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다모클레스의 검(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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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다모클레스의 검(劍) 지면기사

    위태로운 권력의 상징이 '다모클레스(Damocles)의 검'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도시국가 시라쿠사(Siracusa) 왕 디오니시우스(Dionysius)의 신하 다모클레스가 왕의 비위를 하도 잘 맞추며 찬양하자 그에게 하루만 왕좌에 앉아 보라고 했다. 그가 감격해 왕좌에 앉자 눈앞엔 산해진미가 가득했다. 그런데 문득 머리 위 천장을 쳐다보니 예리한 칼이 머리카락 하나에 매달려 있는 게 아닌가. 그 게 '다모클레스의 검'이다. 박근혜는 그 칼의 위험성을 몰랐나? 환관(宦官) 내환(內宦) 내관(內官) 내시(內侍)들도? 박근혜는 고아 콤플렉스와 '배신 트라우마(perfidy trauma)'로 사람을 믿지 못하지만 곁의 환관 내관들만은 믿으려 했다. 일본 언론은 '문고리 3인방'을 '문지기 3인(門番3人衆)'이라고 했지만 그들의 오랜 '문고리'에 항간의 원성이 빗발쳤다. 그러나 박근혜는 '의혹을 받는다고 내치거나 그만두게 한다면 누가 제 옆에서 일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우병우의 경우도 그랬다.권불십년(權不十年)은커녕 '권세5년'도 어려운가. 박근혜가 그렇고 청와대 왕수석 안종범과 실세수석 우병우, 문고리 3인방이라는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도 다모클레스의 검을 전혀 예측 못했나. 문체부의 권력 끄나풀과 이화여대의 정유라 특혜 관련자, 그리고 반대급부를 믿고 거금을 내준 재벌들도? 박 정권 초기에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냈고 첫 '호남 대표'라는 상징적인 기록까지 세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왜 또 사퇴하라는 아우성에도 뭉그적거리는 건가. 자신의 사퇴부터가 위기관리라는 걸 모르나. 박근혜의 탈당 역시 급선무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최순실을 '흑막(黑幕)의 여인'이라고 했고 '박근혜는 그 흑막의 공기도 바깥세상 공기도 읽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논평했다.새누리당은 당명부터 바꾸고 지도부 총사퇴 등 인적쇄신과 함께 새 출범하는 게 급하다. 그런데 여당 관련 인사도 아닌 노무현 측근이었던 김병준 총리 지명을 야당이 철회하라는 이유가 뭔가. 사전 결재를 받지 않았다고?

  • [참성단]박근혜 쿠오바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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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박근혜 쿠오바디스! 지면기사

    콩과 보리를 분별 못하는 게 '숙맥불변(菽麥不辨)'이다. '어로불변(魚魯不辨)' '해시지와(亥豕之와)'라는 말도 있다. 비슷한 글자를 잘못 써 다른 뜻으로 전하게 되는 게 해시지와다. 박근혜가 설마 그 정도야 아니겠지만 '이면경계(裏面境界)'를 몰라 시국 상황을 오독(誤讀)하는 거 아닐까. 일(사건)의 내용과 옳고 그름이 이면경계다. 두 번째 대국민담화문을 누가 써 줬는지는 몰라도 '실망과 염려를 끼쳤다'는 말부터 틀렸다. 실망과 염려 수준이 아니라 '분기충천' '노기탱천'이다.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찔러 수십㎞ 성층권까지 뚫고 있는 거다. 캐터플렉시(cataplexy)라는 말도 있다. 지나친 분노로 맥이 풀리고 근육까지 풀린다(筋失調)는 뜻이다. 마치 남 얘기처럼 '최순실의 잘못이 크다고 하니…'도 글렀고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니? 국민이 애들인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잠 못 이룬다'는 말도 뱀 다리(사족)다.검찰 수사만 받겠다고 했지 남은 국정 운영을 총리에게 맡기고 자신은 뭘 어쩌겠다는 등 언급도 없었다. 그런 박근혜를 가리켜 중국 CC(중앙)TV가 '박근혜 하거하종(何去何從→어디로 가시나이까)'이라고 했다. '뭘 버리고 뭘 따를 것인가, 어느 길로 갈 것인가'라는 말이 '허취허충(何去何從)'이다. '박근혜의 비밀 친구 국정간섭 추문은 지속 발효 중(朴槿惠密友 干政醜聞 持續醱酵)'이라고 했고…. 전국 수십만 군중의 분노 발효로 끓어오르는 부글거림을 박근혜는 봤을까. 중국 언론은 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박삭미리(撲朔迷離)'라는 말로 비유했다. '겉모습으로는 남녀 또는 암수를 구별하기 어렵고 복잡하게 뒤섞이거나 어금버금해 분별할 수 없다'는 뜻이다. 5일자 워싱턴포스트는 bizarre scandal(기괴한 스캔들)이라고 했고…. 최순실은 검찰조사 중 언니(박근혜) 담화를 보고 펑펑 울었다고 했다.어쨌든 헌정 단절은 안 된다. 남은 1년 '절뚝거리는 오리'는 그대로 두는 게 옳고 그런 박근혜는 국정을 총리에게 맡기고 검찰

