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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국민 반려주 소주 값 인상

    [참성단] 국민 반려주 소주 값 인상 지면기사

    시인 이채의 ‘아버지의 눈물’에 나오는 한 구절. ‘오늘이 어제와 같을지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희망으로/ 하루를 걸어온 길 끝에서/ 피곤한 밤손님을 비추는 달빛 아래/ 쓴 소주잔을 기울이면/ 소주보다 더 쓴 것이 인생살이더라.’ 국민주 소주(燒酒)의 사회적, 정서적 기능을 제대로 보여준 절창이다.평안남도 출신 실향민이자 양조업자 장학엽이 1965년 선보인 ‘진로’는 단숨에 국민주 반열에 올랐다. 원래 소주는 맑은 청주를 소줏고리에 담은 뒤 불을 지펴 증발하는 김을 방울방울 모아 만든 증류주이다. 소주 한 병 얻으려 허비하는 쌀이 막대하니 양반들만 즐길 수 있었던 고급 전통주였다. 하지만 밀, 고구마 등 전분을 발효시킨 에틸알코올(주정)에 물을 섞은 희석식 소주가 싼값에 대량공급되면서 소주의 대명사가 됐다.소주는 전후 최빈국의 국민과 산업화 시대 가난한 노동자의 고된 삶을 지탱해준 감로수였다. 고단한 하루를 불살라(燒) 없애주고 내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을 채워주었다. 민주화 운동의 동반자이기도, IMF 위로주이기도 했다. 세대 불문하고 소주는 교감과 공감과 영감의 매개이다.소주의 위상이 이처럼 막강하니 역대 정부는 소주를 서민에게서 빼앗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소줏값은 서민이 감당할 수준에서 관리해왔다. 음주는 흡연만큼이나 건강에 안 좋지만 정부의 음주예방 예산은 금연예산의 1%에도 못미친다는 통계도 있다. 담뱃갑에는 살벌한 금연 캠페인 사진을 강제하는 정부가, 술병에는 고작 연예인 사진 광고를 금지하는 정도에 그친다. 소주 맛 떨어지게 했다간 전국에서 쏟아지는 주당들의 성토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서민들에게 비보가 날아들었다. 하이트진로가 23일부터 소주 출고 가격을 7.9% 올린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식당 소주가격이 5천~6천원으로 인상될 것이 분명하단다. 삼겹살, 설렁탕, 햄버거 등등 이미 줄줄이 치솟는 외식 가격에 뒤로 넘어갈 판인 서민들에겐 최후의 일격에 가깝다.‘삼겹살에 소주 한 잔 없다면. 아, 이것마저 없다면.’(안도현 ‘퇴근길’) 소주는 한국인에게 인생의 반려주이다.

  • [참성단] 김원웅의 염치(廉恥)

    [참성단] 김원웅의 염치(廉恥) 지면기사

    '수치심은 나라를 지탱하는 기둥 가운데 하나다. 그중에서도 수치심은 정의를 실현하는 기둥이다. 사회에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는 자기 반성력이 사라지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려 파멸을 면치 못한다. 수치심이라 불리는 염치가 사라지면 파렴치(破廉恥)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파렴치한 사회라면 거기서 무슨 일이 가능하겠는가'('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중에서).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책 중 부끄러움에 대해 언급하면서 '어떻게 하면 선택의 순간에 더 본질적인 것을 고르게 되는가' 자문한 뒤, '염치를 알면 된다. 최소한 부끄러워할 줄만 알아도 한층 더 높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자 자공이 '학문을 닦고 인격을 도야하는 사람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리가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가 '부끄러움을 아는 것'(行己有恥)이라고 답한 대목을 예시했다.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6일 자진 사퇴했다. 4년 임기를 1년 4개월 남기고서다. 김 회장은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며 국회에서 운영해온 카페 수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과 관련,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그는 "최근 사태에 대해 부끄럽고 민망하다"며 "회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광복회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것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김 회장 재임 중 광복회는 유례없이 시끄러웠다. 광복절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정부 탄생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진영 간 논쟁을 불렀다. "나라가 두 동강 나게 생겼다"는 비판에도 '소련군은 해방군, 미군은 점령군', '박근혜보다 김정은이 낫다'고 했다. 백선엽 장군을 친일로 규정하면서 파묘론을 들먹였다. 친여 인사들에게는 '독립군 대상', '독립운동가 최재형상'을 주기도 했다.그런데, 정작 본인은 정직하지도 깨끗하지도 않았다. 카페 수익금으로 조성한 비자금으로 무허가 업소에서 전신 마사지를 받고 한복과 양복을 사 입었다. 감사에 나선 국가보훈처는 김 회장의 비자금 규모가 7천만원을 넘는다고 국회에 보고했다.광복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도 뒤끝

