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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또 다른 전쟁 지면기사
[경인일보=]지난 8월 19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던 마지막 미군 전투부대가 쿠웨이트 국경을 넘어섬으로써, 이라크 전쟁이 서서히 마무리 되고 있다. 2003년 3월부터 7년5개월 동안 지속된 이 전쟁에서 미국은 3조 달러 이상의 전비와 4천410여 명의 전사자들을 포함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가장 중요한 대통령 선거 공약을 완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버락 후세인 오바마 대통령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은 것 같다. 또 다른 전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가 싸워야 할 전장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 이 전쟁은 올해 미국 정치 일정 중 가장 중요한 중간선거에 이라크 전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바마의 또 다른 전쟁은 테러와의 전쟁을 촉발시키는 결정적 계기인 9·11 테러가 벌어진 그라운드 제로에서 시작되었다. 뉴욕의 온건파 이슬람교도들은 여기에서 불과 세 블록 떨어진 곳에 코르도바 하우스(Cordoba House)로 명명된 13층 규모의 이슬람 문화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독교 신도들은 이 문화원 설립이 9·11을 일으킨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합리화할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계획의 철회를 강력하고 요구하고 있다. 전 하원의장 뉴트 깅리치는 코르도바가 스페인을 정복한 이슬람 정복자들의 수도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지적하며 강력하게 반대하였다.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사리 페일린도 보수 정치단체인 티파티(Tea Party)를 중심으로 전국적 차원에서 공화당원들의 반대를 조직화하고 있다.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이 계획이 합법적 절차에 따르고 있기 때문에 반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과 같은 저명한 유태인 지식인들도 코르도바 하우스 건립 반대가 유태인 차별과 같은 인종차별일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들은 뉴욕 92번가에 있는 유태인 문화센터가 반유태주의를 약화시킨 것처럼 코르도바 하우스도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를 억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이 논쟁이 전국적 문제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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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없는 경제연계협정(EPA) 지면기사
[경인일보=]최근들어 자유무역협정(FTA) 명칭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본은 멕시코, 아세안 등과 체결한 협정의 명칭을 경제연계협정(EPA)으로 불렀고, 2005년 체결된 인도-싱가포르간 협정은 '포괄적경제협력협정(CECA)'으로, 최근 중국과 대만간에 체결된 협정은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도와 체결한 협정의 공식명칭도 인도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포괄적경제연계협정(CEPA)'으로 명명하게 되었다.자유무역협정으로 부르면 자유무역에 대한 반발이 있을 수 있고, 경제연계 혹은 경제협력 등의 명칭은 자유화보다는 상호 협력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반개방 정서를 누그러뜨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변형된 협정명칭을 사용하는 국가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명칭이 현란할수록 실속없는 협정이란 점이 확실한데도, 밋밋하게 들리는 FTA보다는 변형된 명칭이 더 나은 협정인 것으로 인식하는 국내 인사들도 적지 않다.보통명사인 FTA 대신 다른 명칭이 채택된 협정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변형된 FTA 명칭을 제안하는 국가들은 대체로 FTA 시장개방에 소극적인 국가들이다. 일본, 인도, 멕시코, 러시아, 남미 등이 변형된 FTA 명칭을 제안하는 국가들로, 협정은 체결하되 폭넓은 시장개방에는 반대하는 입장이 강하다. FTA는 시장개방을 중심으로 삼지만,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양국의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EPA, CEPA 등으로 협정을 명명해야 한다고 이들 국가는 주장한다. 하지만 명칭과는 달리 변형된 명칭이 부여된 협정치고 회원국간 협력사업에 대한 내용은 별로 없다.둘째, 변형된 협정의 구조가 기존 FTA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인도 포괄적경제연계협정(CEPA)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체결한 다른 FTA에서와 같이 상품교역, 서비스교역, 투자, 경제협력 등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 특별히 포괄적이거나 경제연계를 강조하는 내용이 없다. 인도측은 협상에서 FTA 용어 자체가 자국에서 정치적으로 수용되기 어려우므로 CEPA로 할 것을 제안했고 인도측 사정을 파악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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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지면기사
