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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필리버스터 지면기사
("그게 뭐요" "그만두시오" 하는 이 있음) "여러분들이 제 말을 들어주셔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다수의 의석으로 우리의 의사를 유린하고 우리는 소수로서 말이라도 입 벌려 놓고 하자는 것을 그 입마저 여러분이 봉쇄하려면 차라리 우리를 전부 몰아내고 여러분끼리만 총회 합만 같지 못할 것입니다." ("집어쳐요" 하는 이 있음) "내가 이 자리에서 쫓겨 나가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내려가지 않을 것입니다." (장내 소연)1964년 4월 20일 제6대국회 제41회(임시회) 제19차 국회본회의. 이제 막 필리버스터에 들어간 재선 의원 김대중은 여당인 민주공화당 의원들의 야유에도 의연했다. 합법적 의사진행방해 행위, 필리버스터의 기능과 본질을 잘 보여준 명장면이다. 당시 야당인 자유민주당 중진 낭산 김준연은 한일협정 과정에서 박정희 정권이 1억3천만 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집권여당인 공화당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낭산의 구속동의안을 발의했다. 이에 같은 야당인 민주당의 김대중이 5시간 19분의 필리버스터로 동의안 표결을 막아낸 것이다.필리버스터는 다수당의 의회 지배에 맞서는 최후의 수단이다. 1937년 작 할리우드 흑백영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는 어쩌다 상원의원이 된 제퍼슨 스미스가 정상배들이 장악한 워싱턴 정계를 23시간 16분의 필리버스터로 응징한다는 스토리다. 586세대 중 이 영화를 보고 정치를 꿈꾼 자도 있었을 듯싶다.우리 국회는 1973년 필리버스터를 폐기했다가 2012년 국회선진화법으로 다시 부활됐고, 2016년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위해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처음 행사했다. 당시 이종걸 의원은 12시간 30분이라는 필리버스터 신기록을 세웠다. 그랬던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선언하자 본회의 소집 거부로 원천봉쇄 중이다.'국회 회의록'이 남긴 김대중의 필리버스터 연설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교재로 손색없는 명문이다. 한국당 의원들이 김대중만한 필리버스터 연설을 남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말 밑천이 달려 원색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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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백락일고(伯樂一顧) 지면기사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누가 총리로 발탁되고, 누가 장관으로 기용될까. 하지만 개각에 대한 시중의 관심이 전 같지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청와대 비서실 때문에 내각의 존재가 없다'는 소리가 꾸준히 들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장관 이름 석 자를 모르는 국민이 태반이다. 그래서일까.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사람들도 있고, '준마(駿馬)는 있는데 백락(伯樂)이 없다'며 개각에 아예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된다.여기서 '백락'이란 중국 주나라 때의 당대 제일의 '말 감정사' 손양을 말한다. 말을 보는 안목이 뛰어났던 그가 어떤 말이 됐건 한 번만 쓰다듬으면 그 말은 명마로 둔갑했다. 하루는 백락이 태행산에 오르다가 무거운 소금 마차가 다가오는 것을 봤다. 비록 마차를 끄는 비루먹은 말이었지만, 그의 눈엔 천하의 명마였다. 백락은 말에게 "분명히 천리마인데 어찌하여 소금 마차를 끄는가"라고 묻자 말은 '자신을 알아본다'며 크게 소리 내어 울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백락일고'다. 말을 감별하는 뛰어난 안목이 인재를 등용하는 능력으로 비유될 때 쓰인다.당나라의 문호 한유(韓愈)는 '잡설'이란 글에서 "천리를 달리는 명마라 해도 백락이 없으면 평생 조랑말 취급을 받으며 혹사당하거나 마구간에서 하찮은 말들처럼 그냥 죽어간다"고 말했다. 임명권자가 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아무리 인재라 해도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흔히 "항우는 백락을 얻지 못해 패했고, 유방은 백락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었다"고 말한다. 항우에겐 인재를 식별하는 안목이 없었다. 인재를 자기편에 남아 있게 하는 방법도 몰랐다. 반면 유방에겐 '백락안'도 있었고, 인재를 포용하는 덕도 있었다.후임 총리에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에는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이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경제 부총리, 사회 부총리, 외교, 국방 등 주요 장관은 후임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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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게이트 지면기사
