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오거돈의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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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오거돈의 치매 지면기사

    치매는 80대 3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노인성 질환이다. 기억과 인지력이 저하되고 같은 언행 반복하기, 상습 가출, 폭력성, 망상, 폭식, 섬망 등 증세가 다양하다. 발병 당사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을 힘들게 한다. 병세가 나빠지고 장기화하면 환자와 보호자 사이에 균열이 가고, 때론 가정 붕괴로 이어진다. 보호자들은 환자를 돌보는 어려움보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게 더 힘들다고들 한다.치매는 완치가 없다. 이달 초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드유헬름(성분 아두카누맙)'의 시판을 승인했으나 증세가 나빠지는 것을 늦추는 효과에 그친다.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판매하면서 임상 4상을 진행하는 조건이다. 완치도 아닌 지연에 불과한데, 치료비용은 연간 6천만원이 넘는다. 보험 가입자는 부담이 적다고 하나 시장은 '글쎄요'다.난데없이 치매가 법정 소환됐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공판에서다. 21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제추행 등 혐의로 그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자 오 전 시장 변호인단은 공소 사실을 부인하며 피고가 치매 증상을 보인다고 주장했다.변호인은 "이 사건은 강제추행치상이 아니라, 충동적이고 우발적이며 일회성인 기습추행이나 기습추행에 의한 치상으로 봐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어 "오 전 시장이 사건 후 자신이 치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치료를 받았고, 장애 판정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사건 피해자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사건 직전까지도 팔굽혀펴기로 체력을 과시하더니 갑자기 치매에 걸렸느냐"며 "당신의 주장은 부산시민들의 수장인 시장이 치매 노인이었고, 민주당에서는 치매 노인을 대한민국 제2의 도시 시장직에 공천했다는 의미"냐 반문한다.피해자 측은 심신미약을 이유로 가벼이 처벌한다면 권력형 성범죄는 계속 반복될 거라며 법정구속을 통해 법의 엄정함을 보여달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얼마 남지 않은 삶,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고 진술했다. 사건 뒤 행방을 감췄던 그이기에 진정성에는 의문 부

  • [참성단] 대선주자들과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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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대선주자들과 지지율 지면기사

    연예인과 정치인의 공통점은 대중적 지지와 인기로 먹고 산다는 점이다. 현 선거제도의 문제점의 하나는 개인의 정치적 역량이나 자질보다는 대중적 인기와 지지율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 개인이 보여주는 비전이나 정책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선호도와 바람에 따라 선거 결과가 결정된다. 당연히 정치인들로서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와 중우정치(衆愚政治)는 종이 한 장 차이다.지금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은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장관 등등인데 공교롭게도 모두 문재인 정부의 각료 출신들이거나 밀접한 관련을 가진 인물들이다. 이래서는 문재인 정부가 대선주자 사관학교가 아니냐는 말을 피할 길이 없다. 특히 이들의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와의 원근친소 또는 정부에 얼마나 대립각을 세웠고 반문(反文) 정서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이들의 역량이나 리더십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발자크(1799~1850)는 문학 속의 정치를 "음악회 도중에 울려 퍼지는 총소리"라 했다. 함의가 많은 말이다. 요컨대 이는 평온한 음악회를 망치는 이질적 소음이라는 뜻도 되고, 그만큼 단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꿀 만큼 위력적이라는 뜻도 되며, 또 대중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수결 원칙이 적용되는 현 선거제도에서 지지율과 여론조사는 '음악회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총소리'와 같다.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다 빨아들이고 오직 숫자만 남는 것이다.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 얼마나 많은 채용절차를 거치는가. 서류전형, 필기시험에 면접과 인적성 시험 등을 통과한 소수의 사람들만 선택받는다. 이렇게 뽑아도 사람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조직이 많다. 하물며 나라의 명운이 달린 정치 지도자를 뽑는데, 감성의 정치와 실체 없는 인기가 판세를 좌우하니 정부 출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삐꺽거리기 시작한다. 차제에 대통령 임기도 바꾸고 물망에 오르는 주요 대선 주자들에

  • [참성단] '소방 영웅'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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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소방 영웅'을 보내며 지면기사