[경인일보=]스트레스! 우리 모두의 귀에 너무 익숙해져 있고, 누군가가 항상 사용하는 말이다. 사람들마다 건강, 자녀교육, 취업, 직장내 갈등 등 다양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이 주는 압박감을 소화하고 이겨내지 못하면 심신이 균형을 잃고 극히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명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스트레스'라는 용어가 최근에는 금융기관이라는 조직체를 대상으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얼마 전 재정 위기에 빠진 남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유럽연합 20개국의 금융기관들에 대한 유럽 은행감독위원회(CEBS)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진행된 가운데 그 결과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바 있으며, 현재는 홍콩 소재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논쟁이 한창이다. 왜냐하면 홍콩 은행들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부동산 버블로 인해 실제로는 40~60%정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융기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국내 은행들에게 적용해 본다면, 국내 경제상황이 호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BIS 비율 등 자산 건전성 지표가 대체로 양호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도 LTV, DTI 등의 다양한 견제 장치가 설정되어 있어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그런데 이와 달리 최근 은행들에 대한 금년 2분기중 손익 점검 결과, 리딩뱅크격인 국민은행은 3천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하고 여타 주요 은행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수익성 악화의 세세한 내역이야 무엇이든 더블딥('double dip' recession:경기 이중침체)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는 미국 등 주요국 은행들의 영업 실적이 금융위기 후 적자에서 최근 흑자로 전환되고 있는데 반해, 경제 회복속도가 빠른 우리나라의 은행들이 실적 악화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문제는 앞으로 전개될 금융환경하에서 은행들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리스크 증대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우선 하반기에도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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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급한 과제 '부동산시장의 정상화' 지면기사
[경인일보=]요즈음 누구나 부동산과 관련하여 한마디씩 말하지 아니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주택정책에 대해 현정부를 비난하는 여론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부동산시장에서 거래실종이라는 현상은 이미 너무 오래된 일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관련 분야의 불황은 우리 서민들의 실생활에 파급되는 효과가 너무나 크다.그동안 정부정책은 부동산 투기를 잡는다는 미명아래 부동산시장의 원리를 철저히 무시해 왔다. 마치 두더지를 두들겨 패면 영원히 지하에 잠적하고 말 것이라고 하는 단순한 논리에 매달려 왔다. 그러다 보니 DTI 규제, LTV 규제, 재건축 규제, 보유 및 이전과세의 중과, 실거래가세제 등의 부동산 정책들이 나오게 되었다. '이발사가 실수를 하면 새로운 머리스타일이 생기고 재단사가 실수를 하면 새로운 패션을 만든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통제는 오히려 서민들을 더 깊은 시름에 빠지게 만들고, 주거 이전의 자유마저 빼앗는 격이 되고 만다.현재의 급격한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거래 실종은 결코 우리 경제에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특정지역에 대한 무차별한 금융 규제와 세금폭탄 등 비전부재에 따른 불안심리도 증폭되는 측면이 무엇보다 강하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들에 대한 치유를 전제하지 않은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는 무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부동산시장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는 부동산 투기와도 관련이 있다. 사실 부동산 투기와 투자를 구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차이는 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대립된 논쟁거리중의 하나이다. 사실 부동산시장에서 투자와 투기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투자와 투기의 명확한 구별은 쉽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이로운 행위인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하여 구별해야 하며, 이러한 구별에 따라 장려해야 할 행위와 비난하고 억제해야 할 행위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 마치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별하여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을 선별적으로 제거하듯이 부동산 정책도 선별적으로 대상을 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와 투기의 구별이 필요하다. 이는 부동산시장의 거래 정상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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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융규제 개혁법 지면기사
