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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 '문고리 3인방'

    [참성단] '문고리 3인방' 지면기사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야권은 '문고리 3인방'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3인이다. '문고리 권력'이란 권세가의 측근이나 권세가와 연결해주는 사람이 가진 권력을, 문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 주는 문고리에 빗댄 말이다.이들은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최순실)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 천거로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돼 정치적 동지가 됐다. 정권 후반기, 절대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을 좌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주군(主君)의 몰락과 함께 이들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정부를 비판하면서 문고리 3인방을 지목했다.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이광철 민정 비서관이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무능한 인물, 범법자로 채워져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했다.김 수석은 장·차관 인사 때마다 구설에 오르면서 문책론이 불거진다.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보고서 채택이 번번이 무산된 데는 검증에 실패한 그의 책임이 크다는 거다. 마침 전날에는 부동산 의혹이 쏟아진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 비서관이 사퇴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50억원을 대출받아 상가를 사들이고, 대지에 컨테이너를 놓고 '공실 상가'로 재산신고를 했다. 청와대는 투기는 아니라 했으나 불명예 퇴진은 막지 못했다. 이 실장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비서관은 김학의 불법 출금과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 등에 연루돼 있다.김 원내대표는 "권력자가 자신의 측근에 관대할 때 그 붕괴를 막을 수 없게 된다"며 경질을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당장 비서관을 교체할 것 같지는 않다. 권부는 임기 말 야당과의 기 싸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자칫 레임덕이 가속할 거란 걱정에서다. 대체로 문고리 권력도 이 시기 정점을 찍는다. 피로감은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전 정부 문고리 3인방은 재판 당시 박 전 대통

  • [참성단] '타임(TIME)' 논란

    [참성단] '타임(TIME)' 논란 지면기사

    7080시절 '타임(TIME)' 한번 껴보지 않은 대학생이 드물었다. 대학마다 타임 동아리가 있었다. 영어를 배우는 교재이자, 세계와 소통하는 창이었고, 가끔은 지적 허세를 과시하는 소품이기도 했다.1923년 창간한 미국 최대 시사주간지 타임은 시사 인물을 선정하는 안목이 탁월하다. 매년 발표하는 '올해의 인물' 커버스토리는 가장 영향력 있었던 뉴스메이커로 한 해를 정리하는 권위를 인정받는다. 1982년엔 올해의 인물 대신 '올해의 기계'로 가정용 컴퓨터를 선정하는 파격으로 화제가 됐다. 1999년에 선정한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 화제가 되자 2004년부터는 해마다 '타임 100(Time 100)'을 발표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 봉준호 감독, BTS(방탄소년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명단에 올랐다.'나무위키'가 정리해놓은 타임지 커버스토리를 장식한 역대 한국인 주인공들을 일별하면 한국 현대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승만에서 문재인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박세리, 안정환, 박지성, 장동건, 황우석 등이 표지인물로 영욕의 현대사를 대변한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도 대를 이어 타임의 단골 주인공이었다.문 대통령이 최신판 타임지 커버스토리 주인공으로 표지를 장식했다. 표지 사진 제목이 '마지막 제안(Final Offer)'이다. "저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평화는 매우 깨지기 쉬운 평화다." 대통령은 타임 인터뷰를 통해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대화 재개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을 '정직하고 열정적'인 지도자로 칭찬한 것도 의도적인 립서비스였을 것이다.하지만 타임지 기자는 문 대통령의 대북 유화책을 '망상'이라고 비판하는 미국 고위층의 입장도 함께 전했다. 국민의힘은 6·25를 앞두고 김정은을 칭송했다고 격분한다. 윤희숙 의원은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타임지를 청와대가 홍보한다'며 황당하다는 표정이다.한반도 평화를 위한 '마지막 제안