  • [참성단]드골·닉슨 그리고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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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드골·닉슨 그리고 박근혜 지면기사

    올리버 스톤은 할리우드에서 보기 드물게 정치·역사·문화에 관심이 많은 감독이다. 그는 1987년 데뷔작 '플래툰'에선 월남전의 허구를, 그리고 10년후 '닉슨'에선 미 정치사에 가장 큰 문제의 인물 중 한명이었던 37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싶어 했다. 신들린 것처럼 뛰어난 연기로 닉슨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안소니 홉킨스의 열연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워터게이트사건'으로 언론의 집요한 추적에 더 이상 설 곳이 없었던 닉슨. 마침내 사임을 결심하고 백악관 복도를 걸어가며 보좌관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규칙을 따랐지만, 게임 도중에 규칙이 바뀌었지. 이젠 누구도 미국의 제도를 존경하지 않아." 그리고 사임 전날, 백악관 복도에 걸려있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사진 앞에서 "사람들은 케네디에게서 자신의 이상형을 보고, 나에게선 자신의 실제 모습을 보려고 해"라고 읊조리던 장면은, 분노와 고뇌에 찬 닉슨의 모습을 훌륭하게 그려낸 명장면이다.프랑스 '68혁명'으로 불리는 1968년 5월 학생시위의 주목적은 베트남전쟁 반대였다. 낭트 대학에서 시작된 시위는 프랑스 전역으로 번졌으며 1천만명의 노동자들이 가담했다. 시위도중 4명이 사망했다. 이는 샤를 드골의 퇴진으로 이어졌다. 1969년 4월28일 0시10분 발표된 드골의 하야 성명은 너무도 간결했다. "나는 프랑스공화국 대통령으로서의 직능 행사를 중지한다. 이 결정은 정오부터 발효한다." 2차대전의 영웅, '위대한 프랑스'라는 기치아래 10년 이상 권좌를 지켜온 거물 정치인, 그의 전격적인 사임에 전 세계는 충격을 받았다. 드골은 국민투표를 좋아한 대통령이었다. 위기때마다 내놓는 것이 국민투표였다. 68혁명이 들불처럼 번지자 드골은 '상원 개혁과 행정체제 개편'을 명분으로 국민투표에 부쳤다. 하지만 패했고 그는 깨끗하게 물러났다.역사는 분노한 국민만 기록할 뿐, 고뇌에 찬 대통령까지 그려낼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그건 영화의 몫이다. 지금 박 대통령의 상황은 도도한 '68혁명'의 시위 함성에 묻혔던 드

  • [참성단]촛불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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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촛불 시위 지면기사

