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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대법원장의 사과 지면기사
"현실을 보면 세상의 모든 권력과 금력, 인연 등이 우리를 둘러싸고 우리를 유혹하며, 우리를 바른길에서 벗어나도록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만약 내 마음이 약하고 내 힘이 모자라서 이와 같은 유혹을 당하게 된다면 인생으로서의 파멸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법관의 존엄성으로 비추어 보아도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고 아니할 수 없다."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이 법관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가인은 대한민국의 사법 독립을 위한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된다. 이승만 대통령과 정권에 맞서 사법부에 대한 압력과 간섭을 물리쳤다. 신념과 사명감으로 사법권의 독립과 재판의 독립성을 지켜냈다. 이 대통령이 사표를 종용하자 목발에 의지해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등원할 정도로 강직했다.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과 관련, 김명수 대법원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5월 임 판사가 사표를 내자 국회 탄핵을 이유로 반려했는지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면서다. 김 대법원장은 탄핵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입장이 궁색해졌다.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사표 수리, 제출 그런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며 "국회에서 탄핵하자고 설치고 있는데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고 했다.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다"는 말도 한다.법원 내부는 물론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다. 대법원장이 법치주의가 아닌 정치 논리로 판단한 행위라며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후배를 탄핵으로 떠미는 모습까지 보인 대법원장은 후배들에게 창피하지 않으냐'는 질책도 있다. 야당 유력 정치인은 "후배의 목을 뇌물로 바쳤다"고 개탄했다.김 대법원장은 취임하면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겠다"고 했다. 언행 불일치요,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녹취록이 공개되자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는다. 독립과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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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홍 부총리의 '지지지지(知止止止)' 지면기사
삼국지연의에 비운의 곳간지기 왕후가 등장한다. 연합군을 이끌고 원술 정벌에 나선 조조에게 곳간지기 왕후가 군량미가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조조는 군량미 배급을 줄일 것을 명한다. 당연히 군사들이 반발했다. 조조는 즉시 왕후를 불러 참수한 뒤 그에게 군량미 횡령죄를 덮어씌웠다. 왕후의 목 하나로 자신의 책임을 면한 건 물론이고 군율의 엄정함을 보여줌으로써 군사들을 독려해 전쟁에서 이겼다. 나관중은 정사에 없는 가공인물 왕후의 에피소드로 간웅 조조의 면모를 보여준다.대한민국 곳간지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SNS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올려 화제다.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이라고 하니, 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귀거래사로 보여서다. 홍 부총리는 지난 연말엔 실제로 사표를 던졌다가 대통령이 반려하자 곧바로 직무에 복귀한 적도 있다.지난해 코로나19 국난 이후 홍 부총리는 여권 대선주자들과 끊임없이 설전을 벌여왔다. 국가부채 걱정 말고 돈을 풀자는 대선주자들의 요구에, 홍 부총리는 적자재정의 한계를 들어 번번이 반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으로 국가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선도했다. 홍 부총리는 선별지원을 강조하며 맞섰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자영업자 손실보상법 법제화를 추진하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수준 낮은 자린고비(이재명)", "이게 기재부의 나라냐(정세균)"라는 비판의 칼날이 시퍼랬다.급기야 이낙연 민주당 대표마저 선별과 보편 지원을 모두 포함한 4차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 의지를 밝히자, 홍 부총리는 보편지원과 선별지원 동시 실시는 힘들다며 '지지지지의 심정'을 밝힌 것이다.홍 부총리는 여권 실세들과 설전을 벌였지만 결과는 늘 실세들의 요구가 관철됐다. 이 때문에 '홍두사미', '홍백기'라는 별명마저 얻었다.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권력 앞에, 예산편성권으로 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호령하던 기재부가 한없이 작아지고 있다. 아무리 유능해도 권력의 크기가 알량하면 욕먹고 내쳐지기 십상인 것이 곳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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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안타까운 'KBS 논란' 지면기사
