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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영희, 우영우, 이승민

    [참성단] 영희, 우영우, 이승민 지면기사

    종종 허구가 현실을 지배한다. 2016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인 문재인은 원전 재난영화 '판도라'를 관람했다. 제작진과 무대에 오른 그는 "판도라 상자(원전)를 치워야 한다"며 원전 추가 건설 금지를 통한 탈핵, 탈원전 국가를 주장했다. 다음해 박근혜가 탄핵돼 물러난 대통령 자리에 오른 그는 무대 인사를 대국민 정책 선언으로 발표했다.최근 종방된 tvN의 '우리들의 블루스'와 방송 중인 ENA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발달장애가 뜨거운 의제로 떠올랐다. 우리들의 블루스의 영희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발달장애인이자 천부적인 화가이다. 영옥은 죄책감과 현실에서 고통받는 보호자다. 언니 영희를 감당할 수 없어 지하철에 버리기도 하고, 시설에 맡긴 채 외면한다. 영옥은 언니의 그림을 보고 무너지고, 드라마는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열린 결말로 끝난다. 영희의 실제 캐릭터인 정은혜 작가가 열연해 화제가 됐다.영희가 화가의 재능에도 불구하고 피보호자 캐릭터라면, 자폐 변호사 우영우는 범접 불가능한 천재성으로 법정을 지배한다. 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의 사실적 열연이 자폐인을 향한 세상의 편견을 해소했다는 호평이 자자하다. 광범위한 자폐 증상을 특정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는 뜻에서 '자폐스펙트럼'이라는 용어를 대중화시킨 점도 특별하다.드라마 히로인 영희와 우영우에 이어 최근엔 실제 발달장애인 히어로가 깜짝 등장했다.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프로골퍼 이승민이 제1회 장애인 US오픈에서 우승한 것이다. 허구와 현실에서 동시에 등장한 자폐 천재들의 인간 승리 스토리로 '발달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강렬하다.하지만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아주 특별한 우영우'를 지켜보기 힘들다고 한다. 우영우 보다는 형 살해범으로 몰릴 뻔한 '정훈'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특별한 재능으로 전업작가로 성공한 정은혜와 프로골퍼 이승민은 발달장애 가족에겐 너무 특별해 허구에 가까워, 희망인 동시에 고통이다.문재인은 수백만분의 1 밖에 안되는 원전사고를 상상한 영화적 허구를 탈원전 정책이란 현실로 만들었다. 하

  • [참성단] '5분, 554만원'

    [참성단] '5분, 554만원' 지면기사

    스웨덴 국민들은 별나다. 교직원이나 언론인보다 국회의원을 더 신뢰한다고 한다. 상당수 의원은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도보로 의회를 오가고 만원짜리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보좌관도 없이 법안을 만드느라 휴일은 물론 평일 야근을 밥 먹듯 한다. 물론 특근수당은 한 푼도 없다. 의원직이 3D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선호도가 바닥권이다.회기는 연중 계속되고 의원들은 매일 출근한다. 건강악화 등 개인 사정으로 휴직하면 급여도 중지된다. 열차는 일등석을 탈 수 있으나 비행기는 이코노미석만 경비가 지원된다. 비즈니스석은 합당한 이유가 소명되지 않으면 차액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매년 발표되는 국제투명성기구의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스웨덴은 늘 최상위권이다. 그런데도 국민소득 6만달러 나라의 시민단체는 연봉 1억원이 많다며 특권을 덜어내라고 한다.휴업 중인 국회가 지난 20일 잠시 문을 열었다. 제1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기 위해서다. 이날은 마침 의원들 월급날이다. 의원들 통장에 1천285만원(세전)이 꽂혔다. 하루 일하고 세비는 꼬박 챙긴 것이다. 의원들은 차량 주유비와 유지비 등으로 월 150만원 가량 추가지원을 받는다. 이것도 모자라 보좌진 인건비도 가로챈 의원이 있다.이달 초 임기를 시작한 11대 경기도의회 의원 156명도 첫 월급을 받았다. 1인당 554만원 꼴로 지급총액은 8억6천만원을 넘는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17개 광역의회 의원 중 의정비가 가장 많다. 세비 외에도 56만5천원씩 하반기 복지 포인트를 챙겼다.도의회는 여지껏 의장단 선출에 실패한 전국 유일의 광역의회다. 지난 12일 1차 본회의를 열었으나 5분 만에 산회했다. 의장 감투를 둘러싼 민주당과 국민의힘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2차 본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5분 일하고 554만원을 받았으니 분당 110만원 꼴이다. 노동계와 사용자 측은 얼마 전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두고 밤새 싸웠다.국회가 공전하는데 의원들은 나라 밖 행차다. 미국 출장에 비행기 값만 천만원이 넘는다. 이렇게 몰염치할 수 없다. 국회가 이 모양이니 지방

