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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러시아 떠나는 스타벅스

    [참성단] 러시아 떠나는 스타벅스 지면기사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지구촌 탄산음료 시장 패권을 겨루는 라이벌이다. 후발 주자 펩시는 팝스타 프린스를 내세우고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참신한 마케팅 전략을 설계했다. 1980년대 중반 지구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코카콜라보다 더 맛있다는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코카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했다.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를 '브랜드' 힘으로 본다. 소비자들은 맛보다는 상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다. 코카콜라 상표는 펩시에 비해 소비자 뇌리에 강력하고 호의적으로 인식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소비자 대부분은 제품을 사는 정확한 이유를 모르며 그저 어렴풋하게 알고 있다고 한다.이처럼 비이성적 소비행태를 겨냥한 판매전략이 있다. 뇌과학과 생물학, 심리학을 결합한 '뉴로 마케팅'이다. 코카콜라는 상표를 모르게 했을 때보다 미리 알려주고 맛 테스트를 했을 때 선호도가 더 높았다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의 막강한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기법이 뉴로 마케팅이다.코카콜라, 맥도날드, 피자헛에 이어 스타벅스와 나이키가 러시아를 떠난다. 스타벅스는 130개 매장을 모두 접기로 했다며 2천여명 직원들에게는 6개월 치 급여를 지급하고 구직활동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진출 15년 만이다. 외신은 나이키도 러시아 최대 가맹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햄버거와 커피, 탄산음료는 중독성이 강하다. 빅맥과 아메리카노 커피에 길든 모스크바 시민을 겨냥한 유사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이유다. 러시아 음료 생산업체 '오차코보'는 최근 탄산음료인 '쿨 콜라', '팬시', '스트리트'를 내놨다. 코카콜라, 환타, 스프라이트를 대체한 '짝퉁' 제품이다. 하지만 모스크바 시민들 입맛을 달랠지는 미지수란 전망이다.소비에트연방국을 승계한 러시아는 국력은 쇠했어도 경제 자유화와 개혁·개방 노선을 추구했다. 비록 독재정권이나 서방세계와 다르지 않은 소비문화가 정착됐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민들 삶의 질이 1980년대 구소련 수준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맥도날

  • [참성단] '박지현' 논란

    [참성단] '박지현' 논란 지면기사

    2020년 4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 박지현을 '추적단 불꽃'이라는 익명으로 만났다. '추적단 불꽃'은 2019년 탐사보도 공모전에 참가하려던 두 여대생이 결성한 아마추어 기자단이다. 텔레그램에서 대어를 낚았다.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단체 채팅방에 잠입해 악마들의 실체를 추적했다. 언론사들과 협업해 'n번방'의 실체를 세상에 알렸다.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특별상'을 결정했다.추적단 불꽃의 '불'이 2022년 박지현이라는 실명을 밝히고 민주당 이재명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디지털 성범죄 방지에 일조하겠다는 명분은 또렷했다. 이재명은 졌고 박지현은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 20대 박지현은 민주당 쇄신의 상징으로 부족함이 없었다.박지현이 지난 24일 국민에게 오랫동안 깊게 허리숙여 사죄했다. 지지율 급락으로 6·1 지방선거가 위태롭자 결행한 대국민 사과였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고 했다.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86세대 용퇴도 주장했다. 그녀의 사과에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당내 중진들이 함께 했다면, 민주당은 박지현을 잔다르크로 만들 수 있었다.잔다르크는 하나님의 계시로 100년 전쟁에 뛰어들어 샤를 7세에게 왕관을 씌워주고 조국 프랑스를 구했다. 샤를 7세는 잔다르크의 잠재적 권력을 시기해 그녀를 배신했다. 잔다르크는 이단재판의 판결로 화형됐다.박지현은 민주당의 잔다르크가 되기도 전에 당내 여론재판대에 섰다. 그녀의 사과를 '개인적인 의견'으로 폄하한 윤호중은 다음날 박지현 앞에서 "지도부의 자질이 없다"며 책상을 치고 퇴장했단다. 처럼회 김용민 의원은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고 꾸짖었다. 이재명의 '개딸'들은 내부총질하는 적으로 낙인 찍었다. 당내 성폭력 사건에 단호한 박지현을 여성 당원들이 막아선다. 586의 아름다운 퇴장을 호소하는 박지현을 586 중진들이 모욕한다. 선거가 잘못되면 박지현은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 선거 결과가 좋다면 이재명 덕이 될 것이다.n