영국 국영방송 BBC는 전 세계 공영방송의 롤모델이었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BBC 직원들의 파업 시위현장을 뉴스 속보로 보도하고, 극우정당 당수의 BBC 토론 출연 반대시위도 보도하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송 덕분이다. 포클랜드 전쟁 때는 '우리 군' 대신 '영국군'으로 객관화시킬 정도였다. 이런 BBC도 정파적 시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2015년 집권한 보수당은 BBC가 노동당에 우호적이라고 공격했다. 2017년 BBC의 자율적인 관리감독 권한이 정부기구로 넘어간 배경이다.공영방송 KBS가 수신료 인상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KBS 직원 60% 이상이 연봉 1억원이고, 연봉 1억원 직원 중 2천여명이 무보직이라는 야당 의원의 주장이 발단이 됐다. KBS는 즉각 과장이라며 공식 현황을 공개했는데, 무보직 1억원 연봉자의 규모가 놀랍기는 도긴개긴이다.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되고 기회되면 우리 사우님 돼라."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온라인에 게시한 조롱이 기름을 부었다. KBS 수신료 인상 명분에 '평양 지국 개설'이 포함됐다는 주장도 논란을 더하고 있다.KBS의 한 아나운서가 20여건의 보도를 임의적으로 첨삭해 방송한 것도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기자가 현장에서 생산한 보도를 권한 없이 자기 기준으로 첨삭했다면 명백한 왜곡이라서다. 노동조합의 내부 지적이라 더욱 뼈 아프다.문재인 대통령 생일날 방영된 열린음악회에서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Song to the moon)를 선곡했다는 시비엔 심사가 어지럽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Moon) 대통령을 '달님'으로 부르며 따른다. 야당의 한 당협위원장은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추석 현수막을 걸었다가 달님 지지자들과 여당의 공격을 받았다. 총선을 앞두고 역풍을 우려한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했다. 푸른하늘 은하수에 하나여야 할 '달님'의 정서는 당파로 조각났으니 서글프고,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로 정파성을 의심받는 공영방송의 현실은 애달프다.이 모든 KBS 논란이 수신료 인상을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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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차례는 생략, 세배는 온라인' 지면기사
지난해 추석은 명절답지 못했다. 귀성객은 눈에 띄게 줄었고, 공원묘지는 진입로부터 차단했다. 조상묘 벌초는 대행업체에 맡겼고, 차례·성묘는 생략하거나 간소화했다. '조상님은 어차피 비대면, 코로나 걸리면 조상님 대면'이란 말이 소셜네트워크에 돌았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이동을 자제하라고 권했다. 시골 마을에 '불효자는 옵니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코로나19가 바꾼 명절 풍속도다.올해 설은 더 민망하게 됐다. 정부가 이동 권고보다 더 강력한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적용하기로 한 때문이다. 공공도서관에 '설 연휴, 찾아뵙지 않는 게 '효도'입니다'란 대형 걸개가 내걸렸다. '직접 방문은 자제하고, 세배는 온라인으로!'라는 부제가 달렸다. 직계 가족이라도 거주지가 다를 경우 설날에 다섯 이상 모였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차례·성묘는 생략, 세배는 비대면'이 대세일 듯하다.본가를 찾은 아들, 손주, 며느리가 어르신 모시고 옹기종기 만두를 빚는 건 명을 거역하는 행위다. 둘러앉아 떡국을 함께 나눌 친척과 이웃도 부를 수 없다. 아이들의 세뱃돈 주머니도 아쉽게 됐다. 축의·조의금과 마찬가지로 세뱃돈도 온라인 송금이 유행할 조짐이다. 자식도 손주도 오지 않는 고향 어르신들의 낭패감은 어찌해야 하는가.더 큰 걱정은 이 땅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다. 집합금지와 밤 9시 이후 영업 금지 연장에 한숨이 커진다. 2개월째 이어지는 방역 강화에 이미 초주검들이다. 명절 대목이 악몽이 될 판이라고 하소연이다. 다들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정부는 집단면역을 위해 지속 가능한 방역을 강조한다.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으면서 K-방역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숨 막히는 출·퇴근 지하철은 괜찮은데 식당에서는 거리를 둬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태권도 발차기는 되는데 복싱 어퍼컷은 왜 안 되는가. 바이러스 창궐을 차단한다는 방역 대책의 과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의문부호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명절 연휴 관광지 숙박시설은 예약이 힘들다고 한다. 인파가 몰려도 9시 이후 상가 문을 닫으면 바이러스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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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조류인플루엔자와 '산안농장' 사태 지면기사
