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일본의 방사능 해양 방류 지면기사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해안가의 후쿠시마 원전을 거대한 쓰나미가 덮쳤다. 원전의 전력공급망이 차단되면서 냉각수 공급이 끊겼다. 후쿠시마 원전이 흰 연기를 뿜어내며 폭발하던 장면에 세계는 전율했다. 초유의 대양 오염 공포 때문이었다. 세계 각국은 일본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거나 검역을 강화했다.하지만 진짜 공포가 시작됐다. 일본 정부가 13일 지난 10년간 탱크에 모아 두었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125만t을 바다에 방류하기로 최종 결정해서다. 오염수의 방사능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정화해 2년 뒤부터 30년간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나 일본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이미 1차 정화했다는 탱크 내 오염수에서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들이 기준치의 100~2만배 이상 검출됐다는 그린피스 보고서도 있다.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의 이유로 저렴한 비용을 꼽았단다. 겉으론 예의와 염치를 차리면서 속으론 자국 이기주의에 집착하는 일본의 '혼네'(本音·본심)가 가증스럽다.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는 명백한 반인류 범죄다. 해류를 탄 방사능 쓰레기가 1년도 안 돼 제주와 동해 바다에 도착한단다. 해류를 타고 5대양에 퍼질 것도 당연하다. 일본이 뭐라고 지구 바다 전체를 핵쓰레기장으로 만드나.우리 국민의 방사능 감수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원전에서 사용한 작업복, 장갑, 부품 등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경주 방폐장 하나 건설하는데 30년 가까이 걸렸다. 얼마 전에는 월성원전의 정화 전 삼중수소가 기준치를 넘었다는 보도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그런데 일본이 방류한다는 오염수는 방사능 물질이 농축된 고준위 폐기물이다. 방사능 해류가 우리 앞바다에 이르면 통영 멍게가 미야기 멍게가 될 수 있다. 수산업과 국민 식생활에 미증유의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다.정부는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국제기구에 오염수의 객관적 검증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대일 국제소송을 예고했다. 하지만 미국은 짐짓 무관심한 태도다. 미·중 신냉전의 틈을 노린 일본의 방류 결정은 얄미울 정도로 전략적이다. 정부의 대응만큼이나 일
-
[참성단]LH 공공임대주택 지면기사
2012년 6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수원 광교신도시 공공임대 아파트를 분양했다. A16, A23, A24, A27 4개 블록 1천548가구다. 10년간 입주자에게 임대한 후 분양 전환되는 주택이다. 부동산 업계는 A16이 가장 매력적이고, A27, A23, A24 순이라고 봤다. 막상 청약 결과 A27 블록에서 미달사태가 나 같은 해 10월 추가모집을 했다.A27은 672가구로, 4개 블록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단지다. 전용면적 84~135㎡의 중·대형 평형이 주목받았다. 신분당선 상현역 역세권 단지라는 장점도 두드러졌다. 흠이라면 인근 영동고속도로와 용서고속도로의 소음 정도. 부동산 관계자들은 당시 역세권도 아닌 흥덕지구 인접 A23과 A24보다 주목받지 못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LH 직원 1천900명이 지난 10년간 LH 공공임대·공공분양 주택을 계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2011~2020년의 전수조사 자료 분석 결과다. 자사 공공임대 주택이 279명, 공공분양 주택 1천621명이라고 한다.임대주택에 입주한 LH 직원 233명 가운데 168명은 수도권에 집중됐고, 이 중 절반이 넘는 93명이 광교지구에 몰렸다. 2012년에만 LH 직원 44명이 공공임대 계약을 했고, 이들 중 33명은 A27 블록에 집중됐다. 세종시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2명이 계약했다. 공공분양은 503명이 2012∼2015년 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지구에 계약했다. 진주는 2015년 LH 본사 이전지다.공공임대나 공공분양 모두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이 우선 공급대상이다. 70%는 다자녀 가구나 노부모 부양자,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국가유공자, 관계기관 추천을 받은 자에게 공급된다. 여기에 LH 직원들이 끼어들기를 한 것이다. 가족 친지까지 합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거란 추정이다.LH는 이 같은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광교와 세종 지역에 집중된 데 대한 입장은 없다. 미달사태로 추가분양을 한 광교 A27에 LH 직원들이 몰린 까닭이 궁금하다
