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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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구마모토 지진 지면기사
일본 구마모토(熊本) 지진 피해가 엄청나다. 어제 오후 2시 현재 사망 41명, 부상 2천여 명에다 구마모토와 오이타(大分) 주민 19만명이 피난했고 건물 붕괴 1천700여 동, 정전 7만6천호, 도로와 교량 붕괴, 열차도 탈선했고 공항도 폐쇄됐다. 게다가 문화재인 구마모토성(城) 훼손, 아소진쟈(阿蘇神社) 로몬(樓門)이 붕괴됐고 우토(宇土)시 청사도 도괴됐다. 이번 구마모토 강진은 참으로 이례적이다. 지진이란 통상 약한 전진(前震)에 이어 강력한 본진(本震)이 뒤따르고 이어 약한 여진(餘塵)이 여러 번 잇따르지만 이번 지진은 달랐다. 14일엔 규모 6.8이었던 게 16일엔 거꾸로 7.3으로 강해졌고 하루 수십 차례 여진이 계속된 것이다. 일본은 이른바 '불의 고리'라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나라들 중에서도 지각 판구조가 가장 복잡해 4개의 판이 맞물려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일본열도에서 미진(微震)조차 전혀 없는 날은 단 하루도 없을 정도다.구마모토는 지진뿐 아니라 아소(阿蘇)산 분화(噴火)까지 발생했고 어제부터 강풍과 호우까지 몰아쳤다. 엎친 데 덮치고 덮친 격이다. 16일 아사히(朝日)신문 기사가 가슴을 때린다. 구마모토 미나미아소무라(南阿蘇村)의 토카이(東海)대학 3학년 와시즈(鷲頭朋之)군은 16일 새벽 학교 아파트 침대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침대가 몹시 흔들리면서 전기가 나갔고 아파트가 무너졌다. 와시즈 군이 의식을 찾았을 때는 무너진 건물에 깔려 움쭉달싹 할 수 없었다. '이제 죽었다' 싶었고 손에 닿는 거라고는 휴대폰밖에 없었다. 와시즈 군은 부모와 형에게 유서문자를 보냈다. '이제까지 고마웠다'고. 그런데 와시즈 군은 구사일생으로 구조됐고 학생 10명 중 2명이 목숨을 잃었다.미국무성은 15일 일본에 '어떤 지원도 할 용의가 있다'고 했고 중국 외교부도 16일 사망자 애도와 가족 위로담화를 발표했다. 대만의 차기 총통인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도 위로성명을 냈고…. 하지만 지진여파가 부산까지 미쳤다는 한국은 '교민안전 대책 운운'뿐이었다. 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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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선거는 끝났다 지면기사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별처럼 많은 시인들 중, '산업화와 근대화의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삶의 방식이 붕괴되어 가는 농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이 땅에 터를 잡고 있는 농민의 삶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 준 신경림의 '농무'가 창비의 첫 시집으로 채택된 건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 산업화에 가장 크게 소외된 군상을 농민으로 봤기 때문이다. 1975년, 지금부터 40년전의 일이다. 걸쭉한 춤판이 끝나고 난 후, 모두 돌아간 빈 운동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선거가 끝났다. 20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여당 지지자에겐 경악을, 야당 지지자에겐 축배를 내린 선거였다. 패자는 승자에게 꽃다발을, 승자는 패자에게 따듯한 위로를 할 차례다. 이제 너 나 할 것 없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선거전이 시작되기 이전의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링컨은 투표용지를 '탄환'에 비유했지만 역시 투표용지는 탄환보다 더 무서운 위력을 발휘했다. 오만한 여당 거물들이 무너지고, '글쎄~'했던 후보에게 금배지를 달아준 선거였다. 