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태영호와 황장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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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태영호와 황장엽 지면기사

    '太陽號'를 연상케 하는 태영호, 작년 7월 한국에 온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말했다. '북한 주민이 눈을 뜨면 북한은 물먹은 담벼락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그럼 북한 주민들은 아직도 캄캄하게 눈을 감고 있다는 건가, 아니면 실눈만 겨우 뜬 채 '위대한 지도자' 김정은만 우러르고 있다는 소린가. 태영호씨가 한국에 오면서 아들에게 '이제 잘 살아 보자'고 했더니 '난 이제 남조선 영화와 책, 인터넷을 맘대로 보고 뒤져도 되는 거죠?'라고 말했단다. 그 얼마나 눈물겨운 부자 대화인가. 그 태영호씨는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을 맡게 됐다지만 과연 앞날은 순탄할까. 이 참에 문득 황장엽씨가 떠오른다. 전 김일성대학 총장, 최고인민회의 의장, 조선노동당 비서, 주체사상연구소장 등을 지낸 북한 최고 거물이자 지성인이었던 그는 YS 정권 말년인 1997년 4월 74세로 한국 땅을 밟았고 2010년 10월 타계(87)까지 13년을 남한에서 살았다.김일성 주체사상 이론을 정립했던 황장엽. 그의 한국 망명은 그 이듬해 DJ 정권이 들어섰고 노무현 정권으로 이어졌다. 그 좌파 세상 10년을 실감한 그의 만년(晩年)이 어땠던가. '이러려고 내가 남조선에 왔나!' 회한(悔恨)이 뼛속에 사무쳤을지도 모른다. DJ정권을 겨냥, '어둠의 편이 된 햇볕은 어둠을 밝힐 수 없다'는 책을 내자 국정원이 그의 활동을 제재했다. '시대착오적인 늙은이'라며 정치인 언론인 접촉과 외부강연 등을 금지시켰고 미 의회로부터 방미 초청도 수차례 받았으나 DJ정부가 막았다. 저술활동까지 막혔고 심지어 북으로 돌아가 투쟁하라는 비난까지 감수해야만 했다. 그런 황장엽을 태영호는 알고 있었을까.그는 '10조 달러를 갖다 줘도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 11조 달러를 주면 될 거 아니냐'는 골수 좌파들의 제의에 '그랬다가는 떼돈만 떼일 뿐'이라며 답답하다는 듯 말할지도 모른다. 집권 5년간 340명이나 처형했다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핵과 미사일이 완성 단계'라고

  • [참성단]닭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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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닭의 해 지면기사

    시계가 없던 시절의 새벽 알람시계가 닭이었다. 수탉이 우는 소리가 그렇다는 거지만 결코 우는 게 아닌 외침 소리고 그 자지러진 절규가 집안 귀신들을 쫓아냈다고 했다. 그래서 닭을 새벽을 맡은 동물인 '사신(司晨)'이라고 했지만 수탉은 대체 어떻게 새벽 시간을 알까. '금계(金鷄)전설'에 의하면 황금 닭이 땅 속에 묻혀 있고 그 금계 소리를 신호로 지상의 모든 수탉이 일제히 꼬끼오한다는 거다. 그러나 중국의 전설은 금계가 땅속이 아닌 천상의 금계성(金鷄星)에 산다고 했다. 새 중의 새, 덕 있는 새(德禽)가 또한 닭이다. 완전식품인 달걀과 영양가 높은 몸까지 인류의 먹이로 바치고…. 특히 오골계를 약계(藥鷄)라 부르고 유태인들은 속죄양 대신 수탉을 제단에 바쳤다.인종이 그렇듯이 계종(鷄種)도 많고 알 많이 낳는 다산 닭의 으뜸으로는 레그혼(Leghorn)부터 꼽힌다. 이탈리아 북부 리보르노(Livorno) 해안 도시 레그혼이 원산으로 특히 백색 레그혼이 유명하고 1년에 2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털이 새빨갛고 꽁지가 긴 로드아일랜드레드(Rhode lsland Red) 역시 다산종이고 1년에 150개 정도 산란한다. 그런데 닭의 원종(原種)은 집닭이 아니라 들꿩과에 속하는 멧닭(野鷄)이다. 흑치(黑雉)라고도 부르는 그 야계는 한 배에 7~12개의 알을 품는다. 영국이 원산인 오핑턴(Orpington)의 산란 수도 연간 140개고 독일의 '함부르크'종도 난용으로 유명하다. 그밖에 명품 닭으로는 프랑스산 우당(Houdan)과 미국 매사추세츠의 플리머드록(Plymouth Rock)이 난육(卵肉)겸용으로 꼽히고 중국 북부 원산의 코친(Cochin)도 육종(肉種)으로 쳐준다. 특히 몸집이 크고 깃털이 흰 닭과 검은 닭 두 종류인 동인도 원산의 브라마(Brahma)는 육질이 일품이다. 올해가 붉은 닭의 해라지만 음력 기준이다. 설날부터가 정유(丁酉)년이다. 닭의 해라면 1453년 조선조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의 왕권을 찬탈한 계유정란(癸酉靖亂)과 1597년 선조 때의 정유재란(丁酉再亂→왜란)부터 연상되지

