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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휴가철, 제대로 쉬고 힘차게 새출발 지면기사
갈라파고스 개인액티비티 시간마음 준비 안돼 스노클링 못해다른 크루저 무용담에 아쉬움여행 미리 피지컬·멘탈 챙겨야인천, 이번에 재충전 기회 되길올 하반기 다시 새롭게 시작칠팔 년 전쯤 남미 여행 때의 일입니다. 페루의 잉카 유적을 둘러보고,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군도를 체험하는 이삼 주 정도의 여정이었습니다. 잉카문명 유적지인 잉카의 수도 쿠스꼬와 마추픽추 등을 둘러보고, 페루 리마공항에서 에콰도르행 비행기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사단이 일어났습니다. 쿠스꼬에서 비행기가 두 번이나 출발시간을 연기하는 바람에 우리 일행 넷은 리마공항에서 다음 비행기로 갈아탈 수 없게 되었습니다.우리는 항공사 측에 항의했고, 이로 인한 손실에 대해 적정하게 보상하라 요구했습니다. 사전에 아무런 고지없이 비행기 출발을 늦추게 된 것이 근본 사유이니 당연히 항공사 측이 사과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항공사 직원은 완강히 거절했고, 이제까지 그런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며, 나중에는 공항경찰을 불러 항의하는 우리를 공항에서 몰아내려고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시간 여의 긴 항의와 몸싸움 끝에 우린 보상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시민의식을 남미 한복판에서 유감없이 드러내며 정당한 요구사항을 관철했던 것이죠. 사전 고지없이 세시간 연착했고 도착해서도 아무런 해명이 없었던 상황이었는데도, 우리 일행이외 항의하는 다른 나라 승객들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 또한 우리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다음 날 우린 예약했던 크루즈 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로 바로 가서 이후의 갈라파고스 여행 일정을 소화하게 되었습니다. 소형 크루즈선이어서 여행객들은 열다섯 남짓이었는데, 국적은 다양해서 이스라엘에서 온 청년들과 모녀, 네덜란드·영국·미국·일본 등지의 젊은이들, 그리고 저희 네 명이었습니다. 모선에 해당하는 배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밤새 이동한 후 섬 근처 바다에 정박하면, 아침에 작은 보트를 타고 하루 한 개 섬씩 예닐곱 개의 섬들을 방문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죠. 그리고 그룹체험 활동 중간에 각자가 자유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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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지면기사
외국자본 투기적 행위이번에도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합병은 규모의 경제 실현위한 것주주들의 이익 극대화 시키고취약한 지배구조 보완해자본시장 체질강화 계기 삼아야지난 5월 26일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한다는 이사회의 합병결의가 있었다. 합병의 목적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다양한 사업영역 및 운영 노하우와 삼성물산이 보유한 건설 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 및 해외인프라를 결합하여 외형적 성장과 신규 유망사업을 발굴함으로써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 0.35로 관련 규정에 의해 산출됐다.이러한 합병공고가 나자 미국의 사모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주식의 7.12%를 매수하였고, 합병비율이 적절하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엘리엇은 합병비율이 지나치게 삼성물산에게 불리하게 산정돼 조정이 필요하며,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보유 지분가치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 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위해 부당한 합병 비율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주주총회 개최 및 합병 결의 금지 가처분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운용자산이 260억달러나 되는 엘리엇의 최고경영자인 폴 싱어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 출신이며, 부도난 아르헨티나 국채에 투자하여 채무 재조정 요구를 거부하며 법정 다툼을 하여 승리를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7월 17일에 합병을 위한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총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주주들이 몰렸다. 동등하고 공정한 거래로 합병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합병반대 의견도 나왔다. 전체 주주의 84.7%가 출석하였고, 출석한 주주의 69.5%가 찬성하여 합병안은 통과되었다. 이러한 합병결의는 관련 규정에 의해 출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3%포인트 정도 찬성표가 초과된 것이었다. 삼성물산측은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합병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며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엘리엇도 외국인과 국내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합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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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명예, 권력 지면기사
