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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표심과 마음 지면기사
우스갯말로 세계 3대 불가사의가 있다. 럭비공이 튀는 방향, 개구리가 뛰는 방향, 그리고 정치인들의 속마음(정치인의 입장에서는 표심이라는 설도 있다)이 그것이다. 아니 이보다 더한 미스터리는 바로 인간의 마음일 것이다.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을 다 일으키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생각이 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육조단경'에 그 유명한 풍번논쟁(風幡論爭)이 나온다. 바람에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두고 선객(禪客)들 사이에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바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깃발이 움직이는 것이다' 하며 열띤 논쟁을 벌이는데, 육조 혜능 대사가 말한다.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것은 그대들의 마음이라고.이 마음이라는 것이 참 오묘해서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처럼 늘 생생약동(生生躍動)하며 작동한다. 그것은 늘 우리를 고통과 번뇌의 바다 속으로 빠뜨리기도 하지만, 여기서 세계적인 예술작품과 발명품과 문명이 나왔다. 그러면 그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도대체 마음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칸트의 고전철학, 데카르트의 코기토(cogito), 현상학에 최근 뇌과학(brain science)까지 인간의 인식과 사유작용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철학적 성과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마음에 대한 명쾌한 정의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생각하기에 내가 존재한다(cogito ergo sum)고 하지만, 생각하는 나는 누구이며, 만일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무엇이며, 생각은 무엇이며, 마음은 무엇인가. 선사들의 말대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근거도 실체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이곳에서 온갖 생각들이 쏟아져 나온다. 건강도 돈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 마음을 잘 쓰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첫째가는 비결이겠다.대선 주자 여론조사를 보니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소폭 상승하고, 윤석열 후보는 하강하여 10% 안팎의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왔다. '국힘' 선대위가 쇄신을 외치며 총사퇴한 반면, 여세를 몰아 이 후보는 정책 행보의 가속 페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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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탄강 철교 지면기사
1899년 7월 국내 철도 회사가 대한제국 정부의 측량 허가를 받아 경원선 부설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원산 간 222.7㎞ 구간으로, 경인선과 연결돼 서해안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중요한 노선이다. 또 최북단 두만강까지 이어지는 함경선과도 닿아 한반도 동북지방과 서울을 잇는 동맥이 된다. 하지만 자금 사정으로 인해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다.원산은 동해 북단 군사·산업 거점 도시로, 전략적 가치가 높다. 러·일·청 제국주의 열강은 경원선 부설권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다퉜다. 한반도 지배를 둘러싼 패권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산업·군용물자 수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1904년 임시군용철도감부를 편성해 경원선과 경의선 부설에 착수했다. 철도 부지는 대한제국이 일본에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땅을 빼앗기게 된 토지주에 의병들이 가세해 거세게 저항했다. 강제 병합 이후 공사가 본격화돼 1914년 8월 전 노선이 완공됐다.한국전쟁 개전 당시 북한군은 경원선을 따라 남하했다. 국군은 한탄강 철교 남단에 배수진을 치고 북한군에 맞섰으나 역부족. 저항을 뚫고 다리를 건넌 인민군은 의정부를 거쳐 서울 도봉으로 진격했다. 남북 분단의 상징물이 된 한탄강 철교에는 수많은 총탄의 상흔이 뚜렷이 남아 당시 상황을 말없이 전한다. 이제는 선로마저 뜯겨 초라하고, 낡은 교각엔 핏빛 녹물이 배였다.철도공단이 한탄강 철교를 철거하려다 주민 반발에 막혔다. 공단은 내년 말 개통 예정인 경원선 소요산역~연천역 구간 전철화 사업에 따라 기능을 잃게 된 구 경의선 철도를 걷어내기로 했다. 이미 일부 구간은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100년 넘는 근현대사 문화유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청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연천군도 처음 구상을 바꿔 철교 보강 공사를 한 뒤 활용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다행한 입장이다. 이를 위해 타당성 검토를 위한 용역과 제안공모를 병행하기로 했다.한탄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건너 수많은 북녘 동포가 자유를 찾아 남하했다. 남북 분단으로 끊겨버린 민족의 아픔을 묵묵히 지켜봐 왔다. 쓸모가 없어졌다고 선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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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새해 국운(國運) 지면기사
