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오타니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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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오타니 쇼헤이 지면기사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KBO)리그 원년 팀 '해태 타이거즈'는 선수가 15명에 불과했다. 사회인야구 시절보다 몇 곱절 늘어난 정규리그를 소화하느라 선수들은 매 게임 출전해야 했다. 타자 전원이 주전이었고, 투수들은 연투에 지쳐 팔이 늘어날 지경이었다. 선수들 기력이 바닥나자 팀 성적도 추락해 전·후기 4위(6개 팀)에 그쳤다.구단은 고육책으로 김성한 선수가 투타를 겸하도록 했다. 열악한 팀 사정이 '오리 궁둥이'를 원조 '이도류(二刀流)'로 떠민 것이다. 타이거즈에서 프로생활을 마친 원클럽맨 김성한은 단일 시즌 10승-10홈런, 30홈런, 20-20클럽, 통산 1천안타, 2천루타, 700득점 기록을 남겼다. 해당 부문 모두 KBO 리그 최초란 수식어가 붙는 대기록이다.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아 KBO가 선정한 '레전드 40인'에 원년 멤버로 박철순, 이만수, 백인천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150년 넘는 미국 프로야구 역사를 다시 썼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자로도 나서 대기록을 자축하는 시즌 25호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성적은 투수로 10승 7패, 평균자책점 2.68, 157탈삼진, 타자로는 타율 0.256, 25홈런, 66타점을 기록 중이다.'10승-10홈런'은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두 번째다. 클럽 원조는 1918년 시즌 타율 0.300, 11홈런, 61타점, 13승 7패, 평균자책점 2.22에 빛나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 베이브 루스(Babe Ruth). 이듬해에도 29홈런을 때렸으나 1920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투수 장갑을 벗었다. KBO 리그 타자 중에 이도류 자질을 지닌 선수가 많다. KT 위즈의 간판 강백호는 고교 시절 140㎞ 후반대를 뿌리는 강속구 투수였다. 국민타자 이승엽과 영원한 현역 추신수, 이대호 선수 역시 고교 시절 에이스 투수 출신들이다. 강백호와 이승엽이 선발로 나

  • [오늘의 창] 완성도 아쉬운 지역현안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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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완성도 아쉬운 지역현안공약 지면기사

    지난 6·1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지역 현안들이 집중적으로 부각됐다.언론사 등도 예외 없이 선거 1년여 전부터 출마 예상자를 전망하고 사전 여론조사 등을 실시, 결과·분석 등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선거 관심도를 끌어올렸다. 경인일보는 지난 4월 18·19일 양일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가평군수 여론조사를 벌여 후보 지지·적합도, 정당지지도, 시급처리 현안 등에 대한 여론을 살폈다.여론조사 분석결과, 선거 주요 판단 기준으로 정치 성향과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이 지목됐다. 가평지역의 시급처리 현안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주거환경개선 등이 제시됐다. 이처럼 다수의 지역 현안은 유권자에 의해 제시됐고 출마자의 입을 통해 이슈화됐다.유권자의 물음에 출마자들은 선거공약으로 답했다. 이런 과정 등을 거쳐 국민의힘 서태원 후보가 가평군수로 낙점됐다.당시 서 후보는 '인구증가 정책 발굴 추진', '명품주거단지 1만세대 건립', '10만 자족 도시 완성' 등 12대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매우 포괄적 공약이라며 좀 더 구체화한 개괄적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의 소리가 나왔다. 그러면서 가평읍 대단위 공동주택 조성에 따른 교통 대책 마련 등의 현안을 한 예로 들었다. 가평읍에는 오는 2023년까지 5개소 1천800여세대의 공동주택이 들어선다. 또 3개소 900여 세대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이 접수된 상태로 총 2천700여 세대가 늘어날 전망이다.하지만 이들 공동주택 준공이 목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 교통 후 입주' 계획이 이뤄지지 않아 교통난 및 주차난 등으로 주민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확충, 주차장 확보 등 기반시설 확충을 간과한 채 인구 늘리기, 1만세대 건립, 10만 자족 도시 완성 등의 포괄 공약에만 치중하면 공약의 완성도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공약의 대전제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김민수 지역자치부(가평)차장 kms@kyeongin.com김민수 지역자치부(가평)차장

  • [참성단] 대우치수(大禹治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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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대우치수(大禹治水) 지면기사

