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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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무궁화호 타기 지면기사
바랑·트렁크·백팩 등 다양한 가방맨발·농구화·샌들 갖가지 신발들빽빽한 기차안의 '사람 사는 풍경'사람 살리는 정치라는게 무엇일까그들 삶 이해하는 일 생각케 한다요즘엔 무궁화호 타는 게 옛날보다 쉽지 않다. 한두 시간 전에도 코레일 어플에 좌석표가 남아 있던 시절은 지나갔다. 휴일 날 대전에 가려고 급하게 표를 찾으면 없다. 비상이다.4호 칸은 열차카페라 하는데 실상은 입석 승객 천국이다. 카페 기능은 잃어버린 지 오래다. 차내 서비스가 없는데 카페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판기가 이 차 중 카페의 전부다. 그래도 앉아서 먹으라고 창을 향해 앉을 수 있는 좌석도 2~3인용이 셋 있다. 반대편에는 서서 먹으라고 긴 배튼도 놓여 있다.한 이십 분 전에 이 카페를 찾으면 입석이라도 버젓한 좌석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아뿔싸, 늘 늦듯 이번에도 늦었다. 방법이 있기는 하다. 긴 배튼 아래 바닥에 '철푸덕' 앉아 가는 것이다. 긴 좌석 의자에 셋이 비좁게 앉아 가는 것보다 훨씬 나을 수도 있다.그래도 꽤 일찍 플랫폼에 들어온 덕분에 제법 좋은 자리에 '일요신문'을 깔고 앉았다. 바닥에 깔고 앉으려고 '스토리웨이'에서 일부러 샀다. 인터넷, 휴대폰을 지금만큼 많이 안 볼 때는 '일요신문' 어지간히도 봤다. 그걸 봐야 갈증이 풀릴 것 같은 때가 있었다. 지금은 정치에서 멀어졌다. 지방선거라는데도 뉴스가 귓등 바깥으로 스쳐 지나간다.출발할 때가 가까워오자 드디어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어 온다. 옛날 전쟁 때 피난 갈 때야 비할 바 없고 비둘기호 때보다도 낫겠지만 그래도 사람 많다. 먼저 내 옆에 사람들이 혹은 서고 혹은 앉더니 그 앞사람 지나다니는 곳에도 엉덩이 붙이고 앉고들 한다. 기차가 영등포에 서자 다시 한 번 사람들이 밀려든다. 공기가 점차 사람들 숨으로 덥혀진다. 아직 사람 냄새는 여름이 덜 되어 나쁘지 않다.한 스님이 사람들 꽉 들어찬 곳으로 커다란 바랑을 짊어지고 문간에 나타났다. 어떻게 될까. 스님은 사람들을 헤집고 들어오시더니 나와 흰 트렁크를 모셔놓고 선 키 큰 젊은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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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사회적 가치의 실현과 공공기관의 운영평가 지면기사
여러분야 경험·노하우 갖고 있는사회적 기업과 협업·협력 중요공공기관 직원 늘리기 보다는사회적 기업 고용 늘려양질의 일자리 창출하는게 바람직문재인 정부의 정부혁신 정책기조는 정부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사회적 가치란 인권, 안전, 환경,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의 영역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공공서비스의 질이 향상되어 국민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하기 위한 실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지난 12월에 공공기관 운영평가 기준에 사회적 가치 실현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으로 바뀌면서 공공기관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좋은 목적으로 시작된 일이라도 자칫 평가의 함정에 빠져 단순히 더 높은 평가점수만을 얻기 위하여 근시안적으로 기관운영을 한다면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 아직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기관의 내부 직원에 대한 정규직화나 정원의 증원, 갑질 예방 그리고 자선활동 등에 포커스가 맞추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기관의 고유의 경영활동의 선상에서 관련된 사회 문제를 민관협동(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으로 해결해 가는데 대한 노력이 간과될 수 있다. 원래 영국에서 2012년부터 시작된 사회가치법 (Social Value Act)의 기본 취지는 중앙 또는 지방정부가 공공서비스를 시행함에 있어 여러 가지 형태의 조달이나 위탁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간은 입찰에 의하여 저가 낙찰만을 하다 보니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지 않으며 특정 서비스의 전문성이 높은 사회적 기업이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였는데, 1파운드 투자에 대하여 몇 배의 사회적 가치가 있는지를 측정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민간과 협동함으로써 일자리도 창출하고 국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킨다는 것을 기본 취지로 하고 있다. 다분히 관료화를 방지하고 저비용고효율의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있어서도 이러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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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또다시 사회적 민주주의로… 지면기사