여느 해처럼 새해 첫날을 전후해 휴대폰에 송구영신 메시지가 넘쳐났다. 지루하고 무서운 코로나19 탓인가 건강을 기원하고 해후를 고대하는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4인 이하 집합 규제로 가족 식사 말고는 사적, 공적 모임들이 종적을 감춘 코로나 이산 시대의 자화상일 테다.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이다. 사회 전체가 반복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주 연장'에 기진맥진한 상태이다. 특히 지난 연말 위드 코로나 방역이 취소되자 사회적 무기력증은 더욱 심해졌다. 염원했던 일상의 복원이 한 달 만에 오미크론 변이에 무산되자 사회 곳곳에서 반발과 체념이 교차했다.민생은 국운(國運)에 좌우된다. 일제 강점기, 분단, 한국전쟁 시절의 국민이 행복했을 리 만무하다. 100여년 근현대사 기간 중 초라한 국운으로 인해 민초들이 삶이 고단했던 시절이 절반 이상이다. 산업화로 삶의 기반을 갖추고 민주화로 문화적 성취를 이루면서 국운이 활짝 폈던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인의 자부심은 대단해졌다. 코리아의 이니셜 'K'에 세계가 환호하는 시대는 우리 눈에도 경이롭다. 국민 개개인이 행복하려면 지속 가능한 국운이 필수이다.그래서 새해 대한민국을 위해 두 가지 소원을 빌어 본다. 먼저 코로나19 종식이다. 바이러스를 박멸할 순 없다. 인류와 공생하는 독감처럼 코로나가 착해지면 그게 바로 종식이다. 단정할 순 없지만 조짐은 낙관적이다. 대세 변이로 등장한 오미크론이 감염력은 높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낮다고 한다. 오미크론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구용 치료제도 곧 보급될 예정이다.두 번째는 3·9 대선이다. 대통령제 국가의 국민에게 대통령 운은 민생과 직결된다. 대통령 잘 뽑으면 임기 5년의 민생 안정은 물론 10년, 20년 이상의 국가 미래를 다져 놓을 수 있다. 산업화를 이룬 박정희와 민주화를 완성시킨 김영삼, 김대중이 적지 않은 허물에도 뚜렷한 성취를 인정받는 이유이다. 잘못 뽑으면 임기 5년의 민생 파탄은 물론 청소년의 미래 한국이 암담해진다. 최근 몇 대에 걸친 대통령들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유산을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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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도청사 광교 이전 지면기사
1963년 군사 정부는 서울 광화문에 있는 경기도청사를 이전하기로 한다. 같은 해 11월 6대 국회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인천 유승원(1921~1984) 후보와 수원 이병희(1927~1997) 후보는 지역구에 도청사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친 정권인사인 둘은 나란히 당선됐고, 한쪽 편을 들 수 없게 된 박정희 의장은 결정을 미뤘다.유승원은 대규모 시위를 통한 여론전으로 압박했다. 이병희는 혈혈단신 맞섰다. 의원 당선증을 받자마자 수원 중동사거리 '삼흥이발관'에서 삭발을 하고 청와대로 달려가 박정희 의장 앞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도청을 수원으로 유치하지 못하면 저는 죽습니다." 최고 권력자를 협박까지 하는 결기가 수원의 미래를 바꾸는 결정적 장면이 됐다. 백웅(白熊) 이병희는 이후 7선 의원에 장관을 지냈다.1967년 준공된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경기도청사 구관은 김희춘과 나상진 선생이 공동 설계했다. 당시 건축계 주류인 모더니즘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평이다 . 'ㅁ'자 모양 건물배치에 따라 생겨난 중정(中庭)은 휴식공간인 동시에 건물 내 복도와의 절제된 조화가 돋보인다. 비슷한 시기 전국에 관공서 청사 붐이 일었는데, 도청사가 전형(典型)이 됐다고 한다. 건축문화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8월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2022년 새해, 경기도청사가 광교 시대를 맞는다. 2017년 9월 착공한 경기도청과 도의회 광교 신청사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84 일원 2만6천184㎡ 부지에 건축 총면적 16만6천337㎡ 규모다. 사업비 4천780억원(건축·설계비 4천146억원, 토지비 634억원)이 투입돼 지난달 말 준공검사를 마쳤다. 도의회는 1월에 먼저 이전하고, 도청은 5월께 이삿짐을 꾸린다.