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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손흥민과 이강인의 화해 지면기사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사과했고, 손흥민은 이강인을 감싸 안았다. 이강인이 런던으로 손흥민을 찾아가 이루어진 화해다. 이강인은 21일 SNS에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는 반성문을 게시했다. 손흥민 역시 SNS에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며 두 사람이 웃으며 나란히 선 사진을 게시했다.지난 14일 아시안컵 대회 때의 '그 날 그 일'이 보도되면서 한국 축구계는 쑥대밭이 됐다. 앞서 7일 새벽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역대 최강의 드림팀은 최악의 졸전을 펼쳤다. 열받은 축구팬들은 손흥민의 손가락 부상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언론도 주목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과 그를 선임한 축구협회장이 여론의 표적에 올랐다. 아시안컵에 일말의 관심도 없던 영국의 황색언론 '더 선'이 '손가락 부상'의 비밀을 특종 보도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클린스만 게이트'가 '탁구 게이트'로 희석된 것이다.카타르 참사에 분노한 여론은 무섭게 두 사람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손흥민 팬덤과 이강인 팬덤이 두 선수를 향해 말로 할 수 있는 모든 폭력을 가했다. 유튜버들은 말도 안 되는 편집 영상으로 돈벌이에 나섰고, 제도권 언론들도 인용 부호에 숨어 팬덤의 충돌을 중계방송했다. 하극상에 민감한 정서상 이강인이 치른 대가는 혹독했다. 프랑스 프로 축구리그 중계사는 이강인을 가렸고, 광고주는 포스터를 내리고 영상을 삭제했다. 가족과 유명 팬들도 조리돌림당했다.대중이 두 슈퍼스타를 열심히 물어뜯는 동안 클린스만은 두 선수에게 패배의 책임을 돌리고 위약금을 챙긴 채 한국과 인연을 끊었다. 축구협회장은 탁구 게이트 수습의 주역으로 언론 앞에 나섰다. 마침내 손흥민과 이강인이 첫 보도 이후 8일 만에 아름다운 화해에 이르자, 카타르 참사만 원형 그대로 남았다. 참사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숙의할 시간을, 참사의 책임자를 찾아 우왕좌왕하는 분노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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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용주골 여성들 지면기사
파주 용주골은 한국전쟁 직후 1953년 미군 상대 성매매 기지촌으로 형성됐다. 가난한 나라는 '외화벌이하는 애국자'라는 칭송으로 대중의 경멸을 가렸다. 박정희 정권 때 전국 104곳을 특정윤락지역으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운영된 적도 있지만, 미군기지가 축소되면서 급격히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2024년 현재는 수도권 마지막 집창촌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용주골 여성들은 지난해 1월 파주시가 완전 폐쇄를 발표한 뒤 1년 넘도록 내몰리는 심정이다. 동네 입구에 컨테이너 감시초소가 들어서고 불법건축물 행정대집행으로 압박의 강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곳엔 '언니(동료 성매매 종사 여성)', '이모(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의 숙식을 돕는 노년 여성)', 삼촌(포주 남성)'들이 아직 살고 있다. 불법이지만 어쨌든 이들에게는 생업의 터전이다.용주골 여성들을 분노하게 한 계기는 시민들의 폐쇄 지지 퍼포먼스였다. 자활 지원 여성단체는 지난해 여행길(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 걷기 캠페인을 11차례 진행했다. 시민들이 보라색 풍선을 들고 영업 중인 용주골 거리를 거닐 때 유리벽 안 성매매 노동자들은 모멸감에 무너졌다. "사람들이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보는데 수치심이 많이 들어요." 평범한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은 그들에게 조롱이고 혐오였을 테다."우리는 성 노동자입니다.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나 기구한 삶이라고 불쌍해 하지 마세요. 포주에게 세뇌당해 이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방 빼'라는 공권력의 부당함과 함께 싸워주세요." 용주골 여성 85명의 호소다. 이들은 스스로 성매매 피해자가 아닌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말한다. 성 착취 범죄의 피해자 프레임을 거부한다.성매매 종사자의 페미니즘과 노동권은 공론장의 사각에 머물고 있다. 용주골 여성들도 평범한 삶을 꿈꾸는 시민이다. 자신의 직업을 노동으로 주장할 권리가 있다. 목소리는 작지만 무시할 수 없다. 주류 문화와 다수 의견으로 이들의 인권과 노동을 규정하고 낙인찍는다면 일반화의 오류이자 폭력이다. 출간된 지 100년도 더 된 미국 성매매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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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20대 천재들과 이강인 지면기사
