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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침묵

    [참성단] 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침묵 지면기사

    정국을 강타한 '암컷'의 여진이 식을 기미가 없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 부인을 겨냥해 "설치는 암컷"이라 발언한 날이 19일이다. 기이하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지금껏 침묵한다. 덕분에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일갈이 더욱 선명하다. "진짜 인간이 되기는 틀렸다."민주당 여성의원들은 22일 당 지도부가 최 전 의원에게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비상징계를 결정하고 나서야 당 전국여성위원회 명의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최 전 의원의 비판이 누구를 향하건 간에, 여성 혐오와 여성 비하가 내포된 발언"이라며 '유감'이라고 했다.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면면을 보자. 진보 여성단체와 전대협, 한총련에서 민주화 운동을 벌인 투사들이 즐비하다. 군사정권 경찰의 성고문 피해자도 있다. 여성의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지위 향상에 앞장선 전위라 자처한다. 누구를 향했든 '암컷'이란 멸칭에 진저리를 쳐야 마땅할 이력의 소유자들이다.징조가 있었던 침묵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를 남인순 의원이 피해호소인으로 격하했다. 진영을 초월해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인권운동가로 알려진 사람이 피해자를 호소인으로 명명했다. 그의 선창에 따라 민주당 남녀 의원들이 일제히 피해호소인을 합창했다. 올해 박원순의 가해를 부정하는 다큐멘터리가 개봉될 때도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침묵했다.2021년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남인순, 고민정, 진선미 의원이 한날 한시에 사퇴한 적이 있다. 가해자 사망으로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캠프에 피해호소인 작명자들이 포함되자 여론이 악화됐다. 박원순에 대한 동지애도 성난 민심 앞에 무력했다.지난 대선에서 20대 남성 58%는 윤석열을, 20대 여성 58%는 이재명을 찍었다. 성폭력 사건으로 범벅된 민주당을 향한 '이대녀'의 지지는 최대의 반전이었다. 국민의힘이 이대녀는 다 잡은 표로 보고 여성가족부 폐지·성폭력 무고죄 신설 공약으로 '이대남'에게 집중한 탓이지, 이대녀가 민주당을 예뻐한 결과가 아니었다.민주당 여성의원들의 침묵의 배

  • [참성단] 군사정찰위성 시대 연 북한

    [참성단] 군사정찰위성 시대 연 북한 지면기사

    북한이 22일 군사정찰위성을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10시 42분에 발사한 천리마-1형 로켓이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궤도에 안착시켰다는 것이다. 한미 당국은 궤도 진입까지는 인정하지만, 정찰위성 발사 성공 여부는 지상교신과 영상 발신을 봐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북한은 올해 들어 두 번의 정찰위성 발사 실험을 실패해 망신을 당했다. 첫 실패 땐 잔해가 어청도 앞바다에 떨어져 우리 군이 잔해를 수거했다. 두번 째 발사한 로켓도 필리핀 수역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보란 듯이 성공했다 자랑이다. 성공의 배경에 포탄 100만 발과 바꾼 러시아 기술이 있다.북한의 군사정찰위성에 대한 집착은 집요했다. 1998년부터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쏘아올렸다. 2012, 2016년 우주관측용이라는 인공위성 광명성3, 4호를 궤도에 올렸다. 북한에게 이번에 궤도에 올린 만리경-1호는 25년 만의 쾌거다. 성공하자 대놓고 군사정찰위성이라고 강조한다.북한군은 이제 대한민국과 미·일 등 서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군사용 눈을 보유하게 됐다. 정찰 자산이 없는 북한 군은 장님 군대나 마찬가지였다. 북한 방사포들은 이제 대한민국의 타격지점을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다.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위성항법시스템(GPS)을 가동하면 북한 미사일들의 정밀타격 능력은 배가된다. 핵미사일도 마찬가지다.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를 효력정지로 대응했다. 휴전선 비행금지 효력을 중지해 북한에 대한 최전방 감시정찰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남북합의 이행 중단을 선언한 첫 사례라고 한다. 남북합의와 UN결의를 수시로 파기해 온 북한에 대한 엄중 경고란다.미국이 1991년 주한미군의 전술핵을 철수시키자 남북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남한에 핵무기가 사라지자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국운을 걸었고 2003년 1차 핵실험에 성공한 뒤 20년 만인 올해 대남타격용 핵탄두를 공개했다. 9·19 군사합의로 남한이 휴전선 정찰을 포기한 사이 김정은은 기어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30년 동

