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EU의 난민亂
    참성단

    [참성단] EU의 난민亂 지면기사

    유럽연합 국가들이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난민 탓이다. 지난 2월 29일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지대에선 월경(越境)을 저지당한 수백 명의 난민이 폭력화, 국경선 철조망을 부수자 마케도니아 경찰이 최루탄을 쏘는 등 난리가 벌어졌다. 국제이주기관(IOM)은 시리아→그리스 난민만도 11만명을 넘었다고 했다. 독일서는 강도짓과 독일 부녀자 폭행까지 빈발했다. 그래서 EU 행정담당 유럽위원회가 '유럽국경·연안경비대'까지 창설했지만 난민 소요는 진정될 기미가 없는 데다 뭣보다 막대한 대책 비용이 문제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1일 EU에 6천억 원의 지원 요청을 했고 캐머런 영국 총리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일 파리 북부 아미앵(Amiens)에서 수뇌회담, 영·불 국경인 프랑스 북부 칼레(Calais) 경비강화에 1천700만 파운드(약 280억원)를 갹출하기로 했다. 영·불 도버해협 중 가장 짧은 거리인 칼레엔 영국으로 도항(渡航)하려는 난민 4천여 명이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독일 각 주(州)의 금년 난민 대책비 총액은 무려 170억 유로(187억 달러)다. 그래서 난민을 확 줄여야 한다는 원성이 높자 메르켈 정부가 곤경에 처했지만 이웃 오스트리아도 마찬가지다. 70만명의 난민 입국이 오스트리아 인구 850만명에 비례, 너무 많고 수용에도 한계가 있다는 거다. 인구 비례로는 스웨덴 다음으로 난민이 많다. EU 통계국은 28개 EU 가맹국에의 난민 신청자가 125만5천명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그야말로 난민난(亂)으로 골치를 푹푹 썩이고 있는 게 유럽연합 국가들이다. 지난달 20일 밤 열린 제66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금곰상을 받은 작품 '불바다(Fire at sea)'도 아프리카 중동 난민을 다룬 영화였고 이탈리아 잔 프랑코가 감독했다. 그런데 그토록 난민난으로 골치인 EU가 '한·일과 결속,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3일자 브뤼셀 발로 로이터통신이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등이 북한 자산 동결 대상자 리스트를 확대, 자금과 보험

  • [참성단] 수원 무(戊) 선거구
    참성단

    [참성단] 수원 무(戊) 선거구 지면기사

    그리스 전설에 '괴물과 같은 뱀'이 나온다. 사실 뱀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마치 반죽을 하다만 밀가루 떡에 어린 아이들이 손가락을 꾹꾹 눌렀다가 잡아당긴 모습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이것을 '살라맨더(Salamander)'라고 불렀다. 영어로는 '도마뱀' 또는 '도롱뇽'을 뜻한다.특정한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아주 유리하게 선거구의 구역을 정하는 것을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라고 한다. 말의 유래는 이렇다. 1821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게리(F.Gerry)는 주민의 이해득실이나 지역적인 특성, 그리고 상대 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했다. 표만 많이 얻어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게리가 바꿔 놓은 선거구의 지형을 보니 마치 살라맨더를 닮았다. 이 괴물을 닮은 선거구를 민주당이 그냥 놔둘리가 없다. 민주당 지지 정치평론가가 게리가 만든 선거구를 '게리맨더'라고 비꼬았다. '게리의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이후 정치학에서는 불합리한 선거구를 말할 때 게리맨더링이라는 용어를 쓴다.큰일을 치른 뒤에는 으레 뒷말이 따르기 마련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거구획정이 결정됐지만, 이번 총선에서 전국 처음으로 '무(戊) 선거구'가 나오게 된 수원에서 '게리맨더링'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수원시는 이번 획정안에서 권선지역인 을선거구로 편입된 장안구 율전동과 권선동 중심의 신설 무 선거구로 묶인 영통구 영통 2동, 태장동을 게리맨더링 사례로 지적했다.수원시는 지난달 29일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와 주민 서명부를 국회 의장실과 안전행정위원장실에 전달했다. 이번 선거구획정이 정치권의 이익에 맞춰 상식과 원칙에서 벗어난 채 이뤄졌으며 권선구청이 있는 서둔동을 팔달구 선거구에 넣어 구청 2곳이 한 선거구에 들어간 19대에 이어 게리맨더링이 재연됐다는 것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율전동은 오래전부터 자연부락이 형성된 장안구를 대표하는 지역이고 영통 2동과 태장동은 영통구의 중심"이라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리 붙이고 저리 붙

