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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간호사 현은경' 지면기사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 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나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으며 간호하면서 알게 된 개인이나 가족의 사정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나는 성심으로 보건의료인과 협조하겠으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간호학도들이 임상수업을 나가기 전에 촛불을 들고 가운을 입고 복창하는 '나이팅게일 선서'이다. 영국 명문가의 막내딸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집안의 반대에도 간호사가 돼 크림전쟁에서 부상병을 간호한다. 늦은 밤 작은 등불을 들고 병동을 순회하는 그녀를 보도한 타임지 기사로 '등불을 든 여인'으로 유명해졌다. 그녀로 인해 병원 잡역부로 취급받던 간호사의 위상이 달라졌다. 나이팅게일 선서는 현대 간호학의 창시자이자 간호사의 대모를 기리려 제정됐다.2000년부터 해마다 국가고시를 통해 1만명 이상, 2017년부터는 2만명 안팎의 간호사들이 배출돼 의료현장에서 일한다. 간호사는 의사와 동등한 법정 의료인이다. 간호대에 입학하는 남학생 수도 가파르게 증가해 '간호사=여성'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도 오래다. 하지만 간호사를 의사와 환자 수발을 드는 역할로 보는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다. 메디컬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도 대부분 의사다. 최근에는 태움 문화로 간호사들 스스로 발등을 찍기도 했다. 간호사를 아가씨, 언니, 저기로 호칭하고 하대하며 막말하는 환자들이 수두룩하다.간호사 현은경이 7일 안장됐다. 지난 5일 이천의 투석전문병원을 덮친 화마 속에서 투석 중이던 환자 4명의 곁을 끝까지 지키다 같이 희생됐다. 50세의 그녀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홀로 대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투석 치료 중이던 환자들은 두 다리가 없거나 고령자들로 도움 없이는 재앙을 피할 재간이 없었다.이기심과 이타심 모두 인간의 본성이라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직면하면 자신의 생존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간호사 현은경은 살 길을 향하려 환자들에게 등을 보이기가 죽기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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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드론 암살 지면기사
2020년 1월 3일 새벽,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Qods)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일행과 함께 차량에 올랐다. 공항을 빠져나가는 차량 2대를 향해 미군 드론 MQ-9 리퍼(Reaper)에서 미사일 4기가 발사됐다. 첫 발이 명중하면서 탑승자 10명이 전원 즉사했다. 이슬람혁명 국가 이란의 이인자가 영원히 제거된 순간이다. 공항 도착 11분 만이다.작전이 공개되자 미군의 공격용 무인항공기 'MQ-9 리퍼'에 관심이 집중됐다. 리퍼는 공대지 미사일 14발을 탑재할 수 있는 전폭 18m의 대형 드론이다. 무장한 상태에서도 7천500m 상공에서 14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950 마력의 고성능 엔진을 탑재해 시속 580㎞로 이동이 가능하다. 항속거리는 5천926㎞나 된다.미국이 주초에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71)를 암살했다. 장소는 탈레반 고위 지도자의 보좌관이 소유한 집에서다. 미 언론은 알자와히리가 안가(安家)의 발코니에 나와 머무는 시각을 노려 MQ-9 리퍼가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한 달 전부터 그가 안가에 머물렀고, 정기적으로 발코니에 나와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한다는 사실을 알고 끈질기게 추적했다고 한다.알자와히리 암살에는 솔레이마니 때와 마찬가지로 드론이 사용됐으나 장착 무기는 전혀 다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을 응용해 개발된 R9X 미사일이다. 탄두는 폭약을 넣지 않고 표적을 타격하기 직전 6개의 칼날이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은밀하게 목표물만 타격해 살상을 최소화하기에 '닌자 폭탄'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알자와히리의 가족이나 경호원 누구도 사상하지 않았다.알자와히리는 빈 라덴과 함께 2001년 전대미문의 9·11테러를 저질렀다. 빈 라덴 사후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가 된 그에게 현상금 2천500만달러(326억원)가 걸렸다. 미국은 20년 넘게 그를 쫓았고 마침내 뜻을 이뤘다.진화하는 기술로 대형 드론에, 첨단 무기가 개발되면서 표적 처리가 손쉬워졌다. '마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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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미·중 동아시아 패권 전쟁 지면기사