이십 세를 약관(弱冠)이라 한다. 20세를 지칭하는 '약'에 스무 살에 관례를 올린다는 의미를 결합하여 '약관'이라는 말이 나왔다. 혈기 왕성한 십 대를 지나 성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쌓은 이들은 대개 20대 때 이미 꽃을 피우거나 일찌감치 대가의 자질을 보여준다. 물리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아인슈타인은 26세인 1905년에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물리학계에서는 이 1905년을 기적의 해라 부른다. 아인슈타인은 희대의 천재였으나 수학에는 매우 취약했다. 그가 연구할 때 직면한 수학적 난제들은 아내 밀레바 마릭이 곁에서 다 조력하거나 해결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밖에도 20대 천재들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인데, 지금까지도 미술사 분야의 고전으로 통하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서양미술사'(1950)는 곰브리치가 20대 중반의 나이에 3주 만에 탈고한 명저다. 미술 분야의 20대 천재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인 바, 세계적 걸작 '피에타'도 미켈란젤로가 역시 20대 중반에 완성한 작품이다.음악 분야에도 20대 천재가 있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휘자이자 작곡자이자 피아니스트였다. 그가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것은 25세가 되는 1943년 11월 어느 날 몸이 아픈 지휘자 브루노 발터 대신 대타로 뉴욕 필을 지휘하면서부터다. 데뷔 즉시 대성공을 거두고 곧바로 세계적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정치와 전쟁의 천재 나폴레옹은 육군사관 학교 시절부터 수학에 비범한 능력을 보여줬고, 포병장교로 임관한 뒤 24세인 1793년 툴롱 전투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장군의 반열에 올랐다.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패배와 경기 전날 손흥민과 이강인 등 어린 후배 선수들과 벌인 몸싸움의 여파가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전격 해임됐고,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아이콘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강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질풍노도 시기에 접어든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인데다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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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총선판에 찢어지는 경기도 지면기사
"목련 피는 4월이 되면 의정부는 경기북부의 새로운 중심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우리가 꼭 그렇게 하겠다." 지난 1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정부 제일시장에 몰린 인파 앞에서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 공약을 천명했다. 앞서 김포, 구리시의 서울 편입을 약속한 데다 아예 경기분도를 얹은 것이다. 15일엔 이동환 고양시장이 서울 편입 논의 개시를 선언했다."우리가 먼저 시작한 말은 아니다"라는 한 위원장 말대로 경기분도, 즉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 공약이었다. 1987년 대선 때부터 경기북부 표심을 겨냥해 등장한 경기분도론은 전형적인 지역 포퓰리즘 공약이었다. 선거가 끝나면 분도의 현실적 효용에 대한 의문 때문에 흐지부지됐다가 대선, 총선 등 전국 선거에서 좀비처럼 되살아나길 반복했다.김 지사가 이런 행태에 종지부를 찍자고 나섰다. 인수위에 경기북도 설치 특위를 설치하더니 지난해 3월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로드맵을 발표하고 정부에 관련 특별법 입법을 위한 주민투표를 종용하고 나섰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주민투표를 외면하면서 특별법 입법도 무산됐다. 그리고 올해 2월 경인일보 특종으로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이 터져 나오고, 국민의힘이 서울 메가시티론을 띄우면서 분도론은 엉망진창이 됐다.경기도 분도는 국가개조급 현안이다. 북부지역의 분도 정서에도 불구하고 역대 보수·진보 정권에서 신중한 태도로 현상을 유지해 온 배경이다. 정권과 야당의 거국적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을, 김 지사의 개인 의지와 도 단위 행정 TF로 1, 2년 만에 일도양단하려 했다. 북부로 분할되느니 서울로 편입하겠다는 북부 도시가 속출하는 부작용만 남겼다.마찬가지로 검사와 법무부장관 이력뿐인 한 위원장이 이기는 선거를 위해 장마당에서 덤주듯, 북부 도시 서울 편입론에 얹어 공약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한 위원장 공약대로면 서울은 비대해지고, 경기도는 쪼그라든 채 분할된다. 목련이 필 때 이 지경이 된다면, 목련이 필까 봐 겁난다.흰자만 일부 떼어내자는 분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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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재소자 직업훈련 성차별 지면기사