[경인일보=]은행을 말하는 영어 'Bank'는 중세 유럽에서 전주(錢主)들이 공원 같은 곳에 나가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기다란 벤치의자(bench)에 앉아 돈을 꿔주고 받고 하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그리고 그 당시 돈을 꿔간 사람과 돈을 빌려 주는 전주 사이에 싸움이라도 일어나면 전주가 앉아 있던 벤치가 꼭 부서지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 은행 파산을 뜻하는 영어 단어 'bankruptcy'도 벤치가 부서지다는 데서 나왔다.그런데 요즘은 은행이 망해 버리면 중세 때와는 달리 벤치 하나 그저 못쓰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나라 경제가 흔들릴 만큼 후유증이 크다. 더욱이 금융거래가 국제화되고 국가간 금융망이 꽤나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어느 나라건 간판 은행에 사고가 나면 그 불길이 세계로 순식간에 번지기 십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세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미국이 칼을 빼들었다. 은행들이 지나치게 돈놀이에 열중하는 것을 막아 전번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금융규제법을 만들어 지난 21일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 발효시켰다.이로써 미국 은행들은 앞으로 위험이 큰 금융거래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또 은행이 경영위기에 빠지더라도 지금까지와 같이 공적자금 투입 등의 회생 기회를 주지 않고 금융업계가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더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는 없다. 이번 금융규제개혁법의 내용은 그동안 미 의회의 수정을 거치면서 당초 안보다 규제 강도가 많이 약해졌다. 예금은행에 대해 일부 증권거래를 인정하는 예외규정이 추가된 것이 그렇고 환율이나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금융파생상품거래를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규정삽입 등이 그렇다. 이는 규제가 세면 금융회사의 활력을 꺾어 오히려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하지만, 그동안 계속해 금융자유화와 은행의 경영자율성을 확대해 온 미국이었던지라 금융시장의 반응과 금융회사가 느끼는 체감도는 그리 만만치 않다.미국은 지난 1929년 대공황을 계기로 은행과 증권회사의 겸업을 금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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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명분과 여성친화경영 활성화 지면기사
[경인일보=]서울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관장·이현아)에서 동작구내 기업 중 여성친화적인 기업을 선정해서 인증을 하는 프로그램의 심사를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여성친화기업 인증제는 웬 만큼 규모가 되는 기업들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제도인 데다 전국적 규모도 아닌 지역 사회에 있는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그런 일을 한다고 해서 내심 놀랐다. 참여기업 수도 많은 데다 심사 항목 선정 내용이 알차고 꼼꼼해서 또 한 번 놀랐다. 며칠 전에는 선정된 기업을 초청해 수상식을 갖고 동시에 여성친화기업 확산을 위한 포럼도 개최해 성황리에 마쳤다. 지역 행사라고 하기에는 참석자 수도 많았고 반응도 뜨거웠다. 행사에 참석한 각계의 여성 기업가 여성단체 대표들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관심을 보여줬다. 이번 심사에 참가했던 기업 중에는 영세한 중소기업이 많았다. 주최측에서도 관내 90% 이상 기업이 종업원 10인 이하의 영세기업이라는 사실을 심사과정을 통해서 알고는 놀랐다고 했다. 심사를 하면서 그리고 행사를 보면서 경기도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 기업들이 생존하기도 쉽지 않은 마당에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 더구나 영세한 소기업들이 여성 친화니 가족 친화니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번 심사를 통해 깨달은 점은 기업활동에서 명분의 중요성이었다. 흔히 정치에서 패권을 잡기 위해서는 명분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요즘은 기업 활동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디어의 발달로 기업 활동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착한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의적인 성향이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설령 기업에 당장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착한 기업 활동을 하려는 움직임이 소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가 바로 이번에 서울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시행한 여성친화기업 인증 관련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현재 우리나라는 본격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고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어 출산율을 높이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게 중요한 이슈다. 창업컨설턴트라는 직업상 베이비붐 퇴직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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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과 사업타당성 분석 지면기사