  • [참성단] 대변인 토론 배틀

    [참성단] 대변인 토론 배틀 지면기사

    영화 '킹스 스피치(Kinㅣg's Speech)'는 말더듬이 콤플렉스를 가진 왕의 애환을 그렸다. 마이크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그를 지켜보는 국민과 왕비도 안타깝고 답답하다. 더구나 세계 2차대전이 발발한 엄중한 시기. 사이다 발언에 목마른 국민을 위해 국왕은 용기를 내 기상천외한 치료법으로 말더듬증 극복에 나선다.정치인의 화려한 언술은 그 어떤 무기보다 위력적이다. 청중을 사로잡는 연설은 표심을 흔든다. 세기의 지도자들은 대개 이러하다. 그러니 말더듬이는 정치인에게 치명적 약점이 아닐 수 없다. 뛰어난 식견과 혜안이라도 전달수단이 빈약하면 무용할 뿐이다."저의 할아버지는 영국의 가사 노동자였고, 요리사였습니다. 부모님은 제게 아프리카 말로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바로 버락입니다. 축복을 뜻합니다. 이 이름에는 관용의 나라인 미국에서 사람의 이름이 성공의 장애물일 수 없다는 믿음이 서려 있습니다." 2004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일리노이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가 연단에 섰다. 이 연설로, 무명의 42살 풋내기가 전국구로 주목받았다. 2008년 유색인종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됐다.미국 대선 토론장면을 보면 부러울 정도다. 거친 말이 아니어도, 톤을 높이지 않아도 상대방을 몰아붙이고, 때론 표심을 찌른다. 우리의 대선 토론은 불편함을 넘어 안쓰러울 지경이다. 누가 더 못했다고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혹평들을 한다.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이 시작됐다. 이준석 대표 공약에 따라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변인을 선발하자는 것인데, 564명이 지원했다. 아이돌 가수 출신에 변호사, 전 대기업 대표, 전 아나운서 등 유명인에 국회의원 보좌진과 청년 유튜버도 도전장을 냈다.'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 심사위원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거론되는 점도 흥미롭다. 결승 토너먼트는 유튜브로 생중계되고, 일반인도 문자투표를 할 수 있다. 승자만이 살아남는 토너먼트는 몰입도가 높고 이변이 많아 흥행에 유리하다.토론 배틀은 줄 세우기 관행과 계파 정치를

  • [참성단] 이준석의 악필

    [참성단] 이준석의 악필 지면기사

    삼촌뻘 여당 대표와 조카뻘 야당 대표의 상견례로 주목받았던 지난 17일 여야 대표회동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자신의 저서를 선물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의 책 서명을 보고 "명필이시다. 너무 글씨를 잘 쓰셔서 제가 위압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30대 야당 대표로서 국립대전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첫 문장이 악필로 조롱받았던 터라, 자신의 악필로 송 대표의 필체를 높이는 자학개그로 분위기를 띄운 것이다.송 대표의 명필은 교육의 유산이다. 586세대는 한글 자·모음을 무수히 필기하는 것으로 초등교육을 시작했다. 받아쓰기 시험에선 받침을 틀려도 회초리를 맞았지만 필체가 바르지 않아도 혼꾸멍이 났다. 중학교 들어가선 오선지를 닮은 영어 공책에 알파벳 인쇄체와 필기체의 대·소문자를 한없이 채웠고, 기본 한자를 필기하며 외워야 하는 한문시간도 마찬가지였다. 키보드 세대가 586의 필체를 따라잡기란 언감생심이다.최근 경인일보가 주최한 손편지 공모전에 응모한 편지들에서도 일부 청소년들의 글씨체는 추상화를 방불케 해 심사위원들이 해독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나폴레옹이나 톨스토이처럼 악필로 유명한 위인들도 적지 않지만, 아름다운 필체가 글의 무게와 인물의 격을 높이는 건 사실이다. 글씨에서 그 사람의 혼을 느끼는 건 동서고금의 공통된 정서이고, 그래서 '글씨는 마음의 창'이다. 최근 신영복체로 국정원 원훈석을 다시 세우자 국정원 올드보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무기수의 혼이 담긴 서체를 국가보안의 보루인 국정원에 새기니 조직의 정체성이 흔들렸다는 반발일테다.이 대표가 어제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한 매체는 현충원 방명록 악필 논란을 의식해 "또박또박 글씨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대표가 악필을 의식해 현충원때 보다 정성을 기울였을 건 틀림없다. 하지만 악필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리 없다. 거기서 거기란 느낌이다. 다만 비난과 비판을 의식하는 태도는 중요하다. 귀 기울여 수용하는 태도라면 30대 정당 대표를 향한 우

