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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관계 17년의 명암 지면기사

    남북이 총리를 대표로 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 이래 '본격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한 역사도 올해로 벌써 17년째가 된다. 고위급 회담을 통해 '민족적 화해를 이룩하고, 다각적인 교류·협력을 실현하여 민족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도모'하기 위해 역사적인 남북기본합의서(원명: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 것이 지난 1991년 12월이니까 긴장완화와 관계 정상화, 그리고 통일의 발판을 놓기 위한 체계적인 남북대화의 기록은 어느덧 성년의 나이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물론 그동안 남북관계가 순탄하게 진행된 것 만은 아니다. 기본합의서가 채택된 이후 북한의 핵문제 의혹 때문에 이 '역사적인' 문서의 실제 집행은 좌절된 바 있으며 잠수함 침투와 같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으로 남북관계가 긴장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DJ정권 출범이후 2000년 6월에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바 있으며 작년 10월에는 핵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태에서도 상호 교류·협력에 관해 '너무 많은 것을 합의한' 제2차 정상회담도 열린 바 있다.이러한 남북관계의 역사속에서 우리의 새 정부 출범이후 대남관계에 대해 비교적 말을 아껴왔던 북한이 최근 서해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 등을 포함, 마치 봇물 터지듯 대남 비판의 위협적 언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어 남북관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북한은 급기야 지난 1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핵·개방 3000'으로 상징되는 우리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서 북한의 대남 비판은 이제 최고조에 이른 느낌이다.남북관계 17년의 역사속에서 북한의 과거 행태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도발적 행동이 새삼 놀랄만한 것도 아니지만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나타나는 북한의 위협적 언행과 의도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하고 또 어떠한 방법으로 대응해야 할 것인가? 우선 먼저,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2가지 해석이 가능하다.첫째, 북한은 우리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다수 국

  • 문화콘텐츠의 힘 지면기사

    이란 페르세폴리스로 답사를 다녀왔다. 답사를 주관한 여행사에서 보낸 주의사항에는 이란 여인에게 먼저 말을 걸지 말라고 적혀 있었다. 테헤란 공항에 내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히잡을 두른 젊은 여인들이 먼저 다가와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머뭇거리는 쪽은 오히려 나였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그녀들 고운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양금!" "양금!" 하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양금은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 장금의 이란식 이름이다. 작년에 '대장금'이 방영되었을 때 시청률이 무려 80%를 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30%만 넘어도 대박 운운하는데 80%라니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란 어린이들은 비행기에서 내리는 일본인과 중국인을 향해서도 "양금!"이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어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는 질문을 받고 불쾌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페르세폴리스로 가기 위해 테헤란에서 쉬라즈로 이동했다. 호텔 직원도, 현지 안내인 페틴자드도 모두 여성이었다. 영어가 유창한 그녀에게, 여행사에서 이란 여성에게 말을 걸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적어주었다고 했더니,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누가 그런 엉터리 정보를 주었느냐고 따졌다. 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이란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의 두 마리 용이었으며 이슬람권 국가 중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가 가장 많으며 철저하게 일부일처제를 따르는 국가라고 했다. 자신들은 아랍이 아니라 페르시아라고 힘주어 말할 때는 세계문명이 탄생한 땅에 사는 이로서 자부심이 엿보였다.페르세폴리스는 당대 세계 문화가 하나로 들끓는 용광로였다. 그리스 열주식(列柱式) 기둥 건축양식, 이집트 석조 건축 양식, 바빌로니아 벽돌 축조 양식, 인도의 지붕 건축양식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높이 솟은 돌기둥과 거대한 문도 웅장했지만 벽에 새긴 조각들이 더 눈길을 끌었다. 그리스 반도와 지중해를 건너 인도와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무려 23개 민족의 사신들이 페르세폴리스의 주인 다리우스 황제를 알현키 위해 궁전 입구 '만국(萬國

