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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 마친 후 평가 좋을 후보를 뽑자

    임기 마친 후 평가 좋을 후보를 뽑자 지면기사

    지난 금요일 제19대 국회의원 후보등록이 마감되었다. 재외투표소 투표는 이미 시작되어 오는 월요일까지 진행된다. 공식 선거운동도 어제 시작되어 선거일 전날인 4월 10일(화)까지 허용되어 있다. 선거일까지 두 주도 채 남지 않은 이번 국회의원선거에 유권자들은 어떻게 임해야 할까?한국 선거의 법칙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지방의 선거를 특징화한 문구로는 여촌야도(與村野都)와 도저촌고(都低村高)가 있다.시골이 도시보다 여당을 더 지지한다는 여촌야도 현상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 고학력자가 야당을 더 지지한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대신에, 나이 든 유권자가 젊은 유권자보다 투표에 더 참여하고 보수 정당을 더 지지하는 연령 효과가 있을 뿐이다. 시골 거주자 가운데 나이 든 유권자가 많고 또 나이 든 유권자 가운데 저학력자가 많다 보니, 연령 효과를 도농(都農) 효과와 교육수준 효과로 잘못 받아들였었다.도시와 시골의 투표율을 단순 비교하면, 시골의 투표율이 도시보다 더 높은 도저촌고 현상은 종종 관찰된다. 지방 유권자의 높은 투표율은 그만큼 지방의 입장이 선거에 더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도저촌고 현상은 연령대별로 다르다. 나이 든 유권자의 투표율은 지방이 더 높았는데, 젊은 유권자의 경우는 지방의 투표율이 대도시보다 더 낮았다. 젊은 지방 유권자의 낮은 투표율은 그들의 견해가 선거결과에 덜 반영된다는 의미이니, 자신의 견해를 선거결과에 조금이라도 더 반영시키려면 적극적으로 투표해야 한다.연령과 더불어 한국인 투표선택의 주요한 결정요인은 지역주의이다. 한국 유권자 다수는 지역적 정체감이 자신과 비슷한 정당에 투표해 왔다. 특정 지역의 지역주의 투표행태는 다른 지역의 지역주의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어떤 정파가 특정 지역을 장악하면 다른 경쟁 지역에도 배타적 정파가 등장하게 되고 서로 상승작용해서 지역할거 정당체제로 고착화된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특정 지역의 지역주의 약화는 다른 지역의 지역주의 약화를 가져다준다.영남, 호남, 충청 등 대부분의 지방에는 지역패권 정당이 존재하여 왔다. 원내교섭단체를

  • 4·11 총선에서 주인이 되는 법

    4·11 총선에서 주인이 되는 법 지면기사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박원순 시민사회대표가 민주당의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를 모두 이기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이다. 물론 민주당의 지원이 있었지만 박원순 시장이나 안철수 교수를 통해 표출된 민심은 기존 정당에 대한 커다란 불신이었다. 따라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번 제 19대 총선에 어떤 후보들을 내놓을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후보들의 도덕성, 정체성을 강조하고 시스템 공천, 모바일 투표 등 공천개혁을 약속한 정당들이 정말 말 그대로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들을 공천할 것인지 궁금했다. 3월20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각각 각 당의 비례대표후보자 명단을 발표함으로써 거의 두달에 가까운 힘겨운 공천심사를 마무리하고 총선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많은 유권자들은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공은 유권자 손으로 넘어왔다.'정당은 현대정치의 생명선'이라고 할만큼 국민과 국가의 연결고리인 정당의 역할은 중요하다. 정당정치는 정당이라는 정치세력이 해놓은 일에 대해 국민들에게 책임을 지는 정치다. 자신들의 업적과 과오를 모두 늘어놓고 겸허하게 국민들의 평가를 받는게 도리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지난 4년간 대한민국을 책임졌던 정당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고, 개별적으로는 지난 4년간 국회의원의 행적에 대한 평가를 하는 시간이다.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을 보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써있다. 그렇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다시 말해,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인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쉽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서 주인이 될 수 있다. 4월11일 누가 주인인지를 확실히 알려주면 된다. 그래야 4년이 편하다. 좋은 예인지 확실치 않지만 2년 전 한참 잘나가던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MBC 인사와 관련해 비사를 털어 놓았다. 김재철 MBC사장이 "큰집에 불려가서 조인트까진 후 확실히 좌파를 인사조치했다"라고 폭로한 것이다. 진실보도가 무엇이고 기자정신은 무엇