식구들이 떠난 매산로 청사는 행정·문화 복합기능과 도민 중심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경기연구원, 경기복지재단, 경기관광공사, 경기문화재단이 입주하고 도민을 위한 복합문화커뮤니티 공간이 조성된다.55년 전 팔달산 자락에 둥지를 튼 도청사는 전국 최대 광역지자체로 웅비한 도정(道政)의 산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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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한그릇 홍합국의 윤회 지면기사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부인 멜린다 게이츠가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보유 자산이 510억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자선단체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지원한 돈만 2조원이다. 빌 게이츠도 MS 경영자 시절 '실리콘밸리의 악마'로 불렸다. MS의 독점력으로 경쟁기업들의 씨를 말린 탓이다. 결국 미국 정부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칼을 겨누자 빌 게이츠는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 시절 멜린다의 설득으로 세계공헌 재단을 세운 것이다. 빌 게이츠는 기부 덕분에 사업가 시절보다 더 큰 명예와 영향력을 누린다.'죽음의 상인'이라는 세평에 괴로워하던 노벨은 유산으로 '노벨상'을 만들었다. 석유왕 록펠러는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통고받고 자선사업을 시작했다. 그 덕분인지 40년을 더 살았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등 미국 고액 기부자 50인이 2020년 한 해 동안 기부한 금액이 247억 달러나 된다. 거부들의 천문학적인 기부와 자선이 세상에 끼친 선한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도 거부들의 기부에 세상의 평판, 사업의 유지 등 다양한 동기와 의도가 엿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독점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은 의무로 볼 수도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부금도 그들 자산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고.최근 70대 미국 교포가 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에 2천 달러를 보내왔다. 그는 고학생이던 1970년대 중반 신촌 리어카 아주머니에게 홍합국 한 그릇을 얻어먹었다. 다음날 값을 치르겠다 했지만 돈이 없어 갚지 못했다. 평생 홍합 한 그릇 값을 치르지 못한 죄책감이 들었단다. 그래서 신촌의 어려운 분들께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해달라고 부탁했다. 과연 그 아주머니가 돈 받을 요량으로 홍합국을 팔았을까? 모두가 어렵던 시절이었다. 리어카로 홍합국 행상을 하던 아주머니도 외상 한 그릇을 간청하는 청년만큼 가난했을 테다. 그저 홍합국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으로 청년의 주린 배를 달래주었을 것이다.미리엘 주교의 자선이 죄수 장발장을 선한 마리엘 시장으로 만들어 비참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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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세밑 한파와 만두(饅頭) 지면기사
세밑 한파가 상당하다. 모처럼 겨울이 이름값을 하고 있다. 12월 날씨로는 41년 만에 최고라고 한다. 대설, 동지를 지나 소한이 코앞이니 추울 만하다. 이럴 때 생각나는 계절음식으로 만둣국이 있다.기실 언어든 음식이든 그 기원을 알기는 쉽지 않다. 만두도 그렇다. 일설에 만두는 '삼국지연의'의 주역인 제갈공명의 남만 정벌 당시에 유래한 음식이라 한다. 공명의 군대가 노수라는 강가에 이르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풍랑이 거세져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를 죽은 원혼들의 탓이라 여기고 이를 위로하고 달래기 위해 밀가루를 반죽해 사람 모양으로 만들고 그 속에 고기를 넣고 강물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만두(饅頭)라는 말은 오랑캐의 머리를 뜻하는 만두(蠻頭)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이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진수가 남긴 정사 '삼국지'에는 만두에 관한 언급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송나라 때 나온 '사물기원'이라는 책에 보면 패관소설들에 공명과 만두의 얘기가 나온다고 기술되어 있다. 결국 공명과 만두의 이야기는 확인된 정사가 아니라 민간에 떠돌던 이야기가 일종의 적층문학(積層文學)인 '삼국지연의'에 수용된 것이라 할 수 있다.'삼국지연의'는 진수의 '삼국지', 배송지의 '삼국지주', 원나라 때의 '전상평화삼국지', '이탁오의 비평삼국지', '나관중 삼국지'를 거쳐 모종강 부자(父子)의 '삼국지연의'에 이르러 오늘날 우리가 아는 대하소설 '삼국지'가 됐다.어쨌든 만두의 기원은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아니다. 역사서인 '진서(晉書)'의 '하증전'에 만두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만두는 아무리 늦어도 한나라 말기쯤에 등장한 음식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두는 개성이 남방한계선으로 주로 북방계의 음식이었다. 또 만두는 너무 귀한 음식이어서 설 명절 때나 한겨울에 잠깐 맛볼 수 있는 별식이요, 명절 음식이었던 것이다.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강화된 방역조치가 한창이다. 