  • [참성단] 대선 유세와 첨단기술

    [참성단] 대선 유세와 첨단기술 지면기사

    87체제의 첫 대통령 선거였던 13대 대선 유세는 인해전술이었다. 민정당 노태우, 통일민주당 김영삼(YS), 평화민주당 김대중(DJ),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후보는 지지세를 과시하려 장외집회에 군중 동원령을 내렸다. 노 후보와 양 김 후보는 여의도 광장에 모인 100만 인파 앞에서 사자후를 토했다. 인파 중 상당수는 일당을 받고 동원된 사람들이었고, 이를 노리고 모인 잡상인들이 벌인 술판이 즐비했다. 전국 대도시의 공설운동장, 해변 공터 등 유세장마다 같은 난장판이 벌어졌다. 장외집회의 규모가 여론조사를 대신하던 시절의 풍경이었다.대규모 장외집회는 영원한 숙적 YS와 DJ가 정면 충돌한 14대 대선까지 명맥을 유지하다가 여론조사가 등장하면서 사라졌다. 지역, 세대, 직능, 성별 지지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지층을 결속하고 부동층을 공략하는 미디어 선거전이 본격화됐다.대중이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인터넷 기술 발전도 유세의 양상을 결정적으로 바꾸었다.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정동영 후보의 유세 장면은 전국 곳곳에 배치된 선거유세 차량의 LCD 화면을 통해 동시에 중계됐다. 휴대전화로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쌍방향 캠페인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20대 대선이 첨단기술의 경연장이 됐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선대위 출범식에서 'AI윤석열'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윤석열 후보의 딥페이크 분신인 'AI윤석열'은 온라인에서 유권자와 직접 소통하며 "오늘도 에너지 넘치게 파이팅"을 외치며 주인에게 봉사 중이다. 'AI윤석열'을 유권자 기만행위라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AI이재명'을 등판시켰다.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는 청년층 공략 거점이 되고 있다. MZ세대가 모이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선거사무소를 개설하는 식이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현실과 똑같은 선거운동이 가능하자, 선관위엔 메타버스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된 문의가 쇄도한다는 소식이다. 선관위도 메타버스에 직원 아바타를 상주시켜야 할 판이다.AI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메타버스

  • [참성단] 대선후보 토론회

    [참성단] 대선후보 토론회 지면기사

    토론이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논거를 들어 자기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말하기다. 토론은 통상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려는 토의(discussion), 대립하는 쟁점을 두고 벌이는 논쟁(debate), 자신의 주장과 이익을 얻고 관철시키기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하는 언쟁(contention), 규칙도 논리도 없는 말싸움(quarrel) 등으로 대별된다.플라톤 시대의 아카데미에서도 토론은 핵심 주요 교과목이었다. 여러 토론 이론들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염세주의 철학자 A.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토론의 법칙'이다. 쇼펜하우어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고 입증하기 위한 토론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 가령 자신의 직위나 권위를 최대한 활용한다, 불합리한 반대 주장을 제시해 양자택일하게 한다, 틀린 증거를 빌미로 정당한 명제도 반박한다, 거짓 추론과 왜곡으로 억지 결론을 이끌어낸다, 궤변에는 궤변으로 맞선다, 질 것 같으면 갑자기 딴 소리를 하거나 인신공격 같은 수단을 활용한다 등의 38가지 수법을 열거했다. 굳이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지 않아도 우리 정치토론(?)에서 익히 보아왔던 풍경들이다.대선주자 4자 TV토론이 모두 1, 2차에 걸쳐 진행됐다. 지난 11일 2차 토론은 대장동이나 상대 배우자 의혹 같은 흠집 내기와 방어 그리고 역공으로 이뤄진 비방전이었으며, 약점을 공격하는 듯하며 서로에게 변명 기회를 주는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루는 이상한 토론이었다. 게다가 17일로 예정된 3차 토론은 후보자 개인의 유세 일정을 이유로 전격 취소됐다. 토론은 개인 홍보와 변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후보자들과 국민과의 공적인 약속이다. 후보자 개인이 함부로 저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향후 대선주자 토론은 약속을 꼭 준수하면서 상호 비방전이 아니라 구체적인 주제를 갖고 벌이는 진짜 토론이 됐으면 한다.토론은 의사소통의 합리성을 강화하면서 현대사회의 갈등 해결을 위한 유력한 방법이요, 후보자 자질 검증을 위한 국민면접의 성격도 있다.