    2001년 서울 홍제동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5분 만에 불길을 잡고 7명을 구조했다. 그런데 집주인이 "아들이 안에 있다"고 절규했고, 소방관 9명이 구조를 위해 재진입했다. 곧 2층집 전체가 무너져내렸다. 소방관 6명이 순직했다. 방화범인 아들은 불을 낸 뒤 친척집에 은신 중이었다.2011년 평택 서정동 가구전시장 화재 때도 이재만, 한상윤 소방관은 동료들을 대피시킨 뒤 마지막으로 나오다가 잔해에 깔려 순직했다. 2014년 7월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을 마치고 귀환하던 강원소방본부 구조헬기가 추락했다. 마지막 수색 임무를 마친 소방관 5명이 순직했다.타인의 생명을 구하려 자신의 목숨을 거는 용기는 숭고하다. 소방관은 '숭고한 희생'을 숙명으로 짊어진다. 화재 현장은 지옥일테다. 숙명의 실천은 의지이고 공포의 회피는 본능이다. "신이시여.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소서." '소방관의 기도'가 간절한 이유다. 작가 김훈은 소방관에게 "살려서 돌아오라. 살아서 돌아오라"는 헌사를 바쳤지만, 해마다 돌아오지 못한 순직 소방관들이 그치지 않는다.오늘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 소방관이 영면에 든다. 17일 쿠팡 이천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위해 불길 속으로 진입했다가 부하 대원들을 대피시키고 혼자 남겨졌다. 선두로 진입했다 마지막으로 철수하다 불길 속에 갇혔다. 이틀 동안 그의 생환을 기원했던 국민들은 19일 그를 영정으로 대면했다.김 대장은 1계급 특진과 훈장을 받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숭고한 희생에 대한 당연한 예우다. 하지만 희생에 보답하는 예우만으로 부족하다. 미국 시민들은 평소에도 소방관을 '영웅'으로 깍듯이 예우한다. 우리는 119소방대원을 온갖 잡일로 괴롭히는 시민들과 욕하고 때리는 취객들로 넘쳐난다. 평소엔 하대하면서 희생한 뒤에 추모한다면 위선이다.경기도는 김 대장 영결식을 경기도청장(葬)으로 치른다. 결코 넘치는 예우가 아니다. 그런데 앞서 홍제동 화재 순직소방관 영결식은 서울소방방재본부장,

  • [참성단] '타투를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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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타투를 허(許)하라' 지면기사

    1991년 알프스에서 기원전 3천 년 이전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가 발굴됐다. 유럽 최고(最古)의 인간 미라 '오치(Otzi) 아이스 맨'이다. 전신에는 60개 넘는 문신(文身)이 새겨져 있었다. 비문은 손목과 발에 집중됐다. 이집트와 중국, 필리핀, 몽골, 러시아, 수단의 인간 유해에도 문신의 흔적이 다양하다. 연대기는 기원전 21C까지 거스른다.살갗을 바늘로 찔러 먹물 등 물감으로 그림이나 글씨 문양을 새기는 타투(tattoo)는 역사가 깊다. 중국 티베트에선 주술과 신앙의 수단으로 사용됐다. 죄인의 몸에 찍힌 문신은 낙인이 됐다.문신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야쿠자일 게다. 수년 전, 태국으로 도주했던 야쿠자 두목이 문신 때문에 발각돼 본국으로 송환되기도 했다. 일본에선 '이레즈미'라 하는데, 용과 뱀, 호랑이, 독수리 등 무용(武勇)함을 과시하는 동물이 단골 소재다. 용맹함보다는 조직 보스에 대한 충성과 복종의 뜻이라고 한다.20대 여성 국회의원에 의해 타투가 사회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잔디밭에 등이 드러나는 보랏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노출된 등에는 다양한 문양의 타투가 그려졌다. 진짜는 아니고, 탈부착하는 스티커형으로 비눗물로 쉽게 지울 수 있다고 한다.퍼포먼스는 류 의원이 발의한 타투업법 개정을 위해서다. 그는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타투'는 아직도 불법"이라며 "30년 전 대법관들의 닫힌 사고방식은 2021년 대한민국의 기준이 되기에 너무 낡았다"고 비판했다. 눈썹 문신을 한 홍준표 의원도 동참했다고 전했다.문신은 한때 병역기피 수단이었다. 혐오감을 준다며 면제사유가 된 때문이다. 용과 호랑이 문신은 기피와 혐오, 공포의 대상이었다. 얼마 전까지 일부 골프클럽에는 '문신 고객은 목욕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다.젊은 층에서 타투가 일상화되면서 부정적 시각이 퇴화했다. 머리스타일, 메이크업, 패션과 마찬가지로 외모를 가꾸는 도구가 됐다. 문신 전문업소가 흔한 세상이 됐는데도 여전히 불법

