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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마음과 추석귀성

    [참성단] 마음과 추석귀성 지면기사

    마음이란 무엇일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거나 건강검진을 받으면 자주 듣는 충고가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는 말인데 어떻게 해야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지 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학교에서도 배운 바 없고 어디에 물어본들 명쾌하고 신통한 답변을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모르긴 몰라도 빅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이 마음이란 말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선가(禪家) 명저 '육조단경'에 풍번논쟁(風幡論爭)이라는 유명한 일화가 등장한다. 사람들이 깃발이 움직이는 것을 두고 바람이 움직인다, 깃발이 움직인다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자 육조 혜능이 말한다. "바람도, 깃발도 아닌 그대들의 마음이 동하는 것이다."이 마음이라는 것은 참 오묘해서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이 아무것도 없는 데서 오만가지 번뇌 망상과 세상을 바꾸는 천재적인 아이디어와 사상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기에 마음을 가리켜 "공이불공(空而不空)하고 유이비유(有而非有)라" 즉 텅 비어 있으나 비어 있지 않고 있으나 있지 않다고 했고, 또 진공묘유(眞空妙有)라고 해서 진짜 텅 비어 있지만 묘하게 있다고 했다.요즘 인기를 끄는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법은 선불교의 수행법을 임상심리학적으로 실용화하고 현실화한 것이다. 이런 서적들과 명상법이 대중적인 관심을 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삶이 스트레스가 많고 정신적인 행복지수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옛날에 비하면 외형적으로는 참 살기 좋아졌는데, 환경오염은 갈수록 심화하고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은 훨씬 적어졌다. 물질적 풍요와 생활의 편리도 결국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한순간도 마음을 떠나서 사는 사람이 없는데 정작 우리는 마음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또 어떻게 해야 마음을 잘 사용하고 다스릴 수 있는지 아는 사람도, 가르쳐주는 곳도 없다. 마음챙김이니 '내려놓기'니 하는 서적들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것도 다 이 때문일 것이다. 올 추석도 가족, 친지와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는 틀린 것 같다. 직장인의 52%와

  • [참성단] 도쿄 패럴림픽 폐막

    [참성단] 도쿄 패럴림픽 폐막 지면기사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22개 종목 가운데 보치아와 골볼은 오직 장애인 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공을 굴리는 보치아는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각종 신경장애 선수들이 참가한다. 빨간색, 파란색 공을 6번씩 던져 표적구(하얀 공)에 가까운 공 개수만큼 점수를 내 승부를 겨룬다. 동계올림픽 컬링 종목을 연상하면 되는데, 7개 세부종목 금메달이 걸려 있다.골볼은 소리가 나는 공을 상대 팀 골대에 넣는 시각장애인 스포츠이다. 모든 선수가 시야를 완전차단해 동일 조건에서 실력을 겨루도록 했다. 골볼의 공은 농구공보다 조금 큰 크기이며, 1.25㎏으로 무거운 편이다. 공안에 방울이 들어있어 공에 뚫린 8개의 구멍으로 소리가 난다. 가로 18m, 세로 9m의 마룻바닥에서 팀당 3명씩 경기를 진행한다.한국 보치아가 개최국 일본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한수(29), 정호원(35), 최예진(30)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지난 4일 열린 보치아 BC3 페어 결승에서 일본팀을 5-4로 물리쳤다. 3라운드까지 4-1로 앞서 완승이 예상됐으나 4라운드에서 3점을 허용, 연장에 돌입했다. 역전패 위기에서 최예진이 천금 같은 1점을 얻어 극적으로 승리했다.한국은 자타공인 보치아 최강국이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1위에 오른 뒤로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이날 승리로 9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이 세운 9연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연대와 희망, 도전으로 빛난 도쿄 패럴림픽이 지난 5일 폐막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으나 163개국 4천400여명의 선수들이 열전을 벌였다. 출전이 불발될 뻔한 아프가니스탄 대표팀도 극적으로 참가했다.대한민국 대표팀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로 종합순위 41위에 올랐다. 2016 리우 패럴림픽(종합 20위, 금 7, 은 11, 동 17)에는 미치지 못하나 전 종목에서 선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패럴림픽 출전은 그 자체로 위대한 승리"라며 "우리 모두 승리자"라고 격려했다. 대표