  • [참성단] '문과(文科) 침공'

    [참성단] '문과(文科) 침공' 지면기사

    문과생들은 대체로 수학·과학 과목을 싫어한다. '수포자'(수학 포기자)라 의사나 엔지니어의 길을 접었다는 학생이 많다. 반면 국어·외국어와 역사·지리가 부담인 학생들은 장래 희망과는 거리가 먼 이과를 선택한다. 수십 년 이어진 계열별 분리 학습의 폐해가 심각하다.교육부가 2015년 '문·이과 통합형 개정 교육과정'을 내놨다. 미래 정보지능사회에 맞는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2018년부터 문·이과의 칸막이를 허물어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드는 수업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시행 4년이 지났으나 교육현장은 달라진 게 없다. 인문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문과 공부만 하고, 이공계열 지원자는 이과 공부만 하는 칸막이 학습이 여전하다. 정부 바람과 달리 문·이과의 벽은 견고했다는 게 교육계 목소리다.2022학년도 서울대 인문·사회 정시합격 44%가 이과생이라고 한다. 최초 합격자 486명의 수능 수학영역 선택과목을 분석한 결과다. 이과생들 영역인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216명(44.4%)에 달했다. 심리학과는 9명 중 8명이 이과생이었다. 자유전공학부 95%, 경제학부 44%, 경영대 43%, 영어교육과 63%를 점령했다.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은 지난해 처음 도입된 '문·이과 통합 수능' 영향이다. 수학은 과거 이과생은 '수학 가형', 문과생은 '수학 나형'을 치렀고 성적을 분리 산출했다. 그런데 이번 수능부터 문·이과생이 시험도 같이 보고 성적도 함께 산출했다. 입시업체들은 1등급 90% 가까이가 이과생인 것으로 본다.서울 주요 대학은 자연계열 지원생의 경우 수학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탐구는 과학탐구 중에서만 고르도록 해 문과생의 이과계열 지원을 막았다. 교차 지원하는 이과생에는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 이과생들에게 자리를 빼앗긴 문과생들은 '이번 생 폭망했다'고 절규한다.문과에 지원한 이과생들은 수준이 2단계 높은 대학에도 합격했다. 수도권 대학에서 인 서울로, 지방대에서 수도권으로 합승한 이과생들이 많다. 눈치 빠른 입시학원은

  • [참성단] 무너진 코로나19 방역

    [참성단] 무너진 코로나19 방역 지면기사

    작금의 코로나19 방역현장을 보면 우리가 지난 2년간 온갖 희생을 치르며 벌였던 방역전쟁이 허탈하다. 정부는 2020년 1월 '우한 폐렴'이 국내에서 발생하자 감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확진자 동선파악과 접촉자 격리에 방역 역량을 집중했다.바이러스 감염을 원천 차단한다는 발상은 곧바로 발생한 대구 팬데믹으로 허구가 됐다. 그 책임을 온전히 31번 확진자와 신천지교회가 뒤집어썼다. 정부는 자영업자 영업을 제한했고, 국민을 사회적 거리두기로 격리했다. 생존권과 기본권을 제한하는 대가로 국가재정을 위협할 거금인 수십조를 국민에게 푼돈으로 뿌렸다. 정부가 자랑한 K-방역의 성과는 방역통제와 국민희생 덕분이었다.하지만 백신 접종 이후 거리두기와 위드코로나 사이에서 줄을 타던 정부 방역이 오미크론 변이로 속수무책이 됐다. 지난 7일 정부는 고위험군 치료역량에 집중하는 방역체계 전환을 발표했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빼고는 모두 재택 치료를 하라는 각자도생 방역을 선언한 것이다. 코로나19와의 2년 전쟁에서 사실상 항복을 선언한 셈이다.갑자기 코로나19와의 게릴라전에 내몰린 국민만 황당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장비와 정보부족이다. 자가진단키트는 씨가 말랐고 가격이 폭등했다. 2년 전만 해도 두 달이면 전국민이 자가진단을 할 수 있을만큼 생산량이 충분했던 키트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자가진단 양성 결과자에게만 PCR 검사를 허용한다면서, 정부는 자가진단키트 재고 확인은 물론 비축도 하지 않은 것이다. 보건소에선 무료인 키트가 시중에선 부르는 게 값이다. PCR 검사비는 재난지원금보다 비싸다. 수십조 재난지원금을 뿌린 정부가 각자도생의 기본인 바이러스 검사는 시장에 내맡겼다.상담과 치료를 전담할 병원은 부족하고 보건소 전화는 먹통이다. 재택 치료 중 위급해지면 조력을 받을 경로 파악이 힘들어 우왕좌왕한다. 12일 기준 PCR 검사자 중 확진율이 16.5%이다. 선거 출구조사에 빗대면 5천만 국민 중 수백만 명이 확진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무증상 확진자나 감염후 자연 치유자들이 3차, 4차 백신 접종을

