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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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인격 자살' 지면기사
인격 살인이 있다면 '인격 자살'도 있다. 청와대는 검찰이 상상과 추측으로만 수사를 해 대통령의 인격을 살해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최순실 일당과 공모한 사실을 인정해 피의자로 공소장에 명시했고 99% 유죄가 확정적이라는 검찰 발표를 정면으로 부정한 거다. 세상에, 객관적 증거도 없이 추측과 상상만으로 검찰 수사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인가. 그게 법에 의해, 법의 덕에 사는 변호사의 주장이 맞나? 추측과 상상만으로도 수사가 가능하다면 피의자와 참고인을 왜 검찰 청사로 불러 철야조사를 해대는 건가. '인격 자살'이란 인격착란과 도착, 인격 도괴(倒壞), 인격마비에 의한 자살이다. 그러므로 인격 자살 역시 미수에 그치는 게 낫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대명천지에 결정적인 대국민 거짓말로 인격 자살을 했다. 집권 초기에만 최순실과 결탁한 게 아니라 지난 4월까지도 그랬다는 거 아닌가.또 하나 박근혜의 인격 자살 행위는 지난번 두 번째 대국민 사과 담화에서 '검찰 수사도 받고 특검도 수용하겠다'고 공언해 놓고서도 20일 검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갑자기 수사를 거부한다며 공개약속을 깨버린 것이다. 그런 엄청난 공언 파기(破棄) 거짓말이야말로 인격 자살 행위가 아니고 뭔가. '정신적 프로필(psychological profile)'이라는 심리학 정신분석학 용어가 있다. 지각(知覺), 요해력(了解力), 주의력, 관찰력, 상상력, 의지력 등 정신적 기초 능력이 정신적 프로필이고 온전하고 균형 잡힌 인격 형성에 필수인 정신적 스펙이 정신적 프로필이다. 박근혜는 개인적 이권욕과 축재 욕망은 없다고 했다. 그 점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능할지 모른다. 문제는 뭐가 정경유착인지, 어느 정도가 비리 선이고 불선(不善)의 한계인지를 분별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정신적 프로필이 부실하고 엉망이라는 증거 아닐까. 인격 살인이 아니라 인격 자살이다.인생은 짧고 매사 때가 있는 법이다. 제2차 군중 촛불집회 직후쯤 사퇴를 선언, 석고대죄하겠다며 눈물이라도 글썽거렸더라면 정 많고 포근한 국민의 동정이라도 받았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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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국정 농단 죄 지면기사
검찰이 어제 '그림자 대통령' 최순실을 비롯해 전 청와대 수석 안종범, 문고리 3인방의 정호성을 기소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공모 피의자로 공소장에 적시했다. 국정 농단 공모 죄다. 요즘 빗발치는 말이 '국정 농단'이지만 '농단'이 무슨 뜻일까. 국어사전엔 '깎아지른 듯한 높은 언덕'이 '농단(壟斷)'이라고 했지만 한자 본고장인 중국 사전엔 壟자가 '밭두렁 논두렁 농'자다. 남의 논두렁 밭두렁을 멋대로 잘라 제 땅으로 만들 듯이 독점 독차지하고 마음대로 하는 게 '농단'이다. 아무튼 외국 언론에 비친 박근혜 등 국정 농단이 참으로 한심하고 창피하다. 지난 15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의 '캰도루(candle) 데모'를 보도, '박근혜 대통령이 절체절명의 핀치에 몰렸다'고 했다. 그런데 비유가 섬뜩했다. '최씨 등 토카게노 싯포(도마뱀 꼬리)를 잘라 달아나게 하면 할수록 한국 국민의 분노엔 불이 붙는다'는…. 도마뱀 머리와 몸통이 대통령이라는 거다.그리고 덧붙였다. '2013년 2월 박씨의 취임 1성(聲)이자 국정 슬로건이 비정상의 정상화였는데 4년이 지난 후 박씨 자신이 가장 비정상이 되고 말았다'며 리더십이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19일자 중국 인민일보는 '제4차 촉광(燭光→촛불)집회는 도박(倒朴) 시위'라고 보도했다. 박근혜를 쓰러뜨리는 시위라는 거다. '하야'를 '하대(下臺)'라고 했고…. 하긴 청와대에서 내려서는 게 '下臺'니까. 엊그제 CC(중앙)TV는 또 '야당의 주판 알 굴리기(在野黨盤算私利)'를 지적했다. 북한 매체는 어떤가. 