  • 그 많던 '반값' 약속들 어디로… 지면기사

    지난 2006년 말 한나라당은 '반값 아파트'를 들고 나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부동산정책이야말로 참여정부의 최대 실정이라 맹공을 퍼부으며 반값 아파트로 서민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으니 국민들의 눈과 귀가 한나라당에 쏠린 것은 당연하다. 무능한 좌파정권에 맞서 획기적인 민생정책을 내놓는 한나라당이야말로 민생정당이며 정책정당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반값아파트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던지라 한나라당은 뒤이어 '반값 등록금' 정책을 발표하고 지난 대선에서는 '사교육비 절반'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내놓기도 했다. 이것뿐이었는가? 아이들 키우는 보육비는 국가가 책임진다고 선언을 하기도 했으며 통신비 인하, 기름값 인하 등 서민들의 피부에 확 와 닿는 민생공약을 쏟아냈다. 바야흐로 민생이 우선이요, 반값이 대세인 시대가 도래한 것 같았다. 그 덕분인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압도적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반값아파트 정책이 나오던 1년여 전이나 지금이나 민생은 어렵고 서민들은 먹고살기 힘들어 아우성이다. 아니, 1년 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원유, 원자재, 곡물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환율이 널뛰니 수출위주의 몇몇 재벌대기업을 빼놓고 어렵지 않은 기업이 없다고 한다. 흑자를 이어오던 경상수지도 이미 적자로 돌아섰다. 생필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수직상승하며 서민생계가 더 힘겨워지고 있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민생우선정치가 빛을 발해야 할 때라 하겠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한나라당은 '형님공천'이니, 친이, 친박하며 권력투쟁에만 골몰하고 있다. 민생우선정치가 가장 절실할 때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곰곰이 돌아보자. 반값아파트는 1년 만에 없던 일이 돼버리고 말았다. 대신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면 자연스럽게 아파트가격은 안정될 것이라 한다. 도심재개발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한다. 지방에는 미분양아파트가 지천으로 널려있어 건설사들의 연쇄부도를 염려해야 할 상황인데도 말이다. 수도권집값은 이미 들썩거리고 있다. 전세가도 오르고 있다. 주가가 폭락이니 또다시 부동산으로 돈이 몰릴 것은

  • 대입시험 자율화의 성공조건 지면기사

    정부가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정책메뉴의 하나가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이다.새 정부도 대학입학시험 3단계 자율화를 교육정책의 핵심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과외에 따른 사교육비 문제와 입시 문제는 거의 모든 가정이 겪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바뀔 때는 물론이고 장관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해결방안이 제시돼 왔던 난제이다. 지금까지 과외와 입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차례 입시제도 개혁이 이뤄졌으나 바뀌는 제도에 처음 적응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혼란만을 초래했을 뿐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이에 따라 GDP 대비 사교육비 규모는 1985년 0.5%에서 1995년에 1.9%, 2005년에는 2.8%로 크게 늘어났으며, 해외유학과 연수비까지 합치면 2005년에 GDP 대비 3.4%를 사교육비로 지출하였다. 이는 같은 해 국방비(GDP 대비 2.8%)를 25% 초과하는 엄청난 규모이다.국내지출 사교육비의 상당부분이 학생의 인적자본을 증가시키는 투자비용이라기보다는 단지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데 따른 스크리닝 비용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대학생 선발을 위해 부담하는 사회적 비용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대학 입시가 과열되는 근본원인은 대학 졸업장이 더 높은 임금과 지위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 특히 소수 명문대학에 입학하기만 하면 사회적 성공이 보장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는 두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첫째, 대학 졸업 후 커리어개발을 위한 경쟁 기회가 적을수록 대학 입학에 모든 경쟁이 집중된다.둘째, 명문대학이 소수에 한정되어 있다면 명문대학 입시는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정부개입이 너무 심하므로 단계적으로 대학 입시를 자율화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은 타당하지만 이와 같은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입시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입시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대학 진학 연령층 학생의 상위 10% 정도가 각자의 적성과 형편에 따라 선택하여 진학할 수 있는 명문대학을 15~20개 육성해야 한다. 어느 사회, 어느 조직에서나 대체로

