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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장수(長壽) 음료 '커피'

    [참성단] 장수(長壽) 음료 '커피' 지면기사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전국에 커피 전문점만 7만개를 넘는다. 2019년 말 기준 프랜차이즈 점포만 1만5천여 개로, 국민 간식 치킨집(1만7천여 개)을 넘본다. 가성비(Cost-effectiveness)를 내세운 메가커피는 창업 5년 8개월 만에 전국 매장 1천500호를 넘어서는 급성장을 했다. 젊은 층과 주부들 사이에 스타벅스 매장은 '스벅권'으로 불린다. 부동산 시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역세권, 학군권과 동급인 거다.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직원들이 지난주 서울 전역을 돌며 트럭시위를 벌였다. LED 전광판에는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반복 노출됐다. 이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트럭을 임대했다고 한다. 시민들은 업계 선두 주자인 스타벅스 직원들의 돌출 퍼포먼스에 '뭔 일이냐'며 놀란 표정들이다.시위는 지난달 말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동시 진행된 다회용(리유저블) 컵 증정 행사가 도화선이 됐다. 매장마다 예외없는 줄서기가 이어졌고, 직원들은 밀려드는 주문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 매장과 매출 증가에 따른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누적돼온 불만이 행사 당일 폭발한 것이다.스타벅스 직원들은 앞으로 더 힘들지 모른다. 커피가 동양인들의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대를 비롯한 4국 공동 연구팀이 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 남녀 33만명을 장기 추적한 결과로, 국제역학저널 최신호에 소개됐다.이 논문에 따르면 하루에 커피를 1~3잔 미만 마시는 남성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2%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 3~5잔 미만과 5잔 이상 마시는 경우 사망 위험이 각각 24%씩 낮았다. 여성은 1~3잔 미만 마실 때는 20%, 3~5잔 미만일 때는 35%, 5잔 이상인 경우 28%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커피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낮췄다. 커피를 5잔 이상 마실 경우 남성은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15% 낮았고, 여성은 19% 낮았다.'악마의 유혹과도 같다'는 중독성 짙은 커피가 건

  • [참성단] 정치와 무속

    [참성단] 정치와 무속 지면기사

    정치판이 난데없는 무속 논쟁으로 시끌벅적하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전 총장에게 '천공 스승 멘토설'을 제기하고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에서도 주술 관련 의혹에 대해 공세에 나서자 갑자기 사주명리학·관상·풍수·무속 등이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세상은 첨단 과학기술 시대로 진입한 지 오래지만, 유약한 인간의 본성은 변함이 없다. 특히 총선과 대선 같은 정치의 계절이나 사회가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면 초현실적인 주술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그러고 보면 정치와 주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조선왕조에서도 풍수 같은 지력(地力)에 의지하여 왕가의 안정을 모색하는 이른바 '혈식구원'의 방략을 적극 수용하였다. 조선 말기 때는 명성 황후 민비가 진령군이라는 무속인에게 의지하여 국기가 흔들린 적이 있었다. 진령군은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장호원으로 피신한 민비에게 거의 정확하게 환궁 날짜까지 예언을 하여 민비의 신임을 얻어 왕가와 국정을 좌우하였다. 이 당시 중국에서 처음에는 재신으로 숭앙받던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인 관우는 점차 신격이 높아져 20세기 초반 마침내 새로운 옥황상제로 취임했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명군에 의해 들어 온 관우 신앙이 민비와 진령군에 의해 전국 방방곡곡에 관우 사당이 신축된 덕분이다.이뿐 아니라 제정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도 혈우병을 앓고 있던 황태자를 치료해준 심령술사 라스푸틴에게 빠져 지냈다. 미국에서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점성술사의 자문과 조언에 따라 국정 운영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세상에 충격을 안겨준 바 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정 혼란을 겪고 급기야 탄핵 사태까지 치달은 아픈 기억도 있다.세상에는 여전히 합리적 이성과 과학의 힘으로 해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힘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이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는 오지 않았고, 결정되지 않았기에 미래다.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현재의 노력과 관성이다. 과

