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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고물가 직격탄 맞은 무료급식소

    [참성단] 고물가 직격탄 맞은 무료급식소 지면기사

    지난달 말 나이지리아에서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했다. 한 폴로 클럽에서 열린 무료급식 자선행사에 굶주린 인파가 운집했다. 클럽 정문이 열리자 좁은 문으로 한꺼번에 사람이 쏠리면서 3명이 압사했다. 어린이가 대부분이었고 임신부도 있었다.굶주림은 모든 생명에게 가장 절박한 위기이다. 장발장의 비극도 조카에게 먹일 빵 한 덩이를 훔친 데서 시작됐다. 배를 곯는 사람은 인간적인 품위를 유지할 수 없다. 아프리카 기아 난민들이 죽 한 그릇 앞에 목숨 걸고 줄을 서는 것도 수치심보다는 생존이 먼저라서다.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전세계 인구를 7억2천만~8억1천100만명 사이로 추정했다. 중간치인 7억6천800만명은 지난해 대비 1억1천800만명이 증가한 수치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식량부족 현상을 악화시킨 탓이라 분석했다.코로나19가 잦아들자마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세계 식량창고가 텅텅 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경제가 초인플레이션으로 휘청이면서 가난한 나라와 사람 순서로 죽음의 문턱을 넘고 있다. 나이지리아 참사는 전지구적 대재앙의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선진국 빈곤층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무료급식에 끼니를 의지하는 인구가 많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결식 아동을 위해 급식 바우처를 지급하고, 빈곤층 노인과 노숙자 등을 위해 급식을 지원한다. 그래도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민간단체들이 무료급식소를 운영해 메우고 있다.최근 전국의 무료급식소들이 고물가 직격탄을 맞아 신음하고 있단다. 코로나 기간에 운영을 중단했던 무료급식소들이 자선을 재개했지만 식자재 값이 폭등하고 후원금이 준 탓이다. 무료급식을 재개한 곳은 고기 반찬을 줄이고, 일부 단체는 급식 재개를 망설일 정도란다.현대 민주국가에서 가난은 나랏님도 못구한다는 옛말은 그야말로 허튼 소리이다. 가난 구제도, 끼니 보장도 복지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다. 끼니를 거르는 국민들을 먹이는데 시민단체의 조력을 받는 현실은 구멍 난 복지정책의 증거일 뿐이다. 가난한 사람도 밥 한 끼를 품위

  • [참성단] 6·25 전쟁 72주년

    [참성단] 6·25 전쟁 72주년 지면기사

    6·25 전쟁 67주년(2017년) 기념일에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참전 유엔군 전사자 호명식(呼名式)이다. 먼 나라 전장에서 장렬히 산화한 이국 병사들에 존경과 감사를 전하고, '민주와 자유의 가치'를 지켜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다.호주를 시작으로 21개 참전국 3천300명의 전사자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됐는데, 오전 7시에 시작돼 오후 7시에야 끝났다. 전사자들 출신국이 바뀔 때마다 해당국 깃발이 게양됐고, 국가가 연주됐다. 외신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 공원을 찾은 관광객들도 조용히 행사를 지켜봤다'고 전했다.6·25 전쟁 영웅 고 윌리엄 웨버 미 예비역 육군 대령(97) 안장식이 지난 22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거행됐다. 참전공원 '19인 동상'의 실제 모델로, 한국전 때 중부전선에서 수류탄에 맞아 오른쪽 팔다리를 잃었다. 관에는 성조기와 태극기가 함께 묻혔다. 고인은 전역 후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회장을 맡아 한·미동맹 강화와 참전용사 지원사업에 진력했다. 미국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이 주관한 호명식도 고인이 앞장서 성사됐다. 지난해 5월 완공된 '추모의 벽'은 마지막 유업(遺業)이 됐다. 준공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왼손 경례를 해 한·미 양국 국민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웨버 대령 운구 행렬은 한국전 기념공원에 들른 뒤 알링턴 국립묘지로 향했다. 추모의 벽 현장을 보고 싶다는 생전 유언을 받든 것이다."제복 입은 영웅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주 국가유공자들과 함께한 오찬 자리에서 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와 유족을 더 따뜻하게 살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국민과 함께 예우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보훈처는 국가 유공자와 제복을 입은 공직자들을 위한 '제복의 영웅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부산 유엔기념공원 등지에서 '6·25 전쟁 72주년 추모제'가 열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6·25에 즈음한 분위기가 이전과 사뭇 달라진 느낌이다. 최빈국 전쟁