  • [참성단] 정치인의 '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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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정치인의 '부캐' 지면기사

    최근 연예계는 '부캐' 전성시대다. 유재석은 대표적인 부캐 부자다. '유산슬', '유두래곤'이라는 가수이자, '지미 유'라는 음반제작자이고, 하피스트 '유르페우스'이기도 하다. 코미디언 김신영은 부캐인 '김신영 이모 김다비'로 슬럼프를 벗어났다. '부캐'는 원래 온라인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캐릭터와 별도로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여 부른 말이다. 이를 연예인들이 본래의 캐릭터(본캐)와 완전히 다른 '부캐'로 인기를 누리자 문화 현상이 된 것이다.신세대들은 부캐 문화에 기꺼이 동참하고 공감하며 즐긴다. 본인들이 온라인 세상에서 여러 아바타로 활동하고, SNS와 게임에서 수많은 캐릭터로 살고 있으니, 부캐 문화를 즐겁게 소비한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은 2020년 소비트렌드 10개 키워드 중 하나로 다중적 자아를 뜻하는 '멀티 페르소나'를 꼽았다.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디지털 세상에서 가면 여러 개를 갈아쓰며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부캐'는 사회적 인간의 숙명일지 모른다. 인간은 다양한 얼굴로 살아간다. 세상의 많은 아내들이 밖에선 친절한 사람이 집안에서 폭군으로 변하는 남편 때문에 상처를 입는다. 직장에서, 집안에서, 페이스북에서 서로 다른 정체성으로 살아야 하는 건 다중인격이라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에 필요한 역할과 정체성이 다양해서다.정치인 만큼 다양한 부캐가 필요한 사람들도 없을 듯 싶다. 다양한 부캐로 모든 세대의 환호를 받는다면 선거는 따놓은 당상일테니 그렇다. 청년층 지지가 바닥인 민주당 대권주자들이 부캐로 청년층 공략에 나섰다고 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유튜브에서 신인 가수 '최메기(MEGI)'로 데뷔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며 '프로게이머 여니'라는 부캐를 강조하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가죽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동영상 콘텐츠를 촬영했단다.청년세대와 호흡하려는 눈물겨운 정성이다. 공교롭게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주자들이다. 부캐가 무럭무럭 자랄 시간이 필요해서인가? '부캐'가 살려

  • [참성단] 후생각고와 신구미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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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후생각고와 신구미월령 지면기사

    인간의 뇌는 무게가 평균 1.4㎏, 용적은 1천300~1천500cc다. 천억개의 신경세포와 100조개의 시냅스로 이루어져 있다. 뉴런 사이의 연접 부위를 시냅스라 하며 이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이 유리되어 뉴런 간에 정보를 전달하고 연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는 20~25세까지 성장하다가 이후부터 하루에 5만개의 뇌세포가 사멸한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떨어지고, 뇌기능이 약화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그런데 정작 인간의 판단력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는 60~70세다. 희로애락 등 인생지사의 온갖 풍상을 다 겪고 생겨난 풍부한 경험이 신경세포 간의 연결망을 가장 촘촘하게 연결시켜두었기 때문이다. 국가 지도자급 인물들이 60~70대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것도 다 뇌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그 뇌과학 이론을 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대표로 36세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선출된 것이다. 한국 정치사의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쟁쟁한 당내 선배들을 제치고 의정 활동 경험도 전혀 없는 젊은이가 한국 제1야당 대표가 된 것이다. 최근 그가 보여주는 행보도 일단 신선하다.이 대표가 선출된 이유는 분명하다. 젊은 대표에게 정치적 혁신과 새 희망을 찾으려는 열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젊은 대표 선출의 정치적 파급력과 이벤트 효과에 대한 기대와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일부 언론들의 은근하고 적극적인 바람몰이가 한몫했다는 평가도 있다.그러나 젊은 대표에게 거는 희망의 크기는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의 크기와 비례한다. 당내의 계파정치와 진영대결로 얼룩진 한국 정치 환경에서 정치적 경험이 일천한 30대의 젊은 대표가 어떠한 역량을 보여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새로운 정치문화와 리더십은 젊은 대표 혼자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니기에 안팎의 협조가 관건이다.이 대표가 후배, 선배나 스승보다 뛰어나다는 뜻의 청출어람(靑出於藍), 후생각고(後生角高)의 고사를 입증하는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 될지 계파정치와 진영정치라는 험준한 고지를 넘어서지 못하는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의 주