  • [참성단]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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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올해의 책 지면기사

    한국인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다 알려진 사실이다. 책읽지 않는 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사실에 세계인들은 지금도 경이로워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독서시간은 6분, 성인 세명 중 한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물론 OECD 국가 중 단연 꼴찌다.안중근은 지독한 독서광이었다. 사실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사형집행 전 "책을 다 못읽었으니 5분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는 안 의사의 말은 지금도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지금도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이라는 안중근의 복사본 유필을 족자로 만들어 걸어두는 집도 꽤 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내용임을 알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도 책 읽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연말이 되자 올해도 예외없이 모든 언론매체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하느라 분주하다. 전세계 독서 꼴찌 국가의 언론들이 매년 앞다퉈 이런 특집기사를 정성스럽게 꾸미는 것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묘한 풍경이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끊기지 않고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 것은 그 책안에 한 해의 세태가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끼리 겹치는 경우도 있지만 매체의 성격에 따라 선정되는 책들은 무지개 빛깔처럼 다양하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난 지 두달이 넘었다. 여전히 국민들은 큰 충격과 허탈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답답한 건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도 어렵고, 더군다나 그 후유증이 언제 치유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어감이 너무도 싫었던 丙申年에 우리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어딘가에 기대어 구원받고 싶어 하는 좌절하고 분노한 사람들이 지금도 우리 주변에 차고 넘친다. 촛불을 드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책도 우리가 기대어 구원받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다.한해 동안 책을 읽으며 느꼈던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몸과 마음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허세를 부리지 않았던가. 나는 왜 그를 미워하고 그는 왜 나를 싫어 했

  • [참성단]지구 괴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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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지구 괴멸 지면기사

