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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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풍운의 수에즈, 바람결의 한반도 지면기사
한국에서 북한으로 가는 직항로 아직 없어깊게 파내고 바닷물을 유입할 필요도 없다남북이 서명한 많은 합의문 이행만 하면 돼北, 변화 필요성 느끼도록 인내·집요함 절실좌초된 대형 컨테이너 선박 한 척 때문에 가로막혔던 수에즈 운하가 다시 개통되었다. 막혔던 혈관에 피가 다시 환류하는 듯한 모습이다. 수에즈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150년의 역사를 머금고 있는 수에즈는 우리에게 역사적 소명을 제시한다.1488년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란 포르투갈 항해사가 희망봉을 발견한 이후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시켜 주는 당시의 바닷길은 수세기동안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남대서양의 섬 세인트 헬레나를 지나 아프리카 대륙의 남단을 돌아야 하는 머나먼 항로였다. 대항해시대를 지나 근대국가들이 고개를 들면서 이집트 땅에 운하를 만들 생각을 수없이 해 왔지만, 프랑스 외교관 '페르디낭 레셉스'가 착공을 기획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실행하지 못하였다. 은퇴 이후 더욱 추진력을 발휘하였던 레셉스는 10년의 시간을 모래바람 속에서 견뎠다.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1869년 수에즈 운하가 완공되자 이집트를 가르는 수에즈는 새로운 희망이자 세상의 미래가 되었다. 희망봉을 외면하는 모든 선박들은 수에즈를 관통하는 단축항로의 고객이 되었다.풍운의 수에즈. 그 역사(歷史) 속에는 한 인간의 집념이 스며있다. 19세기는 영국과 러시아가 세계 전역에서 각축하고 있었지만, 영국의 헤게모니에 당시의 강국 프랑스도 시시각각 도전하고 있었다. 이집트에서 여러 차례 근무한 프랑스인 레셉스는 영국의 입지가 강한 이집트에 모국 프랑스의 영향력을 부식시키려는 생각이 강했다. 레셉스의 개인적인 외교역량은 막대한 통행료 수입을 보장받는 이집트 통치자의 이해관계와 부합하여 역사(役事)를 완공했다. 수에즈 운하의 토목공사로 피라미드의 나라에 프랑스의 입지가 생긴 것이다. 식민외교에 기치를 올리던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외교에 레셉스는 해야 할 기여를 하였고 그의 이름은 수에즈 운하의 좁고 긴 물길을 따라 지중해의 물살을 가르며 전해오고 있다. 바람을 거스르며 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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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정부는 GTX-D 노선, 원안대로 추진하라 지면기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연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김포·부천·하남과 인천 검단 주민들은 지난 주말에도 촛불집회를 이어가며 D 노선 원안 추진을 정부에 촉구했다. 경기·인천 정치권도 여·야가 따로 없이 이구동성으로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포 노선 지하철의 혼잡한 상황을 체험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도 D 노선 축소에 대한 반발은 당연하다며 원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권 주자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모양새다.정부는 지난 4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을 발표하면서 GTX-D 노선은 김포(장기)~부천종합운동장 구간만 반영하겠다고 발표해 주민 반발을 샀다. 원안은 서울 강남을 지나 하남까지 이어지는 노선이었다. 정부는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부천에서 서울 여의도나 용산까지 잇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송도~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 노선 선로를 같이 쓰는 방식으로 환승 없이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원안대로 강남으로 직결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촛불시위와 차량 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선 주민들이 중심이 된 범시민 서명운동에는 2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수도권 단체장과 정치권도 한목소리다. 경기 서·동부권 기초단체장들이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도 민생연석회의를 통해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도당은 D 노선이 교통복지와 수도권 균형발전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도지사와 박남춘 인천시장도 노선 축소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면서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특히 경기도가 지난해 실시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며 D 노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6월 중 확정된다. 수도권 주민들과 지자체,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D 노선의 원안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여의도와 용산까지 연결하겠다는 미봉책으로는 성난 민심을 이길 수 없다. 국토교통부가 집단민원에 굴복해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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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한미 정상회담 성과 살려 나가야 지면기사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기존의 한미 정상회담이 의례적인 경우가 많았던 것에 비하여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회담이었다. 우선 한미 공동성명에 중국이 자국의 핵심 가치로 보는 대만 문제와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 인권' 문제가 모두 포함됐다. 이는 미 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보수세력도 환영할 사안이기 때문에 남남갈등 완화 차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와 무역, 안보 등 복합적 문제 때문에 국익의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의미있는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한미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이 명시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정상회담을 통해 미사일 지침의 완전폐기 등 군사주권 확립에 한층 가까이 다가갔다는 점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미군과 접촉하는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과 미국에 대한 44조원 투자 등을 합의한 것도 의미가 깊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의미 있는 변화다.