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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우크라이나 고려인 피난민 지면기사
일제 식민지 시절 조선 민족은 나라 밖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일제는 식민지 청장년을 제국의 노동노예로 강제징용했다. 독립투사들은 광복 투쟁을 위해, 수많은 동포들은 먹고 살기 위해 중국동북지방과 러시아 연해주에 둥지를 틀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광복, 이어진 6·25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이주지에 갇혔다. 일본의 자이니치, 중국의 조선족, 러시아의 고려인의 100년 넘는 디아스포라 여정은 우리 역사의 아픈 손가락이다.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고려인'의 역사적 통증은 각별하다. 자이니치, 조선족들은 모진 차별 속에서도 이주지에 민족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었다. 반면 고려인들은 끊임없이 이주를 강요받았다. 소련 독재자 스탈린은 1937년 연해주 거주 고려인 17만여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시켰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속에서 사망한 고려인들이 기차 밖으로 버려졌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황무지에 내동댕이쳐진 고려인 중 상당수는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등지로 또 한 번 흩어졌다. 그들은 맨손으로 황무지를 논밭으로 만들어낸 기적으로 생존했다.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러시아와 신흥 독립국가들로 해체되자, 소련 국적 고려인들은 다른 국적민들로 뿔뿔이 흩어졌다. 해체과정에서 국적을 증명하지 못해 무국적자가 된 고려인들이 부지기수라니, 몇 대에 걸친 역사적 유랑의 결과치고는 혹독하다.최근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전쟁터를 벗어나려 모국으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 폴란드 몰도바 등지로 피난했다가 최종적으로 대한민국을 찾은 것이다. 정부도 지난 3월부터 여권도 비자도 없는 고려인 난민들에게 여행증명서를 발급해주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벌써 1천200여명의 동포들이 인천 함박마을을 비롯한 전국의 고려인 마을에 피난처를 마련했다.그런데 항공료가 없어 피난하지 못한 동포들도 많고, 맨몸으로 피난 온 동포들은 생계가 막막하단다. 민간에서 항공료 지원 모금행사를 열었다 하고, 지난 9일 인천시청 앞에서는 피난 동포들이 당장의 생계지원을 호소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한다.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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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지면기사
중동 산유 부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인 통치자는 국왕이 아닌 무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37)다. 2015년 형의 사망으로 왕위를 계승한 아버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86세 고령으로, 아들에게 실권을 넘겼다. 빈 살만의 공식 직함은 왕세자 겸, 제1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다. 1천24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재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영국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구단주다.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절대권력을 지닌 젊은 지도자를 곱지 않게 본다. 사우디 정보당국 전직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빈 살만은 '사이코패스(반 사회성 성격장애)'이며 2014년 당시 삼촌인 사우디 국왕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빈 살만은 2018년 사우디 출신의 워싱턴포스트 소속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납치·피살된 사건의 배후로도 지목됐다. 왕실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던 그의 죽음을 조사한 유엔과 미 정보 당국의 추론이다.6천억 달러(754조원) 규모의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9일 영국 런던 센추리온 골프클럽에서 첫 대회를 열었다. 전(前)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 필 미켈슨(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재미교포 케빈 나 등 48명이 나섰다. '헐크'라 불리는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2018년 마스터스 우승자 패트릭 리드(미국)도 곧 합류할 것이란 보도다.LIV의 올해 총상금은 8개 대회 2억5천500만달러(3천201억5천만원)이다. 47개 대회 총상금 4억8천260만달러(6천66억원)인 PGA투어에 밀리지만 회별 상금은 LIV가 월등하다. 프로골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슈퍼스타급 골퍼들이 줄지어 무대를 옮겼으나, 타이거 우즈는 10억 달러(1조2천565억원)나 되는 초청비를 거절하고 자존심을 지켰다.LIV 골프 창설을 주도한 빈 살만은 오일달러를 앞세워 PGA냐, LIV냐 윽박지른다. 미국과 영국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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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1927~2022 송해' 지면기사
