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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코로나 크리스마스 지면기사
해외입국자 2주 격리 조치로 올해 산타클로스는 내년 1월9일에나 온다는 유머에 어른들은 웃지만, 어린이들은 정색한다. 지난달부터 세계 각국에서 산타의 썰매 운행과 선물 배송이 가능할지 묻는 어린이들의 민원이 쏟아졌다. 절박한 민원에 어른들의 답변도 진지하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산타클로스는 국제 통행허가증을 갖고 있다"며 썰매 운행을 약속했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북극에 가서 산타에게 직접 백신 주사를 놓았다"며 선물 배송을 장담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는 올해도 산타 위치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분장한 산타와 어린이가 만나는 산타클로스 이벤트도 코로나19 버전으로 변형됐다. 오프라인 행사에선 산타는 마스크를 쓴 채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어린이와 만나야 한다. 이도 불안한 부모들은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인 '줌'에 산타를 초대한다니 코로나 이후에도 번창할 사업일 듯싶다. 모두 크리스마스 동심을 지켜주기 위한 어른들의 눈물겨운 노력들이다.하지만 어른들의 크리스마스는 훈훈한 사연 한자락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삭막하다. 어제부터 시행된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으로 성탄절 거리들이 텅 비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부터는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연말연시를 전후한 해넘이, 해돋이 명소들도 폐쇄됐다.한 해의 수고를 위로하며 공동체의 연대를 다지던 인간관계들이 모두 분리된 채 사람들은 집 안에 갇혔다. 지난달부터 성탄 대목을 준비했던 자영업자들은 줄줄이 폐업안내문을 내걸고 있다. 산타는 올테지만 썰매에 선물을 실어야 할 부모들의 지갑은 썰렁하다.이번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은 누가 뭐래도 코로나 백신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풍족하게 확보한 국가들은 이미 국민들에게 속속 성탄절 백신 선물을 배달 중이다. 성탄절 만찬을 즐기는 행복한 가족들을 창밖에서 훔쳐보는 성냥팔이 소녀가 된 기분이다.1년 내내 정부가 시키는 대로 코로나와 맞서 온 착한 국민들이다. 그런 국민을 정부는 K방역의 주역이라고 떠받들었다. 착한 순서로 따지면 산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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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미 육군대장의 백신 사과 지면기사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배송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Warp Speed)'의 책임자는 구스타브 퍼나 육군대장이다. 퍼나 대장은 화이자 백신 공급 디데이 직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디데이는 2차 세계대전 종결의 시작이었다"며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이 바로 그곳"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백신 공급이 개시되자마자 14개 주에서 백신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퍼나 대장은 지체 없이 국민을 향해 사과했다. "내 잘못이다. 백신 확보 계획에 실수가 있었고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주지사들에게 "사과를 받아달라"고 했다. 백신만 기다리는 민심이 들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즉각적이고 솔직한 사과로 막아냈다. 미국은 현재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 백신까지 순조롭게 공급 중이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백신 계약을 재촉하고 있다며 갑의 여유를 부렸다. 4천400만명 분의 백신이 확보됐다고도 했다. 대통령은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3차 대유행이 한창인 지금 백신은 없고 접종계획도 이리저리 흔들린다. 급기야 정세균 국무총리가 화이자, 모더나의 내년 4분의1분기 접종 불가를 시인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가 남는 백신을 이웃나라에 나눠준다는 마당에, 우리는 당분간 백신을 구걸해야 할 처지가 됐다.문재인 대통령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몇 번이나 강조한 백신 확보가 안 된 상황과 관련해 청와대 참모들을 질책했다는 전언이다. 안민석 의원이 "사실은 아주 무서운 분"이라 했던 문 대통령이 화를 냈으니, 백신 문책 인사가 있을지 궁금해진다.안면마비 등 부작용을 들어 백신 안전성 검증이 먼저라며 '백신 백수(白手)' 현실을 강변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도 부적절해 보인다. 우리가 유일하게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보다 안전성이 떨어져 생산허가가 지연되고 있다. 내년 1월 이 백신이 실제로 공급돼도 많은 국민이 접종을 망설일 수 있다. 김 원내대표는 솔선해서 접종을 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정치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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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중대재해기업처벌법' 지면기사