  • [참성단]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참성단]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지면기사

    "비행기를 이용하야 인심을 격발케 하고 장래 국내의 대폭발을 촉기(促起)하려 함이라." 도산 안창호가 1920년 2월 17일 일기에 남긴 글이다. 1919년 3·1운동 직후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3·1운동에 버금가는 거족적 항일 투쟁을 이어가려 했다. 도산은 비행기를 선전·연락·침투와 같은 대일 비정규전의 요긴한 수단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비행기 구매는 결국 실패했다.대한민국 공군은 1949년 창설됐다. 육군본부 항공국에서 공군본부로 독립했지만 보유 전력은 비무장 L형 연습기 20대가 고작이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조종사 한 명은 조종간을 잡고 한 명은 폭탄을 손에 들고 북한군 탱크를 겨냥해 팔매질했다. 소련이 제공한 북한 야크 전투기를 만나면 꼼짝 없이 격추될 운명이었다.그나마 미국이 공여한 프로펠러 전투기 P-51 머스탱으로 공군 꼴을 갖췄고, 전후엔 '쌕쌕이'라 불린 제트 전투기 F-86 세이버로 전술 공군으로 변신했다. 1969년엔 월남전 참전 대가로 최신예 초음속 전투기인 F-4 팬텀의 네번째 보유국이 되면서 북한 공군 전력을 앞서기 시작했다. 당시 팬텀에 대한 국민 신뢰는 대단해 추가 구매를 위한 방위성금 모금에 나설 정도였다.미국에 전적으로 의지하던 대한민국 공군이 전투기 독립시대를 열었다. 19일 4.5세대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가 시험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최신예 전투기 개발을 선언한 지 21년 만이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KF-21은 현존하는 최고 전투기 F-22 랩터에 비유해 '베이비 랩터'라는 별명이 붙었다.공군은 2032년까지 120대를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수입기 F-35와 함께 공군 주력기종 전체가 스텔스 기능을 보유한 막강한 전력이 된다. 국산 전투기 생산으로 우리 지형과 전략에 맞는 전술 미사일을 마음대로 탑재할 수 있어 국방력 전체가 업그레이드되는 효과가 있다니 든든하다.KF-21 개발 21년 동안 진보와 보수 진영 대통령이 6명이었다. 사업 타당성

  • [참성단] 아서 번즈와 폴 볼커

    [참성단] 아서 번즈와 폴 볼커 지면기사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안타까워하면서, 한참을 서서/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멀리 끝까지 바라보았습니다//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의 한 대목이다. 그의 시처럼 우리는 늘 무엇인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때때로 선택하지 못했던 혹은 않았던 것에 대해 후회도 하고 미련을 갖기도 한다. 그래도 늘 선택과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환율·물가·외환보유고·무역수지 등 곳곳에서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는 지금 우리 한국경제도 무엇인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모종의 선택과 결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여기, 아서 번즈(Arthur Burns)의 길과 폴 볼커(Paul Volcker)의 길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었던 아서 번즈(1970~1978년 재임)는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금리 인상을 회피하고 양적 완화 같은 통화정책을 선택했다. 때맞춰 금 태환 정지 조치를 취한 닉슨의 노선과 겹치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찾아왔다. 돈을 푸는 것은 대중들의 환영을 받는 달콤한 정책이나 후유증이 크다.미국에 닥쳐온 인플레이션을 잡은 이는 후임자인 폴 볼커(1979~1987년 재임)다. 그는 재임 중 무려 최대 20%를 상회하는 초고금리 정책을 썼다. 도처에서 난리가 나고 협박도 받았다. 강력한 정책이 남긴 후유증은 컸으나 그 후 미국은 40년간 인플레이션의 공포에서 벗어나 있었다. 역사적으로 보아 훌륭하고 좋은 정책은 선인이 아니라 비정상적이고 못 돼먹은 악인들에 의해 달성되는 경우가 많다.경제통계를 보니 연소득 70%를 빚을 갚는데 쓰는 사람이 140만명이라고 한다. 대출금리를 7%대로 올리면 190만명이 최저생계비만 쓰며 생활해도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한다. 인플레이션이냐, 금융위기냐. 이제 우리에게 선택과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노선은 무엇인가. 경제위