    외국엔 한국 같은 잦은 촛불 집회가 없다. 있다면 테러 등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영혼을 위무하기 위해 그 현장에 하나 둘씩 모여 꽃다발과 함께 켜 두는 촛불이 전부다. 작년 11월 파리 동시다발 테러 때는 연말연초까지 그런 경건하고 엄숙한 촛불의식이 끊이지 않았다. 하긴 다중의 촛불 집회도 있긴 있다. 1978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시의원 하비 밀크가 총격에 숨지자 그 현장에 3만 명이나 모여들어 촛불을 들고 애도했다. 촛불 시위도 있었다. 1989년 슬로바키아 독립 요구 촛불 시위가 대표적인 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와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벌였던 군중 촛불 시위였다. 그로부터 4년 후인 1993년 1월 1일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분리됐고 슬로바키아인(Slovak)과 체코인(Czech)은 완전히 갈라섰다.촛불 시위라면 단연 대한민국이다. 1987년 이른바 '6월 항쟁' 촛불 시위를 비롯해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죽은 미선 효순을 위한 항의 촛불 시위, 2004년 노무현 탄핵 반대 시위 등. 난센스 촛불 시위도 있었다. 2008년 5월 MB 정권 초장에 벌어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였다. 유모차 아줌마들까지 다수 참여,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쳐댔다. 그 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의혹,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 규명, 한·미 FTA 반대 등 시위로 이어졌고…. 보수 쪽에서도 촛불 시위를 벌였다. 세상에 참여하지 않는 정부도 있는지, 노무현 참여정부 때는 사학법 개정 반대 촛불 시위가 벌어져 MB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도 촛불을 들었다. 그야말로 candle demo(촛불 시위)였다.가톨릭 축제일에 candlemas(聖燭節)라는 게 있다. 촛불에 성스러운 聖자가 붙는 거다. 불교의 제등행렬, 브라질 최대 종교축제인 '나사렛 촛불' 행사, 이스라엘 촛불축제 '하누카(Hanukkah)' 등. 촛불이란 종교 행사뿐 아니라 결혼식 장례식 진혼제 추도식 등 엄숙하고도 경건하고 신성한 의식에 쓰였다. '촛불'과 '시위'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이게 정부냐. 박근

  • [참성단]샤머니즘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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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샤머니즘 정권 지면기사

    최순실 게이트의 수렁에 빠진 나라꼴을 가리켜 다수 외신들이 샤머니즘 정권이라고 빈정거렸다. 서양에선 샤머니즘이 황교(黃敎)나 홍교(紅敎)로 통한다. 황교는 15세기 초 총카파(Tsonkha-pa)가 홍교의 혁신을 위해 세운 라마교 신파고 홍교는 8세기 인도로부터 티베트에 전래된 라마교 구파다. 동양의 샤머니즘은 한 마디로 무당교 미신이다. 21세기 오늘날까지도 소멸하지 않는 무당교 무당 호칭만도 여러 가지다. 무녀(巫女), 무자(巫子), 별성(別星), 사무(師巫) 등. 그리스신화에도 다프네(Daphne)라는 무당이 나온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의 무녀로 감히 태양의 신 아폴로의 구애를 물리치고 도망쳐 월계수로 둔갑했다는 무녀가 다프네다. 중국에선 사낭(師娘), 무사(巫師), 무신(巫神) 등 존칭으로 통하고 무술(巫術)로 병을 고치는 무의(巫醫)도 있다. 쓰촨(四川)성엔 무산(巫山)이라는 지명까지 있고….남자 무당도 있다. 巫는 여자 무당이고 巫+見의 '격'자는 남자 무당이다. 그래서 남녀무당을 합쳐 '무격'이라 부르고 남자 무당을 '박수' 또는 '사니'라고도 한다. 사니는 무당사내, 무당가족 남자라는 뜻이다. '꿈에 육영수여사가 나타나셨다'며 청와대의 20대 처녀 박근혜에게 접근했던 사이비 종교 교주 최태민은 남자 무당 같은 존재였다. 남자 무당 박수 중에서도 얼치기 돌팔이 급이었다. 그는 여러 차례 개종(改宗)을 했는가 하면 이름을 7번이나 바꾸고 6번이나 결혼을 했다. 그것만 봐도 얼마나 갈팡질팡 허황된 도깨비 같은 존재로 샤머니즘 주술(呪術)에 휘둘린 인간인지 상상이 가능하다. 그런 최태민의 부전여전 딸이 최순실이다. 그런 부녀한테 휘둘린 박근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최순실 게이트이자 박근혜 게이트이기도 하다. 남의 최면술에 잘 빠지고 이른바 피암시성(被暗示性)이 강한 줏대 없는 인간 타입이 아닌가 싶다.조선시대 폭군의 대명사가 연산군이다. 그는 궁중에 무당을 들여 상시로 굿판을 벌였다. 성종(부왕)의 후궁인 정씨 엄씨의 모함으로 내쫓겨 사사(賜死)된 폐비 윤씨(생모)