  • [참성단] 오거돈의 치매

    [참성단] 오거돈의 치매 지면기사

    치매는 80대 3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노인성 질환이다. 기억과 인지력이 저하되고 같은 언행 반복하기, 상습 가출, 폭력성, 망상, 폭식, 섬망 등 증세가 다양하다. 발병 당사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을 힘들게 한다. 병세가 나빠지고 장기화하면 환자와 보호자 사이에 균열이 가고, 때론 가정 붕괴로 이어진다. 보호자들은 환자를 돌보는 어려움보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게 더 힘들다고들 한다.치매는 완치가 없다. 이달 초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드유헬름(성분 아두카누맙)'의 시판을 승인했으나 증세가 나빠지는 것을 늦추는 효과에 그친다.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판매하면서 임상 4상을 진행하는 조건이다. 완치도 아닌 지연에 불과한데, 치료비용은 연간 6천만원이 넘는다. 보험 가입자는 부담이 적다고 하나 시장은 '글쎄요'다.난데없이 치매가 법정 소환됐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공판에서다. 21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제추행 등 혐의로 그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자 오 전 시장 변호인단은 공소 사실을 부인하며 피고가 치매 증상을 보인다고 주장했다.변호인은 "이 사건은 강제추행치상이 아니라, 충동적이고 우발적이며 일회성인 기습추행이나 기습추행에 의한 치상으로 봐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어 "오 전 시장이 사건 후 자신이 치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치료를 받았고, 장애 판정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사건 피해자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사건 직전까지도 팔굽혀펴기로 체력을 과시하더니 갑자기 치매에 걸렸느냐"며 "당신의 주장은 부산시민들의 수장인 시장이 치매 노인이었고, 민주당에서는 치매 노인을 대한민국 제2의 도시 시장직에 공천했다는 의미"냐 반문한다.피해자 측은 심신미약을 이유로 가벼이 처벌한다면 권력형 성범죄는 계속 반복될 거라며 법정구속을 통해 법의 엄정함을 보여달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얼마 남지 않은 삶,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고 진술했다. 사건 뒤 행방을 감췄던 그이기에 진정성에는 의문 부

  • [참성단] 대선주자들과 지지율

    [참성단] 대선주자들과 지지율 지면기사

    연예인과 정치인의 공통점은 대중적 지지와 인기로 먹고 산다는 점이다. 현 선거제도의 문제점의 하나는 개인의 정치적 역량이나 자질보다는 대중적 인기와 지지율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 개인이 보여주는 비전이나 정책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선호도와 바람에 따라 선거 결과가 결정된다. 당연히 정치인들로서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와 중우정치(衆愚政治)는 종이 한 장 차이다.지금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은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장관 등등인데 공교롭게도 모두 문재인 정부의 각료 출신들이거나 밀접한 관련을 가진 인물들이다. 이래서는 문재인 정부가 대선주자 사관학교가 아니냐는 말을 피할 길이 없다. 특히 이들의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와의 원근친소 또는 정부에 얼마나 대립각을 세웠고 반문(反文) 정서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이들의 역량이나 리더십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발자크(1799~1850)는 문학 속의 정치를 "음악회 도중에 울려 퍼지는 총소리"라 했다. 함의가 많은 말이다. 요컨대 이는 평온한 음악회를 망치는 이질적 소음이라는 뜻도 되고, 그만큼 단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꿀 만큼 위력적이라는 뜻도 되며, 또 대중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수결 원칙이 적용되는 현 선거제도에서 지지율과 여론조사는 '음악회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총소리'와 같다.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다 빨아들이고 오직 숫자만 남는 것이다.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 얼마나 많은 채용절차를 거치는가. 서류전형, 필기시험에 면접과 인적성 시험 등을 통과한 소수의 사람들만 선택받는다. 이렇게 뽑아도 사람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조직이 많다. 하물며 나라의 명운이 달린 정치 지도자를 뽑는데, 감성의 정치와 실체 없는 인기가 판세를 좌우하니 정부 출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삐꺽거리기 시작한다. 차제에 대통령 임기도 바꾸고 물망에 오르는 주요 대선 주자들에

