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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유시민의 언론 품평 지면기사
1985년 창립된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해마다 전세계 180개 국가의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언론자유 지표로 인정받는다. 언론의 다원주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자기검열 수준, 제도적 장치, 취재 및 보도의 투명성, 뉴스생산구조 등 6개 항목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순위를 결정한다.짐작했겠지만 북한은 지수발표 첫해인 2002년부터 5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공산당에 장악된 북한 언론은 수령체제를 최일선에서 보위하는 당 선전조직이다. 언론자유 운운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런데 이런 북한마저 머쓱하게 한 나라가 있다. 에리트레아라는 아프리카 신생독립국인데, 국가안보를 이유로 민영언론사를 모두 폐쇄해 2007년부터 10년간 북한을 제치고 언론자유지수 꼴찌 국가의 영예(?)를 누렸다. 북한은 2018년 꼴찌의 영광(?)을 되찾았는데, 올해 다시 독재국가 투르크메니스탄에 내주고 말았다. 올해 백마 탄 김정은을 찬양한 북한 언론이 내년에 꼴찌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거리다.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주로 만족스러운 상황인 40위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31위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70위권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41위로 복귀했다. 특히 43위를 기록한 지난해에는 RSF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면서 10년 동안 개선된 한국 언론자유지수를 극찬하기도 했다. 작년과 올해 한국 언론자유지수는 언론의 나라 미국보다 앞섰다. 트럼프의 선별적인 언론대응 결과인듯 싶다.한국 언론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불가피하게 진영대결에 갇혔다. 조국과 정권 지지를 기준으로 대중은 언론을 양분해 소비했다. 언론보도는 진영의 입장에서 해석돼 지지받거나 비난받았다. 언론이 전하는 사실의 근거와 진위는 모두 해석된 '의도'에 가려졌다. 급기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특정 언론을 직접 거명하며 조국 사태 보도 경향을 품평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주로 진보진영의 기대를 받았던 방송, 신문사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였다.범진보 어용 지식인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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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프로듀스X101' 수사 중 10대 보컬 경연 '십대가수' 론칭
현재 '프로듀스X101' 조작 논란 관련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엠넷이 내년 초 10대 지원자를 대상으로 보컬리스트를 뽑는 경연 프로그램 '십대가수'를 선보인다.엠넷은 내년 초 '10대가 부르고 10대가 직접 뽑는' 경연 프로그램 '십대가수'를 선보이기 위해 21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지원자를 모집한다. 아마추어나 일반인도 실력으로 주목 받을 기회를 제공, 음악에 대한 열정과 풋풋함을 간직한 실력 있는 10대 보컬들의 등용문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프로듀스 엑스(X) 101'을 비롯해 엠넷 일부 오디션 프로그램이 투표 조작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중인 상황이지만 오디션 장르를 포기할 수는 없는 시장 상황에서 '정면 돌파' 전략을 택한 것으로 읽힌다.심사위원 역시 10대들로 채워 10대 취향과 기준에 맞게 방송을 만들 예정이다.엠넷은 "기성세대와는 확연하게 다른 10대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으로 기존의 틀에 박힌 심사평을 벗어나, 신선하고 창의적인 심사평도 쏟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10대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과 함께 '십대가수'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은 지원서를 '십대가수' 공식 메일 계정(teensinger@daum.net)으로 보내면 된다./편지수기자 pyunjs@kyeongin.com십대가수 /연합뉴스=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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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상반된 여론조사 지면기사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의 2019년 5월 7~8일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36.4%, 자유한국당 34.8%의 결과가 나왔다. 항상 지지율 20%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한국당이 민주당과 대등한 지지율로 올라선 이례적인 결과였다. 특히 광주·전라에서 한국당이 22.7%의 지지를 얻은 것이 특이했다. 당시 한국당은 '5·18 망언 논란'에 휩싸여 있을 때여서 예상외 결과라며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다. 심지어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상한 조사 결과"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문제는 1주일 후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였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43.3% 한국당 30.2%로 1주일 사이 지지율 격차가 무려 13.1%p 벌어진 것이다. 이번엔 한국당이 가만있질 않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드디어 의문이 풀렸다. 이 여론조사의 샘플 자체가 왜곡된 게 명백하다. 전체 유권자 대비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과대평가된 여론조사다"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ARS의 속성상, 표본이 일정하게 분포되지 않을 수 있다"며 항간에 퍼진 조작설을 일축했다.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여론 조사기관의 조사 결과가 상반돼 또다시 여론조사 진위성 논란에 휩싸였다. 