  • 키스의 미래

    키스의 미래 지면기사

    흔히 키스는 우리가 세상에 갓 태어나 엄마의 젖을 빠는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키스는 붉은색을 탐지하는 능력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도 한다. 인류의 조상들에게서는 숲속에서 빨갛게 잘 익은 과일을 찾아내는 게 무척 중요한 일이었는데, 붉은색에 대한 이러한 선호가 이성의 입술에 자연스레 이끌리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키스는 우리의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셈이다.인간이 계속 진화하면서 키스의 의미도 발전한다. 아기 때에 젖을 먹기 위해서는 고개를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여야 하는데, 우리는 일찌감치 이 자세를 통해 행복과 은혜,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사춘기가 되어 이성에게 이끌리는 감정에 눈을 뜨게 되면, 유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이며 상대에게 다가간다. 그렇게 두 사람의 입술이 서로 겹쳐진다. 인간관계에서 키스는 위협을 주지 않으면서 서로를 받아들이고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사랑의 감정에서 비롯되는 키스는 우리 몸에 강하고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열정적인 키스를 하는 동안 혈관은 팽창하고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도 평상시보다 더 많아진다. 호흡은 가빠지고, 볼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맥박이 빨라지며 동공도 확장된다.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것은 동공의 확장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더욱이 키스하는 동안 우리의 뇌, 혀, 얼굴 근육, 입술, 피부 세포에서는 끊임없이 신경 자극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호르몬과 신경 전달물질을 분비하도록 촉진한다. 이른바 황홀한 키스는 자연적인 환각 상태를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이는 기분을 들뜨게 하는 엔도르핀 분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우울증이 심할 때는 키스에 몰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키스를 두려워 하는 키스 공포증도 있다고 한다. 누군가가 키스를 하려 시도하면 완전히 공포에 질리게 되는 증상인데, 주로 박테리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며 자신의 혀가 물려 뜯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

  • 요즘 학부모 노릇 쉽지 않아요

    요즘 학부모 노릇 쉽지 않아요 지면기사

    새 학년도를 맞이하여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킨 부모는 '학부모'로서 새롭게 탄생한다. 중등학교 학부모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의 역할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그 역할이 낯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는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학부모가 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며, 긴장하기도 한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은 자녀를 키울 때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자녀교육에 바람직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학부모는 가정에서 자녀들이 공부하는 것을 도와주거나, 학교에서 요청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학부모들은 한편으로는 학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스스로 높은 기대를 가지고, 무언가 자녀들의 교육과 관련하여 이전과는 다르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학부모가 스스로 기대하거나 밖으로부터 요구받는 역할들은 매우 다양하다.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공부에 단순히 도움을 주는 '학습도우미'의 역할을 넘어서서 자녀들에게 적합한 교육을 계획하고, 다양한 학습자료 중에서 적절한 것을 가려내는 '학습설계사'로서 역할하고자 한다. 특히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하는 교육현장의 변화와 더불어 금년 3월부터 주5일제 수업의 전면적 시행은 학습설계사로서 학부모의 역할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 둘째,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처럼 '단위학교 의사 결정에의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는다. 학부모들은 이제 소극적으로 학교의 요구에 응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운영과 학교교육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학교가 개방화되고 민주화되면서 이러한 적극적인 역할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이 외에도,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의 후견인으로서 교육 전반에 관한 학부모들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주장하는 '학부모 권리 주창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고도 하고, 또 그렇게 하기를

