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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대통령의 즉문즉답

    [참성단] 대통령의 즉문즉답 지면기사

    5년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둘째 날 청와대 비서관들과 오찬을 하고 경내를 산책했다. 다음날 모든 조간신문이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 참모진이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장면을 사진기사로 전했다. 화창한 봄날 오후 재킷을 벗은 와이셔츠 차림에 커피잔을 든 대통령과 참모진의 환한 얼굴, 격의 없는 모습이 인상 깊게 각인됐다.언론은 '파격 소통'이라고 추켜세웠다. 수석이 아닌 비서관이 대통령 맞은 편에 앉아 겸상했다. 취임 첫날 일정은 대통령 페이스북 계정에 모두 공개됐다. 국민과 소통하고 국정 운영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평했다. 대통령은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강조했다.문 대통령 행보는 예상과 달랐다. 기자들과 마주하기를 꺼렸다. '불통 공주'로 불린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더했다는 박한 평가도 있다. 퇴임 전 코로나 19 창궐을 아쉬워했으나 궁색한 변명이다. 참모들과 함께 소공원을 산책하는 후속편은 연출되지 않았다.윤석열 대통령이 수석비서관들과 첫 회의를 하는 장면이 보도됐다. 참석자 대부분이 재킷을 벗은 흰색 와이셔츠 차림이다. 윤 대통령은 "각자 복장도 자유롭게 하자"며 웃옷을 벗어 가벼운 분위기를 유도했다. 책상에 놓인 자료 앞부분을 소개하면서 "무슨 법정 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했다.대통령이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즉답을 하는 모습도 중계됐다. 첫 출근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오늘 둘째 날이다. 열심히 일해야죠"라고 가볍게 넘겼다. 미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출퇴근 길에 출입기자들과 대화하는 장면을 대통령실에서도 보게 될 것이란 기대다.청와대는 대통령과 출입기자들 접촉이 어려운 구조다. 행사 취재는 '풀(pool) 기자단'을 구성해 순번 취재한다. 사정이 이러니 대변인이나 수석 발언을 대통령 뜻으로 포장하는 기사가 관행이 됐다. 기자회견은 연례행사가 되고, 출입기자들 얼굴도 모른 채 임기가 끝나고 만다.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가려면 1층 기자실을 거쳐야 한다. 국정이 꼬이고, 고

  • [참성단] '한동훈 청문회' 파문

    [참성단] '한동훈 청문회' 파문 지면기사

    지난 9일 열렸던 한동훈 인사청문회 파문의 일파가 만파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한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처음부터 부적격자로 낙인찍고 별렀던 청문회였다. 검수완박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 비리 수사 검사였던 한 후보는 민주당의 눈엣가시였다. 마침 특정 언론에서 한 후보의 고교생 딸이 쌓아온 '스펙'에 의혹을 제기해 멍석을 깔아주었다.청문회 결과 민주당이 참담해졌다.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 딸의 논문 공저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착각했다. 가족 비리에 집착한 탓으로 보인다. 기발하고 기민한 패러디가 넘쳤다. 조모 교수면 할머니, 장모 교수면 외할머니라는 식이다. 계모 교수였으면 한 후보자가 졸지에 재혼남이 될 뻔했다는 조롱이 압권이다.최강욱 의원도 '한○○'으로 익명 처리된 기부자 이름을 한 후보의 딸이라고 추궁했다가, 한 후보자가 '한국쓰리엠'이라 정정해주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법인이 기부한 중고 노트북의 실제 기증자가 한 후보자의 딸이기를 간절하게 원했던 듯싶다. '한○○○○'으로 글자 수대로 표기하지 않은 작성자를 원망할지 모르겠다. 이수진 의원은 맥락 없는 횡설수설과 고성으로 음주 청문 의혹을 자초했다.김·최·이 의원은 한동훈 잡으려다 자기 눈을 찔렀다. 한 후보자에 대한 맹목적 증오와 혐오로 확증편향에 빠져 기초적인 사실을 착각하고 오독한 탓이다. 정적을 향한 적개심으로 분열된 작금의 정치 풍토에선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는 현상이다. 실제로 선거 때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황당한 거짓말이 사실로 포장돼 창궐한다.윤석열 대통령 취임 만찬에서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와 대화하며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보도되자 민주당 지지자들이 "좋아 죽겠냐" "웃음이 나오냐"며 발끈했단다. 잔칫날 웃지 싸워야 하나? 김부겸 국무총리도 만찬에서 큰 실수를 했다. 건배사에서 '윤석열 정부'를 '문재인 정부'로 말했다. 곧바로 실수를 수정했고,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웃음과 박수로 받아넘겼다. 누군가 민주당 지지자들처럼 정색