  • [참성단] 문화유산 '한글'

    [참성단] 문화유산 '한글' 지면기사

    '고루' 이극로 선생(1893~1978)은 언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뚜렷한 족적(足跡)을 남겼다. 우리 말글에 깊은 애정으로, 한글 지킴이를 자처했다. 1929년 '조선어사전' 편찬 집행위원(뒷날 조선어학회의 '조선말 큰사전'), 1930년 한글 맞춤법 제정위원, 1936년 조선어학회 간사장을 지냈다. 1942년 7월 조선어학회 사건에서 최현배, 이윤재와 함께 핵심 인사로 지목돼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이제 쓰는 조선 글씨는 조선 임금 세종이 서력 1443년에 대궐 안에 정음궁을 열고 여러 학자로 더불어 연구하신 끝에 온전히 과학적으로 새로 지어진 글씨인데 서력 1446년에 안팎에 되었습니다. 이 글씨는 홀소리 11자와 닿소리 17자로 모다 28자올시다."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어 음성자료 중 일부다. 한글 창제의 시원(始原)을 말하는 이극로 선생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쩡쩡 울린다. 그는 일제 탄압으로 조선어가 사라질 것을 걱정해 1928년 프랑스 소르본대학의 구술 아카이브 스튜디오에서 육성 기록을 남겼다. 우리 글의 역사와 자모음 결합으로 이뤄지는 음성체계를 담았다. 이 귀중한 사료는 2011년에야 발견됐다. "세상 사람들은 한울님은 공경할 줄은 알되 사람은 공경할 줄은 알지 못합니다. 얼마나 까꾸로 된 생각입니까"란 말에는 우리 말 변천사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9일은 제575돌 한글날이다. 정부는 '2021 한글주간 행사'를 통해 다양한 비대면 행사를 개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외문화홍보원도 세계 주요 27개국, 32개 재외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한국문화 퀴즈대회를 비롯해 한국 문학 소개, 한국영화제, 케이팝 공연을 진행한다.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빅히트하면서 외국인들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말한다고 한다. 추억의 '달고나'를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핥고 있다. 우리 말, 우리 글이 없었다면 K-문화도 없었을 것이다.표음문자 한글은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이다. 28개 자모음 결합만으로 오만가지 글자를 조합해 낸다. 숭례문(남대문)이 아닌 훈민

  • [참성단] 개 식용 금지법 논란

    [참성단] 개 식용 금지법 논란 지면기사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개고기 식용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재점화됐다. 동물권단체들은 대통령 발언을 환영하며 아예 개 식용 금지 법제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법으로 전통적인 개 식용 문화를 금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 한다. 여기에 육견협회 등 식용견 유통 종사자들의 생존권 투쟁이 겹치면서 양상이 복잡해졌다.추정 통계에 따르면 반려견 인구가 1천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들에게 개는 개가 아닌 가족이다. 올해 전체 펫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라니, 가족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눈에는 개 식용이 식인행위에 버금가는 패륜일 수도 있겠다. 유감스럽게도 보신탕 마니아들이 한 해에 먹어치운 개고기 양이 7만t, 150만마리이다(2019년 기준). 반려견과 가족애를 나누는 1천만명과 개고기 7만t을 먹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현실에서 문화 충돌은 필연적이다.추세는 동물권단체와 반려견 인구 편이다. 보신탕에 집착하는 세대는 늙어가고 인구는 줄고 있다. 대선 경선에 나선 여야 대권 주자들이 개 식용 금지에 호응하고 나선 배경이다. 반려견을 비롯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1천500만명 앞에서 개 식용을 주장한다? 정치적 자살 선언일 테다. 개 식용 금지법이 현실화될 수 있는 정치적 배경이다.그래도 개인의 기호와 취향인 음식문화를 법으로 간섭하는 일이 옳은지는 의문이다. 문화는 법적 규제를 초월한 가치이다. 문화도 역사와 같이 흥망성쇠의 고리를 순환한다. 시대와 주류의 관심에서 멀어진 문화는 소멸한다. 푸세식 변소가 비데가 달린 화장실로 변하기까지는 법이 아니라 변화를 이룰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박지성이 선수 시절엔 자랑이었지만 지금은 불편하다며 맨유 팬들에게 자신의 응원가인 '개고기 송'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호소하고 설득하는 방식이 문화적이다. 중국이 방탄소년단 팬클럽 SNS 계정을 폐쇄해봤자, 방탄소년단에 홀린 중국 '아미'들은 기어코 열광의 통로를 찾아낼 것이다.개 식용 산업과 문화는 이미 사양길에 들어