  • 적반하장의 계절

    적반하장의 계절 지면기사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 전화를 얼마 전 받았다. 중국 말투가 조금 섞인 남자가 서울검찰청이라고 말하면서 보이스피싱 관련으로 내 명의가 도용되고 있으니 검찰청으로 출두하라는 내용이었다. 보이스피싱인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중국동포가 한국 경찰관으로 특채됐다는 뉴스를 본 적도 있고 해서 진짜일 가능성이 아주 조금은 있을 것이라는 걱정뿐 아니라 보이스피싱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 호기심에서 전화를 끊지 않고 오랫동안 통화하게 되었다. 통화가 길수록 사기라는 생각이 더 들게 되었다. 한참 지난 후 전화 속의 남자는 중국동포 사투리의 욕설과 아마 중국어 욕설인 것 같은 알 수 없는 말로 고함을 질렀다.그 이후 보이스피싱에 관해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보이스피싱에 대해 조롱하고 장난친 실제 녹음 내용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이를 '역관광'이라는 네티즌 은어로 부르고 있다. 상대방을 공격하려 했는데 오히려 자기가 크게 당하는 경우를 일컫는 신조어이다. 필자의 경우엔 상대를 조롱하는 역관광까지 한 것이 아니고 그냥 자세히 반문했던 것뿐인데, 심한 욕설을 듣고 나니 황당하였다. 살인 미수이든 사기 미수이든 성공하지 못한 범죄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필자를 속이려고 했던 그 남자는 필자에게 사과했어야 했다. 그런데 피해자가 될 뻔했던 필자에게 그 남자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심한 욕을 했다. 아마 그 남자는 필자가 자기를 우롱했고 아까운 시간도 낭비시켰다고 생각하여 욕한 것 같다. 글자 그대로 도적이 매를 드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보상 심리나 기대 심리가 있었던 도적은 도적 행위가 실패했을 때 매를 든다. 나쁜 행위를 저지르는 자는 그 나쁜 행위로 자신이 불명예를 안기 때문에 더 큰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보상이 가능하리라고 기대했기 때문에 나쁜 짓을 했을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기 때문에 나쁜 행위는 그 좌절감을 통해서라도 처벌을 받게 된다.제1차 세계대전에서 동맹국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전승연합에 편들었던 이탈리아는 동맹국이었던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좌절감을 주었다. 그 좌절감은 배

  • '국격'(國格)과 외교

    '국격'(國格)과 외교 지면기사

    현 정부 들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국격'이다. '인격'(人格)이 사람으로서의 됨됨이 즉, 사람으로서의 품격(品格)을 말한다면 '국격'이란 '국가로서의 품격'을 의미한다. 별로 쓰이지 않던 '국격'이라는 단어가 현 정부 들어서 빈번히 쓰인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그만큼 국가의 품위를 중시하기 때문일 것이다.이 대통령은 G20 회의를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기회로 삼자고 수차례에 걸쳐 역설했으며, 청와대는 G20회의를 앞두고 '모든 정부 부처에 국격 향상' 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토록 지시했었다. 또 이 대통령은 2월14일 국무회의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한미FTA 폐기와 관련해 미국대사관을 찾아간 것에 대해 "과거 독재시대도 아니고 외국 대사관 앞에 찾아가서 문서를 전달하는 것은 국격을 매우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으니 이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품위없이 후진국이나 제3세계 국가들처럼 국제사회에서 비난받을 일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다.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한덕수 주미대사가 2월16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후 회의에도 참석지 않고 미국으로 급히 돌아갔다. 한 대사는 재외공관장 회의기간인 2월24일 기자간담회 일정도 잡아놓은 상태였다. 전례없는 일이다. 외교적 상식과 관례에서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났다. 속된 말로 대한민국은 질서나 규칙이 없는 나라가 돼버렸다. 외교는 '의전'(protocol)이다. 쉽게 말해, 품위있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대사는 정부를 대표하며, 국가원수를 대신하는 사람으로 대한민국의 얼굴인 것이다. 따라서 국가간 관계를 담당하는 창구인 외교관의 거친 행동이나 막말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아무리 화가 나도 웃으면서 얘기를 해야한다. 외교가 잘못되면 그 다음은 전쟁이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가 상대방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할 때 '외교적 발언'을 한다고 얘기한다. 상대방의 말을 거절할 때도 "깊이 생각해 보겠다"라고 얘기하는 거와 같다.한 대사가 귀국하고 이른 시일