  • [참성단] 시인 김지하

    [참성단] 시인 김지하 지면기사

    김지하(1941~2022)는 시인이다. 시인을 두고 시인이라 함은 명백한 동어의 반복일 것이나 김지하에게 헌정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는 오직 이뿐이다. 그는 시인으로 태어나 시인으로 살다가 이제 불멸의 시인이 됐다.그는 1963년 김지하(金之夏)란 필명으로 처음 시 '저녁 이야기'를 발표한 이후, 문학으로 또 맨몸으로 시대와 맞섰다. 독재권력 앞에서 세상이 숨죽이며 무거운 침묵에 빠져 있을 때 불의와 부패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의 언어들을 쏟아냈다. '사상계' 폐간 원인이 된 담시 '오적'(1970)으로 그는 일약 저항시인으로 떠올랐다. 이에 앞서 1964년 한일청구권 반대 시위로 4개월간 옥고를 치러야 했고, 1972년 독재 권력의 횡포를 폭로한 담시 '비어'를 발표하여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어 고초를 겪었으며, 1975년 인혁당 사건이 조작됐음을 알리는 글을 발표하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고문과 투옥으로 이어진 수난과 저항의 삶이었다. 그는 저항문학의 아이콘이었다.그런 그가 1991년 대학생들의 연속되는 분신과 투신 등의 격렬한 저항이 이어지자 이를 죽음의 굿판이라 비판하여 민주화 운동 진영과 척을 지었고, 제18대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선언을 함으로써 그를 지지해왔던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는 독재 권력이든 민주 진영이든 가리지 않고 자기철학, 자기사상에 투철하고자 했다.그러면 그의 자기 철학과 자기 사상이란 무엇일까. 동학·증산교·원불교로 이어지는 개벽사상을 생명운동으로 재해석해낸 '사상기행'(1999)과 '율려론'에서 그 단초를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그의 지적 탐색은 주로 동학과 증산교를 중심으로 한 민중사상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서양발(發) 변혁이론과 차별화한 새로운 사유를 찾고자 하는 지적 모험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공자의 정치철학이 집약된 대학의 '대동사상' 등의 동아시아 사상이 후기의 김지하가 관심을 둔 분야였다.이를 통해 그가 구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아직 확실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

  • [참성단] 인천 계양을(乙)

    [참성단] 인천 계양을(乙) 지면기사

    인천광역시 계양구(桂陽區)는 부평·서구, 김포·부천시, 서울 강서구와 접한다. 인천시 동북부에 소재한 계양산(395m)에서 유래했다. 5C 무렵 이 지역 패권을 쥔 백제는 방어망 구축을 위해 계양산에 성을 축조했다. 서구 일대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을 수도인 하남 위례성까지 운반하는 주요 통로로 이용했다. 고려 고종 2년(1215년) '계양도호부'가 설치되면서 지역 이름이 고착됐다. 1996년 현 명칭의 자치구로 출범했다.2000년대 초,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 유입이 늘면서 17대 총선부터 갑·을 선거구로 분구됐다. 계산동과 계양동을 비롯해 계양구 북부지역을 기반으로 한 을선거구는 전통적인 진보 정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보수정당의 무덤'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터줏대감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선 경력을 쌓았고, 같은 당 소속 현 구청장도 3선 반열에 올랐다.6·1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계양을이 전국의 관심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패했던 이재명 당 상임고문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다. 국민의힘에선 윤희숙 전 의원 카드가 거론되면서 대항마가 누구일지 관심이다.지역 민심은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진보 진영에선 대체로 대선 출마 이력을 지닌 거물급 인사가 당선된다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긍정적 평가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보여준 업무수행 능력이라면 분명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연고가 없고, 지역을 모르는 후보가 갑자기 출마를 선언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지역 공약이나 제대로 준비할 수 있겠느냐는 거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잠시 몸담았다 떠날 사람이 뭔 애정이 있겠느냐고 한다. 보선에 아예 관심이 없다거나 정치인을 믿지 못하겠다는 냉소적 반응도 있다.출마 여부는 정치인의 고유 영역이다. 선거는 승자독식의 냉혹한 싸움이다. 패자는 쓸쓸하게 무대 뒤로 퇴장해야 한다. 포장된 명분과 현란한 언변이 정치인의 진면목(眞面目)은 아닐 터이다. 이 고문은 "위험한 정면돌파 결심했다"며 "