"눈물 어린 툇마루에/손 흔들던 어머니/길 떠나는 우리 아들 조심하거라/그 소리 아득하니 벌써 70년/보고 싶고 보고 싶은 우리 엄마여/재 넘어 길 떠나는 유랑 청춘아." 송해가 2015년 발표한 노래 '유랑청춘'이다. 24세 송복희는 1951년 1·4후퇴 때 어머니와 형제들과 생이별했다. 연평 앞바다를 건너며 바꾼 이름 송해(海)로 70년 넘게 대한민국 전역을 유랑했다.영원한 유랑청춘 송해가 8일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송해 하면 '전국노래자랑'이다. 진행자와 프로그램이 한국 방송역사의 전설이다. 1988년부터 34년간 전국 시·군·구를 몇 바퀴나 순회했다. 일요일 오후 경쾌한 방송 시그널 음악과 함께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시보가 울리면 전국의 시청자들이 송해 앞에 모였다. 60갑자를 넘겨 시간이 갈수록 품이 넓어지는 노장의 푸근한 진행 솜씨에 참가자들은 '땡'에도 당당했고 '딩동댕'엔 환호했고, 시청자들은 맘껏 웃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국민과 함께 세월을 공유한 전국구 스타, 바로 송해다.지난해 개봉한 다큐영화 '송해 1927'을 뒤늦게 유튜브로 시청했다. 연예계와 방송역사에서 화려한 업적을 쌓은 '딴따라 송해'의 이면에 회한과 후회에 잠긴 '인간 송해'가 있었다. 고향과 부모형제를 잃고, 자식을 앞세우고, 아내를 떠나보내며 한세기를 살아온 사람이 감당해 온 희로애락이 묵직했다. 그의 반대로 연예계 진출을 포기했던 아들이 생전에 남긴 자작곡 녹음을 처음 듣고 착잡한 표정을 지을 땐 절로 울컥했다.송해는 고향 땅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펼치는 것이 생전 소원이라 했다. 2003년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 북한에서 '평양노래자랑'을 진행했으니, 헛된 꿈만은 아니라 믿었을 테다. 하지만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영원한 딴따라 송해에겐 무대가 생명이었을 테다. 코로나19로 전국노래자랑은 2년간 현장녹화를 중단했다. 무대와 관객을 잃어버린 상실감이 나이만큼 컸을 테다. 지난 3월엔 코로나로 입원도 했다. 코로나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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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대건 신부 유해 지면기사
성(聖) 김대건(1821~1846)은 한국인 최초의 신부다. 최방제(생년미상∼1831), 최양업(1812~1861) 등과 함께 신학을 공부했다. 일행 중에 최방제는 일찍 풍토병으로 선종했고, 김대건 신부의 뒤를 이어 최양업 신부가 한국인으로서 두 번째로 사제 서품을 받았다. 가톨릭과 기독교가 근대 한국의 종교·생활·문화에 끼친 영향은 필설로 다 담아낼 수 없을 만큼 크다. 김대건 신부는 한국가톨릭교회사의 새 역사를 연 인물이다. 최근 김대건 신부가 요즘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나뉘어 여러 곳으로 분배되었다는 놀라운 사실 때문이다.그런데 종교 창시자나 성인의 유해가 여러 곳으로 분배된 사례가 있다. 불교가 대표적이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자 그의 유해를 두고 갈등이 벌어졌다. 팔리어 경전 '마하파리닛바나'에 따르면, 석가세존의 열반 직후 마가다국의 왕 아자타삿투를 비롯한 통치자들이 서로 부처 사리의 소유를 주장하고 나섰다. 자칫 전쟁마저 일어날 조짐을 보이자 이 갈등과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다비(茶毘)된 부처의 유해(사리)를 나누기로 했다. 부처의 사리를 받은 나라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기념물을 세웠으니 이것이 바로 불탑의 기원이다. 불멸(佛滅) 후 수백 년이 지난 뒤 인도를 통일한 아쇼카 왕은 이때 조성된 8기의 근본불탑 가운데 1기만을 제외한 나머지 7기의 사리를 꺼낸 뒤 이를 나눠 인도 전역에 사리탑을 조성하도록 했다. 불탑을 이용하여 국가 통합과 민심 수습을 시도한 것이었다.아쇼카 이후 동시대 인도의 무덤 형식이던 스투파는 불교가 전래된 나라별로 다양한 형식의 불탑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불타의 진신 사리를 봉안한 사찰을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통도사를 비롯하여 5개의 대표적인 적멸보궁이 있다.불교는 그렇다 해도 가톨릭에서 유해를 나누는 것은 낯설고, 또 역사적 인물의 유해 관리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 채 여러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앞으로 이 역사적 인물의 유해를 잘 봉안하고 관리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우선인 것은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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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버니어 캘리퍼스 지면기사