냉전시대 자유진영에서 대만은 유일한 중국 정부였다. 우리도 대만을 자유중국으로 호칭했고,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공'이라 일개 정당 집단으로 홀대했다. 1971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유엔에 가입해 '중국' 국호를 독점하면서 대만의 국제적 지위는 처참하게 추락했다. 미국, 한국 등 냉전자유진영의 동맹국과 우방국들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됐다. 적수공권 대만을 지킨 건 민주주의와 경제였다.대만 헌법상 중국 본토는 미수복 지역이다. 장개석 국민당 정부를 계승한 대만 정부가 본토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주장이다. 6·25 전쟁 때 한반도에서 쫓겨난 대한민국이 제주도에서 정부를 이어가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맞서는 처지를 상상하면 비교가 쉽다.중국 입장에서 보면 택도 없는 소리다. 중국도 당연히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본다. 그래도 중국이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에 도전하기엔 국력이 부족했던 시절엔 무력 통일은 자제했다. 대신 경제, 정치적 영향력으로 대만을 중화 문화권에 가두는 데 그쳤다.시대와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이 미국에 선전포고급 군사 시위를 감행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격돌의 방아쇠가 됐다. 중국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주권 침해로 규정한다. 자국 영토에 허락 없이 방문했다는 것이다. 펠로시는 굴하지 않고 중국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의 선택에 직면한 이때 대만인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인권 탄압도 직격했다.중국은 대만 해역과 상공을 항모와 전투기로 포위했고, 미국도 항모전단과 전투기를 급파했다. 분이 안 풀린 중국은 대만에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당장 대만 금문도를 포격해도 이상할 것 없는 형국이다. 동아시아 패권을 놓고 중국의 도전과 미국의 응전이 현실이 됐다.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거쳐 어제 입국해 오늘 일본으로 출국한다. 펠로시의 대북 발언 수위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한국-일본으로 이어진 펠로시 라인은 향후 미·중 패권 전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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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신(更新)과 갱신(更新) 지면기사
한자는 글자마다 일일이 외워야 하는 데다 어순도 우리말과 다르며, 상황과 맥락에 따라 발음도 달라진다. 가령 대개는 북녘 북(北)을 '북'으로 읽고 쓰지만, 패배(敗北)의 경우처럼 '북'을 '배'로 쓰고 읽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많은 사례들이 있으나 가장 헷갈리고 확실하게 알지 못한 채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경(更)과 갱(更)이다. 경신(更新)과 갱신(更新)이 특히 그러하다. '고칠 경'과 '다시 갱' 두 가지 음과 뜻으로 다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자는 똑같은데 어느 때 '경'이고 어느 때 '갱'이 되는가. 운동경기·대통령 지지율·출산율·시청률 등 새로운 기록을 다시 세울 경우에는 '경신'이라 읽지만, 임대차계약서·운전면허증·여권처럼 기간과 기한이 있는 것을 연장할 때는 '갱신'이라 한다.요즘 우리 사회는 '갱신'보다는 '경신'이 우위에 선 모양새다. 집권 두달 만에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급전직하했고, 물가지수와 부동산 거래에서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서울, 경기의 상반기 아파트 매매건수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강남불패의 신화도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 거래의 지표 구실을 하는 강남 4구의 아파트 거래량도 반 토막이 나서 전년대비 5천988건에서 2천737건으로 급감했다.휘발유 가격은 지난 3월 1일 이후 8월 들어 처음으로 전국 평균 1천897.3원으로 내려갔으나 배추가 89%, 오이가 75%, 무가 68.7% 급등했다. 연일 기록을 '경신'하는 소비자물가에 서민들이 울상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 도처에서 양적 완화를 통해 경기침체를 극복하려는 상황에서 우리 역시 재난지원금과 방역 등으로 재정 지출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났고, 여기에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도 매우 우려되는 수준이다. 지금의 가파른 물가상승은 공급이 달려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환율 등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새 정부가 지지율과 경제회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 이럴 때 지지율과 인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소신껏 밀고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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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대통령의 책 지면기사