  • [참성단] 원조 한류스타 '강수연'

    [참성단] 원조 한류스타 '강수연' 지면기사

    "어제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버린 것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남은 것은 무엇인가" 조용필의 절창 '어제, 오늘, 그리고'의 한 대목이다. 한 시대의 문화와 규범은 "여기 길 떠나는 저기 방황하는 (그 시대)사람"들이 남긴 시간의 축적이다. 한시대를 대표하는 인물과의 영원한 작별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회를 남긴다.최초의 월드스타 강수연이 지난 7일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5일 뇌출혈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상태 그대로 하늘의 별이 됐다. MZ세대에겐 낯설어 데면데면한 뉴스일테지만, 586세대에겐 동시대를 같이 살아 온 스타의 요절이 황망하고 충격적이다.1980년대 한국 영화계는 아시아는 물론 동아시아권도 벗어나지 못한 수준이었다. 1987년 강수연이 영화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때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생소했다. 다만 한국 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당당히 밟는 모습에 열광했다. 1987년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강수연'은 대한민국 문화의 독보적인 '월드클래스'가 됐다. 수상작 '아제아제 바라아제(가자 가자 넘어가자)'의 뜻대로 한국 영화는 강수연을 통해 세계의 벽을 넘었다.그녀의 영화 사랑은 대단했다. 아역 스타 시절을 벗어나 성인이 돼서는 TV 드라마 출연보다는 영화에 전념했다. 2013년 단편영화 '주리'를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침묵했다. '다이빙벨' 파문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에 빠지자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수습에 나섰다가 상처도 받았다. 고단한 영화판에서 고생하는 후배들 사랑도 각별했다. 후배들에게 늘 "우리 영화인이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격려하고 독려했다. 이 말을 기억한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의 주인공 서도철의 대사로 오마주했다.1966년 생 강수연이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나이가 스물한살이고, 1947년 생 윤여정은 일흔넷의 나이로 지난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 [참성단] 대통령의 뒤끝

    [참성단] 대통령의 뒤끝 지면기사

    2020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깔끔하게 승복하지 않았다. 그가 광범위한 부정 선거가 자행됐다고 주장하자 추종세력이 의사당을 점령하는 폭력사태를 일으켰다. 대선 불복종과 관련, 주 법원의 대배심 판단을 받을 처지가 됐다. 대선 당시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그의 몽니로 차기 정부와의 권력 이양도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 19 피해자 지원을 위한 추경 부양 방안에 어깃장을 놨다.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임기 말까지 정국을 혼란스럽게 했다. 금도(襟度)를 넘어선 집착과 기행에 공화당에서도 반감이 커졌고, 당내 불협화음이 극에 달했다. 퇴임 뒤에도 설화와 소송에 휘말리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 됐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을 '역병과 같았다'고 혹평했다. 지난주 3년 만에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장에서다. 정치적 농담을 허용하는 자리이기는 하나 트럼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반감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뒤끝 작렬한 트럼프의 자업자득인 셈이다.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가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 현 정부 국정백서 발간에 참여한 국정과제위원회 인사들과 오찬자리에서다. 문 대통령의 날 선 비판은 대통령직 인수위 발표에 대한 불만에서란 관측이다. 인수위는 전날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재정 정책, 법 집행, 남북 관계, 원전 감축 등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퇴임을 앞둔 문 대통령 입이 거칠다. 특히 윤 당선인에 대한 반감에 여과(濾過)가 없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는 "별로 마땅하지 않다"고 각을 세웠다. 광화문으로 청와대를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지키지 못하고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말이 나온다. 대북 정책과 여성가족부 폐지 등 윤 당선인 구상과 인수위 정책 방향을 두고도 부정적 발언과 훈계를 쏟아낸다.재창출이 아닌 정권교체가 달가울 리 없다. 0.73% 차 석패는 좀체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도 국가지도자라면

