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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그림자 지면기사
위험사회는 1992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가 창안한 말이다. 생명과 환경을 해치는 기술의 발달이나 경제성장과 국가의 기획을 통한 진보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심화하는 불평등이 바로 사회적 위험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악마는 사소한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대로 고도로 복잡해진 현대사회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가 사회를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 수천, 수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 산업에서는 작은 고무패킹 하나만 빠져도 생산 라인이 멈출 수 있다.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도 우리의 반도체 생산이나 부품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는 한두 개 부품이 코로나19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발생한 것이다. 우리만 잘 나간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세계 각국의 상호의존도는 이만큼 긴밀하고 끈끈하다. 세계화하고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위험도는 더 높아지는 것이다.정말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요소수가 차량들을 멈춰 세우고, 물류 대란을 일으키게 생겼다.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최근 영국이나 미국이 트럭운전자 부족으로 물류대란을 겪는 것을 보면 사소한 일 하나라도 작동이 안 되면 이처럼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다.요소의 화학식은 CH4N20이다. 녹는점은 132.7°, 비중은 1.335라고 한다. 석탄, 천연가스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하고 여기서 요소를 얻는다. 그런데 요소는 차량의 배기가스를 조절하는 데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 질소비료도 여기서 나온다. 만일 요소 부족사태가 계속된다면 비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옥수수 등 곡물 생산에 위기가 올 수 있다.원인은 무엇인가. 친환경 저탄소 정책으로 전환하다 보니 중국의 발전소가 멈추고 전기료가 급등했다. 전력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석탄 화력발전소를 돌리다 보니 요소수 생산에 문제가 생겼다.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저탄소로 가야 하나 석탄의존도를 줄이면 전기 생산에 문제가, 발전소 가동에 집중하면 요소수 부족 사태가, 요소수 생산에 집중하면 비료생산에 차질이 생긴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필수지만, 정책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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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일론 머스크와 '억만장자세' 지면기사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자 수를 갈아치운 '오징어 게임'을 미국 학자들은 '경제 불평등'이란 관점으로 본다. 지난달 제이슨 존슨 모건주립대 교수는 오징어 게임 속 녹색 운동복을 입고 방송 뉴스프로그램에 나와 미국 사회의 불평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부진한 양극화 해소 정책을 비판했다.미국의 극심한 빈부 격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년 기준 상위 1%의 전체 소득 점유율은 18.8%에 달한다. 하위 50%의 소득 점유율 13.3%를 크게 웃돈다. 1990년엔 하위 50% 소득이 전체 소득의 16.3%, 상위 1% 소득이 14.3%이었다. 그런데 1996년 상위 1%가 15.2%, 하위 50%가 15.0%로 역전된 이후 매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부(富)의 편중도 심각하다. 상위 1%가 전체 부 점유율 34.9%인데 반해 하위 50%는 1.5%에 불과하다.바이든 행정부가 극소수 최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증세를 추진 중이다. 이른바 '억만장자세(Billionaires' Tax)' 제정 움직임이다.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 최소 20% 세율을 적용해 연간 단위로 부과하는 게 골자다. 현재는 자산가치가 올라도 팔지 않으면 과세하지 않는다. 10억 달러 넘는 자산 보유자나 3년 연속 1억 달러 이상 소득을 올린 700여 명이 대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양극화와 불평등이 소환한 고육책이다.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의 10%를 매각해 현금화할지 묻는 설문 조사를 했다. 351만9천252명이 참여해 57.9%가 찬성, 42.1%가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앞서 머스크는 "어떤 방법으로든 투표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실제 매각할 경우 보유 주식 1억7천50만주, 올 상반기 기준 시가 248조원의 10%인 24조8천억원으로 추정된다.최상위 부자 증세와 관련, 머스크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모든 억만장자에게 100% 세금을 물리더라도 국가 부채는 조금 줄어들 뿐이라는 거다. '재원 대부분은 일반 대중에게서 나와야 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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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요소수 나비효과 지면기사