  • [참성단] 민주당의 막말·욕설 퍼레이드

    [참성단] 민주당의 막말·욕설 퍼레이드 지면기사

    신라 병사 6명이 백제군 진영 앞에서 거하게 경상도 욕설을 퍼붓는다. 농성 중인 백제군을 끌어내려는 도발이다. 욕설의 향연은 "눈깔의 먹물을 쪽 빨아삘라"로 절정에 이른다. 병사들이 욕설에 주눅들자 백제 장수가 보성 벌교 출신 병사 세명으로 응전하는데 욕설의 차원이 달라 지면에 옮기기 힘들다. ×로 도배질해야 한다. "똥물에 튀겨 죽일 ××넘들아"가 그나마 순한 맛이다. 결국 3명의 욕설에 신라군 6명이 본전은커녕 귀를 싸매고 물러난다.관객들의 배꼽을 뺀 영화 '황산벌'의 욕배틀이다. 욕설과 막말은 패러디나 유머코드를 벗어나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 최근 민주당 사람들의 욕설과 막말 릴레이가 총선 정국을 자극 중이다. 송영길 전 대표가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어린 놈"이라 욕하면서 시작됐다. 한 장관이 '후지다' 반박하자 민형배 의원이 "어이없는 ××(이)네"라 재차 욕했다. 어떤 쌍욕을 넣어도 말이 되게 만든 ××의 여백에 증오가 가득하다.민주당의 탄핵 공세를 반박한 한 장관에게 김용민 의원은 '금수'라 욕하더니, 급기야 민 의원의 광주 출판기념회에서 최강욱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정권이라 비난했다. 민형배와 김용민은 웃음으로 가세했다. 겨냥한 정권의 여성들이 아니라 전국의 여성들이 울컥했다.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라는 현수막으로 청년들의 분노를 산 민주당은, '암컷'에 여성들이 등을 돌릴까 전전긍긍한다.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이 아니"라는 최강욱의 면피용 발언은, 횡설수설이다.민주당 강경파들이 윤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해 원한과 증오를 품은들 문제가 안 된다. 마음에 품은 원한이 정치적 여과 없이 막말과 욕설로 삐져나오니 문제다.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것이 수치였다"는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은 '여명 투표' 발언으로 노인회장에게 사진 따귀를 맞았다. 대통령이 미우니 대통령 지지층인 노인들의 투표권을 시비 걸었다 제 발등을 찍었다.'황산벌'에서 신라군은 백제

  • [참성단] 컴퓨터 게임과 '롤드컵'