-
[참성단]보험 적폐 지면기사
세계적인 재보험사 스위스리(Swiss Re)가 해마다 발표하는 시그마 보고서를 보면 세계 각국의 보험료 수준을 알 수 있다. 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인은 1인당 연간 3천366달러, 약 371만원을 보험료로 지출했다고 한다. 생명보험료로 1천822달러, 손해보험료로 1천544달러다. 세계 19위 수준으로 한국 보험사들의 총 수입보험료는 1천745억 달러에 달한다. 2017년 14위였던 1인당 지출 순위도 떨어지고, 1천812억 달러인 총 수입보험료도 축소됐다.보험업계와 전문가들은 포화 상태인 보험시장의 내리막길을 보여주는 통계라며 걱정한다. 그래서인가 보험사들은 손해율 줄이기에 악착같다.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이 그치지 않는 이유다. 최근 3년간 암보험 지급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398건에 이른다는 경인일보 보도(4월8일자 7면)는, 갑상선암을 둘러싼 보험사와 가입자의 심각한 분쟁을 보여준다. 갑상선 전이암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고 갑상선암에 대해서만 소액을 보상하는 보험사들의 횡포가 관련 중재기관에 의해 잇따라 철퇴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었다.보험금을 지급할 때가 돼서야 약관을 들이대는 보험사들의 무책임한 가입자 모집 관행도 문제지만, 고의적으로 보험금을 노린 블랙 컨슈머들도 보험 생태계 전체를 복마전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지난해 구급차와 고의 사고를 내 고령의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던 택시운전사는 47건의 교통사고에 연루돼 보험금만 1억2천만원을 챙긴 사실이 수사과정에서 밝혀져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병원마다 가벼운 교통사고에도 누워버린 나이롱 환자들이 넘쳐난다. 이로 인한 손해는 무사고 운전자들의 보험료에 전가된다.제2의 건강보험이라는 실손보험은 국민 3천800만명이 가입했지만, 0.5%의 계약자가 지급 보험료의 60%를 받고 90% 이상의 가입자는 보험금을 청구하지도 않았다. 대다수 가입자들이 소수의 의료 쇼핑을 부조하면서 보험료 인상까지 부담할 판이다.보험 가입자 대다수가 약관 횡포를 앞세운 보험사들의 이익과 비양심적인 가입자들의 보상금 독식의 희생양이 되
-
[참성단]곤지암소머리국밥 지면기사
경기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해장국 '효종갱'과 소머리국밥이 있다. 뼈를 우린 육수에 얼갈이 배추와 콩나물을 넣은 효종갱은 조선 양반들의 숙취 해소용으로 사랑받았다. 소머리국밥은 뼈와 고기를 삶고, 여기에 소머리 고기를 넣어 뚝배기에 푸짐하게 담아낸다.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이 하룻밤 묵으며 보양식으로 먹던 음식으로 전해진다.1980년대 초, 최미자 할머니가 생계를 위해 소머리국밥집을 열었다. 광주시 실촌면(현 곤지암 읍) 곤지암리 신작로 골목 10평 남짓 실내에 테이블 4개를 놓았다. 연탄불에 은근하게 고아낸 국밥은 주변에 입소문이 났고, 단골이 늘어났다. 때마침 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인근에 골프장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줄까지 서게 됐다.최미자 소머리국밥은 3차례 자리를 옮겼다. 스키장을 갖춘 곤지암리조트가 개장한 뒤 스키어들의 성지가 됐다. 추운 날씨에도 대기표를 받아야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국밥을 맛볼 자격을 얻는다. 손 크고 인심 후한 할머니지만 주당들은 반기지 않는다. 술은 테이블당 1병만 허용된다. 술을 과하게 즐겼던 애들 아빠를 징그럽게 싫어했다고 한다.중부고속도로 나들목이 개설되고, 자동차에 내비게이션이 달리면서 곤지암 소머리국밥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주말이면 골퍼들과 스키어들이 몰려 30~40m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관광버스가 단체 손님을 실어 날랐다. 경상·전라·충청에서도 식객들이 찾아왔고, 한때 20곳 넘는 국밥집이 운영됐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경기침체와 광우병 파동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는 원주민이 주인인 '동서소머리국밥'과 '구일가든' 등 7개 업소가 맥을 잇고 있다.지역 상공인들과 식당 업주들이 가칭 '곤지암 소머리국밥 축제'를 추진한다. 침체한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밥의 명품화를 통해 특화하자는 취지다. 광주시도 정체상태인 곤지암읍 활성화를 위해 소머리국밥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음식 문화거리 지도와 종합 안내도를 제작하고 경강선 역 10분 거리라는 장점을 알리는 전철 내 광고판도 설치하기로 했다.소머리국밥은 전국구