요소수 대란이라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 요소 대란이다. 요소수는 요소를 정제수와 혼합하는 간단한 공정만 거치면 된다. 요소만 있다면 요소수 만드는 건 일도 아니다. 대란이 벌어졌지만 대책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던 요소를 하루아침에 국내 생산으로 충당할 방법이 없다. 수입선을 바꾸면 되지만 유럽도 요소 대란이 시작됐고, 요소 안보에 비상이 걸린 나라들이 우리 형편을 챙겨줄 리도 없다.글로벌 요소 대란의 시발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시켰다. 미국과 군사동맹인 호주를 길들이기 위한 경제보복 조치였다. 그런데 보복은커녕 제 발등 찍기였다. 호주가 꿈쩍하지 않자 석탄 부족으로 중국 발전소들만 난리가 났다. 설상가상이라고 산시성 대홍수로 주요 석탄광산들이 수몰되면서 발전용 석탄이 고갈되는 바람에 대정전 사태까지 겪었다. 한가롭게 석탄으로 요소를 만들 상황이 아니다.급해진 중국은 러시아에 가스를 구걸했고, 러시아는 아시아 수출물량을 이유로 유럽 가스 수출량을 줄였다. 그 바람에 유럽은 가스대란에 직면했다. 가스가격이 치솟자 천연가스로 요소를 만들던 공장들이 문을 닫았고, 다급해진 유럽 국가들은 중국산 요소를 찾았고, 중국은 자국 소비량을 지키려 요소 수출문을 걸어 잠갔다.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에서 토네이도가 될 수 있듯이, 복잡한 사슬로 연결된 글로벌 경제 생태계는 특정 국가나 지도자 한 사람의 작은 몽니만으로 엄청난 재난에 직면할 수 있다. 호주에 대한 중국의 석탄 몽니가 초래한 요소수 대란은 재난의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요소수 대란이 물류대란과 경제대란으로 이어지면 코로나19로 휘청였던 글로벌 세계 경제를 파국으로 몰 수 있다. 요소 부족이 비룟값을 폭등시켜 밀·옥수수 재배를 위협해 사료대란, 식량대란, 식품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들은 섬뜩하다.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제한하자 극일을 외치며 소부장 자립에 올인하는 동안, 생수만큼이나 만들기 쉬운 요소수 고갈은 짐작도 못했고 대책은 없다. 요소의 원료인 암모니아도 전량 수입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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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백령도 점박이 물범 지면기사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다양한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寶庫)다. 보기 힘든 점박이물범, 쇠가마우지, 괭이갈매기, 노랑부리백로가 흔하다. 물고기 천적 쇠가마우지는 백령도에만 둥지를 튼다. 국내 500여 종 조류 가운데 370여 종이 관찰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식물군도 다양해 범부채, 대청붓꽃, 순비기나무, 해당화, 갯메꽃, 해국이 지천이다.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은 백령도 생태계를 상징하는 귀한 손님이다. 겨울철 중국 보하이 랴오둥만 유빙에서 새끼를 낳고 백령도로 내려와 봄부터 늦가을까지 먹이활동을 한다. 몸길이 1.4~1.7m, 몸무게 82~123㎏인 소형 종이다. 개체 수는 100~300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연봉바위, 두무진, 하늬해변에서 주로 관찰된다.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을 보호하기 위해 인천시와 섬 주민들이 손을 잡았다. 시는 지난해부터 백령도 주민들과 정기적으로 점박이물범 개체 수와 서식지를 조사 중이다. 최근에는 하늬해변 앞 물범바위 인근에서 물범을 관찰할 수 있는 '물범 에코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시 마스코트인 점박이물범을 연구·교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지역 청소년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백령중·고 '점박이 물범 탐구동아리'는 백령도 남포리 습곡구조 전망대 등지에서 정기적으로 물범 쉼터인 연봉바위를 관찰한다.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탐구조사를 하고, 12월에는 활동 발표회를 열어 지역사회와 물범 연구·보호 방안을 공유하고 있다.점박이물범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역 숙원인 공항 유치가 진일보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일 개최된 국가재정평가위에서 백령공항 건설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내년 예타 조사를 통과하면 2025년에는 착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 사업은 2017년 국토교통부의 사전 타당성 연구에서 B/C(비용 대비 편익) 값이 2.19로,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공항 예정지는 생태 환경이 건강한 지역이다. 생태계가 교란될 것이라 걱정들이다. 물범은 환경 변화에 예민하다. 서해안 일부 도서에만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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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무소불위 유동규 지면기사