  • [참성단] 필리버스터 신기록
    참성단

    [참성단] 필리버스터 신기록 지면기사

    filibuster는 '의사(議事) 방해'라는 뜻 말고도 외국에 침입하는 '침외자(侵外者)'라는 뜻도 있고 17세기경 약탈을 일삼던 해적을 필리버스터라고 했다. 국회법이 그런 필리버스터 조항을 둔다는 건 한 마디로 실소(失笑)감이다. 현재 다수 국가가 의회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등 의사진행 방해를 못하도록 법과 규칙을 강화한 건 그런 이유고 법규상엔 하자가 없을지라도 의회정치 본연의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대사를 결정하는 기업회의에 해적 같은 방해자가 침입한다면 용납되겠는가. 뭣보다 골든타임 죽이기다. 그런데 '토모니 민주당'이 캐나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58시간 기록을 깬 세계 신기록(9일간)을 세웠다. '더불어' 표기가 불가능한 일본 언론이 더불어민주당을 '共に(토모니) 民主黨'이라고 부른다. '함께, 같이'라는 뜻이 '토모니'다. '더불어당'은 중국서도 '더불어 여'자 '與黨' 외에는 표기할 방도가 없다. 당명부터 망발이다. 그 더불어당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엔 서른아홉 명이나 나섰고 어제 원내대표 이종걸이 '종결'시켰지만 아무튼 지독한 독종들이다. 어떻게 다수 의원이 선 채로 열 시간 넘도록 발언할 수 있다는 건가. 운동화는 기본이고 나무토막에 번갈아 발을 올려 허리운동을 하는가 하면 화장실은 3분 내로 이용하고…. 그런가 하면 고성과 막말, 눈물에다 필리버스터 테마와는 상관없는 운동권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하기도 했다. 그에게 묻고 싶다. 그 '임'이라는 게 도대체 어떤 임이냐고. 테러방지법 반대는 단순논리로 '테러방치, 테러찬성'이다. '국민 감시법' 운운도 선량한 일반시민에겐 해당 밖이고 거리가 멀다. 감시는 그럴 만한 혐의자가 받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종걸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을 가리켜 '대국민 테러법'이라고까지 극언을 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이다.박근혜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대뇌 판단이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거의가 공감할 거다. 올바른 국민이라면 또 하