기자 출신 저술가 앤드루 니키포룩은 '바이러스 대습격'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를 "세계화의 산물"이라며 "간단하게 말해서 이 엄청난 닭 유행병의 원흉은 산업적 방식으로 생산된 싸구려 고기를 탐닉하는 걸신들린 인간의 식욕"이라고 단정했다. 저자가 2006년 이 책을 펴냈을 때 이미 세계는 2억마리 이상의 새를 땅에 묻었다. 물론 대부분 양계 닭이다.이 책에 등장하는 미국 양계업계의 거물은 "모진 인간이 있어야 부드러운 닭고기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AI가 공장형 양계산업이 초래한 후천적 전염병이란 인식은 확고해졌지만, 여전히 양계산업은 공장형을 지향한다. 전통적인 친환경 사육방식으로는 닭고기와 달걀 수요를 맞출 수 없어서다.지난 2016~2017년 겨울, 정부는 AI 방역을 위해 3천800만마리를 살처분했다. 공장 닭과 달걀 공급이 줄자 난리가 났다. 가격이 배 이상 오른 달걀은 1인 1판으로 판매가 제한됐고, 파리바게뜨는 달걀이 많이 들어가는 빵 출하를 정지하는 등 에그플레이션 소동이 발생했다. BBQ가 치킨값을 올렸다가 세무조사 압박에 꼬리를 내린 것도 이때였다. 2천만마리가 살처분 된 올 겨울에도 공장형 양계산업을 비판하는 인도적 인간과, '공장 닭'에 의존하는 인간의 시장과 식욕이 공존하는 모순은 반복되고 있다.하지만 양계농가의 인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밀집 사육 대신 친환경 사육으로 건강한 닭을 길러 AI를 극복하려는 농가들이 생겨난 것이다. 최근 방역당국의 일방적인 살처분을 거부한 화성 '산안농장'과 같은 동물복지 농장들이다. 친환경 축산은 가축전염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AI 발생 원점을 기준으로 한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규정은 행정편의적이자 '모진 인간'의 발상이다."친환경적으로 동물권을 존중해가며 농장을 운영하는데 아무런 이점이 없으면 억울하지 않겠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판단이 상식적이다. 도 차원의 기준을 만들어, 예방적 살처분 위주의 AI 방역행정이 바뀌길 기대해 본다.19세기 독일 병리학자인 루돌프 피르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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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왕자를 낳은 후궁' 지면기사
숙종의 아들인 경종은 희빈 장씨 소생이다. 영조는 경종의 이복동생으로, 후궁 숙빈 최씨 소생이다. 비운의 사도세자는 영조와 후궁 사이에서 태어났다. 순조 역시 아버지 정조와 후궁의 소생이다. 조선 후기 왕들은 대체로 정실인 왕비가 아닌 후궁들의 자식이다.왕자를 낳은 후궁의 위세는 정실과 자리바꿈할 정도였다. 숙종은 인현왕후를 폐해 서인(庶人)으로 강등하고 희빈 장씨를 왕비로 책립(冊立)했다. 이런 변고로 10년 넘게 이어진 서인의 권력이 남인으로 넘어갔다. 정실로 등극한 희빈은 분에 넘는 권세에 취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 사약을 받고 스러졌다.왕자 씨를 낳은 후궁이라고 죄다 유세를 떤 건 아니다. 정조의 후궁인 수빈 박씨는 바라던 아들을 낳았다. 세자에 책봉돼 훗날 왕위에 오른 순조다. 정조의 총애에도 수빈은 현명하고 겸손했다. 원자를 낳은 후에도 왕비인 효의왕후를 극진히 섬겼고, 혜경궁 홍씨 등 윗분들에게 예의를 다했다. 궁 안팎에서 어진 현빈이라는 칭송을 들었고, 평온한 삶을 살다 남양주 휘경원(徽慶園)에 잠들었다.여의도 의사당에 뜬금없이 '조선의 후궁'이 소환됐다. 여야 여성의원들에 의해서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향해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고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앞서 고 의원은 "광진을 주민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의원과 여권은 물론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고 의원은 '광진구민들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모욕죄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40명 넘는 민주당 의원들은 조 의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기자회견문을 돌렸다. '도를 넘는 막말이자 시대에 남을 망언'이라며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조 의원은 사과했으나 여진은 가라앉지 않는다. 21대 국회 들어 여의도의 입들이 더 사나워지는 양상이다. 어지간한 막말은 놀랍지도 않게 됐다. 얼마 전, 야당 원내대표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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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사과' 뒤에 남겨진 '현실' 지면기사