남쪽의 혼란상 부추기기에 연일 입에 거품을 문다. '옳지 옳지 잘한다! 그렇지!' 식이다. 그런데 '하야혀, 그만두유, 그만두라 안했능교?' 등 피켓의 촛불 군중도 군중이지만 북한 매체가 대놓고 성원하고 싶은 정치꾼도 있을지 모른다.18일 도쿄신문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 또한 한심하다. 지난 4월 평창동계올림픽 대회조직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박근혜가 청와대서 기르는 진돗개를 대회 마스코트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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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적과의 동침 지면기사
마이크 하라리. 별명 '시온주의자 제임스 본드'. 작전명 '신의 분노' 책임자. 지난 2014년 87세의 나이로 사망할때까지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 것은 '테러리스트냐 정보요원이냐'였다. 하지만 그는 이런 말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다만 죽기 전까지 암살을 당할까봐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의 꿈은 '자연사'였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화 '뮌헨'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응징 방법이 과연 옳은지, 고뇌하는 하라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1972년 9월 5일. 독일 뮌헨 하계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비밀조직 '검은 9월단'에 전원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스라엘은 분노했다. 정보기관 모사드는 사건 후 '신의 분노'에 돌입한다. 검은 9월단 지도부를 한명씩 한명씩 찾아내 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하라리는 암살팀 '키돈'을 만들었다. 그러나 '검은 9월단' 궤멸을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했다. 그는 아랍국가의 또 다른 조직으로부터 정보를 '거래'했다. 비록 적이지만 필요한 정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체면만 차렸다면 79년 검은 9월단 지도부 중 최후의 생존자였던 '붉은 왕자' 하산 알리 살라메를 암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듬해 '검은 9월단'은 붕괴됐다.2013년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시도하자 발끈한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을 잡고 정보공유를 뛰어넘어 이란을 직접 공격하는 계획을 세웠다. 영국의 선데이 타임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에 자국 영공을 이용하는 것과 드론사용, 구조헬기 공중급유용 비행기 제공 등의 협력으로 이스라엘 공격을 지원할 것에 대해 동의했다"고 폭로했다. 아무리 적이라 해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적과 손을 잡는 것은 너무도 흔한 일이다.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제2의 을사늑약'이라며 野 3당이 발끈하고 있다. 심지어 한민구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민들이 반일정서에 휩쓸려도 이를 막아야 할 정치인들이 '일본의 재무장을 인정했다'며 오히려 반일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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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학 타락 지면기사
