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성심당 사태
    참성단

    [참성단] 성심당 사태 지면기사

    소확행(小確幸)이란 말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1986)에서 일상에서 누리는 작고 소소한 행복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면서 널리 퍼져 나갔다. 영어 '작은 사치'란 의미의 '스몰 인덜전스(small indulgence)'나 프랑스어의 '오캄(au calm)', 스웨덴의 '라곰(lagom)', 덴마크의 '휘게(hygge)' 등이 모두 소확행과 같은 말들이다.어느새 일상생활을 위협할 지경에 이른 고물가와 이상기후, 국민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한국 정치와 정치 지도자들, 전쟁과 대립으로 얼룩진 국제정세 등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만드는 소식들이 넘쳐난다. 그래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이 있어 큰 힘이 된다. 도내와 도외에 산재한 개성 넘치는 맛집들이 그렇다.도내(道內) 맛집들이 많고 많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간식집들이 있다. 수원 오목천동의 '도나스데이'와 북수원 시장의 '뜨레모아'가 있다. '뜨레모아'는 단팥빵·크림빵 등을 10여 년 전 가격인 800원에 팔고 있다. 양평의 '칸트의 마을'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빵집이다. 또 동탄의 빵집 '일리에 콩브레'는 상호를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마을 '콩브레'에서 따와 더 유명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철학적 소설의 끝판왕이라 할만한데, 한 조각 마들렌과 홍차가 만든 작품이다. 여기에 오이지 김밥으로 유명한 안성의 '오이김밥'과 시래기 김밥으로 MZ세대를 사로잡은 평택의 '대중김밥'을 빼놓을 수 없겠다.인생도처유맛집(人生到處有맛집)이라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집들이 전국에 퍼져 있다. 군산의 '이성당', 대전의 '성심당', 또 찹쌀떡 하나로 전국의 관광객이 몰리는 문경의 '뉴욕제과'와 대구의 '삼송빵집' 그리고 전남 구례의 '목월빵집'도 그렇다.최근 대전역사 내부에 입점해 있는 '성심당'이 입점료 문제로 코레일과 마찰을 빚고 있다. 코레일은 규정에 따라 매출액의

  • [참성단]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참성단

    [참성단]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지면기사

    지난달 30일 법원 판결에 국민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서울고법 가사2부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로 1조3천808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었다. 1심이 판결한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665억원의 20배로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이혼 금액이다. 대법에서 확정되면 최 회장의 SK 경영권이 흔들리고, 노 관장은 단숨에 여성 부호가 된다.삼성가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인 임세령씨에게 1천억원,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남편 임우재씨에게 141억원을 이혼 위자료로 지급했다. 탤런트 고현정이 정용진 신세계 회장에게 받은 이혼 위자료는 15억원에 불과했다. 재벌 2세들이지만 선대에게 물려받은 자산을 '특유재산'으로 인정받아, 재산분할 없이 위자료만 지급하고 배우자들과 갈라설 수 있었다.역대급 재산분할 판결의 근거는 노 관장의 모친 김옥숙씨의 비자금 장부였다. 사돈인 고 최종현 전 SK 회장에게 비자금을 전달하고 받아 보관했던 300억원의 어음이 공개된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으로 인정해 천문학적인 재산분할 금액을 정했다.조 단위 이혼 금액의 화제성 만큼이나 찝찝한 여운이 큰 이혼소송이다. 최 회장은 2015년 한 언론에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며 이혼 계획을 밝혔다. 노 관장과 3명의 자녀들에겐 청천벽력이었을 테다. 이후 이혼 소송 중에 동거녀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개인의 이혼 리스크로 그룹마저 위기에 처했다. 집안의 능력자에게 경영을 맡겨 온 가문의 전통이 무색해졌으니, 선대와 당대의 집안 사람들이 땅을 칠 일이다.노 관장은 승소했지만, 정의와 거리가 멀다. 부친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인정한 통치자금이 5천억원이다. 법원이 결정한 추징액은 2천628억원이고 이를 완납했다. 나머지 돈 중 300억원이 SK의 종잣돈으로 인정받아 그의 딸이 막대한 자산을 취득하게 됐다. 비자금 300억원이 몇십년을 지나 1조4천억원으로 깨끗하게 세탁된 셈이다. 이런 식이면 '김옥숙 장부'가 몇 조원 짜리 일지