  • [참성단] 볼펜 단상(斷想)

    [참성단] 볼펜 단상(斷想) 지면기사

    필기도구의 대명사는 볼펜이다. 만년필은 비싼 데다가 수시로 잉크 충전 상태를 살펴야 하는 불편이 있고, 샤프펜슬은 연필이라 수험생이 아닌 다음에야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값도 싸고 휴대하기 편한 볼펜이 널리 사용된다.현재 사용하는 볼펜과 같은 형태의 필기도구를 고안한 사람은 영국의 존 라우드(1844~1916)다. 가죽가공 사업을 하던 라우드는 가죽에 만년필을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여 지금처럼 강철 재질과 이를 감싼 소켓을 창안하고 1888년에 특허를 받았다. 이후 볼펜은 여러 차례의 보완 과정을 거쳐 1938년 헝가리의 신문 기자였던 비로 라슬리(1899~1985)가 금속으로 만든 볼 베어링을 만들고 1943년 아르헨티나에서 특허를 받은 다음, 1946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63년에 시판된 모나미153이 처음이다. 모나미는 프랑스어로 내 친구(mon ami)라는 뜻이며, 최초의 판매가격은 15원이었다. 그때 당시 삼양라면이 10원이고, 짜장면이 25원, 초등학생용 공책이 3원이었으니 제법 비싼 필기도구였던 셈이다.지금 이 모나미 볼펜은 시중에서 300원 정도에 팔린다. 5월 소비자원이 발표한 가격을 보면 서울의 자장면 평균 가격이 6천141원으로 전달보다는 5.1%, 1년 전보다는 14.1%나 올랐다. 국제 밀가루 가격 상승으로 칼국수가 8천269원, 냉면이 1만192원으로 외식 물가도 급상승했다. 내 직장 근방의 식당 된장찌개도 작년 7천원에서 9천원으로 올랐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밀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식용유 가격도 104%(18㎏기준)나 올랐으며, 옥수수와 콩 등 여타 곡물가격도 심상치 않다. 정부가 먹거리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고 미리미리 비축분도 늘려야 한다.이런 상황에서 볼펜만 거의 유일하게 오르지 않은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전자기기가 보편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이야 글을 '쓰기'보다 '치고' '누르는' 것이 대세이나 때로는 볼펜으로 쓴 손글씨가 더 호소력을 발휘할

  • [참성단] EPL 득점왕 손흥민

    [참성단] EPL 득점왕 손흥민 지면기사

    한국 축구사의 거목 차범근(69)이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할 당시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SV 다름스타트 팀에서 입단 테스트를 요구하자 '국가대표 선수가 자존심도 없느냐'고 꼬집으면서 국가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언론은 '광부나 간호사처럼 돈 벌기 위해 나라를 등졌다'거나, '어린이들 우상을 볼 수 없게 됐다'는 등 부정적 기사를 쏟아냈다. 대한축구협회는 A매치에 팀 훈련도 제대로 안 한 선수가 뛸 수 없다고 반대했다. 1년마다 방한해 친선경기를 하라는 황당한 요구도 했다.난관을 뚫고 단신으로 건너간 차범근은 1989년까지 10년 넘게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100m를 11초2에 주파하는 특급 스피드와 우월한 체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정규리그 통산 98골을 기록했다. 현재도 깨지지 않는 외국인 선수의 대기록이다. 팀을 2차례 옮겼으나 끝까지 11번을 달고 뛰었으며, 2차례 UEFA컵을 들어 올렸다. 태극마크를 달고 136게임에 나서 58골을 기록했다. 만 24세에 센추리클럽(A매치 100게임 출전 선수)에 가입했다.손흥민이 아시아인 최초로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21~2022시즌 득점왕에 올랐다. 23일 자정 노리치 시티와 시즌 최종전에서 후반 2골을 몰아쳤다. 한때 단독선두에 올랐으나 경쟁자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가 교체 출전해 1골을 넣으면서 공동수상자가 됐다. 소속팀 토트넘은 5-0으로 승리, 아스널을 제치고 리그 4위를 차지해 3년 만에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 복귀했다.흥행 규모로 EPL은 NFL(미식축구 프로리그), MLB(미 프로야구 리그)에 이은 3대 프로리그로 평가된다. 스테판 커리가 뛰는 NBA(미 프로농구리그)도 발아래다. 유럽 5대 축구리그(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가운데 시장 가치가 가장 높다.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반열을 넘어 슈퍼스타로 인정받을 전망이다.차범근과 손흥민은 빠른 발에 양발을 잘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페널티킥 득점이 드물다. 살라는 5골이 페널티킥 득점