수많은 구성원들 경쟁속엔갈등·불안감·조급증은 불가피이러한 상황 극복 위해선비정한 경쟁보다는 인간가치 높이는 자기성찰 통해섬김과 긍휼 실천하는게 중요우주 탐사선 주노가 5년여의 항해를 거듭해 내년 7월에는 목성에 도착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상상만으로도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에 대해 무한한 외경심을 느끼게 한다. 사실 우주공간에 비하면 모래알보다도 작을 이 지구촌에서도 선지자들은 줄곧 자연의 무궁함과 영원함에 무한한 경애심을 표해 왔다. 어느 글쓴이는 사막을 횡단하는 여행객들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평선을 한없이 마주하고 나서는 공간의 무궁함에 압도되어 말을 잃고 만다고 했다.거기에다 모래 속에서 물고기나 해조류 화석마저 발견할 때에는 이 메마른 모래땅이 바다였을 것이라는 생각에 경건한 마음을 가누지 못한다고 했다. 인간이란 존재의 찰나적 삶과 왜소함을 극명하게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어느 진화생물학자는 인간들이 스스로 만물의 영장인 것처럼 살고 있지만 인간은 진화하는 생명체의 유전자를 옮겨주는 운반체에 불가하다고 했다. 인간은 유전자가 자기복제를 위해 선택한 한갓 생존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속적 승부에 온갖 것을 다 걸고 치닫는 세상이지만, 삼라만상의 번성과 사멸의 관점에서는 인간은 한 점의 찰나 속에 머무는 객에 불가하다는 것이다. 무궁한 시공간 속의 한 지점에서 단지 찰나적 삶을 거쳐 가는 존재로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새삼 각성하게 한다.요즘 세속의 삶속에서는 우주의 장대함이나 자연의 유구한 신비에 대한 외경심을 찾아보기 어렵다. 계곡의 바위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한평생을 침묵속의 근엄함과 겸허한 인내심을 배우고 자연의 이치에 순종적인 삶을 살았던 어느 소설의 주인공이 그리워지는 즈음이다. 소설은 주인공의 소박하고 성찰적 인생을 통해 인간의 위대한 가치는 부자상인과 장군과 정치가와 시인이라는 직업으로 화려하게 살아가는 삶에서가 아닌 자연이 가르치는 진리를 끊임없이 탐구함으로써 얻어진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된 삶에 있다는 교훈을 제시한다. 극히 고전적인 가르침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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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붕당정치에 비춰본 오늘날 여야정치 실루엣 지면기사
선조때 훈구파·사림파 갈등 심화밥그릇 싸움에 당쟁으로 변질지금의 야당 ‘친노·비노’ 다툼여당의 친박·비박·원박…다양한 ‘~박’그룹 분화를 보니사색당파 조선시대같아 안타까워언론에서는 연일 여야 수뇌부 갈등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여야의 정치적 권력투쟁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조선을 멸망으로 이끈 사색당파 붕당정치를 생각하게 된다. 생각과 뜻이 같은 사람들이 함께 정치적 의견을 나타내는 붕당정치는 의견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정책 대결을 한다는 측면에서 민주적 권력 분립에서 강조되는 견제와 균형 (Check & Balance)을 위한 비교적 긍정적 정치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조선시대 선조에 의해 도입된 붕당정치는 당쟁의 상징이 됐고, 조선이라는 국가 몰락의 근원으로 평가된다. 무엇이 민주적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붕당정치를 정권 몰락의 근원으로 전락시켰을까? 우선, 조선의 붕당정치가 실패한 이유는 붕당정치가 권력의 민주적/합리적 운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관료들의 밥그릇 싸움을 위해 활용됐기 때문이다. 당시 집권층이었던 훈구파의 비대해진 권력에 불안해하던 선조는 재야 지식인들을 대거 기용해 서로 경쟁시켰다. 이 과정에서 재야 지식인 집단인 사림파의 관료화로 전체 양반/관료의 수가 늘었고 이들에게 지급할 녹봉/토지 수급의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 관직의 세습 문제까지 겹치면서 훈구파와 사림파 간의 갈등이 심화 됐다. 결국 붕당정치가 당쟁으로 변질 된 가장 큰 이유는 밥그릇 싸움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벌어진 야당의 친노와 비노 간 갈등과 여당의 친박과 비박 간의 이전투구가 공천이라는 여야 붕당들의 밥그릇 싸움 때문인 것 같아 걱정된다. 둘째, 선조의 붕당정치가 당쟁으로 전락한 이유는 요직에 대한 자리다툼 때문이다. 조선시대 당쟁은 문반 관료의 인사권을 쥔 이조 전랑 자리를 둘러싸고 훈구파와 사림파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이조전랑직은 종 5품·6품의 낮은 자리이지만, 삼사(三司)의 하나인 홍문관(옥당) 출신의 엘리트 관료가 관례로 임명되는 자리로 삼사의 공론을 수렴하여 대신들을 견제하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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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인천을 바라보면 지면기사