  • [참성단] '누리호'가 열어 준 블루오션

    [참성단] '누리호'가 열어 준 블루오션 지면기사

    22일 새벽 3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이 누리호가 지상 700㎞ 지구 궤도에 안착시킨 성능검증위성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의 완전 성공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순간이다.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우주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세계7대 우주강국이 됐다. 누리호 성공에도 한국 특유의 압축성장 법칙이 작동했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1단 로켓이 러시아제라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그로부터 10년이 안 돼 순수 국내기술로 우주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단 두 번의 발사만으로 성공한 전례 없는 기록에 기술 전수국인 러시아마저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누리호 발사 성공에 담긴 의미는 따져 볼수록 대단하다. 우선 다양한 용도의 인공위성을 우리 마음대로 양껏 우주에 올려놓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인공위성을 올리려면 타국의 발사체 앞에 줄을 서 기다리는 설움을 겪었다. 이젠 군사, 상업, 통신, 기상 등 다양한 용도의 위성 네트워크로 방대한 정보자산을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다.또한 발사체에 우주인이 탑승한 캡슐을 탑재하면 유인 우주선이 되고, 폭발 물질을 탑재하면 군용 미사일이 된다. 후자의 경우 국제사회의 예민한 군사이슈다.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채우고 핵을 탑재한 것이 바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서다. 북한이 위성 발사체로 주장한 광명성호를 발사했을 때 미국과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웠듯, 중국과 북한도 누리호 발사를 예의주시하는 이유이다.우주발사체 연관 효과는 이뿐 아니다. 발사체에 적용된 고도의 소재·부품·장비 기술은 다양한 산업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발사체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 네트워크가 창출한 빅데이터는 정보통신 산업의 차원을 높일 수 있다. 군사·안보 분야도 심리적, 실질적 전략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우주발사체는 국력의 상징이다. 우주 강국들이 발사체 제작 기술 전수를 극도로 제한하는 배경이다.모건스탠리는 지난해 3천500억 달러였던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2040년엔 1조1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 [참성단] '슈퍼매치'

    [참성단] '슈퍼매치' 지면기사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엔 라이벌전이 많다. '노스웨스트 더비'라 불리는 리버풀 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간 맞대결이 대표적이다. 연고지 리버풀과 맨체스터가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데서 유래됐다. 스페인 '엘 클라시코(레알마드리드 대 FC 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 '엘 수페르클라시코(리버플레이트 대 보카주니어스)'도 팬들은 다 아는 매치업이다.긴 세월 지역감정으로 축적된 앙금이 축구전쟁으로 번졌다. 리버풀과 맨체스터는 산업혁명 이후 섬유업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19C 말 지역을 연고로 한 축구팀이 창설되면서 전선이 바뀌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갈등도 뿌리가 깊다. 리그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엘 클라시코에서 연패한 패장은 불명예 퇴진을 걱정해야 한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엔 '슈퍼매치'가 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 서울의 맞대결이다. 1996년 블루윙즈가 창단하고 안양 LG 치타스와 '지지대 더비'가 원조격이다. 가전(家電) 라이벌 삼성과 LG의 경쟁이 더해져 K리그 대표 매치가 됐다. 2004년 치타스가 서울로 이전하고 팀 명칭을 바꾸면서 FC 서울이 바통을 이어받았다.흥행면에서 프로야구에 밀리는 K리그에 슈퍼매치는 자존심이다. 최근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구름 관중을 동원했고, 만원 사례가 이어졌다. 성적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백중세다. 스타 선수들이 포진한 슈퍼매치는 예상 밖 이변이 속출했고, 팬들은 열광했다. 원정 응원이 가장 많은 빅게임이다. 지난 19일 수원에서 열린 슈퍼매치를 직관하려던 중학생이 수원 팬들에 폭행당해 파문이다. 동영상에는 수원 팬 여럿에 둘러싸인 피해자가 바닥에 꽂아지고, FC 서울 유니폼을 스스로 벗는 모습이 담겼다. 가해자들은 점핑을 하려고 들어 올렸다가 놓쳤다고 변명했으나 환호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수원 구단은 소극적으로 대처하다 영상이 공개되고 비판이 거세지자 말을 바꿨다는 비난을 받는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고교생들과 중학생이다. K리그의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피, 열혈 팬들이다. 부모가

