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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의사협회 총파업

    [참성단]의사협회 총파업 지면기사

    정부는 지난해 의대 정원을 늘리고 공공의대를 신설하기로 했다. 의사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열악한 지방 의료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여론 조사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봤다. 의사들은 오히려 의료의 질이 나빠질 것이라며 개악(改惡)이라고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의사들이 2차례 집단휴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코로나19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와중에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하자 비난 여론이 번졌다.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집단행동을 한다'는 거다. 반면 '코로나 시국에 의사들을 자극하는 민감한 법안을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비판도 나왔다. 파업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부는 팬데믹이 안정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겠다며 의협과 협약을 맺었다. 의사들의 집단 강경투쟁에 굴복한 셈이다.의협이 다시 총파업을 예고했다. 의료법 개정에 반발하면서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개정안에는 의사가 일반 범죄로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의협은 형사법으로 처벌받은 범죄행위로 면허까지 빼앗기는 것은 이중처벌이라고 비판한다. 개정안을 '면허강탈 법안'이라 규정하면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다.정부·여당은 의료인의 위법행위를 예방하고 안전한 의료 환경을 조성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변호사·공인회계사·법무사 등 다른 전문 직종도 범죄 구분 없이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경우 면허를 취소한다며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집단 휴진하면 법에 따라 강력 대처하겠다고 했다.정부와 의협은 사사건건 맞선다. 2018년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가 서막이다. 지난해 의대 정원 확대로 재점화된 갈등 양상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의협은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면 총파업하겠다고 공언했고, 정부는 엄벌하겠다고 경고한다.코로나로 민생이 허덕이는데 선전포고를 한 정부와 의협을 두고 답답하고 한심하다는 반응들이다. 상위 1%라는 기득권층이 왜 파업을 하는지, 정부·여당은 이 시점에 개

  • [참성단]툰베리의 화성 탐사 비판

    [참성단]툰베리의 화성 탐사 비판 지면기사

    식민 행성이나 위성으로 이주하는 인류는 SF영화의 단골 소재다. 인류가 더 이상 살기 힘든 황폐해진 지구가 서사의 시작이다. 하지만 SF적 발상으로도 인류 전체를 지구에서 탈출시킬 방법을 찾긴 힘든 모양이다. 2016년 개봉한 '패신저스'에서 우주선 아발론은 식민행성 홈스테드2로 향한다. 냉동수면 상태로 120년을 여행 중인 탑승객은 단 5천명이다.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인 '승리호'엔 우주개발기업 UTS가 위성궤도에 건설한 인공도시가 등장한다. 여기에 거주할 수 있는 지구인은 5% 정도다.최근 인류의 화성 탐사 열기가 절정에 달했다. 미국이 발사한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인내)가 지난 19일 화성에 무사히 착륙해 임무수행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아랍에미리트와 중국도 화성 탐사선 '아말(희망)'과 '톈원(天問)-1호'를 연달아 화성궤도에 안착시켰다. 탐사의 목적은 인간의 화성 거주 가능성이다. 인류가 인내와 희망으로 우주(하늘)에 그 가능성을 물어보는 화성탐사 경쟁을 벌이는 스토리는 SF가 아니라 현실이다.하지만 실제로 지구가 거주 불가능한 죽은 별이 되고 화성 이주가 현실이 된다면, 인류는 전대미문의 불평등에 직면할 것이다. 77억명 중 지구를 탈출할 수 있는 인간은 극소수일테니 말이다. 누가 남고 누가 우주선에 오를지 누가 결정한단 말인가. 90분 우주체험에 수억원, 3일 우주정거장 체류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민간 우주여행 상품 예약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론 머스크는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명을 보내겠다고 호언한다. 회의적이지만 실제가 된다 해도 인류의 0.00013%에 불과하다.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퍼서비어런스 화성 착륙을 겨냥해 '1%'라는 제목의 화성 홍보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화성이 인류의 미래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반전이 있다. 그래봐야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는 인류는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는 실제의 숫자가 아니라 '극소수'라는 의미일 것이다. 즉 엉뚱한데 돈 쓰지 말고, 전체 인류를 위해 기후위기를 막는데 돈을 쓰자는