남북 간 평화와 관계 발전 의지를 강조한 2018년의 4·27 판문점 선언은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교류 협력과 남북 종전 선언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판문점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요구한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사실 자체도 의미가 있다.한·미 간에는 대북 규제 완화를 두고서도 이견이 존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을 거듭 강조하고 남북 간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제시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른 시일에 북미 대화나 남북 대화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든 이유이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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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노병 옆에 무릎 꿇은 한·미 정상 지면기사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0월5일자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한국: 잊혀진 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후 미국에서 '잊혀진 전쟁(The Forgotten War)'은 한국전쟁의 별칭이 됐다.한국전쟁은 미군 전사자만 4만명에 달하고 자유진영 대 공산진영 최초의 무력충돌이었다. 하지만 2차대전에 질린 미국 국민은 모르는 나라 '한국'의 전쟁에 관심이 없었다. 트루먼 행정부도 만주 핵공격을 주장한 맥아더를 해임하고 서둘러 휴전한 전쟁을 업적으로 자랑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전쟁은 2차대전의 영광과 베트남전의 상처 사이에서 더욱 조용히 잊혀졌다.한·미 정상회담이 잊혀진 전쟁인 한국전쟁을 전격적으로 소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여했다. 추모의 벽은 높이 1m, 둘레 50m의 화강암 벽에 미군 3만6천595명, 카투사 7천174명의 한국전쟁 전사자 이름을 새겨 2022년 완공된다. 잊혀진 전쟁의 무명용사들이 70여년 만에 이름으로 귀환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은 고통스러운 역사도 영광스러운 순간도 항상 함께해 왔다"는 말을 남겼다.바이든 미 대통령은 94세의 한국전 참전 노병인 랠프 퍼켓 주니어 퇴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수여식에는 문 대통령이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 함께했다. 퍼켓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병력으로 중공군의 인해전술로부터 고지를 지켜낸 전쟁 영웅이다.기념촬영 장면이 감동적이다. 휠체어에 앉은 퍼켓 대령 옆에 고령의 바이든이 무릎 꿇고 앉자 문 대통령도 서슴없이 반대편에서 무릎을 꿇었다. 자유와 민주를 지켜낸 영웅을 향한 한·미 정상들의 경의, 한·미동맹의 가치를 이보다 잘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또 나올까 싶다.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혈맹의 뿌리를 재확인하는 성과를 남겼다. 그동안 한·미동맹의 균열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의 기억으로 균열의 틈을 메웠다.'전쟁의 종식은 추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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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보의 '생태교육'] 생물다양성과 코로나19 지면기사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는삶의 터전 잃은 동식물 존재 위협모든 포유류 개체 50% 사라져생물종 다양성 안정된 생태계 토대'자연 존중' 인천서 시작되길 기대매년 5월22일은 UN이 지정한 '생물 다양성의 날'이다. 1993년 UN 총회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전 세계가 모든 생물을 보호하고자 마련된 협약을 기념하고 생물종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보존을 위해 제정한 날이다.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여행할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세계 여러 곳에는 다양한 자연 풍경이 있다. 울창한 나무로 뒤덮여 있는 열대 우림, 모래와 바위로 가득한 사막,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극지, 산호초가 펼쳐진 옥색의 바다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생태계에는 그 지역에 가장 알맞게 발달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인간이 발견하여 구분하지 못한 생물까지 포함해 1천만종 이상의 생물이 지구상에 살고 있을 것으로 생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생태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종을 생각할 때, 우리 인간은 지구상에서 압도적으로 공간적 우위를 차지하며 살고 있다.그런데 인간의 간섭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는 다시 인류에 큰 위협이 된다. 코로나19의 시작은 2019년에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나 천산갑과 같은 동물에서 인간에게 옮겨온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는데 구체적인 전파경로는 알 수 없으나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파괴가 가장 심한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숲의 나무를 잘라내고 산을 깎아서 사람이 들어가다 보니 원래 자기가 살던 삶의 터전이 없어진 박쥐는 어쩔 수 없이 사람과 함께 살 수밖에 없었고,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질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옮겨진 바이러스는 또 다른 이에게 전파되는 일이 연속되면서 지금과 같은 팬데믹 사태를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는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실제로 1980년대부터 전염병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중 70% 이상이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옮겨진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더 많이 그리고 더 심각한 전염병들이 생길 것이라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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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지역을 키우는 8할은 도서관? 지면기사