  • [참성단] 한·미 우주협력
    참성단

    [참성단] 한·미 우주협력 지면기사

    인간은 광대무변(廣大無邊)의 대명사인 우주를 까맣게 잊고 산다. 그 이유를 '우주'를 뜻하는 영어 단어들이 말해 주는 것 같아 흥미롭다. cosmos는 가을철 한들거리는 꽃인 코스모스이기도 하고 universe는 만유(萬有), 천지만물 오만잡동사니를 가리키기도 하는가 하면 space 또한 우주, 지구 대기권 밖 공간이라는 뜻 말고도 좁은 공간, 장소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宇宙'라는 한자어도 마찬가지다. 宇도 宙도 '집 우, 집 주'자 아닌가. 우주가 집이라니! 더욱 흥미로운 건 중국에선 '집 宙'자가 과거 현재 미래의 무한한 시간을 뜻하기도 한다는 점이고 외계인을 '우주인' '천외내객(天外來客)', 그냥 외부인사까지도 '외계인'이라 부른다는 거다. 게다가 실버 그레이 은회색 노인 머리도 '우주 색'이다. 그런저런 이유로 지구인은 좁은 공간에서 바글바글 아옹다옹 얽혀 살며 무한대로 넓고 큰 우주를 잊고 사는 거 아닐까.한국과 미국이 달 탐사를 비롯한 우주 개척에 협력키로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달 탐색만 해도 미국이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킨 건 47년 전인 1969년이었다. 그들의 축적된 노하우를 전수받겠다는 거다. 그럼 달 다음엔 어느 별을 탐사할 건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연구팀은 바로 지난달 21일 태양계 외연부(外緣部)에 아홉 번째 혹성(New Ninth Planet)으로 보이는 존재의 증거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통칭 'Planet9'인 문제의 혹성은 지구의 10배 질량에다가 태양~해왕성 거리보다도 20배나 멀리 떨어진 궤도를 1만~2만 년 걸려 한 번씩 돌고 있다고 마이크 브라운 연구원이 말했다. 그런데 2006년 제외된 명왕성 대신 그 9번째 혹성까지도 미국을 비롯한 인류가 정복하는 미래는 과연 올까. 적어도 400억~1천억 개라는 지구형 행성(혹성)은? 그 중 어느 별에든 외계인은 있을 수 있다.어쨌든 핵우산과 사드 등 안보도 미국에 의존하고 달 탐사까지도 독자적으로는 버겁고 어려워 미국에 매달린다는 게 왠지 좀 그렇고 씁쓰름하기만 하

  • [참성단] 지카 열
    참성단

    [참성단] 지카 열 지면기사

    지카 바이러스―지카 열(熱)이 무섭다. 인도의 자동차 메이커 타타(Tata)모터스가 자사의 해치백(hatch back→들어서 여는 출입문이 뒷부분에 달린) 자동차 Zica의 발음이 지카 바이러스의 Zika와 같아 차명(車名)을 변경한다고 지난달 초 발표했다. 자동차 회사의 큰 손해를 감수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해프닝이었다. 그런데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 소두아(小頭兒)를 출산하는 공포도 공포지만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미국 예일대 열대병 연구팀이 며칠 전 또 다른 문제점을 밝혀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로부터 사산(死産)된 한 태아가 뇌 조직이 없이 물만 가득 찬 수무뇌증(水無腦症)으로 밝혀진 것이고 더욱 오싹한 건 그 태아의 경우 두뇌조직뿐 아니라 체내의 액체 제어가 불가능한 태아수증(胎兒水症) 증상으로 인해 폐와 복부에까지 물이 차 있었다는 거다. 그러니까 중추신경 외 조직까지 지카 바이러스가 침투한 게 아닌가 하는 그 점이 더욱 무섭다고 연구팀이 말했다.미국 질병대책센터(CDC)는 지난 24일 주로 모기가 옮기는 걸로 알려진 지카 열이 성 교섭으로도 전염된다는 사실을 14건이나 밝혀냈다고 보고했다. 그래서 오는 8~9월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패럴림픽(paralympic) 관전을 위한 브라질행을 포기하도록 권장하는 지침을 26일 발표했다. 그건 마치 마가렛 챈(陳: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국장의 24일 기자회견을 반박한 걸로 비춰졌다. 그녀는 "지카 열이 리우 올림픽과 패럴림픽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웃기는 건 미국의 자치령(領)인 푸에르토리코가 지카 열 대책으로 콘돔 가격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거다. 문란한 성 교섭으로 인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였고 구충제와 손 소독제, 티슈페이퍼 가격 인상까지 불허했다.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만연 사태처럼 우리 땅에도 지카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않을까 두렵다. 가뜩이나 비척거리던 경제에 어퍼컷을 날렸던 게 메르스 아니었던가. 그런데 한반도까진 안 올지도 모른다. 왜? 열 시