  • [참성단] 돌아온 이봉주
    참성단

    [참성단] 돌아온 이봉주 지면기사

    영원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돌아왔다. '봉달이', '봉주르'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사랑받던 이봉주는 2020년 1월부터 몸이 뒤틀리는 원인 불명의 통증에 시달렸다. 고개가 90도로 꺾인 모습은 대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중추신경 이상으로 병세가 악화됐을 때는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에 의지할 정도였다. 브라질에 사는 한 교민은 직접 찾아와서 침을 놔주기도 했단다.이봉주와 가족들은 전국의 이름난 병원과 한의원은 물론 무속인·스님까지 찾았다고 하니 그 절박함을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러다 이듬해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진단을 받았고, 그해 6월엔 허리 부위 낭종(囊腫·주머니 모양 혹)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봉주는 병마와의 사투에서도 끈기와 정신력을 발휘했다. 스트레칭·산책·등산·자전거 타기와 재활 치료를 꾸준히 병행했다. 60% 정도 회복됐고 다행히 호전 중이다.이봉주와 경인일보의 인연은 참으로 각별하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념한 '이봉주 하프마라톤대회'가 열린 26년 전 시작됐다. 대회는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마라톤대회'로 성장했고, 매년 3천500여명의 달림이가 함께 뛰는 전국 대표 가족축제가 됐다.이봉주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마라톤대회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대회 중에서 가장 오래됐습니다"라며 "처음부터 경인일보와 함께해서 그런지 늘 동반자 같습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봉주는 2022년 투병 중임에도 제24회 대회에 부인 김미순씨와 동행해 마라톤 동호인들을 격려해줬을 정도다. 이봉주는 앞서 지난 5월 4일 열린 '경인일보 제25회 화성효마라톤대회'에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3관왕의 육상영웅 임춘애(경기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지원협력관)와 나란히 참석해 시민들과 소통하기도 했다."4년 만에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하루하루 달라진 삶을 사는 느낌입니다. 누구나 뛰고 싶은 마라톤대회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봉주는 새로운 각오로 오는 6월 2일 '제26회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 [참성단] 북한의 '오물 삐라'
    참성단

    [참성단] 북한의 '오물 삐라' 지면기사

    1970~19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들은 북한의 대남 삐라를 흔하게 주웠다. 남한 체제와 정부를 비난하고 월북을 권하는 선전과 선동엔 관심 없었지만, 일단 손에 들어온 삐라는 작은 횡재였다. 파출소나 경찰서에 들고 가면 공책 몇권, 연필 몇자루와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군사용 전단지 삐라는 효과가 검증된 심리전의 핵심 수단이다. 유사시 적군의 사기와 적국민의 전쟁의지를 꺾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전세를 주도할 경우 효과는 배가된다. 2차대전 말기에 도쿄 대공습에 나선 미군은 미리 융단 폭격 일정표를 인쇄한 삐라부터 뿌렸다.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일본은 막을 수 없다는 메시지였다. 일본 본토에 공포와 절망을 심기에 충분했다.북한도 경제력이 남한보다 우월하거나 비슷할 무렵 삐라 살포를 주도했고, 남한 정부는 공책과 연필로 확산을 막았던 셈이다. 남한 경제력이 북한을 압도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대한민국이 심리전의 주도권을 잡았고, 그 결과 북한 주민의 탈북이 이어졌다. 북한 체제에 원한이 깊은 탈북민 단체들이 국내외 단체의 후원으로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했다.북한 당국은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공세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세습체제에 위협적이라는 반증이었다. 급기야 2020년 북한 실세 김여정이 대북 삐라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야 말았다. 말폭탄으로 탈북민의 삐라 폭탄을 막지 못하자 실제로 폭탄을 터트린 것이다. 북한의 강경책에 놀란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었지만, 헌법재판소가 2023년 위헌 결정을 내려 머쓱해졌다. 첨단무기 시대에도 대단한 삐라의 위력을 증명하는 소동이었다.28일 밤 경기도 일원 도민들이 경보음에 놀라 스마트폰을 열어봤다. 북한의 대남 삐라 살포 경보였다. 다음날 북한에서 날려 보낸 풍선 200여개가 서울 시내와 성남 아파트단지 등 전국에서 발견됐다. 살포된 건 오물 더미이니 삐라로 보기 애매하다.선전·선동 삐라를 뿌려봐야 씨알도 안먹히니 오물인데, 유치하다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대남전

