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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상의 양면성 지면기사
[경인일보=]국력이 세지면 통화도 강해진다. 반대로 국력이 약해지면 통화도 약해지게 마련이다.오늘 이 시각에도 세계 강대국들은 금융패권을 서로 잡기 위해 치열한 환율전쟁에 나서고 있다. 금융패권은 군사패권에 이은 경제패권의 연장선상에 있다.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팽팽한 설전도 이와 무관치 않다.위안화 절상이란 위안화 가치를 올리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다른 나라 돈과 교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을 떨어뜨림으로써 실현된다. 중국의 환율제도는 위안화 가치를 미국 달러에 묶어 놓는 소위 페그(peg)제다. 그런데 그동안 달러가 계속 약세다보니 중국의 위안화 가치도 절로 떨어졌다.그 결과, 중국은 세계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를 낸 반면 미국은 큰 적자를 냈다. 더욱이 미국은 값싼 중국 상품이 넘쳐나면서 기업들의 생산이 위축되고 이로 인해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실업률 상승이라는 쓴맛을 봤다.중국 흑자, 미국 적자로 요약되는 세계불균형(Global Imbalance)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점화된 것이다.특히나 중국의 제조기술력이 1990년대 중반 이후 급속도로 좋아진 데다 2001년 WTO 가입 후 대미 무역거래가 부쩍 늘면서 세계불균형의 골은 더 깊게 파였다. 이에 따라 위안화 절상 압력 강도는 그 만큼 더 세졌다.하지만, 중국의 대응은 단호했다. 결코 미국의 압력에 굽히지는 않겠다는 뜻을 계속해 천명해 온 바다. 지난 달 중순 원자바오 총리가 남의 나라 환율을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라며 미국을 향해 강펀치를 날린 것만 봐도 그렇다.이에 질세라 미국도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로 응수했다. 여차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 올려 중국 수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수입량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수출품은 가격메리트가 사라져 시장경쟁력 하락 등 적잖은 타격을 입는다.그렇다면 과연 중국과 미국이 끝끝내 대립각을 세워 무역분쟁으로까지 치달을 것인가?답은 아니라는 쪽으로 기운다. 양쪽 모두 그렇게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많아서다.우선 미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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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붐 퇴직자들의 창업 지면기사
[경인일보=]요즘 프랜차이즈 업계는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전통적으로 봄철이면 창업 시즌이 열리므로 원래 창업 수요가 많기도 하지만 올해는 어느 해 봄보다 창업상담이 쏟아지고 있다는게 업체들의 말이다.한국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량 실직이 발생하던 때마다 크게 성장을 해왔다.IMF 직후나 2002년 월드컵 이후 경기 침체기가 대표적이다. 현재 자생적으로 성장한 한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그 무렵에 급격히 성장한 사례가 많다. 그런데 또 한 번 프랜차이즈 업계의 도약이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그 도약의 도화선이 될 걸로 보인다.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창업 상담이 활발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본부 입장에서 베이비붐 퇴직자들은 양질의 창업자다. 비교적 안정된 회사생활을 해왔기에 저축금을 바탕으로 창업 자금도 넉넉한 편이고, 창업 초보자가 많아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그런만큼 본사의 원칙이나 규칙을 준수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미국 등지의 경우 베이비붐 퇴직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주요 고객층이다.하지만 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아쉬움이 없지 않다. 우선 퇴직자들의 창업에 대한 준비 상태다. 여러번 구조조정의 여파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준비 안 된 창업자들이 많다. 급하게 서둘러 하는 창업은 그만큼 리스크가 큰 법이다. 또다른 아쉬움은 여전히 특정분야 창업 편중 현상이 높다는 것이다. 퇴직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업종들이 없어 결국 퇴직자들이 창업을 해도 기존 자영업자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이 과열된다는 점이다. 이들이 자금과 경쟁력을 가지고 시장에 진입하면 누군가 경쟁력 없는 사업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나야 한다.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더욱 절실한 것은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과 보다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창업 준비다. 현재 은퇴 시기를 맞은 베이비붐 세대 외에도 앞으로 10년 동안 꾸준히 베이비붐 퇴직자들의 2막 인생 설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1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끝나면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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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개발속도보다 중요한 것 지면기사
