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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사주(四柱) 지면기사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말연시가 되면 사주팔자를 보면서 한 해의 운세를 점쳐보는 일을 즐겨 한다. 이른바 역학(易學)과 철학(哲學)의 원리에 의해 사람은 태어난 해(年)와 달(月), 날(日), 때(時)의 정해진 운명에 따라 일정한 인생길을 걷게 된다는 주장이다. 사주를 제대로 풀이해 낼 수 있다면 인간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에는 일부 가톨릭이나 개신교 신자들 조차 역술인을 찾아 자신의 운명이나 운세를 점쳐달라는 이들이 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요즘 시중에선 대통령 후보들의 사주팔자에 대한 설왕설래로 가득하다. 세 사람만 모이면 각 당 대통령 후보들의 인물평이나 사주, 관상을 얘기하면서 흥미를 돋운다. 실제 대통령 후보나 부인, 측근들이 직접 유명하다는 역술인이나 스님을 찾는 일이 많다고 한다.주간지나 심지어 일간지 등 언론에서도 역술인들을 통해 대통령후보 본인들의 의사에 관계 없이 사주와 관상을 분석, 독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고 대선후보들 조차 여기에 관심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DJ가 96년 대선을 앞두고 찾아갔을때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을 예언했다는 경북 봉화의 한 스님에게는 지금도 수많은 정치인과 대선후보, 또는 부인들의 예방(?)이 줄을 잇고 있다. 몇 해 전에는 사월 초파일 전날 법당에 자리가 없어 일부 유력 정치인들이 담요를 뒤집어 쓰고 마당에서 밤을 지샌 다음날 무릎걸음으로 수십개의 계단을 기어 올라가 스님에게 봉양을 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어떤 후보는 최근 이 곳 스님이 직접 자신에게 대권이 갈 것이라고 예언했다며 한껏 고무됐다는 후문이다.우리 정치인들이 자신의 운세를 점치거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용하다는 단골 역술인을 찾는 것은 흔한 일이다. 국내 일부 대학원에서도 사주를 다루는 명리학 강의가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시대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보다는 정치인들에게 미래에 대한 신념과 확신 있는 비전을 더욱 보고 싶어 한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야 헤아리지 못하겠는가 마는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이나 그 주변 사람들이 사주나 관상(觀相)에 일희일비(一喜一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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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 지면기사
최근 집주인이 기르고 있던 애완견의 공격을 피하려다 부상을 당한 세입자에게 집주인은 1천300만원의 피해보상을 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작은 화제가 되고 있다. 당연한 일인데도 뉴스와 화젯거리가 된다는 사실이 우리나라에서 개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나 개의 천국이라는 프랑스에서도 개로 인해 사람이 피해를 입으면 예외없이 주인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진다. 미국에서는 지난 6월 사람을 물어 숨지게한 개의 주인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개 사육에 대한 주인의 사회적 책임을 물은 것이다.동물 전문가에 따르면 원래 동물들은 같은 종족끼리는 싸우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수놈들은 무리의 리더가 되고자 할 때와 암컷을 차지하고자 할 때 두가지 경우에만 승부를 가린다고 한다. 리더가 되고자 하는 것은 무리의 안전을 위해, 암컷을 차지하려는 것은 종족번식을 위해서다. 그 외에는 불필요한 싸움을 하지 않는다. 이 두가지 목적을 위해 싸울때도 패자의 목숨을 빼앗을 정도로 위험하게 하지 않는다. 적당한 선에서 승부가 가려지면 패자는 꼬리를 내리고 자리를 비켜준다.이런 동물들도 사람과 함께 살면서 집짐승이 되면 싸울 때 페어플레이가 사라지는 등 성격이 포악해진다고 한다. 불독은 원래 소와 싸움을 시키기 위해 유럽에서 품종개량을 한 개여서 투쟁본능이 강하다. 그렇지만 동료를 물어죽이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불독이 집안에 들어와 사람과 함께 살면서 동족을 물어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애완견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개는 지능이 높아 스트레스에 예민하고 심한 경우 성격장애도 일으킨다. 주인이 칭찬에 인색하고 체벌을 가하면 인간을 혐오하고 난폭한 성격을 갖게 된다.일본의 시사평론가인 우에마에 준이치로(上前淳一郞)가 최근 펴낸 한 저서에서 소개한 다음과 같은 내용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미국의 한 동물원에 가면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동물이 있습니다. 이곳을 들여다 보시지요'라고 쓰여있다. 들여다 보면 거울이 있고 거기에 자기의 얼굴이 비추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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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살인 지면기사