  • [참성단] '소방 영웅'을 보내며

    [참성단] '소방 영웅'을 보내며 지면기사

    2001년 서울 홍제동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5분 만에 불길을 잡고 7명을 구조했다. 그런데 집주인이 "아들이 안에 있다"고 절규했고, 소방관 9명이 구조를 위해 재진입했다. 곧 2층집 전체가 무너져내렸다. 소방관 6명이 순직했다. 방화범인 아들은 불을 낸 뒤 친척집에 은신 중이었다.2011년 평택 서정동 가구전시장 화재 때도 이재만, 한상윤 소방관은 동료들을 대피시킨 뒤 마지막으로 나오다가 잔해에 깔려 순직했다. 2014년 7월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을 마치고 귀환하던 강원소방본부 구조헬기가 추락했다. 마지막 수색 임무를 마친 소방관 5명이 순직했다.타인의 생명을 구하려 자신의 목숨을 거는 용기는 숭고하다. 소방관은 '숭고한 희생'을 숙명으로 짊어진다. 화재 현장은 지옥일테다. 숙명의 실천은 의지이고 공포의 회피는 본능이다. "신이시여.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소서." '소방관의 기도'가 간절한 이유다. 작가 김훈은 소방관에게 "살려서 돌아오라. 살아서 돌아오라"는 헌사를 바쳤지만, 해마다 돌아오지 못한 순직 소방관들이 그치지 않는다.오늘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 소방관이 영면에 든다. 17일 쿠팡 이천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위해 불길 속으로 진입했다가 부하 대원들을 대피시키고 혼자 남겨졌다. 선두로 진입했다 마지막으로 철수하다 불길 속에 갇혔다. 이틀 동안 그의 생환을 기원했던 국민들은 19일 그를 영정으로 대면했다.김 대장은 1계급 특진과 훈장을 받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숭고한 희생에 대한 당연한 예우다. 하지만 희생에 보답하는 예우만으로 부족하다. 미국 시민들은 평소에도 소방관을 '영웅'으로 깍듯이 예우한다. 우리는 119소방대원을 온갖 잡일로 괴롭히는 시민들과 욕하고 때리는 취객들로 넘쳐난다. 평소엔 하대하면서 희생한 뒤에 추모한다면 위선이다.경기도는 김 대장 영결식을 경기도청장(葬)으로 치른다. 결코 넘치는 예우가 아니다. 그런데 앞서 홍제동 화재 순직소방관 영결식은 서울소방방재본부장,

  • [참성단] '타투를 허(許)하라'

    [참성단] '타투를 허(許)하라' 지면기사

    1991년 알프스에서 기원전 3천 년 이전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가 발굴됐다. 유럽 최고(最古)의 인간 미라 '오치(Otzi) 아이스 맨'이다. 전신에는 60개 넘는 문신(文身)이 새겨져 있었다. 비문은 손목과 발에 집중됐다. 이집트와 중국, 필리핀, 몽골, 러시아, 수단의 인간 유해에도 문신의 흔적이 다양하다. 연대기는 기원전 21C까지 거스른다.살갗을 바늘로 찔러 먹물 등 물감으로 그림이나 글씨 문양을 새기는 타투(tattoo)는 역사가 깊다. 중국 티베트에선 주술과 신앙의 수단으로 사용됐다. 죄인의 몸에 찍힌 문신은 낙인이 됐다.문신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야쿠자일 게다. 수년 전, 태국으로 도주했던 야쿠자 두목이 문신 때문에 발각돼 본국으로 송환되기도 했다. 일본에선 '이레즈미'라 하는데, 용과 뱀, 호랑이, 독수리 등 무용(武勇)함을 과시하는 동물이 단골 소재다. 용맹함보다는 조직 보스에 대한 충성과 복종의 뜻이라고 한다.20대 여성 국회의원에 의해 타투가 사회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잔디밭에 등이 드러나는 보랏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노출된 등에는 다양한 문양의 타투가 그려졌다. 진짜는 아니고, 탈부착하는 스티커형으로 비눗물로 쉽게 지울 수 있다고 한다.퍼포먼스는 류 의원이 발의한 타투업법 개정을 위해서다. 그는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타투'는 아직도 불법"이라며 "30년 전 대법관들의 닫힌 사고방식은 2021년 대한민국의 기준이 되기에 너무 낡았다"고 비판했다. 눈썹 문신을 한 홍준표 의원도 동참했다고 전했다.문신은 한때 병역기피 수단이었다. 혐오감을 준다며 면제사유가 된 때문이다. 용과 호랑이 문신은 기피와 혐오, 공포의 대상이었다. 얼마 전까지 일부 골프클럽에는 '문신 고객은 목욕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었다.젊은 층에서 타투가 일상화되면서 부정적 시각이 퇴화했다. 머리스타일, 메이크업, 패션과 마찬가지로 외모를 가꾸는 도구가 됐다. 문신 전문업소가 흔한 세상이 됐는데도 여전히 불법

  • [참성단] 정치인의 '부캐'