  • [참성단]노박 조코비치

    [참성단]노박 조코비치 지면기사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파리 생제르맹(PSG)과 바르셀로나 FC가 맞붙었다. 지난 17일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1차전에서다. 신성(新星) 킬리안 음바페(23)와 '인간계를 떠난'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4)가 양 팀 간판이다.생제르망 음바페가 해트트릭 맹활약으로 메시를 압도했다. 절묘한 감아 차기로 상대 키퍼의 얼을 뺀 세번째 골이 환상이었다. 자신이 왜 메시와 호날두(36·유벤투스)로 상징되는 유럽 축구 골잡이 계보를 이을 황태자인지 확실히 보여준 장면이다. 메시는 PK로 선제골을 넣었으나 내내 무기력했고, 음바페의 해트트릭과 팀의 1-4 완패를 지켜봐야 했다.지난 8일 개막한 '2021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4강이 가려졌다.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 아슬란 카라체프(27·러시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그리스), 다닐 메드베데프(24·러시아) 선수다. 세계랭킹 114위 카라체프는 21년 만에 이 대회 예선을 거쳐 4강에 오른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 선수를 제외하면 열성 팬조차 낯선 신예들이다. 프로테니스 4대 천왕 로저 페더러(40)와 라파엘 나달(34), 앤디 머레이(33)는 보이지 않는다. 왼손의 달인 나달은 카라체프에 충격의 역전패를 당해 짐을 쌌다. 2-0으로 앞서다 체력 저하로 무너졌다.여자 단식은 일본이 자랑하는 오사카 나오미(23)가 백전노장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를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윌리엄스는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보유한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 최다 우승 기록(24회)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으나, 다음 기회로 미뤘다.체력과 기량을 겸비해야 하는 스포츠 세계에 세대교체는 순리(順理)이고, 숙명이다. 노쇠한 스타가 떠난 자리를 패기 넘치는 후배가 이어받는다. 팬들은 늘 새로운 별에 목말라 한다. 그렇더라도 올 들어 프로스포츠계의 얼굴 바뀜이 예사롭지 않다. UFC 간판 코너 맥그리거(33·아일랜드)는 지난 달 더스틴 포이리에(32·미국)에 TKO 패했다. 7년 전에는 맥그리거가 일방적으로

  • [참성단]북한의 백신 해킹

    [참성단]북한의 백신 해킹 지면기사

    지난해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 수역에서 사살된 후 소각됐다는 군 발표로 대한민국 여론이 들끓자 북한은 통일전선부 통지문을 통해 '사살'은 인정했지만 시신이 사라졌다며 '시신 소각'은 부인했다. 소각한 것은 사망 공무원이 표류 내내 의지했던 부유물인데 "국가 비상 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는 것이다.북한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 국경을 완전히 봉쇄하고 무단 월경자에 대해 사살을 경고했다. 태양(김일성)과 광명성(김정일)의 정기를 이어받은 김정은도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엔 속수무책이었던 모양이다. 국경 봉쇄의 대가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평양 주재 외교관들의 전언에 따르면 밀가루·식용유·설탕 같은 기본 식료품은 물론 약품·의류 등 생필품을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공화국 1등 시민들이 사는 평양이 이 정도라면 지방 사정은 더 끔찍할 것이 확실하다.그래도 봉쇄 덕분인가.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고 선전한다. 실제로 북한 매체들은 마스크 없이 진행된 주요 당행사에 참석한 김정은의 모습을 공개해왔다. 지난달 8차 당대회를 기념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벌인 열병식이 압권이다. 대규모 밀집대형으로 열병한 북한 군인들은 노 마스크였다. 바이러스도 어쩌지 못하는 견고한 세습체제의 실상을 보여준 장면이었다.하지만 북한의 코로나 확진자 '0' 주장을 증명할 통계는 없다. 반대로 북한의 코로나 감염 실태가 심각하다는 소식통들의 '진짜 뉴스'는 넘쳐난다. 최근 북한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기술 탈취를 위해 국내외 제약회사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는 국내외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국회도 최근 국정원 보고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사실이라면 북한의 코로나 감염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반증이다.북한 사이버부대의 글로벌 해킹은 악명 높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전 세계 방산기업을 상대로 군사정보 획득을 위한 해킹을 시도하고, 암호화폐 업체를 해킹해 최근 2년간 3억 달러 넘는 돈을 빼냈다고 한다. 이도 모자라 이제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제약업체들도 해킹하