    중국 고대사의 전설로 전해지는 요순(堯舜)시대는 성군(聖君)이 대를 이어 선정을 펴는 '이상국가(理想國家)'였다.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하는 백성들은 왕이 누군지도 몰랐고, 알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태평성대를 누리는 호시절에도 우환이 그치지 않았다. 우기에 반복되는 대홍수로 감당키 어려운 인명·재산피해가 나 나라의 안위를 위협했다.요임금은 나라의 골칫거리를 없앨 해결사로 '곤'이란 인물을 등용했다. 그는 비장한 각오로 10년 가까이 치수에 매달렸으나 홍수를 막지 못했고, 백성들 원성은 커져만 갔다. 요를 이어 왕위에 오른 순임금은 곤을 변방으로 내쫓고 그의 아들 우(禹)에게 치수(治水)를 맡겼다. 훗날 하 왕조를 개국하고 왕이 된 우임금이다.우는 둑을 높이 쌓아 물길을 막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물을 이겨낼 수 없다고 봤다. 물길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통로를 마련해주고, 하상을 낮춰 원활한 흐름을 유도했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품 넓은 강으로 자연스레 흘러들도록 길을 터줬다. 홍수에도 물길은 순해졌고, 백성들은 더는 물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 우는 신혼 때 임지로 나선 뒤 13년간 한 차례도 집에 들르지 않았다는 미담이 전한다. 고사성어 대우치수(大禹治水)의 유래다.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물 폭탄이 투하됐다. 지난 8~9일 이틀간 최고 5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 한강을 경계로 남쪽 지역에 호우가 집중됐다. 관악구 지역은 8일 저녁 시간당 130㎜ 넘게 내린 것으로 집계돼 기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광주 등 경기도 남부권역에도 한때 홍수경보가 발령되는 등 초단기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100년에 한 번 있을 폭우에 서울 강남이 초토화됐다. 수조 원 예산을 쏟아부었다는데 물난리를 막지 못했다. 11년 전 우면산보다 더한 악몽이 재현됐다. 초자연적인 재해에는 어쩔 수 없다는 자조론에, 부실한 수방대책이 화를 키웠다는 주장이 맞선다.서울의 심장 강남이 잠겼는데, 진영으로 갈려 저주를 퍼붓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예산을 줄인 때문이라는데, 한쪽에선 박원순 전 시장 탓이라고 한다. 4

  • [참성단] 다누리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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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다누리와 달 지면기사

    나이는 45억 살, 지구에서 38만㎞ 떨어져 있다. 둘레는 1만1천㎞, 평균 온도는 영하 25℃, 밤에는 영하 170℃까지 내려가나 낮에는 영상 120℃까지 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약 29일 12시간 45분 동안 자전을 한다. 무슨 얘긴가. 지구의 유일한 위성, 바로 달이다.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하늘의 달과 천체를 관측하다 웅덩이에 빠지자 하녀에게 발밑 땅도 모르면서 무슨 천체연구냐는 핀잔을 받았다는데 그만큼 달은 인류에게 호기심의 원천이었다. 뿐만 아니라 달은 예술의 대상이요, 예술인들의 시심(詩心)을 자극하는 영감의 보고이기도 했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에, 마이클 잭슨의 문 워크(Moon Walk)가 그렇다. 심지어 다수의 이슬람국가에서는 초승달이 들어간 국기를 사용한다.달은 보통 한 달에 한 번 총 12번의 보름달이 뜨지만, 3년마다 보름달이 13번 떠오를 때도 있다. 이 달을 속이는 달(Belewe Moon)이라고 했다가 요즘에는 블루문(Blue Moon)이라 부른다. 블루문이 있으니 레드문(Red Moon)도 있다. 태양과 지구와 달이 나란히 놓였을 때 월식이 일어나는데, 월식이 일어나면 태양빛이 지구를 거쳐 달에 닿게 되는데 이때 대기 속의 먼지가 굴절을 일으켜 붉은 빛만 달에 닿기에 피처럼 붉은 레드 문이 되는 것이다.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우주비행을 시작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다누리는 지난 7일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이동하다 다음 달쯤 지구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다음, 오는 12월 말 달 상공 궤도에 안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달 상공 20㎞ 지점에서 자기장 측정 등 여러 임무를 수행한다. 달은 미래 자원으로서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 우라늄, 헬륨3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고 한다. 약 110만t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헬륨3은 방사능 폐기물 없이 원자력의 5배 이상 높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니 달은 이제 종교적·예술적 대상에서 우주공학 및 경제적 대상으로 달라지고 있다. 주초 수도