남녀노소 불문하고 시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알게 되는 단어들이 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영어공부라고는 한 적이 없는 시골 노인들까지 '아이엠에프'를 입에 달고 다녔다. 한일관계가 악화하면서 국가 간에 군사 기밀을 공유하는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라는 이 어려운 말을 아이나 어른이나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 특정 시점의 세태를 반영하는 이런 단어를 유행어라 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게이트'(gate)도 그런 경우다. 원래 사전적 의미는 '문, 입구, 출입구, 수문, 탑승구'이다. 그런데 1972년 6월 17일 재선을 간절히 원했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비밀 공작반을 워싱턴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보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됐다. 그 본부가 있던 건물이 '워터게이트'(Watergate) 빌딩이었다. 그 후 언론은 '정부 또는 정치권력과 관련된 대형 비리 의혹사건이나 스캔들 또는 그러한 불법행위' 등을 말할 때 흔히 'OOO 게이트'로 불렀다. 그런데 이 '게이트(gate)'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수명이 길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부정과 비리가 끊이지 않는 등 건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민정부 이후 김영삼 (김현철 게이트) 김대중(이용호 게이트) 노무현(최도술 게이트) 이명박(내곡동 게이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다섯 명의 대통령이 있었지만, 25년간 집권 후반기에 이르면 권력형 비리나 친인척 비리가 터졌다. 그때마다 등장한 게이트는 이제 보통 명사가 됐다.문재인 정부 집권기 반환점을 지나면서 조국, 유재수,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이 눈덩이처럼 번지고 있다. 이미 여러 명의 권력 실세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야당의 입에서 '3종 친문 농단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또 불행한 역사와 맞닥뜨린 걸까. 정권마다 터지는 게이트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며 2014년 도입한 것이 '특별감찰관'제도다.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의 비위를 감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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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정로환과 펜벤다졸 지면기사
지사제인 '정로환'의 역사는 러일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러시아와 일본은 중국 선양에서 대규모 전투를 치렀는데 일본 병사들 사이에서 갑자기 설사병이 유행했다. 설사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 나가는 병사들이 속출하자 일본은 본국에서 지사제를 공수해 병사들에게 먹였다. 그 약의 효능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러일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전쟁 후 이 약은 '러시아를 정벌한 약'이라는 의미를 담아 '정로환'(征露丸)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1970년대 초 국내의 한 제약회사가 일본에서 제조법을 들여와 국내에서 약을 생산·판매하면서는 '정벌'을 뜻하는 '征'을 '바르다'는 뜻의 '正'으로 바꾸었다. '바른 이슬로 만든 약'이라고 해야 할까?그런데 20~30년 전 이 약이 설사와는 전혀 무관한, 엉뚱한(?) 용도로 쓰인 적이 있다. 무좀으로 고생하는 이들 사이에서 무좀 특효약으로 인기를 끈 것이다. 많은 무좀 환자들이 정로환을 으깨 식초에 풀어 넣고 수십 분간 발을 담그는 식으로 무좀을 치료했다. 이 민간요법이 얼마나 퍼졌던지, 약국에서 정로환을 찾으면 설사 치료 용도인지, 무좀 치료 용도인지를 묻는 약사가 있을 정도였다. 먹기 쉽게 코팅을 한 개량형 약보다 생약 냄새 풀풀 나는 원래 약이 식초에 으깨기 쉬워 무좀 치료에 적합했기 때문이었다.정로환의 주성분인 크레오소트(Creosote)는 살균력이 강해 장 속의 세균을 죽여 배탈, 설사를 멈추게 한다. 식초의 산을 이용해 화학적 화상을 일으켜 피부를 벗겨내고 크레오소트로 살균하는 방식이 무좀에 통했나 본데, 효과 좋은 무좀약이 널려 있는 현재의 관점에서는 '원시적'(?)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약이 애초의 개발목적 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해열·소염·진통제로 개발됐다가 심혈관 질환 예방약으로 널리 쓰이는 아스피린도 그중 하나다.최근 미국의 말기 암 환자가 개 구충제의 일종인 '펜벤다졸'을 먹고 암을 치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도 이 약을 찾는 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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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신장 위구르 수용소 지면기사