리얼미터의 10월 3주차 주중 집계 결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4.1%P 오른 45.5%라고 했지만, 하루 늦게 발표한 한국 갤럽은 지난주(41.4%)보다 2.4%P 떨어진 39%로 취임 후 최저치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상승, 하락 원인도 제각각이다. 리얼미터는 "국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원인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 반면, 갤럽은 "경제 위기론이 커지는 가운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인사 실패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조사기법 발달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는 걸핏하면 틀린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그래서 나온다. 그렇다고 조사 기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여론이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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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참회록 지면기사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그때 그 젊은 나이에/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일본 유학을 위해 부득이 창씨개명을 했던 윤동주는 시 '참회록'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이렇게 고백했다. 당시 누구나 했던 행위가 이 젊은 시인에겐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부끄러움이었던 모양이다. 이것이 윤동주를 민족의 시인으로 추앙하고 있는 이유다.'자기의 잘못에 대해 깊은 깨달음과 반성'이라는 참회의 본질은 진정성 있는 고백과 뉘우침이다. 제 허물을 고스란히 들춰내 세상에 알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위선과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정치인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참회엔 고통과 용기가 따른다. 3대 참회록으로 꼽히는 루소, 톨스토이, 아우구스티누스의 글이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회자하는 것도 자신의 타락과 위선에 대해 솔직히 고백했던 그 용기가 빛나서다.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방탕하기 이를 데 없던 그가 기독교인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큰 감동을 주었다. 톨스토이는 참회록 '나의 참회'에서 자신의 허물을 뉘우침으로써 후세에게 인생의 좌표가 될 수많은 명언들을 남겼다. 루소도 '고백록'에서 물건을 훔치고 하녀에게 뒤집어씌운 젊은 시절의 타락에 대해 고백했다.조국 사태로 인한 상처는 크고 깊다. 갈라진 국론도 그렇고 길거리에 버려지는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말할 것도 없고,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조차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한마디를 한 후 입을 닫았다. 입만 열면 정의와 공정을 외치며 조국을 옹호했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나라를 광란에 빠뜨리고도 참회의 글 한 줄 남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수치다. 오죽하면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페이스북에 "조국은 갔다. 후안무치한 인간들뿐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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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노룩(no-look) 축구 지면기사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나상호 대신 황희찬이 들어가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북한의 공세도 만만찮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수많은 스포츠 기사를 접하고, 직접 써보기도 했지만 이처럼 해괴한(?) 기사는 처음 본다. 북한의 공세가 만만찮았으면 만만찮았지, 만만찮았던 것으로 보인다니….정작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오죽 답답했을까? 현장이 생명인 스포츠 기사를 작성하면서 현장은 커녕, 문자메시지 하나에 상상의 나래를 펴며 노트북 자판을 두드려야 했으니 분명 죽을 맛이었을 게다.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과 북한의 경기가 결국 무중계, 무관중 경기로 막을 내렸다. 동네 조기축구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가 가능한 시대에 한마디로 '노룩(no-look) 축구'의 새역사(?)를 쓴 셈이다.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노룩 축구에 비하면 호날두의 노쇼(no-show)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문자중계 과정도 가관이다. 대한축구협회의 문자 중계가 경기 상황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는데, 그 과정이 연기나 봉화로 통신을 했던 조선시대의 봉수제도를 떠올리게 한다. 먼저 평양 현지에 있는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AFC(아시아축구연맹) 감독관이 경고나 교체 등 경기 주요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휴대전화 메신저를 이용해 AFC본부에 알려주면 AFC본부가 다시 대한축구협회에 통보했고, 협회는 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문자중계가 이뤄졌다. 평양에서 피어오른 봉화가 AFC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서울에 이르는 동안, 스마트폰이 봉수대 역할을 한 셈이다. 현대문명이 낳은 첨단기기의 쓰임새가 고작 조선시대 봉수대였다는 점은 씁쓸하지만, 스마트폰마저 없었다면 그야말로 한동안 경기 결과도 모를 판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태극전사들이 골을 넣을 때마다 휴전선 넘어 북쪽에서도 함성이 들려왔다고 한다. 그 함성을 들으며 민족애를 느꼈다는 병사들도 적지 않다. 어떻게 17년 전보다도 못한 상황이 돼버렸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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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마크롱의 반전 지면기사