[경인일보=]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후 6년의 시간이 지났고 1단계 사업이 마무리 되었다. 지정 이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항만개발사업을 제외하고는 지정 전후로 거의 변화가 없는 타 경제자유구역과 달리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비교적 큰 진전을 이루었다. 처음으로 또는 수년 만에 송도를 찾는 외지인들은 크게 달라진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전반적인 개발속도가 늦고 투자유치가 부진하다는 비판도 있다. 이 시점에서 과연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는 반론도 있으므로 국외자가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인천경제자유구역은 미개발지 또는 매립(예정)지를 대상으로 개발과 투자유치를 하는 곳이다. 제철소나 자동차공장 등 거대한 양산형 제조업체가 아니고서는 갯벌과 논밭 또는 야산에 직접 건물을 짓고 입주할 고부가가치 업체는 거의 없다. 개발, 즉 부지와 기반시설 조성이 투자유치에 선행될 수밖에 없었고 1단계는 개발에 주력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주변 동북아 도시들과의 경쟁 및 선점효과 등을 감안하면 개발을 서둘러야 했고, 정부가 과감하게 재원을 선투자해서 투자여건을 조성했어야 했지만 정부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경제자유구역이 여섯 군데나 지정된 점과 최근 정부가 여타 대형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다행히 인천은 우수한 입지적 여건 때문에 지가가 높은 반면에 경제자유구역 개발대상지의 조성원가는 낮다. 따라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부지매각(예정)대금을 재원으로 삼아 개발을 할 수 있었다. 직접 부지를 조성한 후 사업자에게 수익부지를 제공하는 한편 투자유치대상 시설을 짓게 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고 개발비용을 환수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아직 면적은 많지 않지만 산업용도에 대해서는 조성원가로 부지를 공급해왔다. 그 결과 일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지는 모르나 개발이 빨리된 셈이다.인천경제자유구역은 산업단지처럼 제한적 목적을 갖는 소규모 고립형 특구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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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금융, 시장세분화 전략 필요 지면기사
[경인일보=]"돈이 은행에서만 잠자고 있고 돌지 않는다. 도대체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필자가 중소기업 관련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으레 중소기업들이 은행들을 성토하는 목소리다. 다른 한편으로 '은행들, 예금은 쌓여 가는데 돈 굴릴 데가 없다'. 이 말은 최근 언론지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기사의 타이틀이다. 참으로 모순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중소기업 자금의 '수요-공급' 구조이다. 마치 노동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서로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구인난이 심각한 가운데 실업률은 높은 요즈음의 고용문제와 유사하다.왜 금융기관 자금의 수급구조가 이렇게 불균형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금융기관의 자금공급여건 변화를 살펴보면, 개발연대시대 이래 지속되고 있는 중소기업 자금조달 애로문제가 아직까지 완화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의아하게까지 보인다.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IMF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에 대한 대기업의 자금수요가 크게 줄었고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은행들의 수익성 높은 금융상품 투자가 어려워졌으며, 최근 들어서는 가계부채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개인대출에 대한 LTV(Loan To Value·주택담보인정비율), DTI(Debt to Income·총부채상환비율) 규제로 가계대출도 축소되거나 둔화될 수밖에 없어, 금융기관들이 자금운용처로 중소기업들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이와 같은 여건변화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애로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 것은 중소기업금융 공급기관들이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일부 대출선에 한정하여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자금 수급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독일의 중소기업금융 공급체계와 최근 우리나라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성공사례에 비추어 각 중소기업금융 취급기관별로 시장세분화 전략을 모색해봄이 바람직하다.중소기업 금융이 발달한 독일의 경우 지역 협동조합은행, 슈파르카센(우리의 상호저축은행), 지방은행이 중소기업들과의 지속적인 유대 관계를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공급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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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부동산 버블이 문제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지금 중국 베이징에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가 한창 열리고 있다.