네트워크화 된 젊은 세대들과양극화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등서서히 성장하며 저항력 키워사회적 민주주의 제기함으로써지배자들에게 민주주의를 요구이전에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말한 바 있다. 이른바 '제3의 물결 민주화' 초기에 다수가 낙관적으로 기대했던 민주주의의 확장 및 심화 가능성이 현실의 정치와 경제에 의해 왜소화되거나 부정당했지만, 사회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희망을 걸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현실의 정치를 살펴보자. 선거는 정규적으로 반복되고 여·야간의 수평적 정권교체도 세 번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 누구도 쿠데타와 같은 비선거적 방식을 도모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치권을 신뢰하지 않는다. 정치적 이슈들이 부단히 동원되지만 진영논리에 매몰되거나 제도적 한계에 갇히어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하다. 현실의 경제는 어떠한가? 경제성장은 지속되고 한국의 국가 명목 GDP는 세계 12위이고 국가신용등급도 매우 높고 안정적이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하고 비정규직 등 고용의 질이 낮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하기에는 세계화와 경쟁, 남북관계 등 국내외적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 정치적 민주주의가 제도화와 진영의 논리에 위축되고, 경제적 민주주의가 성장과 효율의 늪에 빠져 있다면 사회적 민주주의는 어떠한가? 정치적 권력관계에서 비롯된 전근대적 사회관계는 성희롱과 성폭력 등 사회적 민주주의의 파탄을 보여준다. 고용과 하청 등 경제적 지배관계에서 비롯된 갑질 사례 역시 사회적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여준다. 산업은행은 퇴직자들을 낙하산으로 받아주는 조건으로 기업들에게 돈을 대출해준다. 은행경비원들은 은행과 고객, 그리고 용역업체로부터 3중 갑질을 당한다. 정수기 설치기사들의 정규직화와 치킨업체 가맹점 착취 등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전근대적 권위주의를 해체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언론의 폭로기사, 공정거래위원회의 경고, 그리고 동반성장위원장의 엄포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민주주의마저 이렇다면 우리 민주주의의 희망은 없는가? 다행스럽게도 정치 및 경제 영역 안에서,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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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칼럼]6·13선거는 끝났다? 지면기사
여전히 흔들림없는 문대통령·민주당 지지율홍대표의 거친 입·결집력 부재인 한국당'르네상스'라는 큰 대문 연 '메디치'가문처럼내 지역 이끌 인재 발굴하는데 고민해야솔직히 놀랐다. 아무리 여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해도 분위기가 이 정도인 줄 몰랐다. 운동장이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어졌다. 평창 올림픽부터 판문점 정상 회담 등 남북관계 해빙이 결정적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말고 야당이 일방적으로 당해야 할 만한 딱히 큰 잘못도 없었다. 오히려 야당 측에 유리한 호재도 잇달아 터졌다. 차기 여권의 대권후보 1순위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김기식 전 금감원장 사태도 현 정권에겐 매우 아팠다. 그리고 드루킹 . 어디 이 뿐인가. 실업률 급증, 재활용 쓰레기 파동, 입시정책 혼란 등 잇따른 정부의 정책 실패는 하나하나가 치명적인 것들이었다.특히 드루 킹 사건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제 발등 찍는 걸 모르고 네이버 댓글 수사를 요청하면서 불거진 것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댓글을 단 사람이 민주당원이었고, 그 주모자 입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라는 이름이 튀어나왔다. 옛날 같으면 선거의 결과를 뒤집을 만큼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건이다. 그런데 의외로 조용하다. 오히려 특검을 주장한 한국당이 추경예산 통과에 딴죽을 건다며 역풍을 맞는 형국이다. 여전한 문재인 대통령의 70%대 지지율과 흔들림이 없는 50%의 민주당 지지율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요즘 신문사 밥 먹고 있다고 하면 꼭 받는 질문이 있다. 질문이 거의 똑같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질문이 나오는 거 보면 6·13선거에 그렇게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 정말 놀랐다. " 그래도 한국당이 경기도내 기초단체장 한 석은 차지하겠죠?"라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한두 번 받은 게 아니다. 그가 민주당 지지자라면 조롱이고, 한국당 지지자라면 체념의 표현일 것이다. 그래도 질문이 너무 고약하지 않은가. 경기도 31개 시 군중 현재 한국당 소속 지자체장은 15명이다. 반타작만 해도 7석이다. 그런데 5석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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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시인(詩人)을 존경한다 지면기사