  • [참성단] 불황형 소비
    참성단

    [참성단] 불황형 소비 지면기사

    끝 모를 불경기와 미친 물가에 천원의 무게는 새털보다 가벼워졌다. 불황기에도 사람들은 기분을 소비한다. 소액으로 누리는 '소확행(小確幸)'을 추구하는 건, 지갑은 얇아져도 '스몰 럭셔리'로라도 자존감을 지키려는 심리가 강렬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립스틱, 매니큐어, 넥타이 등 '작은 사치품'이 많이 팔리는 이유다.생활용품 천원숍의 원조 '다이소'가 가성비 화장품으로 매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10월 론칭해 2주 만에 동난 '리들샷'의 바통을 '샤넬 저렴이'로 불리는 립밤이 이어받았다. 주름개선 레티놀 제품도 품절 대란이다. 포장과 용기를 단순화하고 몸값을 낮춘 300여종의 제품은 금세 입소문이 났다.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으로 지하철 역사 내에 천원 빵집이 부활했다. 지난해 국내 빵 물가는 1년 전보다 9.55%나 뛰었다. 베이커리 카페와 브랜드 빵값은 부담스럽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은 보이지 않을 뿐 언제나 시장을 주무른다. 저가 수요가 늘어나니 천원빵의 등장은 자연스럽다. 복잡한 유통구조를 생략한 천원빵의 박리다매 전략은 대성공이다. 맛과 품질도 브랜드 빵과 비교해도 손색없다.알뜰 소비족은 가잼비(가성비 대비 재미)도 포기할 수 없다. 다다익선(多多益善)보다 거거익선(巨巨益善)이다. 편의점마다 대용량 트렌드를 잇는 상품들이 속출한다. 점보 팝콘, 두배 핫바 등등. 벤티 얼음컵은 양을 대폭 늘려 g당 단가를 낮췄다.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팔도 점보 도시락'과 '공간춘 쟁반짬짜면'에 이어 삼각김밥 4개를 담은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 곱빼기 비빔밥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 불황에 공허한 마음을 실속형 대용량 제품으로 채우려는 수요에 숏폼 트렌드와 인증숏 이벤트도 한몫했다.6월부터 외식·식품·생필품 제조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다고 한다. 전 세계 1위를 찍은 사과 쇼핑은 언감생심인데, 이제 김과 간장도 장바구니에 담기 겁나게 생겼다. 식료품 가격 인상은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짠돌이 연

  • [참성단] 정호흉야(正乎凶也)
    참성단

    [참성단] 정호흉야(正乎凶也) 지면기사

    '주역'은 점서(占書)다. 문왕과 주공에 의해서 완성된 주나라 역임에도 당당히 사서삼경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논어', '맹자'와 함께 유교의 최고 경전으로 꼽힌다. 사서에 들어가 있는 '대학'과 '중용'도 본래 '예기'의 일부분이었으나 이를 독립시켜 주자가 사서로 삼았다. 주자에 이르러 지금의 사서삼경의 체계가 완비됐다.유교에서는 '경'과 '전'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는바, '경'은 공자의 말을 증자가 기술한 것이고, '전'은 증자의 말을 증자의 제자들이 정리한 것이다. 이 사서삼경 중에서 가장 나중에 익히는 책이 바로 '주역'이다. 그만큼 '주역'은 공부하기가 난해할 뿐 아니라 우주 변화의 원리와 인생의 묘리를 담고 있어 그 깊이를 알기 어렵다.'주역'의 57번째 괘인 중풍손(重風巽)의 효사 중에 '정호흉야'란 말이 있다. '바른데 흉하다'하는 뜻이다. 상식적으로 올바른 것은 좋은 것이고, 정당한 것이며, 언제나 추구하고 따라야 할 가치다. 그런데 '주역'은 이를 흉하다고 말한다. '주역'의 묘리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아무리 바르고 정당하다 하더라도 지나치거나 "고정된 가치관에 복속되면 흉운이 된다('도올 주역 강해')"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역사상의 위대한 성인들과 혁명가들 그리고 개혁가들도 '정호흉야'를 피할 수 없었다. 인류 구원의 새 장을 연 예수를 비롯해서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그러했다. 또 혁명가 체 게바라, 명나라의 재상 장거정·정암 조광조·김옥균·고 노무현 대통령 등 개혁가들의 운명이 다 그러했다. 장거정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목종과 신종을 보필하며 각종 개혁을 단행했다. 기득권층의 부정부패로 생긴 국가재정 위기를 해결하려고 장거정은 토지조사를 통해 황실·외척·지주·관료들 소유의 토지 불법적 겸병을 막고 잡다한 세금을 은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등의 '일조편법(一條鞭法)'을 시행했다. 개혁은 성공했으나 장거정 사후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개혁은 다 허사가 되고, 그는 부관참시 되는 흉을 당했다.특검

