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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하루살이의 공포 지면기사
1993년 개봉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은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음 해 아카데미상 촬영 부문을 수상했다.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레드포드가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고, 꽃미남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았다.스토리는 희미해도 하루살이 떼가 날아다니는 몬태나주 강에서 3부자가 낚시하는 장면은 또렷이 남는다. 황금 노을을 헤치며 강가를 비행하는 영화와 달리 현실 속 하루살이는 고달프다. 고작 3일을 사는데도 온전히 천수를 누리기 버겁다. 인간계와 잘못 사귄 까닭이다.남양주시가 지난주 동양하루살이 박멸을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그동안 추진해온 방역대책을 중간 점검하고 더 효과적인 퇴치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수변 물 뒤집기, 토사순환, 제초작업, 포충기 와 방제포 설치, 고압 살수, 교각 상부 투광기 설치 등등.조광한 시장은 "주민이 입는 정신적 피해가 매우 크다. 불의에 저항하지 않으면 맞는 게 습관이 된다. 누가 때릴 때 혼자 저항하면 몰매를 맞지만 모두 저항하면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집중 출현하는 4월에서 7월경까지 한시적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낱 미물인 하루살이가 재난을 부르는 강력한 '불의'의 존재가 된 것이다.동양하루살이는 혐오감을 주는 생김새와 조명을 향해 떼로 출몰하는 습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싫어한다. 밤새 떼죽음한 사체 더미는 악취를 풍기고 미관을 해친다. 한강 인근의 수질이 개선되면서 매년 5~7월 서울과 경기 동부지역에 떼로 나타나 피해를 준다. 남양주 덕소 지역이 특히 심해 '덕소 팅커벨'이라 불린다.하루살이는 1~3급수 물에서만 사는 환경지표 곤충이다.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지 못한다. 파리나 모기와 달리 감염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해충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혐오하는 건 떼를 지어 다니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나타나면 충격과 공포의 대상이 된다.'피터팬'의 팅커벨은 주인공을 도와주기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하루살이의 창궐은 수질환경이 개선됐다는 반증이나 도시민들은 괴성을 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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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기본소득 지면기사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일정액의 소득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한다. 부자든 가난하든 일을 하든 안 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무조건 공평하게 지급한다. 이것이 '기본소득'의 골자다.기본소득이 화두다. 여기 가도 저기 가도 온통 기본소득 얘기뿐이다. 재난소득의 달콤함에 빠진 탓인지,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의 저항도 크게 줄었다. 좌파의 전유물인지 알았는데, 김종인 미래통합당 대표가 느닷없이 "빵 사 먹을 돈이 없다면 자유가 있을 수 있겠느냐"며 기본소득을 들고 나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증세나 재정 건전성 훼손 없이 기본소득 시행이 가능하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다.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일자리를 뺏어 간다는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첨단 로봇이 확산하면 대규모 실직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로봇 소유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이 나온 지도 20년이 훌쩍 넘었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복잡한 복지제도를 단순화하기 위해 기본소득이 논의됐다. 실제 핀란드는 2017년 1월부터 2년간 25세부터 58세까지 2천명을 대상으로 월 560유로를 주는 기본소득 실험을 시행했다. 일자리를 얻어도 기본소득은 그대로 지급됐다. 당시 핀란드의 실업률은 9.2%. 스웨덴·덴마크 등 인근 국가보다도 높았다. 하지만 고용률이 향상되지 않는 등 결과는 좋지 않았다. 결국, 기본소득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재원만 풍족하면 얼마든지 나눠주는 것도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재원이다. 우리나라 전 국민에게 월 30만원씩만 줘도 연간 180조원이 필요하다. 얼마를 지급하는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세금 부담은 피할 수 없는 숙제다. 물론 노인 아동 실업수당 등 사회보장제도를 폐지하고 이를 모두 기본소득에 포함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뒤따르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왜 기본소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일이 사라진 세상, 정부가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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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현충일 단상(斷想) 지면기사
