실패 용인 '도전하는 사회'가 돼야변화, 원인 밝혀 옳게 정의하는것에서 시작문제를 바로 알아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인간의 뇌는 본래 에너지 낭비를 싫어한다.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고 답을 내놓는다. 본능적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있으며 추측을 통해 답을 내놓는다. 그래서 잘 아는 길에서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늘 가던 골목에선 한 번도 아이가 튀어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 뇌를 깨우는 것은 '새로운 것'이다. '새로운 것'은 뇌에 자극을 준다. 뇌는 일상적인 정보는 패턴으로 인식하고 이것과 다른 새로운 것과 비교한다. 기존에 저장된 것과 다른 정보가 들어 올 때만 '반짝' 관심을 갖는다. 여기까지가 현대 뇌과학이 밝혀낸 최신 정보다.새로운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이 혁신을 이끈다. 경제부흥을 위하여 각국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내 시도한다. 그중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이 성공한 방법이 스타트업을 도와 창업에 나서게 하는 것이었다. 김대중정부 시절부터 역대정부 모두 벤처기업 지원책을 폈다. 정부, 대기업, 은행이 나서서 펀드를 통해 지원하면서 한국의 스타트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이 와중에 사회적경제라는 개념도 일어났다. 우리사회가 가진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를 스타트업을 통해 해결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돈을 버는 것이 기업의 유일한 목적인 줄 알았는데 일을 통하여 사회가 가진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협동조합형 모델이 나오게 된다.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눈이 생겼다.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대기업의 말에 따르면 '기존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기성집단에서는 도저히 제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할 줄 안다'는 것이 신생 스타트업의 매력이라고 한다. 세계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질문을

  • [경인아고라] 안보 불감증과 집안 단속
    칼럼

    [경인아고라] 안보 불감증과 집안 단속 지면기사

    대만학자 "中 통일전선 미인계서검은돈·인터넷 활용으로 발전"이에 대만은 문단속 더욱 강화남북 대치·중국과 교류하는한국에 주는 함의 있는 내용세계 분단지역 대표적 2곳이 동북아에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의 대립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곳이 한반도와 대만해협이다. 남북한은 냉전에 의한 분쟁과 6·25전쟁으로 대치가 장기화되고, 양안은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과 체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통일된 독일은 통합을 통한 통일을 이뤘고, 베트남은 사회주의 북월이 민족 독립전쟁으로 사이공 정부를 멸망시켰다. 독일은 평화적 교류로 민주 통일을 이룬 곳이나 베트남은 긴 전쟁을 통해 희생의 통일을 이뤘다.사회주의 국가는 일당 통치로 민족·전체주의를 이끄는 권위주의 공산당이 통일정책을 이끈다. 반대로 자유진영은 경제와 정치를 국제사회와 연계하며 민주주의 가치관과 시장경제를 축으로 교류를 통한 통합이나 통일을 이루려 한다. 사회주의는 봉기의 역사와 같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정권을 장악하고 국가를 통일시키려 한다. 이것은 공산당 정치와도 연관되어 통일은 그들 정권유지와 대외정책과도 연결된다.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 그렇고, 북한이 통일을 역사적 과업으로 생각하며 표현만 여러 방식으로 바꾸는 것도 그렇다. 즉 평화적 교류와 협력을 통해 통합과 통일을 꿈꾸는 것이 자유 진영이라면, 간첩행위와 테러 및 전쟁을 통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것이 사회주의 정부고 그 전략이 통일전술이다.공산당 정부 지도자는 그들 정권에 의한 통일이 민족 자주와 국가 부흥이라는 목표라 선전하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 국내 통치와 대외전략을 합리화한다. 통일이 되면 그들 국가와 국민이 상대방 영토와 경제를 흡수해 부유한 사회와 부강한 국가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통일이 되면 민주적 사회와 국가가 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들 정권과 정당의 존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일을 위해서는 간첩 활동, 테러와 도발도 합리적 전략이라고 국민에게 교육하고 이를 정권 유지 도구로 활용한다. 중국의 보안법이나 반간첩법도

  • 미스터 달팽이(이공명)
    만화

    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 [사설] 여야 대표회담 대화 정치 복원으로 이어져야
    사설