  • [참성단]'분당 맹꽁이'의 반격

    [참성단]'분당 맹꽁이'의 반격 지면기사

    도롱뇽 서식지를 보호해달라며 소송을 낸 적이 있었다. 천성산 도롱뇽 사건이다. 정부가 경부고속철도를 건설하면서 2001년 울산광역시 천성산에 터널을 뚫으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정부는 공사 전 실시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보호해야 할 동식물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비구니 지율 스님에게 딱 걸렸다. 내원사의 천성산 지킴이였던 지율은 산을 누구 보다 잘 알았다. 실제로 천성산엔 꼬리치레도롱뇽 등 환경부 지정 법적 보호종이 30종 넘게 서식하고 있었다.지율은 단식농성과 3천배 시위 등으로 터널공사를 가로막고 나섰다. 정부가 2003년 공사를 강행하자 곧바로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지율은 소송 당사자에 도롱뇽도 포함시켰다. 대법원은 2006년 도롱뇽은 자연물이라며 사건 당사자가 될 수 없고, 터널공사가 천성산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정부 손을 들어주었다. 결국 천성산 터널은 2008년 완공 목표를 넘겨 2010년 개통됐고, 현재 공식 명칭은 '원효터널'이다. 사건 이후 환경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했지만, 지율은 여전히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대형 토목사업을 반대하는 소신을 지키고 있다.그런데 최근 '분당 맹꽁이'가 제대로 정부의 뒤통수를 쳤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0일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주민 536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 취소 소송 판결에서 주민 편에 섰다. 이번에도 환경영향평가가 문제가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문제의 땅에서 '맹꽁맹꽁' 울면서 살고 있는 맹꽁이가 없다고 했고, 국토부는 이를 근거로 지구지정을 허가했다. 하지만 있는 것이 없을 리 없다. 주민들이 직접 400여마리의 맹꽁이를 찾아냈다. 보호해야 할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다.이번 판결로 국책·공공사업을 명분으로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남발해 온 정부와 공공기관 행태에 급제동이 걸렸다. 비슷한 환경문제로 정부 주도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들에겐 청신호다. 과천시민들은 정부청사 유휴지 개발을 반대하고, 성남시 신흥동 주민들도 복정2지구 공공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수도권

  • [참성단]쿠팡의 '아메리칸 드림'

    [참성단]쿠팡의 '아메리칸 드림' 지면기사

    방송인 신동엽이 따귀를 맞는다. 뭔 수작을 했는지 모르나 화가 잔뜩 난 여성의 강스매싱이 사정없이 강타한다. 입속 분비물이 튈 정도로 강력한 충격을 받으면서도 신동엽은 싫지 않다는 표정이다. 오히려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더 때려달라고 뺨을 내민다. 영상에는 '싸다구'란 자막이 반복 노출된다. 수년 전,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기업 쿠팡은 신동엽이 신이 난 표정으로 처맞는 파격 광고를 선보였다.업계는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비관했다. 싸다는 것만으로 통할 수 있겠느냐는 거다. 천문학적 자본이 투입되는 유통망 확충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은 등 비즈니스 전략에 경쟁력이 없다고 봤다. 예상대로 악전고투하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두 차례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고, 국내 1위 온라인 유통업체로 성장했다.설 연휴에 쿠팡이 한국 기업 최초로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기업 가치가 55조원으로 평가됐다. 사업 무대는 한국이지만 미국 법인 쿠팡INC가 한국 쿠팡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쿠팡이 미국 기업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한국 대신 미 증시에 주식을 상장하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관련 업계는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이 서울을 패싱하고 뉴욕을 택한 속사정은 다르다고 본다. 우선 국내 증시의 까다로운 상장 조건이다. 쿠팡 같은 만년 적자기업은 상장이 사실상 막혀있다. 누적 적자 4조원을 넘는다. 미국 증시는 적자 기업이라도 발전 가능성을 본다. 미국과 달리 국내 증시에는 '차등의결권'이 없다. 쿠팡은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의장의 보유 주식에 보통주 29배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고 한다. 지분 2%로 56%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네이버 라인은 2016년 국내가 아닌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사업 영역은 일본과 동남아였다. 게임회사 넥슨은 2011년 도쿄 증시에 상장했다. 본사는 일본이지만 매출은 한국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회사 측은 '더 많은 기회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한다.쿠팡도 '아메리칸 드림'