현충일 주간을 맞아 매년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롤 콜(roll call)'행사가 열린다. 유가족, 참배객 등이 전사자 4만5천여 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는 행사로 보통 4일 이상이 소요된다. 이 행사는 2015년 6월25일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KWVMF) 주관으로 6·25전쟁의 미군 전사자 이름을 일일이 부른 데서 착안했다. 당시 전사자 3만6천574명을 부르는데 꼬박 사흘이 걸렸다고 한다. 얼굴도 전혀 모르는 병사의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끓어오르는 슬픔을 못 이겨 참석자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어느 나라든 주변 국가의 끊임없는 침략에 맞서 조국을 지켜낸 영웅들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도 그렇다. 온갖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킨, 별처럼 많은 영웅이 있었다. 그래서 국가와 사회, 국민들은 그들의 넋을 기릴 의무가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러고 있는가. 더욱이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지금은 서로 무기를 내려놓고 잠시 중단한 정전 상태일 뿐이다. 공교롭게 올해는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그런데 너무도 조용하다.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까맣게 잊어버린 것인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한 것은 1956년부터다. 처음엔 '현충 기념일'이었다. 24절기 중 9번째 절기인 '망종'에서 유래했다. 공교롭게 제1회 현충기념일이 그해 망종이었다. 이설(異說)도 있다. 고려의 현종 때 강감찬 장군이 거란의 3차 침입을 귀주에서 크게 물리친 후 전사한 군인들에 대한 제사를 6월 6일 지낸 데서 현충일이 유래됐다는 것이다. 현충일에 집집이 조기를 달고, 오전 10시 사이렌 소리에 맞춰 묵념을 올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으로 내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6월을 이렇게 기리는 것은 현충일, 6·25 전쟁, 1·2차 연평해전이 모두 이달에 몰려있어서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잊어버리고, 낯설게 느껴지는 호국영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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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지면기사
"부평은 한국 대중음악의 성장 거점이자 요지였다. 한마디로 부평이 있기에 고급스런 대중가요가 나왔던 것이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의 평이다.우리 대중가요가 트로트 일색이던 1950~1960년대, 부평에서는 색다른 음악이 흘러나왔다. 재즈, 블루스, 로큰롤 등 팝음악이다. 이들 음악은 '현지화'(?) 과정을 거쳐 대중 속으로 파고들면서 우리 대중음악의 스팩트럼을 넓혔다. 외국 음악을 국산화한 주역은 미군부대에서 활약하던 뮤지션들이었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키보이스'의 리더 김홍탁,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키보드 연주자 김청산, '김희갑 악단'의 드러머 김성환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부평을 주 활동무대로 삼아 대중음악의 성장을 이끌었다.앞서 언급했듯이 부평의 음악 역사를 이야기할 때 미군부대를 빼놓을 수 없다. 부평은 국내 최초로 미군기지가 들어선 지역이다. 일본이 부평 한복판에 조성한 육군 조병창(군수공장)이 해방을 맞아 폐쇄된 뒤 미8군 보급창인 '에스캄'(ASCOM)이 주둔해 기지화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군기지 주변에는 미군을 대상으로 한 클럽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동시에 미8군쇼 등 큰 무대에 서는 꿈에 부풀어있던 뮤지션들이 이들 클럽을 전전하며 음악의 꿈을 키웠다.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이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하 당아시)이다. 노래와 연주를 배우들이 직접 라이브로 소화할 정도로 공을 들인 작품이다. 2014년 부평아트센터에서 처음 선을 보인 '당아시'는 서울 국립극장으로 무대를 옮기고 목포, 예산, 삼척, 무안 등 자치단체의 초청으로 순회공연까지 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몇년 전 보았던 이 작품이 다시 떠오른 것은 미군기지 인근의 한 건물이 헐렸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서다. 에스컴이 캠프마켓(CAMP MARKET)으로 축소되는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군기지 맞은편 '신촌'지역에는 20여곳의 미군 클럽이 있었다. 