    [참성단] 컴퓨터 게임과 '롤드컵' 지면기사

    세계 최초의 컴퓨터 게임은 1958년 윌리 히긴보덤이 개발한 '데니스 포 투'다. 그는 원자폭탄 개발, 이른바 '맨해튼 프로젝트' 당시 전자회로 디자이너였다. '데니스 포 투'는 지금의 게임 개념으로 보면 결격사유가 많은 게임이라 할 수 있으나 전자기기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게임이었다. 이어 1961년 당시 MIT대학 학생이었던 스티브 러셀이 개발한 '스페이스 워'가 오늘날 우리가 아는 컴퓨터 게임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이용되던 컴퓨터 게임을 대중화한 것은 유타대학 컴퓨터 공학부에 재학 중이던 놀란 부쉬넬에 의해서다. 그는 '스페이스 워'를 동전투입식 게임으로 상품화했다. '스페이스 워'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그는 아타리사(社)를 창설하고 1972년 탁구 경기를 모방한 벽돌 깨기 게임 '퐁'을 개발, 대성공을 거둔다. 이어 타이토사가 1978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그리고 1981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더욱 발전시킨 일명 '캘러그'를 내놓으면서 전 세계에 전자 오락게임의 열풍이 일었다.개인용 PC에 최적화한 브로드번드의 어드벤처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는 3D의 기술적 구현이 불가능한 상황을 등축시점(isometric view)을 활용하여 주인공 캐릭터가 미로 속을 탐험하는 것이 마치 실제인 것처럼 느끼도록 하는 획기적인 게임이었다. 등축시점이란 좌표를 2차원 좌표로 변환한 투시 기법의 하나로 XYZ 축의 축소비율이 모두 같은 것을 말한다. 이후, 다중접속역할놀이게임(MMOPRP)이 대세를 이루며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들이 나오고 이 시기부터 직업적 프로게이머들이 탄생했다.지난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 최대 e스포츠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의 페이커 이상혁이 이끄는 티원이 중국 웨이보 게이밍을 3-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티켓은 10분 만에 매진됐으며, CGV 전국 100여 개 상영관에서도 생중계됐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e스포츠

  • [참성단] 전두환 유해 안장 논란

    [참성단] 전두환 유해 안장 논란 지면기사

    2021년 11월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 유족들은 유해를 연희동 자택에 보관해왔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용서받지 못한 죽음인 탓에, 장소를 정해 안장하면 묘역이 훼손될 가능성을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이 2주기를 앞두고 안장을 위해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 사유지를 묘역으로 가계약했다고 한다.유해 안장은 고인에 대한 유족들의 당연한 예의일텐데, 벌써부터 '안장' 자체를 거부하는 여론이 치솟고 있다. 안장 예정지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파주를 역사적 죄인의 무덤으로 만들지 말라"고 일갈했다. 1인시위, 서명운동, 단식 등 전두환 파주 안장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단다. 파주 적군묘지에서 북한군·중국군 천도제에도 참석했던 박 의원이다. 그에게 전두환은 6·25전쟁 때 대한민국 군인과 양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침략군만도 못한 사람인 셈이다.전두환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광주 학살과 부정축재 때문이다. 참회하지 않았고 부정축재는 은닉했다. 전 재산이 29만원인 사람이 골프를 치고, 5·18 발포명령자를 가리는 광주 법정에선 졸았다. 전두환보다 한달 먼저 사망한 친구 노태우는 달랐다. 퇴임 후 자택에 스스로 유폐된 채, 추징금 2천600억을 완납했고, 죽음 직전 아들이 아버지를 대신해 5·18 묘역에서 참회했다. 노태우는 파주 동화경모공원에 안장됐고 묘역은 국가보존묘지로 지정됐다. 반면 전두환은 사유지 안장도 소동에 휘말렸다.유족들의 태도도 선친들의 안식 여부를 갈랐다. 아들 노재헌은 참회의 진심 덕에 김영삼, 김대중의 아들들과 모임을 가지면서 아버지 시대의 갈등을 치유한다. 전두환 가족들은 사회에서 격리된 채 남편과 아버지의 시대에 갇혔다. 5·18묘역에서 참회한 손자 전우원을 가족에서 내쳤다. 남은 추징금 900억원 환수 여론이 다시 높아졌다.5·18묘역 참배 경로에 전두환 기념비가 박혀있다. 야당과 민주화 진영 인사들에겐 비석 밟기가 통과의례다. 문재인, 이재명, 김동연이 다 밟았다. 안장을 강행할 경우 묘역 또한 조리돌림 당할 우려가

  • [참성단] 전보(電報)