2017년 5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의 공약은 크게 7가지였다. '경제적 자유주의' 'EU 단일시장 강화' '법인세 25%로 인하' '노동 유연성 강화' '공무원 12만명 감축' '재정 건전성 확보' '행정현대화'가 그것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다소 도전적인 공약에도 불구하고 39세의 젊은 지도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세금은 적게 내고 공공서비스는 더 많이 요구하는 프랑스인들의 모순된 정서와 툭하면 길거리 시위와 폭력으로 정책을 뒤집는 프랑스의 현실 앞에서 마크롱의 개혁은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공약대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없애는 대신 민간 일자리를 늘리고, 법인세를 낮추면서 친기업 정책을 폈지만, '철밥통'으로 불리던 공공노조와 일부 시민단체, 마크롱을 비판하는 언론의 격렬한 반발이 시작됐다. '노란 조끼'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전기·가스 요금 동결, 유류세 인상 백지화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파리 곳곳이 불타고, 폭력이 난무해 마치 프랑스 혁명을 방불케 했다.'프랑스 경제개혁가', '유럽통합 선도자'라는 마크롱을 향한 찬사는 제왕적 통치스타일을 뜻하는 '주피터'(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를 지칭) '보나파르트'(나폴레옹)로 바뀌었다. 지지율도 21%로 폭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마크롱의 거품이 마침내 터졌다'는 제목의 칼럼을 싣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마크롱은 포퓰리즘을 남발하지도, 거창한 구호도 내세우지 않았다. 관제데모도 없었다. 대신 마크롱이 직접 국민을 찾아 나섰다. 전국을 돌며 국민과의 대토론을 시작했다. 국민들을 만나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귀를 열었다. 이런 국민과의 '소통'이 장장 3개월간 계속됐다.그러자 반전(反轉)이 일어났다. '부자들만의 대통령'이란 소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강성노조의 철밥통이 깨지면서 경제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해고도 쉬워졌다. 청년 일자리도 늘었다. 법인세를 내리자 외국으로 떠났던 기업들이 돌아왔다. 지지율도 36%로 치솟았다.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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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노벨상 증후군 지면기사
노벨상은 최고의 권위 만큼이나 논쟁적이다. 수상자와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는 수상 분야의 성취를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기쁨을 누린다. 그런 만큼 선정 사유에 사소한 하자만 발생해도 국제적인 시빗거리가 되기 일쑤다.14일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로 2019년 노벨상 수상자 전원이 확정됐다.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시비가 걸렸다. 문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희곡 작가 페터 한트케의 전범 옹호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한트케는 발칸의 도살자로 악명 높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 추종자로 유명하다.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앞세워 코소보 등지에서 인종청소를 주도했다. 한트케는 그가 죽자 장례식에서 조사를 읽기도 했다.한트케는 자신의 전력 때문에 노벨 문학상 수상이 어려울 것으로 짐작했는지 2014년엔 "문학의 잘못된 성역화"라는 문학적 레토릭으로 노벨상 폐지를 주장했다. 이 정도면 "자본주의가 준 상을 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거부한 장 폴 사르트르를 따라 할 만도 했다. 그런데 한트케는 "작품이 이제 빛을 보는 것 같다. 오늘 하루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못했다"며 "스웨덴 한림원의 결정은 매우 용기 있는 것"이라고 반색했다니, 작품은 몰라도 인품과 권위는 노벨상감에 못미친다.이처럼 논쟁적인 노벨상이지만, 한국은 해마다 노벨상 증후군으로 집단적 열등감과 열패감에 시달린다. 특히 역사적 민족적 경쟁자인 일본의 화려한 수상기록이 이를 더욱 부추긴다. 올해도 일본은 요시노 아키라가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됐다. 25번 째 수상자다. 우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이 유일하니, 노벨상 수상의 격차가 심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노벨상을 향한 집착 만큼 노벨상 수상을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는지 돌아볼 때가 됐다. 기반이 없으니 대표선수를 밀다가 낭패를 본다. 여당이 노벨상 추진단을 만들기까지 한 황우석씨는 연구부정으로 낙마했다. 문학상 대표선수로 노벨상 시즌마다 자택을 찾은 취재진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고은 시인은 '미투 운동'에 걸려 문학상 만년 후보에서 해방(?)됐다.고교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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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01:59:40.2' 지면기사
1999년 10월 시카고마라톤 대회에서 모로코의 할라드 하누치가 2시간5분42초의 세계 최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 세계 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 같은 헤드라인으로 경기 결과를 보도했다. '마의 6분 벽 무너지다'. 1988년 로테르담대회에서 에티오피아의 딘사모가 2시간6분50초의 기록으로 7분 벽을 넘어선 이래, 11년 만에 6분 벽이 무너졌으니 충분히 흥분할 일이었다. 그때까지 2시간6분의 벽은 인간의 능력으로 넘을 수 없는 '마의 장벽'이었다.하지만 당시 스포츠과학 전문가들은 "20년 안에 2시간대의 벽은 무너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산소 섭취와 주법 등을 최적화하는 과학에 기반을 둔 훈련법, 여기에 나날이 발전하는 최첨단 운동 장비 때문에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0.1초를 다투는 경기에서 초경량 신발은 기록 단축에 한 몫하고 있다. 가령 과학자들은 운동화 무게를 1온스(28.35g) 줄이면 1마일(1.6㎞)을 뛸 때 55파운드(24.75㎏)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육상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속도다. 무게를 줄일수록 속도는 빨라진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1시간57분대도 가능하다고 말한다.'마의 5분 벽'이 깨진 건 4년 후인 2003년 케냐의 폴 터갓이 2시간4분55초의 기록을 작성하면서다. 