  • [참성단] 무인점포의 수난

    [참성단] 무인점포의 수난 지면기사

    아마존 고(Amazon Go)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2018년 시애틀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무인 슈퍼마켓이다. 주로 식료품을 판매하는데, 계산대와 계산원이 없다. 소비자는 원하는 물건을 들고 매장을 나오면 된다.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매장이라 이름한 이유다.아마존 회원은 누구나 스마트폰에 앱을 저장하고 QR코드를 열어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구매상품을 들면 천장에 달린 카메라와 블랙박스 센서들이 자동 감지하고 앱에 연결된 신용카드로 비용을 청구한다. 물건을 다시 진열대에 놓으면 계산 목록에서 제외되고 반품이나 환불도 가능하다. 이 매장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 등 첨단기술이 활용됐다. 현대 문명의 총합체인 셈이다.최저임금 인상과 구인난, 코로나 19 여파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에도 무인판매시스템이 급증하고 있다. 키오스크와 포스단말기 셀프 결제를 이용한 무인점포, 샵인샵(Shop in Shop) 개념의 무인판매기가 대표적이다. 눈에 띄는 게 무인 편의점이고 아이스크림, 과자류, 육류, 밀키트 등 무인점포 품목도 확장하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 슈퍼 육성사업'을 통해 소상공인들에 무인 판매시스템 도입을 권한다.지난달 초 김포의 인형 뽑기방에서 엽기적 사건이 발생했다.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매장으로 들어와 대변을 보고 사라진 것이다. 이 여성이 볼일을 보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동영상에 담겼다. 50만원을 들여 청소했다는 업주는 한동안 영업하지 못했다며 해당 여성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무인점포 절도범죄가 기승이다. 계산하지 않거나 수량을 속이는 게 대부분이다. 무단 점유한 노숙자들은 자리를 펴고 누워 손님들 발길을 돌리게 한다. 10대 학생들이 무인점포에 몰려와 자기 집처럼 뒹굴면서 과자를 먹는 영상이 공개됐다.첨단기술을 장착한 무인점포 곳곳이 수난이다. 경찰도 혀를 차는 뻔뻔함에 속수무책이다. 철면피 범죄와 막무가내식 '배

  • [참성단] 귀신이 곡할 '쌀값 폭락'

    [참성단] 귀신이 곡할 '쌀값 폭락' 지면기사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함민복 시인이 1996년 발표한 '긍정적인 밥'의 첫 구절이다. 시 한 편이 밥이고 생계인 가난한 시인에게 야박한 원고료는 늘 서운하고 서러웠을 테다.시인이 쌀 두 말을 삼만원으로 계산했던 1996년 언론 보도를 찾아보니, 상품기준 쌀 20㎏의 도매가격이 3만3천970원이다. 시인의 계산과 얼추 들어맞는다. 오랜 세월 뒤주에 고인 쌀 높이는 이 땅의 백성들에게 목숨이 걸린 눈금이었다. 지금도 서민들은 쌀값에 민감하다. 유전자에 쌀에 목숨을 걸었던 역사적 문화적 트라우마가 새겨진 탓일 테다. 시인이 원고료를 쌀 두 말로 바꿔보고 나서야 마음의 안정을 얻은 연유를 짐작할 수 있다.세계적인 초인플레이션 시대에 유독 쌀값만 폭락해 농민들 걱정이 태산이다. 농협 창고에 재고미가 꽉 차있는 상황에서 45년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란다. 햅쌀 수확철이 임박하면서 쌀값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이다. 곡창지대인 전라남도는 창고를 비우기 위해 도 전체가 판매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등미 생산지인 경기도 이천도 햅쌀을 야외에 쌓아 놓아야 할 정도로 창고마다 쌀이 그득하다.쌀값 폭락 이유는 늘 그렇듯 수요를 훨씬 웃도는 생산량 때문이다. 기후영향으로 다소 들쭉날쭉하지만 생산량은 꾸준한 반면, 수요량은 격감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9㎏이다. 1일 소비량 155g으로 경실련이 계산해보니 국민 1인당 매월 쌀값 지출금액은 1만1천원, 하루 356원에 불과하단다. 1980년 1인당 쌀 소비량이 132.4㎏, 1990년 119.6㎏인데 비하면 고봉밥을 먹던 국민이 햇반 하나로 하루를 때우는 격이니, 생산량을 감당할 수 없다.그런데 농민은 쌀값 폭락으로 아우성인데 소비자들은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실제 소비자들의 쌀 구매가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대기업의 햇반과 식당들의 공깃밥 가격도 올랐다.쌀은 넘쳐나는데 생산 농민은 가격 폭락에 울고,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놀라니 경