과감하게 뜯어고쳐 특색있게 꾸며책·도서관 매개 DNA 바꾸는 '전주'日 다케오시도 친근공간으로 특화지역 심장역할 랜드마크 될 수 있어지자체들 앞다퉈 건립하는 이유다책과 도서관은 지방도시에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너도나도 활자매체 시대가 저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책은 사유공간을 넓혀주고 도서관은 모두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한다.지난 주말 별렀던 '전주 꽃심도서관'에 다녀왔다. '꽃심도서관'은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그리고 책만 읽는다는 고정관념부터 확 바꿨다. 흥미로운 책 놀이터였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유아, 청소년, 성인들까지 책과 함께 뒹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전주시가 도서관을 새롭게 주목한 건 책과 도서관이 지닌 잠재력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순천시가 '기적의 도서관'을 계기로 활력을 찾았듯 전주시 또한 도서관을 통해 모멘텀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전주시 인구는 65만명으로 지방도시치곤 비교적 크다. 그렇다고 지방도시마다 겪는 정체는 피할 수 없다. 전주시는 성장 동력으로 도서관을 택했다. 대부분 지자체가 기업유치에 열을 올리는 현실을 감안하면 역발상이다. 획일적 성장 방식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고민의 결과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라며 회의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우선 청사 로비부터 과감하게 도서관으로 뜯어고쳤다. 시간이 흐르자 고인 물에 물고기 깃들 듯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꽃심도서관' 3층 '우주로 1216'은 12세에서 16세까지만 이용이 제한된다. 어린이도, 그렇다고 성인도 아닌 어정쩡한 1216세대만을 위한 전용공간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해방구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독서, 놀이, 강의, 대화를 통해 마음껏 창의력을 키운다. 개관 이후 수많은 이들이 다녀갔다. 전주시는 '꽃심도서관'을 성공 사례로 나머지 10개 시립도서관도 리뉴얼 중이다. 모든 도서관을 책과 친숙한 놀이터로 바꾸는 게 목표다.테마 도서관도 특색 있다. 호수, 길, 정원, 예술, 시를 주제로 한 도서관이다. 호수를 끼고 길이 270m 도서관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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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한국전력공사 인턴체험을 하며 지면기사
인턴 결과 발표 당일, 발표 시간이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떨리는 마음에 주변 산책도 하고 백화점도 서성였다. 응시 결과를 처음 확인했을 때 감정은 기쁨보다 놀람이었다. '내가 2021 상반기 한국전력공사 인턴에 합격하다니'.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입사를 꿈꿔보는 회사인 한국전력공사 김포지사에서 그렇게 3개월간 인턴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전기직군을 희망하는 나는 운이 매우 좋게도 여러 선배님들이 계시는 배전운영부 지중 파트 인턴으로 근무하게 됐다. 인턴활동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없는 많은 경험들을 했다. 지중 굴착 협의 과정에 참여해 보고 지중케이블 VLF 진단 현장 참관, 민원 응대 현장방문, 열화상 카메라로 가공지선 고장 진단하기, 지중관로 설계 현장 방문 등 배전계통 업무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긴박하게 움직이는 선배들의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보는 생생한 경험 또한 해봤다. 그러나 인턴활동이 끝난 뒤에도 나에게 더 오래 남을 기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업무 관련 경험보다 선배들이 보여주신 일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인턴 활동 내내 여러 대리님께서 틈틈이 많은 것들을 보여주시고, 알려주셨다. 동반하는 과정에서도 전주 부속품, 배전선로 최대 공급전력, 회계 처리 방법 등 전반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사소한 일 처리 방법까지 많은 배움의 시간이었다. 하루는 자사 건물 지하에 있는 간이수전설비실 견학을 시켜주셨다. 이론으로만 배웠던 ASS와 MOF를 실제로 보았고 이곳에 실제로 노숙자가 숨어서 산 적이 있다는 말씀도 해주다. 그뿐만 아니라 가공전선 지락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는 까치를 잡아온 모습도 보여주시는 등 맡으신 업무 외의 시간을 할애해서 체험의 시간을 마련해 주셨다.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되었고 단순히 몇 개월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닌 한국전력공사의 신입사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사기업을 다니다 서른 후반에 한국전력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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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뿌리산업, 원료 확보가 해답이다 지면기사
글로벌 경제 철광석·희토류 등 원자재 대란자원없고 대외충격 취약한 한국 '생존문제'북한 서해권 각종 금속광물 풍부하게 매장인천시, 北과 '자원협력' 준비작업 서둘러야인천시는 남동, 주안, 부평, 서부 등 지역 공단에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6가지 뿌리산업이 조성돼 있는 수도권 핵심 산업도시다. 특히 자동차, 항공, 로봇, 정보기술(IT) 등 미래 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위한 산·학·연 협력체제(인천시, 인천테크노파크, 인하대학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포스코기술연구원)도 잘 짜여져 있다. 하지만 관건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초원료의 안정적 확보다.지금 글로벌 경제의 최대 화두는 반도체와 배터리이지만 철광석, 구리, 니켈, 희토류 등 원자재 대란이 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중요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희토류 등 희소금속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성능 모터에 쓰이는 디스프로슘과 인듐 등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배 이상 올랐다. 이차전지 배터리의 양극재로 쓰이는 코발트 가격도 2개월 동안 배 넘게 뛰었고 뿌리산업의 핵심 원료인 철광석, 니켈, 구리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철광석은 메이저 1분기 생산 감소에 따라 가격이 10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 t당 185.90달러로 전주 대비 5.8% 올랐다. 따라서 공급 차질 우려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주목할 광물은 희토류다. 희토류는 주로 중국, 호주,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채굴된다. 하지만 산업용 희토류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현재 산업용 희토류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희토류 채굴과 정제, 가공 능력을 크게 늘린 덕분이다.중국 정부는 최근 환경보호를 내세우며 희토류 공급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를 사실상 무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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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공유수면 이용 사회적 합의 필요한 이유 지면기사