국어사전의 '대학' 풀이는 거창하다. '국가와 인류 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그 광범하고 정치(精緻)한 응용 방법을 교수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최고급 학교'라는 거다. 이 긴 '대학' 풀이를 요약하면 '심오한 학문과 훌륭한 인격을 도야하는 곳' 아닌가. 유교의 4서 중 하나인 '대학'도 명명덕(明明德)과 지선(至善), 정심(正心)을 함양하고 다지기 위한 학문이다. 그런 대학이 바른 인격 도야가 아닌 비뚤어지고 일그러지다 못해 형편없는 인격 형성을 조장한다면 그래도 존재 가치는 남는 것인가. 명명덕이 아닌 암암덕(暗暗德), 지선이 아닌 지악(至惡), 정심이 아닌 부정심(不正心)을 부채질해도 그래도 대학은 여전히 대학인가. 바른, 제대로 된 대학 교수라면 최고 지성인, 최고 학문 수호, 개척, 전수자(傳授者)에다가 신용 0순위의 걸어 다니는 크레디트카드 아닌가.그런 대학 교수들이 권력 끄나풀에 엉겨 붙어 추악하게 타락할 수도 있고 오랜 세월 도야하고 함양한 상아탑 인격과 양심을 무참히도 팽개치며 대학의 품위와 명예를 더럽힐 수도 있다는 것인가. 전통 명문 이화여대의 체육과 교수들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 최고 점수를 줬고 그로 인해 정유라보다 상위 성적의 학생 2명이 탈락했다는 건 누가 들어도 용서 못할 양심 불량의 범죄행위다. 그야말로 대학의 명명덕을 깨부수고 최고의 선과 바른 마음을 여지없이 뭉개버린 추악함의 극치다. 15일 검찰에 소환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숙명여대 인사 개입은 더욱 못됐다. 구속된 차은택(문화계의 황태자라는 그)의 외삼촌인 그는 자기 부인을 그 대학 특수대학원 초빙교수로 임용케 하고 부인을 추천한 송 모 교수는 그 대가로 국악방송 사장으로 갔다는 거다. 유유상종으로 얽힌 추악의 극치다.이화여대는 (작년) 정유라 입학 특혜의 반대급부로 대대적인 정부지원 사업을 따냈고 교수들도 이례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숙명여대 역시 김상률 수석으로부터 몇 백억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거다. 명문 이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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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靑' 지면기사
하도 청와대가 거론되니까 언론에선 청와대 표기를 '靑'으로 줄여 버렸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은 요즘 귀가 가려워 어떻게 견디나 모를 일이다. 5천만의 화두(話頭)~화미(話尾)가 온통 두 사람에 관한 입방아니 말이다. 도청도설(道聽塗說)이라고 했던가. 세인의 온갖 길거리 입길에 오르내리다 보니 고달프기는 또 얼마나? '조탁성(鳥啄聲)'이라는 말도 있다. 啄은 부리로 콕콕 '쫄 탁'자다. 딱따구리 같은 새가 날카로운 부리로 나무를 콕콕 쪼아대는 소리가 조탁성이다. '사실이 아닌 말을 듣고 잘못 옮기는 헛소문'을 조탁성이라고 한다. 박과 최 두 여인은 확인된 숱한 의혹으로 세인의 입길에 오리내리는 것만도 귀가 가렵고 아플 터이건만 게다가 사실도 아닌 날조와 가지가지 유언비어까지 들린다면 어찌 참고 견디고 버티랴. 유언유설(流言流說) 유언비어의 '비(蜚)'자는 '날 비, 바퀴 비'자다. 바퀴벌레 떼처럼 새카맣게 날아다니는 허언(虛言)이 유언비어다.요새 靑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기에 바쁜 '해명대(解明臺)'가 돼버렸다. 靑 안의 무당굿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에 이어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도 최순실의 아이디어였다는 어느 방송 보도에 대해 '명백한 오보'라고 14일 靑이 밝혔다.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그 용어는 중앙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이자 평통자문위원인 신창민 교수의 책 제목이라는 거다.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까지 감수(監修)했다니까 '통일은 대박' 그 말도 최순실 입에서 나왔거니 넘겨짚은 것인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코미디언들의 개그 소재로도 인기라지만 인간만사 그렇지 않아도 온갖 억측과 추측 추량(推量), 부정적 상상과 루머로 넘쳐나게 마련이다. 중국엔 억측과 비슷한 '시측(猜測:차이처)'이라는 말도 있다. 시기한다는 猜자가 붙는다.JP는 또 박근혜와 최태민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낭설은 자신이 퍼뜨린 게 아니라며 노발대발 반박했다고 14일 모 경제지가 보도했다. '최순실 연예인' 리스트에 오른 가수 이승철은 '맹세코 최순실 얼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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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최악의 코리아게이트 지면기사