충분히 넓은 땅·적당한 인구위치 좋아 상업·산업 활발늘 활력 넘치는 스페인을 보고관광 진작위한 인천의 시도과연 세계인에게 먹힐수 있을지객관적·글로벌 시야로 돌아봐야얼마 전 유럽에 교환학생으로 나가 있는 딸아이와 함께 스페인을 여행했습니다. 가기 전 돌연 큰 걱정거리가 생겼는데, 그건 한국에서 창궐하고 있는 바로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이었습니다. 당연히 한국에서 나가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유럽 국가에 들어가려면 입국절차가 매우 까다로울 것이란 예상을 했습니다.그래서 평소보다 더 일찍 공항으로 나갔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인천공항에서의 출국절차도 까다롭지 않았고 사람들로 붐볐지만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유럽 대표 허브공항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때나, 목적지인 마드리드에 들어섰을 때에도 한국사람이라 해서 특별히 세심하게 체크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스페인 입국 심사원은 한국에서 날아온 몇 쌍의 신혼여행객들에게 오히려 먼저 친근한 농담을 걸며 아예 노골적(?)으로 반가운 기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유럽 한복판의 가장 혼잡하다는 공항에서의 환승시간이 두 시간 정도여서 빠듯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고, 도착시간이 자정 가까운 시간이라 입국이 지연되면서 마드리드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방법이 택시밖에 없을 것이란 걱정도 기우였습니다.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이었지만, 지하철은 쌩쌩하게 달렸고 활기 있는 표정의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스페인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수도 마드리드의 이러한 심야 활기 또한 제겐 의외였습니다. “실업률 25%에 이른다는 나라에서 이 시간에 이런 분위기라니….”이처럼 이번에도 나라밖 세상은 제가 판단하고 해석하는 수준을 넘어선 곳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깥세계의 실상은 제 예단과 추측을 넘어섰습니다. 투박한 이념과 설익은 지식으로 밖의 세상을 내다보고 해석하려 했던 일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를 알아차렸던 것이 9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이후 20년 이상이 훌쩍 지났지만 제 글로벌 시선은 이처럼 아직도 우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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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조기 종식 지면기사
감염환자 응급실 오래 머무는현 병원체계 개선 시급올바른 지식전달·예방책 마련해막연한 불안감 해소도 중요신종 감염병 대응은공공영역이므로 투자 확대해야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6월 19일 기준으로 메르스( 중동호흡기질환)의 확진자가 166명이고, 사망자는 24명이라고 밝혔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메르스 발생현황은 세계적으로 사우디 다음으로 많다. 사우디에서는 지금까지 1천29명이 발병하여 452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 메르스 확진자를 유형별로 보면 입원 또는 내원한 환자가 77명(46%)으로 가장 많았고, 환자 가족이나 가족 이외의 문병 등 방문객이 59명(36%), 의료진 등 병원 관련 종사자가 30명(18%)으로 나타났다. 또한 격리 중인 사람은 총 5천930명으로 자가 격리자는 5천161명이고 병원 격리자는 769명으로 집계되었다.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총 5천535명이었다. 메르스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는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다. 첫째로 의료진과 일반대중의 메르스에 대한 이해 부족, 둘째로 병원내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가 최적화되지 않은 점, 셋째로 병원의 혼잡한 응급실과 다인병실에서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과 노출기간 증가, 넷째로 여러 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문화, 다섯째로 많은 방문객과 환자가족이 병실에서 머무는 문화로 인해 접촉자들의 2차 감염이 활발했다는 점들이 국내에서 메르스의 확산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긴급위원회는 확진자로부터 채취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대한 변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는 지난달 20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당시 그와 밀접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격리하여 전염을 막았어야 했는데 초동대처가 미흡하여 추가적인 감염자가 속출했다. 첫 환자와의 접촉 범위를 좁게 설정해 같은 병동에 있던 사람들이 감염될 가능성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 후 병원 이름을 일찍 공개했더라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는데 비공개로 인해 선제적으로 메르스를 차단할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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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조기 종식 지면기사