중국 고사에 1인자의 위세를 빌려 권력을 농단하는 두 유형이 등장한다. 먼저 지록위마(指鹿爲馬)형이다. 진시황이 사망하자 환관 조고는 술책을 부려 장자인 부소를 자결시키고 어린 호해를 황제로 옹립한 뒤 권력을 장악한다. 어느 날 호해 앞에서 사슴을 끌고 와서는 말이라 한다. 황당한 호해가 주변 신하에게 말이 맞느냐 하니 대부분 말이 맞다 했다. 강직한 신하 몇몇이 사슴이라 했지만 바른말 한 죄로 모두 조고에게 죽음을 당했다.전국시대 초나라 선왕은 재상 소해휼에게 병권을 맡겼다. 당연히 초나라 변방의 소국들이 소해휼을 두려워했는데, 선왕만 까닭을 몰랐다. 한 신하가 호랑이를 속여 뒷배로 세운 여우의 우화로 설명해주니, 호가호위(狐假虎威)의 유래다. 조고는 황제 위에 군림했고, 소해휼은 왕의 권력을 대행했다. 어린 호해는 무능했고, 자기 권력의 크기조차 모른 선왕은 어리석었다.최근 언론에 보도된 대장동 비리 핵심인사인 유동규의 공직시절 행적이 가관이다. 성남시시설관리공단(성남도시개발공사 전신) 기획본부장 시절 직원들에게 수시로 충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예능 프로그램 광팬인지 기관 워크숍 때마다 직원들에게 바다 입수를 강요하고, 냉면 사발을 채운 충성주를 마시게 했단다.눈을 제때 안 치웠다고, 주차 민원을 거부했다고 고위직원을 해임하거나 빙상장 매표소로 좌천시켰단다. 이런 식으로 해임한 직원들이 20여명이라니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그의 지록위마를 견딜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그의 뒤에 호랑이가 있다고 믿은 탓일 테다. 지금 같으면 직장폭력으로 유동규 본인이 잘렸지 싶다.작은 아파트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이 고작인 사람이 공직에 들어와 대장동 비리 설계를 주도하고 이익을 나누는 과정에서 공모자의 뺨을 후려쳤다. 이런 사람을 모신 공직자들의 굴욕감을 헤아리기 어렵지만 유동규는 경기도 유력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까지 지냈다.검찰과 경찰의 대장동 수사가 변죽만 울린다는 여론의 조롱도 유동규 압수 수색부터 시작됐다. 여론의 성화에 못이겨 압수 수색에 나선 검찰 앞에서 유동규는 핸드폰을 집어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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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주4일제와 시간복지 지면기사
주사파(?)가 지지를 얻고 있다. 우리가 아는 주사파(NL)가 아니라 주사파(週四派), 즉 주4일제 근무에 대한 얘기다. 사회 일각에서 농담처럼 논의되더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제도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가 되고 있다.그러나 주 4일 근무는 아직 요원한 얘기다. 주 52시간 근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 4일 근무는 현실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또 공공기관과 도서관, 동네병원과 약국 등이 주 4일만 문을 열면 시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하다. 주4일제가 시행되려면 고용인원을 더 늘려 사회적 불편을 없애야 하고 이에 따른 인건비 등의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산업계의 경쟁력과 기업경영에도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 모든 복지와 서비스는 결국 돈, 예산과 직결되기 때문이다.이 뉴스를 접한 단골식당 아주머니는 한숨부터 내쉰다. 물가가 치솟는 데다가 심지어 상추를 딸 일손조차 부족해서 박스당 2천원이던 상추가 1만5천원까지 올랐단다. 힘든 일과 노동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주4일제마저 시행되면 국가경쟁력의 약화와 사회적 어려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물론 현대인들은 옛날 우리 조상보다 일을 더 적게 하지는 않는다. 프랑스 노동사회학자 보방(Vauban)에 따르면 18세기 이전 유럽인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180일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폭염·폭우·한파 등 기상여건과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일생과 생활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사람이 잠으로 인생의 삼분의일을 보내고 즐겁게 웃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일생 내내 고작 89시간 정도라는 것이다.그러면 주4일제 근무에 따른 사회적·국가적 비용을 줄이되, 격무로 인한 삶의 질을 확보할 묘방은 없는가. 있다. 바로 시간복지다. 가령, 문화가 있는 날 2시간 조기 퇴근을 실시하거나 태풍과 미세먼지 등 기상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에 한해 출근시간을 조금 늦춰준다든지 점심식사 시간을 1시간30분으로 늘려준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삶의 질을 제고하고 노동과 근무환경을 조금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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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kt 위즈 정규시즌 우승 지면기사