게이트(Gate)는 소통의 문이다. 해외 나들이가 잦은 사람은 공항 비행기 탑승 게이트부터 연상할지 모르지만 모든 관문과 출입문이 게이트다. 남대문 동대문 같은 성문도, 댐 수문도 게이트다. 엉뚱하게도 거리, 시가(市街)라는 뜻도 있고 the gates of the city하면 법정이다. 그런데 gate가 나쁜 뜻으로도 변질된 이유가 뭘까. 속어로 the gate는 '내쫓기다'는 뜻이고 gave the gate는 '퇴장을 명하다, 해고하다'를 뜻한다. 불어에서도 '가트' 발음의 gate는 '해치다'고 '가테' 발음의 gate는 '썩은, 상한'이라는 말이다. 그런 gate가 정치권력과 얽힌 대형 비리, 의혹 따위 스캔들로 변질된 건 1972년 6월의 워터게이트(미국 발음 워러게잇) 사건이었고 수문(水門)이 아니라 워싱턴의 빌딩 이름이 watergate였다.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재선을 기도, 그 빌딩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CIA 요원을 침투시켜 도청을 시켰다가 발각돼 하야를 당하고만 엄청난 사건이었다.워터게이트는 본래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성문이다. 예루살렘의 8개 성문 중 하나가 워터게이트고 기드론(Kidron) 골짜기의 기혼(Gihon) 샘에서 오벨(Ophel)이라는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동쪽 문이다. 그런데 왜 성문이 city(castle) gate가 아닌 watergate일까. 어쨌든 미국에선 닉슨 대통령 말고도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도 게이트를 불렀고 시달렸다. 이른바 성추문의 '지퍼 게이트'였다. 그러나 닉슨처럼 대통령 권좌에서 쫓겨나지는 않았다. 한국에도 최악의 게이트는 있었고 명칭 자체가 엄청난 '코리아게이트'였다. 미국 의회에 거액의 로비 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한·미간의 외교마찰로 비화한 1976년의 박동선(朴東宣)게이트 그거였다. 2000년 이후에도 이용호 게이트, 정승현 게이트, 노무현의 형 노건평이 연루된 박연차 게이트(2008년)도 있었고….그런데 박동선의 '코리아게이트'보다도 더 큰 사상 최악의 코리아게이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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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꼭두박시 박그네' 지면기사
주최 측 주장 100만, 경찰 추산 26만. 더하기 나누기 63만 명. 그 엄청난 인파가 주말 서울 광화문광장을 빽빽이 메웠다. 그런데도 불상사 하나 없는 평화시위였다는 건 기적이다. 어쩌다 경찰차 위에 올라간 청년에겐 내려오라고 아우성쳤고 흉측한 상여는 치우라고 했다. 대한민국 민도를 최고로 끄집어 올린 시민의식과 성숙한 시위문화 창출은 기네스북 감이다. 유머와 재치 또한 빛났다. '이러려고 대한민국 국민 됐나', '(실세 대통령) 최순실은 하야하라', '꼭두박시 박그네 퇴진!' 등. 지방 도시와 해외동포까지 박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를 벌였고 '창피하고 치욕스러운 대통령은 물러가라'며 하늘에 주먹질을 해댔다. 2003년 12월 오스트리아 빈 대학 의과대학이 세계 주요 50개국 국민의 평균 IQ를 비교 산출, 발표했다. 결과는 한국이 홍콩(107)에 이어 세계 2위(106)였고 싱가포르(103)가 3위였다.IQ란 두뇌의 명석지수(Brilliant quotient)다. 촉광 높은 전등이 늘 켜져 있다는 거다. 그럼 그 반대의 머리는 뭘까. 어둠침침한 두뇌나 아예 블랙 아웃된 대뇌다. 그런 머리의 소유자를 옛날엔 암군(暗君)→'캄캄한 임금'이라고 했고 어둠침침한 두뇌의 '혼군(昏君)'이라고도 일렀다. 무당 같은 마녀 최순실에게 이끌려 이용만 당한 '꼭두박시 박그네' 머리야말로 몇 촉광이나 되는지 궁금하다. 그런 암군 혼군 주변엔 또 '암신(暗臣), 혼신(昏臣)'만 꾀어들 게 마련이다. 박근혜 곁 내시들이 그랬고 새누리당 친박 진박들도 그렇다. 대통령 하야 민성이 천둥 같건만 당 대표 자리를 끌어안고 버티는 꼴이라니! 게다가 '거지들 동냥자루 찢는다'는 속담도 모르나. 