  • [참성단] 공무원 정원 동결

    [참성단] 공무원 정원 동결 지면기사

    공시생이 급감하고 있다. 행정 교육 소방 경찰 예외가 없다. 올해 교육행정직(9급) 응시자는 2만5천830명으로, 지난해(3만8천985명)보다 1만3천155명(33%) 감소했다. 5만5천326명인 2020년의 반토막 수준이다. 소방도 2만9천933명에서 2만2천613명으로 25% 줄었다. 지원자가 줄면서 경쟁률도 하락했다.공직은 여전히 안정적 일자리란 평이나 매력도는 전보다 못하다고 한다. 여기에 높은 경쟁률로 합격률마저 낮아 기업체나 공기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게 학원가 분석이다. 낮은 연봉에 연금혜택이 줄어든 것도 공시생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서울 노량진동 고시촌은 썰렁하다. 코로나와 '온라인 강의'에 밀린데 이어 공시생 감소라는 악재를 만나 고전 중이다. 명물인 컵밥거리도 절반 이상 문을 닫았다고 한다. 바이러스 창궐과 온라인 강의는 극복할 수 있으나 공시생 감소엔 대안이 없다며 낙담하는 분위기다.정부가 비대해진 공무원 조직에 대한 수술에 나섰다. 매년 정원 1%씩 줄여 재배치하고, 5년 간 공무원 수를 동결해 신규채용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행안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 인력운영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원은 유지하되 불필요 인력과 기능을 핵심 국정과제 분야로 전환 배치한다는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철회를 촉구했다. 공무원 수는 늘었으나 OECD 국가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다. 특히 최근 젊은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고 있다며 사기 저하는 물론 행정서비스의 질도 나빠질 뿐이라고 비난했다.공무원 정원은 문재인 정부 때 급증했다. 박근혜 정부때(103만2천명)보다 13만명 이상 늘었다. 지방직을 빼고도 국가 공무원 인건비가 사상 처음 4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공무원 평균 연봉은 6천420만원이다. 정년까지 임금과 연금을 더하면 재정 부담은 더 늘어난다. 공무원 숫자를 일자리 통계에 활용한 지난 정부의 폐해다.공무원이 늘면 행정서비스가 개선되고 공직사회가 더 맑아지는가. 오히려 간섭과 규제만 늘어 민간경제를 위축시킨다는 반론이 만만치

  • [참성단] 국가가 버린 국민

    [참성단] 국가가 버린 국민 지면기사

    2019년 11월 17일. 안대에 눈이 가린 채 경찰특공대에 호송된 탈북 어민 두 명이 발걸음을 멈췄다. 안대가 벗겨지자 눈앞에 하얀 선 너머 북한군이 보였다. 한 명은 선을 넘지 않으려 엉덩이를 뒤로 뺐고, 또 한 명은 자해로 피투성이가 됐다. 몸부림은 절박했지만 무의미했다. 그들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사라졌다. 통일부가 12일 공개한 탈북어민 강제북송 장면을 담은 사진들은 국가의 야만을 증언한다.언론 호칭은 탈북 또는 귀순 어민이지만 그들은 북송 때도 지금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북송 5일 전 동해상에서 해군에 나포된 뒤 자필 귀순의향서를 작성했다. 귀순 의향을 밝힌 순간 그들은 헌법 3조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국가는 헌법 10조에 따라 이들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져야 했다.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을 강제로 추방했다. 그들이 탈북 후 귀순해 국민이 된 과정도 은폐했다. 북송 당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경비대대장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상황을 보고한 문자메시지가 기자 카메라에 포착되는 바람에 알려졌다. 국민이 강제 북송된 사실을 쥐도 새도 모를 뻔했다. 정부는 곧바로 그들이 선상반란으로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고 밝혔다. 범죄 현장이자 증거인 선박은 소독해 북한에 돌려줬다. 국가안보실장, 통일부 장관은 귀순 의사가 없었다고 중언부언했다.변호사 문재인은 1996년 참치잡이 어선 페스카마호에서 한국, 인도네시아 선원 11명을 살해한 중국 조선족 선원들을 변호했다.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대통령 문재인은 국민을 흉악범이란 이유로 고문과 공개처형의 나라 북한으로 '반환'했다.흉악범이라지만 자백뿐이다. 헌법 12조7항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 수사, 기소, 재판 등 모든 사법 절차를 생략하고 '묻지마 흉악범'이란다. 정부는 헌법을 조목조목 유린했다. 공개적이고 당당하게 국제법을 위반했다.국민 이대준은 정황만으로 월북자가 됐다. 국민 2명은 자백만으로 흉악범이 됐다. 이대준은 해상에