연초부터 여권발 사과(謝過)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주거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한 국민들에게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있다"던 2019년 국민과의 대화 발언은 무색해졌다. 하지만 송구하다는 대통령의 사과가 '낙심한 국민'들의 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무주택 서민들은 폭등한 전·월세 가격에 울고 청년들은 제집 갖기를 포기한 채 영혼을 끌어모아 주식시장에 열중하고 있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실체가 없었던 검찰의 계좌추적을 사실로 단정한 잘못에 대해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다"고 자아비판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이 계좌 사찰 당사자로 지목했던 한동훈 검사장은 아직도 '채널A 검·언 유착' 사건 피의자다. 중앙지검 수사팀이 한 검사장 무혐의 결재를 올렸지만 이성윤 지검장이 외면한다고 한다.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여비서 성추문 의혹에 대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직권조사 결과를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의 사과가 폭주했다. 피해 여성을 '피해호소인'으로 격하한 남인순 의원은 "깊이 사과 드린다"고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낙연 당대표도 "피해자와 가족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청년 최고위원 박성민은 "2차 가해와 민주당의 부족한 대처로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한 대통령의 사과는 부동산 대란에 표류하는 국민에겐 공허하다. 유시민의 사과는 '정서적 적대감'과 '논리적 확증편향'의 대상이었던 윤석열과 한동훈을 비켜가는 바람에 화려한 수사만 남았다.민주당 지도부의 사과가 6개월 지연되는 동안 피해여성은 집단적인 2차 피해를 감수했고 '박원순 살인자'로 고발될 처지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듯 사과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친문진영의 2차 가해엔 침묵한다. 남 의원의 육성 없는 사과문은 온몸으로 2차 가해를 견뎌 온 피해자에게 가혹할 정도로 건조하다.민주당은 정의당 성추행 사건이 벌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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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SK 와이번스' 인수한 신세계 지면기사
신세계그룹과 SK텔레콤이 26일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1천352억원에 100% 인수하기로 매매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전날 깜짝 발표에 이은 전격적인 가계약 체결에 구단과 선수는 물론 연고지인 인천 야구팬들 모두 '멘붕'이다. 신세계그룹의 새 인천 프로야구단의 모기업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인천 연고를 유지하고 현 SK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 전원을 고용 승계한다. 대신 모기업 정체성이 변한만큼 'SK 와이번스'라는 구단 명칭은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인천 프로야구는 이로써 6번째 주인이 바뀌게 됐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 창단 이후 1985년 청보 핀토스-1988년 태평양 돌핀스-1996년 현대 유니콘스-2000년 SK 와이번스를 거쳐 2021년 이마트 시대가 열렸다. 이중 재창단 형식이었던 SK 와이번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단 매각 방식이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6번 있었던 구단매각 중 4번이 인천에서 벌어진 것이다.연고 구단과 팀의 잦은 교체를 지켜본 인천 야구팬들의 연고팀을 향한 애증의 역사도 장강대하 같다. '삼·청·태(삼미 슈퍼스타즈·청보 핀토스·태평양 돌핀스)' 시절엔 저조한 성적으로 연고지의 자존심을 구겼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18연패를 끊던 날 인천 팬들은 우승만큼이나 기뻐했다. 현대 유니콘스가 1998년 인천 연고팀 최초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하자, 인천 팬들은 애정으로 만년 꼴찌의 역사를 응원해 온 세월을 보상받은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하지만 현대가 2000년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사달이 났다. 현대가 빠진 자리에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로 팀을 꾸린 SK 와이번스가 연고팀으로 왔지만 팬덤은 분열됐다. 인천야구의 영혼이 '삼·청·태'를 이은 현대 유니콘스에 있다는 팬들과, 새 연고팀 SK 와이번스를 응원하는 팬들로 나뉜 것이다. 하지만 이후 현대 유니콘스는 해체돼 사라졌고, SK 와이번스는 한국시리즈를 네 번 제패하면서 인천 야구의 자존심이 됐다.