관광객들의 해루질로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최근 도심에서 가까운 영흥도로 몰려와 해루질을 하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이로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어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해루질은 갯벌이나 해변에서 맨손으로 해산물을 잡는 동호회의 어로활동을 말하는 데 낚시와 함께 대표적 해상 레저 활동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갯벌에서의 어로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촌주민들과 갈등도 깊어가고 있는 실정이다.영흥도 어민들은 해루질이 본격화하면서 수입도 반토막이 났다고 호소한다. 동호회의 경우 수십명이 무리지어 영흥도 갯벌에서 해루질을 할 뿐 아니라 야간에는 탐조등을 이용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외지인들도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도 해녀와 해루질 동호회 회원 사이의 갈등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제주도는 결국 지난달 7일, 야간 해루질을 금지하는 조례를 고시했다. 위반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벌칙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관련 동호회에서는 공공재인 바다를 어촌계가 독점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고시 철폐 청원에 나서면서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영흥도 어민들은 어촌계나 옹진군청에서 양식과 수산자원을 늘리기 위해 뿌린 어린 종패들까지도 관광객들이 무차별적으로 주워가는 탓에 어장이 황폐화하는 등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촌계가 관리하는 갯벌에서 해산물을 채취한 뒤 이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관련법에서는 어민들의 어업권을 인정하고 있으나, 금지된 어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판매 목적으로 해루질을 하더라도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현장에 출동한 해양경찰이나 공무원들도 다툼을 중재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공유수면 이용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논의가 시급하다. 공유수면을 어촌계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주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어민들과 지자체가 양식해온 종패나 어자원을 제3자가 채취하는 것이나 해안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해안 생태계와 환경을 보존하면서 어민들의 생존권과 동호회의 해상 활동을 동시에 보장하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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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도서관 확충 아닌 서비스 질 향상이 먼저다 지면기사
경기도 내 지자체들이 도서관 신설과 확충에 주력하면서도 정작 서비스 향상을 위한 예산 편성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신규 도서관은 늘어나는데 예산은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무르면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의 서비스 질이 떨어지면서 민원의 대상이 되는 실정이다. 시민들에게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 도서관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방역 등의 이유로 가뜩이나 외부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공공도서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공공도서관의 수준에 따라 도시의 품격이 달라진다. 도내 지자체들도 시민 여가활동을 돕고, 독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도서관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 운영비 부족으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인문학 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의 경우 공공도서관을 늘려 모두 20개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나, 운영 예산은 최근 3년 동안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155억원이던 운영 예산은 올해 9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특히 도서관 이용 만족도를 높일 핵심 사안인 도서 구입비 마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지자체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용인시의 도서 구입비는 2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억원가량 감소했다. 용인시는 특히 올해 안에 2곳의 도서관을 개관할 예정으로, 한정된 도서 구입 예산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우려되고 있다. 공공 도서관을 신설하거나 규모를 늘리고 있는 다른 지자체들도 정작 도서관 운영 예산 확보에는 소극적인 실정이다.수십만권의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이라도 꾸준하게 신간을 사들여야 한다.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하고 이용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다. 인기 있는 도서를 빌리기 힘들고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현실에서는 시민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 도서 구입비가 아니더라도 신규 도서관은 늘어나는데 운영비가 줄어드는 현상은 정상이 아니다. 더구나 도서관의 핵심 소재인 책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