언론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혀를 내둘렀다. 오만했던 여당의 참패는 민의의 반영. 새누리당은 많은 것을 느끼고 반성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예뻐서 123석을 안겨 주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고도 남는 의석을 얻었다고 해서 자만해서는 안된다. 무능한 양당 체제에 신물을 느낀 유권자들이 3당체제로라도 정국을 헤쳐나가라는 준엄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한다.선거는 막을 내렸다. 그런데도 왠지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다. 정말이지 '구경꾼들이 모두 떠나간 텅 빈 운동장'을 보는 느낌이다. 당선인들 면면이 '그나물에 그밥'으로 20대 국회라고 별수 있겠냐는 자조감 때문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대오각성(大悟覺醒)이 없는 한, 20대 국회는 더 처절하고, 더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지도 모른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국가적인 불행이다. 그나마 정치인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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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투·개표 드라마 지면기사
투표용지 기표 방식도 각각이다. 터키는 EVET(yes)라 새겨진 도장을 찍지만 이집트는 볼펜(볼 포인트 펜)으로 V(승리) 표시를 하고 독일은 X자를 쓴다. 독일의 X는 크로이츠(kreuz→십자가) 표시다. 크로이츠 하면 하켄크로이츠(Hakenkreuz), 그 갈고리 모양의 나치 문양(卍)부터 연상돼 소름끼치지만 그냥 찌그러져 기운 십자가(X)야 그런대로 봐 줄 수 있다. 호주는 1 또는 2, 원하는 후보와 정당의 기호를 써 넣고 일본은 뻗친 정성으로 맘에 드는 후보자 이름을 써 넣는다. 글자가 틀려도 동명이인이 없는 한 인정하는 식이다. 미국은 주(州)마다 다르다. 최근엔 전자투표(DRE)나 광학 스캔 등 첨단 장비를 사용하는 주가 많다. 그런데 한국의 기표도장, 그 ㅅ자 표시는 무슨 뜻인가. 그냥 뜻도 없는 무늬? 더욱 흥미로운 건 투표함 函자도 '상자 함'자고 箱자도 '상자 상'자건만 중국에선 '투표함'이 아닌 '投票箱'이고 개표 역시 '개상험표(開箱驗票)'라고 한다. 驗票가 검찰(檢札)한다는 뜻이니까 상자를 열어 표를 검찰, 검산(檢算)한다는 거다.어쨌거나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던 여론조사 전화 벨 소리, 시끄럽기 짝이 없던 유세전이 소란스런 '거국적 쇼'였다면 개표 드라마는 어떤가. 제작→대한민국, 연출 감독→선관위, 전 국민이 스태프 겸 관람도 겸하는 별난 드라마고 엄숙하고도 짜릿하고 잔인한 드라마 아닌가. 내내 조금씩 뒤지다가 막판에 뒤집는 역전승리 하며 엎치락뒤치락 끝까지 조마조마한 밤샘 개표 드라마라니! 당사자들은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까. 타들어가던 간이 반쯤 남은 건 아닐까. 그러기에 '투표는 탄환보다도 강하고 개표는 죽음보다도 강하다'고 했다. 영국의 명재상 처칠이 말했다. "평생 열네 번 출마했지만 선거 때마다 한 달씩은 감수했다"고. 10년 감수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었을까. 실제로 10년 20년 감수 끝에 죽을 수도 있다.오늘 점심, 저녁 모임 화제는 온통 총선 총평일 게다. 아무개가 떨어지다니, 그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 걔는 아슬아슬하게 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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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선거 용어 지면기사