찐 kt 위즈 팬이 있다. 수원에서 자영업을 하는 40대 남성이다. kt 구단은 그를 명예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지난 30일 프로야구 kt-SSG 랜더스 전을 직관하기 위해 인천 구장으로 달려갔다. 한우구이 식당 영업을 접고서다. 경기 결과에 따라 kt,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중 우승팀이 가려지는 중요한 시합이었다.LG가 패하고 kt, 삼성이 나란히 승리하면서 다음 날 단판으로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열혈팬은 경기가 끝나자 대구로 향했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선수들을 태운 kt 버스를 봤다며 예감이 좋다고 페북에 올렸다. 다음 날 아침엔 대구지리탕과 함께 반주를 겸했다고 한다. 삼성을 지리게 만들고 수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염원을 담은 탁월한 메뉴 선택이라며.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위즈가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창단 9년, 리그 참가 7년 만이다. 여정은 험난했다. 순위 다툼이 치열한 막바지에 3연패를 당해 2·3위 팀에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에 연승하면서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적진에서 삼성에 1-0 신승. 리그 우승팀을 가리는 결정전은 1986년 해태 타이거즈-OB 베어스 이후 두 번째다.2015 시즌 1군 무대에 입성한 kt는 2017시즌까지 3년 연속 꼴찌였다. 공·수 모두 불안했고, 단기 성적에 급급해 유망주들을 내보내면서 팬심을 차갑게 했다. 창단 이후 2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용의 군단' NC 다이노스와 비교됐다. 한때 '지진아' 취급을 받는 수모를 겪었으나 이강철 감독 부임 이후 투·타에 조화를 이루면서 지난해 리그 2위를 차지, 올 시즌 비상을 예고했다.한국시리즈에서 kt와 맞붙는 상대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역대 전적이 증명하듯, 리그 우승팀이 절대 유리하다. 다만 올해는 일정이 늦어져 7차례 경기를 목동 넥센 히어로즈구장에서 치러야 하는 게 아쉽다. 홈 구장에서의 기선 제압도, 직관이 어려워진 팬들도 그렇다.승리에 취해 운전대를 대구로 돌린 찐 팬은 아내에게 미안했다. 카톡으로 대구에 가겠다고 알렸다. 답문이 왔다. '왜 가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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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핼러윈과 '위드 코로나' 지면기사
가톨릭 교도들은 성인(聖人)의 이름으로 세례명을 짓는다. 신심이 깊은 신도들은 자기 생일보다 세례명 성인이 사망한 날을 영명축일로 더 의미있게 기린다. 그런데 축일(祝日)이 없는 성인들도 많아, 가톨릭교회는 11월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만성절·萬聖節)'로 정했다. 만성절 전야제가 핼러윈(Halloween)이다.핼러윈은 그리스도교에 흡수된 켈트족의 새해 전야 축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열 달짜리 달력을 쓴 고대 켈트족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31일 새해 전야제를 성대하게 열었다. 이날 지하 세계의 문이 열리는데 조상의 영혼뿐 아니라 불청객인 악령들도 올라온다. 조상의 영혼은 기리고 악령은 피해야겠으니, 기괴한 분장으로 악령인 척 위장했다. 악령의 침입을 피하려 순무의 속을 파내 불을 밝힌 등을 대문 앞에 두었으니, 미국 핼러윈의 상징인 호박등, '잭 오 랜턴(Jack O'Lantern)'의 유래다.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날인 오늘을 앞둔 지난 주말 핼러윈이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태원·홍대거리를 비롯한 전국의 유흥 명소들을 채운 핼러윈 인파가 위드 코로나 방역을 위협했다는 비판이다. 핼러윈을 외국의 듣보잡 명절로 비하하는 네티즌들의 분통도 잇따랐다.'호모 루덴스(유희하는 인간)' 개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은 함께 모여 노는 유전자를 통해 문화와 사회를 만들어왔다. '구실'과 '거리'만 있으면 모여 노는 건 인간적 본성이다. 오징어 게임과 달고나가 서구에 퍼지듯, 핼러윈을 이태원에서 즐기는 건 이 때문이다. 백신으로 집단면역 기준에 도달하자마자 위드 코로나 방역으로 전환한 것도, 마냥 가두어 둘 수 없는 인간 본성 때문 아닌가.위드 코로나 개시 시점이 공교롭다. 이달 수능이 끝나면 전국의 수험생들이 시험지옥을 벗어나 거리로 쏟아진다. 망년회,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등 그동안 코로나로 강제 격리돼 유희를 상실했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게 분명하다. 각종 스포츠 현장과 공연 무대도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으려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룰 테다. 그때마다 국민 탓을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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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음식점 허가 총량제' 지면기사