  • [참성단] 유엔 대북制裁
    참성단

    [참성단] 유엔 대북制裁 지면기사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결의안 초안을 검토한 서맨사 파워(Samantha Power)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그녀의 성씨 'Power'답게 강한 어조로 말했다. "북한에 대해 '분명하고도 강력한 메시지(an unambiguous and unyielding message)'가 될 것"이라고 했고 유엔 제재 파워에 '새 지평을 열었다(it's breaking new ground in a whole host of ways)'고 말했다. 그게 20여 년만의 가장 강력한 제재이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러나 아직은 모른다. 미국이 북한의 '꺼거(哥哥:형님) 국가' 중국을 설득, 어렵사리 이룩한 대북 제재 합의에 이번엔 북한의 '탕슝(堂兄:사촌형)' 국가 러시아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유엔 상임이사국 자격으로 '검토(쁘라라볼까)할 시간(차쓰)을 좀 달라'는 거다. 러시아가 '나 홀로' 거부권을 행사하긴 어렵겠지만 아무튼 안보리 통과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거라는 전망이다.북한이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도 의문이다. 북한 수출의 거의 절반인 석탄 수출을 막는다 해도 민생용은 예외로 했고 해외 송출 노동자 임금과 북한 식당 수익 송금도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27일자 중국 인민일보는 '안보리의 대북 신 결의(安理會涉朝新決議)가 조선 민생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不影響朝鮮正常民生)'고 보도했다. 같은 날 북한 대남 총책인 강경파 김영철은 또 "아무리 제재해도 우린 죽지 않는다. 미사일을 계속 쏠 테니 똑똑히 보라"고 호언했고 로동신문은 '자꾸들 까불면 청와대와 백악관을 잿가루로 만들겠다'고 썼다. 그런데 스카파로티(Scaparrotti) 주한 미군 사령관은 엊그제 미 상원군사위원회에서 "김정은이 궁지에 몰리면 대량 파괴 병기(WMD)를 쓸 수도 있다"고 했고 한반도 긴장감이 20년래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그래선지 미국은 지난 20일과 25일 서부 공군기지에서 북한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Minuteman)3의 경고성 발사를 했다. 하지만 사

  • [참성단] 하얀 오스카(OSCAR)
    참성단

    [참성단] 하얀 오스카(OSCAR) 지면기사

    아카데미상을 왜 오스카(OSCAR)상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는 없다. 아카데미 상 트로피가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 첫 남편 오스카 넬슨을 닮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고, 아카데미 협회의 도서관 직원이던 마거리트 헤릭 여사의 삼촌 오스카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지만 근거는 없다. 그러나 1934년 6회 아카데미 상에서 캐서린 헵번의 여우주연상 수상 글을 쓴 칼럼니스트 시드니 스콜스키가 처음으로 '오스카'를 거론한 것은 분명하다.오스카상이 '백조의 잔치'라는 비난이 일 정도로 백인 우월주의에 편향되어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는 것은 80여년 동안 수여한 2천900여개의 트로피 중 흑인의 품에 안긴 건 고작 32번에 불과했다는 데서 여실히 증명된다. 2002년 '흑진주' 할리 벨리가 '몬스터 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이것이 첫 흑인 여우주연상 수상이었다. 아카데미상 심사 투표권이 있는 회원 5천100여 명의 94%가 백인이다.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한국시간으로 29일 월요일 오전 10시 LA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백인들의 잔치'라는 비판과 함께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남녀 주연·조연상 후보 20명이 모두 백인계 배우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진보 성향의 감독 스파이크 리는 "백합같이 흰 아카데미 시상식을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며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고, 흑인 배우 대니 글로버는 "오스카 상을 없애 버려야 한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반면 스필버그 감독은 "난 백인 아카데미 회원의 수가 많기에 인종주의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다양성을 위해 회원 자격을 개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카데미를 향한 비난의 손가락질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백인의 역차별'을 부르짖는 백인 우월주의자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오스카의 인종차별논란은 미국 전체의 사회상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이번 오스카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이병헌이 한국 배우 최초로 이번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전