보기 싫은 국회의원 후보 얼굴뿐 아니라 귀를 막고 싶은 게 선거 용어였지만 오늘로 끝이다. 도대체 '초박빙'이 무슨 뜻인가. 이번 국회의원 후보 729명에게 '무슨 뜻인지 한자로 써 보라' 하면 몇 명이나 쓸 수 있을까. '박빙(薄氷)'은 살얼음이다. 이 말의 어원은 시경 소아(小雅)편이고 '소민(小旻)'이라는 시 마지막 절 '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전전긍긍이 마치 깊은 연못가에 서는 것 같고 살얼음을 밟는 것 같다)'의 끄트머리다. 빠지면 죽는, 위험한 지경을 뜻하는 말이 薄氷이다. 그러므로 선거에서 '박빙' 어쩌고 하면 익사(溺死)처럼 위험하다는 뜻이다. 그런가? '초박빙(超薄氷)'은 또 뭔가. 그건 '매우 위험'이 아니라 위험을 극복했다는 뜻이고 '초접전'도 싸움을 모면, 벗어난다는 뜻이다. 일본에선 '근소한 차로 리드를 지키다(킨쇼노 사데 리드오 마모리쓰즈케루)'는 뜻으로 '박빙의 리드'라는 말을 쓰긴 하지만 초박빙, 초접전이 아니라 근소한 차, 심한 경합 경쟁, 예측불허, 백중지세, 난형난제다.'오차 범위'는 또 뭔가. 차이와 에러의 범위라니? 이 또한 근소한 차가 적절한 용어다. 대결이면 대결이지 맞대결, 정면대결은 또 무슨 소린가. 옆댕이 대결이나 꽁무니 대결도 있다는 건가. '맞붙었다'는 말도 성별 등 가려 쓰는 게 좋다. '간발의 차'와 '진검승부'는 또 순 일본말이다. 머리카락 하나 차이가 '간발의 차'지만 일본에선 '間一髮(칸잇빠쓰)'이니 '間一髮의 差'라는 말을 많이 쓰고 진검승부도 목검(木劒)이 아닌 진짜 칼로 겨루는 승부가 '신켄쇼부(眞劍勝負)'다. 교양인이라면 이런 말들은 피한다. 4천만원짜리 손목시계를 찼다는 모 정당 대표는 또 자기네 당엔 대통령 감이 기라성 같이 많다며 일일이 주워섬겼지만 '기라성(綺羅星)'도 '끼라끼라 호시(반짝이는 별)' '끼라보시(〃)'라는 말에 한자를 덮어씌운 단어다.드디어 오늘 밤이면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떠오르겠지만 민생을 외면하고 나라에 해만 끼친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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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21세기 유다들' 지면기사
탈북자를 가리켜 '유다, 인간쓰레기'라니!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탈북자 동영상을 공개, 배신자 유다에 비유했고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했다. 중국 동남쪽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탈북이 지난 8일 알려지자 '유다들의 명줄'이라는 제목의 동영상과 함께 '낳아주고 길러준 조국을 배반하고 반(反)공화국 인권 모략 소동에 편승해 입에 피를 물고 날뛰는 21세기 유다들'이라고 열을 올렸다. 그런데 종교라면 오직 '김일성 3부자 교'밖에 모르는 북한에서 어떻게 유다까지 알고 있었다는 건가. 유다도 Judas, Judah, Jude 등 여럿이다. 야곱의 넷째 아들로 그의 후손이 유다왕국을 건설했다는 유다를 비롯해 기원 전 7년 국세조사에 반대해 반(反)로마군을 일으킨 갈릴리(Galilee) 지도자 유다, 예수의 형제로 유다서(書) 저자로 알려진 유다, 그리고 예수의 12제자 중 회계 책임자로 은 30냥에 예수를 팔아넘겼다는 바로 그 가롯 유다(Iscariot Judas) 등. 그런데 이번에 탈출한 북한 식당 류경(柳京) 종업원은 공교롭게도 13명이었고 한국에 온 8일은 금요일이었다. '13일 금요일'은 기독교도가 가장 싫어한다는 숫자다. 예수의 '최후의 만찬' 멤버가 13명이었고 만찬 중 자리를 빠져나가 로마 병사들을 불러 예수를 체포하도록 한 배신자 유다는 13번째 자리에 앉았었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날도 13일 금요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수 이전, 기원전 1040년에 출생한 위대한 다윗 왕 시절부터 예수 탄생 전까지의 고대 유대인은 역설적으로 13이라는 숫자를 좋아했다. 인도인은 좋아하는 정도를 넘어 신성시하는 게 숫자 13이다. 그런데 배반자 유다는 예수의 죽음 후 몹시 참회, 목을 매 자살했다(마태복음 27:5)는 거다. 그 점으로 미뤄 아주 못된 인간은 아니었다.지독한 역설이지만 그 '인간쓰레기'라는 유다가 예수를 배반하지 않았다면 예수의 십자가 처형으로 인한 기독교는 생겨나지 않았다. 007 영화처럼 어렵사리 남한에 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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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미얀마와 북한 지면기사