  • [참성단] 어린이날 100주년

    [참성단] 어린이날 100주년 지면기사

    전세계에 어린이날 없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이어 갈 어린이는 가장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국제아동복지회의는 1925년에 6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했는데 공교롭게도 북한 등 공산국가들이 이를 따랐다. 1954년 유엔총회가 정한 세계 어린이날인 11월 20일을 기념하는 나라도 많다.그래도 우리한테는 5월5일이 어린이날로 제격이다. 온 국토가 연초록 어린 새싹으로 단장하는 신록의 계절은 어린이를 상징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소파 방정환이 새싹이 돋아나는 5월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한 때가 1922년이다. 나라는 잃었지만 어린이를 잃지 않으면 반드시 해방의 날이 올거라 믿었을 테다. 1961년 공포된 아동복지법에 따라 어린이날은 5월5일로 변경됐고 1975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이후 오늘 100주년을 맞았다.아이는 마을 전체가 키운다지만 요즘 농촌엔 키울 아이들이 없다. 세계 최악의 출산율 때문이다. 2012년 48만5천여명이던 신생아 숫자가 지난해엔 26만3천여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방에선 초등학교들이 줄지어 폐교하고 마을은 소멸될 위기에 몰렸다. 아이들 없이는 미래도 없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들이다.이렇게 소중한 어린이들을 국가와 사회가 잘 보호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2020 아동학대 주요통계'(보건복지부)를 보면 아동학대사건이 2016년 1만8천700건에서 2020년 3만905건으로, 아동성착취물 유포 등의 범죄 피의자는 2018년 1천143명에서 2020년 2천851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단다. 출산을 독려하기 위해 장려금, 육아휴직, 보육예산을 쏟아붓는 나라에서 일어난 일로 믿기 힘들다.100년전 식민지 시절 방정환에게 어린이가 해방 조국을 품은 씨앗이었다면, 지금 우리에게 어린이는 대한민국을 존속시킬 뿌리이다. 지금 어린이들은 자기들보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어른들을 부양해야 할 미래의 고난세대이다. 지금부터라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어린 생명 하나 하나를 신줏단지 모시듯 정성을 다해야 맞다. 어린이를 찾아보기 힘든 어린이날 1

  • [발언대] 교육감 선거 관전기

    [발언대] 교육감 선거 관전기 지면기사

    교육감은 지방교육자치단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직위로 간단히 말해서, 대학과 보육을 제외한 경기도의 교육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이다. 법률에는 교육감 후보의 자격으로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닌 사람으로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 경력, 또는 이 둘을 합쳐 3년 이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점차 교육감 후보 경력에서 전문직주의를 벗어나 개방적인 주민 통제의 원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의 교육감 선거판을 요약해 본다. 우선 기성 정치문화의 답습이 눈에 띈다. 보수-진보의 진영 논리가 작동되고 있고, 후보들도 자신을 보수 또는 진보 후보로 호칭하는데 전혀 문제의식이 없다. 교육이 아니라 정치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둘째, 정당의 예속성이다. 예비후보들 속에는 불과 얼마 전에 치러진 대선 캠프에서 중요한 당의 정책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여럿 있다. 당적의 유무로 비정치인을 규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대학교육의 지배현상이다. 교육감은 경기도 보통교육의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에 대학교원 출신이 많다. 교육감 후보의 교육경력에 보통교육 경력을 의무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정책들이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것들이 많다.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귀납적인 방법보다 당위적 접근방식의 정책이 많다. 한마디로 구체적인 현장 경험이 없다는 얘기다.앞으로 선거승리를 위해서 후보 간에 '단일화'라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왕 후보 간의 연대를 한다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켰으면 한다. 후보 개인 간 세 대결 방식이 아니라 정책의 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각자 내세운 정책의 산술적인 통합 방식이 아니라 질적으로 더 개선되는 방식이면 좋겠다. 정책의 연대에서 머무르지 않고 당선되었을 경우 자신들의 정책을 함께 실행하고 책임지고자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전종호 前 선유중학교 교장전종호 前 선유중학교 교장

  • [참성단] 권력과 '맥베스'