중국 문학자 허세욱 교수(1934~2010년)는 외대 중국어과를 나와 타이완사범대 중문과 대학원에서 시를 공부하고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어로 시와 수필을 발표해 중국 문단에 등단했다. 국내에 돌아와서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한국외국어대와 고려대에서 후학을 길렀다.중국 고전 산문집 '배는 그만두고 뗏목을 타지'는 2000년 초 출간됐다. 허 교수의 해박한 소양과 위트 넘치는 번역이 글의 품격과 재미를 더한다. '굴원의 노래', '출사표', '적벽가', '악양루기', '추성부' 등 명품 산문 83편을 만날 수 있다. 2천 년 전 봉건 문학부터 명·청 시대 명작까지 두루 실렸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여름휴가 때마다 출입기자들에 책을 선물했다. 대변인실은 매년 휴가철에 네댓 권씩 나눠주며 대통령이 피서지에서 읽을 책이라고 전했다. 허 교수의 중국 산문집은 어느 해 여름 대통령 독서 목록 맨 앞에 있었다. 대통령의 책은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그해 하반기 베스트셀러로 주목받았다.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다. 휴가중 읽을 대통령의 책은 알려지지 않았다. 출입기자들에게 책을 선물했던 관행도 옛일이 됐다. 기자들 숫자가 늘어난 탓도 있겠으나 가로막(김영란 법)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휴가철을 앞두고 대변인실은 출입기자들에게 '대통령이 봤으면 하는 책을 권해달라'고 했다고 한다.허 교수 산문집 중 '누가 더 이쁜가요' 편은 중국 정(鄭)나라 추기가 왕에게 한 간언을 옮겼다. 잘생긴 선비(서공)보다 추기가 더 낫다고 추켜세우는 부인은 (자신을) 편애하는 탓이고, 첩은 두려워하는 것이며, 손님은 이용하려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다음날 위왕(威王)을 만나 일화를 전하며 궁궐의 비첩들과 문무백관, 백성이 이와 다르지 않다고 고(誥)한다. 위왕도 맞장구치며 흔쾌히 동의하고 누구나 직언을 하면 상을 주겠다고 명한다.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30% 밑으로 추락했다. 여당은 사분오열에, 자중지란이다. 고물가에 무역적자 누적으로 성장률은 둔화됐고, 코로나가 재창궐한다. 휴가라고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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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젊은 '배다리' 지면기사
구한말 개항 도시 인천은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고다. 조선이 쇄국을 포기하고 인천항을 열강에 개방하자 근대 문물이 쏟아져 들어온 덕분에 대한민국 최초 유산이 즐비하다. 대불호텔, 애관극장, 팔미도 등대는 제 분야에서 대한민국 1호 건축물이다. 최초의 야구경기가 열린 구도(球都)이자 대한민국 첫 철도노선(경인선)의 한 축이었다. 부두 노동자로 유입된 중국인들은 짜장면의 역사를 열었고, 선교사들이 지은 '내리교회'는 한국의 어머니교회로 불린다. 건축, 스포츠, 음식, 종교를 망라한 근대 문화의 성지가 바로 인천이다.하지만 제물포를 중심으로 번성한 개항 문화의 피해자들도 있었다. 일본과 청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은 개항장 일대에 조계를 설정해 그들만의 성역을 만들고, 조선인들을 쫓아냈다. 외국인들이 조계지의 제물포구락부에서 희희낙락할 때, 쫓겨난 조선인들은 후미진 곳에서 다시 마을을 만들어야 했다. '배다리'도 그 중 하나이다. 밀물 때 수로를 통해 작은 배들이 드나든데서 유래한 명칭이라는데, 현재 인천 동구 금창동과 송현동 일대가 그곳이다.개항 역사 한켠에서 시작된 배다리 마을은 인천 원도심의 역사를 관통해왔다. 일제시대에는 국내 최초의 성냥공장 조선인촌주식회사에서 식민지 소녀들이 고된 노동에 시달렸다. 한국전쟁 때는 월남한 실향민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산업화 시대에 유입된 노동자들로 만원이 됐다. 야트막한 수도국산에 거대한 달동네가 들어섰다. 실향민과 노동자들은 자녀 교육에 악착같았고, 가난한 아이들은 헌책방에서 교과서와 참고서를 구했다. 배다리에 헌책방 골목이 번성한 까닭이다. 궁핍했지만 희망의 서정과 서사가 있던 '배다리'였다.시간이 흘러 나라 전체에 궁기(窮氣)가 걷히면서 배다리의 서정과 서사도 희미해졌다.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과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이 옛 기억을 붙잡고 있을 뿐이다. 다섯개 헌책방이 겨우 명맥을 잇고 있으니 헌책방골목의 추억도 듬성듬성하다.인천시 동구청이 배다리를 살리기 위해 금창동 일대를 배다리 문화·예술의 거리로 지정하고, 2020년부터 올 3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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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찰대 폐지 논란 지면기사