  • [참성단] 염색 샴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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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염색 샴푸 지면기사

    '모다모다'머리를 감기만 해도 흰머리가 변색하는 염색 샴푸 제품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이해신 카이스트 교수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이 교수는 껍질을 벗긴 바나나가 자연상태에서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 작용'에 주목했다. 2016년 화장품 기업 '비에이치랩' 배형진 대표에 제품 개발을 제안했다. 머리를 감는 과정에서 모다모다 샴푸의 폴리페놀 성분이 남아 산소와 결합해 모발 색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대량 생산에 돌입했다.출시되자마자 흰머리와 새치가 고민이던 중·장년층을 사로잡았다. 감기만 하면 저절로 검은 머리가 된다는 기적 같은 현상을 몸소 체험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제품은 출시 5개월 만에 100만개가 팔렸고, 1년간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입소문이 퍼지며 홈쇼핑에서 완판 행진을 했고, 매장에선 품귀현상을 빚었다.하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됐다며 안전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식약처는 모다모다 샴푸의 핵심 성분인 '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의 유해성이 우려된다고 판단, 사용 금지목록에 추가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를 반박했고, 중재에 나선 정부 규제개혁위는 재검토를 지시했다. 검증 위탁을 받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검증위를 꾸리고, 평가한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모다모다와 식약처가 다투는 사이 대기업들이 갈변 샴푸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의 '려 더블 이펙터 블랙 샴푸'는 검은콩에서 추출한 '블랙 토닝' 성분으로 새치를 어둡게 코팅시킨다. LG생활건강 '리엔 물들임' 샴푸도 비스름하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일 때 주황색 염료가 더 선명하고 오래가도록 백반을 매개체로 활용하는 점을 응용했다. 로드숍 브랜드 토니모리의 '튠나인'은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미세하게 쪼개 머리카락 깊숙이 스며들게 하는 원리다.모다모다와 식약처가 2라운드 난타전이다.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THB 성분 분석과 관련, 서로 거짓말을 한다며 진실 공방이 치열하다. 모다모다는 약이 오른 표정이고, 식약처는 괘씸하다며 단

  • [참성단] '간호사 현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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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간호사 현은경' 지면기사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 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나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으며 간호하면서 알게 된 개인이나 가족의 사정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나는 성심으로 보건의료인과 협조하겠으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간호학도들이 임상수업을 나가기 전에 촛불을 들고 가운을 입고 복창하는 '나이팅게일 선서'이다. 영국 명문가의 막내딸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집안의 반대에도 간호사가 돼 크림전쟁에서 부상병을 간호한다. 늦은 밤 작은 등불을 들고 병동을 순회하는 그녀를 보도한 타임지 기사로 '등불을 든 여인'으로 유명해졌다. 그녀로 인해 병원 잡역부로 취급받던 간호사의 위상이 달라졌다. 나이팅게일 선서는 현대 간호학의 창시자이자 간호사의 대모를 기리려 제정됐다.2000년부터 해마다 국가고시를 통해 1만명 이상, 2017년부터는 2만명 안팎의 간호사들이 배출돼 의료현장에서 일한다. 간호사는 의사와 동등한 법정 의료인이다. 간호대에 입학하는 남학생 수도 가파르게 증가해 '간호사=여성'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도 오래다. 하지만 간호사를 의사와 환자 수발을 드는 역할로 보는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다. 메디컬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도 대부분 의사다. 최근에는 태움 문화로 간호사들 스스로 발등을 찍기도 했다. 간호사를 아가씨, 언니, 저기로 호칭하고 하대하며 막말하는 환자들이 수두룩하다.간호사 현은경이 7일 안장됐다. 지난 5일 이천의 투석전문병원을 덮친 화마 속에서 투석 중이던 환자 4명의 곁을 끝까지 지키다 같이 희생됐다. 50세의 그녀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홀로 대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투석 치료 중이던 환자들은 두 다리가 없거나 고령자들로 도움 없이는 재앙을 피할 재간이 없었다.이기심과 이타심 모두 인간의 본성이라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직면하면 자신의 생존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간호사 현은경은 살 길을 향하려 환자들에게 등을 보이기가 죽기 보다

  • [참성단] 드론 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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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드론 암살 지면기사