    [참성단] 권력과 '맥베스' 지면기사

    셰익스피어(1564~1616)의 4대 비극은 사실 정치드라마이며, 권력무상이야말로 작품 속에 숨겨진 진짜 주제다. 그의 작품은 반전이 있는 정교한 스토리와 구성, 의표를 찌르는 재담과 대사, 그리고 인생의 통찰을 담은 명언 등으로 특히 유명하다. '맥베스'는 그의 4대 비극의 하나로 권력의 무상함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마녀의 유혹에 넘어가 국왕 던컨을 살해하고 맥베스는 왕위에 오르나 곧바로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설상가상 도처에서 반란이 일어난다. 위기의 순간 맥베스는 마녀를 찾아가고, 버넘의 숲이 성을 공격하지 않는 한 안전할 것이며 여성으로부터 출생한 자는 결코 자신을 패퇴시킬 수 없으리라는 예언을 듣고 이런 불가능한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안심한다. 그러나 버넘 숲의 나뭇가지로 위장한 군대와 제왕절개로 태어난 맥더프에게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만다.국왕을 살해하고 왕이 되나 죄책감과 반란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던 중 자신의 아내마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맥베스는 회한과 비통에 잠긴 채 다음과 같이 절규한다. "꺼져라! 꺼져버려라! 짧은 촛불 같은 인생이여!/인생이란 걸어 다니는 그림자에 불과한 것/무대에서 한동안 활개치고 안달하지만/곧 사라지는 배우와 같다/인생은 바보가 지껄이는 이야기/소음과 광기가 가득하지만/아무런 의미가 없다."권력에 대한 욕망에 눈이 멀어 국왕을 암살하고 왕위에 오르나 곧바로 인생무상, 권력무상이라는 실상에 직면한다. 짧은 인생을 살며 허무주의와 염세주의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이런 무상의 도리를 알고 있어야 귀중한 인생의 시간을 불태워버리는 덧없는 욕망들을 이겨낼 수 있다.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진표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나 주말까지 무시로 날아드는 후보들의 선거문자공세에 시달렸다. 후보자들이야 애가 타겠지만, 원치 않는 문자폭탄을 받는 유권자들은 난감하다. 후보자들이 아무리 근사한 말과 현수막으로 포장해도 유권자들은 그것이 다 자신들의 영달을 위한 것임을 안다. 그리고 설사 당선된들 영광의 순간은 짧다. 잠시의 임기를 마치면

  • [참성단] 국회 해산

    [참성단] 국회 해산 지면기사

    의회 해산은 의원 전원의 직위를 해제하는 것을 뜻한다. 내각 수반이 의회를 해산하면 곧바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 여야의 극한 대립이나 직을 잃을 위기에 놓인 총리가 정국전환을 위한 극약 처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대통령 중심제 국가도 의회 해산권을 부여한다.의원들 자율 결의로 의회를 해산할 수도 있다. 자의해산(自意解散)이라 한다. 영국, 독일, 싱가포르, 스위스가 대표적이다. 효력을 가지려면 의회 재적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한때 재적 절반 이상 찬성으로 가능했으나 바이마르공화국 당시 나치당과 독일 공산당이 악용한 이후 각국의 요건이 강화됐다.청와대 게시판에 '국회 해산'을 국민투표에 부쳐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검수완박'을 위한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즈음이다. 청원인은 올해 초 발족한 '공정과 상식을 위한 시민 행동' 상임대표들이다. 2일 오후 현재 동의자 수가 10만명을 넘었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은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최연장자를 바꿔치기하는 꼼수 사보임과 소속 의원 위장 탈당을 감행했다. 소수정당의 권리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회기 쪼개기 수법을 동원했다. 후속 법안 처리가 지연되자 국무회의를 늦게 열거나 임시개최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거대 정당의 폐해가 이보다 적나라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의장 중재안에 합의했다 파기하면서 명분도 실리도 잃게 됐다. 의원직 총사퇴 등 결기를 보여주지 못해 양비론의 빌미를 줬다.검수완박 역풍이 거세다. 변호사단체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로 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도 위헌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113개 대학 캠퍼스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국민투표로 졸속입법을 막자는 목소리도 커진다.1987년 6공화국 출범 이후 폐지된 국회 해산권을 들먹이는 건 생뚱하다. 유신헌법에 악용된 흑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