독재자가 있는 곳엔 수용소가 있다. 아우슈비츠. 폴란드명 오슈비엥침. 1940년 4월 27일 유대인 말살에 광분하던 힘러의 나치스 친위대가 첫 번째로 세운 강제수용소다. 처음엔 폴란드인, 독일인 그리고 소련군 포로들을 위한 수용시설이었지만, 이듬해 히틀러의 명령으로 막사, 교수대, 가스실, 소각장 등이 들어선 대량 학살 시설로 확대해 250만~400만명의 유대인이 살해됐다.굴라크(Gulag). 스탈린의 구소련에서 노동수용소를 담당하는 기관의 명칭이었지만, 반체제 인사를 가두는 정치범 수용소로 불렸다. 정치범의 약 절반 이상이 별도의 재판 없이 이곳으로 끌려왔다. 세간에 알려진 건 1973년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쓴 '수용소 군도'를 통해서였다. 시베리아의 극지에 있는 콜야마, 노릴스크, 보르쿠타 등 500여 개 수용소 집합체 아래 수천 개의 개별 수용소로 이뤄져 있다. 수용자들은 운하·댐·공장·광산 등의 건설에 강제 동원되었다.북한의 15호 관리소도 빼놓을 수 없다. 일명 요덕 정치범 수용소. '완전통제구역'과 '혁명화구역'으로 나뉜 이곳에는 주체사상을 어기는 정치범들과 기독교 신자, 남한 방송 청취자 등 15만 명 이상이 감금돼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매년 수용인원의 5~10%가 기아와 고문으로 사망하고 있다. 최근 신장 위구르 강제수용소의 내부 비밀문건이 공개됐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직업훈련소'라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곳이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3건의 문건을 보면 중국 정부가 2017년까지 3년간 탈출할 수 없는 구금시설에 신장 위구르 전체인구 10%인 100만명을 수용해 '인간개조'의 만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소수민족 말살이 목적이다. 물론 중국은 수용소의 존재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신장 위구르는 1949년 중국에 편입된 후에도 자신들을 '동투르키스탄'이라고 부르며 끊임없이 분리 독립을 요구해 왔다. 이때마다 중국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이 따랐다. 수용자를 '학생'이라 부르며 이슬람 신앙과 위구르어 사용 포기를 강요하고 중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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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여우의 지혜, 사자의 용기 지면기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봉합되는가 했더니, 일본 정부의 언론플레이로 다시 엉망이 되는 분위기다. 그런데 아베 총리가 "아무런 양보도 없었다" "퍼펙트 게임"이라며 외교적 승리 운운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청와대가 발끈했다. 익명의 고위관계자가 "양심을 갖고 한말이냐"고 아베를 직접 비난하고, 정의용 안보실장은 지소미아 협상의 전말을 공개하며 일본의 언론플레이를 맹렬히 비난했다.수출규제와 지소미아 파기로 장군 멍군을 부르며 대치했던 상황이고 보면,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존중은 당연하다. 그런데 아베는 대놓고 한국의 백기투항을 강조하니, 외교적 무례를 넘어 도발에 가깝다. 한국을 얼마나 만만하게 보면 이럴까 괘씸하기 짝이 없다.일본뿐 아니다. 주변 강대국의 한국 무시가 도를 넘고 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국빈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몽이 전 인류의 꿈이 되기 바란다"며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중국을 예찬했다. 하지만 중국은 같은 수준의 한국 예찬론 대신 문 대통령이 '혼밥'을 먹게 했다. 중국은 이제 우리를 대놓고 하대한다. 영원한 동맹인 줄 알았던 트럼프는 한국에서 방위비를 쥐어짜기 위해 발가벗고 달려든다. 미군철수는 이제 공공연한 현안이 됐다.정말 아픈 건 문 대통령이 그렇게 애정을 쏟았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막가파식 행보다. 김 위원장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한 문 대통령의 비밀 친서를 까발리고 불참을 공개 통보했다. "못오신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까지 공개했다. 자신과 '공화국'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심초사를 생각하면 인간적, 정치적으로 이럴 수 없는 일이다.문 대통령은 야당 복은 있지만, 주변국 지도자 복은 없는 모양이다. 얌체 같은 아베, 거만한 시진핑, 난폭한 트럼프, 청년 독재자 김정은에 둘러싸인 문 대통령의 스트레스가 엄청날 듯하다. 대통령은 '나쁜 평화는 없다'는 신념에 따라 겸손한 인품과 인내로 이들을 대하지만, 이들이 대통령과 한국을 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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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환기 블루 지면기사