영어로 Burma(버마), 버마에선 '미얀마(Myanma)'라 부르지만 중국에선 '미엔띠엔(緬甸:면전)'이다. 緬은 아득하게 먼 '멀 면'자, 甸은 '성밖 전'자다. 그러니까 성밖 먼 나라가 緬甸이다. 그럼 중국 성밖 먼 나라가 미얀마뿐이라는 건가. 그보다 훨씬 이상한 건 요즘의 미얀마다. 동화 속 '이상한 나라'만 이상한 게 아니라 미얀마가 이상한 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영어 발음은 '수카이' 또는 '수키'인 아웅산 수치(Suu Kyi) 여사(72)도 중국서는 '앙산 수지(昻山素季)'라고 하지만 아무튼 '미얀마의 만델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그 국민민주연맹(NLD) 당수 할머니는 54년 만인 지난 해 숙원의 민간 정부를 출범시키고도 대통령이 될 수 없었다. 두 자녀의 국적이 영국이라는 이유였다. 그래서 최측근이자 자기 차 운전기사인 틴 초(Htin Kyaw·70)를 대통령에 앉히고 수렴청정(垂簾聽政)에 들어간 거다.더욱 이상한 건 그 수치 여사가 외무부 교육부 전력에너지부 대통령실 등 네 개 장관을 맡은 사실이다. 세상에, 어떻게 그런 무더기 겸직이 가능하다는 건가. 그건 노욕의 '수치(羞恥)' 아닐까. 중국 언론은 그녀가 '외무장관에 전념한다(專心擔任外長)'고 했지만 그래도 성에 안 찼던지 지난 6일 국가 고문(顧問)이라는 희한한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런 별난 직위 창출법안이 국회 의석 4분의 1인 '군인의원'들의 강한 반발에도 지난 5일 하원을 통과하자 이튿날 곧바로 국가 고문 자리에 오른 것이다. 허수아비 왕을 맘대로 조종하는 상왕이 됐다는 얘기다. 그런데 NLD 소속의 윈민 하원의장 주도로 '국가 고문법안'이 통과되자 군부 세력인 민스에 부통령과 내무 국방 국경담당 등 장관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그녀의 국가 고문직이 과연 순탄할까. 하긴 미·중 러브 콜이 뜨거우니까.그러나 이상하다 못해 괴상하고 해괴한 나라 북한은 다르다. 중국서는 '주제탄도화전(洲際彈道火箭)'이라 부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불화살(火箭) 심지 점화실험까지 공개해 뭘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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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스윙보터 (swing voter) 지면기사
싱글대디 버드 존슨은 직장을 잃고 낚시와 맥주를 즐기며 빈둥거리는 백수(白手)다. 선거시스템의 착오로 선거법에 따라 존슨에게만 재투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공교롭게도 존슨의 한표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는 중요한 한 표다. 하지만 존슨은 지지정당도 없고, 지지자도 없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 영화 '스윙보트'의 내용이다. 관객에겐 그저 그런 코미디 영화였지만 대책없는 멍청이 연기를 능청스럽게 펼쳤던 케빈 코스트너의 농익은 연기 덕분에 평론가들에겐 제법 좋은 평가를 받았다.이 영화를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은, 이 코미디 영화가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진지하게 던져 주었기 때문이다. 흥미위주로 선거를 다루는 언론의 상업성, 당선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의 이중성, 그리고 우매한 유권자의 속물근성을 영화는 비판하고, 조롱하고 있다. 한때 건달같은 삶을 살았지만, 이제 성숙한 민주시민이 된 존슨은 이렇게 말한다. " 단순히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사람이 아니라 말만 앞세우지 않는 더 큰 인물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우리의 문제를 앞에 서서 잘 헤쳐나갈 인물, 지혜를 가지고 국민을 잘 이끌어서 우리 자신과 세계를 평화롭게 해줄 인물, 우리는 그런 인물을 원합니다."