  • [참성단]과거에서 도망칠 수 없는 세상

    [참성단]과거에서 도망칠 수 없는 세상 지면기사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에게 자베르는 숙명의 동반자다. 자베르는 장발장을 범죄자이자 탈옥수였던 과거에 가두어 놓고 그의 평생을 그림자처럼 뒤쫓는다. 미리엘 신부 덕분에 개과천선한 장발장이 선행을 쌓아 한 도시의 시장이 됐어도 자베르의 추적을 피하진 못한다. 자베르는 장발장에게 지울 수 없는 과거인 셈이다.설 연휴 직전에 터진 이재영-이다영 자매 배구 스타의 '학교 폭력' 가해 논란이 진정될 기미가 안 보인다. 학창 시절 피해자의 폭로에 나란히 사과문까지 발표했지만, 연휴 끝 무렵에 또 다른 피해자의 폭로가 이어졌다. 배구계에게 퇴출하라는 청와대 청원에 동참하는 여론도 늘고 있다. 이들 자매와 슈퍼스타 김연경까지 보유한 흥국생명은 드림팀은커녕 악몽에서 허우적대고 있다.TV조선 인기 프로그램인 '미스 트롯2'에 출연했던 진달래도 무명의 터널에서 벗어나려던 찰라 학폭 논란에 눈물을 뿌리며 도중 하차했다. "저의 어린 시절 철없는 행동이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으셨다는 말에 가슴이 찢어지게 후회스럽고 저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다." 그녀의 참회는 진심일테지만 너무 늦은게 문제였다.이재영-이다영 자매와 진달래뿐 아니다. 학교 폭력 가해란 과거로 현재가 무너지는 예체능 스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사회적 논란도 대립적이다. 한 사람의 현재를 과거에 연좌시켜 판단하는 것이 맞느냐는 주장과 치유되지 않은 과거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라는 반박이 부딪힌다. 이재영-이다영의 사과를 받은 피해자는 "허무하다"고 했다. 가해자는 몇 줄 사과문으로 사과할 수 있겠지만 피해자의 피해엔 회복할 수 없는 누적된 세월이 박혀 있다는 뜻일테다.장발장은 시민군에 붙잡혀 죽을 지경에 놓인 자베르를 구해준다. 자베르는 그제서야 장발장의 선한 현재를 인정하고, 강물에 투신한다. 자베르의 목숨을 구해주고서야 장발장은 과거에서 벗어난 것이다.SNS 자체가 자베르인 시대다. 과거의 흔적을 지울 수 없는 세상이고, 과거의 조국이 현재의 조국을 저격하는 시간의 연좌제가 일상적이다.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는 한 개과천선이 그만큼

  • [참성단]'코로나 설날'의 단상

    [참성단]'코로나 설날'의 단상 지면기사

    경기도가 도민 1천명에게 물었더니 응답자의 85%가 이번 설에 고향을 찾지 않겠다고 답했단다. 연휴 기간 중 어떤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사람도 64%나 됐다. 온라인에는 명절 귀향을 고집하는 시댁을 고발해달라는 며느리들의 분통이 터지고, 쪼개기 귀성 등 각종 묘안이 백출한다지만 정부의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집콕 명절'이 대세가 된 모양이다.설 대목을 고대했던 전통시장 상인들은 울상이다. 귀성 행렬이 없으니 차례상과 명절 밥상이 간소해졌고, 장을 보는 주부들이 사라졌다. 명절 선물도 대형 온라인 쇼핑몰의 택배 서비스가 독점하니, 대목을 노리고 선물용 재고를 쌓아놓은 전통시장 상인들만 폭탄을 맞았다. 명절 선물로 들어온 고기와 음식으로 식비를 아꼈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올해는 직접 고기를 사드셔야 할 듯 싶다.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는 법. 제주도와 강원도 해안도시 숙박업소들은 빈 곳이 없단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 여행객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마침 자영업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 늘어났으니, 여행객 지갑에 생계를 매달고 있는 관광지 자영업자들은 반짝 호황이 반가울테지만, 아무래도 코로나 호황은 아슬아슬하다. 9시 규제에 계속 묶여 눈물의 '점등 시위'에 나선 수도권 자영업자들에 견주면 황송한 설 특수이겠다.가족 모임이 흩어지다 보니 명절 단골뉴스였던 가정폭력과 명절이혼도 확 줄어들겠다. 명절 밥상에서 케케묵은 가족사가 몸싸움으로 번져 파국에 이르는 가족, 명절 갈등으로 파경에 이르는 부부가 적지 않았다. 아예 안 모이니 갈등도 없을 터, 이러다가 비대면 명절이 문화로 굳어질지 모르겠다. 코로나 이후 세대 간 명절문화 전쟁이 불가피할 듯하여 심란하다.그래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같은 이가 있어 스산했던 설 풍경이 따뜻해졌다. 재산의 절반인 5조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혔다. 자선이 아니라 사회의 갈등구조를 해결해 전체의 공익을 실현하는데 쓰겠다고 한다. 빌게이츠 재단에 착안한 듯싶다. 통 큰 명절 선물이다."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 [참성단]아웅 산 수치의 추락