  • [참성단] 예비군 훈련 결석 처리
    참성단

    [참성단] 예비군 훈련 결석 처리 지면기사

    국방력의 핵심은 병력(兵力)이다. 각종 첨단 무기로 무장해도 병력이 없으면 수수깡 군대다. 정규군외에 예비군을 두는 국방체제가 동서고금 변함이 없는 이유다. 스파르타 시민은 30세 까지 정규군으로, 50세까지 예비군으로 복무했다. 페르시아 전쟁이 터지자 레오니다스 왕은 항전을 선포했지만, 민회가 카르네이아 제전 중 전쟁금지 원칙을 내세워 반대했다. 왕은 300명의 전사를 이끌고 테르모필레 협곡을 지키다 전멸했다. 이때 왕을 따랐던 300명이 아들이 있는 예비역 노장들이었다.이스라엘이 스파르타의 상무체제를 계승한다. 정규군이 10만명에 불과하지만 유사시에 40만명의 예비군이 주력부대로 최전선에 투입된다. 하마스와 전쟁이 벌어지자 외국에 거주하는 예비군 전력들이 속속 귀국했다. 세계경찰을 자임하는 미국도 전세계 국지전 병력의 상당수를 예비군 자원으로 충당한다. 예비군 없는 군사 강국은 상상할 수 없다는 얘기다.정전국가인 대한민국도 267만명(2023년 기준)의 예비군 보유국이다. 1961년 향토예비군설치법으로 탄생했지만, 1968년 1·21 사태와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제대로 군대의 꼴을 갖췄다. 노동적위군·교도대·붉은청년근위대 등 전국민이 예비군인 북한 비정규 전력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병력이다. 유사시 군사작전과 대간첩 작전에 동원하는 법정 병력이니, 예비군 훈련을 기피하면 법적 처벌을 면할 수 없다.최근 한 서울대 교수가 수강생들에게 예비군 훈련을 결석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잊을 만 하면 대학 여기저기서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논란이다. 대학과 대부분의 교수는 예비군 훈련 결석을 인정한다. 예비군법에 직장과 학교에서 예비군 훈련으로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어서다.몇몇 교수들이 돌아가며 일으키는 말썽이다. 수업 재량권을 앞세워 법을 무시한다. 혹시라도 예비군 제도에 불만이 있다면 정부를 향해 예비군 폐지 투쟁을 벌이든지 할 일이지, 국방의무를 수행 중인 예비군 대학생을 못살게 굴 일이 아

  • [참성단]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참성단

    [참성단]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지면기사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위태롭다. 베를린 시장이 최근 도쿄에서 일본 외무상을 만나 "변화가 중요하다. 베를린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겠다"고 밝히면서 또다시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카이 베그너 시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기념물은 찬성하지만 더 이상 일방적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관할 구청·연방정부를 포함한 모든 관련 당사자와 대화 중이며 독일 주재 일본대사도 논의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했다 전해진다. 베를린·도쿄 자매결연 30주년 '선물용 망언'인가. 역사에 죄를 지은 전쟁범죄 가해국인 일본의 일방적인 입장을 두둔하고 대변한 꼴이다.베를린 소녀상은 지난 2020년 9월 베를린 미테구 비르켄가 공공부지에 설치됐다. 독일 극우주의 테러 규탄·여성의 날 기념뿐 아니라 아시아계 인종차별 규탄·수요시위 기념 등 다양한 주제의 행사가 펼쳐지는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하지만 독일 수도에서 소녀상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일은 순탄치 않다. 설치 직후인 2020년 10월 관할 미테구청이 철거를 명령했지만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의 가처분 신청으로 우여곡절 끝에 보류됐다. 이후 미테구의회는 여러 차례 존치 결의안을 채택했고, 2022년 설치 허가를 2년 연장해 올해 9월 28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일본정부는 베를린 소녀상 존치를 연장해야 할 시점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철거를 압박하고 부추긴다. 참으로 집요하다. 지난 2022년 4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베를린 소녀상이 계속 설치돼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대놓고 철거를 요구한 바 있다. 일본의 전방위적 압박에 실제로 2023년 3월에는 독일 헤센주 카셀주립대 캠퍼스에 총학생회 주도로 설치됐던 소녀상이 기습 철거되기도 했다. 학생들은 "대학이 일본정부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 아니냐"고 강력 규탄했었다.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 등이 지난 22일 회견을 열고 173개 시민단체 및 1천861명의 시민이 서명한 항의서한을 주한 독일대사관에 전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 [참성단] 염치 없는 사회
    참성단