  • [참성단] '분노의 질주'

    [참성단] '분노의 질주' 지면기사

    빙상 영웅 김동성은 1998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천m 우승자다. 강력한 우승 후보 중국 리자쥔(李佳軍)과 숨 막히는 접전을 벌이다 결승선 날 들이밀기 신공으로 신승했다. 불과 0.053초 차이로 승부가 갈렸고, 리자쥔은 패배가 믿기지 않는 듯 심판에게 수차 확인을 하고서야 경기장을 떠났다.2002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천500m 유력한 금메달 후보는 이 종목 세계 1위 김동성이었다. 결승에서 미국의 안톤 오노, 리자쥔 등과 경쟁한 김동성은 여유 있게 1위로 통과했으나 어이없게 실격 처리됐다. 레이스 도중 오노 선수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거다. 유명한 '할리우드 액션' 사건이다.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 1천500m 결승에서 김동성은 초반부터 치고 나가 2위 그룹을 한 바퀴 반 이상 따돌리는 압도적 기량으로 우승했다. 2분21초72 기록으로 2위 선수에 10초 이상 앞섰는데,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대담한 전략이었다. 상대 선수가 반칙하거나 편파판정 요인을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로, '분노의 질주'라는 찬사를 받았다. 비록 오노와 숙적 리자쥔이 출전하지는 않았으나 월등한 기량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 없이는 엄두도 못 낼 작전이다.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남자 쇼트트랙 1천500m 황대헌이다. 10명이 출전한 결승에서 황 선수는 9바퀴를 남겨두고 선두로 치고 나와 레이스를 주도했다. 후반 들어 속도를 더 높였고, 단 한 차례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황 선수는 "아무도 제 몸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준비한 전략이 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틀 전 1천m에서 뼈아픈 오판으로 실격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중국 매체들도 "논쟁 없이 진짜 실력을 발휘했다"는 반응을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네티즌들의 존중(respect)을 받았다. 올림픽은 이래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반칙왕 리자쥔은 스케이트 날을 고의로 뻗어 김동성을 다치게 했으나 우승을 막지 못했다. '나쁜 손' 런쯔웨이(任子威)는 교묘한 손기술과 심

  • [참성단] '중화(中華) 리스크'

    [참성단] '중화(中華) 리스크' 지면기사

    1971년 일본 나고야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렸다. 폐막 즈음 중국 선수단이 미국 선수단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미·중 정부의 획기적인 외교 이벤트를 감춘 스포츠 교류였다. 당시 중국은 소련과 국경분쟁을, 미국은 소련과 냉전 주도권을 다투고 있었다. 양국은 소련 견제라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모색해 왔던 은밀한 외교를 탁구 친선경기를 통해 공개한 것이다. 냉전시대 국제질서를 바꾼 핑퐁외교의 전말이다. 탁구 교류는 헨리 키신저-저우언라이 회담에 이어 1972년 역사적인 닉슨-마오쩌둥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탁구로 '죽(竹)의 장막'을 걷고 국제무대에 등장한 중국이 50년 만에 쇼트트랙으로 죽의 장막에 유폐될 처지에 몰렸다. 한복 개막식으로 한국인과 척지더니, 편파판정으로 세계인의 지탄을 받고 있다. 전세계가 목격한 편파 판정은 엽기적이다. 쇼트트랙에선 한 번도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지 않는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 2개를 챙겼다. 한국 선수들은 예선에서 줄줄이 실격됐고, 헝가리 선수는 결승에서 금메달을 도둑 맞았다. 스키점프 강국 독일, 일본 선수들은 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당해 점프대에 서보지도 못했다. 편파 판정은 점잖은 표현이고, 4년간 올림픽을 준비한 선수들에겐 명백한 폭력이다."반칙이 한국팀의 전통"이라느니 "땅이 좁아서 속도 좁다"느니, 중국 관영언론과 네티즌들의 적반하장도 가관이다. 명백한 사실을 왜곡하는 중국과 중국인을 향한 세계 각국의 연대 움직임도 뚜렷하다. BTS(방탄소년단) RM이 편파판정 희생양인 황대헌에게 남긴 '엄지척' 이모티콘을 중국 네티즌들이 '구토' 이모티콘으로 오염시키자, 전세계 아미들이 보라색 하트로 세척해버렸다. 세계인들은 올림픽을 통해 중국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중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중국 패권의 선전장으로 활용하기로 작정했던 모양이다. 소수민족의 중화 복속을 주제로 한 개막식이나, 최고 지도자(시진핑)에게 보답하려 막무가내로 금메달을 가로채는 편파판정의 배경에 중국의 패권주의가 어른거린다. 결과는 의도와 전혀 다르다. 세계인이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 [참성단] 로또와 복권