이럴 때 가족끼리 둘러앉아 만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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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더불어·열린민주당 합당 지면기사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초, 여·야는 선거법 개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했다. 야당 반대에도 불구, 범여권 세력은 패스트 트랙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켰다. 정당득표율과 지역구 선거 결과를 연동하되, 연동률을 조정해 반영하는 제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장점인 비례성을 살리면서도 단점을 줄이기 위한 대안적 성격을 가진다.용어조차 낯선 준연동형제를 도입해 정당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위장 명분은 위성 정당 출현으로 무력화됐다. '꼼수 정치'는 여의도의 고질적 병폐. 국민의힘이 비례 의석 전용 정당을 창당하자 더불어민주당도 진흙탕에 뛰어들었다. 선거가 끝나 쓸모가 다한 위성 정당은 모당(母黨)에 흡수됐고, 양당 체제는 더 공고해졌다. 여론은 싸늘했고, 여권 내에서도 "한국 정치사를 부끄럽게 하는 퇴행을 하려 의사일정도 멈췄느냐"는 자탄이 나왔다.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당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통합 합의문에 서명했다.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이고, 비례국회의원 열린공천제, 국회의원 3선 초과 제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권 폐지, 포털 뉴스편집 배열 금지, 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 등 사회개혁 의제 법제화에도 합의했다.위성 정당은 아니나 뿌리가 같은 두 정당의 합체는 이상할 게 없다. 21대 국회 개원 뒤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 3명은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보태며 2중대 역할을 충실히 했다. 여성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하겠다며 물러나면서 현 청와대 출신 인사와 자리바꿈을 했다.통합 직후 양당은 국민 주권 강화와 강도 높은 개혁을 다짐했으나 허울일 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승리를 위한 진영 결집이 공통분모다. 통합이 성사되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도 '러브 콜'을 보냈다.양당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진보진영과 부동층을 결집하자며 합체했다. 열린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이란 대의를 위해 통 크게 양보했다고 한다. 여론은 시큰둥하다. 위장이혼 가정이 재결합한 게 뭔 감동이냐는 거다. 그래도 양당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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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지면기사
우주는 오랜 세월 인류의 상상 밖에 있었다. 크기도 모르고 기원도 모르니 신의 천지 창조로 여겼고, 신의 가장 아름다운 피조물인 인간의 별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 놓았다. 갈릴레오가 천체 망원경으로 목성을 발견하고 천동설을 부인했다가 종교재판에 회부된지 400년이 지났다. 그래도 여전히 우주를 신의 피조물로 믿는 창조론자들이 적지 않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신' 대신 '중력의 법칙'에 기도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인류는 1990년 우주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가졌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 559㎞에 자리 잡고 우주 관측을 시작한 것이다. 허블이 밝혀낸 우주의 실체는 상상대로 상상을 초월했다.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가 우주에 수천억개가 존재하고 있었다. 우리 은하에만 태양과 같은 항성(별)이 5천억개라니, 우주를 채운 별의 숫자와 거기에 매달린 행성과 위성은 지구 전체의 모래알갱이 만큼일테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년이며, 우주가 지금도 빛의 속도 보다 빠르게 팽창 중인 사실도 허블의 발견이다. 최근엔 이런 우주가 수없이 많을 수 있다는 다중우주 이론이 정설처럼 됐으니, 신의 영역으로도 우주를 가두기 힘들게 됐다.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인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쏘아 올렸다. 수명이 다한 허블 우주망원경 대신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린 것이다. 적외선 망원경인 제임스웹은 허블보다 성능이 월등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을 찾을 수 있고, 훨씬 멀리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우주 최초의 별과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을 찾는다면 우주의 물리법칙을 숭배하는 종교가 생길지도 모르겠다.광대무변한 우주에 생명이 사는 행성이 지구뿐이라면 칼 세이건의 말대로 "엄청난 공간 낭비"다. 어느 은하엔 서울서 부산 가듯 행성 간 여행을 하고, 어느 은하엔 우주전쟁이 한창일 수도 있다. 지구는 고립되고 초라한 행성일지도 모른다. 이런 미시 공간에서 인간은 지구의 주인을 자처하며 자기 행성을 파괴 중이다. 그도 모자라 인간이 인간을 핍박하고 혐오하는 자아 분열이 한창이다.지금 당장 신의 능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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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아내의 반말 지면기사