-
[참성단]백신 딜레마 지면기사
로이터 통신이 최근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300만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주목할 대목은 사망자 증가 속도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누적 사망자가 200만명에 이르기까지 1년이 걸렸는데, 불과 3개월 만에 100만명이 추가됐다고 한다.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 경쟁에 돌입했지만, 코로나19에 희생되는 인류의 고통은 진행형이다. 외신이 전하는 남미의 재확산세는 심상치 않다. 엊그제 24시간 사망자가 처음으로 4천명 선을 넘었다는 브라질은 침통하다. 봉쇄도 마스크도 없이 유유자적하던 보우소나루 정권을 향해 민심이 분노한다.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에 이웃 국가들의 피해도 막심하다.백신 접종 모범국인 이스라엘과 칠레의 상반된 접종결과도 황당하다. 전체 인구의 52%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이스라엘은 1만명대 신규 확진자가 수백명대로 줄고 중환자와 사망자 수도 급감했다. 2월부터 봉쇄를 해제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회복했다.반면에 남미의 접종 선진국 칠레는 국민의 36% 이상이 백신을 맞았지만, 지난주에만 약 5만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급기야 제헌의회 선거를 연기하고 수도 산티아고에 재봉쇄령을 발동했다. 천당과 지옥과 같은 결과의 다양한 원인에 양국의 백신 차이도 포함됐다. 이스라엘은 화이자 백신만 쓴 반면, 칠레는 접종 백신의 90%가 시노백이었다.현재 인류가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유전자 작동원리에 기반한 백신이다. 전 지구적 위기라는 절박한 상황 때문에 임상실험 단계가 축소되거나 생략됐다. 접종과 임상실험이 동시에 진행 중인 최초의 백신들이다. 안정성, 지속성, 후유증이 모두 오리무중이다. 유럽 의약품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증의 상관관계를 인정한 것은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하지만 대안이 없다. 코로나19 게임 체인저는 백신과 치료제다. 치료제는 임상실험 단계에 있고 백신은 부족하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까. 부작용의 손실보다 집단 접종의 이익이 훨씬 크다. 우리 국민도 부작용에 대한 공포보다는 백신 접종으로 일상을 회복하려는 염원이 더 클
-
[참성단]'생태대첩'(?) 지면기사
"처마 끝에 명태明太를 말린다/ 명태明太는 꽁꽁 얼었다/ 명태明太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중략)/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明太다(후략)" 시인 백석이 20대 시절 함경도에 머물면서 지은 '멧새 소리'라는 시다. 자신을 언 채로 말려지는 길고 파리한 명태로 단정한 청년 백석의 시적 감수성이야 해석이 분분할테지만, 명태의 원적지 함경도가 아니었다면 시의 정서는 반감됐을게다. 함경도 명천의 태(太)씨 어부가 잡았다 해서 명태 아닌가.베링해~오오츠크해~동해의 한류에 의지하는 명태는 오랜 세월 백성의 물고기였다. 한겨울 뿐 아니라 늦봄까지 그물 가득 올라왔단다. 겨우내 동태로 실컷 먹고도 남아, 말려서 사시사철 먹는 북어(北魚)는 태자 돌림 별칭이 수십여개다. 한국전쟁 중에도 시인 양명문이 읊은대로 "에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되어 시인의 시가 되고 안주가 됐다. "짝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라는 양명문의 '명태'는 국민 생선에 대한 예찬으로 손색이 없다.하지만 명태를 생태로 먹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냉장유통이 언감생심이던 시절에 바닷가 사람이나 누릴 호사였을테다. 지금이야 선어는 물론 활어마저 하룻밤 사이 전국으로 유통되는 시절이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바다 연안태는 2000년대 들어 씨가 말랐다. 일본산 생태도 동일본 원전사고 이후 수입이 끊겼다. 음식점에서 내놓은 명태는 모두 냉동 원양태이거나 수입태다. 생태는 없다.사라진 생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판을 팔팔 끓였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제기한 내곡동 토지 특혜보상 의혹이 선거 막판 생태탕 논란으로 번졌다. 오 후보가 16년 전 문제의 토지 측량에 동행한 뒤 자신의 생태탕집에서 식사를 했다는 주인장 모자의 증언이 나오면서다. 오 후보는 부인하지만, 박 후보는 증언을 앞세워 거짓말로 단정했다. 특혜보상 진위 논란을 생태탕 식사 진위 공방이 덮었다.민주당은 생태탕집 주인 모자를 의인이라며 경찰 보호를 요청하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생떼탕'을 끓인다며 흑색선전
-