'고문(拷問)'의 '拷'는 '매 때릴 고'자다. 곤봉, 채찍, 곤장(棍杖) 같은 몽둥이 등으로 때려가며 죄를 묻는 게 '고문'이고 그런 몽둥이를 '신장(訊杖)'이라 했다. 곤장 중에서도 길이 5자7치(약160㎝)의 치도곤(治盜棍)이나 5자8치의 중곤(重棍)으로 때리는 조선시대 형조의 사령을 '패두(牌頭)'라고 불렀다. 망나니가 목만 쳤다면 패두는 곤장만 때렸다.'고문' 하면 고문 받다 죽은 신라 충신 박제상(朴堤上)이나 조선 초기의 사육신, 일제 때의 유관순 열사, 그리고 탁 치니까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군부터 떠올릴지 모르지만 인류 역사는 '고문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시대의 패두와 같은 고문꾼이 없는 시대가 없었고 16세기 독일의 프란츠 슈미트와 같은 악명 높은 고문 기술자가 없는 나라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어떤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의 보고서인 '80년대의 고문'만 봐도 '더욱 악랄해졌다'는 게 이의 없는 결론이다.소설이나 영화도 단절 없는 고문사(史)를 외친다. 조지 오웰의 '1984년' 주인공 윈스턴은 '권력통치에 회의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체포돼 갖은 고문을 당하고 레마르크의 '개선문' 주인공 라비크는 나치의 혹독한 고문을 당한 뒤 파리에서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을 발견, 끝없는 추격 끝에 살해한다. 71년 개봉된 이브 몽탕 주연의 '생사의 고백'을 비롯해 86년 TV에서 방영됐던 '소피의 선택' 등도 고문 영화다. 나치나 일제 만행 영화엔 으레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고문 장면이 나온다.박제상의 발바닥 가죽을 벗겨 뾰족뾰족 칼 끝 같은 갈대 그루터기 위로 걷게 했다는 것부터 벌겋게 달군 쇠몽둥이에 음부를 찔려 죽었다는 궁예의 아내를 비롯해 고문 방법도 악랄하기 그지없다. 달군 쇠꼬챙이로 항문을 찌르는 나라(시리아)도 있고 대소변을 먹이는 나라(인도)도 있다. 고문 후유증도 심각하다. 이번에 밝혀진 검찰청 고문 쇼크 사망 역시 '죽을 사(死)'의 과실 치사가 아닌 '죽일 살(殺)'의 엄연한 살인 행위다. “의욕이 지나쳐 실수를”은 말이 안된다. 지엄한 처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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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는 시나리오 지면기사
일본의 JIT경영연구소는 지난 95년 4월 회사를 망치는 10대주의(主義)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회사에 관한한 우리가 가장 잘 안다-나를 중심으로 한 우월주의 ②풍파를 일으키지 말고 온건하게 하라-사내평화를 위한 적당 주의 ③나와 본사는 지시하는 사람이지 지시받는 사람이 아니다-자기 중심적 일 처리주의 ④열심히 일한다고 누가 알아주나-냉소주의 ⑤업무가 바빠서 개혁같은 것은 못한다-현상유지 주의.그 다음은 ⑥지금 잘하고 있는데 왜 바꾸는가-안일주의 ⑦우리가 하는 일은 성격이 특수하다-특수의식 주의 ⑧대장이 그렇게 하라면 하는거지-노예의식 주의 ⑨우리 회사는 망할 리가 없어-천하태평 주의 ⑩우리는 잘하고 있는데 그쪽이 문제야-책임회피 주의. JIT는 이같이 열거하면서 이중 3가지 징후가 나타나면 이미 그 조직이나 회사는 '요 주의'상태에 있고 5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회사가 망하는 길로 들어가는 위험수준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10대 주의를 보면 모두가 '나'와 '우리'중심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것이 공통점이다.엊그제 서울시의 이명박 시장과 간부급 공무원들이 도내 용인의 삼성 인력연구원에서 서울 신화 창조를 위한 특별연수를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서울시의 망하는 시나리오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발표자들은 시민 삶의 질이 떨어지고 국내외 기업이 떠날 때, 기초 자치단체와 분열이 생길 때 서울시가 망한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적당주의가 팽배해 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일간 문화의 차이는 있지만 JIT가 제시한 10대주의에 해당되는 요인들이다.서울시 간부들은 망하지 않으려면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해법을 내놨다고 한다. 에디슨같은 천재 발명가도 1%의 영감을 얻기 위해 대학노트 수만권 분량의 메모를 남길 만큼 열심히 일했다고 하니 일단 해법의 방향은 옳은 것 같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맘놓고 일할 만한 분위기가 돼 있는지가 문제다. 비록 서울시의 이야기이지만 경기도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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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부자들 지면기사