    인간이 무섭고 나라가 무섭고 세상도 지구도 무섭다. 아마겟돈, 터미네이터, 젊은 용사들, 인디펜던스데이, 딥 임팩트, 매트릭스, 28일 후, 투모로 등 지구 종말 영화가 아니라 지구의 괴멸(壞滅)이 1천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거다. 그래서 인류는 지구 밖 다른 혹성에 colony(식민지)를 건설, 이주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Hawking) 박사가 옥스퍼드 대학 강연에서 그렇게 주장했다고 지난달 17일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지가 보도했다. 지구 괴멸, 그 원인으로는 기후변동과 핵전쟁 말고도 로봇인간을 꼽았다. 물론 당장의 지구 멸망 확률이야 극히 낮지만 1천년을 더 버티긴 어렵다는 거다. 그래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의 생존이 가능한 여타 혹성을 탐색한 지는 오래고 우주 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CEO 엘론 마스크(Musk)는 화성에 콜로니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우주는 끝도 없다. NASA는 지난 10월 13일 '관측 가능한 우주의 은하(銀河)는 약 2조개로 지금까지 추정치의 약 10배'라고 발표했다. 영국 노팅엄(Nottingham)대학 연구팀의 수학모델 산출치가 근거라는 거다. 1990년대까지 허블 망원경 등으로 헤아린 은하의 수만도 2천개였다. 그런데 인류는 지구별에 살든 지구 밖 화성 식민지 또는 기타 혹성에 살든 서로 충돌하게 마련이고 그래서 미래의 전쟁은 공상과학영화처럼 실제의 우주전쟁이 될 거라고 천문학자들은 말한다. 이미 우주 강국들의 인공위성이 어지럽게 우주에 떠 있고 필시 언젠가는 충돌한다는 거다. 최신예 무기도 우주공간에 배비(配備)됐고 미국의 가상 적은 러시아와 중국이다. 미·러 핵전쟁 위험, 미·중 아시아 태평양 패권 다툼만도 얼마나 치열한가.달에서 보이는 지구는 파란 골프공만하다고 했다. 이 작은 지구별에 합승한 동시대 인류의 인연만도 얼마나 눈물겨운가. 그러나 국가간 동족간의 전쟁과 분란은 그칠 날이 없다. 옥스퍼드 사전의 '올해의 단어'가 post-true(脫진실)다. 진실과 상식은 언제 어떻게 이탈하고 깨질지 모른다. 지구

  • [참성단]AI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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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AI 사태 지면기사

    경기 침체와 생활고, 최순실 사태, AI(조류 인플루엔자) 사태, 독감 창궐 등 연말이 온통 어두운 뉴스뿐이다. 권력서열 1위의 실세 대통령 최순실만 공황장애와 심신피폐가 아니다. 중산층 이하 서민 모두가 그럴 게다. 그런데 왜 확산일로의 AI조차 막지 못하는 건가. 경기도만 해도 김포 평택 이천 등 85곳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2천393만 마리의 닭과 오리, 메추리를 살처분했다는 거다. 이제 묻을 곳조차 없다고 했다. 그 가금류 농민들이야 얼마나 참담하랴. 닭과 계란 품귀로 인한 치킨 가게, 빵집, 삼계탕 집 등의 고통은 또…. 지난 3월 이세돌 9단을 무참히 누른 바둑 고수는 구글의 알파고(Alphago)였다. 그 공포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도 AI라고 불렀다. 그 알파고―AI를 냉큼 불러서라도 어떻게 좀 조류독감 AI(avian influenza) 퇴치가 안 될까.일본 아오모리(靑森) 현청에 첫 AI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달 28일 오전 8시 30분경이었다. 그러자 10시 40분 살처분 방역 요원들이 득달같이 현장으로 달려갔고 이튿날 아오모리현 전역의 방역작업과 함께 1만7천여 마리의 오리를 서둘러 처분했는가 하면 그날 밤 11시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관저에 AI정보 컨트롤타워가 설치됐다. 그만큼 위기관리에 신속하다. 그런 일본은 북쪽 아키타(秋田)현에서 도쿄 인근인 나고야(名古屋), 남쪽 끝인 가고시마(鹿兒島)까지 열도 전역에 AI가 번졌지만 102만 마리 매몰처분에 그쳤다. 우리 정부가 드디어 최후의 수단이라는 AI 백신 개발에 착수, 내년 4월쯤 접종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왜 '최후의 수단'이라고 하는가. 백신을 사용하면 인체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거다.하긴 AI 인체 감염은 무섭다. 1997년 홍콩, 2003~2006년 동남아 일대와 유럽의 아제르바이잔, 아프리카까지 번진 AI로 인한 인체 감염으로 홍콩에서 6명 등 모두 131명이 숨졌다. 이번에도 지난 18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44세 남성 등 2명이, 홍콩에선 노인 남성

  • [참성단]구치소 감방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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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구치소 감방청문회 지면기사