중국 국회에 해당되는 전인대는 중국 정부가 정치, 경제, 사회분야 등의 현안과제에 대한 정책방향을 보고하고, 주요 결정사항을 논의하는 자리로 늘 세계가 주목한다.그런데 이번 전인대는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 이목이 더 쏠리고 있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끝자락이 조금씩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중국이 어떤 경제정책 기조를 가져갈 것이냐에 따라 세계 경제가 출렁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금년 안에 중국의 GDP 규모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또 세계경제의 불균형 문제라든지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날선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중국의 행보를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이러한 세계적 관심에 답을 하듯 전인대 개막 첫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 8%, 900만명 신규 고용창출, 실업률 4.6%선 유지, 소비자물가상승률 3% 이하 억제 등 굵직한 경제정책 방향을 쏟아냈다.이러한 거시경제 목표치에는 중국이 세계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가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 우선 경제성장률 8% 설정은 올 한해 중국이 안정적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세계 금융위기 후 지난 2년간 중국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금융완화를 통한 공공투자 중심의 내수확대 정책으로 고도성장을 지속했다. 그런 중국이 금년에도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 추진을 원칙적으로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이는 나아가 중국이 최소한 올 한해는 긴축재정이나 유동성 회수 등을 급작스럽게 동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도 전해진다.하지만, 문제는 중국 전역에서 확대되고 있는 부동산 버블이다.그간 중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시장에 풀린 많은 돈과 화교 전주 및 투기세력으로부터 유입된 핫머니가 부동산시장에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연일 올랐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 오름세는 그 정도가 심하다. 웬만한 서민들이 자기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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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계획 세우고 창업 준비하라 지면기사
[경인일보=]퇴직 후부터 창업할 때까지 6개월은 2막 인생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시기다. 일반적으로 퇴직 후 3개월 정도는 직장을 그만둔 충격을 삭이는데 시간을 보낸다. 3~4개월 후부터 본격적인 창업준비에 나서지만 어디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다보면 6개월이 금방 지나가버린다.30대 중반 이후 퇴직자들은 생활비가 많이 들어 퇴직 후부터 계속 적자생활이 누적되므로 재취업이나 창업까지 대기기간이 길어질수록 극도의 초조감을 느끼게 된다.특히 3개월 정도는 샐러리맨 티를 벗고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으로 비교적 느긋하게 보낼 수 있지만 6개월이 넘어서면 경제적인 부담과 재출발 성공에 대한 불안으로 뭐든지 저지르고 보자는 마음에서 무리수를 두거나 감정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실패를 자초하기 쉽다.한 번 실패를 하면 투자자금이나 자신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된 실패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대신 퇴직 후 6개월을 재출발 준비기간으로 잡고 알차게 보낸다면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창업담임제는 개인별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일정을 짜주고 대기기간이 성공적인 재출발의 훌륭한 준비기간이 되도록 돕는데 목적이 있다.재출발이 늦어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도 나쁘다고 말한다. 너무 빨리 서두르다 보면 충분한 정보 없이 초보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너무 늦으면 자신감을 잃게 되고 불안해하고 경제적인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퇴직 후 철저한 시간계획을 세우고 새출발을 위한 자질과 실무지식을 갖춰야만 인생 2막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성공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성공에 필요한 자질을 점검하고, 의식을 전환하며, 창업과 경영에 필요한 실무 지식을 익혀야 한다.아울러 창업 초기부터 업종에 대한 이해와 점포에 대ㄹ한 정보 물색 등의 활동은 좋은 업종과 점포를 고를 가능성을 높여 준다. 특히 목 좋은 점포는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퇴직 후 창업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 만큼이나 퇴직 전에 창업을 준비하는 것도 권한다. 갑작스러운 퇴사 후 창업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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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유치의 기준 지면기사