    [사설] 여야 대표회담 대화 정치 복원으로 이어져야 지면기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일 회담은 만성화된 경색 정국을 풀 수 있을지, 여야의 정치적 쟁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다. 특히 해병대원 특검법 관련 제3자 중재안과 민주당의 당론 채택 1호 법안인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한 합의 여부와 국회 차원의 의료대란 대책이 나올지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양당 대표는 정부측에 의료대란 대책을 당부하거나, 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 운영, 금융투자소득세 검토 등 공동입장문에서 몇 가지 사항에 합의하는 등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병대원 특검법 합의는 불발됐고, 의료대란을 완화하거나 해소할 수 있는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정치개혁과 관련해서도 지구당제 도입 적극 추진에 공감했지만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인지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한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면책특권이나 불체포특권의 제도적 보완 문제는 입장문에 담지도 못했다. 저출생 관련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등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종합부동산세 등을 포함한 세제개편, 추석물가 대책 등도 의제에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합의에 이른 의제는 없었다.여야간 갈등은 물론 여권내에서도 불협화음을 노출하고 균열과 반목이 일상이 된 지금의 정치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이 궁금한 부분에 대한 설명과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여전히 국민의 눈높이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갈등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 야당과 여권 일각에서 한 대표의 여권 내 영향력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여야 대표가 이처럼 전방위적인 정치 위기 상황에서 회담에 임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해병대원 특검과 의대 증원 등의 문제에 대해 최소한의 의견 접근조차 불발됐으니, 정국 타개용 여야 대표회담의 성과로는 미흡하다. 그럼에도 여야 대표가 수시로 만나 민생현안과 정치쟁점에 대해 논의하고 조

  • [사설] 국민 법의식과 현격한 차이 보인 전세사기 항소심
    사설

    [사설] 국민 법의식과 현격한 차이 보인 전세사기 항소심 지면기사

    일반인들이 법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나 인식을 법의식(法意識)이라고 한다. 법의식은 사람들이 법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설명한다. 법을 준수하는 태도와 법에 대한 신뢰도 포함된다. 그런데 이 법의식이 종종 사법부의 법적 판단과 현격한 격차를 보일 때가 있다.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수백억 원대 전세사기를 저질러 구속 기소된 일명 '건축왕'에게 내려진 지난달 27일의 항소심 선고 결과가 그런 경우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2부는 이날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사기와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헌기씨에게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으로 감형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공인중개사를 비롯한 공범 9명에게는 무죄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재판 결과에 분노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이튿날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선고 결과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일반인들의 법의식과 사법부의 법적 판단 간 괴리가 큼을 뜻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하고 가해자에게는 관용을 베푸는 터무니없는 법원 판결로 인해 피해자들은 더 큰 어둠 속에 갇혀 버렸다며 한숨을 토해냈다.남씨 일당의 사기 혐의 전체 액수는 665채의 전세보증금 536억원에 달한다. 이번 재판에선 먼저 기소된 148억원대 전세사기 사건만 다뤄졌는데 항소심은 68억원만 사기 액수로 인정했다. 추가 기소된 나머지 388억원대 전세사기 재판은 따로 진행 중인데 유사한 결과가 재현되지 않을까 피해자들은 우려하며, 절규하고, 호소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사기 혐의 규모마저도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가 파악하고 있는 내용과 큰 차이를 보인다. 대책위는 피해 규모를 가구 수로는 2천753가구, 보증금 금액으로는 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남씨 일당에게서 전세사기를 당한 20∼30대 청년 3명과 40대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입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 [경인만평] 초승달 떴다!
    만평