감염환자 응급실 오래 머무는현 병원체계 개선 시급올바른 지식전달·예방책 마련해막연한 불안감 해소도 중요신종 감염병 대응은공공영역이므로 투자 확대해야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6월 19일 기준으로 메르스( 중동호흡기질환)의 확진자가 166명이고, 사망자는 24명이라고 밝혔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메르스 발생현황은 세계적으로 사우디 다음으로 많다. 사우디에서는 지금까지 1천29명이 발병하여 452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 메르스 확진자를 유형별로 보면 입원 또는 내원한 환자가 77명(46%)으로 가장 많았고, 환자 가족이나 가족 이외의 문병 등 방문객이 59명(36%), 의료진 등 병원 관련 종사자가 30명(18%)으로 나타났다. 또한 격리 중인 사람은 총 5천930명으로 자가 격리자는 5천161명이고 병원 격리자는 769명으로 집계되었다.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총 5천535명이었다. 메르스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는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다. 첫째로 의료진과 일반대중의 메르스에 대한 이해 부족, 둘째로 병원내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가 최적화되지 않은 점, 셋째로 병원의 혼잡한 응급실과 다인병실에서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과 노출기간 증가, 넷째로 여러 개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문화, 다섯째로 많은 방문객과 환자가족이 병실에서 머무는 문화로 인해 접촉자들의 2차 감염이 활발했다는 점들이 국내에서 메르스의 확산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긴급위원회는 확진자로부터 채취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대한 변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는 지난달 20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당시 그와 밀접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격리하여 전염을 막았어야 했는데 초동대처가 미흡하여 추가적인 감염자가 속출했다. 첫 환자와의 접촉 범위를 좁게 설정해 같은 병동에 있던 사람들이 감염될 가능성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 후 병원 이름을 일찍 공개했더라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는데 비공개로 인해 선제적으로 메르스를 차단할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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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와 사회적 전염 지면기사
저명인사들 잘못 비해처벌 가볍다는 인식 팽배불미스러운 모습 자주 보일땐대중들도 자신의 크고 작은그릇된 행동 죄의식 못 느끼고도덕적 불감증에 물들수 있어최근 우리 사회는 정·경·군·관 등 여러 영역에서 각종 비리가 터져 나와 우리 사회의 현주소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유명 정·관·재계 인사들은 물론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군인사들 까지도 줄줄이 수사선상에 오르는 모습이 언론에 수시로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부정행위들이 혹 긴 세월에 걸쳐 우리 사회의 곳곳에 굳어진 현상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저명한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그의 저서에서 부정행위도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전염되는 것이라며 흥미 있는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사소하게는 학창시절 시험에서의 부정행위부터 회사의 비품을 집에 들고 오는 것,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것,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이런 일들이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전염되어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른다는 것이다.메르스란 전염병이 지금 온통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전염이 한 개인에서 시작되었지만 전국적 규모로 급속히 전파돼 국가적 재앙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두 향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러스도 초기에 차단되지 않으면 급속도로 증식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듯이, 비윤리적인 행동양식도 초기에 제동됨이 없이 관행화하면 곳곳으로 확산돼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으로 나타나게 된다.사소한 잘못을 적당하게 치부하고 넘어가면 그 자체만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쌓이면 대대적인 잘못도 괜찮다는 신호를 만들어 낸다. 특히 저명인사들은 보상은 충분히 많이 받으면서도 처벌은 자신들의 잘못에 비해 너무 가볍게 받는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이런 가운데 불공정한 모습들이 일반 대중들에게 자주 노출되면 대중들 역시도 자신들의 크고 작은 잘못된 행동에 대해 죄의식을 못 느끼고 도덕적 불감증에 물들 것은 자명한 일이다.미국에서도 정·재계의 도덕불감증으로 한 때 큰 논란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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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적 비밀주의가 불러온 메르스 바이러스 카오스 지면기사