지난 한 해 전국 산업 현장에서 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10만9천242명으로, 재해율은 0.58%다. 2018년도 10만2천305명보다 6천937명(6.7%) 늘어난 수치다. 근로현장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855명으로, 10만명 당 0.46명이었다. 원인별로는 추락 사고(떨어짐)가 40.6%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제조업과 건설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끼임 사고(12.4%)와 부딪힘 사고(9.8%)가 뒤를 이었다.지난 20일 평택시의 한 물류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골격이 무너져 내려 노동자 5명이 1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공사현장 6층 높이 자동차 진입 램프 구간에서 발생했다. 사상자는 모두 중국 국적의 노동자들이었다.지난 10월에는 광주시 곤지암읍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천장 철공 위에서 작업하다 15m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같은 달 5일에는 하남시 망월동 건축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중국 국적의 4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 올해 상반기 건설업 사망사고는 2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9명보다 25명(10.9%) 늘어났다. 이 가운데 추락 사고가 전체의 49%(126명)나 됐다.건설 현장에서 중대사고가 나 여럿이 죽거나 다쳐도 법인대표에 대한 처벌은 미미한 정도에 그친다. 대체로 현장 책임자를 처벌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상례다. 때문에 노동계를 중심으로 처벌 규정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다.국회가 입법을 추진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경영 책임자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으로, 재해를 줄여 노동자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의 입장이 갈리고 사용자와 노동계가 맞서면서 찬반논란이 거세다. '세계 최고 수준의 형벌이다'는 주장에 '해외는 상한 없는 무기징역'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경영계는 '누가 건설회사 사장 하겠느냐'는 볼멘소리다.죄와 벌은 균형추가 맞아야 한다. 다수의 인명을 앗아간 사고가 났는데 벌금 몇 푼으로 그치는 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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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아시타비'(我是他非) 지면기사
교수신문이 2001년부터 연말이면 발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한 해의 한국 사회상을 압축해 보여주는 '거울'이다. 사회의 길흉화복이 대체로 국정의 결과인 만큼, 정권을 향한 촌철살인에 대중은 무릎을 쳤다.'올해의 사자성어'는 집권 내내 박근혜 정권의 뼈를 때렸다. 집권 첫해인 2013년엔 '도행역시'(倒行逆施)로 아버지 박정희 시대와 단절하지 못한 인사와 정책을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와 정윤회 국정개입 사건이 터진 2014년의 사자성어는 '지록위마'(指鹿爲馬)였다. 2015년은 연초부터 메르스 사태가 터졌고 대응은 부실했다. 집권여당(새누리당) 원내대표 유승민이 보수혁신 깃발을 들자,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라는 한마디로 내쳤다. 그해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로 인해 세상의 도리가 혼란해졌다는 얘기다.2016년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는 박근혜 정권이 국정농단 게이트로 분노한 민심에 엎어진 장면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박근혜가 '도행역시'나 '지록위마'쯤에서 정신 차렸다면 '군주민수' 만큼은 면했지 싶지만, 허망한 상상이다.전 정권에 실망한 교수들은 문재인 정권 첫해인 2017년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박근혜 정권 적폐 청산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2018년엔 격려에 경고를 담아, '임중도원'(任重道遠),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고 했다. 정권은 지방권력을 싹 쓸어 담았지만, 일자리가 줄면서 민심을 건드렸다. 국민지지와 국정능력의 키 높이가 다른 상황을 경고하며, 분발을 요청한 것이다. 그러더니 조국 사태로 나라가 두 동강 난 지난해엔 '공명지조'(共命之鳥)라 했다. 서로 싸우다 모두 망한다는 뜻인데, 그래도 진보와 보수를 향한 양비론으로 애써 균형을 유지했다.그런데 올해는 출처도 없는 '아시타비'(我是他非)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인 '내로남불'을 그대로 한자로 옮겼다. 내로남불은 지난해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조적조(曺敵曺)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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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임대주택 후폭풍 지면기사