‘부자동네에 잘못 들어가 살다간 쪽박차고 나오기 십상’이라고들 한다. 돈 많아 흥청대는 이웃들 과시욕에 기죽기 싫다며 멋모르고 흉내내다 보면 있는 재산 다 털어먹고 알거지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하기야 재산 좀 모았다 하면 남들이야 어떻게 살든 흥청망청 호화 사치에 여념이 없는 이들이 세상엔 참 많다. 특히 투기 등으로 하루 아침에 재산가가 된 졸부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경향이다. 쉽게 벌었으니 쓰는 일도 그만큼 쉽다고 여겨지는 모양이다.그런가 하면 이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자신의 부(富)를 과시하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재벌기업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경우로, 그들은 금융지원 등을 남보다 더 잘 받기 위해 생산고 및 매출고 따위를 일부러 부풀려 보이려고 애쓴다. 그만큼 돈을 많이 벌어들이고 있으니 마음놓고 지원 투자를 많이 하라는 속셈에서다. 가난한 기업보다는 돈 많이 버는 기업에 투자해야 이익도 많아지고 원금 돌려받기도 쉬워진다는 사회 저변의 심리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것이다.하지만 세상엔 꼭 그같은 부자들만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최근 중국의 몇몇 부호들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100대 갑부 명단에 포함된 것을 몹시 분개하고 있다고들 한다. 어떤 부호들은 “아주 기분 나쁘다. 이런 명단의 배후가 의심스럽다”고 했고, 또 어느 부호는 “자산 액수가 최소한 8배나 부풀려졌다”고 격노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조금만 재산을 모아도 부풀려 자랑하던 이들만 보아와서일까, 무척 겸손한 부자들도 있다 싶었는데. 진짜 부자들의 자세는 역시 그래야 한다며 섣부른 감탄도 했고. 하지만 정작 속뜻은 전혀 다른데 있었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돈 많다는 게 알려지면 세금추적을 받기 때문이라나.남들이야 어떻게 보든 쉽게 번돈 쉽게 쓰자며 흥청대는 멋모르는 졸부들, 남의 돈 더 끌어쓰기 위해 있는 것 없는 것 다 과시하는 일부 재벌, 세금포탈을 위해 일부러 부(富)를 감추려는 부호들. 누가 더 나은 부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돈 잘버는 이들은 무언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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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지면기사
워즈워드의 유명한 시 'rainbow(무지개)'의 'rain'은 비, 'bow'는 활이다. 신이 사냥을 하다가 잠시 세워둔 활(天弓)인가. 불어의 무지개 '아르콩시엘'도 'arcon'은 활처럼 굽은 모양, 'ciel'은 하늘이니까 '하늘의 아치 문'이라는 뜻이다. 신들의 파티장, 축제장 출입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중국의 무지개는 왜 벌레 충 변의 홍(虹)자인지 모른다. 하늘에 사는 거대한 7색 벌레(충)의 예쁜 짓(工)으로 보았던 것인가. 흥미로운 것은 '虹'자와 더불어 벌레 '충'옆에 '東'이나 '帶'가 붙은 '동'자 '체'자 무지개를 수(♂)무지개라 하고 '兒'가 붙은 '얼'자 무지개와 '雨' 밑에 '兒'가 붙은 '예'자 무지개를 암(♀)무지개라 한다는 점이다. 지난 5월26일 저녁 때 일본 도쿄 하늘에 뜬 쌍무지개는 암수 한 쌍이었을 것이다. 암무지개가 위쪽이냐 아래쪽이냐 하는 설은 팽팽하지만….아무튼 그리스 신화에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들의 사자(使者) 이리스(Iris)가 무지개의 여신으로 나오고 아메리카 인디언이나 중국을 비롯한 고대 동남아에서는 천상의 신이 물을 마시러 타고 내려오는 곱고도 찬란한 미끄럼틀로 알았다. 성경의 무지개 해석도 환상적이다. 노아의 홍수 이후 다시는 홍수로 지상의 생물을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신의 보증 표시라는 것이다. 무지개가 선 곳의 땅 밑에는 금덩이 등 보물이 묻혀 있다고 믿기도 한다. 그리스, 아일랜드, 노르웨이 사람들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부정(不正, 不貞)과 사기(邪氣)의 조짐으로 여기기도 한 우리 선조들의 삭막한 부정적 무지개관(觀)이다.관점이야 어떻든 '늦봄에 보이기 시작해 초겨울에 감춰져 보이지 않는다(季春虹始見 孟冬虹藏不見)'는 '예기(禮記)'의 기록처럼 무지개란 자주 하늘에 떠야만 무지개답고 하늘답다. 지난 7월26일 오후 프로야구 경기가 한창인 인천 문학경기장 위로 장장(?) 10여분간 떠오른 무지개야말로 얼마나 곱고 또 고왔던가. 그런데 90년대 이후 30% 이상이나 횟수가 줄어들었다는 게 기상청 발표다. 그 원인 제공자들을 깡그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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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前職들 지면기사