    [참성단] 전보(電報) 지면기사

    대학 시절 지방 출신 학우들이 간혹 종이쪽지 받아들고 허둥지둥 고향으로 내려가는 풍경이 있었다. 전화가 흔했던 80년대 초입인데, 드물게 고향에서 날아 온 전보는 황망한 가정사로 귀향을 독촉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 풍경도 곧 사라졌다. 통신 혁명으로 축전 외에 전보를 쓸 일이 없었다. KT의 서비스 종료로 다음 달 15일 전보가 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단다. 전보를 잊은 지 오랜데도, 뭔가 소중한 기억과 추억을 도둑 맞은 느낌이니 야릇하다.전보는 배달에 시간이 걸리는 편지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19세기의 혁신적인 통신수단으로, 국내에선 1885년 한성전보총국이 서울~인천 간 첫 전보를 발신하면서 시작됐다. 1965년 삼양라면 한 봉지가 10원이던 시절, 전보는 기본 10자에 50원을 받았다. 비싼 비용 때문에 '조부위독', '부친사망급래'와 같이 전달 내용을 한자로 압축한 전보체가 창안됐다.구구절절하고 답장이 가능한 편지와 달리 간략한 메시지가 워낙 강력한 전보는 민간과 역사에 많은 에피소드를 남겼다. '조부위독' 전보를 받고 한 걸음에 고향으로 달려간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기(?) 중이던 손명순 여사와 맞선을 보고 한 달만에 결혼했다고 한다. 역사를 바꾼 전보도 있다. 1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외무상 짐머만은 멕시코 주재 대사에게 미국이 참전하면 멕시코가 미국의 배후를 치도록 하라는 극비 전보를 보냈다. 영국이 이 전보를 가로채 미국에 흘렸고, 열 받은 미국은 입장을 바꿔 참전했고, 독일은 패망했다.전보의 퇴장은 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다. SNS 매체로 공간의 제약 없이 제한 없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대다. 하지만 간략한 전보체에 가족의 유대와 사회적 예의가 살아숨쉬던 시절과 달리, SNS 세상의 메시지 언어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며 무의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보 시대에 상상할 수 없었던 고독사가 실시간 통신 시대에 흔해진 건, 소통의 본질이 사라진 통신 만능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KT가 전보 서비스를 종료하기 전에 현재가 과거와 미래에 보내는 마지막

  • [참성단] 킬러문항 사태 후 첫 수능

    [참성단] 킬러문항 사태 후 첫 수능 지면기사

    오늘 전국 고사장에서 50만4천여명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수시 선발이 정시 선발을 압도하면서 수능에 대한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지만, 인생의 첫 분수령이라는 상징의 무게는 여전하다.킬러문항 사태로 전국민이 시험 후 공개될 수능 문항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 혁파의 일환으로 수능 킬러문항 삭제를 강력하게 지시하면서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다. 상대평가인 수능에서 문항의 수준으로 수험생의 학력을 변별할 수밖에 없고, 가장 어려운 문항의 속칭이 킬러문항이었다.킬러문항의 악명은 2022학년도 수능의 오류 문항으로 자자해졌다. 법원이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출제 오류를 인정하는 소동이 해외에도 알려졌고, 조너선 프리처드 스탠퍼드 교수가 제자에게 문제를 풀어보라 했다. 제자는 "문제조건 자체가 모순이라 정답을 고르려면 의도적으로 진실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못 맞추게 문제를 꼬고 꼬다가 문제가 틀렸다는 것이다. 프리처드 교수는 "고등학교 시험에서 이렇게 어려운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이 놀랍고 인상적"이라고 했다. 한국 교육에 향한 정중한 조롱이었다.대통령은 킬러문항 출제 및 강의를 유명학원과 강사들이 독점하고, 이 독점구조에 발을 디딘 학생들이 수능 고득점을 독점하는 구조를 '사교육 카르텔'이라며 교육부를 질타했다. 6월 모의평가부터 킬러문항 배제를 지시한 대통령 말을 흘려들었던 교육부는 꽁지에 불이 달린 양 킬러문항을 배제한 시험지로 9월 모의고사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공개된 킬러문항들은 그야말로 난수표였고 일반 여론은 호응했다. 학원들이 세무조사 등 된서리를 맞았고, 킬러문항을 학원에 납품한 교사들이 적발되기도 했다.대통령이 일일이 대입 시험 문제에 관여하는 것이 맞는지, 킬러문항 삭제로 사교육이 혁파될는지 논란이 들끓었다. 그 정도로 한국교육의 내부 모순이 심각하다는 증표들이다. 아무튼 킬러문항이 삭제됐다는 수능에 재수생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모처럼 수능 응시생이 폭증했다.교육개혁을 외치지만 수직적인 학력의 계열에 따라 노동, 임금, 삶의 질을 차별하