"이 정부 들어 집값을 이렇게 올려놓고 임대주택 건설계획만 논하는 것을 보는 국민은 속이 썩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통령의 임대주택 발언에 대한 비판이다. 청원인은 "수도권 집값이 2~3배 오르고, 젊은이들이 '영끌 대출'로 집을 산다"며 "여기에 대한 대책이 임대주택이라면 나라를 사회주의로 만들고 싶은 것이냐. 왜 누구나 임대주택에 살아야 하느냐"고 주장했다.문재인 대통령이 동탄 공공임대 주택을 찾은 뒤 후폭풍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11일 문 대통령의 임대주택 방문을 연출하기 위해 인테리어 보수비용 4천290만원 등 4억5천여만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당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자료라고 한다. 행사대행용역 비용만 4억1천만원이다.해당 임대주택 거주자들도 불만이다. 한 주민은 온라인 공공임대주택 커뮤니티에 대통령이 방문할 주택을 급하게 꾸미느라 새벽까지도 드릴 소리가 들렸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단지 입주민들 주택은 하자보수 처리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자가 많으니 고칠 게 많았고, 그럴싸하게 포장해 국민 앞에 '보여주기 쇼'를 했다는 거다.청와대는 대통령의 '13평, 4인 가족' 발언은 왜곡됐다고 했으나 여진은 멈추지 않는다. 한 청원인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부터 개인 자산 모두를 코로나19로 애쓰는 의사와 병상 확보, 백신 수입을 위해 기부하고 13평 임대주택에 살며 솔선수범하길 간곡히 청원한다"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이 폭등하고 전·월세가 자취를 감췄는데도 정부가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은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같다"고 했다.방문 현장에서 대통령을 수행한 변 내정자도 덩달아 구설에 올랐다. 실패를 거듭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들어 야당은 '기대할 게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쓰레기차 피하니 X차 만나게 됐다"고 혹평한다. 그가 사장으로 있던 LH 직원은 내정 소식이 알려진 뒤 SNS에 '우리는 쾌재를 불렀다'는 자극적인 제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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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누가 '개미지옥'에 빠졌을까 지면기사
명주잠자리는 우리 산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곤충이다. 고운 이름은 비단천(명주) 처럼 맑고 투명한 날개 덕분이다. 이런 명주잠자리의 유충 이름이 개미귀신이라니 반전이다. 다른 잠자리 유충들은 물속에서 모기 애벌레인 장구벌레를 잡아먹는다. 반면 개미귀신은 개미를 잡아먹기 위해 수변지대 근처 모래밭에 깔때기 모양의 함정을 파는데 이름이 개미지옥이다. 함정에 굴러떨어진 개미는 탈출하려 기를 쓰지만 시지프스의 돌처럼 되떨어지는 모래 탓에 결국은 개미귀신의 먹이가 된다. 개미지옥이라는 이름값이 부족하지 않다.연초 취임한 추미애 법무장관이 인사를 통해 측근 검사들을 해산했을 때 윤석열 검찰총장은 고립무원의 개미지옥에 갇혔다. 이 정도면 자진사퇴가 관행인데 그는 버텼다. 개미지옥은 더 깊어졌다. 채널A사건과 범죄자 김봉현 옥중편지를 근거로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했다. 그래도 윤석열은 개미지옥 탈출을 포기하지 않았다.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고 했다. 추미애는 버티는 윤석열에게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징계위에 회부했고, 모두 윤석열의 최후를 예상했다.어제 새벽 법무부 징계위가 윤석열에게 정직 2개월을 결정하자,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고 추미애는 사의를 밝혔다. 개미지옥의 윤석열이 죽은 건지 산 건지 애매하다. 지난 1년간 그를 잡으려던 추 장관과 여당의 집요한 모래 공세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되돌아보면 개미지옥 상황이 이상하긴 했다. 대검찰청에 윤석열 지지화환이 쇄도했고, 검사들은 윤석열 구하기에 나섰고, 법무부 감찰위원 전원은 징계불가를 권고했고, 법원은 윤석열 직무정지를 풀어줬다. 개미지옥이 깊어질수록 윤석열 지지율은 치솟았다. '정직 2개월'은 오히려 여권의 윤석열 사태 출구전략으로 해석될 지경이다.그렇다고 개미지옥 싸움이 끝난 것도 아니다. 윤석열은 이미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공방의 당사자는 검찰총장과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개미지옥 전쟁 2라운드다. 이렇게 되면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가 누구고 개미귀신이 누구인지 헷갈린다.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면 개미귀신이 개미사냥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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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김종인의 대국민 사과 지면기사