그 추악한 친박 비박 싸움질이야말로 목불인견이다.AP, AFP 통신과 CNN, BBC 등 방송, 워싱턴포스트 아사히신문 등 전 세계 언론이 서울 시위 보도와 함께 '박대통령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겠다'고 했다. 중국 CC(중앙)TV의 왕멍(王夢·여) 기자도 상세히 보도했고 '박근혜 권력 놓으란다(放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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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이기고도 진 힐러리 지면기사
미국 대통령 선거와 중간선거의 투표일은 '11월 첫번째주 월요일의 다음 화요일'로 정해져 있다. 왜 이렇게 까다롭고 외우기 어렵게 정했을까. 미국 의회가 투표일을 정한 것은 1845년으로 우리로 따지면 헌종 11년때 일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농한기(農閑期)였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이었다. 화요일로 정한 것은 일요일은 '교회에 가는 날'이고, 월요일은 '한 주가 시작되는 날', 목요일은 '영국에서 투표하는 날', 금요일은 '한주가 끝나는 날', 토요일은 '시장가는 날'이기 때문에 피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남은 것은 화요일과 수요일인데 수요일 밤에는 수요예배가 있는 날이므로 그냥 화요일로 정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또 투표일을 '첫번째주 화요일'로 하지 않고 '첫번째주 월요일 다음 화요일'로 정한 것은 11월 1일이 투표일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그 이유는 이날은 10월달 결산을 하는 날이라 모두 바쁠 것 같아 그랬다는 것이다. 정말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무엇보다 171년 동안 이 '전통'을 지킨 미국인들의 태도가 더 놀랍다.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선거인단 수에서 이겼지만, 전체 득표수에서는 힐러리가 앞섰다. 이 역시 득표와 상관없이 후보별 선거인단 확보 수로 승패를 가르는 독특한 선거전통 때문이다.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제외하고 워싱턴DC와 나머지 48개 주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뽑는다.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어 이긴 후보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싹쓸이한다. 16년전 민주당 후보 앨 고어는 투표수에선 이겼지만 대의원수에서 패해 대통령에 오르지 못했으나 '전통'이라는 이유를 들어 깨끗이 승복했다. 우리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지상 최대의 정치쇼'로 일컬어지는 미국 대선이 막을 내렸다. 결국 '변화'를 외면한 힐러리가 패했다. '샤이(shy·부끄러워 하는) 트럼프 유권자'의 존재를 무시했던 엉터리 여론조사와 거기에 놀아난 미국 언론들이 줄줄이 반성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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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도널드 트럼프 지면기사
미국의 대선에 전 세계 관심이 비상한 이유가 뭔가. 미국의 영향과 무관한 나라가 없고 미국과 전혀 관계가 없는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노스트라다무스(Nostradamus)가 누구던가. 16세기 프랑스의 최고 점성가이자 미래 예측가다. 그런데 '미국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리는 유명 군사정치전문가 조지 프리드먼(Friedman)이 'Next 100 Years(100년 후)'라는 책을 낸 건 2010년 1월이었다. 그는 그 저서에서 '미 제국은 500년은 더 간다'고 했다. 소프트 파워든 하드 파워든 미국에 필적하고 능가할 나라는 없다고 했다. 하긴 경제 파워만 해도 미국은 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가 미국 유학파다. 미래를 꿈꾸는 세계 인재들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노벨상 수상자도 금년까지 347명이다. 