    [참성단] 로또와 복권 지면기사

    '아라비안나이트'는 탐험가 리처드 버튼이 편집, 영역함으로써 아랍권을 넘어 세계 전역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라비안나이트'가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 즉 액자소설적 구성에 독특한 화법으로 낭만주의 문학은 물론 근대소설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아라비안나이트'는 천일야화(千一夜話), 요컨대 천일(千日)이 아니라 천일일(千一日) 야화다. 이는 무한을 뜻하는 천(thousand)에 하나(one)를 더해 영원한(forever) 이야기라는 뜻을 부과하기 위해 만든 제목이다.지난 주말 한국로또가 1001회를 넘기고 이번 주 1002회째에 돌입했다. 2002년 12월 7일 1회 추첨이 시작된 이래 20년 만에 1천회를 넘긴 것이다. 로또(lotto)는 제비뽑기를 뜻하는 'Lot'에서 나왔는데, 이런 제비뽑기나 복권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성경의 '민수기'에도 모세가 요단강 서쪽 땅을 나눠줄 때도 제비뽑기를 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연회를 베푼 다음 계산서로 추첨하여 참석자들에게 상품을 지급한 것이 복권의 효시가 됐다고 한다. 그러나 진짜 로또는 1476년 이탈리아의 모데나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나 지금 같은 로또의 형식과 방법은 유력 정치인이었던 베네데토 젠틸레가 90명의 입후보자들 가운데 제비뽑기로 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제도에 착안하여 5/90 형태의 복권을 만들었고 그것이 지금의 6/45 방식 로또의 모체가 되었다는 것이다.로또는 '고통 없는 세금'이라는 말대로 주로 국가가 재정을 확충할 목적으로 시행하는데, 사회주의의 종주국을 자처하던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구 소련)에서도 1970년대 스포츠 로또를 시행했으며, 폴란드는 1973년에, 프랑스는 1976년에 6/49 로또를 시작했다. 미국에는 26개의 주립 복권기관들이 연합하여 만든 파워볼(powerball)이 있는데, 규모나 당첨금을 기준으로 보면 세계 최대 규모다.한국 로또도 계속 성장하여 작년 로또 판매액만 약 6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난이 가중되고

  • [참성단] '악플러 살인'

    [참성단] '악플러 살인' 지면기사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2020년 3월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종료했다. 경쟁사인 다음이 댓글을 없앤 지 6개월 만이다. 네티즌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방법은 '좋아요' '화나요' '훈훈해요' 등 감정 이모티콘을 추천하는 것으로 제한됐다. 다양한 의견을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드러내는 댓글에 비해 영향력이 미미하다.네이버와 다음이 댓글을 막아선 데는 연예인들의 극단 선택이 결정타였다. 2019년 말 가수 설리와 배우 구하라가 잇따라 세상을 등졌다. 악플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젊은 연예인들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거셌다. 다른 많은 연예인도 악플로 고통받는다는 주장과 함께 '악플러 살인'이란 극단적 비판이 제기됐다. 격앙된 사회 분위기가 양대 포털의 댓글 금지로 이어진 것이다.유튜브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활동해온 20대 여성 BJ가 지난달 갑자기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페미니스트란 비판과 무분별한 악플로 인해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 2019년 어머니가 악플이 원인이 돼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소환되면서 신변을 걱정하는 팬들이 많았다. 2주 만에 접속이 재개됐지만, 그가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내용이었다. 청와대 게시판에 가해자 처벌을 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며칠 사이 여성 BJ에 이어 20대 남자프로배구 선수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4일 자택에서 숨진 명문구단 소속 선수는 신변을 비관하는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지인들은 고인이 외모와 벤치에 자주 앉는 경기력을 비웃는 SNS 악성 댓글에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연예인에 대한 비판이 포털뉴스에서 동영상 콘텐츠로 옮겨붙고 있다. 출연 연예인에 대한 비난은 의도가 불순하고 악의적이다. 유튜브와 네이버 TV 동영상 콘텐츠에는 수많은 댓글이 올라온다. 이미 TV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공개된 영상이나, 당하는 연예인들에 심적 고통을 주기는 마찬가지다.소셜네트워크가 악플러들 만행으로 위협받는다. 포털 댓글이 막히자 동영상 서비스로 활동무대를 바꿨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사를 먹잇감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