  • [참성단] 풍수(風水)와 경기 분도(分道)

    [참성단] 풍수(風水)와 경기 분도(分道) 지면기사

    풍수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줄임말이다. 풍수에 대한 인식은 비과학적 지상술(地相術)로 또는 전통적인 자연철학으로 엇갈린 채 논란을 거듭하며 우리 생활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과거시험을 통해 풍수사 곧 지관(地官)을 선발했다. 풍수에서는 산과 물과 방향이 핵심이며 이를 기준으로 해서 간룡법·장풍법·득수법·정혈법 등으로 세분된다. 여기에 묘터를 잡는 음택풍수, 집터를 따져보는 양택풍수, 그리고 마을과 도시의 입지를 살피는 양기풍수 등으로 나뉜다.서울은 음양오행론에 기초한 풍수설과 '주례'의 '고공기' 등을 근거로 북악산을 주산으로 낙산을 좌청룡, 인왕산을 백호, 남산을 주작 곧 안산으로 삼았다. 현재 서울은 태조 3년인 1394년 개경에서 옮겨와 지금까지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의 수도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우리 역사에서 경기(京畿)란 말은 1018년 고려 현종 8년부터 등장하여 왕성 곧 수도의 주변 지역을 가리키는 지역 곧 수도권을 일컫는 말로 통용된다. 참고로 경기란 말은 중국에서 수도인 도성을 '경'이라 하고, 그를 둘러싼 외곽지역을 '기'라 한 데서 유래했다. 이처럼 서울과 경기는 각각 600년과 1천년이 넘는 긴 역사를 이어온 우리의 문화다.그런데 일각에서는 수도권 집중과 과밀화 해소 그리고 지방균형발전론을 내세워 경기를 남북도로 나누자는 분도론(分道論)과 함께 세종시로 아예 행정수도를 옮기자는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분도와 천도는 국운은 물론 전통문화와 일상생활을 좌우하는 큰 사건으로 표를 의식한 정치 논리나 대선 주자들의 정책 차원을 넘어서는 큰 사안이다. 당연히 이는 도민과 국민의 의사를 묻는 투표 같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의제다.익명을 요구한 어느 풍수전문가는 안타깝게도 세종시는 양기풍수상 수도로서의 국세를 갖추지 못한 곳이며, 경기 분도는 공연히 선거구나 늘리는 일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분도와 행정수도 이전은 지방 균형 발전과 효율성 때문이다. 검증이 쉽지 않은 풍수설을 따라서라기보다 한·중·일 어디에서도 역사상 경기 지역