1970~1980년대 공고생들은 T자와 세공용 줄이 필수품이었다. 줄은 재질이 쇠이고, 표면에 많은 절삭 날이 갈려 때로 치명적인 무기로 변했다. 크기도 30㎝ 정도로 작아 책가방에 넣기 편했다. 학생들이 싸울 때 흉기로 쓰이는 사례가 많아 악명이 높았다.1990년대 측정기기의 일종인 버니어 캘리퍼스가 일반화됐다. 길이나 높이, 너비 등 기계류나 사람의 신체 부위 치수를 1/20㎜까지 정밀하게 측정한다. 어미자(주척)와 아들자(부척)로 나뉘며, 아들자가 앞뒤로 움직여 길이·너비·높이를 재는 방식이다. 대부분 스테인리스 재질로, 종류에 따라 다르나 최대 300㎜까지 계측할 수 있다. 공학도들 필수품이다.버니어 캘리퍼스가 31년째 장기미제인 '개구리 소년 실종·암매장 사건'의 범행 도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나는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란 글에서다. 작성자는 "지난 2011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피해자 두개골 손상 흔적을 본 순간 범행 도구가 버니어 캘리퍼스임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손상된 모양과 크기가 들어맞는다는 것이다.글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실종 당시 올챙이나 도롱뇽을 잡으러 가다 환각물질(본드)에 중독된 불량 청소년들을 만나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버니어 캘리퍼스는 공고 학생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데, 당시 숨진 소년들이 발견된 와룡산 인근에 공고가 있었다는 거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지금은 일진이라 불리는 중·고생들의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다.글 조회 수가 100만회를 넘으면서 논쟁이 격화한다. '캘리퍼스 강도(强度)로는 두개골을 깰 수 없다'는 의견에 '사람 몇은 충분히 보낼 수 있다'는 반론과 재반박이 뒤엉킨다. 대구 지역 근무 당시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네티즌은 "진실 규명을 위한 재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개구리 소년 사건을 담당했던 전직 경찰은 지난달 타살이 아닌 사고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비를 맞고 저체온증으로 변을 당했다는 것이나 공감대가 좁다. 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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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밤샘 개표방송 지면기사
2014년 지방선거에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가 맞붙은 경기지사 전은 살얼음 승부였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김 후보(51%)가 남 후보(49%)를 2%P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JTBC는 남 후보(52.5%)가 김 후보(47.5%)를 5%P 앞설 것으로 봤다. 개표 초반엔 남 후보가 앞서갔으나 김 후보가 추격하면서 승패를 종잡을 수 없었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는 새벽 5시가 넘어서야 윤곽이 잡혔다. 남 후보의 1.2%P(4만3천157표) 차 신승이었다.2010년 서울시장 선거전은 헌정 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투표함이 열릴 때마다 엎치락뒤치락,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 순위가 바뀌었다. 개표 초반 오 후보가 앞섰으나 밤 11시께 한 후보가 뒤집어 새벽까지 수천 표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개표가 끝난 아침 8시 30분, 최종 승자는 오 후보였다. 불과 0.6%P(2만6천412표) 차다.개표방송의 백미(白眉)는 출구조사 발표 순간이다. 예정시각 1분 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시청자들은 TV 화면에 집중한다. 마침내 후보, 정당별 예상 득표율이 발표되고 탄식과 환호가 교차한다. 방송 카메라는 정당 표정을 스케치하고 서로 다른 반응을 전한다. 이어지는 개표 상황은 맥이 빠지기 마련이다.하지만 오차범위 내 박빙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관외자 투표, 사전투표, 본 투표에 따라 득표수가 달라지고 순위가 뒤바뀐다. 새벽녘까지 이어지는 진땀 승부에 잠을 이루기 힘들다. 눈은 절로 감기는데 귀가 닫히지 않는다. '잠 도둑' 개표방송의 마력(魔力)이다.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의 막판 대역전극으로 끝났다. 개표 이후 줄곧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 밀렸으나 새벽 5시 32분 역전해 0.15%P(8천186표) 차 승리했다. 개표 막바지 사전 선거 투표함이 열리면서 승패가 갈렸다. 경기지사 선거 사상 최소 격차다.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안갯속 박빙 승부는 뒤풀이 별식이다. 밤샘 전투가 끝난 새벽녘, 선지 듬뿍한 해장국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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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동네 마약' 지면기사