  • [참성단] 자영업자의 실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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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자영업자의 실명 비판 지면기사

    2017년 6천470원이던 최저임금이 이듬해 7천530원으로, 16%(1천60원) 인상됐다. 역대 최대치 상승 폭이다. 올해는 8천720원으로, 4년 만에 35%(2천250원)나 껑충 뛰었다. 최저 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제한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소득주도성장론(Income-led growth)은 가계의 임금과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뤄진다는 이론이다. 서구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임금주도성장론(Wage-led growth)이 바탕이다. 높아진 소득을 분수처럼 분출해 소비를 촉진한다는 '소주성'에 대한 평가가 갈수록 박해진다. 정부와 여당에서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부의 경제 키워드도 혁신성장으로 간판이 바뀌었다.광주광역시에서 커피점을 하는 자영업자 배훈천씨가 정부 경제정책을 두고 '무식·무능·무대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2일 광주에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과 호남의 현실'이란 주제로 열린 만민토론회 자리에서다. 그는 "동네 장사하는 사람이 상호와 이름을 밝히고 나서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실명을 공개했다.그는 최저임금 상승에 대해 "강남이란 구름 위에서만 사는 자들이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오손도손 사는 자영업과 서민들의 생태계를 순식간에 망가뜨려 버렸다"고 주장했다. 주 52시간제 시행과 관련, "가계수입이 제자리거나 오히려 줄어드니까 시장의 활력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고 했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중소상공인을 살리려면 김대중 경제정책을 계승해야 한다"는 그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 헛발질하지 않도록 공공부문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고도 했다.50대 자영업자가 실명을 내걸고 현 정부를 작심 비판한데 대해 반향이 뜨겁다. 일부 네티즌은 '시무 7조 조은산과 주부논객 삼호어묵을 잇는 재야 논객의 등장'이라 열광한다. 조은산과 삼호어묵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통렬하게 비난하는 풍자콘텐츠로,

  • [참성단] 이준석의 샐러드 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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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이준석의 샐러드 볼 정치 지면기사

    지난 주말 내내 대한민국 온·오프라인 키워드는 '이준석'이었다. '36세 0선 이준석'이 보수 대표 정당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되자 국민이 놀랐고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사전 여론조사는 그의 당선을 예고했지만, 막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현실이 워낙 충격적이고 신선해서다.대한민국 보수, 진보 정당은 40대 정치군인들과 민주화투사들이 대립한 60년대 정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전국의 청년 학도들이 4·19혁명으로 이승만을 하야시켰다. 이승만 공백의 혼란을 틈타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킨 나이가 44세였다. 박정희의 장기집권을 저지하려 71년 대선 야당 경선에 나섰던 김영삼, 김대중은 40대 기수들이었다. 40대 후반인 육사 11기 전두환, 노태우는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했다.쿠데타를 감행한 40대 정치군인들은 권력을 탈취했지만 끝이 안 좋았다. 박정희는 측근에게 암살당하고, 전두환과 노태우는 역사의 법정에서 영원한 피고이다. 70년대 40대 기수였던 김영삼, 김대중은 두 번의 군부정권이 종식되고 나서야 고목에 꽃을 피웠다.권력은 총구에서 나오거나 인내에서 싹 튼다는 오래된 경험칙이 최근 들어 갑자기 무너지고 있다. 친문 당원들로부터 '듣보잡' 소리를 듣던 0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화려한 스펙의 중진 후보들을 제치고 집권여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자리 잡았다.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은 정권의 방탄조끼 역할을 거부한 이유만으로 정권교체의 선봉이 됐다. 보수정당은 민심과 힘을 모아 청년 이준석을 대표로 선출해 화룡점정을 찍었다.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된다. 이재명, 윤석열에 이어 이준석을 호출한 민심은 대한민국 정치를 완전히 바꾸기로 작정한 듯싶다. 이준석을 통해 정치 격변을 눈치챈 정치권은 분주하다. 국민의힘 중진, 다선의원들은 이 대표 체제를 신속하게 인정했다. 대통령은 축하전화를 하고 이재명 지사는 긴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벤치마킹을 서두른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엄지 척' 분위기다. 정치판 전체에 혁신과 변화의 기운이 퍼지는 나비효과가 상서롭다.이 대표는 취임사에서