이 건물은 마지막 남은 클럽 건물로, 성업중일 당시의 클럽 이름은 '드림보트'(Dreambort)였다. '당아시'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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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조던 지면기사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 우리에겐 무하마드 알리로 더 잘 알려진, 프로권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헤비급 챔피언'이다. 소니 리스톤, 조 프레이저, 조지 포먼이 모두 그의 주먹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고 그를 단순하게 권투선수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알리는 베트남전, 히피 문화, 인종차별 등 미국의 60, 70년대를 관통하는 격동의 시기를 헤쳐나온 '저항과 도전의 아이콘'이었다.18세인 알리는 1960년 로마 올림픽 라이트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따고 고향 켄터키주 루이빌로 돌아온다. 이 젊은 금메달리스트는 백인전용 식당에 들어가려다 흑인이란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하면서 큰 충격에 빠진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차별받는 흑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알리는 금메달을 미련없이 강물에 던져버린다. 그리고 이렇게 결심한다. "나는 당신들이 원하는 챔피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이후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베트남전 징병 거부와 인종차별 반대투쟁을 벌이고 급기야 1974년 흑인의 고향 아프리카 자이르 (현 콩고) 수도 킨사샤에서 조지 포먼과 타이틀전을 벌인다. '킨사샤의 기적'이라 불렸던 이 경기는 미국 흑인에게 아프리카를 조상으로 섬긴다는 자부심을 불어넣어 준 도화선이 됐다.알리와 늘 대비됐던 슈퍼스타가 있었으니 바로 불세출의 농구천재 마이클 조던이다. 요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더 라스트 댄스'가 방영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조던은 알리와 전혀 상반된 길을 걸었다. 알리가 흑인의 인권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길을 헤쳐나간 데 비해 조던은 모든 것에 일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라스트 댄스'에도 언급되지만 1990년 흑인 최초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로 나선 하비 겐트가 지지 연설을 부탁했지만 조던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결국, 인종차별주의자인 제시 헬름스가 당선돼 조던은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이랬던 조던이 이번 미 인종 사태에 대해 "매우 슬프고, 고통스러우며, 정말 화가 난다 "며 "우리의 단합된 목소리로 지도자들을 압박해 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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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숨을 쉴 수 없다" 지면기사
링컨은 1862년 9월 노예해방선언을 발표했고, 미합중국 수정헌법 제13조로 노예제도가 폐지된 때가 1865년이다. 1870년 비준된 수정헌법 제15조는 흑인들에게도 투표권을 줬다. 하지만 흑인들의 헌법적 권리를 남부 백인들은 초법적 인종차별로 철저히 짓밟았다.미시시피주는 문맹검사제도로 흑인들의 투표권을 박탈했다. 악명높은 KKK단은 헌법상 권리를 주장하는 건방진 흑인들을 재판 없이 처형했다. 나무마다 백인들의 린치에 목매달린 흑인들의 주검이 즐비했다. 재즈의 전설 빌리 홀리데이가 부른 '이상한 열매(Strange fruit)'는 바로 그 비참한 주검들이다. 그녀 역시 인종차별의 희생자였다. 흑인과는 숨도 같이 쉬지 않겠다는 악랄한 흑백분리주의는 영화 '그린 북'의 배경이다.말도 안되는 인종차별에 대한 흑인들의 저항은 당연했다. 흑백분리에 저항하는 1950~60년대 흑인민권운동은 치열했다. 백인전용학교 입학투쟁, 백인전용 좌석버스 승차거부, 백인전용 음식점 주문투쟁은 1963년 워싱턴 행진으로 이어졌다. 링컨 동상 주위에 모인 25만명의 군중 앞에서 마틴 루터 킹은 기념비적인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를 남겼다. 1964년 모든 흑백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이 통과됐고, 1965년엔 연방투표권법이 통과돼 흑인들의 참정권을 보장했다. 수정헌법 제15조의 권리를 재확인하는데 100년 가까운 세월이 걸린 셈이다.흑인민권운동으로 합법적 차별이 사라진 이후에도 흑인을 향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은 미국 인권의 실체에 의문을 자아냈다. 무고한 흑인들이 경찰에 살해되는 현실을 통해 흑인들은 자신들의 권리가 미완성임을 절감해왔다.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이 내전에 버금가는 사태로 치닫는 배경이다.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는 플로이드의 비명이 백악관을 위협하는 거대한 분노로 번졌다. 인권국가 미국의 인권정책은 완전히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혐오와 차별로 누군가의 숨통을 조이는 사회라면 미국이라도 안전할 수 없다. 혐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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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 지면기사