시는 갑자기 찾아오는게 아니라시인으로 사는자에게만 다가오는것겨울과 강·나무와 풀 늘 말 걸지만그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두 귀가 순해진 시인뿐이다언젠가 나를 소개하는 글 끄트머리에 "가난한 시인을 존경한다"고 쓴 적이 있다. 그 무렵 '책 읽는 사회 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시 낭송회에 참석하기 위해 동숭동에 있는 일석기념관에 갔다가 이모 시인을 만났다. 그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 손을 덥석 붙잡으며 "가난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내가 왜 자신을 멀리하는지 비로소 알았다고 덧붙였다. 나는 그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이며 슬쩍 넘어갔지만 아무래도 내 글이 부담을 준 것만 같아 지금까지 마음 한구석에 미안함이 남아 있다.나는 늘 시인이 부러웠다. 나도 시를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깜냥으로는 어떻게 해야 시를 쓸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시를 많이 읽다 보면 마침내 시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백석과 윤동주, 김수영과 기형도의 시를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칠레의 시인 네루다도 시에서 이야기하길, 어느 날 시가 내게로 왔다며,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대시인조차 시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셈이니 그저 난감하기만 했다.그러다가 문학평론가 도정일 선생의 글을 읽고 난 뒤 어떻게 해야 시를 쓸 수 있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었다. 도정일 선생은 시인이 세상을 향해 뭔가 보여주고 싶을 때, 이를테면 나무라든가 구름, 당나귀 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그냥 한 사람의 시인으로 사는 것이라 했다.('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문학동네) 요컨대 시인으로 살면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가, 수필가, 화가는 '가'이되 시를 쓰는 사람만큼은 '시인'이다. 그가 갖고 있는 재주가 아니라 그냥 온전히 존재 자체가 시인 사람, 시인이라서.방법을 알았지만 또 다른 어려움에 부딪쳤다. 시인으로 사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지 시인이 아닌 나로서는 도무지 알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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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칼럼]좋은 노동과 기본소득 지면기사
우리나라에서 '좋은 노동'은 뭘까여전히 주 40시간 노동에최저임금 인상·정규직 보장이다100년후엔 기본소득 보편화 가능지금 필요한건 일하는 시간 줄이기얼마 전에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이 '실패'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하여 가짜 뉴스라는 반론이 나오며 기본소득이 또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본소득 정책을 주도한 핀란드 사회보장국 담당자는 실험 대상을 확대하여 2년 연장하는 추가 예산 요청을 중앙정부에서 거부하여 내년 1월로 예정된 실험이 끝난 후 평가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실패'는 가짜 뉴스라고 항변하였다. 핀란드는 지난해 1월부터 실업수당을 받는 25세부터 58세까지 실업자 중에서 무작위로 추첨한 2천명에게 2년 동안 월 560유로(약 70만원)를 지급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들이 취업한 이후에도 기본소득을 그대로 지급하도록 하였다. 실업률이 9%대로 다른 북유럽 국가들보다 높았던 핀란드는 기본소득이 '좋지 않은' 일자리라도 취업하는 효과를 기대하였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물론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대상자를 실업자로 한정하여 취업·소득에 상관없이 최저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 취지와 어긋나기 때문에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개념, 제도의 실패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의 성패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지만, 필자는 이 논란을 접하면서 1년 전 한 행사에서 독일 교수가 한 말이 다시 생각이 났다. "독일에서도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일부 기업가들이 제기한 적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노동은 신성하며 인간에게 주어진 소명이기 때문에 노동 없는 사회는 생각하지 않는다. 독일 노조도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대한 대책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전직 훈련이다. 두 번째로는 새롭게 생기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학교 같은 곳에서 키워 주는 것이다. 동시에 노동 시간 단축도 병행돼야 한다. 그래도 전 사회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하고 실업자가 늘어난다면 그때,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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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칼럼]진정한 친구 지면기사