스윙보터의 사전적 의미는 '선거 등의 투표행위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다. 전에는 언디사이디드 보터(undecided voter)라고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정하지 못해 흔들리는 투표자라는 의미에서, 플로팅보터(floating voter)와 같이 쓴다. 20대총선을 불과 1주일 남겨두고 스윙보터가 20~30%로, 역대 최고라는 소식이다. 사상 유례없었던 '엉터리 여론조사'도 스윙포터의 마음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스윙보터들은 이번 공천과정에서 여·야가 보여준 한심함 때문에 정치에 극도의 혐오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전통적 여권 지지세력인 보수층 및 60대 이상의 유권자, 즉 스윙 그레이 보터(swing grey voter)들이 아예 투표를 포기하려는 기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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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벚꽃 축제 지면기사
일본말 '사쿠라(벚꽃)'는 야바위꾼, 한통속이라는 뜻이다. 이마가 깨져 피가 나도 '이마에 사쿠라 꽃이 피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사쿠라에 껌뻑 죽는다. 일본 국화(國花)부터 사쿠라다. 지명에도 사쿠라이(櫻井:앵정)시, 사쿠라지마(櫻島) 등이 있고 도쿄만 해도 사쿠라바시(櫻橋) 사쿠라다이(櫻台) 사쿠라신마치(櫻新町) 사꾸라다(櫻田) 등 다수다. 인명 역시 사쿠라마치(櫻町)라는 성씨의 왕(천황)도 있었고 그냥 사쿠라(櫻)도 있다. 벚꽃 옆 우물이 그리도 좋았던지 '사쿠라이(櫻井)' 성씨의 유명인은 작가 사쿠라이 타다요시(櫻井忠溫), 아동문학가 겸 영문학자 사쿠라이 오손(櫻井鷗村), 화가 사쿠라이 셋칸(櫻井雪館), 화학자 사쿠라이 죠지(櫻井錠二) 등이고…. 벚꽃 시가(詩歌)도 일본 최고(最古)의 시가집 '만요슈(萬葉集)'에 수록돼 있고 에도(江戶→17~19세기) 말기의 화가 안도 히로시게(安藤廣重)의 벚꽃 명소 그림들은 너무도 유명하다.일본 엔카(演歌) 가수들의 벚꽃 노래 또한 많다. '엔카의 왕'으로 불리는 잇키 히로시(五木ひろし)의 노래 '사쿠라가이(櫻貝)'는 '꽃 조개'라는 뜻이다. '花貝'가 아니고 '櫻貝'인 것도 별나고 벚꽃이 얼마나 좋길래 조개에 조차 '사쿠라'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는 건가. 고바야시 사치코(小林幸子)의 노래는 또 '센본사쿠라(千本櫻→1천 그루 벚꽃)'고 사카모토 후유미(坂本冬美)와 Juju라는 가수는 '아키사쿠라(秋櫻)'를 불렀다. 벚꽃이 가을까지 피는 게 아니라 코스모스의 이칭(異稱)이 '아키사쿠라(가을 벚꽃)'다. 어떻게 코스모스를 사쿠라로 부른다는 건가. 그만큼 사쿠라에 미쳤다는 증거다. 타니무라 신지(谷村新司)라는 가수의 노래는 또 한없이 사쿠라를 외치는 '사쿠라사쿠라'다. 종이도 얇고 부드러운 건 '사쿠라가미(櫻紙)'라 하고 말고기는 얼마나 맛있는지 '사쿠라니쿠(櫻肉)다.진해와 서울 여의도 등 우리 땅의 벚꽃 축제가 한창이다. 지금 워싱턴도 원산지가 일본인 벚꽃 축제가 벌어진다. 하지만 일본 벚꽃은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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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청정에너지 문제 지면기사
전기자동차 판매에 날개가 돋쳤다는 어제 뉴스가 확 눈길을 끌었다. 한국 얘기가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테슬라(Tesla)자동차 제품인 전기차가 그렇다는 거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엔진 부품만 1천여 개지만 테슬라 전기차 모터는 17개 부품이고 1회 충전으로 346㎞를 달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전기자동차(대당 4천만원대)의 작년 판매량은 5만대. 폭스바겐 등의 연간 1천만대 판매에 비하면야 낮은 수치지만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모델3은 공개 3일 만에 주문량 27만6천 건을 기록했다고 테슬라 모터스의 45세 CEO 일론 머스크(Musk)가 말했다. 