지구상엔 전직 대통령들도 많지만 미국의 지미 카터만큼 세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으며 행복에 겨워할 인물도 드물 성싶다. 사실 그는 재임시절만 해도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지나친 인권 강조가 많은 이들의 비웃음을 산데다, 하필이면 퇴임 직전 ‘이란 인질사태’까지 터지는 바람에 그의 인기가 한없이 추락했던 것이다. 그런 그가 퇴임 후엔 ‘제일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으로 변신했다. 퇴임 후 그는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을 찾아다니며 평화를 심느라 동분서주했고, 무주택 빈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자선활동을 벌이면서 세인들을 크게 감동시켰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올 연말엔 노벨 평화상까지 받게됐다.그에 못지않게 행복할 듯싶은 전직 대통령이 또 한사람 있다. 재작년에 퇴임한 빌 클린턴이다. 백악관을 떠난 후 그는 ‘세계가 좁다’하고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왕성한 외교활동을 벌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물론 호주 폴란드 중국 등 지구촌 곳곳에서 강연료로 벌어들이는 돈도 사뭇 엄청나다. 지난 한햇동안만 해도 무려 60여차례 강연으로 자그마치 920만달러(약 112억원)나 벌었다. 여기에 거액의 회고록 고료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돈방석에 올라 앉았다 하겠다.그런데 요즘 또 한창 그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올 가을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하원에 출마할 민주당 주자들이 다투어 ‘클린턴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의 지지만 얻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堂上)’이란 말까지 나돌 정도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그의 인기는 민주당 미시간주 의장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도 충분히 읽혀진다. “정말 엄청났다. 사람들이 모두 그와 얘기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기금 모금에 참여했고, 그의 말을 듣기 위해 공공행사에 몰려들었다.”참 부럽다. 우리는 어느 대선 후보가 전직 대통령들 중 한사람을 찾아갔다가 기껏 오르던 인기가 되레 곤두박질 친 일도 있었는데. 이 역시 남다른 국민성이나 정치상황, 아니면 또 다른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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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문화 지면기사
'역사를 안고 중국인의 가슴을 적신다'는 양쯔강은 중국문명의 뿌리다. 그래서 양쯔강을 모르고서는 중국을 말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사전에는 길이 5천800㎞로 세계에서 3번째로 긴 강이라고 적고 있지만 6천300㎞ 또는 6천380㎞라고 알려져 있다. 지류가 700여개나 되고 유역에 형성된 도시와 마을이 한반도의 8배나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홍수가 나면 수천명의 인명피해가 나는 것은 보통이고 물이 모두 빠져 나가는데만 무려 석달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중국인의 느긋한 성격과 기질은 이러한 자연환경과 기후의 영향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 물이 빠져나가는 동안에는 모든 일을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맞춰 할 수밖에 없다는 자연 순응의 태도가 느긋한 성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공건(孔健)저 '일본인과 중국인')일본의 경우 홍수가 나도 아무리 길어도 4∼5일이면 물이 빠져나가고 하늘이 맑게 개어 뒤처리도 빨라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들이 일본인의 성급한 성격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한국도 일본과 비슷하나 일본인들이 조급한 성격을 속에 감추고 뒷일을 준비하는 반면 한국인은 사계절이 분명한 만큼 조급함을 감추지 못한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도 있다.한국인은 원래 중국인처럼 여유있고 느긋했으나 6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과 전시행정 결과 조급한 성격으로 변화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모든 공사는 공기를 앞당겨야 하고 정치와 행정의 결과는 임기내에 완료돼야 하는 전시행정이 조급한 성격을 유발, '빨리빨리'문화를 형성했다고 보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는 꼼꼼함을 생략하는 '대충대충'의 부정적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오늘날 중국이 시장경제 체제도입 이후 짧은 기간중 고속 경제성장과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룩한 것을 보면 중국인의 느긋한 성격도 이제는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가 한국이 외환위기로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빨리빨리 문화의 덕분이었다고 보도해서 흥미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환위기 극복의 빨리빨리 문화가 새로운 부실을 잉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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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경기대회 지면기사