정부는 1999년 인천·대구·울산에 대기오염 지역총량제를 도입했다. 2004년 7월에는 광주시 경안천 상류 지역 288.2㎢를 대상으로 '수질오염 총량 관리제'를 시행했다. 이후 한강수계 지자체들에 확대되면서 경기 동부권역 전역이 총량 규제지역으로 묶이게 됐다.오염총량제는 지자체별로 할당 범위에서 오염물질 배출 총량을 규제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목표로 정한 수질을 달성하면 제한적으로 개발을 허용해준다. 수질개선을 위한 오염물질 배출량을 정해주고, 이를 지킨 지자체에 개발을 추가 허용하는 혜택을 주는 것이다. 환경보전이란 공공의 선을 지키면서 지역 불균형을 막고, 사유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려는 고육책이다. 대기업들이 할당 한도만큼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하고,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음식점 허가 총량제'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7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 자영업·소상공인과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운영해 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 국가에 의한 선량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했다. 자살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고, 불량식품을 먹는 것이 자유가 아니고, 굶어 죽을 자유도 (자유가) 아니듯, 마구 식당을 열어 망하는 것도 자유가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야당 대선 후보들은 전체주의(윤석열 후보) 또는 초헌법적인 위험한 발상(홍준표 후보)이라며 맹폭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아무 말 대잔치'라며 "이런 식이면 화천대유는 F&B(식음료)를 자회사로 설립해 신도시 지역에 김밥집과 피자집, 치킨집까지 권리금을 받고 넘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인터넷 논객 조은산은 "밥벌이까지 허락받아야 하나, 정신 나간 소리"라 일축했다.오염총량제와 달리 음식점 총량제는 직업을 선택할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정신과 맞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시장 경제에 활력을 준다.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이 후보의 오만과 독선이 드러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는다.이날 시장 떡집에서 쑥떡을 집어 든 이 후보는 "요즘 저를 보고 쑥덕쑥덕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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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보통 사람 노태우 지면기사
"나 이 사람 보통 사람입니다. 믿어주세요." 26일 영면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7년 12월 대선 유세장에서 반복했던 호소다. 전두환 군부의 권력 찬탈이 찰나의 순간에 이루어졌듯이 종말도 한순간이었다. 박종철 치사 사건, 6월 민주항쟁, 대통령 직선제 개헌, 13대 대선으로 이어진 격동의 1987년은 전두환 정권에 조종을 울렸다.노태우는 정권의 종말에 휩쓸리는 대신 전두환에게 직선제개헌을 요구하는 '6·29 선언'으로 기사회생했다. 전두환과 짜고 기획한 선언이라는 증언과 폄하는 뒷담화일 뿐이다. 김영삼, 김대중의 분열로 13대 대통령이 된 그에게 '보통 사람'은 쿠데타 세력과의 결별을 의미했다.전두환을 백담사에 유배 보내고 광주청문회와 5공 청문회에 세웠다. 언론 자유화로 전국에서 신생 언론사 창간이 줄을 이었다. 코미디언들이 대통령을 '물태우'로 풍자했지만, 그는 이 별명이 좋다고 반겼다. 약속한 민주화 조치를 대부분 이행했다. 87 개헌체제의 기반을 다져 김영삼, 김대중 민간정권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가교가 됐다.외교적 업적은 대단했다. 1988년 7·7선언을 통해 남북 간 제한 없는 인적, 물적 교류원칙과 사회주의 국가와의 관계개선을 선포했다. 진보진영 대북정책의 근간이 만들어졌고 남북 동시 유엔가입도 실현했다. 소련, 중국과의 연이은 수교로 외교 지평은 북방으로 확대됐다.하지만 원죄는 깊었다. 김영삼 정부 때 제정된 5·18특별법으로 법정에서 무기징역을 받았다. 비자금 축재로 국민적 분노를 샀다. 그나마 전두환과 달리 그는 잘못을 인정하고 속죄했다. 병상의 아버지를 대신해 아들 노재헌은 광주 5·18묘역에서 참회하고, 수천억원의 추징금도 완납했다. 마지막 유언도 "저의 과오들에 대한 깊은 용서를 바란다"였다.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노태우의 국가장을 치르되 국립묘지 안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 시절의 업적은 인정하되, 내란범죄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불허한 법은 지킨다는 얘기다. 보통 사람을 염원한 노태우의 희망은 절반만 이루어진 셈인가.작가 이병주는 "일광에 바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