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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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수 칼럼] 클린스만, 감독인가 구경꾼인가 지면기사
손흥민의 스포츠맨십 극찬인데…경기마다 전술·전략보다 관중모드색깔·공감 부재 '종이호랑이' 기여몇몇 선수에 의존 더 큰 논란 자처외신 '구경만'… 협회 결과 통감을설 명절로 차례상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온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잘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1월12일부터 시작된 아시안컵의 소식은 연일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으나, 아쉽게도 석연치 않은 결과로 결승에 이르지 못하고 4강에서 만족해야만 했다. 매 순간 우리 대표 선수들은 시합에 임할 때 "힘들다라는 말은 변명일뿐"이라며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불타는 의지가 명절 내내 큰 대화 주제였다.이 대회는 대륙간 국가대항전인 아시아 최고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결정하는 대회로 유럽축구연맹이나 남미축구연맹과 같은 대회와 비교될 만큼, 아시아 축구의 중심이자 아시아인 모두의 자부심이다. 하지만 금번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가십이 많았다. 감독이 매 시합에 임하는 자세가 전술이나 전략을 펼치려는 것보다는 히죽히죽 웃으면서 관중으로 온 사람과 거의 유사한 자태에 온 국민의 공분을 쌓았다.반해 아시안컵의 호주전은 잊을 수 없다. 이미 16강전에서 체력 소진을 다한 한국대표팀에겐 8강전이야 말로 체력으로 크게 앞서는 호주가 거의 절대적으로 우세함은 물론 세계 주요 축구 통계 Opta도 '한국이 47.3%, 호주 52.7%, 한국이 못 이긴다'고까지 했다.시합시간이 점차 흐르고 종료 1분 전, 한국선수들은 더 빠른 템포로 호주를 밀어붙이기 시작하면서 골대 앞에서 손흥민 선수에게 내준 PK 덕에 승부는 극적으로 동점에 이어 반전이 일어난다. 종료 직전 중앙에서 김영권이 이재성에게 패스하고, 이재성은 공을 다시 이강인 앞으로 툭 치면서 오른쪽의 설영우는 상대 수비수를 유인했고, 그 공간으로 손흥민이 침투하자 이강인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손흥민의 발앞에 정확하게 볼을 배달하면서다. 손흥민이 볼을 잡자 주변에 호주 수비수 6명은 손흥민을 철저히 에워싸며 손흥민이 절대 슈팅을 할 수 없도록 하자 손흥민은 방향을 터닝하고 이 6명의 수비수를 따돌리며 돌파해 들어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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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민주당만 할수 있는 국회의원 특권폐지 지면기사
국힘 한동훈, 금고형땐 세비 반납 등 약속정략냄새 짙고 법제화 대신 논쟁거리 머뭇보통 사람수준 하방해 민생 대변해야 변화국회 지배하고 있는 민주당만 가능한 특권지난번 칼럼에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에게 국회의원 특권 철폐로 총선 승부를 보라고 권했다. 흉기 테러를 당한 제1야당 대표의 헬기이송이 특혜 논란으로 번질 정도로 공정에 목마른 민심을 포착하라는 권유였다. 어느 당이든 먼저 하면 공정 이슈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회의원 특권 폐지 공약 시리즈를 이어가는 중이다. 금고형 이상 확정시 재판 기간 중 수령한 세비 반납, 불체포특권 폐지를 약속했다. 국민 상식에 근접하지만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표적이라 정략의 냄새가 짙다. 여기에 국민 중위소득 수준으로 국회의원 세비 인하를 더했다. 국민의 반국회 정서를 겨냥한 의제이다. 그런데 공약이 아닌 사견이라며 유권자의 반응을 간 보는 중이다. 국회의원특권 폐지가 총선 화두로 올랐지만, 국민의힘과 한 위원장은 법제화 대신 논쟁 수준에서 머뭇대고, 민주당과 이 대표는 아예 제안도 반응도 없다.현재의 정치로는 나라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국민의 판단은 명확하다. 정치개혁의 공감대는 깊고 넓은데, 국회의원 개혁 없이는 한 걸음도 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자명하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300명의 국회의원이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손수 운전하며 저자에서 보통 사람들과 섞여 국회로 출근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국회의원과 시민들이 눈 맞추고 인사하며 먹고사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만원 버스에선 교통대책을 고민할 테고, 시장에서 물가와 경제를 생각할 테고, 휴가 나온 사병에게 장병 복지를 물어볼 테고, 국밥집 사장의 어두운 얼굴에서 고금리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을 테다. 