김환기 화백이 홍익대 미술대학장이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이라는 안정된 미래를 훌훌 털어버리고 1963년 뉴욕으로 떠날 때, 그의 나이는 50이었다. 뉴욕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동양인이라는 멸시, 가난에 향수병까지 겹치면서 큰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이런 정서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며 새로운 미학 양식을 창조하는 밑거름이 됐다. 외로움이 절정을 맞던 1966년 그는 서울의 시인 김광섭에게 편지를 보낸다. "요새 제 그림은 청록색, 점밖에 없어요. 왼편에서 한 줄기 점의 파동이 가고, 또 그 아래, 또 그 아래, 그래서 온통 점만 존재하는 그림이야요. 붓을 들면 언제나 서러운 생각이 쏟아져 오는데, 왜 나는 이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참 모르겠어요. 창밖에 빗소리가 커집니다." 김환기는 이 숱한 점을 찍으며 "못 견디게 그리워지는 시간, 조국이라는 게 고향이라는 게…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이라고 되뇌었다.김환기는 우리 근현대사에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화가다. 구상과 추상, 반추상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조선백자와 같은 문화유산과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았고, 특히 뉴욕생활에서는 서예 붓으로 수묵화를 그리는 듯이 화폭 전체에 점을 찍는 전면점화를 선보였다. 김광섭의 시 '저녁에'에서 영감을 얻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그리운 친구들을 떠올리면서 하나하나 점을 찍어 내려간 대표작이다. 이와 함께 1971년 별을 상징하는 푸른 점들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 '우주'(Universe 5-IV-71 #200) 역시 말년 뉴욕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김환기는 '우주'를 1971년 뉴욕 포인덱스터 갤러리에서 열린 첫 개인전 포스터에 사용할 만큼 애착을 가졌다.이 '우주'가 지난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53억4천930만원(구매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이는 작가의 세계 최고 기록이자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이다. '우주'는 작가가 남긴 유일한 두 폭 그림이면서 작가의 모든 작품 중 가장 폭넓은 푸른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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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기적이 필요해 지면기사
스포츠에는 자주 기적이 일어난다. 1962년 칠레월드컵. 소련은 콜롬비아전에서 후반 23분까지 4-1로 크게 앞섰다. 무조건 이기는 경기였다. 소련의 골키퍼가 축구계의 전설 레프 야신이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와 소속팀 통틀어 400경기에 출전해 270번 무실점 경기를 달성했고, 151번의 페널티 킥을 막아낸 철벽의 골키퍼. 하지만 경기는 이상하게 흘러갔다. 야신은 8분 만에 무려 3골을 헌납했다. 이 중에는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것도 있었다. 월드컵 역사상 전무후무한 코너킥 실점이 야신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후 칠레와의 8강전에도 1대2로 패한 소련은 탈락하고 말았다.성난 팬들은 야신의 집 앞에 몰려와 "물러가라"며 유리창에 돌을 던졌다. 그러나 월드컵의 부진이 경기 도중 뇌진탕 때문이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조국을 위해 고통을 참고 골문을 지켰다는 소식에 팬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야신이 선수생활의 위기를 맞았다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마치 야신의 축구인생이 끝을 향해 치닫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듬해 뇌진탕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다는 듯, 야신은 기적처럼 부활했다. 소련 리그에서 27경기에서 6실점을 하며 최고의 축구선수상인 발롱도르상을 받은 유일한 골키퍼가 됐다.지금 생각해 보면 2002년 우리 태극전사의 월드컵 4강 진출도 기적에 가까웠다. 홈그라운드 이점도 있었지만, 우리 축구전사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세계 최강을 제물 삼아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었다. 당시 4강 기적의 주역이었던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란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현역시절 골키퍼만 빼고 어느 자리에서도 뛸 수 있다는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 2002년 6월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D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한국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환하게 웃던 유상철을 기억하는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모두에게 기적을 선물했던 그가 이제 기적을 선물 받을 때다"라며 유감독에게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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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세발 달린 강아지 지면기사