'지상 최악의 교도소를 가다'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진행자가 재소자 입장으로 직접 겪는 세계 각국의 교도소 풍경은 천태만상이다. 시즌 2부터 수감자 체험을 맡은 라파엘 로우는 살인 누명으로 감옥 생활을 하다 무죄로 풀려난 뒤 언론인이 됐다. 12년 수감 이력으로 교도 행정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다큐에 등장한 남미의 온두라스와 북유럽 노르웨이 교도소는 천당과 지옥으로 갈린다. 온두라스 교도소는 죄수들이 교도소 치안을 장악했다. 교도관과 감시장비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범죄자가 장악한 교도소에서 인권은 사치다. 반면 노르웨이의 호텔급 교도소는 대한민국 고시원 청춘들이 부러워할 정도다. 살인, 강간을 저지른 죄수들이 편의시설이 완비된 원룸에 거주하며 교도관들과 카드놀이를 즐긴다.교도소는 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갱생을 실현하는 국가시설이다. 처벌에 방점을 찍으면 온두라스처럼 교도소 자체가 최악의 형벌 도구로 전락하고, 갱생에 주력하면 호화판 노르웨이 교도소도 가능해진다. 우리나라 교도행정은 이 중간쯤에 있다. 재소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아졌지만, 노르웨이처럼 죄수를 대접했다간 '돈이 썩었냐'며 민심이 들고일어날 것이다.그래도 교정 교육을 통한 재범방지는 교도행정의 최종 목표다. 출소 후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다면 범죄의 유혹에 빠질 리 없고 사회는 더 안전해진다. 전국 교정시설에서 재소자들에게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이유다. 그런데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성차별적이란다. 남성 수용자에겐 웹툰, 광고 디자인, 신재생에너지, 3D프린팅 기계설계, 정보통신 등 첨단직종이 망라된 100여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여성에겐 달랑 15개 직종의 프로그램 제공이 전부란다. 그나마 피부·애견미용, 음식조리, 헤어·의상 디자인, 손뜨개 등 고소득 전문직과는 거리가 먼 직종들이 대부분이다.남녀가 첨단 직종에서 차별 없이 종사하고, 용접·차량정비 남성형 직종에도 여성 진출이 활발한 시대다. 여성형 일자리에 대한 고정관념은 시대착오적이다. 사회엔 내국인들이 없어 외국인을 고용하는 일자리들이 즐비하다.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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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조국과 유동규의 총선 출마 지면기사
이탈리아는 1986년부터 6년간 진행된 '막시재판'(Maxiprocesso·대재판)을 통해 마피아 조직원 338명에게 총 2천665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불똥이 정치판에도 튀었다. 재판 직후 마피아와 연루된 부정부패 척결에 나선 결과가 가관이었다. 국회의원 25%가 마피아와 연루된 부패 혐의로 투옥되면서, 이탈리아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기독교민주당이 해체됐다.정계개편까지 촉발한 마피아 소탕전이었지만, 이탈리아는 여전히 마피아와 내전 중이다. 지난해 11월 2차 막시재판이 열렸다. 207명에게 총 2천150년의 형량이 선고됐다. 이 중에 11년형을 받은 전 상원의원도 포함됐다. 별명이 마피아 해결사다. 범죄 조직에 잠식당한 이탈리아 정치의 몰골은 초라하다.선량(善良)의 사전적 의미는 '행실이나 성질이 착함'이다. 이런 사람들 중에 뽑혀야 국회의원이다 해서, 국회의원 별칭이 선량이다. 낭만주먹 김두한이 선량이 됐던 시절도 있었고, 반독재 투쟁 전과에 관대했던 시대도 있었다. 그래도 오랜 세월 명징했던 선량의 기준으로 죄 짓고는 국회의원이 될 수 없다는 국민적 묵계가 있었다. 파렴치한 범죄자의 국회 진입을 막은 덕에 욕을 먹을지언정 이탈리아처럼 바닥을 치진 않았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과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석열 정권 심판이 명분인데, 민주당이 손사래치자 "예전의 조국으로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며 독자노선을 고수한다. 다리를 불사른 것은 조국이 아니라 2심까지 유죄를 판결한 법원이었다. 대법원 확정 판결만 남겨둔 피고인 조국의 명분은 비루하다.유동규도 인천계양을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이 방탄조끼를 입는 꼴을 못 보겠다"는 출마 명분을 요약하면 '타도 이재명'이다. 대장동 비리 피고인으로 재판 중인 민주당 이 대표를 법정이 아니라 선거판에서 저격하겠다는 명분은 코미디다. 피고인 대 피고인의 총선 난투극, 유권자에겐 초현실적인 대진표일 테다. 돈봉투 살포 혐의자 송영길이 구치소에서 '검찰해체당'을 창당하는 블랙 코미디는 어떤가.국민의힘의 이재명 사법 리스크 프레임에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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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디지털 마약, 숏폼 지면기사