  • [참성단] 노인의 기준

    [참성단] 노인의 기준 지면기사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인 관중(管仲)이 지었다는 '관자(管子)'를 보면, 노인을 어떻게 공경하고 대접해야 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노인을 잘 모시기 위해 장로(掌老)라는 관직을 두며, 70세가 넘은 노인이 있으면 아들 한 명에게 부역을 면제해주고 석 달마다 고기를 제공하며, 80세 노인에게는 두 명의 아들의 부역을 면제하고 두 달마다 고기를 주며, 90세 이상의 노인이 있으면 집안 모든 이들의 부역을 면제해주고 매일 고기와 술을 대접한다.뿐만 아니라 장병(掌病)이라는 관직을 두어 병자들을 돌보되 70세 이상의 노인은 사흘에 한 번 꼴로, 80세 이상의 노인은 이틀에 한 번, 그리고 90세 이상의 노인은 날마다 문병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지금 봐도 '관자'는 괜찮은 노인복지정책이라 할 수 있다.그런데 조선시대만 해도 평균 수명이 35세였고, 최고의 의료관리를 받는 왕조차 평균 수명이 46세였다. 조선의 왕 가운데서 40세를 넘지 못한 왕도 11명이나 될 정도의 시대이니 칠십을 넘겨 사는 사람은 예부터 희귀하다 해서 70세를 고희(古稀)라 했을 정도다. 그밖에 나이를 지칭하는 관용적 표현이 있는데 77세를 희수(喜壽), 80세를 산수(傘壽), 88세를 미수(米壽), 90세를 졸수(卒壽), 99세를 백수(白壽), 100세를 상수(上壽)라 한다.저출산 고령화에 사회적 비용의 부담 증가로 요즘 다시 노인의 기준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통계청의 생산연령인구를 보면, 지금 이 추세대로라면 30년 뒤에는 인구 절반이 절반의 인구를 먹여 살리고 부양해야 한다. 2050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가 전체인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연금, 사회복지, 지하철무임승차 등 가중되는 부양 부담을 낮추기 위해 생산연령인구의 기준을 64세에서 69세로 상향하고 또 법적 노인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노후대책도 부실하고, 연금도 부족한 지금 상황에서 면밀한 검토와 사회

  • [참성단] 우크라이나 한국인 의용군

    [참성단] 우크라이나 한국인 의용군 지면기사

    전쟁의 역사에서 돈으로 고용된 용병(傭兵)들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돈을 주고 고용할 정도면 용병들의 전투력은 압도적이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도 용병 덕분에 15년 동안 로마 전역을 휘젓고 다니며 전설을 썼다. 도시국가 카르타고가 15년간 자국 병사로만 전쟁했다면 남성의 씨가 말랐을 것이다.용병의 미덕은 계약에 충성하는 데 있다. 1527년 신성로마제국이 바티칸을 침공했을 때 스위스 용병은 교황 클레멘스 7세를 구하려 대부분 옥쇄했다. 이에 감복한 교황청은 스위스 용병에게 바티칸 근위대를 맡기는 전통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고용주에게 계약대로 충성해야만 생업인 용병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스위스 민족의 아픈 역사이다. 히말라야 고산지대 청년들로 구성된 네팔 구르카 용병은 2차대전 때 일본군의 악몽이었을 정도로 전설적이다. 돌무더기 25㎏를 메고 5㎞의 산악지를 1시간내에 주파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구르카 용병 지원자는 줄을 선단다. 경제적 보상과 명예를 한번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도 용병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이다. 푸틴의 요리사 출신이 운영하는 용병 용역기업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요인 암살 명령을 받았다는 보도도 있었고, 시리아 용병을 고용한다는 뉴스도 있었다. 러시아에 용병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엔 전세계에서 달려 온 의용군이 있다.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을 응징하기 위해 아무 보수 없이 자원한 다국적 참전자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특수부대 출신 이근 전 대위가 참전하는 바람에 논란이 일었다.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지원 한국인 의용군 현황에 대해 "한국 국적자 13명이 우크라이나로 들어와 4명이 사망했고 8명이 떠났으며 1명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러 한국대사관은 자체 확보한 정보가 없다 하고, 우리 정부는 별도의 입장 표명이 없다.정부는 우리 국민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여권 무효화 조치 등으로 제한했다. 국민 희생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법을 위반했더라도 우리 국민이다. 최소한 이들의 동선과 생존 여부는