정당이나 정치지도자에게 대국민사과는 괴로운 일이다. 여론의 지지를 먹고 사는 처지에 전 국민을 향해 머리를 조아릴 형국이라면, 민심은 이미 돌아설 대로 돌아섰을테니 그렇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홍걸, 홍업 두 아들의 뇌물수수죄에 연달아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여론에 놀라서 두 차례나 대국민 사과를 한데 이어, 친형인 이상득의 불법정치자금 범죄에도 사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에 고개를 숙였다.사과는 잘하면 전화위복이 되고 못하면 더 큰 낭패를 당한다. 사과하고도 더 큰 비난을 받는 연예인들이 부지기수고 망한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형용 모순에 가까운 '사과의 기술', '사과의 정석'이 회자되는 이유다. 기술과 정석이라지만 '문제 발생 즉시 사과하라', '진정으로 사과하라', '상대가 용서할 때까지 사과하라' 등등 사과의 사전적 뜻풀이에 가깝다. 정치인의 사과가 빛이 바래는 이유는 지연 사과, 대리 사과, 빈말 사과인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선거를 전후한 당리당략형 사과는 신물 날 정도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구속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은 집권당의 잘못이라며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광주를 찾아 5·18 희생자 묘역에 무릎 꿇고 "죄송하다"고 울먹이며 사죄한 장면에 비견할 만큼 감동적인 명문이다. 아쉬운 건 일독할 만한 명문장들이 사과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다. 사과문은 '2020년 12월15일 국민의힘'으로 끝나는데,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과에 반대하거나 불평한다. 여당의 비아냥이 아니더라도, 김종인 개인의 사과인지 제1야당의 공식 사과인지 국민들은 헷갈린다.김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결단한 건 범죄가 소명된 당 출신 전직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고 신생을 위해서일 것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도 제1야당의 신생은 절실하다. 지방, 중앙, 입법권력을 독점한 1당 독주 정권은 두 날개로 날아야 할 민주주의에 위협적이다. 좌익의 건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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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필리버스터 최장 기록 지면기사
'약탈자'란 뜻의 필리버스터(filibuster)는 서인도의 스페인 식민지와 함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주 신설 법안을 막으려 반대파 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면서 정치적 의미로 쓰였다. 이후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의사진행을 고의 방해하는 행위를 뜻하게 됐다.'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이름을 알린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갈아치웠다. 장장 12시간 47분이다. 이전 기록은 2016년 테러방지법 입법 반대토론 때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운 12시간 31분이었다. 윤 의원은 대공수사권을 국가정보원에서 경찰로 넘기는 국정원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연단에 섰다.'철의 의원'으로도 불리는 그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마이크를 내려놔야 했다. 앞선 토론자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역상의 이유로 발언을 강제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동료 의원은 "윤 의원의 의지가 강해 돌발 변수가 없었다면 연설은 더 길어졌을 것"이라고 한다.민주당은 당초 야당 의원들의 무제한 토론을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자당 의원들에게 맞불 토론에 나서도록 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초선의원 전원이 참여하기로 하자 태도를 바꿨다. 민주당이 상정한 '토론종결 동의'는 찬성 180표로 통과됐다. 국회법상 재적 의원 5분의3(180명) 이상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2012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표결에 의해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은 무제한 토론을 강제로 끝낸 뒤 곧바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전체 의석수의 60% 이상을 점유한 절대 다수당의 위력시위다.국회에서 처음 필리버스터를 시도한 인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1964년 야당 의원 시절, 동료인 김준연 자유민주당 의원의 구속을 저지하기 위해 무제한 토론을 실행했다. 원고도 없이 5시간 15분 발언해 김 의원의 구속동의안을 무산시켰다. 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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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조두순 출소 풍경 지면기사