지하철을 타면 거의 모든 승객이 휴대폰 보기에 여념 없다. 숏폼(Short-form: 10~60초 길이의 짧은 영상 콘텐츠) 알고리즘의 바다를 헤엄치는 손가락이 아래위로 분주하다. 걸그룹 AOA 김설현이 지난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숏폼 광인(?)의 면모를 보이며 친숙한 매력을 발산했다. 침대에서 눈 뜨자마자, 양치하고 식사할 때는 물론 숏폼을 보기 위해 지하철을 탄다니 '디지털 폼생폼사'(form生form死), 우리의 모습이다.유튜브가 카카오톡을 제치고 국내 사용자 1위 앱에 등극한 것은 숏폼의 힘이 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에서 모바일로 유튜브를 본 시간은 19억5천만시간이다. 2위 카톡은 5억5천만시간, 3위 네이버는 3억7천만시간이다. 유튜브가 카톡의 무려 3.5배다. 또 와이즈앱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 1인당 숏폼 플랫폼 월평균 사용 시간은 46시간29분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1시간30분 이상 숏폼 시청에 할애하는 셈이다.2005년 오늘(2월 14일)은 유튜브 사이트가 설립된 날이다. You(당신)와 텔레비전 별칭 Tube를 더해 만들어진 이름이다. '당신을 위한 텔레비전', '당신이 곧 텔레비전' 정도의 뜻이 된다. 'TV는 바보상자'라 했지만, 지금은 유튜브가 사람들의 뇌를 바보상자로 만드는 형국이다.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고 팝콘 터지듯 더 강렬한 자극을 찾게 되는 악순환, 절제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세상이다.전 세계적인 트렌드 숏폼은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정보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가 됐지만, 도파민 중독의 폐해는 심각하다. 디지털 마약으로 불리는 숏폼은 집중력과 이해력을 저하시키고 우울감을 높인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진다. 기억력, 사고력,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활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말은 무심코 넘길 수 없다. 중국에서는 2021년 14세 이하는 하루 40분만 틱톡을 사용하도록 했다. 미국 유타·메릴랜드·사우스다코타주는 주정부 기기의 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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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인재 영입과 장항선의 인물들 지면기사
설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차례상, 떡국, 세배, 귀성·귀경 행렬을 꼽을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들과 인파가 넘치는 기차역에는 귀성의 설렘과 귀경의 아쉬움이 가득하다. 뉴스도 신문도 앞을 다퉈 경부선이나 호남선을 중심으로 설 풍경을 보도로 내보낸다. 이에 비해 서해안고속도로나 장항선이 보도되는 경우는 드물다. 장항선은 현재 천안에서 익산, 군산까지 이어지는 철도 노선으로 일제강점기 조선경남철도주식회사의 사설 철도로 시작됐다.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에 대륙 침략을 염두에 둔 일제의 철도 정책이 남북의 축을 중시하는 X자형 종관철도였기에 경부선이나 호남선에 비해 사설 철도로 출발한 장항선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장항선은 뜯어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노선으로 경부선이나 호남·전라선만큼 붐비지는 않지만, 한적한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장항선이 지나는 기차역마다 관광지와 문화유산들이 있고 각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인과 학자들이 있다. 이를 장항선의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장항선의 시발역인 천안에는 동양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있다. 동양학의 대가인 벤자민 슈워츠 교수에게 '왕선산 주역'을 연구하여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음으로는 장항선이 지나는 고덕의 인물로 원로 미술사학자 최완수 박사가 있다. 그리고 보령의 인물로 대표적인 한국 현대문학 연구자인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가 있다. 장항선이 지나는 길목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각 분야의 학자들이 있다.그뿐 아니라 장항선 문화권인 아산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있다. 아산 출신의 무관이자 부자였던 방진의 사위가 되어 처가 재력을 바탕으로 온축의 과정을 거칠 수 있었고 결국 역사적 인물이 됐다. 충무공 이순신은 본관이 덕수 이씨인데,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기영도 이 덕수 이씨 가문의 인물이다. 또 장항선이 지나는 예산 인근의 신양에는 '김일부 정역'에 정통한 주역 학자이자 충남대 총장을 역임한 이정호 박사가 있다. 모두 장항선이 낳은 인물들이다. 보면 볼수록 장항선은 매력이 넘치고 유서 깊은 노선이다.평소 무관심했던 장항선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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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국 축구 '카타르 참사' 지면기사