그 후 2008년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2시간3분59초를, 2014년 케냐의 키프루토 키메토가 2시간2분57초 그리고 2018년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2시간1분39초로 마침내 '1분대'에 들어섰다. 1908년 미국의 존 하예스가 2시간55분18초의 세계기록을 세운 이래, 111년 만에 53분39초가 단축된 셈이다. 1년에 29초씩 빨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2시간의 벽은 여전히 인간의 한계로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거대한 벽으로 남아 있었다.마침내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가 인류 사상 최초로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1시간59분40.2초'에 달렸다. 비록 '인류 마라톤 최초의 2시간 돌파'를 위한 비공식 경기로 공인기록으론 인정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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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슬픈 쿠르드 족 지면기사
'역사상 단 한 번도 국가를 가져보지 못한 세계 최대의 민족'. 인구 4천만명의 유랑 민족 쿠르드 족 앞에 늘 따라다니는 말이다. '쿠르드족에게는 친구는 없고 산만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악지역에 거주한다. 터키 남동부와 이란 북서부, 이라크 북동부와 시리아 북동부에 걸친 넓은 산악 지대에 살면서 중동 각국의 핍박을 받으면서 이리저리 쫓겨 다녀야 했던 슬픈 종족 쿠르드. 1916년 영국과 프랑스 간 '사이크스 피코 협정'으로 이란, 이라크, 시리아, 터키 등 인접 4개국으로 강제 분할됐다. 이때부터 쿠르드족이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이들 국가로부터 무자비한 탄압을 받았다.중동 각국의 먹잇감 신세였던 그들의 희망은 아이러니하게 IS(이슬람 국가)였다. IS가 세를 넓히며 중동의 골칫거리로 등장하자 쿠르드는 2014년부터 미국의 지원을 받아 IS와 크고 작은 전투로 4만여 명의 쿠르드 민병대가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쿠르드족은 미국을 동맹으로 여겼고, 언젠가는 미국의 도움을 받아 '쿠르디스탄'에서의 건국도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미군이 시리아에서 전격적으로 철수함으로써 쿠르드족의 이런 꿈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동맹과의 신의를 버린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미국의 배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2년 친미였던 이란과 친소였던 이라크가 국경 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국은 이라크 내 쿠르드족을 이용해 이란을 견제했다. 이라크 쿠르드 족은 이라크와 3년 동안 전쟁을 치렀지만, 막상 분쟁이 종료되자 미국은 언제 그랬냐며 쿠르드족을 외면했다. 반면 쿠르드족이 또다시 이란 편에 설 것을 우려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88년 이들이 모여 사는 할라브자 마을을 화학무기로 공격해 5천여명이 사망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으로 전 세계의 공분을 샀다.미군이 철수하자 터키는 기다렸다는 듯 시리아 쿠르드족에 대한 폭격을 가하고 있다. 이제 쿠르드족은 맹수가 우글거리는 곳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어린 양 처지가 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기까지는 하나로 뭉치지 못한 쿠르드족 내부 탓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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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아테네 학당과 솔베이 회의 지면기사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등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인, 학자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그림이 있다. 라파엘로가 1510년에 완성한 벽화 '아테네 학당'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인문학적인 그림이라 할 수 있다. 과학계에도 '아테네 학당'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사진이 있다. 1927년 10월 개최된 제5차 솔베이 회의의 참석자들을 찍은 단체사진이다. 벨기에 기업가 어니스트 솔베이의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솔베이 회의는 각 분야 최고 권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물리학 및 화학학회로 3년에 한 번씩 열린다. 제5차 솔베이 회의가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참석자 29명 중 절반이 넘는 17명이 노벨상 수상자일 정도로 과학사에 굵직한 업적을 남긴 천재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를 비롯해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퀴리부인 등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이 사진에 왜 '인류 역사상 다시는 없을 정모(정기모임)'란 별명이 붙었는지 이해가 간다. 아인슈타인이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도 이 회의에서다.사실 아테네 학당은 예술작품으로,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모델을 활용한 상상화인 데 비해, 솔베이 회의 사진은 실제 인물들을 촬영한 실사판이기에 감상(?)하는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통분모가 엿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이 회의에서 상대성이론과 더불어 현대물리학의 한 축인 양자역학을 둘러싸고 아인슈타인과 보어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마치 아테네 학당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각자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이데아와 현실에 대해 설파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물리학자인 김상욱 교수는 교양과학서적을 펴내면서 '시간여행자'를 찾아보라는 주문과 함께 솔베이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 자신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을 게재하는 재치를 발휘, 책 읽는 재미를 배가시키기도 했다.노벨상의 계절이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천체물리학자인 캐나다계 미국인 제임스 피블스, 스위스의 미셸 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