  • [참성단] 무의도 유감

    [참성단] 무의도 유감 지면기사

    무의도는 인천시 중구 무의동에 딸린 섬이다. 면적 9.432㎢, 해안선 길이 31.6㎞ 크기로, 600여 명 주민이 거주한다. 북쪽에 당산(124m), 중앙에 국사봉(236m), 남쪽에 호룡곡산(246m)이 있다. 인천 남서쪽 18㎞, 용유도 남쪽 1.5㎞ 해상에 있다. 섬에 가려면 잠진도 선착장에서 페리호를 타야 했으나, 2019년 무의대교가 개통돼 차량으로 오간다.(네이버 백과사전).연륙교 개통 이후 무의도가 수도권 인기 관광지로 뜨겁다. 섬 형태가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는(舞衣) 것 같다고 한다. 영화에 소개돼 잘 알려진 실미도와 소무의도, 해리도, 상엽도 등 부속도서를 거느려 '큰 무리섬'으로도 불린다. 여름엔 '하나개'와 '큰무리' 해수욕장을, 봄·가을엔 국사봉과 호룡곡산을 찾는 시민이 많다. 실미도 유원지는 중장년층,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 세트장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다. 서쪽 해변 해식애(海蝕崖)는 풍광이 빼어나다.개천절 휴일 아침, 채비를 차리고 무의도행 길을 나섰다. 이 섬의 장점은 접근성이다. 인천에서 불과 20~30분, 수원에서도 주행거리 75㎞, 1시간 10분 남짓 소요된다. 인천대교를 지나 영종도 해안도로까지, 여정은 순조롭다. 하지만 섬 입구 사거리 지점부터 상황은 급변한다. 좌회전 800m 전부터 정체가 시작되는데, 10여 분은 허비해야 신호를 받는다.앞차 꼬리를 물고 연륙교를 지나 섬에 진입하면 더 난감해진다. 선착장 주변부터 불법 주·정차된 차량 때문에 교차 통행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마을을 지나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은 차선도 없는 일방 통행로에, 이미 만차가 돼 버린 비포장 공영주차장을 돌아 나와야 했다.소무의도 앞 선착장은 차량 주차가 불가능하고, 교차운행이 안 돼 상·하행 극심한 정체가 반복된다. 숙박업소 주인과 불법 주차 운전자 사이에 고성이 오간다. 마을버스는 경적을 울리며 승용차의 양보를 재촉하나 짜증만 더할 뿐이다.다리가 놓여 방문객은 급증했으나 도로·주차장 등 기반시설은 예전 그대로다. 얄팍한 상술은 당국의 눈을 피해 불법을 지

  • [참성단] '비룡심수형' 대장지구

    [참성단] '비룡심수형' 대장지구 지면기사

    판교 대장지구 행정 명칭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이다. 1914년 조선행정구역변경 때 태릉, 장토리, 무두안이(뫼두루안)를 병합해 광주군 낙생면 대장리가 됐다. 1971년 성남출장소에 편입됐다가 1973년 7월 성남시 승격과 함께 대장동으로 승격됐다.풍수지리로 본 대장지구는 '비룡심수형(飛龍尋水形)'에 가깝다. '날아가는 용이 물을 찾았다'는 뜻으로 훌륭한 인물이 태어나거나 '물길이 재물의 유출을 막는 모양새' 등 주거지로 적합한 지역이라 한다. 주산(主山)인 태봉산(317m)과 응달산(322m) 자락에 안겨 푸근함과 안정감을 준다. 예로부터 명당자리로 소문이 자자했고, 위쪽에는 집단 묘지가 조성돼 있다.사방이 녹지로 둘러싸인 데다 높지 않은 산이 일대를 에워싸, 풍수학자들은 산이 주인을 안전하게 호위하는 모양새라고 본다. 산의 생김새가 모나지 않아 주민들이 자연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거주지로서 좋은 환경을 갖췄다는 거다. 안동 하회마을에 비유할 정도로 후하게 보는 풍수가도 있다. 용인서울고속도로 고기IC와 접했고, 서판교에 미금·동천역과 가까워 교통 환경이 뛰어나다.대장지구는 재물이 모이는 길지(吉地)라는 견해도 있다. 상류 지역 물이 낙생저수지에 모이고, 저수지에 도달하기까지 대장동 주위의 작은 하천들은 숱한 산세를 거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수구 근처에 형성된 나성(羅星) 덕에 유속이 느려져 부(富)가 빠져나가는 걸 막아준다고 한다.대장지구 개발사업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전직 고위 법원·검찰 인사들의 연루설이 끊이지 않고, 50억원 퇴직금을 받은 아들을 둔 국회의원은 탈당했다. 검·경은 사업 지주사인 화천대유(火天大有)와 천화동인(天火同人)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고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내부자의 녹취록과 증거물을 검찰이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한다. 여의도 주변엔 여·야 정치인들의 금품 수수 명단이 파다하게 떠돈다.대장동 원주민들은 개발에 밀려 조상이 피땀으로 일군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공영개발이라고 해 집·전답을 헐값에 넘겼더니 업자들만 천문학적 수익을