[경인일보=]산업과 관련하여 자주 듣게 되는 단어로 첨단산업, 지식기반산업, 하이테크산업, 고부가가치산업 등이 있다. 첨단산업은 개념이 다소 모호하여 학자들의 정의도 다양한 편이지만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하이테크산업은 첨단산업과 유사하지만 고위기술이라고 해서 반드시 첨단기술인 것은 아니다. 지식이 중요한 생산요소로 작용하는 지식기반산업 역시 첨단산업과 유사하지만 창의적 아이디어가 큰 역할을 하고 첨단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첨단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일 개연성이 많지만 고부가가치산업 중 첨단기술 또는 고위 기술과 무관한 산업 역시 많다. 예를 들어 금융산업이나 영화산업에서 IT기술이 많이 활용되지만 흔히 말하는 첨단산업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그러나 이런저런 차이가 있더라도 거의 모든 국가나 지역이 첨단산업, 지식기반산업, 하이테크산업 발전에 애쓰는 것은 사실이고, 이들 산업 모두 고부가가치산업을 지향하는 것은 분명하다. 첨단산업, 지식기반산업, 하이테크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이 아니라면 굳이 정책 목표로 고려될 필요가 없을 것이다.편의상 첨단산업, 지식기반산업, 하이테크산업을 뭉뚱그려서 첨단산업으로 칭하기로 하자. 첨단산업에 속하는 기업만 유치하면 고부가가치산업이 저절로 육성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우선 모든 첨단기업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적 불확실성이 크므로 실패의 비율이 일반산업보다 오히려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개별기업으로서의 첨단기업이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은 기업일 뿐이고, 그러한 기업들의 집합인 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이 되는 것이다. 즉, 평균하면 다른 산업보다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높다는 것이다.지자체가 특정 지역에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하자. 송도가 그러한 예일 것이다.그러나 기업을 유치하는 입장에서 개별 첨단 '기업'의 성공 여부를 예상하고, 이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사자들도 결과를 모르는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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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차와 경제의 향방 지면기사
[경인일보=]최근 우리 경제는 비교적 순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생산 및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고 민간 소비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올해 우리 경제가 5% 내외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에서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다.그러나 최근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라 지칭되는 일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G2 국가들(미국·중국)의 긴축정책 실시 가능성 등의 악재가 돌출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더블딥(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 가능성도 제기하는 등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이러한 상황하에서 향후 우리 경제의 향방을 보는 경제주체들의 시각은 어느 쪽이 우세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중 하나가 장·단기 금리 차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장·단기 금리차는 향후 약 10개월후 경기를 예고해 주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통계청에서도 2006년부터 장·단기 금리차를 경기선행지수의 구성 항목으로 활용하는 등 경기변동에 대한 예측변수로서 장·단기 금리차의 유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의 금리는 곧 상품시장의 가격과 동일하며,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모든 정보와 전망이 반영되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장·단기 금리차를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경제 전망, 기대인플레이션 등의 장기적 요인과 정책금리 변동, 채권수급 등의 단기적 요인을 들 수 있다. 통상 경기회복기에는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물가가 상승하므로 경제 주체들은 향후 금리 수준의 상승을 예상하게 되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여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된다. 반면 경기후퇴기에는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또는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편 통화당국의 정책금리 조정시 단기금리는 이를 즉시 반영하지만 장기금리는 향후 경기의 향방 예측에 따라 상승 또는 하락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조정된다. 또한 채권시장의 수급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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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사태를 보는 시각 지면기사