사람들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 회장 일론 머스크가 '역발상 전략'을 발표할 때마다 그를 그저 기발한 생각을 하는 '혁신가' '몽상가' 정도로 여겼다. 2002년 31세에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 X'를 설립해 우주여행용 로켓을 싼값에 제공하겠다고 했을 때도, 2013년 터널 굴착회사 보링컴퍼니를 설립 '하이퍼루프'라는 신개념 초고속 진공 열차를 공개했을 때도 그랬다. 진공상태로 터널 속을 초음속으로 달리는 미래 운송수단에 대해 사람들은 "영화 같은 이야기"라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2016년 라스베이거스 사막에서 시험주행에 성공하자 머스크를 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졌다.대중을 놀라게 한 건 머스크가 재활용 로켓을 이용해 발사 비용 30~50%를 줄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였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2017년 '스페이스 X'가 재사용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하자 머스크의 이름 앞에는 '혁신의 아이콘' '세상을 바꾸는 도전자'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덕분에 그동안 미국, 러시아, 중국 정부가 독점해 오던 유인 우주비행시장에 민간기업이 뛰어드는 전기가 마련됐다. 머스크가 아니었으면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대중은 이런 머스크를 '아이언맨'으로 부르며 열광했다.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기행과 돌출발언으로 수없이 많은 구설에 올랐다.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테슬라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내부 상황이 좋지 않던 지난 만우절에는 "테슬라가 재정적으로 파산했다"는 농담을 트위터에 올려 투자자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 정부의 공장폐쇄 정책에 불복해 일방적으로 공장 생산을 재개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때마다 테슬라의 주가는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머스크 리스크'였다.머스크의 '스페이스 X' 팰컨9 로켓이 민간기업 최초로 우주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 나르는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했다. 이로써 "생의 마감을 화성에서 맞겠다"는 머스크의 무모한 상상도 실현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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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갯벌을 살리자' 지면기사
1996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경인일보에 '갯벌을 살리자'는 기사가 연재됐다. 10년 공사 끝에 완공을 앞둔 '시화지구 간척사업'으로 인한 갯벌의 심각한 훼손을 보고 시작한 장기 시리즈물이었다. 간척사업으로 인한 어민의 생존권 문제 논란도 한 몫 했다. 당시만 해도 갯벌은 버리는 땅 정도로만 인식되었던 시절이었다. 국토를 넓힐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갯벌 정도는 눈 하나 깜짝 않고 '뚝딱' 메꾸곤 했다. 그때는 갯벌이 생태계의 보고인 것도 연안오염을 막아 주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도 몰랐다. 한번 훼손되면 우리 생애 다시는 복구할 수 없다는 것도 몰랐다. 기사가 나가자 "갯벌 가지고 뭘 이렇게까지?"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우리들의 무지 속에서 아름답기 그지없던 서해의 갯벌은 무참히도 사라졌다. 그나마 신문 보도로 갯벌이 해양자원의 보고이자 환경오염 완충지대이며 생태관광지로서 무한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연안 해양 생물의 70%가 갯벌 생태계와 직접 관련이 있으며 어업도 물고기를 잡는 것만큼이나 개펄 채취가 중요하다는 것도 밝혀졌다. 기사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1997년 제29회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다. 우리 사회가 갯벌의 중요성에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갯벌을 살려야 한다는 캠페인이 불기도 했다. 최근 경인일보에 서해안 갯벌 관련 기사가 여섯 차례에 걸쳐 연재됐다. 갯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했음에도 갯벌이 점점 황폐해지고 있다는 고발성 기사였다. 간척사업으로 막힌 물길을 터 갯벌을 살리거나, 갯벌의 완벽한 재생을 위해 '역간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역간척'은 간척사업으로 생긴 제방이나 육지화한 땅을 허물어 간척하기 이전으로 복구하는 것을 말한다. 죽음의 땅이 돼버린 갯벌에 다시 바닷물이 드나들게 만들어 숨 쉬는 자연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이미 전 세계는 갯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갯벌보호에 발 벗고 나섰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선진국은 1980년부터 간척사업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갯벌 계획·보호·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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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300잔의 커피 지면기사