    '구치소(detention house)'란 글자 그대로 '잡아(拘) 두는(置) 곳(所)'이다. 뭘 잡아 두나? '미결자 수용시설'이라는 국어사전 뜻도 애매하다. 무슨 미결자라는 건가. '범죄 혐의자(미결수)가 머무는 곳'이 적합한 '구치소' 뜻이다. 일본에서도 '拘置所(코치쇼)'라고 하지만 중국에선 '구치소'가 아니라 '구류소(拘留所:쥐류쑤어)'라고 한다. 어쨌든 19년 만의 서울구치소 청문회가 열린다고 했지만 열리지 못했다. 1997년 4월엔 건국 이래 최대 금융부정사건이라는 한보그룹 사태의 구치소 청문회가 열려 정태수 회장 등 12명이 증인이었지만 이번엔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라는 최순실이 공황장애 심신피폐를 이유로 불출석, 구치소 개별 감방을 방문하는 감방청문회가 돼버렸다. 핵심 증인 안종범과 정호성도 마찬가지다. 알 수 없는 건 증인들이 청문회를 거부해도 강제 구속력이 없다는 그 점이다.그런데 별나고 희한하게도 구치소 청문회가 열려봤자 말짱 헛것이다. 장님 코끼리 더듬듯 헛다리짚고 헛팔짚는 맹탕 허탕 청문회의 연속일 뿐이기 때문이다. 청문회 국회의원이 아무리 폼 잡고 표정 관리하며 어조 잡고 목청 가다듬어 망신을 주고 호통을 쳐도 '나는 모른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만난 적 없다, 본 적도 없다, 들은 바 없다'며 잡아떼면 그만이다. '순하고(順) 진실하다(實)'는 이름과는 딴판인가. 최순실은 10월말 첫 검찰 출석부터 시종일관 딱 잡아떼는 모르쇠 마녀였고 주범이 아닌 '從犯'과 '虎聲'을 연상케 하는 안종범과 정호성도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우병우를 비롯한 5차례 국회청문회 증인들 역시 하나같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했다. 그럼 최순실이 허깨비나 투명인간이었나.'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은 1960년대 말 김추자의 노래로 1971년 금지곡이 됐었고 요즘 청년그룹싱어 B1A4의 노래에도 '거짓말이야…'가 있지만 인간의 말이란 거짓말이 주조(主調)고 그 색조 또한 새빨간 걸 기본으로 신이 창조했다는 건가.

  • [참성단]'터프 가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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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터프 가이' 대통령 지면기사

    러시아의 푸틴, 미국의 트럼프는 macho(마초→사내다운 사내) 정도를 넘어 터프 가이(tough guy)다. 러편(ruffian→惡漢, 부랑자) 정도는 아니지만 거칠고 강인한 사내(녀석)다. tough는 속어로 '무법적인' '설마!'라는 뜻도 있고 rough(러프)와 비슷한 말이다. 그런 푸틴이 지난달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직후 미·러 관계 회복희망 편지를 보냈고 두 터프 가이는 잘해보자는 통화도 했다. 그래 놓고 뜬금없이 트럼프가 22일 '미국은 핵 능력을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선언한 거다. 그런데 더욱 뜬금없는 건 푸틴이었다. 그가 1시간 전 핵전력 강화를 언급했다는 뉴스에 트럼프가 기다렸다는 듯이 '핵 능력 강화' 발언으로 응수했다는 거다. 가장 놀란 사람은 2009년 프라하 연설에서 '핵 없는 세상'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이었고 미국과 러시아 국민은 물론 유엔도 놀라 23일 본회의에서 '핵병기금지조약' 교섭 개시를 내년 3월로 명기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핵보유국인 미·영·프·러는 반대했다.중국도 '미·러 핵 확산설의 목적이 뭐냐(美俄高調談核 背後有何目的)'며 우려했다. 그렇듯 갑자기 핵전쟁 공포가 지구촌을 엄습하자 터프 가이 푸틴과 트럼프가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는 24일 미국 케이블 뉴스채널 MSNBC뉴스 인터뷰에서 '군비확장 주장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도 미국은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강조였다'고 했고 푸틴도 그에게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하메시지를 보내 양국의 협조를 강조, 핵 공포 분위기를 해소시켰다. 동서 냉전시대인 1982년 2월 미군 간부가 레이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소련과 핵전쟁을 하면 미국 국민 8천만 명이 희생될 것'이라고. 그걸 조지워싱턴대 국가기밀보관소가 22일 황급히 밝혔다. 미·러 핵전쟁에서 8천만의 미국인이 죽는다면 만약 한반도 핵전쟁이 발발한다면?'필리핀의 트럼프'라는 두테르테, 터키의 쿠데타를 무자비하게 진압한 역쿠데타의 에르도안에 이어 핵에 미친 김정은도 그들 터프 가이 대열 꽁무니에 끼려는 것인가. 문제는 그