  • [참성단] 추궈훙 대사
    참성단

    [참성단] 추궈훙 대사 지면기사

    참으로 괴이하고도 요상한 일이 벌어졌다. 한 나라 외무부가 그 나라에 주재 중인 외국 대사를 불러 '유감이지만 당신네 나라 그러면 못쓴다고 본국에 전하시오'라고 통고하는 예야 흔히 봐왔지만, 거꾸로 타국에 주재 중인 대사가 그 나라를 향해 주제넘게도 '그래서는 안 된다. 당장 그만두지 못할까' 식으로 공갈 위협 발언을 하는 예는 일찍이도 뒤늦게도 들어본 예가 없기 때문이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 대사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주한 미군의 사드(THAAD) 배치는 한·중 관계를 파괴할 수 있다. 그리 되면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건 주제넘은 짓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식 표현으로 '妄自尊大的行動(망자존대적 행동)' 그거다. 아니, 주제넘은 정도가 아니라 오만한 태도(傲慢的態度)고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 중국어로 방자(放恣)는 '방사(放肆:팡쓰)'다. 그런데 이왕이면 사드에 반대하는 야당 대표가 아닌 집권당에 직격탄을 날리지 그랬나!'대사(大使:따스)'라는 글자 뜻은 '큰 심부름꾼'에 불과하다. 우리말 '소사(小使)'는 잔심부름꾼 남자 하인(使丁)이고 일제 때의 '코즈카이(小使)'도 심부름 하는 아이(使喚)나 용무원(用務員)이었다. 그런데 추궈훙 따스는 본국의 훈령을 받고 그 따위 소리를 한 건가, 스스로 알아서 그리 한 행동거지였나.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쌍오리산(雙鴨山) 항공우주관측제어소에 설치한 탐지거리 5천500㎞의 레이더는 괜찮고 한국 사드만 문제라는 주장인가. 전 지구에 거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 꿈(中國夢)을 펼치려거든 그만큼 대국다워야 하는 거 아닐까. 세계 한 가운데서 빛나는 나라가 '中華民國' 아닌가. 한국에 이러쿵저러쿵 하기 전에 불량 깡패 아우국가 북한의 전쟁 촉발 망동부터 막아야 하는 거 아닐까. 제발 깡패사회(黑社會) 북한 좀 막아 달라는 거다.다시 말해 G2 大國답게, 의젓한 형님(哥哥:꺼거)국가답게 못된 아우(弟弟:띠디)국가 버릇부터 고쳐달라는 소리다. 북측이 공갈치는 거 들었나? 죽탕칠 1차 목표는 청