  • [참성단] 주인 찾은 김치냉장고 현금

    [참성단] 주인 찾은 김치냉장고 현금 지면기사

    벼룩(flea)이 들끓는 고물을 거래한다 해서 벼룩시장(flea market)이라지만, 벼룩시장에서 돈벼락을 맞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주인이 헐값에 내놓은 명품이 안목 좋은 임자나, 순전히 운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인데, 예술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은 벼룩시장 단골 횡재수다. 한 미술 애호가는 프랑스 아를르시 벼룩시장에서 400프랑을 주고 구입한 풍경화 6점이 고흐의 작품으로 판명돼 대박을 쳤다. 한 프랑스인은 1991년 파리 근교 벼룩시장에서 1천500유로에 구입한 유화 한 점이 고흐 작품으로 인정받자, 경매를 통해 300만 유로에 팔아 돈벼락을 맞았다. 가난했던 거장의 작품들이 벼룩시장에 등장한 건 우연이 아닐테니, 작품도 작가의 기구한 운명을 꼭 닮았다.하지만 벼룩시장에서 얻은 행운도 평등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여성은 벼룩시장에서 박스에 담긴 인형이 탐나 7달러를 지불했다. 놀랍게도 그 박스에서 르누아르의 작품이 발견됐다. 최소 감정가가 7만5천 달러.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작품은 도난당한 장물로 밝혀졌고, 판사는 원소유자인 볼티모어 미술관에 반환하도록 판결했다.동네 공터에 펼쳐지던 벼룩시장도 이젠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주 거래 품목이 생활용품이라 돈벼락 횡재가 쉽지 않다. 그런데 지난달 6일 한 제주도민이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구입한 중고 김치냉장고 바닥에 5만원권 2천200장, 1억1천만원의 현금이 매달려왔다. 깜짝 놀란 구매자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결국 경찰이 어제 이미 사망한 60대 돈 주인을 찾았다고 밝혔다. 유족들이 돈의 존재를 모른 채 폐기물업체에 김치냉장고를 처분했던 모양이다.김치냉장고 구매자의 결단이 놀랍다. 견물생심이고, 더군다나 표나지 않는 현금이었다. 눈 딱 감고 횡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이 가져올 불안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버지니아 여성의 행운은 백일몽으로 끝났다. 행운이 불행이 된 로또 1등 당첨자들이 적지 않다. 엄청난 행운의 결과가 행·불행으로 엇갈리는 세