  • [참성단]광화문의 단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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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광화문의 단두대 지면기사

    해괴하고도 섬뜩하다.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단두대(斷頭臺) 모형이 등장했다가 10분 만에 철거됐다는 거다. 누가 왜? 최순실 게이트 항의 뜻일까. 단두대―기요틴(guillotine)은 18세기 프랑스혁명 당시 쓰였던 사형집행 형구다. 그건 조선시대 망나니가 물을 물어 휘두르는 칼에 확확 뿜어가며 칼춤을 추듯 뜸을 들이다가 내리치는 식이 아니다. 기요틴은 3m 도르래 꼭대기서 내리치는 거대한 도끼 같은 칼날에 순간적으로 목이 잘리는 거다. 그 유명한 루이 16세와 더욱 유명한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Antoinette)의 목이 그렇게 잘렸고 상업 부르즈와 당인 지롱드(Gironde) 당원들도 그렇게 당했다. 심지어 기요틴 공포정치를 자행한 자코뱅(Jacobin)당 지도자이자 정치혁명가인 로베스피에르(Robespierre) 자신도 그렇게 목이 잘렸다. 기요틴 고안자인 기요틴까지도 기요틴에 죽었다는 건 와전이었지만….또 하나 와전은 오스트리아 여왕 마리아 테레사(Theresa)의 막내딸이자 루이 16세 왕비인 마리 앙트와네트의 유명한 말이다. 굶주린 프랑스 민중이 빵을 달라며 외치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고 했다는 그 말은 날조라고 장 자크 루소의 '참회록'이 밝혔다. 왕비가 되기 전 썼던 글 대목이라는 거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11월 국무회의에서 '불필요한 규제들은 한꺼번에 단두대에 올려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느닷없이 기요틴을 언급했고 '규제 기요틴'이라는 말까지 했다. 왜 하필 소름끼치는 기요틴을 언급했을까. 프랑스 유학 시절 공부했던 대목이 떠올랐던 건가. 단두대라는 말은 공교롭게도 그저께 또 튀어나왔다. 최순실 변호인 입이었다. '최씨가 말하자면 단두대에 올라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고 '죄가 있으면 처벌받을 각오가 돼 있다'며 또 한 번 단두대를 언급했다는 거다. '죄가 있다면'이라니?박근혜와 최순실 변호인의 단두대 언급은 기가 막힐 우연이다. 흉악살인범이나 내란음모 주범, 최순실 같은 국정마비 마녀까지도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가 안쓰럽긴 하지