[참성단]SSG 랜더스 창단식 지면기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본업인 경영뿐 아니라 인문학과 패션, 미식, 스포츠를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Multi Player)다. 그가 SNS에 올린 음식점은 '정용진 식당'으로 불리며 특수를 누린다. 강원도 양양의 한 햄버거 하우스에 들러 '2시간을 기다려 먹었다'고 하자 줄이 더 길어졌다. 대기업 총수가 명품 정장이 아닌 청바지 차림이 떠오르는 소탈한 이미지로 친근하게 다가선다.올 초,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가 신세계그룹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깜짝 발표에 당혹스럽다던 팬들 반응은 이내 긍정론으로 반전됐다. 새 구단에 걱정보다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다. 농구·축구는 물론 비인기 종목인 컬링까지 화끈하게 지원한 정 부회장의 이력이 더해졌을 터이다.인천의 새 연고팀 'SSG 랜더스'가 최근 서울지역 호텔에서 창단식을 했다. 구단주인 정 부회장은 가을 야구를 희망했고,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가 주목받았다. 새 출발을 알리는 축제의 장이었으나 팬들은 물론 시민들까지 실망이라고 한다. 첫 발걸음이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란 거부감에서다.지역 시민단체는 '인천 패싱, 서울 창단식'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단은 '뭐가 잘못이냐'고 해 기름을 부었다. 지역 호텔의 열악한 환경과 방송사들의 취재 편의를 들먹였다. 지역 차별에 홀대라는 비난을 받는다. 이럴 거면 인천 연고를 취소하고 서울로 옮기란다.인천경실련과 인천상의 등 5개 단체는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 '구단은 서울 창단식을 인천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인천 연고 야구단이 다른 도시에 원정을 가서 창단식을 한 것이라 비난했다. 구단은 인천과 시민들을 우습게 봤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냈다는 거다.지역 프랜차이즈인 프로야구단은 연고지 팬과의 끈끈한 유대와 강한 연결고리가 성패를 가른다. 1996년 인천에서 창단했다가 2000년 수원으로 연고를 바꾼 현대 유니콘스는 팬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 2007년 쓸쓸히 퇴장했다. 수원시민들은 현대를 연고팀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유니콘스에 냉랭했다.랜더스는 출발부터 헛발을 디뎠다. 지역
-
[참성단]'몰수' 대박 지면기사
비트코인 광풍이 심상치 않다. 암호화폐라는 명칭에 걸맞게 비트코인은 일반인에게 여전히 정체불명의 가상 자산이다. 발행의 주체가 없다. 컴퓨터에서 특정 미션을 해결하면 지급하는 구조인데 이를 채굴이라 한다. 2009년 첫 발행 때 100년간 비트코인 채굴량은 2천100만개로 정해졌다. 지금까지 1천900만개가량이 채굴됐다는데, 일부 PC방 업주는 아예 채굴이 본업이 됐다. 비트코인을 창안한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도 오리무중이다.그런데도 전 세계에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해 다양한 암호화폐를 거래한다. 최근 1비트코인의 가격은 7천만원을 넘는다. 거래소엔 대박을 꿈꾸는 돈이 몰린다. 1비트코인을 1백분의1(센티코인), 1천분의1(밀리코인), 1백만분의1(마이크로코인), 1억분의1(1사토시)로 거래단위를 쪼개 놓아 투자 문지방도 낮다. 한정된 채굴량 때문에 채굴량이 4년마다 반감하자, 이미 채굴된 비트코인만으로 1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거래시장이 형성되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화폐로 진화 중이다.최근 수원지검이 비트코인으로 국고에 대박을 안겼다. 대법원은 지난 2018년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안모씨에 대한 최종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범죄행위로 취득한 비트코인 191.3개를 몰수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17년 4월 경찰이 압수할 당시 2억7천여만원(개당 141만원)이던 안씨의 비트코인을, 검찰은 지난달 25일 122억9천여만원(개당 6천436만원)에 매각했다. 만일 현 시세로 팔았다면 1천만원 가량 더 받았을테지만, 45배 이상의 수익만으로도 기절초풍할 일이다. 만기출소한 안씨에겐 감방살이보다 더 잔인한 심리적 형벌이지 싶다.비트코인 광풍의 이면에 즐비한 대박 에피소드에 '몰수 대박'이 추가됐다. 경인일보 경제부 기자가 직접 체험한 암호화폐 거래시장은 하루에 2천%가 오르고, 몇 분 사이에 수십%가 등락하는 요지경이었단다. 눈곱만큼의 안정성도 없고 실용적인 시장가치는 극히 제한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대량 매집에 나서자 폭등했듯, 파국의 꼭짓점에서 정체불명의 큰 손들이 손을
-
[참성단]미얀마의 눈물 지면기사