  • [참성단]삼성을 겨냥한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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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삼성을 겨냥한 특검 지면기사

    2012년 이스라엘의 여름은 뜨거웠다. 날씨 탓도 있지만, 집세와 생필품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던 서민들이 전국 주요 도시의 광장과 공원 등지에 텐트를 치고 대규모 시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른바 '텐트 시위'다. 1주일만에 시위규모는 3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의 인구는 고작 800만명. 우리로 따지면 200만명 정도가 시위에 참가한 셈이다.이들은 심각한 소득불평등과 경제위기로 인한 물가부담, 소득정체에 이어 재벌들의 독과점 횡포와 정부의 취약한 공적 지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재벌이 이스라엘 경제를 멋대로 주무른 탓에 물가가 폭등했다며 독과점 타파와 생활비 안정을 위한 재벌개혁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이스라엘 재벌은 우리처럼 문어발식 경영으로 유명하다. 재벌 서열 1위인 IDB의 경우 이동통신사·건설·슈퍼마켓·시멘트·종이·화학·소매업·보험·의료 등 백화점식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이스라엘 10대 재벌의 매출액은 이스라엘 GDP의 25%를 차지한다. 또 상위 1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41%로 OECD 국가중 1위이며 2위는 40%인 우리나라다. 이스라엘 재벌은 1990년대 헐값에 국영기업들을 불하받는 등 민영화 정책의 수혜자들이다.2013년 4월 22일 이스라엘 의회는 만장일치로 재벌개혁법안인 '경제력집중법' 을 통과시켰다. 지주회사를 정점으로 4단계까지 이어져 있던 재벌의 피라미드식 지배구조를 1, 2단계까지만 허용키로 한 것이다. 재벌들은 계열사들의 정리에 들어갔다. 효과가 나타났다. 3개였던 이동 통신사가 6개로 늘어나면서 1년 새 통신비가 90%나 하락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재벌개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최순실의 말 한마디에 재벌들이 앞다퉈 수십억 원의 돈을 갖다 바친 것이 드러나면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재벌개혁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재벌이 존재하는 한 정경유착의 '은밀한 거래'가 끊이질 않을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이 정식 수사에 돌입한 첫 날, 첫 칼날이 1위 기업 삼성을 향한 것은 그래서 큰 의미

  • [참성단]수원 까마귀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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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수원 까마귀 떼 지면기사