강아지 한 마리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인근 마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가 반입되고 5년째 되던 해인 1996년의 일이다. 그해 5월 매립지에서 1.3㎞ 떨어진 한 가정에서 강아지가 태어났는데 한쪽 뒷다리가 없는 기형 강아지였다. 이 강아지는 쓰레기 반입 과정에서 환경피해를 호소하던 주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실 강아지는 충격의 시작이었다. 기형 강아지가 태어난 것을 계기로 매립지 인근에서 사육하는 가축들의 이상징후 사례들이 속속 보고됐다. 젖소의 유산율이 급증한 가운데 일부 젖소가 기형 송아지를 사산하는가 하면 닭과 칠면조들이 원인 모르게 죽어 나가기도 했다. 주민들은 "매립지가 들어서기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며 매립지를 원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매립지에는 하루 평균 2천400여대의 쓰레기 수송차량이 드나들며 비산먼지 공해를 일으키는데도 인근 지역에 대기오염측정소 하나 설치되지 않은 실정이었다. 주민들을 특히 힘들게 한 것은 이런 일이 언젠가는 사람에게서 발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세발 강아지가 태어난 지 23년이 지난 지금, 한동안 잠잠했던 매립지 인근 마을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매립지 인근에 위치한 사월마을이 주거지역으로 부적합하다는 환경부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는 순환골재업체 등 건설폐기물 업체들이 난립해 있다.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면서 들어선 업체들이다. 이 마을에서 운영중인 공장은 165개로 주민수(122명) 보다도 많다고 하니 주민들의 고통을 짐작할 만하다. 무엇보다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암이었다. 이 마을에서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5명에게서 폐암과 유방암이 발생해 8명이 사망했다. 특히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이 인근 공장에서 나온 발암물질 때문이었다는 전북 익산 잠정마을의 사례는 사월마을 주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다행히 이번 환경부 조사 결과, 사월마을의 경우 암 발병과 주변환경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듯 싶다. 매립지 환경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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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미슐랭 별이 뭐길래 지면기사
2003년 2월 프랑스 최고 요리사 베르나르 루아조가 자살했다. 미슐랭(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별 셋을 받은 자신의 식당이 별 두 개로 강등될 거란 소식에 극심한 압박감을 받은 게 이유였다.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하고 미국 뉴욕 타임스 1면에도 소개된 그였기에 프랑스 사회의 충격은 더 컸다. 도대체 미슐랭의 별이 뭐길래 천재 요리사 목숨을 앗아갔는가. 미슐랭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매년 발간하는 식당 평가서다. 1900년 서비스 차원에서 운전자에게 필요한 타이어 교체정보, 도로정보, 1천312곳의 식당과 숙소정보를 담아 무료로 배포했다. 점점 이를 찾는 이들이 많자 1922년부터 식당 지침서로 자릴 잡았다. 1931년 별 하나 '훌륭한 식당', 별 둘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별 셋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라는 별점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도로 정보가 너무 정확해 1944년 노르망디 작전 때 미슐랭 가이드 지도가 큰 몫을 했다.엄격히 훈련을 받은 미슐랭 평가원들은 손님으로 가장해 직접 시식한 뒤 평가를 한다. 평가원은 요리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의 창의적인 개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일관성 등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별점을 매긴다. 하지만 평가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늘 "미슐랭은 과연 공정한가"라는 의문이 따라다녔다. 유럽 지역의 도시만 평가했던 미슐랭은 2005년 뉴욕 편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이때부터 '평가는 하지만 비평은 하지 않는다'는 미슐랭의 철칙이 깨졌다. 아시아 지역에선 도쿄, 홍콩&마카오, 싱가포르에 이어 2016년 4번째로 서울 편이 발간됐다. 미슐랭 식당은 서민이 쉽게 이용할 수 없을 만큼 음식값이 비싸 '부자들의 식탁'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자 '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가성비 높은 식당' 이란 '빕 구르망' 등급이 생겼는데, 별이 없는데도 이를 따려는 음식점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최근 서울 편 등재 레스토랑 선정과정에 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