    [참성단]아웅 산 수치의 추락 지면기사

    아웅 산 수치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인물이다. 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은 2012년 그의 역정을 주제로 영화 '더 레이디(The Lady)'를 제작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영국에서 평범하게 살다 고국에 돌아와 민주 역정에 뛰어든 이력을 담았다. 주연을 맡은 배우 양자경의 외모가 수치와 닮았다고 해 화제가 됐다.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미얀마 군부 독재가 종식됐다. 배우자가 외국인이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조항 때문에 대리인을 내세우고 외무장관을 지냈으나 이후 군부와 적당히 타협하는 태도를 보여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군부가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탄압하는데도 적극 제지하지 않아 국내외 비난을 샀다. 노벨상을 취소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돌았으나 노벨재단은 유감을 전하는 선에 그쳤다. 2017년에는 아일랜드의 록 밴드 U2의 리더가 그를 향해 '역겨움이 느껴진다'며 국가자문역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U2는 2000년 'Walk On'이라는 곡을 만들어 수치에 헌정한 바 있다.수치 여사가 11년 만에 다시 가택 연금됐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세력에 의해서다. 2020년 미얀마 총선에서 NLD가 압승한 이후 군부의 쿠데타 설이 돌았다. 군부는 대법원에 대통령, 선관위원장 자격을 무효화 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군 최고사령관은 '선거 부정과 불공정을 지적했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군 대변인은 "군부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정권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역시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쿠데타를 예고하는 대담한 발언이다.미얀마 정국은 안갯속이다. 시민 저항운동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최대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는 NLD 상징인 빨간색으로 뒤덮였다. 쿠데타 친위대는 '군부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시위대에 총부리를 겨누지는 않았으나 유혈 충돌의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수치는 조국의 민주화를 쟁취했으나 온전히 지켜내지 못했다. 군부와의 불안한 동거로 이미지가 바랬다. 눈치를 보며 소수 민족 탄압을 방관하

  • [참성단]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참성단]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지면기사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제출한 투자의향서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의향서에서 텍사스주에 20년간 8억550만 달러(약 9천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요구했다. 천문학적 세금감면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투자규모와 이에 따른 막대한 경제파급 효과 때문이다.투자의향서에 밝힌 삼성전자의 총 투자액은 170억 달러(약 19조원). 이중 50억6천900만 달러는 6천500만㎡ 규모의 공장과 부동산에, 99억3천100만 달러는 파운드리 설비와 장비 구매에 투자한다는 청사진이다. 공장 건설로만 직접비용 40억5천500만 달러(약 4조5천억원)가 건설사와 설계사 등 텍사스주 제조업 매출에 유입되고, 유통·물류·소비 등 간접적인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총 89억 달러(약 10조원)의 경제활동이 발생한다고 한다. 2만개 가까운 공장 건설 일자리는 덤이다.이뿐 아니다. 공장이 가동할 경우 향후 20년간 86억 달러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3천개 가량의 정규직이 73억 달러의 봉급을 챙길 것으로 전망했다. 오스틴시는 20년간 세금과 소비로 챙길 수 있는 순수익만 12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텍사스주의 높은 세금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삼성전자의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다.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은 설계자의 요구대로 반도체를 위탁생산해주는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규모가 900억 달러나 된다. 전체 시장의 절반을 점유한 대만의 TSMC가 독보적인 1위 업체다. 삼성전자는 2위라곤 하지만 1위와의 격차가 크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TSMC를 제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평택에 10조원대의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인텔 등 대형고객을 의식해 미국 투자에 나선 배경이다.하지만 삼성의 미국 투자가 확정된 건 아닌 모양이다. 텍사스 오스틴시뿐 아니라 애리조나와 뉴욕, 한국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도 유치경쟁을 벌일 법 하건만 조용하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유치만 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데 말이다.글로벌 세계경제에서 투자 유치는 모든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