  • 중국의 '무서운' 부상 지면기사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지속적인 고도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부상문제가 최근 또다시 국내외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인 자신들에 의해 '굴기'(堀起)라고 표현되는 중국의 부상(rise of China)은 사실 21세기에 가장 주목할만한 국제정치의 화두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금년은 중국이 죽(竹)의 장막을 걷어내고 개혁·개방에 나선지 꼭 30년이 되는 해이자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해가 됨에 따라 중국에 대한 국제적인 주목과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렇다면 왜 중국의 부상이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크게 3가지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첫째, 경제적인 측면에서 나타난 중국의 엄청난 변화 때문이다. 우선 중국의 국민총생산(GDP)은 지난 30년간 거의 매년 10%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15배로 늘어났으며 오늘날의 총 경제규모는 세계 3위를 자랑하고 있다. 물론 1인당 국민소득은 13억이라는 많은 인구로 인해 아직도 세계의 하위권(100위권)을 맴돌고 있지만 전체적인 경제총량은 미국과 일본을 뒤쫓는 강대국 수준인 것이다. 특히 국제무역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막대하며 무역으로 벌어들인 외환보유고는 올해초 무려 1조5천억여 달러에 달해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둘째, 중국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또한 확대된 경제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는 물론 세계 각 곳의 자원과 원자재를 대상으로 거의 무차별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수년동안 에너지 및 자원 확보를 위해 자원부국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중앙아시아 등의 지역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외교를 펼쳐 왔으며 이러한 공세적인 접근은 이미 국제사회에 경계음을 울린 바 있다. 셋째, 중국의 군비 지출과 이와 연계된 군사력 증강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거의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비율로 국방비를 늘려왔으며 올해 국방비도 작년에 비해 17%이상 늘린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중국 국방당국은 증대된 국방비가 주로 군 병력의 관리 및 처우개선에 집중되고 개선된 군사력은 "국가의 독

  • 불안과 매혹 지면기사

    3월과 함께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새내기가 오가는 교정은 봄바람과 함께 싱그러움으로 넘쳐난다. 갓 스무 살, 나는 꿈 많던 그 시절을 규정하는 대표적인 단어로 '매혹'과 '불안'을 꼽는다.매혹이란 무엇인가. 프랑스 비평가 모리스 블랑쇼는 지적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시간의 부재, 그 매혹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라고. 어찌 글쓰기뿐이랴. 자신이 택한 일에 몰두하여 시간의 흐름조차 잊는 것, 저물 무렵 일을 시작하여 길어야 30분 쯤 지났으리라 여겼는데 밝아오는 동쪽 창문에 깜짝 놀라는 것, 그것이 바로 매혹이다. 스무 살은 자신을 매혹시키는 일을 찾고 그 일에 온 몸 온 마음 바쳐 몰두하는 시절에 다름 아니다.그렇다면 불안이란 무엇일까.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문학청년 시절을 예로 들어보자. 밤을 꼬박 새워 쓰고 또 쓴 습작을 통해 카프카는 글쓰기가 얼마나 매혹적인 일인가를 알아버렸다. 오직 글만 쓰면서 하루를 한 해를 평생을 보내고 싶은 것이다. 열정을 다하여 글을 짓던 카프카도 늘 불안감에 휩싸였다. 자신의 욕망에 필적할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을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1912년 9월 22일 밤을 새워 '선고'란 단편을 완성하고는 "모든 것이 표현될 수 있을 듯하고, 큰 불이 준비되어 그 불 속에 모든 것, 가장 기이한 생각들조차도 불타 사라져버리는 것" 같다며 기뻐하는 카프카. 1914년 중편 '변신'을 완성한 후 "'변신'에 대하여 심한 혐오를 느낀다. 마지막 부분은 읽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근본적으로 불완전하다. 그때 사업여행으로 방해를 받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잘 쓸 수 있었을 텐데"라며 극도의 불안을 드러내는 카프카. 프라하 출신의 섬세한 소설가는 과잉된 매혹과 과잉된 불안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갔다. 이 위험한 외줄타기가 젊음의 순수한 표정이고 현재까지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스무 살은 성공을 향한 욕망이 큰 만큼 좌절로 인한 두려움도 깊고 자신의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잦다. 과연 카프카가 '사업여행으로 방해를 받지 않았더라면' 탁월한 소