    [참성단] 정치인의 '부캐' 지면기사

    최근 연예계는 '부캐' 전성시대다. 유재석은 대표적인 부캐 부자다. '유산슬', '유두래곤'이라는 가수이자, '지미 유'라는 음반제작자이고, 하피스트 '유르페우스'이기도 하다. 코미디언 김신영은 부캐인 '김신영 이모 김다비'로 슬럼프를 벗어났다. '부캐'는 원래 온라인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캐릭터와 별도로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여 부른 말이다. 이를 연예인들이 본래의 캐릭터(본캐)와 완전히 다른 '부캐'로 인기를 누리자 문화 현상이 된 것이다.신세대들은 부캐 문화에 기꺼이 동참하고 공감하며 즐긴다. 본인들이 온라인 세상에서 여러 아바타로 활동하고, SNS와 게임에서 수많은 캐릭터로 살고 있으니, 부캐 문화를 즐겁게 소비한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팀은 2020년 소비트렌드 10개 키워드 중 하나로 다중적 자아를 뜻하는 '멀티 페르소나'를 꼽았다.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디지털 세상에서 가면 여러 개를 갈아쓰며 다양한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부캐'는 사회적 인간의 숙명일지 모른다. 인간은 다양한 얼굴로 살아간다. 세상의 많은 아내들이 밖에선 친절한 사람이 집안에서 폭군으로 변하는 남편 때문에 상처를 입는다. 직장에서, 집안에서, 페이스북에서 서로 다른 정체성으로 살아야 하는 건 다중인격이라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에 필요한 역할과 정체성이 다양해서다.정치인 만큼 다양한 부캐가 필요한 사람들도 없을 듯 싶다. 다양한 부캐로 모든 세대의 환호를 받는다면 선거는 따놓은 당상일테니 그렇다. 청년층 지지가 바닥인 민주당 대권주자들이 부캐로 청년층 공략에 나섰다고 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유튜브에서 신인 가수 '최메기(MEGI)'로 데뷔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며 '프로게이머 여니'라는 부캐를 강조하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가죽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동영상 콘텐츠를 촬영했단다.청년세대와 호흡하려는 눈물겨운 정성이다. 공교롭게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주자들이다. 부캐가 무럭무럭 자랄 시간이 필요해서인가? '부캐'가 살려

  • [참성단] 후생각고와 신구미월령

    [참성단] 후생각고와 신구미월령 지면기사

    인간의 뇌는 무게가 평균 1.4㎏, 용적은 1천300~1천500cc다. 천억개의 신경세포와 100조개의 시냅스로 이루어져 있다. 뉴런 사이의 연접 부위를 시냅스라 하며 이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이 유리되어 뉴런 간에 정보를 전달하고 연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는 20~25세까지 성장하다가 이후부터 하루에 5만개의 뇌세포가 사멸한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떨어지고, 뇌기능이 약화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그런데 정작 인간의 판단력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는 60~70세다. 희로애락 등 인생지사의 온갖 풍상을 다 겪고 생겨난 풍부한 경험이 신경세포 간의 연결망을 가장 촘촘하게 연결시켜두었기 때문이다. 국가 지도자급 인물들이 60~70대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것도 다 뇌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그 뇌과학 이론을 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대표로 36세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선출된 것이다. 한국 정치사의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쟁쟁한 당내 선배들을 제치고 의정 활동 경험도 전혀 없는 젊은이가 한국 제1야당 대표가 된 것이다. 최근 그가 보여주는 행보도 일단 신선하다.이 대표가 선출된 이유는 분명하다. 젊은 대표에게 정치적 혁신과 새 희망을 찾으려는 열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젊은 대표 선출의 정치적 파급력과 이벤트 효과에 대한 기대와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일부 언론들의 은근하고 적극적인 바람몰이가 한몫했다는 평가도 있다.그러나 젊은 대표에게 거는 희망의 크기는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의 크기와 비례한다. 당내의 계파정치와 진영대결로 얼룩진 한국 정치 환경에서 정치적 경험이 일천한 30대의 젊은 대표가 어떠한 역량을 보여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새로운 정치문화와 리더십은 젊은 대표 혼자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니기에 안팎의 협조가 관건이다.이 대표가 후배, 선배나 스승보다 뛰어나다는 뜻의 청출어람(靑出於藍), 후생각고(後生角高)의 고사를 입증하는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 될지 계파정치와 진영정치라는 험준한 고지를 넘어서지 못하는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