    2020년 1월 3일 새벽,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Qods)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일행과 함께 차량에 올랐다. 공항을 빠져나가는 차량 2대를 향해 미군 드론 MQ-9 리퍼(Reaper)에서 미사일 4기가 발사됐다. 첫 발이 명중하면서 탑승자 10명이 전원 즉사했다. 이슬람혁명 국가 이란의 이인자가 영원히 제거된 순간이다. 공항 도착 11분 만이다.작전이 공개되자 미군의 공격용 무인항공기 'MQ-9 리퍼'에 관심이 집중됐다. 리퍼는 공대지 미사일 14발을 탑재할 수 있는 전폭 18m의 대형 드론이다. 무장한 상태에서도 7천500m 상공에서 14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950 마력의 고성능 엔진을 탑재해 시속 580㎞로 이동이 가능하다. 항속거리는 5천926㎞나 된다.미국이 주초에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71)를 암살했다. 장소는 탈레반 고위 지도자의 보좌관이 소유한 집에서다. 미 언론은 알자와히리가 안가(安家)의 발코니에 나와 머무는 시각을 노려 MQ-9 리퍼가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한 달 전부터 그가 안가에 머물렀고, 정기적으로 발코니에 나와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한다는 사실을 알고 끈질기게 추적했다고 한다.알자와히리 암살에는 솔레이마니 때와 마찬가지로 드론이 사용됐으나 장착 무기는 전혀 다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을 응용해 개발된 R9X 미사일이다. 탄두는 폭약을 넣지 않고 표적을 타격하기 직전 6개의 칼날이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은밀하게 목표물만 타격해 살상을 최소화하기에 '닌자 폭탄'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알자와히리의 가족이나 경호원 누구도 사상하지 않았다.알자와히리는 빈 라덴과 함께 2001년 전대미문의 9·11테러를 저질렀다. 빈 라덴 사후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가 된 그에게 현상금 2천500만달러(326억원)가 걸렸다. 미국은 20년 넘게 그를 쫓았고 마침내 뜻을 이뤘다.진화하는 기술로 대형 드론에, 첨단 무기가 개발되면서 표적 처리가 손쉬워졌다. '마음만

  • [참성단] 미·중 동아시아 패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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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미·중 동아시아 패권 전쟁 지면기사

    냉전시대 자유진영에서 대만은 유일한 중국 정부였다. 우리도 대만을 자유중국으로 호칭했고,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공'이라 일개 정당 집단으로 홀대했다. 1971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유엔에 가입해 '중국' 국호를 독점하면서 대만의 국제적 지위는 처참하게 추락했다. 미국, 한국 등 냉전자유진영의 동맹국과 우방국들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됐다. 적수공권 대만을 지킨 건 민주주의와 경제였다.대만 헌법상 중국 본토는 미수복 지역이다. 장개석 국민당 정부를 계승한 대만 정부가 본토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주장이다. 6·25 전쟁 때 한반도에서 쫓겨난 대한민국이 제주도에서 정부를 이어가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맞서는 처지를 상상하면 비교가 쉽다.중국 입장에서 보면 택도 없는 소리다. 중국도 당연히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본다. 그래도 중국이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에 도전하기엔 국력이 부족했던 시절엔 무력 통일은 자제했다. 대신 경제, 정치적 영향력으로 대만을 중화 문화권에 가두는 데 그쳤다.시대와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이 미국에 선전포고급 군사 시위를 감행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격돌의 방아쇠가 됐다. 중국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주권 침해로 규정한다. 자국 영토에 허락 없이 방문했다는 것이다. 펠로시는 굴하지 않고 중국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의 선택에 직면한 이때 대만인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인권 탄압도 직격했다.중국은 대만 해역과 상공을 항모와 전투기로 포위했고, 미국도 항모전단과 전투기를 급파했다. 분이 안 풀린 중국은 대만에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당장 대만 금문도를 포격해도 이상할 것 없는 형국이다. 동아시아 패권을 놓고 중국의 도전과 미국의 응전이 현실이 됐다.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거쳐 어제 입국해 오늘 일본으로 출국한다. 펠로시의 대북 발언 수위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한국-일본으로 이어진 펠로시 라인은 향후 미·중 패권 전쟁의

  • [참성단] 경신(更新)과 갱신(更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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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경신(更新)과 갱신(更新) 지면기사