12월12일 조두순이 안산 자택으로 돌아왔다. 나영이(가명)에게 금수 같은 죄를 저지른 대가로 12년 징역형을 모두 마친 이날 아침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출소한 것이다. 그가 도착한 자택 골목은 아수라장이 됐다. 항의하는 주민, 유튜버, 경찰이 조두순을 중심으로 한데 엉켜 큰 소란이 일었다. 이날 0시 기준 1일 확진자 950명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였지만, 그를 향한 적대감이 코로나 공포보다 컸던 셈이다.조두순을 향한 국민적 적대감은 죄와 벌의 격차 때문이다. 죄는 입에 올리기조차 혐오스럽다. 인두겁을 쓰고 할 짓이 아니었다. 벌은 인자했다. 강간으로 5년, 살인으로 2년 징역형을 살았던 전과 17범이 가중 처벌은 커녕, 술에 취했다는 진술만으로 무기징역에서 12년으로 감경받았다. 조두순 여론에 놀란 정치권은 지난해부터 조두순 관련법을 무더기로 쏟아냈지만, 그의 처벌을 늘릴 수는 없었다.그 바람에 여론이 조두순을 사회적 감옥에 재수감하는 형국이 됐다. 조두순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는 힘들 것이다. 전자발찌 보다는 시민의 시선 때문이다. 국민들, 특히 안산 시민들이 한사코 그를 격리하려는 이유는 재범의 우려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조두순을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나 사이코패스로 진단한다. 이들은 충동적이며 교활하고 죄책감이 없다. 오스트리아 연쇄살인범 잭 운터베거는 첫 번째 살인으로 복역하던 중 세상을 감쪽같이 속인 연극으로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출소 후 소설가, 기자로 명성을 누리면서도 오스트리아 미국에서 여성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했다. 범죄 충동은 마약과 같다.조두순도 나이만 먹고 그냥 나왔다. 그는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할 수 있다. 68살 먹은 출소자에 대한 사회적 적대감이 부당하다며 적대감을 느낄 수 있다. 사이코패스 범죄 충동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조두순 동네 주민들은 공포에 시달리고, 유튜버들은 조두순 특수를 겨냥해 어떤 기행도 마다치 않을 기세다. 그가 출소할 때 걸친 롱패딩 제조업체는 언론에 로고를 모자이크 처리해달라고 읍소한다. 더 곤란한 건 법정형을 다 마친 출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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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자영업자의 국민청원 지면기사
'가는 날이 2단계', '코로나보다 화병(火病)에 먼저 간다', '마른하늘에 500명'. 수원에서 한우구이 식당을 하는 40대가 페북에 코로나 관련 유행어라며 올린 글의 일부분이다. 자영업자의 힘겨운 버티기 실태와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한 비판을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냈다. 읽다 보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도 없게 된다.그는 지난 여름 SNS에 글을 올려 멀쩡히 다니던 공기업을 그만두고 자영업의 길을 택했던 사실을 밝히면서 "후배들아 사표 절대 내지 마라, 내라고 해도 끝까지 버티라"고 충고했다. 얼마 전 수도권이 2.5단계로 격상된 날에는 "저녁 전에 발표해줘서 고맙다. 밥을 먹은 후였다면 체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말이면 보너스를 얼마나 줄지 고민했는데, 직원 13명의 급여를 걱정하는 날이 올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라고 푸념했다.청와대 게시판에 '코로나 전쟁에 왜 자영업자만 일방적 총알받이가 되나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랐다. 며칠 만에 참여인원이 10만명을 넘어섰다.자영업자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코로나 규제방향을 보면 90% 이상 자영업자만 희생을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합 금지할 때 그 엄청난 마이너스를 왜 자영업자한테만 책임을 다 지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했다.청원인은 자영업자가 원하는 건 코로나로 집합금지가 되면 대출 원리금 상환도 정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대료도 그 기간엔 받지 말도록 해야 하며 각종 공과금도 사용하지 못한 만큼 줄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제 대출도 막히고 집도 줄이고 가진 거 다 팔아가면서 10개월을 버텨왔다"며 "제발 부탁 드립니다. 마지막 생명줄마저 끊어지기 전에 절규하며 호소합니다"라고 끝맺음했다. 최근 모 식당업주는 "지난 추석 때 3단계로 격상해 짧고 굵게 끝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방역과 경제를 다 잡겠다며 냉·온탕을 오가는 바람에 자영업자들만 피해가 커졌다고 비판했다.코로나로 모두가 힘들어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더 나빠 보인다는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