"결혼을 해 한 남자의 아내가 됐는데, 시댁에선 나를 '새아기'라 부른다. 내 부모님에게는 '새아기'로 불리지 않는데, 왜 시가에선 '새아기'가 되는 걸까. 이 말에는 며느리는 미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시어른이 가르치고 품어줘야 한다는 정서가 깔려 있다. 며느리는 아이가 부모를 따르듯 시어른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도 엿보인다".1985년생 여성인 저자는 가족 호칭에 깔린 가부장 중심의 위계와 권력에 문제를 제기하고 구습(舊習)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9년 출간한 에세이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라는 한국 사회의 차별적인 가족 호칭을 바꾸려 싸워온 자전적 기록이다.저자는 시가에서 '아주버님', '도련님', '형님' 호칭을 바꿔보려 말을 꺼냈다가 당혹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가족 호칭을 바꿔보자니 배우자는 벽에 머리를 박고, 배우자 형은 펄펄 날뛰고, 배우자 형의 아내는 울고불고했다고. 이를 통해 '가족 서열'과 '나이 서열'이 가부장제와 긴밀하게 뒤엉켜 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아내 김건희씨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발언이 논란이다. 지난 22일 방송에 나와 "김씨가 사석에서도 윤 후보에 반말을 한다더라"며 "(윤 후보가) 집권하면 실권을 최순실씨 이상으로 흔들 거라고 우리가 염려하고 있다"고 했다. 남편에 반말하는 김씨가 실세이고, 최씨보다 더할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야당은 남존여비 시각이라며 반발했다. "김혜경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반말하더라"며 소재가 떨어지니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송 대표가 어설프게 프레임 작전을 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논리적이지 않은 '카더라 식' 공격은 오히려 역풍만 맞을 수 있다"며 실언·실책이란 말이 나왔다.송 대표는 올여름 17명 사상자를 낸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를 두고 운전자를 탓하는 듯한 말을 해 시비가 일었다. 5월엔 '기러기 가족'에 대해 "혼자 사는 남편이 술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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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설강화' 논란 지면기사
JTBC 드라마 '설강화' 방영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0만명을 넘었다는 뉴스에 놀라 보지도 못한 드라마 홈페이지를 열었다. "분단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끝내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준 두 청춘의 뜨거운 사랑. 그들의 사랑이 이 땅을 가로막은 장벽을 녹이고…." 분단의 장벽을 녹이는 로맨스라니, 홍보 문장답게 거창하다.그런데 국민청원의 취지는 심각하다. 간첩인 남자 주인공 때문에 북한의 민주화 운동 개입설이 떠오르고, 안기부를 미화했다니 말이다. "노골적으로 정치의 압력이 들어간 걸로만 보인다"는 추정과 함께 촬영 중단과 촬영 분량 제거를 요구했다.JTBC가 지난주 방영을 강행하자 방영금지 여론이 번지면서 사회적 쟁점으로 불거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운동권에 잠입한 간첩, 정의로운 안기부, 시대적 고민 없는 대학생, 마피아 대부처럼 묘사되는 유사 전두환이 등장하는 드라마에 문제 의식을 못 느낀다면 오히려 문제"라고 설강화 비판에 올라탔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너무 무책임하고 너무나 명백한 왜곡 의도를 지닌 드라마"라 비판했다.시사평론가 진중권의 반박이 예리하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라며 '다른 시청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권리는 없다'고 했다. 설강화 1, 2회의 시청률은 3.9%였다. 전체 2천만가구 중 78만가구가 시청한 셈이다. 실제 시청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테고 드라마를 본 소감은 천차만별일테다. 일각의 주장과 시선으로 전체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는 건 자유주의 체제의 원칙이니 진중권의 주장은 타당하다. 표현의 자유가 사라지면 펑솨이의 나라가 된다.드라마 제작진의 공식 입장은 구구절절해 안쓰럽다. "기득권 세력(군부정권)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정권과 야합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라며 "역사 왜곡과 민주화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해소될 것"이라 해명했다. 창작된 주인공에 분노한 진보 진영 시청자를 달래려 가상의 군부정권-북한정권 야합을 강조하니, 이번엔 군부정권 인사들과 북한 당국이 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