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SK 와이번스는 인천시와 시민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유서 깊은 문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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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러시아의 봄' 지면기사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암살 위기에서 극적으로 회생한 나발니는 독일에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고 지난 17일 귀국한 뒤 구금됐다. 시위는 지난주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한 극동 지역에서 시작돼 러시아 주요 도시로 번지고 있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들어 집회를 불허하고 3천여명을 체포했으나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시위대는 나발니 석방을 외치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위한 호화 별장과 숨겨진 딸의 행적을 폭로했다. 흑해 연안 휴양도시인 겔렌지크에 건설된 '푸틴 궁전'은 모나코의 39배 크기다. 1층에는 온천과 영화관, 분수대가 있는 야외정원이 있다. 2층에는 카지노·영화관·공연장, 지하층에는 하키 링크와 교회, 비상 대피로가 갖춰졌다.푸틴이 내연녀와 사이에서 낳았다는 루이자(17)가 구찌 마스크를 쓰고 술을 마시는 장면도 공개됐다.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샤넬, 발렌티노 등 명품으로 치장했다. 영국 학교에 다니는 또래 친구와 춤추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유학 가능성이 제기됐다. 엄마는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크(45)라는 여성으로, 금융 주주사 지분과 여러 부동산을 소유한 1억 달러 자산가라고 한 매체가 주장했다.크렘린 궁은 이런 주장들을 부인했다. 그런데도 푸틴과 측근에 대한 의혹은 더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독극물 테러를 당해 목숨을 잃을 뻔한 나발니가 기사회생해 가해 의심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 푸틴은 나발니를 철창에 가뒀으나 공수(攻守)가 바뀐 양상이다.푸틴은 48세(2000년)에 러시아 3대 대통령에 취임해 20년 넘게 재임 중이다. 3연임이 금지된 2008~20012년 대통령 자리에 바지사장(메드베데프)을 내세워 총리를 지낸 뒤 다시 왕좌에 복귀했다.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리고 연임 제한규정도 없앴다. 종신의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하지만 새해 들어 푸틴의 앞날에 먹구름이 짙다. 그를 둘러싼 거악(巨惡)의 실체가 속속 까발려지고 있다. 나발니 석방으로는 성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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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유시민의 사과문 지면기사
"저는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습니다.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습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습니다. 제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와 불투명한 상황을 오직 한 방향으로만 해석해 입증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2일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이다. 역시 유시민은 '말'보다 '글'이 낫다는 생각이다. 사과의 진정성은 '사과문 약속' 이행 여부로 증명되겠지만 '사과문' 자체는 사과의 정석을 담은 명문이다.'대립하는 상대를 악마화했고', '정서적 적대감과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져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유시민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 발언요지'를 올렸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문 대통령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다음 정권은 미래통합당이 잡게 된다." 하지만 검·언유착 수사와 재판에서 이같은 발언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정한 '검·언 유착 사건'에서 '검'의 실체가 희미해지는 상황이다. 최 의원은 '사과' 대신 '법정'을 택할 모양이고, 추 장관은 침묵한다.현직 부부장 검사 진혜원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대한 적대감도 이해하기 힘들다. 진 검사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법원을 향해 "사법이 (나치) 돌격대 수준으로 전락한 징후"라고 했다. 또 '꽃뱀'과 '문란한 암컷'을 언급한 페이스북 글을 올렸는데, 누가 봐도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겨냥한 조롱이었다. 법원과 피해자를 향한 진 검사의 과도한 악마화와 정서적 적대는, 유시민의 사과문을 그대로 인용해도 사과가 가능할지 의문이다.'유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