  • [참성단] 키오스크와 디지털 소외

    [참성단] 키오스크와 디지털 소외 지면기사

    키오스크(kiosk)는 현재 무인전자기기란 뜻으로 통용된다. 2010년 무렵에 등장하여 은행의 ATM, 건물 안내, 지하철과 시외버스 승차권 무인판매, 관공서의 무인 민원 발급기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편의점·패스트푸드점 등에서도 도입하는 곳이 많아졌다.키오스크란 말은 궁전 또는 별궁(別宮)을 지칭하는 페르시아어 쿠슈크(kushk)에서 비롯된 튀르키예어(터키어) 쾨슈크(kO k)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이 유럽으로 퍼져 20세기 들어서부터 길가에 설치된 작은 박스형 가게들을 키오스크라 했다. 또 튀르키예어 의자에서 나온 말로 대성당(cathedral)이 있는데, 이 말은 현재 가톨릭에서 주교가 주석하는 큰 성당이란 뜻으로 쓰인다. 오르한 파묵의 추리소설 '내 이름은 빨강'은 이 같은 튀르키예의 문화와 예술을 잘 그려냈고, 이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한편 황제를 뜻하는 시저(Caesar)는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æsar)에서 나온 말로 독일어로는 카이저(Kaiser)가, 러시아에서는 차르(tsar)가 됐다. 또 영어의 피터, 러시아어의 표트르는 십이사도의 한 사람인 베드로에서 나온 말이다. 언어의 기원은 알 수도 없고 밝혀내기도 어렵지만, 어떤 단어들은 기원도 분명하고 인류사회와 세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최근 코로나19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러나 키오스크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우선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며,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발전되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터인데, 이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시급해 보인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대도시에 거주하는 55세 이상의 시민들 가운데서 키오스크를 이용하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45.8%였다. 시니어 세대의 절반 이상은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않거나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이에 대한 대책들이 속속 나오고는 있으나 디지털 소외

  • [참성단] 정현과 조세혁

    [참성단] 정현과 조세혁 지면기사

    수원 출신 정현(26·삼일공고졸)은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 한국 테니스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2년 뒤 ATP(남자프로테니스협회) 랭킹 100위 안에 들어 US오픈 16강에 빛나는 이형택(46)을 이을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만 21세 이하 8강 초청대회에서 우승해 국내 테니스인들을 들뜨게 했다.정현은 2018년 초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16강에서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0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31세인 조코비치는 로저 페더러(스위스), 왼손잡이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함께 '3대 천왕'으로 불리는 최정상급 선수였다. 정현은 기세를 몰아 미국의 샌드그렌을 3-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라 새역사를 썼다. 이전 한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이형택의 16강 진출이다.지난달 정현의 랭킹은 510위. 한때 19위까지 오르며 '톱 10'을 바라봤던 것에 비해 눈에 띄는 부진이다. 지난해 1월 허리부상을 이유로 호주오픈에 불참한 뒤 대회 출전소식이 감감하다. 수술을 받고 통증 치료를 하면서 재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복귀 시점이 불투명해 보인다.지난주 조코비치의 남자단식 4연패로 막을 내린 윔블던대회 14세 이하 남자단식에서 조세혁(14)이 우승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결승에서 커렐 오브리엘 은고노에(미국)를 2-0으로 완파했다. 예선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5게임을 하면서 1세트만 내주는 완벽한 플레이로 전승했다.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조세혁은 전북체육회가 선정한 월드스타 육성 선수다. 훈련과 경기에 전념하기 위해 학교도 그만뒀다고 한다. 올해 5월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운영하는 14세부 유럽투어 팀에 선발됐다. 대회 출전 전 4강이 목표라고 했으나 기대 이상 선전했다.한국 테니스가 남녀 모두 동반 침체기다. 정현은 부상으로 갈림길에 섰다. 차세대로 평가된 권순우(24)는 윔블던에서 조코비치를 만나 선전했다는 평이나 하락추세가 완연하다. 여자 선수는 이름조차 생소할 정도다. 주니어 때 정현에 밀렸던 메드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