[경인일보=]인천에는 많은 개발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그 중 일부 사업은 사업타당성 분석이 없거나 미흡한 상태에서 추진이 결정되었다. 사업자가 제안을 하면 사업타당성 분석을 기초로 실현가능성과 계약조건에 대해 검토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생략된 것이다. 예산이나 전문성의 부족이 미흡한 절차의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천문학적인 사업규모에 비하면 사업타당성 분석 예산은 그야말로 푼돈에 지나지 않는다. 사업자로 하여금 사업타당성 분석 결과를 제출하게 하고 이를 제3의 전문기관에 검증시키면 그다지 많은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사업성은 사업자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 공공기관이 고민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접하게 된다. 사업자가 속된 말로 '돈이 안 되는 일'을 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인데, 사실 사업자가 전문성이 더 있고 사업성에 대해 훨씬 더 신경을 쓸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긴 하다. 그러나 정책당국의 입장에서는 사업자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측면이 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쉽다. 일단 사업성 여부에 불문하고 사업자는 자신이 제안한 사업이 적자사업이라는 주장은 안 한다. 이 경우 사업 시작 자체가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높은 경우는 사업자는 사업성을 낮춰 잡아 이야기한다. 돈을 많이 벌 것 같다고 하면 개발이익 환수나 재투자 요구가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있는 사업을 하는 사업자도 계약서를 쓴 후에는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이런 저런 추가적 요구를 하기도 한다.사업성이 낮아 사업계획대로 추진하면 손실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사업을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적자를 감수하고 인천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민간기업은 없을 터인데 사업제안을 하는 이유는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잿밥의 크기가 작아도 제3의 투자자가 크다고 믿게 하면 일단은 굴러간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제안이 오면 수익사업 즉 주거사업으로 비수익산업의 조성과 운영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지 검토해보아야 하는데 일부지만 그런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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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스크' 대비책 서둘러야 지면기사
[경인일보=]그간 중국 경제의 성장은 우리에게 두려움과 부러움을 안겨 주면서 동시에 고마움의 대상이 되어 왔다.왜냐하면, 한때 우리가 내심 경제후진국으로 무시해 왔던 중국이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수행하면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여 세계에서 둘째, 셋째 가는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우리에게는 총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우리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국 경제가 최근들어서는 소위 '차이나 리스크'라는 말과 함께 우리 경제성장에 위협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우리 경제에 있어 '차이나 리스크'는 크게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지난 달 19일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함에 따라 위안화의 변동성이 커졌고, 글로벌 밸런스(Global Balance)를 강조하는 미국 등의 요청에 따라 앞으로 어느 정도의 위안화 절상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둘째, 중국의 주식 및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하락과 함께 하반기 경제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임금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셋째, 지난달 29일 중국과 대만간 경제협력 기본협정(ECFA) 체결로 '차이완(China+Taiwan)' 경제권이 출범하며 중국과 대만간 경제교류 확대가 예고된 점이다.이들 각각의 요인은 우리 경제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데 우선, 위안화 절상은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구매력 증대에 따른 내수용 수출 증가와 현지의 조립·가공 과정을 거치는 중국 경유 수출 감소가 상쇄되면서 전체적인 대중국 수출 증감 효과를 진단하기 어려우나, 중장기적으로는 원화의 절상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우리 경제의 수출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하는 국내 기업들의 원가 부담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한다.중국-대만간 무역 거래의 관세철폐 내용을 담고 있는 경제협력 기본 협정 체결은 대만의 대중국 수출 가격이 5~10% 하락하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지금까지 중국 수출에 있어 대만과 경쟁 관계에 있던 국내 수출업체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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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기업의 힘 지면기사