[경인일보=]일본 도쿄대학에 들어서면 정문 옆으로 세계적 건축사 안도 타다오(安藤忠雄)씨가 설계한 신축건물이 하나 있다. 안팎으로 참 세련되게 잘 지어진 건물이다.그런데 그 강의동이 완공되고 얼마 안 돼 일이 생겼다. 건물 지하 3층에서 빗소리가 났던 것이다. 결국 이 사실이 총장에게 보고 되었고, 총장은 며칠을 지켜보다 건축가에게 연락을 했다."새로 진 건물이 비가 오면 지하 홀까지 빗소리가 들리는데 어디 잘못된 것은 아닌가요?"그러자 돌아온 답변은 짤막했다."비오는 날 지하층에서는 빗소리를 들으면 안 되나요."비오는 날 똑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지하에서 듣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본 특유의 섬세함과 창작 중시의 독창주의를 엿보게 해준다. 밖의 빗소리가 지하층까지 그대로 전해지도록 한 설계기술도 그러하거니와 그 발상도 참 독특하다.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세계 유아용품 선두사 일본 피존사를 일으킨 나카다 유우이치(仲田祐一)씨의 일화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한 후 그는 산모가 있는 곳이라면 모조리 찾아 다녔다. 일본 산모들의 젖꼭지 모양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그 관찰이라는 것이 단순히 사진을 찍거나, 젖꼭지 모양을 살피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가 직접 산모들의 젖꼭지를 물어보고 그 감촉과 강도 등을 일일이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실제와 똑같은 분유꼭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산모들이 이를 좋아할 턱이 만무였다. 문전박대는 예사였고, 때로는 심한 욕까지 들었다. 그래도 꿋꿋이 6년 동안을 계속했다. 그 결과, 그는 최초로 실제 엄마의 것과 같은 분유꼭지를 개발해 냈다.짤막한 두 이야기지만, 둘러보면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 지금까지 일본을 이끌어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철두철미한 준비와 혼을 담은 제조 그리고 현장중심의 끝없는 개량, 개선이 일본의 기업력(企業力)이자 자부심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러한 일본의 근성이 최근 점점 옅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그래서일까? 요사이 일본의 자랑이던 일본항공이 무너져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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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의 정신력 지면기사
[경인일보=]'쇠퇴하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100명의 정치가도 예술가도 아니고 바로 기업가이다'라는 말이 있다. 일자리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여기저기서 창업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창업을 하고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생활에서는 나 하나를 잘 책임지면 되지만 창업을 하면 나 하나가 아니라 여러 사람을 책임져야 하고 기업이 커질수록 책임도 더 커진다.창업시장에서 올해의 화두는 단연 베이비붐 세대다. 은퇴후 2막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이들중 상당수가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큰 기업에서 수천명을 호령하던 임원들조차 작은 사업체 하나 창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두려움을 느끼는 게 현실이다.퇴직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은 무엇일까. 막연히 실패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이지 사실 두려움의 실체는 모호하다. 무엇이 두려운가. 업종의 미래가? 경쟁자의 공습이? 직원이 속썩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사실 창업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외부의 두려운 요인들을 수백가지 나열해도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통제하는 주체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창업에 앞서 점을 보는 사람도 많고 나쁜 꿈을 꾸면 불안해하는 사람도 많다. 얼마전에 퇴직자 M씨가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점포 오픈이 얼마남지 않은 그가 올해 토정비결을 봤는데 점괘가 너무 나빠서 지금이라도 모든 걸 포기하고 연기할 수 없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틀동안 연락도 안 되던 그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너무 걱정이 돼 신내린 점쟁이를 찾아갔는데 그는 올해 시작하는 사업이 계기가 돼 M씨가 55세를 넘어서면 큰 부자가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불과 이틀 사이에 그의 목소리에 담긴 에너지는 완전히 달랐다.점집을 찾는 창업자들은 정해진 운명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좋은 점괘가 나오면 기뻐하고 희망에 가득 차고 나쁜 점괘가 나오면 마음속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점괘가 맞고 안맞고를 떠나 그것은 플라시보 효과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