    한자는 글자마다 일일이 외워야 하는 데다 어순도 우리말과 다르며, 상황과 맥락에 따라 발음도 달라진다. 가령 대개는 북녘 북(北)을 '북'으로 읽고 쓰지만, 패배(敗北)의 경우처럼 '북'을 '배'로 쓰고 읽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많은 사례들이 있으나 가장 헷갈리고 확실하게 알지 못한 채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경(更)과 갱(更)이다. 경신(更新)과 갱신(更新)이 특히 그러하다. '고칠 경'과 '다시 갱' 두 가지 음과 뜻으로 다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자는 똑같은데 어느 때 '경'이고 어느 때 '갱'이 되는가. 운동경기·대통령 지지율·출산율·시청률 등 새로운 기록을 다시 세울 경우에는 '경신'이라 읽지만, 임대차계약서·운전면허증·여권처럼 기간과 기한이 있는 것을 연장할 때는 '갱신'이라 한다.요즘 우리 사회는 '갱신'보다는 '경신'이 우위에 선 모양새다. 집권 두달 만에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급전직하했고, 물가지수와 부동산 거래에서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서울, 경기의 상반기 아파트 매매건수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강남불패의 신화도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 거래의 지표 구실을 하는 강남 4구의 아파트 거래량도 반 토막이 나서 전년대비 5천988건에서 2천737건으로 급감했다.휘발유 가격은 지난 3월 1일 이후 8월 들어 처음으로 전국 평균 1천897.3원으로 내려갔으나 배추가 89%, 오이가 75%, 무가 68.7% 급등했다.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소비자물가에 서민들이 울상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도처에서 양적 완화를 통해 경기침체를 극복하려는 상황에서 우리 역시 재난지원금과 방역 등으로 재정 지출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났고, 여기에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도 매우 우려되는 수준이다. 지금의 가파른 물가상승은 공급이 달려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환율 등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새 정부가 지지율과 경제회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 이럴 때 지지율과 인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소신껏 밀고 나가야 한다.

  • [참성단] 대통령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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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대통령의 책 지면기사

    중국 문학자 허세욱 교수(1934~2010년)는 외대 중국어과를 나와 타이완사범대 중문과 대학원에서 시를 공부하고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어로 시와 수필을 발표해 중국 문단에 등단했다. 국내에 돌아와서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한국외국어대와 고려대에서 후학을 길렀다.중국 고전 산문집 '배는 그만두고 뗏목을 타지'는 2000년 초 출간됐다. 허 교수의 해박한 소양과 위트 넘치는 번역이 글의 품격과 재미를 더한다. '굴원의 노래', '출사표', '적벽가', '악양루기', '추성부' 등 명품 산문 83편을 만날 수 있다. 2천 년 전 봉건 문학부터 명·청 시대 명작까지 두루 실렸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여름휴가 때마다 출입기자들에 책을 선물했다. 대변인실은 매년 휴가철에 네댓 권씩 나눠주며 대통령이 피서지에서 읽을 책이라고 전했다. 허 교수의 중국 산문집은 어느 해 여름 대통령 독서 목록 맨 앞에 있었다. 대통령의 책은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그해 하반기 베스트셀러로 주목받았다.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다. 휴가중 읽을 대통령의 책은 알려지지 않았다. 출입기자들에게 책을 선물했던 관행도 옛일이 됐다. 기자들 숫자가 늘어난 탓도 있겠으나 가로막(김영란 법)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휴가철을 앞두고 대변인실은 출입기자들에게 '대통령이 봤으면 하는 책을 권해달라'고 했다고 한다.허 교수 산문집 중 '누가 더 이쁜가요' 편은 중국 정(鄭)나라 추기가 왕에게 한 간언을 옮겼다. 잘생긴 선비(서공)보다 추기가 더 낫다고 추켜세우는 부인은 (자신을) 편애하는 탓이고, 첩은 두려워하는 것이며, 손님은 이용하려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다음날 위왕(威王)을 만나 일화를 전하며 궁궐의 비첩들과 문무백관, 백성이 이와 다르지 않다고 고(誥)한다. 위왕도 맞장구치며 흔쾌히 동의하고 누구나 직언을 하면 상을 주겠다고 명한다.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30% 밑으로 추락했다. 여당은 사분오열에, 자중지란이다. 고물가에 무역적자 누적으로 성장률은 둔화됐고, 코로나가 재창궐한다. 휴가라고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