  • 나는 꿈을 꾼다, 고로 존재한다

    나는 꿈을 꾼다, 고로 존재한다 지면기사

    소설가 스티븐슨은 우리가 밤에 꾸는 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밤새도록 환하게 불이 켜진 자그마한 두뇌 극장에서 펼쳐지는 게 바로 꿈이다. 그 공연의 기획은 소인들에 의해 이루어지며, 그들의 작품이 너무도 생생하고 감동적이어서, 어느 문학 작품보다도 더 흥미진진하다."꿈은 재미있다. 그러나 또한 꿈은 엉뚱하고 무섭고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우리 삶에서 꿈처럼 날마다 일상적으로 경험하면서도 신비와 불가해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것도 달리 없다. 물론 고대로부터 인류는 꿈이 무엇인지, 그리고 꿈을 왜 꾸는지 이해하고자 노력해왔다.그 중에는 우리가 잠든 상태에서도 뇌는 깨어 있는데, 꿈이란 수면 중에 뇌의 움직임을 우연히 자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그러나 꿈의 해석을 통해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행동에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이 일반적인 경향이다.물질적인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마음의 평안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 꿈과 관련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꿈의 결핍이 마음의 병을 유발한다고 한다. 오로지 꿈만이 제공할 수 있는 심리적 배출구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꿈의 결핍은 곧 꿈의 중요성을 무시할 때 생겨나는 자연스런 결과다. 꿈을 풍요롭게 하려면 밤에 잠자리를 잘 보살필 필요가 있다.밤의 세계는 중요하다. 논길에 가로등을 설치하자 이삭이 패고도 결실을 맺지 못하고, 동물원에서는 보안등 불빛으로 동물들이 수태를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낮과 밤이 서로 잘 어울릴 때 비로소 우리의 하루가 완성되는 것이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바로 꿈이다.관심을 가지고 대하고 보면 꿈은 실로 의미심장하다. 간혹 무의미해 보이는 꿈도 있지만, 그것은 밤의 심리 세계가 내보내는 수수께끼를 해독할 만한 감각이 우리에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무의식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을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고, 그 메시지가 곧 꿈이다. 어떤 때에는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불쾌한

  •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가?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가? 지면기사

    이제 곧 새 학년도와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이 무렵이면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다닐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매우 궁금해 한다. 특히, 학교 선택권이 주어질 경우 학부모들은 마음에 드는 학교를 선택하고 자녀가 다닐 학교가 결정될 때까지 노심초사해 한다.어떤 학교를 학부모들은 선호하는가? 학부모들이 마음에 들어하는 학교는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계발하는 학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는 학교,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 위치하면서도 대학 진학에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교 등등일 것이다. 이렇게 학부모가 마음에 들어 할 학교들은 한마디로 좋은 학교라고 할 수 있다. 좋은 학교라고 불리는 학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여건이 비슷한 주변의 학교들과 비교할 때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에는 학생의 특성, 지역사회 여건, 가정환경, 학교의 특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이들 요인이 잘 어우러진다면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는 분명 높아질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루어진 학교 효과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듯이, 좋은 학교는 다른 요인(예:학생특성, 가정환경, 지역적 특성 등)이 비슷할 경우에, 학생들이 그 학교에 다니는 것이 다른 학교에 다니는 경우보다 높은 교육적 성취를 내도록 만드는 학교이다. 학부모나 학생, 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은 교육적 성취가 높은 좋은 학교에 대하여 각자의 관점에서 다르게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공부하는 습관과 기초적인 학력을 튼튼하게 길러주기를 기대하고, 그러한 기대에 학교가 부응하면 좋은 학교라고 여길 것이다. 학부모들이 볼 때, 이렇게 공부에 대한 제대로 된 태도를 길러주고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학교는 분명 좋은 학교이다.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좋은 학교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를 중요시하면서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 또는 개발해 주려고 노력하는

  • 정당들의 '신장개업?'