  • [참성단]대통령 하야(下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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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통령 하야(下野) 지면기사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는데 하루 앞이랴.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연설에서 개헌을 역설하자 중국 CC(중앙)TV는 '박근혜가 개헌으로 대통령 연임을 윤허 받을지도 모른다(朴槿惠修憲 或允許總統連任)'고 보도했고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도 '개헌으로 대통령 재선 가능'이라고 했다. 박대통령이 10년 집권을 꿈꾼다는 거다. 그런데 바로 이튿날 최순실 게이트로 대국민 사과를 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국격(國格)은 시궁창에 처박혔고 국민은 참담했다. 중국 TV는 또 27일 '박근혜 측근의 정치 간섭사건 지속 발효(朴槿惠親信 干政事件 持續醱酵)'라고 했다. 국민의 울화가 된장처럼 부글부글 끓어올라 뚜껑을 깨뜨릴 정도라는 소리다. 인민일보도 '계속 발효'를 보도했고 이름도 '崔順實'로 밝혔다. 뉴욕타임스도 28일 '빗발치는 비난(crying foul)'을, 워싱턴포스트는 '위기에 빠진(in crisis)' 나라를 보도했고….29일에도 중국 언론은 '최순실 추문의 지속 발효'와 대통령 지지율 14% 추락을 보도했다. 그런데 '추락'이 아닌 '하활(下滑)'이다. 아래로 미끄러졌다는 거다. '넘어졌다(跌至→질지)'고도 했다. 추락보다야 낫다는 건가. 드디어 끓어오르는 발효의 국민 분노는 '이게 나라냐'고 질타하는 군중집회로 폭발했고 급기야 대통령 탄핵과 하야까지 외쳐댔다. 대통령 탄핵~하야라면 바로 떠오르는 인물이 지난 8월 탄핵으로 임기를 2년4개월이나 앞당겨 쫓겨난 브라질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69) 할머니다. 그녀가 '박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해 브라질리아에서 만난 게 작년 4월이었다. 그런데 박대통령 하야를 부르짖는 민중 시위를 보는 호세프 그녀의 감회는 어떨까. 브라질 이웃 베네수엘라도 심각한 경제 위기와 치안 부재로 지난 25일 니콜라스 마두로(Maduro)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 최고재판소 판결만을 남겼다.최순실 귀국으로 검찰 수사에도 가속이 붙겠지만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고자세라니! 그다지도 세상을 모르고 장독 뚜껑이 튀어오를 듯 발효하는 민심을

  • [참성단]대통령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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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대통령의 자격 지면기사

    한 나라의 운명은 지도자의 영도력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특히 위기 앞에서 지도자가 내리는 결단은 국가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때가 많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비교적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영국과의 독립투쟁, 멕시코와의 전쟁, 노예제도를 둘러싼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등 끊임없는 도전속에서 오늘날 미국을 세계 유일의 초 강대국으로 만드는데 공헌했다. 그렇다고 역대 대통령들이 한결같이 위대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그중에서 수준 이하의 대통령도 많았다.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자, 버지니아 종교자유법의 제안자, 그리고 버지니아대 창설자 토머스 제퍼슨, 여기 잠들다" 토머스 제퍼슨 3대 대통령의 묘비명이다. 본인 생전에 직접 썼다. 그는 대통령직 보다 미국 이념의 정점이라할 수 있는 독립선언문의 기초자로 미국인의 정신적 지주임을 더 자랑스러워 했다. 그는 비록 노예를 소유했지만 "노예제도는 도덕적 타락"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이 제도를 폐지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려고 애를 썼다.미국인들은 위대한 대통령으로 조지 워싱턴(초대), 토머스 제퍼슨(3대), 앤드류 잭슨(7대), 제임스 폴크(11대), 에이브러햄 링컨(16대), 우드로 윌슨(28대), 프랭클린 루스벨트(32대) 등 일곱명을 꼽는다. 워싱턴은 '포용력의 대통령', 제퍼슨은 '정부를 지킨 대통령', 잭슨은 '서민의 후원자', 폴크는 '미국의 토대를 마련한 대통령', 링컨은 '미국을 구한 대통령', 윌슨은 '대통령의 대통령', 루스벨트는 '두려움 없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우리는 건국후 11명의 대통령을 만났다. 그런데도 여전히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진영논리에 따라, 출신지에 따라 대통령의 채점표가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비롯해 신사 윤보선, 산업화를 이뤘지만 독재정권이라는 오명을 쓴 박정희, 직업 공무원 최규하, 총으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보통사람을 자처했던 노태우, 문민정부 김영삼, 국민정부 김대중, 참여정부 노무현, 이

  • [참성단]국기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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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국기문란 지면기사