군부 쿠데타로 인한 미얀마 유혈 사태가 악화일로다. 내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급하다. 미얀마 민주진영이 1일 국민통합정부를 출범시켰다. 군부 퇴진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이 무자비하게 살해되는 야만에 맞서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도 연대를 선언했다. "피바다가 임박했다. 전례 없는 내전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의 경고는 과장이 아니다.지난 2월 군부가 총선결과를 부정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한 이후 520여명의 미얀마 국민이 자국 군대의 총탄과 곤봉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저항하는 국민의 의지는 꺾일 줄 모른다. 한 수녀님은 무장 군인들을 홀로 막고 나섰고, 국제미인대회에 참가한 미스 미얀마 한 레이는 마이클 잭슨의 '힐 더 월드(Heal The World)'를 부르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눈물로 호소했다.국민을 살해한 잔인한 폭력을 가리고 국제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미얀마 군부의 대내외 언론통제와 선전전도 집요해졌다. CNN을 콕 집어 군이 안내하는 현장만 공개했다. 미얀마 국민들은 취재진을 향해 경적을 울리며 '군부에 속지 말라'고 호소했다.해외 체류 미얀마인에 대한 압박도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달 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경기도에는 국내 미얀마인의 45%인 1만1천여명이 거주한다. 고국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미얀마인들의 호소는 간절했을테다. 그런데 미얀마 군부는 간담회에 참석한 공동대표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명수배했다. 외국에서 벌어진 간담회마저 놓치지 않는 미얀마 군부의 사찰망에 모골이 송연해진다.이 지사는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 해명을 요청하며 항의했지만, 수배된 미얀마인들은 자신 보다 고국의 가족들 걱정이 태산일 것이다. 태국에 난민지위를 신청할 처지라는 한 레이의 처지도 가슴 아프다.미얀마의 눈물에 우리 국민은 진심으로 공감하고 강력하게 연대한다. 강력한 군부통치를 극복한 역사 때문이다. 대학, 시민단체, 종교계의 미얀마 군부 규탄이 이어지고, 시도지사협의회도 어제 미얀마 군부
-
[참성단]'친족상도례' 원칙 지면기사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인기인들의 삶은 실제로 고단한 경우가 많다. 최근 연예계와 체육계를 강타한 학교폭력 시비로 구설에 오르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기 일쑤다. 특히 비극의 끝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사례는 가슴 아프다. 악플에 지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구하라와 설리는 뒤늦게 유산을 차지한 모친과 부친으로 인해 영혼마저 시달렸다. 양육을 포기한 부모에게 자식의 유산 상속을 막자는 '구하라법' 제정 여론이 일었던 이유다. 유명세는 그 어떤 세금보다 가혹하다.인기 예능인 박수홍이 친형에게 수십년간 번 돈을 모두 떼였다는 보도로 시중이 떠들썩하다. 문제가 생긴 건 꽤 됐는데 가족 간의 문제라 쉬쉬했던 모양이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 사실이 공개되자 뒤늦게 인정했다. 후배 손헌수가 박수홍 친형의 만행을 폭로하고, 세무사가 맞장구치면서 친형에 대해 분노하는 여론이 들끓고 네티즌 수사대가 그의 소재를 찾는 실정이다.박수홍은 매니저인 형에게 재정관리의 전권을 맡겼다고 한다. 친형을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는가. 그 결과가 "30년의 세월을 보낸 어느 날 제 노력으로 일궈온 많은 것이 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이다. 본인 인생에서 가장 쓰린 날을 보내고 있을 테다. 형의 입장이 없으니 단정할 수 없지만 거론되는 피해금액도 엄청나다. 살이 쑥쑥 빠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형과의 대화를 요청하며 인내한 건 부모와 조카 걱정 때문이었다니, 여론은 그를 응원하고 동정한다.박수홍이 법에 호소하는 결단을 내려도 형을 처벌하기 힘들 수 있다는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원칙이 도마에 올랐다. 친족간의 사기·횡령·배임 등 재산범죄는 형을 면제하거나, 친고죄에 해당한다는 형법 조항이다. '법은 문지방을 넘지 않는다'는 고대 로마법 정신의 흔적이란다. 가족 문제에 국가권력 간섭을 최소화한다는 법 정신만큼은 존중하고 유지할 이유가 충분하다. 다만 이를 악용하는 가족 같지 않은 가족의 처벌 문제가 남는다.박수홍의 문제가 가족 내에서 상식적으로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친족상도례 제도의 유효성이 입증될 것이다. 반대로 친형이 이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