[경인일보=]중국 베이징 시내를 지나다 보면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씨로 상호를 큼지막하니 써넣은 간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아무래도 검정 바탕에 휘황찬란한 금박 간판이다 보니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하지만, 이 간판은 아무나 내걸지 못한다. 회사고 상점이고 적어도 창업한 지 100년은 넘어야 이 간판을 걸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중국어로 이 간판을 라오쯔하오(老字號)라고 하는 데, 현재 1천600여 개가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그중 류비쥐(六必居)라는 식료품가게가 있다.이 가게가 문을 연 것은 명나라 때인 1530년. 햇수로 근 500년 가까이 장사를 해 온 터줏대감이다.어떻게 그토록 긴 세월 동안 망하지 않고 장사를 할 수 있었을까?그 비결을 보니, 창업주부터 지금껏 한결같이 지켜온 6가지 원칙에 그 답이 있었다. 좋은 원료, 충분한 자재, 청결한 공정과 정확한 가공, 좋은 설비와 깨끗한 물 사용 등 6가지는 그 어떤 상황에 부닥쳐도 꼭 지킨다는 경영원칙이 결국 500년 장수의 자양분이었다.그래서 가게 이름도 6가지(六)를 반드시(必) 지키겠다는 뜻에서 지었다는 얘기도 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6원칙의 내용이 시대에 맞춰 조금씩 변했지만, 원료와 제조과정 등을 원칙대로 충실히 지킨다는 그 기본은 바뀌지 않았다.또 한 회사가 있다. 청심환으로 유명한 통런탕(同仁堂)이다. 이 역시 1669년에 창업해 34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이 회사의 장수비결은 본사 현관에 걸려 있는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생긴다(德不孤必有隣)'라는 현판에 담겨 있다. 이 글귀대로 이 회사는 옛날부터 가난한 사람과 베이징을 찾은 외지 사람들이 다치거나 병에 걸리면 무료로 치료해 주고, 밤이 되면 등을 내걸어 밤길 행인에게 길을 밝혀 주었다고 한다.또 장수기업 하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일본에는 100년 이상 된 기업(개인기업 및 각종 법인 포함)이 2만1천개사나 있다.이중 일본 오사카에 있는 콘고구미(金剛組)는 지난 578년에 개업을 했으니, 무려 회사 나이가 1천430살이다. 주로 절과 신사를 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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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이야기' 속에 경쟁력 녹아있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원할머니 보쌈의 박천희 사장은 21세기 경영의 신(新)트렌드가 윤리 경영, 투명 경영이라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업인이다.박 사장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존경할 수 있는 사장님을 모시고 일하는 기쁨에 대해 곧잘 이야기한다. 직원 교육에 대한 열정은 대기업 못지 않다. 바닥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투명한 재무는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자 자랑거리다. 또 하급 직원에게까지 기업 카드가 제공되고 수많은 협력업체에 접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엄명이 내려져 있다.이 시대 최고의 경제학 멘토로 존경받는 로버트 프랭크 교수는 왜 경제학 강의는 수많은 그래프와 숫자로 다수의 학생들이 외면하는 과목이 되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스토리텔링 방식을 알게 되고 거기서 출발해 경제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그래서 나온 책이 바로 '이코노믹 씽킹'이다.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생활에서 핵심을 꿰뚫는 힘을 길러준다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스토리로 다가갈 때 가장 잘 기억하고 흥미를 느끼고 잘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의 기억 구조는 천성적으로 스토리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모든 성공한 창업자들에게는 흥미진진하고 끝이 없는 스토리가 있다.인터넷을 뒤지며 밤을 새워 창업을 공부한 이야기, 점포를 찾기 위해 운동화 뒷굽이 닳도록 상권조사를 한 이야기, 부동산 중개업자나 슈퍼마켓 아줌마에게 상권 정보를 빼낸 이야기, 16.5㎡ 점포를 헐값에 인수해 월 순수익만 800만 원대로 만든 치킨 사장의 이야기, 여러 번 사업 실패로 완전히 망한 후 빌린 돈 몇 백만 원으로 창업해 성공한 이야기, 은퇴 후 음식점을 열었다가 기기 고장으로 고객에게 호되게 당하고 밤새 서럽게 울었다는 이야기 등등. 매운 맛을 보며 수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성공한 사장들의 경쟁력은 그렇지 않은 사장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이제 창업 전선에 막 나선 이들의 스토리도 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얼마 전, 3천만 원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싶어 하는 미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