  • [참성단] 여름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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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여름 장마 지면기사

    코로나 19로 숨 막혔던 지난해 여름, 유례없는 긴 장마에 산하(山河)가 잠겼다. 기상청이 낸 '2020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46명이 숨지고, 1조2천585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산사태는 역대 3번째로 많았다.지난해 6월 24일 시작된 장마는 8월 16일까지 54일 동안 지루하게 이어졌다. 가장 짧았던 1973년(6월 25~30일)에 비해 48일이나 길었다. 이 기간 강수량은 851㎜로, 연간 강수량 1천100~1천300㎜의 70% 이상이 집중됐다. 8·9월엔 태풍이 4개나 동남부 지역을 지나면서 피해가 가중됐다.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기상청은 공식적인 장마예보를 하지 않는다. 기상업체들에 따르면 올 장마는 중부지방의 경우 이달 25일 시작돼 7월 26일 끝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 17.7일 비가 내리고 총 강수량은 378㎜로 전망된다. 예년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벌써 이상 조짐이 확연하다. 지난달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가 오면서 5월 강수일수(14.4일)로 기상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을 세웠다. 강수량도 142.4㎜로, 7번째로 많았다.일본 시코쿠 지방은 지난달 15일 장마가 시작돼 1951년 이후 가장 빨랐다고 한다. 규슈 남부(5월 11일)와 북부(5월 15일)는 역대 두 번째로 이른 시기다. 중국도 중남부를 중심으로 비가 이어지고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지난달 평균강수량은 1961년 이후 가장 많았고, 양쯔 강은 1865년 관측 이래 156년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장마철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전선을 형성해 북동아시아 지역을 오르내리며 비를 뿌린다. 연간 강수량의 30~40%가 집중되면서 벼농사 작황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장마 기간에 적당량 비가 내리면 고온다습한 기후와 맞물려 농작물 재배에 적합한 환경이 된다. 여름철에 비 내리고 뜨거워야 풍요로운 가을을 맞을 수 있다.장마철 기상은 예측불가다. 게릴라 호우에 태풍까지.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중국은 벌써 물난리로 장강(長江)이 위태롭다. 지구환경 변화로 인해 기

  • [참성단] '이재명 기본소득'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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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이재명 기본소득' 공방전 지면기사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관철시켰다. 이 지사의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에 여론이 호응하자, 끝까지 선별지급을 고민하던 정부가 두 손을 든 것이다. 성남시장 시절 발아한 '이재명 기본소득'이 경기도를 넘어 전국적인 의제로 떠오른 순간이다. 날개를 단 '이재명 기본소득'은 거침이 없었다. 경기도는 기본소득박람회로 정책 홍보를 강화했고,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기본소득 기관지로 활용했다.잘 나가던 이재명 기본소득이 여야 대권주자와 유력인사들의 십자포화에 갇혔다. 발단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과 설전이었다. 빈곤층 현금지원이 핵심인 오 시장의 안심소득 정책실험을 이 지사는 '차별급식 시즌2'로 비판했다. 이재명 기본소득의 우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유승민 의원이 이재명 기본소득을 현금 포퓰리즘이라며 오 시장 편을 들고 나섰다.이 지사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의 저서를 인용해 기본소득을 옹호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석학과 유승민 중 누구 말이 옳겠느냐'는 식의 반격이었다. 이 장면에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바네르지 교수의 기본소득론은 선진국용이 아니라 후진국용 정책'이라며 그의 저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원문을 공개했다. 이 지사의 바네르지 인용이 아전인수라는 반격이었다. "한국은 복지 후진국"이라는 이 지사의 답변은 궁색했다.여당 대권주자들도 이재명 기본소득 저격에 가세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기본 요건도 갖추지 못했고, 인용한 학자들의 주장마저 왜곡했다"고 혹평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은 돈을 나눠 주는 건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이광재 의원도 비판의 대열에 섰다. 이 지사가 나홀로 '기본소득 농성전'에 갇힌 형국이다. '이재명'을 견제해야 할 야당의 전략과 여당 경선 경쟁자들의 입장이 연합하는 우연(?)이 절묘하다.기본소득 논쟁은 SNS에서 시비를 가릴 수 없는 거대 담론이다. 나라의 운명을 가를 거대 정책이 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