    [경인만평] 초승달 떴다! 지면기사

  • [참성단] '독도 지우기' 논란
    참성단

    [참성단] '독도 지우기' 논란 지면기사

    2015년 6월 4일 '경기도민과 함께하는 울릉도-독도 탐방 및 독도포럼' 참가자 70명의 일원으로 독도 땅을 밟았다. 망망대해 우뚝 솟은 독도는 미지의 성스러운 기운으로 영토 순례자들을 압도했다. 감격과 감흥은 칼럼으로 남았다. "독도는 국민통합의 성소이다. 독도를 방문한 한국인이라면 지역과 계층, 이념과 세대를 초월해 우리 강역의 성스러운 기운으로 자연스럽게 일체감을 느낀다. 황홀한 일체감이다."(2015년 6월 8일자 데스크칼럼 '국민통합의 성소 독도')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특위'가 지난달 29일 성남시청을 방문했다. 김병주 위원장은 "성남시청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인 2023년 1월부터 독도 영상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독도마저 일본에 상납할 셈이냐"고 일갈했다. 2012년부터 시 청사 52곳에서 방영하던 독도 실시간 영상을 2022년 중단한 것을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로 규정한 것이다.신상진 성남시장은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 영상송출 중단이 성남시의회 여야의 협의 결과였음을 강조했다. 그리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며 "독도 영상을 송출하지 않는다는 것과 독도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고 들이받았다. "독도지우기라는 괴담과 선동"의 중단도 촉구했다.지난달 이재명 대표의 병상 지시로 민주당은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에 나섰다. 서울 지하철 역사와 용산 전쟁기념관 독도 조형물 철거가 빌미였다. 독립기념관장 임명으로 촉발된 대정부 반일 공세의 연장선에 독도를 세웠다. 그 불똥이 성남시에까지 튀었다. 식민시절을 찬양하는 친일파와 친일정권이 현재에 있을리 없다. '친일'과 '친북'이 정략적 관용어인 점을 감안해도 대통령을 조선총독에, 정권을 친일매국정권에 빗댄 말 폭탄은 너무 과했다.하물며 '독도 지우기'라니,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2년 '평화라인'으로 영토에 포함시킨 이후 '독도'는 대한민국 독립과 극일의 상징으로 국민과 혼으로 연결된 성역이다. "

  • [노트북] 빛바랜 나혜석의 도시
    노트북

    [노트북] 빛바랜 나혜석의 도시 지면기사

    나혜석이라는 이름을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들어봤다. 새 학기, 미술 시간이 아닌 체육 시간. 운동장에서 잡담을 나누고 있던 때였다. 친해진 지 얼마 안 돼 조금 어색한 가영이가 "우리 (중)학교는 화가 나혜석이 나온 데야"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게 누구냐고 되물으면 무식해 보일 거 같았다. 당시만 해도 수원역과 남문에서 친구들을 만나던 때라 인계동 나혜석 거리는 낯설었다.이제 나혜석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미술 작품뿐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통찰을 비롯해 역사 그 자체가 된 굴곡진 삶까지. 2000년대 초반 재조명 움직임을 거쳐, 2010년대 중반 페미니즘 리부트와 맞물려 흐름을 탔다. 그렇게 나혜석은 수원시에도, 여성들에게도 자부심 가득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1% 아니, 99%가 부족하다. 나혜석을 끄집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딱 거기까지다. 조선 최초의 여성 유학생,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최초' 타이틀만 돌림노래처럼 반복된다. 보도 위 타일은 깨지고 비석 속 글씨는 알아보기 힘든, 유흥가 한복판에 자리한 나혜석 거리의 모습은 이런 현실을 은유한다. 다만, 거리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일차원적인 소리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혈세는 더 가치 있는 데 쓰여야 하기 때문이다.눈여겨봐야 할 사연들이 프랑스에 남아 있었다. 파리에 거주하는 한경미 감독은 정부·지자체의 아무런 지원 없이 홀로 취재에 나서 나혜석의 파리 유학 시기가 담긴 사진을 발굴했다. 그런가 하면 1947년의 나혜석을 기억하는 인물이 여전히 정정한 모습으로 보 쉬르 센에 살고 있다. 이응노 선생의 아내, 박인경(98) 화백이다. 과거 나혜석이 하숙했던 르 베지네에 자리한 푸셰씨의 집은 아직 평범한 가정집이다. 이곳은 유명 예술가가 살았다는 문패를 걸 자격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보다 다양한 관점으로 새롭게 연구해야 할 것도, 오늘날 우리가 토론하거나 기념해야 할 것도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나혜석의 도시'가 잊고 있는 영광스런 몫이다. /유혜연 문화체육부 기자 pi@kyeon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