  • [참성단] BTS 해체설

    [참성단] BTS 해체설 지면기사

    황희 전 문체부 장관이 지난달 퇴임 회견에서 병역법 개정안의 빠른 처리를 촉구했다.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혜택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대중예술인은 국위선양 업적이 뚜렷해도 병역의무 때문에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 손실이라 우려했다.새 정부 출범을 닷새 앞둔 시점에 문화수장이 '이대남' 배려를 언급하자 생뚱맞다는 반응이 나왔다. 틀린 말은 아니나 그동안 뭐하다 퇴장을 코앞에 두고서야 대중예술인들 대변인을 자처하느냐는 거다. 정권 막바지까지 눈치만 보다 면피용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에서다. '생색은 전(前) 정부 사람이 다 냈는데, 차기 정부에서 (개정안 처리에) 의욕이 나겠느냐'고 한다. 새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났는데 개정안이 논의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K팝 대명사, BTS가 지난 14일 활동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데뷔 9년, 지구촌 정복 4년 만이다. '해체'는 아니라고 했으나 개인 위주 활동으로 전환하겠다고 해 당분간 '완전체 공연'은 볼 수 없게 됐다. 유튜브 채널로 단원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려던 '아미(BTS 팬덤)'들은 집단 실신 지경이다. 미국 등 서방 언론은 일제히 '충격적'이라고 타전했다.팬들만 아니라 소속회사가 상장된 주식시장도 출렁였다. 15일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24.8% 급락한 14만5천원에 마감됐다. 전날 7조9천812억원이던 시가총액은 5조9천549억원으로, 하루만에 시총 2조원이 증발했다.BTS 멤버 정국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해체설을 부인했다. "일어나보니 활동 중단, 해체한다고 난리가 나 있어 바로잡아야 할 것 같아 라이브를 켰다"고 했다. 소속사는 물론 다른 멤버 RM도 팬 커뮤니티에서 "개인 활동 계획을 밝힌 것이지 팀이 해체된다는 게 아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하이브 주가는 급반등하지 않았다.해체설 발원이 의도적이란 일부 견해가 있다. 지지부진한 병역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관심 유도설'이다. 개정안은 BTS처럼 업적이 큰 대중문화예술인의 대체 복무를

  • [참성단] 김건희 팬카페

    [참성단] 김건희 팬카페 지면기사

    국어사전은 영부인을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로 새기고 있지만, 더 정확하게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의 아내에 대한 경칭이다. 그런데 이젠 대통령의 아내를 영부인이라 부르니, 대통령 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의 아내의 호칭으로 애매해졌다. 대신 영부인은 존칭을 독점하는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다. 대통령과 함께 공인의 삶을 감당하며 공공의 이익에 헌신하는 의무가 그것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키는 남편과 함께 러시아와 전쟁 중이다. 남편은 전선에서 전쟁을 지휘하고 영부인은 후방에서 국민을 위로하고 전세계 영부인들에게 지원을 호소한다. 자신을 '러시아 미사일에 당장 죽을 수 있는 우크라이나인들 중 하나일 뿐'이라며 조국 수호 전쟁의 중심에 당당하게 서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은 남편이 한·일 순방 외교를 펼칠 때, 남미 국가를 순방하면서 영부인 외교를 펼쳤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부인 육영수는 남편 박정희가 '청와대 안의 야당'이라고 농을 건넬 정도로 민생에 관심이 많았다.남편이 최고의 공인인 대통령이고 공식적인 의전을 지원받는 퍼스트 레이디 영부인의 가장 큰 고충은 사생활 유지가 거의 불가능한 점이다. 버락 오바마는 회고록 '약속의 땅'에서 자신이 미국 대통령이 된 탓에 영부인 미셸 오바마와 두 영애(대통령의 딸)가 평범한 일상을 잃게 된 점을 두고두고 미안해했다.최근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가 구설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영부인 공식의전기관인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국민이 뽑은 건 대통령이지 영부인이 아니지 않느냐는 논리지만, 대선 후보 부인들이 선거과정에서 난도질 당하자 덜컥 약속한 고육책에 가깝다.후유증이 심각하다. 영부인의 일정이 담긴 사진과 메시지가 팬카페를 통해 중계된다. 팬카페 회장인 변호사는 이를 비판하는 시사평론가에게 쌍욕을 퍼부었다. 전 영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 개인적 지인을 동행시켜, 영부인의 통합 행보가 사적 행보로 격하됐다.대통령과 영부인은 대한민국 최고위 공인이다.