청정에너지는 하루가 급하다. 봄철 내내 겪는 고통, 숨만 쉬어도 병에 걸린다는 미세먼지만 해도 자동차 배출가스와 탄소 배출이 중국발 스모그와 함께 무서운 공범(共犯) 아닌가. 자동차뿐 아니라 항공기 배출가스도 상상을 넘는다. 스위스 태양열 비행기 '솔라 임펄스(Impulse)'가 26시간 비행에 성공했다는 게 2010년 7월이었지만 아직 멀었다.인도 남부 코친(Kochin) 국제공항이 세계 최초로 태양광 발전으로 전환했다는 뉴스는 지난달 15일 CNN의 보도였다. 그 공항은 3년 전부터 태양광 패널을 도입, 항공기 도착 터미널 옥상에 우선 설치했고 이어 비행기 격납고와 그 주변에 설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완료했고 작년 8월부터 가동했다. 그런데 발전량이 1일 평균 소비 4만8천~5만㎾를 넘는다. '코친공항이 2014년 9월부터 하이엔드(high-end) 로봇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건 그 이틀 전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보도였고…. 상하고 벌레 먹은 토마토 껍질과 씨 등 케첩 생산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 양은 엄청나다.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 대학 연구팀은 '연간 4만t의 그 토마토 폐기물로부터 발전(發電)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달 16일 샌디에이고 미국 화학학회 전미(全美)총회에서 발표했다.일본 아이치(愛知)현 토요하시(豊橋)과학기술대의 비클(Vehicle)시티 연구팀은 또 도로 밑 땅속에 두 줄기 철판레일을 깔아 생산되는 전원으로 굴리는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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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멕시코 정상회담 지면기사
'세상에서 가장 큰 코는 멕시코'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멕시코 하면 사막과 선인장, 솜브레로(sombrero) 모자부터 떠올릴지 모른다. 테두리가 넓고 정수리가 원추형인, 짐승 털로 만든 그 펠트(felt) 모자 말이다. 하지만 진짜 멕시코 명물은 성질이 매우 난폭해 '저돌적(猪突的)'이라는 그 말이 딱 어울리는 멕시코 멧돼지고 또 하나는 늘 싱싱한 꽃을 피우는 멕시코엉겅퀴→'불로화(不老花)'다. 미국 남부 텍사스 주 아래 멕시코만(灣)을 끼고 뻗어 내린 땅 멕시코는 한반도의 9배 넓이에다 인구 1억2천만명의 대국이고 수도 멕시코시티는 표고 2천260m 고지대지만 연중 기후는 온화하다. 1519년 스페인에 정복당해 1821년 독립까지 300여 년간 식민지 땅이었던 멕시코는 스페인 이주민이 60%, 토박이 인디오가 30%다. 공용어는 에스파냐(스페인)어. 그런데 '멕시코'라는 발음은 미국식이고 현지 발음은 '메히꼬(Mexico)'다. 일본에선 '메키시코', 중국에선 '모시꺼(墨西哥:묵서가)'라 부르고 한자 음역은 '墨國'이기도 하다.Mexico라는 국명은 멕시코 원주민인 아즈텍(Aztec)족의 수호신 '멕시틀리(Mexitli)'에서 왔고 아즈텍족은 '학의 백성'이라는 뜻이다. 그 고고한, 착한 백성의 나라를 스페인이 300여 년이나 지배하면서도 멕시코라는 국명만은 그대로 둔 게 신기하다고나 할까. 그건 현지 아즈텍타노(Aztec-Tano)어족의 고유어까지 말살할 수가 없었고 그 보다는 고대 마야(Maya)문명의 후예, 마야족 인디언 문화를 존중했던 게 아닐까. 페루의 잉카(Inca)문명과 함께 중남미 대륙의 고대 인디오 문명, 그 쌍벽을 이뤘던 게 멕시코의 마야문명 아닌가. 그런 멕시코를 박근혜 대통령이 대거 145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방문 중이고 오늘(현지시간 4일) 페냐 니에토(Pena Nieto:뻬냐 니에또)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한다.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1년 9월의 노태우 대통령을 비롯해 YS, DJ, 노무현 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