64년 만의 축구 아시안컵 우승이 물 건너갔다. 7일 새벽, 결승 진출을 확신하며 TV 앞에 모였던 '붉은 악마'들의 열기는 먹다 만 치킨과 함께 차갑게 식었다. 요르단을 결승을 위한 행운의 제물로 여겼다. 몸 풀린 대표팀이 예선 무승부 수모를 갚아줄 것이라 단정했다. 0대 2 완패. 요르단이 경기력으로 한국을 압도했다.언론은 한국 대 요르단전을 카타르 참사로 명명했다. 상처받은 국민 정서를 생각하면 참사, 비참하고 끔찍한 사건이 맞다. 예선부터 조짐이 있었다. 조 1위가 당연시됐던 피파랭킹 23위 한국은 87위 요르단과 130위 말레이시아와 비겨 조 2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는 선제골을 내주고 고전하다가 연장전 끝에 승부차기와 역전골로 승리했다. 현지에서는 좀비축구라 했다. 찬사인 줄 착각했다. 지고 나니 조롱이었다.'황금세대'라 했지만, 선발과 예비 자원의 격차에 문제가 있었다. 선발 선수를 혹사하는 구조에 구멍이 나면 대책이 없다는 얘기다. 두 번의 연장 경기를 포함해 전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김민재가 결장하니 수비가 무너졌다. 간판스타들이 무너지자 허세 가득한 랭킹의 실상이 드러났다.손흥민의 부친 손웅정의 아시안컵 개막 전 인터뷰가 화제다.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 버리면 그 결과를 가지고 얼마나 우려먹겠느냐"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에 우승하면 안된다"고 했다. 한국 축구가 단단히 병든 상태라는 지적이, 호화판 엔트리에 꽂힌 집단적 희망에 묻혔다. 근거 없는 희망은 무너졌고 경고는 경종이 됐다.비단 축구뿐일까. 부산엑스포 유치가 가능하다는 허세 보고에 끌려다니다가 대통령이 실없는 사람이 됐다. 북한의 핵폭탄에 수다로 맞선다. 선거철 허세, 허언은 어떤가. 정부 여당은 수십조원 사업들을 쏟아내고, 야당 의원들은 대표가 거듭 머리 숙여 사과한 비례대표 선거방식을 "고뇌의 결단"이라 떠받든다. 중소기업이 없는 대기업 경제이고, 미래 한국의 인구는 고갈 중이다.명과 실의 부정교합이 심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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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미친 과일값 지면기사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값이 장난이 아니다.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사과는 52.1%, 배는 48.6%나 올랐다. 마트에서 제수용 사과 3개에 1만6천원이라니 입이 떡 벌어진다. 사과는 지난해 봄 저온현상과 여름철 폭우, 6월과 10월엔 우박 피해까지 입었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30% 줄어든 39만4천t. 격감한 출하량에 소비자는 울고 농민은 별 재미가 없다. 배도 기상악화로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27% 감소한 18만3천802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영하로 떨어진 이상저온에 개화기 꽃눈이 흑변 괴사했다는 뉴스가 소환된다.제수용 사과와 배 가격이 급등하자 대체용 과일들이 불티난다. 그중에서도 만감류가 인기다. G마켓에서는 오렌지 판매량이 556% 늘었고, 한라봉과 천혜향은 28% 증가했다. 한라봉과 천혜향 판매량은 명절 대표 제수 과일인 사과를 이미 추월했다. 딸기(130%), 바나나(67%), 키위(15%)도 덩달아 잘 팔린다. 비교적 저렴한 바나나도 金바나나가 될까 두렵다.유례없는 고물가에 시민들의 시름이 어느 때보다 깊다. 지갑 두께는 그대로인데 씀씀이는 커지니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손길이 편치 않다. "차례상에 사과 한 알만 올리겠다", "사과·배 대신 귤과 바나나로", "고깃값보다 비싼 과일이라니"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은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정부는 과일 파동이 예고된 지가 언제인데 이제서야 840억원을 투입한다며 법석이다. 선거철 서민체험에 나선 정치인들의 전통시장 순례가 잦아졌다. 어묵 국물 호호 불어 마시고, 떡 사 먹고, 사진 찍고 떠나면 4년 뒤에나 올 사람들이다.대목이어야 할 전통시장에 신명나는 흥정소리가 잠잠하다. 덤을 얹어준다고 구애해도 과일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 선뜻 장바구니에 담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가격표를 보는 소비자들의 눈은 말 그대로 '동공 지진'이다. 올해 설 차례상에 못난이 과일을 올려야 하나 고민할 지경이다. 시류에 맞춰 차례상 차림이 많이 간소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