  • [참성단] 소주와 상생 파업

    [참성단] 소주와 상생 파업 지면기사

    우리 한글은 최고의 문자 가운데 하나지만, 한자도 정교하고 장점이 많은 우수한 언어다. '술'을 뜻하는 한자 주도 발효주인 경우에는 주(酒)를, 증류주인 경우에는 주(酎)로 구분해서 표기한다. 요즘에는 구분 없이 주(酒)로 통일해서 쓰지만, 발효주와 증류주는 엄연히 노선이 다르다. 맥주가 곡물로 빚은 발효주라면, 위스키는 이를 증류한 것이다.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것이 와인이라면, 와인을 증류한 것이 브랜디다. 중국의 십대 명주인 마오타이는 수수를 증류해서 만든 술이요, 멕시코의 데킬라는 선인장인 용설란을 증류한 것이며, 럼은 사탕수수를, 그리고 보드카는 밀과 보리 등을 증류하여 만든 술이다. 희석식 증류주인 소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주다.얼마 전 지인과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소주 한 병을 주문했는데, 소주도 맥주도 없다고 하여 눈물을 머금고 비싼 술(?)을 시켰다. 소주가 없는 이유를 물으니 화물연대 파업으로 소주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그간 재고로 버텼는데, 주류를 공급해주는 거래 업체에서 물량을 충분하게 보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단골손님들로 겨우 버텼는데, 이제는 파업과 물류대란으로 식당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푸념했다. 작년 한 때는 상추가 없어 가격 폭등으로 애를 태우더니 이제는 소주가 발목을 붙잡는다고 하소연이다. 마트나 편의점도 일부 품목은 발주도 안 된다고 한다.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을 넘겨 8일, 9일차에 접어들고 있다. 산업계와 건설현장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파업의 여파가 밀려오고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이란 없다. 내가 일상에서 쓰고 입고 누리는 모든 것들은 내가 의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누군가의 피땀과 수고로 이뤄진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을 겪으면서 물류와 유통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은혜인지 절감한다. 그러나 그 은혜와 소중함과 별개로 코로나와 인플레이션과 물가폭등으로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의 파업은 너무 아쉽다. 국민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걱정도 크다. 이해 당사자 간의 중단 없는 대화를 통해 조속히 타결되

  • [참성단] 베트남 상륙한 경기인삼

    [참성단] 베트남 상륙한 경기인삼 지면기사

    한반도산 인삼은 삼국시대 전부터 명성이 높았다. 진시황제가 동방으로 특사를 보내 찾으려 한 불사약이 바로 인삼이라는 가설이 있을 정도. 통일신라 때 중국 당나라와 일본을 방문하는 사신들 짐꾸러미엔 삼이 필수품이었다. 상대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때문이다. 고려왕조 이후 인삼은 나라의 주요 수출품으로 성장했다.일본 에도시대엔 조선 인삼을 수입하기 위해 '인삼대왕고은'이라는 순도 80% 은괴를 만들기도 했다. 화폐 수요가 늘자 에도막부는 은의 함량이 낮은 불량은화를 만들었는데, 이를 알아차린 조선이 은을 결제용으로 받아주지 않자 고육책을 쓴 것이다. 당시 은의 무게보다 인삼값이 높았을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 지금으로 환산하면 인삼 한 근 값이 쌀 16가마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전국 각지에서 나는 인삼 중에도 개성인삼, 파주인삼을 대장으로 한 경기인삼은 뛰어난 품질과 효능을 공인받았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에서도 인기가 높다. 조선 시대엔 워낙 가격이 비싸고 귀하다 보니 중국 베이징 시장거리에서 팔리는 개성인삼은 모두 가짜라는 소문이 돌았다. 멀리 베트남에서도 황제의 강장제로 쓰이거나 신하들 선물로 하사된 인기상품이었다.경기인삼이 베트남에 상륙했다. 지난 10일 호찌민시에 '경기 인삼 베트남 전용관'이 문을 연 것이다. 앞서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와 베트남 현지 협력사는 전용관 개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으로 베트남 내에 경기 인삼을 유통하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경기도와 경기농협은 지난 2009년 경기인삼 통합브랜드인 '천하제일 경기고려인삼'(천경삼)을 출시했다. 세계 최고 효능을 자랑하는 개성인삼의 전통을 이어받은 적통 경기인삼이다. 개성·안성·김포파주·동부 인삼조합 등 도내 4개 인삼농협이 참여했다. 농협은 2011년 호찌민시에서 첫 해외 판촉행사를 개최, 베트남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사포닌이 풍부한 인삼은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경기도 내 인삼 생산량은 전국 6년근 기준 40%를 차지한다. 천경삼은 국내 최고급 6년근 인삼만을 고집하는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