    정당들의 '신장개업?' 지면기사

    민주주의라는 단어의 사용 빈도가 요즘 부쩍 늘었다. 여러 정파들이 민주주의의 가치적이고 규범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데, 실상은 2012년 4월 국회의원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을 위시해서 여러 정파들이 더 나은 장사를 위해 자신의 모습을 재정비하는 것에 불과하다. 정당들이 당명, 강령, 공천후보 등을 바꾸려는 것은 유권자들의 표를 더 받기 위한 행위이다.여기서 장사로 표현했다고 해서, 필자가 정치행위를 경멸하는 것도 아니고 또 판매행위를 비하하는 것도 아니다. 만일 마케팅으로 대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이거야말로 국어에 대한 멸시이다. 유권자 표를 끌어들이는 정치적 행위가 조삼모사(朝三暮四)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권자를 만족시킨다면, 정치공학이라고 불리든 정략이라고 불리든 이러한 행위는 민주주의와 부합된 것이다. 즉 만족하는 유권자가 많아질수록 또 유권자의 만족이 단기간에 머물지 않고 지속될수록 좋은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이러한 유권자 표 획득 행위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각 정파가 추진하는 정치마케팅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의외로 정치권에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쉽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떨어져서 정치권을 바라보면 그 정치마케팅의 결과가 더 잘 보인다.정당을 음식점에 비유하면, 유권자는 손님으로 비유될 수 있다. 각 음식점(정당)은 더 많은 손님(유권자)을 받으려 한다.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던 음식점에 갑자기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그 음식점은 식탁 배치를 바꿔본다. 손님의 동선을 감안하기도 하고, 더러운 주방이 노출되지 않게 또는 반대로 깨끗한 주방이 노출되게 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엔 풍수지리 원칙에 의해 인테리어 배치를 바꿔보기도 한다. 메뉴를 단순화시키거나 아니면 거꾸로 다양하게 개발하기도 한다. 또 종업원 더 나아가서는 주방장을 교체하기도 한다. 정당도 공천과정, 정책 변경 및 개발, 당직 교체 등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정당 지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음식점 매출에

  • 석패율제와 꼼수정치

    석패율제와 꼼수정치 지면기사

    지난 1월17일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정치개혁특위를 열어 '지역주의 완화'를 위해 이번 총선에서 석패율제를 도입키로 합의했다. 석패율제는 각 당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할 때 지역구와 동시 출마한 중복 입후보자로 명단을 작성하여 이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것이다. 지역구선거에서 가장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구제해 주는 것이다. 호남에서도 한나라당 의원이, 영남에서도 민주당 등 야당 의원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 석패율제가 지역주의 완화와 한국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까? 지금도 각 정당들은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를 작성할 때 취약지역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호남 출신을, 그리고 민주당도 영남 출신을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시키고 있다.원래 석패율제는 2000년 16대 총선때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지역주의를 완화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제안했었으나 당시 한나라당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었다. 한나라당은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영남지역 기반을 잠식당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석패율제를 강력히 반대했었다. 그런데 이제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강원도지사가 한나라당 후보가 아니어도 당선되고, 민주노동당이 영호남에서 선전하는 상황이 됐다. 다시 말해 아직까지도 지역주의 투표행태가 존재하지만 어느 정도 완화된 시점에서 한나라당은 지역주의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석패율제 도입을 제안했고 그리고 민주통합당은 진보정당과 아무런 논의없이 한나라당의 손을 덥석 잡았다.대부분의 정치선진국들은 석패율제가 갖고 있는 비민주성 때문에 이를 외면하고 있고 독일과 일본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선거제도이다. 정당명부비례제를 택하고 있는 독일은 정당에 대한 투표가 중심이고 지역구 선거는 보조적이다. 유권자는 당의 정강과 정책을 보고 투표를 하기 때문에 석패율제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과거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이 당선됐던 대선거구제에서 현행 소선거구제로 바뀌면서 당의 중진들이 살아남기 위해 채택한 것이 석패율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