  • [참성단] 덕적고등학교 야구부 창단

    [참성단] 덕적고등학교 야구부 창단 지면기사

    최근에 한국계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일본 학원 스포츠의 꽃이자 청소년 야구의 꿈의 구장인 고시엔 대회에서 4강에 올라 화제가 됐다. 교토국제고가 승리할 때마다 울려 퍼진 한국어 교가가 현해탄 너머 모국의 가슴을 울렸다. 교토국제고가 야구부를 창단한 이유는 폐교 직전의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1947년 교통조선중학으로 개교한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들어 한국계 입학생이 줄자 교명을 바꾸어 일본 학생들도 받고 야구부도 창단해 명맥을 유지하다가, 이번에 큰 일을 낸 것이다.국내에도 스포츠, 특히 인기도 많고 팀원 수도 많은 야구부를 통해 폐교 직전에서 부활한 학교들이 많다. 경남 합천 야로고등학교와 안동 일직중학교가 야구부 창단으로 폐교 위기를 모면했다. 경남 양산 원동중학교는 2010년 학생 수가 20명까지 줄어 폐교 위기에 몰렸지만, 이듬해 야구부 창단으로 기사회생한 것은 물론, 전국대회 승리로 야구 명문으로 거듭났다. 프로야구 인기에 비해 취약한 학원 야구 인프라가, 야구부를 폐교 부활의 구원투수로 만들었다. '9회 말 투 아웃부터'라는 야구 격언이 딱 들어맞는 반전이다.폐교 위기에 몰린 인천 섬마을 고등학교도 야구부 창단에 학교 역사를 걸었다. 덕적고등학교가 주인공이다. 덕적도 유일의 통합학교인 덕적초·중·고의 올해 전체 재학생은 56명이고, 고등학생은 14명으로 통·폐합 대상이다. 그러자 덕적도 주민과 덕적고 동문들이 고등학교를 살리자고 지난해 야구부 창단을 주도하고 나섰다. 1억원의 창단 후원금도 약속했다. 눈물겨운 학교 살리기에 공감한 인천시교육청이 마침내 지난달 30일 덕적고 야구부 창단을 승인했다니 다행이다.굴업도가 눈에 보이는 덕적도 서포리 해변은 예전부터 고교, 대학 야구부 전지훈련 장소로 애용됐다니, 신생 덕적고 야구부는 천혜의 훈련환경을 거저 누리니 기대가 크다. 인천은 인천고·동산고·제물포고 등 야구 명문 고교와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가 있는 전통의 야구 도시로, 시민들은 '구도(球都)'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덕적고 야구부를 향한 애정도, 뭍에서 떨어진 거리만

  • [참성단] 101세 노 철학자 김형석

    [참성단] 101세 노 철학자 김형석 지면기사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언론중재법과 관련,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언론 자유가 없어지면 한국 사회가) 당(黨)이 하는 일이 정의로 여겨지는 북한·중국 등 공산주의 체제와 같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극우 성향인 일본 산케이(産經)신문과 인터뷰에서다.김 명예교수는 현 정부의 대북, 대중국 정책을 두고도 쓴소리를 했다. 문 대통령이 중국에 의지해 북한과 통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한데, 50년 뒤에는 이게 큰 실수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일 정책과 관련, (문 대통령이) 항일 운동을 하듯이 애국자로 존경받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SNS에 이를 링크하고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어째서 지난 100년 동안 멀쩡한 정신으로 안 하던 짓을 탁해진 후에 시작하는 것인지, 노화현상이라면 딱한 일이라고 덧붙였다.정 변호사는 김 명예교수의 저서 '예수'도 별 내용이 없어 실망했다고 한다. 34세에 악형을 당해 생을 마친 예수의 삶을 존경한다는 이가 어떻게 100세 장수를, 그것도 안심입명만을 좇은 안온한 삶을 자랑할 수 있느냐고 비꼬았다. 누가 좀 말려야 한다는 거다.이를 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다. 김영환 전 국회의원은 "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패륜의 언어"라고 일갈했다. 전여옥 전 국회의원은 "모택동을 우상으로 받들지 않았다며 자신의 조부 뺨을 갈기고 어미의 머리채를 휘어잡던 문화혁명 때의 홍위병이 좀비로 환생한 것 같다"고 한다.올해 만 101세를 맞은 원로 철학자를 향해 50대 초반 변호사가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고 험담을 했다. 김 명예교수 주장이 불쾌하고 불편하다 해도 금도를 넘었다는 반응들이다. 김 명예교수가 '내가 왜 오래 살아 이런 꼴을 보나'라고 자탄할지 모른다.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국회의장에게 'GSGG'라 해 비난을 샀다. 정 변호사 발언이 더해지면서 '패륜은 저들(진보)의