  • 부자가 뭐가 문제인가? 지면기사

    '고소영'에 이어 때 아닌 '강부자' 열풍이 분다.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이 새 정부와 청와대를 대부분 차지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고소영 정부에 이어 땅 많은 강남부자 내각이 국민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장관 후보들 대부분이 대한민국 1% 안에 드는 재력가들이다. 자산이 수십억, 수백억원이라는 것 말고도 이 분들은 공통점이 많다. 대체로 서울 강남에 모여살고 부부는 각자 아파트 한 채씩, 혹은 두세 채씩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피스텔과 임야, 농지도 상당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분들 주변에는 한결같이 부동산 정보에 밝은 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은 대개 선의로 투자를 권유하며 이렇게 투자하면 값이 뛰어, 본의 아니게 재산이 늘어난다. 또한 이 분들은 외제차를 애용하고 값비싼 예술품, 골동품, 귀금속을 사랑하고 이름난 헬스장과 골프장에서 우의를 다진다. 이런 분들도 인생의 회한과 아픔이 있는데 젊은 날 병약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아쉬움과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자라 외국 국적을 갖게 된 관계로 자녀들과 헤어져 사는 아픔이다. 공통점이 참 많은 분들이다. '부자가 뭐가 문제인가?' 청와대는 국민들이 흥분하자 이렇게 응수했다. 부를 축적하는 것이 유능함의 표상이라 생각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새 정부 관계자들의 철학이 깊게 배어 있다. 그렇다. 부자가 문제라 생각하는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정당한 노력으로 얻은 부는 존경의 대상이지, 경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청와대나 장관 후보가 된 분들의 언행이 국민적 상식이나 정서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것 아닐까 싶다.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 "유방암 검사를 했는데 암이 아니라는 결과를 보고 남편이 기뻐하며 서울 서초동 오피스텔을 사줬다" "부부가 교수 25년 하면서 재산 30억이면 다른 사람과 비교해도 양반 아니냐"는 등 한마디 한마디가 어록에 남을 만한 언급들이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많은 땅과 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또 사고팔기를 반복한 것이 투기를 통해 불로소득을 얻고자 하는 것 말고 무엇으로

  • 선진화위한 정책연구시스템 개편 지면기사

    우리나라는 건국 60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 세계적으로 드문 모범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그렇다면 다음에 우리가 추진하여야 할 국가적 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선진화'이다.'선진화'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국가의 모든 면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결국 국가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글로벌 경쟁시대에 국가경쟁력과 국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는 국가간 이동이 불가능한 제도와 정책이므로 결국 선진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수준의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국가 정책능력이 요구된다.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정책연구시스템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선진화라는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개편이 필요한 실정이다.첫째, 정책연구시스템에서 정부와 국회는 정책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두 개의 축이다. 그런데 정부는 자체적으로 상당한 정책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0여개 국책연구소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국회는 자체적인 정책능력이 제한되어 있는데다 국회의 정책능력을 지원해 줄 수 있는 국회내 연구기능도 미약하다.둘째, 정부의 정책연구기능을 지원하는 국책연구소는 단일이사회 체제로서 총리실 산하에 있기 때문에 과거의 각 부처 산하체제에 비해서는 연구에 대한 정부 개입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정부측 이사가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책연구소 예산이 거의 전부 정부출연금과 정부용역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셋째,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사회현상은 복잡다기하나 국책 연구소들은 대부분 한 개 분야에 전문화된 연구소로서 여러 분야의 사회현상을 종합으로 분석하는 다전공 협력연구에는 부적합하다.넷째, 대부분의 국책연구소들은 한 개 분야에 전문화되어 있어 그 분야를 담당하는 해당 부처가 주요 고객이며 예산 또한 해당 부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부처는 단기현안과제의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므로 국책연구소는 중

  • 왜 '글로벌'인가?