프랑스 파리가 세계 제일의 '장애인을 위한 도시'를 선언했다. “앞으로 10년간 6천만유로(약 750억원)를 들여 휠체어 장애인 등 모든 장애인의 통행과 활동의 편의를 위한 장애인 천국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지난 7월9일 파리 시청 발표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장애인'을 위해 '장애물'을 없애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개 도시가 아닌 글자 그대로 장애인 천국, 장애인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담 장애인 장관부터 필요한지 모른다. 프랑스가 88년 6월 40대의 반신불수 장애인 미셸 질베르씨를 후생복지장관에 임명함으로써 보다 절실한 감각과 이해로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펼치도록 했던 것은 모범적인 사례다.영국도 맹도견을 앞세워 출퇴근하는 50세의 시각장애인 블렁킷을 97년 5월 교육부장관에 임명했다. 그는 그의 능력에 대한 반신반의 중 '반의(半疑)'와 우려를 말끔히 씻으며 장관다운 업무를 수행했고 작년 6월엔 내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는가 싶더니 금년엔 총리 물망까지 올랐다. 한쪽 귀가 어둡고 입이 비뚤어져 공용어인 영어와 불어 발음도 제대로 못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재무장관 입각을 비롯해 아홉 번이나 장관을 지낸 뒤 총리가 된 캐나다의 장 크레티앵은 어떤가.우리도 장애인 선진국이었다. 영의정 남구만(南九萬), 좌의정 박세채(朴世采)에다 지체장애인인 윤지완(尹趾完)대감을 우의정에 임명했던 임금이 바로 조선시대 숙종이 아니었던가. 이른바 '척족(隻足)대감' '한 다리 정승'이라는 별명의 그 윤대감이 체직(遞職), 즉 벼슬자리를 바꿔 달라고 상주하자 숙종은 단연코 거절했다. “척족 정승이 자랑이면 자랑이었지 어찌 물러난단 말이오.”43개국 2천500여명이 참가한 채 부산에서 개막된 아·태 장애인 경기대회에 대한 외면과 무관심이 너무나 안타깝다. TV 뉴스에서도 끝자락에 가서야 잠시 비쳐지고 신문의 비중 또한 가볍기 이를 데 없다. 이겨내기 어려운 좌절과 참기 힘든 고통을 극복하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저들 장애인의 혼신의 안간힘이야말로 전 비장애인의 힘찬 기립박수 감일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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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입학불허" 지면기사
미국의 한인들 가운데 담배가게를 하는 교포중에는 경찰의 함정단속에 걸려 벌금을 문 경험이 있는 사람이 꽤 있다고 한다. 경찰관이 미성년자에게 돈을 줘 담배를 사오게 한 다음 이 소년과 함께 그 가게를 찾아가 담배와 거스름돈을 증거물로 제시하면 이 주인은 꼼짝없이 벌금을 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각 주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회 적발시 500달러, 2회 적발시 1천달러, 3회 이상은 판매면허 취소 등과 같은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 대학생이라 할지라도 술은 만 21세, 담배는 만 18세 미만이면 일절 판매해서는 안 된다.매사추세츠주의 노스마운트 허몬 스쿨이라는 고교에서는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적발되면 한달에 한번 발행되는 학교소식지에 흡연을 한 몇 학년의 아무개에 대해 경고처분을 했고 재발견때는 퇴학 등 중징계할 예정까지 게재해서 전교생에게 알린다. 물론 해당학생의 이름을 익명으로 발표하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누구나 다 알게 된다고 한다. 많은 중고교에서는 흡연 음주 성문제 등에 관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그 지역의 유명 의사나 전문가를 초청,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한다.최근 인천 생활고교가 전국 고등학교로서는 처음으로 담배를 피우는 학생에게 입학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내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을 발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입시 신체검사때 일산화탄소 측정기, 소변측정기를 동원해서 흡연유무를 가려내 입학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금연 욕구는 강한데도 뜻과 마음대로 금연을 할 수 없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이 2명중 1명꼴로 세계 1위여서 이에 대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기는 하다.최근 외국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모 모두가 흡연할 경우 자녀의 흡연율은 11.3%(아들)∼20.7%(딸)로 부모가 비흡연일 때(6.5%)보다 높고 흡연동기도 호기심, 친구의 권유, 갈등해소 등으로 나타나 청소년흡연의 책임이 반드시 청소년 본인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들의 흡연예방을 위해서는 부모나 가정의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