모든것 줄 수 있는 사람에 집중하면되레 집착 때문에 목 졸릴 수 있어어느 특정한 관계 유지하기 보다다방면의 여러 친구 사귀는게외로움 더는데 더 많은 도움 된다사람이 자신이 속한 단체에서 왕따로 사는 건 흡사 죽음을 미리 체험하는 것 같은 공포를 준다. 그만큼 사람에게 친구는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요즘 세상에서 자신에게 진정한 친구가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했다가 배신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거다. 한번은 방송 출연 중에 제일 친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 누구에게 보낼까 잠시 망설이다가 한 동창 신부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동창 신부가 과연 진정한 친구일까? 과연 친구라는 존재가 내 마음을 100퍼센트 알아주고, 힘들 때 정말 위로가 되어줄까?그렇다고 그 동창 신부가 친구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진정한' 친구라고 했을 때 기대하는 것이 허상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나는 진정한 친구를 갈구하는 것 자체가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잔인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세상엔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 내 마음을 뼛속까지 알아주는 친구는 없다. 그런데 그런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오해다.친구가 내 외로움을 해결해 주는 존재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에게는 각자 짊어져야 할 외로움의 몫이 있고, 그건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사람은 그렇게 살아간다는 사실을 위안 삼아 묵묵히 자기 인생을 걸어갈 뿐이다. 그 이상을 바란다면 욕심이다. 그리고 그 욕심이 결국 관계를 망친다. 대개의 인간관계, 특히 친구나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 이유는 '내가 생각한 만큼, 상대가 나를 생각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비롯한다. 또한, 상대에 대한 서운함에는 상대를 내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다는 집착이 숨어있다. 집착을 우정이나 사랑으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과도하게 챙겨주고 또 그만큼 요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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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작가 김사량을 생각한다 지면기사
사상범으로 日서 보여주기식 체포해방 되자 북한으로 돌아갔고6·25 참전중 9·28 수복때 전사왜 덧없이 희생되어야 했던가?참으로 지혜가 필요한 시대였다작가 김사량의 본명은 김시창이다. 그는 1914년에 평양의 잘 사는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공부도 잘한 사람이었다. 평양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도쿄제국대학에 독문학을 공부하려 유학까지 했다. 본디 잘 사는 사람은 래디컬한 생각을 갖기 어렵건만 그는 달랐던 것 같다. 고등보통 1학년때 광주학생의거가 일어나자 시위에 참가해서 일본 관헌에게 쫓겨다녔고 5년 졸업반 때는 일본 장교의 학교 배속에 반대하는 동맹휴교에 참가하여 끝내 졸업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몰렸다. 손창섭 장편소설 '낙서족' 주인공이 그러하듯이 김사량도 반도 안에서는 공부하기 어렵게 되자 일본에 밀항해서 공부를 계속하고자 한다. 안우식이 쓴 '김사량 평전'에 따르면 그의 형이 이미 도쿄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부산에까지 갔는데 거기서 특고들 눈에 띄어 경찰서까지 끌려갔다 도망 나왔고 형이 소식을 알고 보내준 학생복이며 학생증 위조한 것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시작하여 동인 그룹에서 창작으로 나아갔고 도쿄 제대에 들어가서도 동인 활동을 했다. 물론 일본어를 통한 문학 창작활동이었다. 그러나 김사량은 확실히 달랐던 것이 이른바 세틀먼트 운동이라 해서 빈민 지역에 몸소 들어가 거주하면서 그들의 삶과 의식을 개량하는, 일종의 도시 '나로드니키'로 활동하다 다시 경찰에 체포된다. 이로써 김사량은 3개월 구류 처분되었고 뿐만 아니라 일종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인물이 되었다. 읽은지 오래되어 명확하지 않으나 대학교 재학 중에 '조선예술좌' 같은 연극운동단체에 적을 붙인 것도 그로 하여금 시련의 길을 걷게 한 일로 남았다. 세틀먼트 운동의 경험을 소설로 옮긴 것이 바로 일본어로 쓴 단편소설 '빛 속으로', 그에게 아쿠타가와 상 후보의 '영예'를 안겨 준 작품이다. 그는 한국어와 일본어 두 개의 언어로 창작활동을 했는데, 이 세대의 작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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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칼럼]남북정상회담에 부쳐 지면기사