  • [참성단] 윤석열과 여성

    [참성단] 윤석열과 여성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 외교무대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상치 못한 봉변(?)만 아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을 뻔했다. 21일 양국 정상 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남녀평등 질문에 허를 찔렸다.기자는 남성 중심의 윤석열 내각, 선진국 중 여성 진출이 매우 낮은 한국,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거론하면서 "한국과 같은 경제대국이 여성의 대표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남성 중심인 윤석열 정부를 향한 돌직구였다.윤 대통령은 답변에 앞서 몇 초간 멈칫한 채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은 "공직 사회에서 내각의 장관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질 못했다"며 "여성의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여성에게)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밝혔고, 기자회견은 서둘러 종료됐다.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윤석열 정부의 예비 내각이 발표되자 국내 언론에도 여성 홀대론이 일었지만 윤 대통령의 직접 해명은 없었다. '자리가 많으니 지켜봐달라'는 정도로 넘어갔다. 하지만 정식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 19명 중 여성은 3명, 차관과 차관급 인사 41명 중 여성은 2명뿐이다. WP 기자에겐 선진국인 한국 정부의 여성 홀대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추어 기이했을 테다.윤 대통령은 WP 기자의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국제사회의 양성평등 기준에 어긋나는 내각으로 자유시민의 남녀평등을 강조하기 힘들다. 민주당의 이재명 상임고문을 맹목적으로 추앙하는 '개딸'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가 잉태한 정치현상이다.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기간에 영부인 질 바이든은 미주 정상회의 지원을 위해 남미 각국을 방문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을 지원할 제2부속실을 폐지하고 내조를 강조한다. 대통령 부인을 규방에 가둔다니 시대착오적이다. 여성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김 여사의 역할을

  • [참성단] UFO 청문회

    [참성단] UFO 청문회 지면기사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마리너·바이킹·갈릴레오호 행성탐사 계획에 실험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설치한 전파교신장치를 통해 우주 생명체와의 교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1980년 TV 다큐멘터리 시리즈 '코스모스 Cosmos' 해설자로 유명인사가 됐다.미국 천체물리학자 닐 타이슨(64)은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명왕성은 태양계의 행성이 아니라며 카이퍼 벨트의 소행성으로 분류하자고 제청했고, 국제천문연맹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2014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우주 다큐멘터리 '코스모스' 호스트를 맡은 이후 방송인으로 변신했다.꿈 많은 청소년 타이슨이 17살 때 세이건의 집에 초대돼 저녁 식사를 했다. 집을 나서는데 눈이 오자 세이건이 다정하게 말했다. "가다가 눈이 더 오면 돌아와라, 우리 집에 방이 있으니." 하늘 같은 석학의 호의에 감동 받은 타이슨은 천문학자가 되기로 한다. 타이슨은 훗날 "대선배의 배웅을 받으면서 무엇이 아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최근 미 의회에서 '미확인 항공현상(UAP)' 청문회가 열렸다. UAP는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대신해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용어다. 해군정보국은 군용기 조종석 창문 너머로 펼쳐진 창공을 8초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조종사들이 비행하면서 찍은 것으로, 뭔가 반짝이는 것이 조종석 부근을 빠르게 지나쳐 가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이 물체가 구체적으로 뭔지 합리적 설명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52년 만에 열린 UFO 청문회에서 국방부는 "미확인 물체 봤다는 보고가 증가하고 있고, 설명 못하지만 UAP는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은 "이번 청문회의 핵심은 '미확인 항공 현상은 잠재적 국가안보 위협이라는데 있다"고 했다.인류사에 미확인 비행물체가 처음 등장한 건 BC2세기 로마제국에서다. 이후 동서양 가리지 않고 수많은 목격담이 전해지고,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혔다. 미국은 지난해