경찰대는 1981년 개교한 4년제 특수대학이다. 군에 육군사관학교가 있다면 경찰엔 경찰대가 있다. 학부생들은 졸업 후 전원 경위로 임용된다. 동네 파출소장에 해당하는 초급간부 직급이다. 개교 30년이 넘으면서 총경 이상 고위직을 과점하는 성골(聖骨)이 됐다.현 경찰청장 후보자와 전임자도 경찰대 출신이다. 총경 이상 계급 754명 가운데 469명으로 62.2%에 달한다. 순경 출신은 88명으로 11.7%에 불과하다. 경찰대 출신은 전체 경찰의 2.5%에 그친다. 정·관계, 법조계에도 선배들이 많다. 현역 국회의원이 4명이고, 재선한 지방자치단체장도 있다.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도 두각을 나타내는데, 숫자는 적으나 합격률은 높다고 한다. 국내 메이저 로펌 소속 변호사들 출신 대학 순위도 상위권(6위)이다.경찰대 폐지 논쟁은 해묵은 과제다. 1990년대 총경 인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다. 간부후보생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자 동문 간 갈등으로 번졌다. 두 집단에 열세인 순경 출신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조직 내에 파벌을 형성하고 선민의식과 배타적 태도로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그치지 않는다. 외부에선 졸업만 하면 초급 간부로 임용되는 게 공정하냐는 의문을 제기한다.행안부 경찰국 신설 논란이 경찰대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경찰의 조직적인 저항이 경찰대 출신 간부들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지난주 열린 총경 회의 참석자 상당수가 경찰대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를 두고 쿠데타가 연상된다고 한 행안부 장관은 '경찰대를 졸업하신 분은 경위부터 출발한다'며 불공정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경찰대 기득권을 깨는 개혁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경찰대 개혁 논의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활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경찰대 학부 폐지 법안을 발의했고, 경찰대 출신 표창원 의원은 졸업생 순경 임용 법안을 발의했다. 이미 정원은 120명에서 50명으로 줄었다.경찰대는 3천명 넘는 경찰 인력을 배출했다. 수준과 자질을 높여 경찰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 검경수사권 분리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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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윤이나 파문 지면기사
대중화됐다지만 골프는 여전히 서민과는 거리가 먼 스포츠다. 장비와 골프장 이용료도 비싸거니와 입문 단계는 물론 실력을 유지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을 꾸준히 치러야 한다. 그래도 골프 인구는 지난해 기준 564만 명으로 급증했단다. 스크린 골프장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골프장들도 평일에도 부킹 전쟁을 벌일 정도로 호황을 누린다.대중화의 후유증인가. 아마추어들의 골프 현장은 요절복통이다. 1번 홀 타수를 모두 파로 기록하는 일파만파는 캐디 룰로 정착된지 오래다. 벌타 없이 멀리건이 남발되고, 경기 지연의 원흉(?)인 초보 골퍼들은 러프나 벙커에 빠진 공을 페어웨이로 옮겨 치는 특권(?)을 누린다. 친목과 스트레스 해소가 목적인 아마추어 골프 문화인 셈이다. 진지하게 룰을 따지며 공을 치는 팀이라면 내기 골프가 틀림 없다.프로 골프에선 어림 없는 일이다. 신사의 스포츠라는 자긍심도 있지만 한타 한타가 돈이니 룰을 철저하게 따지고 지킨다. 2017년 미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는 최악의 벌타 사건을 기록했다. 미국의 렉시 톰슨은 3라운드 17번 홀에서 볼 마커 보다 몇 ㎝ 떨어진 곳에 공을 놓았다. 모두가 모르고 지나간 일을 시청자가 제보했다. 경기위원회는 다음날 4라운드 경기 중인 톰슨에게 오소 플레이와 스코어카드 오기로 4벌타를 부과했다. 톰슨은 단독 1위에서 5위로 떨어졌고, 결국 연장전에서 유소연에게 우승을 헌납했다.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신성으로 등장한 윤이나가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 15번홀 러프에서 남의 공을 친 사실을 뒤늦게 자진 신고했다. 당시 경기위원에게 이실직고했으면 2벌타를 받아야했지만, 알고도 모른 체 경기를 진행했다는 것이다.미담이 될 뻔한 자진 신고가 추문으로 번지고 있다. 코치와 부모가 당시 오구 플레이 은폐에 동조했고, 캐디의 경고를 무시한 사실 등이 공공연하게 퍼지자 자진 신고로 무마하려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윤이나는 오구 플레이를 숨긴 채 투어를 계속했고 지난 17일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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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전달수 대표 구하기' 지면기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FC 별명은 '생존왕'이다. 