어떤 경제현상이나 이론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예시 중 하나가 스타벅스의 사례다. 가령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 '팀 하포드'는 "스타벅스가 카푸치노 한 잔에 그토록 큰 마진을 붙여 팔 수 있는 것은 커피나 직원들의 질이 아니라 오로지 매장의 위치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스타벅스에서 파는 커피를 통해 임대료를 비롯한 부동산, 희소성, 가격 차별화 전략 등 다양한 경제현상을 설명한다. 이 밖에도 프랜차이즈나 마케팅 등 경제용어를 다룰 때 스타벅스가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커피전문점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최근에도 이런 스타벅스의 위상을 실감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른바 '300잔의 커피 소동'이다.며칠 전 서울 여의도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 고객이 커피 300잔을 한꺼번에 주문했다. 이어 그는 음료 17잔을 구매하면 주는 사은품(굿즈)만 챙기고 300잔의 커피는 매장에 버린 채 사라졌다. 어떤 종류의 커피를 샀는지는 모르지만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할 때, 커피값이 최소 120만원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스타벅스가 여름마다 진행하는 e-프리퀀시 이벤트로, 스타벅스 로고가 찍힌 '서머 체어' 혹은 '서머 레디백'을 선착순으로 주는 행사를 열며 벌어진 일이다. 더 나아가 온라인에서는 굿즈 되팔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스타벅스 굿즈가 얼마나 훌륭한 물건이기에 이 난리인가'하고 궁금증이 생길 만하다. 어떤 회사에서 사은품을 받았을 때 "회사로고만 없으면 잘 쓸텐데"라며 아쉬움을 가져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일 것이다. 이 현상을 비정상적인 '팬덤현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커피 판매량을 신장시킨 '성공적인 마케팅'이라는 평가 또한 적잖은 게 사실이다. 이 대목에서 스타벅스 커피 가격과 관련한 팀 하포드의 색다른 분석이 떠오른다. 스타벅스의 커피가 비싼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싼 임대료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높은 임대료가 형성되는 이유는 가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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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막 내린 20대 국회 지면기사
사회과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인들에게 두 개의 길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를 위해 사는 길'과 '정치에 의해 사는 길'이 그것인데, 정치인이 정치를 '위해'산다면 그는 신념이 있는 정치인이고 정치에 '의해'산다면 그는 정치를 생활의 수단으로 하고 있으므로 정치꾼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버는 참다운 정치인이 되려면 '신념'이 있어야 하고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조건을 최우선으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어느 길을 걷는 사람이 더 많을까. 20대 국회를 지켜본 우리 국민은 그 답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20대 국회가 막을 내렸다. 법적으로 임기는 오는 29일이지만 특별한 의사일정이 없어 사실상 끝난 거나 다름없다. 20대 국회는 '동물국회' '식물국회'라는 말이 늘 따라다닐 정도로 최악의 국회였다. 정치인보다 정치꾼이 많았다. 무엇보다 일을 안 했다. 20대 국회에서 제출된 2만4천141건 중 처리된 법안은 9천127건으로 법안처리율은 37.8%에 불과했다. '먹고 놀았다'는 19대 국회 법안처리율 41.7%보다도 떨어졌다. 그런데도 세비는 꼬박꼬박 받아갔다. 직업으로서의 대한민국 국회의원만 한 것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20대 국회는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 본연의 임무도 망각했다. '인사청문회'를 생각하면 창피할 지경이다. 여당은 민주당 1중대, 2중대로 불리는 범여권의 지원을 받아 보수야당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23명의 장관급 인사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감행해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충실했다. 초중고 교과서에도 나오는 '삼권분립'은 저잣거리의 비웃음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데도 이를 부끄러워하는 '신념'과 '책임'있는 의원은 없었다. 20대 국회는 그런 국회였다.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1대 국회가 첫 과제를 '일하는 국회'로 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결의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벌써 의장단이나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을 두고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거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