北 선언, 핵 실험 중지일뿐 포기는 아냐완성된 핵무기 쥐고 테이블에 앉을 수도전세계 생중계 '김정은 쇼 타임' 될까 걱정文대통령 '완전 폐기' 당당하게 주장해야평창 올림픽이 끝난 지 석달도 지나지 않았다. 그 기간 남북 사이에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일이 일어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실험과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를 거듭한 끝에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 단추가 내 손 안에 있다"며 미국을 협박한 게 지난 연말이다. 주기적으로 터지는 '○월 위기설'로 B-1 등 미국의 전략 자산이 전개돼 한반도의 긴장이 극에 달했던 것도 불과 얼마 전이다. 그런데 올림픽 개막식에 김여정이 전격 방문한 후 상황이 급변했다. 우리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나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고 돌아왔다. 여기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가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해 김정은을 만나기도 했다.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속도가 너무 빨라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이런 속도로 달려가도 되는지, 그러다 갑작스러운 돌발 사태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이 될지 걱정이 앞선다.그러던 중 지난 토요일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기습적으로 선언하고 나왔다. 2013년 3월 제시했던 경제·핵 병진 노선을 공식 폐기하는 대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 노선을 내놓은 것이다. 그동안 우리와 미국이 요구한 것은 핵무기를 포함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였다. 하지만 이날 선언으로 시야가 밝아진 게 아니라 오히려 안갯속으로 더 깊이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다. 이번 선언은 핵과 ICBM 실험만 중지키로 했을 뿐, 완전한 핵 포기를 언급한 것은 아니다. "핵무기가 완성됐으니 그동안 실험장비들은 이제 모두 폐기한다"로 들릴 뿐이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지적이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그는 "이번 발표는 핵 실험을 중단한다는 내용이지 핵 선제 사용이나 핵기술 이전을 하지 않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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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칼럼]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지면기사
지금까지 삶의 방식·가치 기준추구하는 방식 새롭게 접근 필요서로 재능 공유하는 사회로 전환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변화속라이프스타일 등 재점검해야할 때최근에 발간된 세계행복리포트 (World Happiness Report 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56개국 중 57번째로 행복한 나라로 조사 되었다. 가장 행복한 나라로는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가 꼽혔으며, 우리나라는 자마이카, 러시아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국민소득, 건강수명, 사회적 지원, 국민의 자유, 부패 등의 요소를 평가한 결과로 소득 3만 달러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다수의 국민들이 북유럽 국가들에 비하여 훨씬 덜 행복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안보의 위협이 상존하며, 청년실업, 주거문제, 가계부채, 고령화 등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 그러면 앞으로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안보문제는 최근 남북, 북미 간에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큰 변화의 조짐이 있어 다행이나, 나머지 문제들의 해결을 위하여 새로운 대안을 생각해 보자.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코워킹(Coworking), 코리빙(Coliving) 라이프 스타일이다. 최근에 서울의 요지 (강남역, 삼성동, 을지로 등)의 고급 빌딩에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입주하여 사무실을 운영하는 젊은 청년 창업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높은 임대료 때문에 도저히 입주할 수 없는 빌딩에 비록 개인이 차지하는 공간은 겨우 노트북을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의 책상 하나이지만 모두가 공유하는 근사한 회의실, 카페, 체련장, 개인비서서비스 등을 공유하는 오피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호황을 맞고 있다. 즉 공유경제의 아이디어가 남는 시간에 자기 차를 택시로 제공하는 우버(Uber)나 남는 방을 여행객에게 제공하는 에어비앤비(Air B&B)를 넘어서 항시 필요로 하지 않는 공간을 공유하여 보다 저렴하고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피스나 주거공간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