  • [참성단] 모바일 박람회
    참성단

    [참성단] 모바일 박람회 지면기사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면서 운전하다가 사고로 죽는 미국인이 하루에 10여명 이라는 게 엊그제 CNN 보도였다. 자동차뿐 아니라 모터사이클(오토바이)과 자전거를 타면서도 스마트 폰을 본다는 거다. 그러니, 거리를 걷는 젊은 신인류(新人類)―저두족(低頭族:띠터우쭈)은 말할 것도 없다.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 폰을 본다고 해서 중국에선 저두족(head down族)이라 부르지만 온 세상의 거리가 저두족으로 넘쳐나고 그들 워킹 저두족 사고는 안 나는 날이 없다. 그래서 중국의 대도시인 충칭(重慶)시 도로엔 그들을 위한 전용 레인(lane)이 자전거 도로처럼 별도로 획정돼 있을 정도고 그 길에서만은 지능손기계(智能手機:즈넝서우지)→스마트 폰을 안심하고 들여다본다는 거다. 그런 중국 스마트 폰 인구가 연내 5억명을 돌파할 거라고 CNN이 보도한 건 2014년 9월이었다. 그런데 스마트 폰 사고는 거리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주머니 속 애플 I Phone 5C가 폭발한 곳은 작년 3월 미국 뉴욕 주 린던허스트(Lindenhurst)였다.스마트 폰이 끝없이 진화한다. 이제는 '똑똑한(스마트)' 표현보다는 '지니어스 폰(천재 폰)'이라는 호칭이 합당할지도 모른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러토가(Saratoga)의 한 고교생이 30초 만에 끝내는 충전 장치를 개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건 이미 2013년 5월이었다. 그럼 얼마나 편리할까. 아무튼 애플이 작년 9월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매한 신형 I폰 6s와 6s+는 단 사흘 만에 1천300만 대나 판매한 대기록을 세웠다. 우리 삼성과 LG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모바일 박람회(Mobile World Congress)에서 새로운 전략 스마트 폰 갤럭시 S7과 G5를 각각 선보였지만 날개가 확 돋칠지 궁금하다. 중국의 샤오미(小米)와 롄샹(聯想) 등도 가격을 무기로 경쟁에 나섰고….그런데 이번 바르셀로나 MWC에서 주목받는 건 한계에 이른 스마트 폰보다는 특수 안경을 쓰고 체험하는 놀라운 버추얼 리얼리티(virtual reality), 즉 가상현실 체험

  • [참성단] 테러방지법
    참성단

    [참성단] 테러방지법 지면기사

    작년 11월 파리 테러 때 혼비백산했던 미국 록 밴드가 EODM(Eagles Of Death Metal)이었다. 파리 바타클랑(Bataclan)극장 공연 중 IS의 테러로 89명의 관중이 사망했지만 다행히도 죽음을 모면했던 그들 록 밴드가 지난 16일 다시금 그 극장에서 감격적인 공연을 했다. 보컬의 제스 휴즈를 비롯한 록 밴드 멤버가 환생한 듯 무대에 오르자 극장 안은 온통 감격의 도가니로 환호성이 터졌다. 청중 속엔 그 때의 총격 부상으로 목발을 짚은 사람, 하얀 장미꽃을 든 사람도 있었다. 제스 휴즈가 막간의 CNN 인터뷰에서 청중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 귀환공연의 의미야말로 깊다"고. 프랑스 국민회의(下院)는 바로 그 날(16일) 테러 비상사태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는 안건을 찬성 212표, 반대 31표로 가결했다. 영장 없는 가택 수색과 테러연루 의심 인물의 자택 연금 등 시민 불편을 무릅쓰고 상원에 이어 하원이 통과시킨 게 비상사태 연장 안건이었다.기타 선진국이 설정한 것도 테러대비법이었다. 미국은 국치(國恥)인 2001년 9·11 테러 후 20개월의 철저하고도 방대한 조사 끝에 국토안보부(DHS)와 국가대테러센터(NCTC)를 창설했고 대량살상무기(WMD)에 의한 테러 가능성에 대비, '생물방어 프로그램(Biodefense program)'도 구축 중이다. 영국은 미국보다 앞선 2000년 테러리즘 대처법을 만들었고 독일은 테러 용의자를 6개월 간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핵 테러다. 그래서 주요 선진국이 선도하고 있는 게 핵물질물리적방호협약(CPPNM)의 강화, 핵테러억제협약(ICSANT)과 세계핵테러방지구상(GIGNT) 체결 등이다. 마치 북한 핵 테러 대비책 같지 않은가. 김정은이 남측 요인 암살 등 테러를 지시했다는 게 지난 18일 국정원 보고였다.그런데도 테러방지법에 늘쩡거리는 국회의원 군상(群像)이야말로 문제다. 13건의 테러방지법안이 막혀 있는 이유가 국정원의 권한 남용 소지 때문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지구상에 '공포주의(테러)가 만연했다(恐怖主義蔓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