마약은 인간의 중추신경계를 지배한다. 강력한 진통효과로 아파도 아픈 줄 모른다. 반대로 엄청난 각성 효과로 집중력과 성적 쾌감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다고 한다. 바이엘사가 아편을 정제해 만든 신약이 헤로인(Heroin)이다. 복용하면 영웅(Hero)처럼 힘이 솟구치니 모든 약의 영웅이라 작명했단다. 19세기 말 일본에서 개발된 필로폰(Philopon)의 어원은 '노동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필로포누스(Philoponus)라는데, 피로회복제로 상품화됐다. 우리가 아는 히로뽕이다.의학적인 진통 및 각성 효과에도 불구하고 마약이 치명적인 이유는 중독으로 인한 의존성이다. 한번 시작하면 끊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마초는 미국 일부 주에서 합법일 정도로 중독성이 낮다고 한다. 문제는 더욱 강한 마약(Hard drug)으로 향하는 게이트웨이 드럭(Gateway drug 입문약물)인 점이다. 대마초나 엑스터시가 필로폰으로 가는 통로라는 얘기다. 배우 김부선은 2004년 대마 사용 금지로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며 위헌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일언지하에 '합헌'을 결정했다. 대마초의 위력적인 중독 효과 때문이었다.전세계가 마약과 전쟁 중이다. 공항, 항만은 물론 국경과 해상에 감시망을 깔아 마약의 진입을 막고 있다. 특히 미국은 멕시코, 콜럼비아 등 남미 마약 카르텔들과 기약 없는 전쟁을 수행한 지 반세기가 넘었다. 하지만 마약 유통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남미 마약 카르텔들은 중무장한 사병들로 대항한다.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도 카르텔의 돈에 오염됐거나 무용지물이다.전쟁을 선포할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우리 사회에도 마약 사범 증가 추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까지 1만명 안팎이던 마약 사범이 이후 급증해 최근엔 2만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유통을 감안하면 실제 마약 사용자는 훨씬 많을 것이 확실하다. 지난달 광주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람과 수원의 내연 남녀가 스스로 마약 투입 사실을 시인하는 일도 있었다. 연예계를 비롯한 일부 계층의 일탈 수준을 넘어 마약이 우리 동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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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가상화폐와 투기의 역사 지면기사
천재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도 주식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날린 적이 있다. 사우스시(southsea)라는 무역회사 주식에 투자와 매도와 재투자를 반복하다 지금 시세로 40억원 정도 되는 재산을 모두 잃었다. 그 직후 뉴턴은 "천체의 운동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계산이 불가능하다"며 장탄식했다.투기의 역사는 길다. 그 투기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례로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과 중국 당나라 때 모란꽃 투기사건을 들 수 있다. 튤립은 본래 톈산산맥에서 자생하는 야생초로 페르시아와 터키를 거쳐 16세기 초 유럽에 전래됐다. 튤립은 처음부터 관상용으로 인기를 끌더니 갑자기 수익성 높은 투자대상이 됐다. 특히 모자이크 바이러스에 감염된 변종 구근은 꽃잎의 색상이나 무늬가 다르게 나타나 매우 고가에 거래됐다. 이때부터 튤립에 대한 광풍(tulipomania)이 불었고, 구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앞을 다퉈 튤립을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하자 갑자기 가격이 크게 폭락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고 파산했다.이와 비슷한 일이 이미 중국 당나라 때도 있었다. 바로 모란꽃이다. 모란꽃은 수나라 때부터 각광을 받았는데, 수와 당 황실에서 모란꽃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나자 장안의 귀족들도 너도나도 모란꽃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일부 농민들은 아예 농작물을 갈아엎고 모란꽃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모란에 대한 열풍은 장안을 넘어 소주와 항주 같은 남쪽 지역으로까지 번져 나갔다. 시인 백거이는 이 같은 풍조를 개탄하며 '꽃을 사다(買花)'란 시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모란은 황실과 일부 귀족의 취향이었을 뿐 실용적인 가치가 없는 것이어서 모란에 투자한 농민들이 재산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고 말았다.생산이 수반되지 않은 채 수익만을 좇는 것을 투기라 한다. 31일 현재 김치코인으로 각광받던 가상화폐 테라코인이 무려 97%나 추락했다. 여기에다 비트코인에 대한 인기도 여전 같지 못하다. 투기의 역사가 보여주듯 투기에서는 막차를 탄 사람이 독박 쓰고 쪽박을 차는 것이 상례다. 