    왜 '글로벌'인가? 지면기사

    새 정부 출범을 보름 남짓 앞두고 한 사회불만자의 방화에 의해 불타버린 국보 제1호 숭례문의 처참한 모습은 우리 국민 모두를 안타깝고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600여 년 전 조선 건국과 함께 한양(서울) 한복판에 세워진 뒤 임진왜란과 일제강점, 그리고 6·25 전란 등 그 숱한 역사의 영욕 속에서도 꿋꿋이 모습을 지켜왔건만, 어처구니없게도 불과 다섯 시간 만에 시커먼 숯덩이로 변해 버렸으니 우리 국민이 느낄 참담함을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새 정부가 출범할 즈음에는 매번 모든 사람들이 약간은 들떠있고 희망을 갖게 마련이다.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 이른바 '글로벌'(global)이라는 단어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이다. 경제위축과 이념에 기반한 지나친 대북지원 등 때문에 과거 정부의 세월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 '글로벌'을 강조하는 새 정부 출범은 국민들에게 그야말로 낙관적 기대를 갖게 해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일어난 숭례문 소실은 이러한 희망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분노마저 느끼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언제까지 절망과 낙담의 기분만을 느껴야 할 것인가? 이제 방화사건이 일어난 지도 거의 닷새가 지나 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통렬히 반성하고 그 바탕 위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를 취할 때는 아닌지, 과감히 국면전환을 제의하고 싶다. 특히 미래를 설정하는 기준으로 우리는 새 정부가 내세우는 '글로벌'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이명박 정부가 국정운영의 큰 지표로 '글로벌'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달 28일 이명박 당선인은 한승수 총리를 지명 발표할 때에도 총리 인선의 첫 번째 덕목으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사'를 꼽았으며 한 총리지명자에 대해 "누구보다도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있는 폭넓은 국제적 경험으로 통상과 자원외교 수행의 적격자"라고 밝힌 바 있다. 우물안 개구리식의 국내가 아닌 세계와 통할 수 있는, 그리하여 세계와

  • 참된 융합 지면기사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다. 통섭 혹은 문화콘텐츠 혹은 CT(Culture Technology) 같은 용어들이 유행하면서, 여러 학문의 전공자들이 함께 모여 생활하고 연구하는 프로그램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이런 흐름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990년대부터 학제 간 연구가 권장되고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각 학과에 소속된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모여 연구만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상이한 학문 영역 때문에 의사소통의 문제가 컸고 연구 성과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여건도 마련되지 않았다. 문과 내의 학제 간 연구나 이과 내의 학제 간 연구와는 달리, 문과와 이과 간의 학제 간 연구는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도 변변한 시도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고등학교에서부터 문과와 이과로 배움의 영역을 분리한 탓이 가장 크다. 문과의 경우는 수학이나 과학을 등한시하게 되고 이과의 경우는 국어나 역사 등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뛰어난 SF(Science Fiction) 작가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학을 업으로 삼는 이들은 대부분 문과 출신인 까닭에 과학을 소재로 한 이야기 발굴과 창작에 두려움과 거리감을 느낀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잇달아 선보인 '개미'나 '뇌'와 같은 장편소설이 해당 과학 분야에서 수준 높고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 작가들은 아직 과학과 문학의 행복한 만남을 꿈꾸는데 주저한다.과학과 예술 등 여러 학문과 예술에 두루 능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할까. 로버트 루터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에는 독창적인 사고를 하는 13가지 도구들이 실려 있다. 각각의 예로 제시되는 인물에는 과학자도 있고 예술가도 있어서, 13가지 도구에 두루 능하면 다빈치 형 인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품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13가지 생각도구를 익힌다고 한 인간이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다빈치 형 인간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생각의 도구들이 탄생한 삶 자체에 주목해야 하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