  • [참성단] TV 예능과 상대적 박탈감

    [참성단] TV 예능과 상대적 박탈감 지면기사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사는 초호화 아파트와 주택들이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되면서 논란이다. 논란의 핵심에 MBC '나 혼자 산다'가 있다. 출연진들의 '억'소리 나는 집값이 언론에 공개된 탓이다. 전현무의 강남 아파트는 지난해 말 매매가가 44억9천만원, 박나래의 이태원 단독주택은 경매 매입가가 55억1천122만원, 화사의 한남동 대형 고급빌라는 매물가격이 30억원이란다.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사회적 성취에 걸맞은 자산은 비판받아선 안 된다. 세 사람 모두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현역이라는 점에서 집값이 그리 과해 보이지 않는다. 고가 주택을 사고 유지하기 위해 비정한 연예판에서 악착같이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삶을 보통 사람은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집은 좋을수 있으나, 삶이 행복할지는 모른다는 얘기다.비판의 초점은 프로그램의 취지 때문이다. '나 혼자 산다'는 450만가구가 넘는 1인 가구의 애환을 예능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새 출발을 옥탑방이나 반지하에서 시작하는 청년이거나, 돌봐줄 자식과 배우자 없이 텅 빈 집을 지키는 장·노년층이거나, 1인 가구의 삶은 대체로 외롭고 고단하다. 프로그램 초기 '나 혼자 산다'는 평균적인 1인 가구의 삶과 소통했고 그 덕분에 장수해왔다. 그런데 출연자들의 집값이 공개되면서 출연자들이 평균적인 1인 가구의 삶과 분리되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시청자의 비판이 쇄도한 것이다.최근 종편에서 시작해 지상파 방송까지 확대된 '골프 예능'도 마찬가지다. 골프가 대중화됐다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민스포츠는 아니다. 많은 서민들에게 골프 용어와 규칙은 외계어나 다름없다. 4인이 주말에 실제 골프장을 이용하려면 1인당 30만~40만원은 가볍게 깨진다. 장비와 용품, 레슨비는 별도다. 박세리, 김미현에 유명 연예인들이 등장해도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 배경이다.'나 혼자 산다' 출연진들의 집값이 성토의 대상이 되고 '골프 예능'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TV가 시대를 읽지 못한 탓이지 싶다. 다락같이 오른 집값에 중산층마저 상대적 박탈감

  • [참성단] 대선후보 역선택

    [참성단] 대선후보 역선택 지면기사

    2002년 16대 대선은 민주당 노무현, 한나라당 이회창,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대결 양상이었다. 여당인 민주당은 정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다. 노 후보 측은 국민여론조사를, 정 후보 측은 당 대의원 여론조사를 주장했다. 정 후보 진영은 국민여론조사를 하면 이 후보 지지층에서 껄끄러운 상대를 피하려 역선택을 할 것으로 봤다.양당은 역선택 방지를 위한 방안에 합의했다. 여론조사 설문내용은 먼저 단순지지도를 물어 이 후보 지지자들을 제외한 후 '이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가,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는가'였다. 이후 노 후보는 단일화 트랩을 넘고, 여세를 몰아 대권을 쥐었다.2012년 18대 대선에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역선택 논란이 재현됐다. 안 후보 측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상대하기 쉬운 후보를 고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여곡절, 문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섰으나 패했다.경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예비후보 사이에 역선택 논쟁이 한창이다. 맨 앞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본경선에 5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 때 민주당 지지층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진영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은 경우는 없었다며 대척점에 섰다. 대선은 우리끼리 골목대장 선거가 아니라는 거다.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지지율 1위이나, 20·30·40대, 광주·전라·진보 지지층에선 홍 의원이 앞선다는 결과가 보도됐다. 호남에서는 홍 의원이 윤 전 총장보다 2배 이상 지지도가 높았다고 한다. 이념 성향을 진보라고 응답한 경우도 역시 홍 의원 지지자들이 윤 전 총장을 압도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지지층이 자당에 유리한 야당 후보를 선택하려 역선택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경선 버스 승차를 두고 국민의힘 당 대표와 유력 주자가 갈등을 빚었다. 버스가 출발하니 승객들이 진흙탕 싸움을 한다.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던 경선관리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며 물러나야 한다고 공격받는다. 이러다 버스가