  • [참성단]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참성단]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지면기사

    올해 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1위 팀 LG 트윈스가 정상을 밟았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가을 스포츠의 백미로 항상 주목을 받지만 특히 2023 시리즈는 두고두고 회자될 화제들로 풍성했다. LG가 6일 5차전에서 승리해 4승 1패로 시리즈를 압도했지만, 짜릿한 막판 역전으로 수놓은 1~3차전 명승부를 연출한 kt wiz 역시 당당한 주인공이었다.LG에겐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무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한국 프로스포츠 관중 1위 팀일 정도니 서울 홈팬들의 감격이 남다를 테다. 야구 사랑이 유난했던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은 우승에 목마른 나머지 1998년 한국시리즈 MVP 상품으로 고가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했다. 금고 속에서 25년 동안 주인을 기다리던 시계는 오지환의 품에 안겼다. 성적이 부진하면 수시로 야구단을 매각했던 역대 기업들과 달리 LG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롤렉스 시계는 인내의 LG를 상징한다.한·미·일 프로야구에서 벌어진 평행이론도 화제다. 미국 월드시리즈에서는 1961년 창단한 텍사스 레인저스가 62년 만에 정상을 밟았다. 일본시리즈에서도 한신 타이거스가 1985년 이후 38년만에 우승 고지를 점령했다. 우승하는 법을 잊은 팀들이 나란히 우승을 차지하는 기연이 신기하다.스포츠의 세계에서 징크스는 팀과 선수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 프로야구 약체팀엔 'DTD의 저주'라는 징크스가 있다. Down Team is Down(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인데 리그 초반 선두권을 치닫다가 결국엔 제 실력 찾아 하위권으로 처박히는 팀에 대한 조롱이다. LG도 대표적인 DTD팀으로 낙인찍혔다. 박병호 같은 슬러거가 LG에선 힘을 못쓰다, 이적팀에서 펄펄 날아 우승을 차지하는 '탈쥐' 징크스도 뼈아팠다. 텍사스나 한신도 비슷한 징크스에 시달렸을 테다.영원한 징크스는 없다. 언젠가는 반드시 깨진다.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사실은 우승이 가깝다는 강력한 신호다. 리모델링 다음해에 우승한 SSG 랜더스나 창단 7시즌만에 우승한 kt wiz도 있지만 29년만