이런 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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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호남 홀대론' 지면기사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호남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부산 태생 후보가 '호남의 아들'을 자처했다. 앞선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에 쏠렸던 호남 민심이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문 후보는 62% 득표율로, 28%에 그친 안 후보를 압도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보수정당 역대 최저인 2.5% 득표율에 그쳤다.전남 출신 이낙연 총리를 축으로 한 문재인 정부 1기 내각과 대통령비서실, 검·경 인사에서 호남 출신이 중용됐다. 장관은 19명 가운데 3명, 차관은 23명 중 4명이다. 부산·경남(9명)에는 미치지 못하나 서울과 함께 차상위 군을 형성했다. 비서실장 임종석도 전남이다. 검사장 이상 수뇌부 인사에선 호남 특정 고 인맥이 주목받았다.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정부 인사를 두고 '지역 안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신임 특허청장에 이인실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이 내정된 것을 두고서다. 페이스북 글에 "공석(이던) 장·차관 인사 모두 여성 등용에 '순발력 짱'이라고 저도 박수를 보냈지만, 오늘 특허청장 인사도 부산 출신 여성이라니 웃어야 하냐, 울어야 하냐"고 했다. '순발력 짱' 표현은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내각 남성 편중'이라 지적한 이후 여성장관이 잇따라 지명된 것을 빗댄 거다.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18명 가운데 호남은 1명뿐이다. 여성은 처음 여성가족부 장관 1명에 그쳤으나 3명으로 늘었다. 낙마 후보자를 대신한 후속 인사에서 호남 출신은 추가되지 않았다.박 전 원장은 "지역 성별을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사람을 등용한다 했는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장·차관 후속 인사에 호남 부재가 5년 내내 이어지는 건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WP 기자님, '호남 출신은 그렇게도 실력이 없냐'고 질문 한 번 더 해주세요"라고 주문했다.박 전 원장은 "(대통령이) 사표를 내라고 해 (사표를)냈다"고 했다. 서운한 게다. 망구(望九)에도 '마이크 권력을 잡겠다'더니, 퇴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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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일류 한류와 하류 정치 지면기사
칸의 남자 박찬욱과 송강호가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이 칸에서 쌓은 필모그래피에 견주어 보면 늦은 감이 있지만 겹경사라 드라마틱하다. 박찬욱은 '올드보이'(2004년 심사위원 대상), '박쥐'(2009년 심사위원상)를 거쳐 이번에 '헤어질 결심'으로 영화인생의 꽃을 피웠다.명장들의 페르소나 송강호는 명작들의 주연으로 칸의 단골 인사였지만 상운이 박복했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선 전도연이 여우 주연상을,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 작품당 하나의 본상만 인정하는 칸의 룰에 눈물을 삼켰다. 일본의 명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아 마침내 명배우의 반열에 올랐다.두 사람의 칸영화제 본상 동시 수상은 최근 수년간 국제 영화계를 강타한 한국 영화의 위상을 유감 없이 보여준다. 봉준호의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비롯한 세계 영화제를 석권했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무명의 오영수는 '오징어게임'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이번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를 국제 협업의 중심으로 공인해 더욱 특별하다.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엔 중국의 대표 여배우 탕웨이가 출연했고, 송강호 등 한국배우가 출연한 '브로커'는 일본 감독이 연출했다. 국내를 벗어나 세계 일류로 도약한 한국 영화의 저력이다.영화뿐 아니다. 한류 전체가 일류로 치솟고 있다. 대중음악 분야에서 방탄소년단(BTS)는 날마다 신화를 쌓아가고 있다. 국내에서 소외받던 보이그룹이 SNS를 매개로 팬덤을 형성한 지 10년만에 글로벌 대중음악 시장의 주류가 됐다. 손흥민은 어떤가. 아버지의 혹독한 조련으로 양발의 자유를 얻은 소년이 세계 최고의 영국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고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5년 한국 기업은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 한탄했다. 한 세대 가까이 지난 지금 뜻밖에 문화 '한류'가 일류로 도약했다. 이 회장도 예상 못한 성취다. 다만 이 회장이 지목한 사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