지구상의 분쟁 국가를 조정할 경찰국가도 미국이다.그런 미국의 대선에 이변이 연출됐다. 예상을 여지없이 깨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험구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거다. 흑인과 서민층 백인 덕이다. 그런데 그게 혹여 1980년대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가 저서 '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에서 예견했던 쇠락 조짐은 아닐까. 그는 그 저서에서 미국의 쇠퇴와 대국의 몰락을 예견했다. 조지 프리드먼처럼 100년 후다. 언제쯤이다 시한까지 내다보진 않았지만…. 트럼프 충격파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부터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선의 세계적 충격을 어찌하랴'고 했고 일본 도쿄대 쿠보(久保文明) 교수는 '전기 쇼크'에 비유했다. 그럼 트럼프 당선의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 핵폭탄? 그의 얼굴에 분노의 펀치를 날리고 싶다고 했던 미국 배우 로버트 드 니로(Niro)도 트럼프 앞에 싹싹 빌어야 할지도 모른다.우리로선 내우외환,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아시아 증시도 폭락했다. 하지만 중국만은 시라리(希拉里:희랍리)보다 터랑푸(特朗普:특랑보) 당선을 은근히 바랐다. '남중국해가 중국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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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희대의 마녀 지면기사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도대체 어디까지였고 이권개입 축재가 어느 정도라는 건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도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제기됐다. 2년 전 IOC가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를 제안해 문체부는 긍정적이었지만 청와대가 불가 원칙을 결정했다는 거다. 그런데 그 '불가' 이유도 최순실의 평창 부동산 투기와 사후 시설활용 이권 때문이라는 의혹이 짙다고 했다. 지난 5월 조양호 한진 회장의 올림픽조직위원장 사퇴도 압력 탓이었다. 조 회장이 김종덕 문체부장관으로부터 사퇴 권고를 받고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나도 모르겠다'였다. 올림픽 주무 장관이 조직위원장 교체 이유를 모르다니! 조 회장은 문체부 실세라는 김종 제2차관과 사사건건 부딪쳤고 최순실의 더블루K와 제휴 관계였던 스위스 누슬리 사와의 계약을 거부한 게 사퇴 사유 중 하나였다는 거다.올림픽 '분산 개최 불가' 결정도 희대의 마녀 최순실의 입김이라면 그 또한 기가 찰 일이다. 올림픽도 경제성, 사후 시설 효용성을 간과할 수 없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도 조정 경기 등 서울 분산 개최를 검토 중이라고 했고 지난 여름 리우올림픽은 60억 달러(약 6조7천억원)의 적자를 기록, 리우 지방정부는 파산했다. 19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도 예산 초과로 15억 달러의 부채를 안았고…. 2013년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올림픽 예산초과 확률은 100%'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제 올림픽 유치 경쟁은 시들해졌다. 2024년 하계올림픽은 로마가 지난달 11일 경합포기를 공식 표명했고 함부르크도 탈퇴했다. 2022년 동계올림픽 또한 스톡홀름과 크라쿠프(폴란드)가 도중에 물러나 베이징 개최로 낙착됐다.희대의 마녀(she-devil, sorceress) 최순실로 연상되는 게 그리스신화의 세 자매 마녀 고르곤(Gorgon)과 키르케(Kirke)다. 전자는 사람을 돌로 둔갑시킨다는 마녀고 후자는 인간에게 마주(魔酒)를 먹이고 주장(呪杖)으로 때려 돼지로 만든다는 마녀다. 대관절 최순실 마녀에게 당해 돌처럼 굳어버리고 돼지로 전락한 인간이 기하(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