고액 연봉자가 적고, 선수층이 얇아 중·하위권을 맴도나 2003년 창단 이후 한 번도 2부리그로 강등된 적이 없다. 전반기엔 바닥권에 머물다 8월께부터 힘을 낸다. 팬들이 올핸 틀렸다고 체념할 즈음 차곡차곡 승점을 쌓은 뒤 마지막 경기에서 리그 잔류를 결정짓는 극장드라마를 연출한다. 2019년 10위로, 2020년 11위로, 지난해 8위로 턱걸이했다. 시·도가 운영하는 구단 중 유일하게 2부리그 경험이 없다.'파랑검정'은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응원하는 서포터스 그룹이다. 구단 유니폼 배색인 푸른색과 검은색에서 유래했다. 인천 팬들 성향이 꽤 흥미롭다. 리그 초반엔 홈경기장이 썰렁하기까지 하다. 성적이 좋아도 관중이 늘지 않는다. 선수들도 야속하다 푸념할 정도다. 그런데 순위가 밀려 강등권이 되면 더 많은 팬이 구장을 찾는다. 원정 경기에도 몰려가 상대 팀 팬들을 기죽게 한다. 가을이 되면 좀비처럼 살아나는 유나이티드의 무서운 뒷심엔 열정으로 무장한 찐팬들이 있는 것이다.팬들이 인천 유나이티드 전달수 대표 구하기에 나섰다. 지난주 인천시청 앞에서 전 대표의 유임을 촉구했다. 트럭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선 유임을 청하는 팬들의 애원에 전 대표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재생됐다. 전 대표는 2020년 여름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하려다 선수단과 팬들 만류로 뜻을 접었다. 이달 중순 새 구단주인 유정복 시장에게 사의를 전했다고 한다.전 대표는 2018년 박남춘 전 시장 권유로 구단과 인연을 맺었다. 개인 사업자로, 축구단 운영 경험은 없으나 특유의 친화력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조직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다. 성적보다는 팬들과의 유대가 먼저이다 보니 일체감이 각별하다고 한다. 고(故) 유상철 전 감독이 지병으로 사망하자 팬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전 대표 사의엔 구단주 교체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나 본인은 부인한다. 외부 압력은 없었고, 구단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결정했다는 거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상위권(5위)에 올라 미끄러질 걱정은 안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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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앙관천문부찰지리도' 지면기사
우주는 시간과 공간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宇)는 공간을, 주(宙)는 시간을 뜻한다. 즉 무한한 시간과 공간이 바로 우주다.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으로 인해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세계 천문학자들의 국제천문연맹(IAU) 총회가 내달 2일부터 열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미항공우주국(NASA) 과학자 클라우스 폰토피단(Klaus Pontoppidan)이 제임스 웹과 우주생성에 관해 강의한다.제임스 웹은 허블 망원경보다 관측성능이 100배 이상 높으며, 적외선 영역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지구에서 7천600만 광년 떨어진 용골 성운 사진을 보내왔다. 용골 성운은 크기만 해도 300만 광년이라 하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참고로 빛이 일 년 동안 가는 거리인 1광년은 약 9조4천600억㎞이다. 인류의 눈이란 별칭을 가진 제임스 웹은 앞으로 외계행성과 외계생명체 및 우주에 대한 인식에 새로운 전기를 제공해 줄 것이다.제임스 웹은 나사(NASA)·유럽우주기구(ESA)·캐나다우주국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반사경만 6.5m로 2.4m의 허블 망원경을 압도한다. 지구와 태양의 인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구 밖 150만㎞의 라그랑주점에서 지구와 비슷한 속도로 공전하면서 다양한 실험과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그런데 천문학은 고대 동아시아에도 있었다.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대표적이다. 또 하도(河圖)·낙서(洛書)에 28수의 별자리와 황도 12궁이 그러하고, 이는 '주역'의 기초가 된다. 하도와 낙서는 별자리·시간·계절·방위·우주성상(星象) 등 동아시아인들의 우주관과 사고에 큰 영향을 끼쳤다. 고천문도로 '앙관천문부찰지리도(仰觀天文俯察地理圖)'가 있는데, '앙관천문도'는 지구의 관점에서 우주의 별자리를 바라본 것이고, '부찰지리도'는 우주에서 지상을 내려다본 천문도다.예전에는 북두칠성과 28개의 별 즉 28수(宿)가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고 영향을 준다고 믿었다. 우주를 신령스런 공간으로 보던 과거의 시대와 우주를 물리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보는 지금 현재 중 어느 시대가 더 행복했을까. 시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