    여야가 장군 멍군 '국기문란'이라고 비난했다. 노무현 때의 송민순 장관 회고록에 '북한인권결의안을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했다'는 대목이 나오자 새누리당이 국기문란이라고 성토했고 '제2의 대통령'이라는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자 이번엔 더불어당이 '국기문란'이라고 했다. 국기(國基)는 나라의 터전이고 문란(紊亂)은 질서 등의 어지러움이다. 紊과 亂이 모두 '어지러울 문·난'자로 국기문란은 나라 터전인 국기―국초(國礎)의 어지러움이고 지진이 난 듯 나라 주춧돌의 흔들림이 국기문란이다. 그런데 북한인권결의안을 북한에 여쭤보고 기권했다, 아니다 사후 통고했다 따위 시비는 문제도 아니다. 왜 북한에 물어보거나 사후에 알려줘야 하느냐 그거다. 북한이 천제(天帝)국이고 한국이 제후(諸侯)국―번국(藩國)인가? 남북이 천자(天子)국과 토후국(속국) 관계였냐 그 말이다. 그건 국기문란 정도를 넘어 국기포기 행태였다.문재인은 여당이 색깔론 종북타령으로 세월 다 보낸다고 했다. 그런데 색깔론 종북 문제처럼 중요하고 무서운 건 없다. 어떻게 색깔이 불그죽죽한 북한과 비슷할 수가 있고 어떻게 또 전 세계의 골칫거리 놀림거리에다가 지구촌 언론의 단골 희화(戱畵) 만화 감인 북한의 좌골(坐骨) 꽁무니를 따르는 '종북'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건가. 최순실 문제 역시 국기문란은 문란이다. 어째서 청와대 보좌진과 내각 멤버를 제쳐둔 채 일개 아줌마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케 할 수 있다는 건가. 박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김재규)에 의해 비명에 가시자 이른바 정신적 외상(trauma)이 심하지 않나 싶다. 여간해선 사람을 믿지 못하는 거다. 최순실 게이트만 해도 심리학에서 일컫는 일종의 진행마비(general paresis)고 계속된 국정 인사 실패도 먼 거리 인물에 대한 불신 불안감 탓이다.영어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까지 구사하는 두뇌로 알려졌건만 왜 최순실과의 사통(私通)이 문제가 될지를 분별, 예측하지 못했을까. 어제가 10·26, 하필 아버지 기일(忌日) 전날 대국민 사과를

  • [참성단]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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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최순실 지면기사

    온갖 괴문(怪聞) 메이커 최순실, 그녀가 도대체 누구이며 박근혜 대통령과는 어떤 관계인가. '통일은 대박'이라고 외친 박대통령의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Dresden) 연설 등 44편의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와 비서진 인사 내용, 국무회의 자료 등 청와대 일과(日課) 스케줄이 모두 그녀에게 보고됐다는 보도까지 터졌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녀는 상왕(上王)이었나, 원격 수렴청정 대비마마였나? 아니면 청와대 무대 뒤 (꼭두각시극의) 와이어 풀러(wirepuller)였나. 그런 비상한 여인이 지난 광복절 대통령 연설문까지 검열했다면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뤼순(旅順) 감옥을 '하얼빈(哈爾濱) 감옥'이라고 한 망발은 왜 바로잡아 주지 못했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은 박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정윤회의 전처이자 박대통령 부녀와는 특별관계였던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란다.2년 전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기소된 박관천 경정이 검찰에서 밝혔다고 했다. '현 대한민국 권력순위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가 박근혜'라고. 그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는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과 독불장군 민정수석 우병우, 문화계 황태자라는 차은택의 현 권력순위는? 최순실이 하루에 수백억씩 모금했다는 것도 불가사의지만 미르재단의 '미르'로 미뤄 꽤는 유식한 듯싶다. 영어 발음 '미어'의 'mir'는 러시아어로 '세계'라는 뜻이고 영어와 불어 뜻은 각각 '러시아 원시촌락 공동체'와 '옛 러시아 자치농촌'이다. 독일어 mir는 또 ich(나는) 또는 ich의 3격 '나에게'라는 뜻이고. 그럼 미르재단 '미르'는? 우리말(古語)의 용이 미르다. 훈몽자회(訓蒙字會) 등에 용례가 나온다. 그런데 표기는 '미르'가 아닌 '미·르'고 '미리'도 용이다. 미르재단은 '용 재단'일 게다. 제왕의 상징이 용 아닌가.그런데 왜 박대통령은 분명히, 화끈하게 해명을 못하는가. 그런 연루 의혹 등으로 지지도가 25%까지 추락해도 관심 없다 그건가. 대한민국 검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