    최근 수원 곳곳에 수백만 마리의 까마귀 떼가 출몰해 불길한 조짐이 아닐까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하긴 까마귀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재수 없다, 불길하다,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 오합지졸' 등. 존재하지 않는 무(無), 아무것도 남김없이 없어지는 것도 '오유(烏有)'라고 한다. 까마귀 차지라는 거다. 고려 충신 정몽주 모친의 시조 '까마귀 싸우는 골에…'의 까마귀는 싸움질하는 관료들이고…. 중국에서도 '오룡(烏龍)'은 멍청하다는 뜻이고 오구자(烏龜子)는 불량배, 오잡(烏雜)은 어지러운 무질서라는 뜻이다. 일본어 역시 서로 닮아 분간하기 어려운 건 '까마귀 자웅'이고 대충 물만 끼얹는 목욕은 '까마귀 교즈이(行水)', 중년여성의 눈가 주름은 '까마귀 족적(足跡)'이다. 건망증이 심한 사람, 맹추, 시끄러운 잔소리도 카라스(까마귀)같다고 말하고 이튿날 바로 갚는 고리채는 '오금(烏金)'이고….하지만 까마귀가 나쁜 이미지만은 아니다. 영리하고 영악한 새, 자조(慈鳥) 효조(孝鳥)가 까마귀고 까마귀 새끼가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이는 효도가 '반포지효(反哺之孝)'다. 무엇보다 '오 솔레 미오(O sole mio―오 나의 태양)'의 태양이 바로 '금 까마귀(金烏)'다. 중국신화의 '삼족오(三足烏)'는 또 해 속에 살면서 매일 해를 지고 하늘을 난다는 세 발 까마귀다. 일본 천황 능 벽화에서도 three legged crow(삼족오)는 발견됐다. 중국 한대(漢代)~남북조(南北朝) 초기 천산산맥 북쪽에 살던 유목민도 '오손(烏孫)'이었고 아메리카 원주민에도 '까마귀(Crow)족'이 있다. 까마귀 많은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하도 까마귀가 많아 흉조 길조 개념도 없지만 까마귀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가 '까마귀와의 전쟁'을 다 선포했고 그게 2000년 6월이었다.수원시청 환경정책과에선 '수원시에 나타난 까마귀 떼는 일시 이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매년 이맘때면 무려 10만여 마리의 까

  • [참성단]'절름발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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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절름발이 미국' 지면기사

    CRIPPLED AMERICA(절름발이 미국). 누구 입에서 이 쇼킹한 말이 튀어나왔을까. 45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말이고 대통령 당선과 함께 출간된 그의 자서전 제목이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이 수세미처럼 구겨져버렸고 한물 간 국가로 전락해버렸다는 거다. 그래서 미국을 최고로 되돌리기 위해 고뇌했고 오랫동안 대선에 나설 지의 여부를 고심해왔다고 했다. 그런데 자서전이라면 흔히 지난날의 성패로 인한 영욕(榮辱)과 훼예(毁譽)로 점철되게 마련이지만 '절름발이 미국'은 달랐다. 시종일관 자신감이 터질 듯 팽배해 있다는 거다. '나는 아무도 하지 못한 큰일을 해냈고 할 수 있는 내 능력을 부정하지 않는다. 1974년 28살부터 대규모 건설사업을 시작해 트럼프라는 이름이 붙은 빌딩이 뉴욕 전역은 물론 뉴욕~하와이, 플로리다~워싱턴 주 등 9개 주와 우루과이, 인도 등 10개국에 뒤덮여 있다'고 했다.그리고 단언했다. '미국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비록 절름거리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팍스 아메리카나'는 못되지만 해낸다는 소리다. 그런 트럼프를 왕년의 미국 외교의 귀재 키신저가 18일 CBS에서 칭찬했다. '훌륭한 대통령이 되리라'고. 하지만 그의 실용적 외교는 위험하다. 미국의 실리 우선이지만 중국과의 마찰부터 잦다. 지난 2일 차이잉원(蔡英文) 타이완 총통의 축하전화로 1979년 미·중 수교 후 37년간 미국도 인정했던 '하나의 중국' 원칙이 어긋나자 중국이 맹비난했고 '그럼 축하전화도 거절하라는 거냐'며 트럼프도 완강하게 반발했다. 이번엔 또 남중국해에서 활동 중이던 미국의 무인기―드론(UUV)을 중국이 탈취하자 19일 트럼프가 화를 냈고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저해하는 미국을 겨냥, 엉뚱한 타이완 상공으로 전략폭격기를 날렸다. 미국의 글로벌호크 정찰기와 일본의 F15 전투기도 날아들었고….2013년 10월 클린턴 힐러리가 말했다.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영해까지도 중국 바다라는 건 그 바다 갈매기조차 웃을 일이다. 그럼 태평양은 미국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