    [참성단] 염치 없는 사회 지면기사

    경찰이 22일 검찰에 가수 김호중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어 신병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김씨와 소속사는 단순 음주운전 사고를 구속이 필요할 정도의 초대형 범죄종합세트로 키웠다. 공인의 '자멸의 경로'로 두고두고 회자될 테다.김씨를 무조건 감싸는 팬덤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그를 비난하는 대중의 분노는 훨씬 강력하다. 김씨의 몰염치 탓이다. 몰염치의 백미는 범죄행위보다 공연 강행이다. 지난 9일 발생한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예정된 공연을 모두 감행했다. 구속영장 청구에도 오늘, 내일 예정된 공연도 강행한단다.각종 범법 스캔들을 일으킨 공인들의 일반적 대응에서 한참 벗어났다. 대중의 사랑과 지지를 배신한 사실에 공인들은 '자숙'과 '반성'으로 법적 책임에 앞서 사회적 책임을 졌다. 염치가 작동하는 사회의 불문율이 법보다 무서워서다. 김씨의 공연 강행은 염치 사회의 불문율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 당황스럽다.막대한 위약금과 열혈 팬덤이 김씨가 염치불구하고 공연을 강행하는 이유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식이면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김씨의 공연을 막을 도리가 없다. 구속돼도 적부심과 보석 등 법적 대응을 통해 풀려날 수 있고, 3심 재판까지 이어가며 무대에서 팬덤들의 환호를 받아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안 된다.수오지심을 역행하는 '김호중 사태'의 근원으로 정치를 지목하는 평론이 적지 않다. 2심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대표와 원내대표의 정당이 지난 총선에서 제3당이 됐다. 보조금 횡령혐의로 재판 중인 시민단체 출신 여성 의원은 고법 유죄판결에도 의원 임기를 마치고 대법원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선 허위대출 혐의가 사실상 밝혀진 후보가 당선됐다.염치가 작동했던 시절이었다면 공직과 정계에서 은퇴를 선언해야 할 스캔들이다. 하지만 무죄 추정의 시간 동안 개인과 정당 팬덤의 묻지마 지지로 선출직의 권력을 유지하고 행사한다. 김호중의 공연 강행과 팬덤의 맹목적 지지를 비판할 염치가 없는 사회가 됐다.박완서의 단편

  • [참성단] 데이터 안보
    참성단

    [참성단] 데이터 안보 지면기사

    라인야후는 2011년 네이버(일본지사 NHN재팬)가 개발한 '일본판 카카오톡'으로 일본 인구 1억2천200만명 중 9천600만명이 이용하는 메신저 서비스다. 지난해 11월 라인은 51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었다. 라인 서비스를 네이버가 운영하다 보니 라인의 데이터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네이버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빌미로 지난 5월 8일 이사회에서 라인을 개발한 신중호 CPO(제품 책임자)를 해임하고, 네이버에 자본 재검토를 요구하며 '라인 독식' 의도를 드러냈다. 배후에 일본 정부가 있다.미국 정부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 퇴출'에 진심이다. 상·하원이 '틱톡 강제 매각법'을 통과시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25일 서명했다. 미국인 틱톡 이용자들의 정보가 중국 정부로 흘러갈 수 있어 국가 안보 및 데이터 개인정보보호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틱톡 측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이달 14일 무효화 소송을 냈다.중국은 틱톡과 이커머스 전파에 열을 올리면서, 타국의 빅테크는 막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만리방화벽(Great Wall)이라 불리는 인터넷 감시 시스템을 통해 유튜브,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 등의 접속을 차단·통제하고 있다.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디지털서비스법(DSA)을 근거로 빅테크 견제에 나섰다. 집행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한 가짜뉴스 확산과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를 조사하고 있다. 또 틱톡의 바우처 및 기프트카드 등 보상 프로그램의 중독성 문제를 제기했다. 틱톡은 조사가 시작되자 서비스를 중단하며 꼬리를 내렸다.세계 각국은 데이터 안보를 둘러싸고 전쟁 중이다. 데이터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자산이자 경쟁력이다. 각국 정부는 시장에 적극 개입해 공격-수비 맞춤 전략을 진두지휘한다. 국내에서는 틱톡라이트 가입 '앱 테크 붐'이 식지 않는다. 가입 후 친구초대하고 출석 미션을 완료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현금 출금까지 가능하다. 우리 정부는 라인 사태에서 일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