  • [참성단] 먹방의 유행과 음식문화

    [참성단] 먹방의 유행과 음식문화 지면기사

    아프리카누에나방·아시아쌀명나방·사슴벌레·물진드기·잠자리·마누카딱정벌레·가시벌레·소금쟁이 등 지금 열거한 곤충들은 생물도감이나 환경 관련 목록이 아니다. 놀랍게도 이는 모두 인간들이 먹는 음식들이다. 이 밖에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별별 것들을 다 먹어치우는데, 심지어 여기에는 아메리카악어·치타·코끼리 등도 포함돼 있다.음식연구자인 마거릿은 '음식은 단순히 먹기 위한 것만은 아니며,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식사는 허기를 채우고 생존을 위한 필수행동이면서도 문화이며 관계이기 때문이다.한국전쟁 당시 부친을 잃은 소설가 김성동은 "언제나 배가 고팠고, 배고픈 것보다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외로움이었고, 외로움보다 더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리움"이라 했다. 그의 말대로 배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로움과 그리움도 배고픔 못지않게 실존(實存)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코로나19(COVID19)의 장기화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동료들은 고사하고 가족, 친지들과 식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됐다. 혼밥이 이제 낯설지 않은 일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가뜩이나 위태하게 이어가던 인간관계가 팬데믹으로 더 위협받고 있다. 집안 어르신의 생신과 제사 때 가족과 친인척들이 함께 모여 식사하면서 정담을 나누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일마저 아득한 추억 속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 주로 도시인들의 절대고독과 소외를 작품화했던 현대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그림이 미술 속의 일이 아니라 코로나19와 저출산, 1인 가구의 확장 등으로 달갑지 않은 현실의 식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한 재야 수행자는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을 총칭하는 음식(飮食)과 양식(糧食)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고 음식(陰食)과 양식(陽食)이라 구분해서 표기해야 한다고 한다. 공기같이 하늘의 기운을 마시는 것은 양식(陽食)이요, 땅에서 나온 먹거리는 음식(陰食)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먹는 일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사회문화이며, 우주와 자연과 관계를 맺는 중대사인 것이다. 요

  • [참성단] '갤러리 그리브스'

    [참성단] '갤러리 그리브스' 지면기사

    파주시 군내면 소재 '캠프 그리브스'는 미2사단 보병대대가 50년간 주둔하다 2007년 한국 정부에 반환됐다.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 거리 임진강 북단에 있다. 병사 숙소와 생활관, 체육관 등 군 시설이 원형으로 남아 근대문화유산으로서 문화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경기관광공사는 기지 내 미군 장교들의 숙소를 활용해 24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유스호스텔을 운영 중이다. 민간인 통제구역 내 유일의 숙박시설이다. 방문자들을 위한 안보 OX 게임, 통일 기원 미니 장승과 솟대 만들기, 특급전사 선발, 캠프 놀이마당, 도전 DMZ 골든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덤이다.2016 방영된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무대가 되면서 방송사와 영화제작사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2019),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 CNN 'South Korea POV'(2019), JTBC '비긴어게인'(2020) 등 대형 작품에도 등장한다. 예전 미군 부대 모습 그대로라 세트장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소를 생동감 있게 담아낼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 하반기에만 20건의 촬영 예약이 성사됐다고 한다.분단의 상징물에서 평화·안보 교육장으로 변신한 미군 공여지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난다. 파주시는 캠프 내 전시장인 '갤러리 그리브스'를 임진각 평화 곤돌라 방문객에게 내달 초부터 개방하기로 했다. 경기관광공사는 기지 내 볼링장시설을 리모델링해 전시장으로 활용해 왔다. 이 공간엔 '두 개의 시간(TIME LOST, TIME REGAINED)'이라는 주제로 6·25전쟁 관련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갤러리는 곤돌라 이용객들을 위한 쉼터에 접했고, 제1 전망대와도 가깝다. 시는 휴식의 공간이자 새로운 볼거리가 돼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인할 것이라 기대한다. 캠프와의 연계 관광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수도권 최북단 파주는 평화·안보 관광지로서 잠재력이 크다. 지역 북쪽을 관통하는 DMZ는 70년 가까운 세월, 자연 생태계를 온전히 지켜온 땅이다.