지자체·언론 잇단 정보공개NYT “비공개로 불신 자초”행정부 감독 총리부재 상황만연된 관료주의 폐해 부각정부 비난은 혼란만 부채질보건당국 질병 극복 힘써야메르스 바이러스(MERS-CoV) 감염 확진 판정이 계속 늘고 있다. 6월 7일 오전 메르스 검사결과 14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사망자도 포함됐다. 그러자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당국은 감염자가 거친 병원을 밝혔다. 그동안 준비 소홀을 이유로 병원을 밝히지 못하다가 서울 삼성병원 등의 2차 감염자가 늘자 이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35번째 의사 환자가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뒤 메르스 증상에도 불구하고 1천565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인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사자인 의사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받아쳤다. 이미 성남시는 메르스 환자 신상정보를 SNS로 공개하고 있었다. 개인이 ‘메르스 확산 지도’를 만드는가 하면 어떤 언론사는 정부보다 먼저 앞장서서 메르스 확진자가 거쳐 간 병원과 환자정보까지 인터넷에 공개했다. 왜 이렇게 혼란스러워졌을까? 이 혼돈 (Chaos)은 행정부를 책임져야 하는 총리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만연된 일상적 관료주의가 메르스 위기를 계기로 드러난 결과가 아닌지 우려스럽다.관료주의 (官僚主義, bureaucratism)는 관료제 국가의 행정기관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집단의식으로 흔히 비밀주의·형식주의·번문욕례(繁文縟禮) 형태로 나타난다. 우선 비밀주의는 관료/공무원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비밀 공유대상 외에는 누구도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 관료/공무원들은 흔히 공익을 이유로 비밀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당국은 지금까지 병원 운영의 혼란과 준비부족을 이유로 관료적 비밀주의 행태를 보여왔다. 이에 대해 이미 뉴욕타임즈는 “한국에 공포감이 번지고 있으며, 현 정부는 질병과 관련된 정보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국민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병원 운영을 위한 공익보다 국내외적 불신/불안 해소가 더 중요해진 상황까지 가서야 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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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바람에 떨지 않으려면 지면기사
지역 문화와 인문적 가치를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은우리가 귀하게 여겨야하는많은 사람들에 대한깊은 이해와 성찰에서부터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매년 오뉴월이면 10여 년 전 이맘때의 경험을 자주 떠올립니다. 북미 대륙에서의 긴 여행과 그 여정에서 제가 가졌던 여러 느낌에 대한 것들이죠. 혼자 자동차를 몰고 1만 ㎞ 이상의 길을 달리면서 여러 기억을 떠올렸고 그것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했던 일입니다. ‘이 동네에선 이렇게 도를 닦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저는 그때 캐나다 대륙을 달리며 이렇게 도를 닦는(?) 기분으로 매일 주제를 정해 지금까지의 제 삶을 반추해보고 정리해 보고자 했습니다. 그날의 주제는 친구였습니다. 새벽부터 해를 안고 길을 달리며 저는 제 삶에서 친구란 무엇이었는지를 따져보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 속에서 제 친구들이 누구였고 그들은 내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제 삶의 흐름과 함께 머릿속에서 그날의 주제에 천착해 나갔던 것입니다.그러다가 시간을 뛰어넘어 갑자기 한 친구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건 이 여행을 떠나오기 얼마 전 먼 거리에서 그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돌발적으로 제 머릿 속으로 진입한 이 친구를 찬찬히 기억해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제대로 생각해보려 할수록 그에 대한 기억은 오히려 더 흐려졌고, 그러면서도 그것은 제게 무언가를 재촉하고 압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와 제가 아주 각별한 관계가 아니었기에 그를 친구라 해서 선명하게 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게 어렵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친구로서의 그의 의미는 제 삶에서 아주 묵직한 것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를 생각하기 시작하자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뜨거운 뭔가가 올라오는 것이었고, 그 알 수 없는 감정은 제 머리를 휘젓고 마음을 저리고 아프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날 내내 저는 자꾸 흐릿해지는 눈으로 앞을 응시하며 빠른 속도로 북미대륙을 달렸습니다. 안치환의 ‘솔아솔아’를 부르며….그는 구 년 전 이맘 때 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