  • [참성단] 위기의 한국경제

    [참성단] 위기의 한국경제 지면기사

    "문제는 경제다, 멍청아." 이 말은 1992년 미 대통령 선거 당시 빌 클린턴 진영의 선거구호였다. 예나 지금이나 경제는 생존의 문제이며, 국가와 사회를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다. 그런데 영어 이코노믹스(economics)를 경제(經濟)·경제학(經濟學)으로 번역하는 것은 정확한 것일까?동아시아 한자문명권에서 경제는 '시경', '대아편'에 등장하는 "재어 보고 맞춰보고"라는 '경지영지(經之營之)'에서 그 용례를 찾아볼 수 있으며, 춘추시대 노나라 역사서인 '좌전'에도 '경국제세(經國濟世) 즉 나라를 잘 다스려 백성을 구제한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는 '경세제민(經世濟民)'과 같은 말이다.이헌창 고려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이코노믹스는 그리스어 가정(家庭)을 뜻하는 'oikos'와 관리 또는 법을 의미하는 'nomos'의 합성어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가정관리란 뜻을 지닌 'oeconomica'란 말이 오늘날 경제학의 유래가 되는 셈이다.우리나라에서도 경제는 주로 '경세제민'의 의미로 사용되어 왔는바, '경국대전'이라든지 홍만선의 '산림경제'(1715), 서유구의 '임원경제지'(1830) 등에서 경제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이 저서들은 가정생활·가정경제·농업관리 등의 관점에서 집필된 것인데, 심지어 약과를 만드는 조리법도 기술돼 있다. 이코노믹스가 오늘날처럼 '경제' 또는 '경제학'의 의미로 자리 잡은 것은 1862년 일본 막부(幕府) 시대 난학자인 니시 아마네(西周) 등이 이를 '경제', '검약' 등으로 번역하면서부터다.최근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 헝다(Evergrande)가 350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올라 사실상 파산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경제적 파장에 국내외 안팎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줄도산과 자영업자 종사자들의 잇따른 폐업에 천문학적으로 늘어가는 국가부채도 걱정이다. 뿐인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그리고 20·30대의 대출 이른바 '영끌과 빚투'도 문제다. 오른 것보다 오를 것이

  • [참성단] 일본 마코 공주의 사랑

    [참성단] 일본 마코 공주의 사랑 지면기사

    1953년 개봉된 미국 영화 '로마의 휴일'은 왕실 공주와 신문기자의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다. 틀에 박힌 왕궁 생활에 염증이 난 공주가 무작정 길을 나섰다가 멋진 남자와 연인이 되는 과정을 낭만과 위트로 묘사했다. 하지만 현실이라면 공주(오드리 헵번 분)와 신문기자(그레고리 팩 분)의 사랑은 축복받지 못했을 것이다.영국 왕 에드워드 8세(1894~1972)는 재혼 이혼녀 월리스 심슨(1896~1986)과 결혼한 대가로 1936년 왕위에서 물러났다. 왕세자 시절, 에드워드는 런던 파티장에서 심슨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두 번 이혼한 여자와 결혼 경험이 없는 왕세자의 금지된 사랑에 영국 왕실은 분노했다. 심슨이 왕비 칭호를 받지 않고, 아이들이 왕위를 물려받지 않겠다고 제안했으나 거부됐다.영국 출입이 금지된 부부는 프랑스로 이주했다. 국왕 신분이 아니기에 자유롭고 호화로운 삶을 살았다. 죽어서야 조국 땅 왕실묘지에 묻힌 에드워드는 "무거운 책임을 지는 일도, 왕으로서 원하는 바대로 임무를 수행하는 일도,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회고했다. 14년 뒤 심슨도 에드워드 곁에 영면했다.일본의 마코(眞子·29) 공주가 10월 중 남자 친구 고무로 게이(小室圭)와의 결혼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수년간 이어진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결혼을 강행한다는 거다. 마코는 왕세제로 왕위 승계 순위 1위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의 장녀이자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조카다.두 사람의 교제는 2017년 공식 확인됐다.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언론은 고무로의 경제 능력을 문제 삼았다. 남편과 사별한 어머니가 애인으로부터 400만 엔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시시콜콜한 폭로가 나왔다. 마코는 최대 1억5천만 엔인 결혼 지원금을 받지 않거나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무로가 지원금을 같이 받는데 대한 반감을 의식한 것 아니냐고 한다. 둘은 미국 뉴욕에 신혼살림을 차릴 것으로 전해졌다.가정사를 빌미로 결혼에 반대하는 일본 내 여론은 지나쳐 보인다. '사생활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