  • [참성단] 윤석열의 '임을 위한 행진곡'

    [참성단] 윤석열의 '임을 위한 행진곡' 지면기사

    신군부의 국민 학살 만행인 광주사건을 역사적으로 정립한 주역은 아이러니하게도 보수 정권인 김영삼(YS) 문민정부였다. 1995년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12·12 군사반란과 광주 학살 범죄의 공소 시효를 정지했다. 특별법 덕분에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검찰이 포기했던 전·노 두 전직 대통령을 역사의 법정에 세울 수 있었다.당시 집권여당 신한국당은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YS의 민주계가 주류였기에 가능했다. 신군부 정당과의 3당 합당을 비난하는 여론을 향해 "호랑이를 잡으려 호랑이굴로 들어갔다"던 YS는 정말로 호랑이를 잡았다. 보수진영은 광주사태, 진보진영은 광주항쟁으로 달리 불렀던 광주 민주화운동은 그때 비로소 '5·18민주화운동'이라는 법적 명칭으로 역사적 지위를 인정받았다.보수정당은 그때 확실하게 12·12와 광주만행의 업보와 결별해야 했다. 하지만 늘 극단적 소수가 문제이다. 일단의 극우 인사들은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다. 광주의 배후에 북한의 그림자가 있다고 우겼다. 반자유, 반민주, 반인권적 만행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와 증언을 무시하고 확증편향으로 역사의 진실과 맞섰다. 보수 정당은 어차피 표가 안 나오는 호남의 상처 치유에 소극적이었다. 그렇게 5·18과 광주와 호남은 보수 정당의 아킬레스건이 됐다.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시민들과 함께 제창했다. 대통령실 참모와 장관, 국민의힘 의원 전원과 동행했다. 보수 정권과 정당의 5·18을 향한 예우로서 전례 없이 극진했다. 당연한 일이 너무 지체됐다. 자유 대한민국의 민주와 인권수호 의지를 확인하는 국가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적절성을 따질 이유가 뭐란 말인가.광주의 비극이 발생한 지 한 세대를 훌쩍 지나 40여년이다. 광주가 보수와 진보의 국경이 되어 상처받는다면 역사적 퇴행이다. 5·18과 광주정신은 민주주의의 보편적인 가치이자 상징이다. 광주를, 5·18을 진보가 독점해

  • [참성단] 대통령의 출·퇴근

    [참성단] 대통령의 출·퇴근 지면기사

    오래전 직장인들 우스갯소리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부장(똑부), 똑똑하고 게으른 부장(똑게), 멍청하고 부지런한 부장(멍부), 멍청하고 게으른 부장(멍게)이 있다. 4가지 유형 중 당신의 상사라면 좋을 타입은 누구인가. '똑게'가 최상이고, '멍부'가 최악이라고.'똑부'는 탁월한 업무 처리 능력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고 뛰어난 성과를 내지만 부하들을 피곤하게 한다. '똑게'는 늦은 출근에 칼퇴근이나 탁월한 능력으로 직원들 부담을 덜어주고 성과를 올린다. '멍부'는 일찍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직원들을 힘들게 하나 사고만 치고 성과는 바닥권이다. '멍게'는 능력도 안 되고 게으르지만 그렇다고 성과를 내라며 직원들을 몰아치지 않는다.대통령 출근 시간을 두고 여·야 공방이 거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9시 12분에 대통령실에 도착한 사실을 두고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취임 다음날 9시 넘어 출근하는 등 2차례 지각했다고 꼬집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시 전에 출근도 안 한다"면서 "시민 불편이 심각하다고 하니 아예 매일 일부러 지각하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라고 비판했다.방송인 김어준은 "9시 넘어 용산에 도착했는데 지각이라 하지 뭐라고 하냐"며 거든다. 청와대 있을 땐 맞는데 출퇴근을 안 하면 어떻게 하느냐, 24시간이 업무라는데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것도 업무로 봐야 하냐며 다른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공세는 안보 분야로 번졌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3발을 발사했는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조차 열리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도 6시 땡치고 퇴근했다고 한다"고 했다.대통령실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북한 미사일 도발 때 일찍 퇴근했다는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밝혔다며 저녁 늦게까지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업무는 24시간 중단되지 않는다, 출퇴근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청와대에 머문 전임자들은 출퇴