  • [참성단] 아프가니스탄 디아스포라

    [참성단] 아프가니스탄 디아스포라 지면기사

    파종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디아스포라(Diaspora)'는 나라를 잃고 흩어진 사람들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유대인 디아스포라가 가장 유명하다. 기원전 6세기엔 바빌로니아에, 서기 132년엔 로마에 나라를 잃은 유대인들은 수천년 세계를 떠돌다, 1948년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그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투철한 상무정신으로 중동의 강자가 됐다.나라 잃은 민족의 처지는 고단하다. 우리라고 예외가 아니다. 문약했던 조선의 도공들은 일본에 끌려갔다. 절정은 일제시대였다. 나라를 잃은 한국인들은 나라 밖에서 독립과 생계를 모색했다. 광복이 됐지만 귀국하지 못한 동포들이 조선족으로 중국에 정착하고, 고려인으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뿌리를 내려야 했다. 조국을 두 번 잃은 그들은 이민족의 차별과 멸시를 고스란히 감당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이 각별했던 이유이다.6·25전쟁도 민주주의국가 남한과 공산주의국가 북한 사이에서 하나의 국가를 선택해야 했던 참혹한 실향의 역사를 남겼다. 흥남 부두에 모인 30만명 중 10만명 정도만 유엔군과 함께 탈출할 수 있었다. 그 인파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도 있었다. 북한을 탈출한 난민들에게 부산과 인천은 희망봉이었다.망국과 실향의 역사가 가득한 이 땅에 귀빈들이 왔다. 아프가니스탄 피난민을 태운 대한민국 공군 수송기가 26일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정부는 대사관 직원 등 한국을 도운 아프가니스탄 국민과 가족 391명을 안전하게 구출했다. 탈레반 집권으로 지옥으로 변한 조국을 탈출하려는 아프가니스탄 디아스포라는 장면마다 비극적이다. 이륙한 비행기를 붙잡고 있던 형제가 추락사하는가 하면, 터키 등 아프가니스탄 인근 국가들은 장벽을 세우고 드론을 띄워 아프간 난민들의 자국 진입을 봉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도움으로 조국을 탈출한 아프간 사람들의 심정은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대한민국이 구출한 391명은 아프가니스탄 디아스포라의 희망이다.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대한민국 협력자였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의 부역자로 낙인찍혀 생명이 위태로웠으니 구조는 당연했다. 차별과

  • [참성단] 윤희숙의 국회의원직 사퇴

    [참성단] 윤희숙의 국회의원직 사퇴 지면기사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의힘에 넘긴 부동산 투기의혹 국회의원 명단에 자신이 포함되자 사퇴를 결단한 것이다. 본인이 아니라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라 당에서도 문제없다 했고,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을 찾아 눈물로 말렸지만 윤 의원은 굽히지 않았다.윤 의원은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돼 가는 친정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의원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라며 권익위의 야당 의원 부동산투기의혹 조사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윤 의원은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되는 국회 연설을 통해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신랄하게 비판해 단숨에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여당이 밀어붙이는 언론중재법을 "언론에 부르카를 씌우는 언론부르카법"이라고 비판하는 등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에 대해선 촌철살인의 SNS 논평으로 저격했다. 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선언 이후엔 여당 대선 후보들의 정책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정부의 부동산정책 저격수로 일구어낸 정치적 평판이 작지 않았던 덕분인지, 윤 의원을 향한 반응도 감동과 냉소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국민의힘 이 대표는 "희생에 감사드린다"고 했고, 진중권씨는 "잘 하셨다. 나중에 더 크게 쓰일 것"이라고 격려했고,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한국 정치에 죽비를 때렸다"고 했다.반면 여권에서는 윤 의원 사퇴를 실현 불가능한 '정치쇼'로 폄하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사퇴쇼로 끝날 공산이 크다"며 "사퇴를 관철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의원 사퇴는 회기 중에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비회기 중엔 국회의장의 사퇴 수리로 확정된다. 사퇴서를 제출했더라도 사퇴 확정 전에 철회하면 그만이다.윤 의원 사퇴가 책임정치를 위한 아름다운 희생인지, 정치쇼인지는 사퇴서 처리 여부에 달렸다. 윤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하면 사퇴 확정은 더불어민주당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