  • [참성단] 한강의 메디시스 문학상 수상

    [참성단] 한강의 메디시스 문학상 수상 지면기사

    한강이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이하 작별)로 9일 프랑스 4대 문학상의 하나인 메디시스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작별'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유철의 '레드 아일랜드' 등처럼 제주 4·3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4·3은 1948년 4월 3일 발생한 비극적 사건으로 1947년 3월1일 경찰의 발포로 시작됐다. 발포 사건이 발발한 이듬해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이 과정에서 제주도 주민들이 국가의 폭력에 희생당했다. 경찰과 서북청년회의 폭력,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의 봉기, 남로당과 토벌대의 무력 충돌의 불똥에 무고한 제주도민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작별'에 앞서 한강은 5·18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장편 '소년이 온다'를 발표한 바 있다. '소년이 온다'와 '작별'은 억눌리고 발화(發話)되지 못한 희생자들의 목소리들을 복원하고 이들의 상처를 감싸 안는 애도의 문학이라 할 수 있다. 애도의 다른 이름은 치유다. 그런데 애도 속에는 두 개의 단어가 더 숨어있다. 바로 분노와 고발이다. 애도의 한편에 위로와 치유가 있다면 다른 한편에 분노와 고발이 있는 것이다. 위로와 고발, 치유와 분노란 화학적 성분이 다른 이질적인 단어들은 사건의 한복판으로 서서히 다가서는 감성적 언어의 서사들로 조화를 이루며 봉합된다.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소설을 쓰고 악몽에 시달리는 경하는 사진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연출자인 친구 인선으로부터 자신의 앵무새 '아마'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인선은 4·3의 상처를 품고 치매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목공 작업 중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되어 봉합수술을 받고 입원 중에 있다. 폭설 속에서 4·3의 상처들과 조우하고 이 역사적 비극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경하를 통해서 한강은 인간을 위한 이야기와 언어의 조탁(彫琢)으로 문학정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발자크는 문학 속의 정치란 "음악회 도중에 울리는 총소리" 같은 것이라 했는데, 이 감성적인 언어들과 서정적 서사 속의 4·3사건은 우리의 무관

  • [참성단] 경기 반려마루와 동물복지

    [참성단] 경기 반려마루와 동물복지 지면기사

    국내 최대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반려마루'가 지난 11일 개관했다. 경기도 여주시 상거동 9만5천790㎡ 부지에 들어선 반려마루는 지난해 준공돼 문화센터, 보호동, 관리동을 갖추고 유기동물 보호·입양, 동물병원 운영, 생명존중 교육 및 미용·훈련 등 반려동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반려마루는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최고의 반려동물테마파크로 주목받았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민선 6기 남경필 전 도지사 시절 민관 분할 개발로 추진됐다가, 민선 7기 이재명 전 지사 때는 민간특혜 논란이 일면서 경기관광공사가 공영개발자로 참여했다가 포기하기도 했다. 절반의 땅을 황무지로 남긴 채 개관식을 한 배경이다.도는 남은 부지에 추모관, 반려동물 놀이터, 피크닉 존을 내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반려마루 전체가 완공되면 한편에선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건너편에서 반려동물들이 주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찾는 이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보호 중인 동물들 입양도 늘 수 있다. 김동연 지사 말처럼 반려마루가 동물에 대한 사랑, 배려, 존중을 통해 공생의 가치를 깨닫는 공간이 되면 더 바랄 나위 없겠다.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반려인구의 표심과 구매력을 겨냥한 행정과 사업이 대세다. 여야는 개 식용금지법에 고개를 끄덕이고, 민관이 반려동물 테마파크 건립 경쟁을 벌인다. 반려동물 쉼터를 마련한 고속도로 휴게소들도 늘고 있다. 주인의 환심을 사려면 반려동물을 극진히 대접해야 할 처지라서다. 앞으로는 휴게소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하지만 반려동물과 반려인 복지시대는 아직 멀었다. 군데군데 들어선 테마파크형 복지시설은 생활 속의 복지를 감당할 수 없다.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가장 큰 문제다. 법상 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로 쓰레기봉투 처리 대상이다. 장례시설은 고정식 시설만 허용한다. 반려동물 이동 장례차량 허용은 시범사업에 머물고 있다. 장례시설이 없는 자치단체 시민들은 장례시설을 찾아 헤매야 한다. 반려동물 의료문제도 반려인의 큰 고민이다. 병원마다 치료비와 약값이 천차만별인 불공정거래 구조다.큰돈을 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