  • [참성단]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법무

    [참성단]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법무 지면기사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이 되도록 아직도 내각이 구성되지 않았다. 이례적인 일이다. 거대 양당의 기 싸움과 정치 셈법이 다른 게 원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겉으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상은 민주당의 반대에도 장관 임명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것이고, 민주당의 진짜 속내는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아니라 한동훈 법무장관의 낙마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여당이 대장동과 탈원전 정책을 빌미로 검찰을 동원하여 정치 보복을 시도하려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잘잘못을 떠나 고 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에서 보듯 정치 보복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여당은 여당대로 부패와 부정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해서 차후에 정책을 핑계로 정치적 이득을 추구하려는 오랜 관행을 끊어내고, 이를 통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민주당의 전략은 한덕수 총리 인준을 대가로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 철회를 얻어내고 싶은 것이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입장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총리를 포기하더라도 한 법무 임명을 단행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만일 양당의 숨은 의도가 이러하다면 총리 인준과 내각 구성은 한참 더 뒤로 밀리고 그 시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시와 소설을 비롯해서 역사서 등 문자 텍스트를 놓고 이리 읽어보고 저리 생각하면서 진짜 숨은 의도와 맥락을 읽어내려는 오랜 독서습관이 이런 판단을 내리게 된 근거인데, 이것이 글쟁이의 허황된 문학적 상상이길 바랄 뿐이다.이 같은 양당의 치킨게임을 지켜보면서 문득 임진왜란 당시 당파의 이익과 정치적 이해에 밀려 동인과 서인이 전쟁의 가능성에 대해 다르게 판단을 내리는 바람에 7년간 전쟁의 참화를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동인 김성일과 서인 황윤길의 엇갈린 보고와 주장이 그것이다.정치의 목표는 국민의 삶을 돌보고 국익을 실현하는데 있어야 하는데, 정당의 목표는 정권 쟁취와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쥐는 당익(黨益)에 우선권이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인플레·환율·고물가·에너지·식량 등

  • [참성단] 북한 코로나19

    [참성단] 북한 코로나19 지면기사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2년 반만에 방역 총력전에 돌입했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폐렴'으로 최초 발생한 때가 2019년 11월, 북한은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했다. 지난 11일까지 확진자가 단 1명도 없는 코로나 청정국이 바로 북한이었다. 그랬던 북한이 지난 12일 느닷없이 "우리의 비상방역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개했다.북한이 공개한 '유열자' 발생 추세는 가파르다. 12일 1만8천여명, 13일 17만4천400여명, 14일 29만6천여명이 새로 발생했단다. 유열자가 정확한 검사를 받은 확진자를 의미하는지 모호하다. 유열자를 단어 그대로 발열 증상자로 해석하면, 실제 감염자는 추정 불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열병식에 북한 전역에서 대규모 군중이 평양에 집결했다가 흩어졌으니 특정 지역 봉쇄로 해결될 가능성도 적다.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지만 북한의 사정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재앙이 우려된다. 북한은 국경을 봉쇄하면서 코로나19 방역도 포기했다. 감염검사와 백신접종이 없었고 치료제는 없다시피한 모양이다. 북한 주민들은 코로나19의 순결한 숙주인 셈이다. 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지난해 연말 공개한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영양결핍 인구 비율이 42.2%로 세계 최악 수준이다. 의학적으로 영양결핍은 면역력 결핍과 동의어다.북한의 방역 수준이 애처롭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높은 정치의식으로 비상방역사업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1호 약품' 기증으로 당 간부들의 약품 기부를 독려했단다. 노동신문은 '고려치료방법'이라며 패독산, 안궁우황환, 삼양우황청심환 등 한약 처방은 물론 금은화(인동초 덩굴 꽃)와 버드나무잎 등 민간요법도 소개한다.전세계에 백신이 넘쳐나고 치료제가 개발된 마당에 조선시대 혜민서 수준의 한방 방역은 시대착오적이다. 국내 백신 잔여량이 1천477만회분에 이르고 지난달까지 폐기된 백신만 233만회분이 넘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