국회와 국민 사이에 매일 수천회의 타운홀 미팅으로 민의가 소통되는 일상이 이어질 것이다.국회의원의 동선이 보통 사람의 일상과 겹쳐야 가능한 일이다. 세비 인하와 보좌진 축소는 국회의원의 삶을 보통 사람의 수준에 하방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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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이 불투명한 세계 지면기사
인터넷 민주주의, 초기 낙관주의서환상·환영의 '이미지 정치'로 변질보여주고 싶은것 위주 정보 재생산소수 전문가·추종자 좌우되지 않게자동적 기제 벗어나 시민이 점검을오래 전에 중고등학생들 논술시험에 단골 메뉴로 올라오던 주제가 있었다. 인터넷이 민주주의와 어떤 관계를 맺겠느냐는 것이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는 시대로 막 접어들 때였다.인터넷이 정보의 집중을 가져오고 민주주의에 장애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보다 인터넷 세계가 가져다주는 정보의 보급력이 세계를 더 민주적인, 곧 더 나은 세계로 만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은 당시의 낙관주의를 시사한다.시간이 흘러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1Q84'(2009)가 NHK 수금원 덴고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을 때 낯설다는 느낌, 그리고 그렇게 크지 않은 것을 너무 크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버리지 못했다. TV 수신료는 지금 한국도 계속 문제지만 어떻게든 생겨날 수 있는 문제라는 정도의 생각이었다.그로부터 삼십 년이 흘렀다. 지금은 지상파 방송에 온갖 종합편성 채널이 생긴 것도 모자라 유튜브로 대표되는 절대 강자가 지배하는 인터넷 세상이다. 그것도 모자라 AI가 바야흐로 세계의 주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둑은 초고수도 네 점을 깔아야 AI를 상대할 수 있고, 삼성에서는 곧바로 전화 통역을 해주는 AI탑재 신형폰으로 휴대폰 세계를 다시 재편하겠다고 공언한다. AI는 정보를 집적하는 것에서 이제 편성, 재구성하고, 또 창조하기까지 한다. 챗GPT는 지금은 그런 수준이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보통사람은 쉽게 가늠할 수 없다.인터넷 세계의 민주주의는 그러면 어떻게 되었나? 과연 인터넷 덕분에 디지털 민주주의는 증대되고 있고, 세계는 더 민주적이고, 더 약자들의 편이 되었다 말할 수 있을까?지난 연말부터 새해 벽두까지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이미지의 정치다. 이 이미지 정치는 보이는 화면에 분장을 하고 나타난다는 수준을 뛰어넘었다. 촬영한 것들을 마음대로 잘라내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서로 멀리 떨어진 것들을 교묘하게 이어붙여 이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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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철 칼럼] '정치테러?' 유감… 지면기사
동기·성격 명확한 20세기 정치테러민주화 이행은 맨손저항 피지배 세력군대 무장한 지배세력과 평화 서약점점 사익 추구하며 혐오로 파편화국가 기능상실, 그저 감정투쟁 난무최근 야당 대표와 여당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행위의 동기와 그 정치적 배후가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정치인을 대상으로 분노 혹은 혐오가 표출되었다는 점은 명확하다. 그러나 야당대표 피습 사건은 이해하기 어려운 경미한 행위라는 이유로, 여당 의원 피습사건은 나이 어린 청소년의 행위라는 이유로 정치테러로 선뜻 인식되지 않는다. 지난 2006년에도 야당대표에 대한 피습사건이 있었지만 당시에도 범인의 일탈적 자기과시욕에 기인한 것으로 마무리되었다.정치테러 혹은 정치폭력의 역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방정국에서 여운형뿐만 아니라 송진우, 장덕수 등 민족지도자들의 암살 역시 신설 국가의 미래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에서 발생한 정치테러였다. 비민주적 권위주의시대였던 1950년대에는 폭력조직들이 개헌에 반대한 야당의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었고 1976년도의 '신민당 전당대회 각목난동사건', 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 등에서 보이듯 정권이나 야당 내부에서 사주한 정치테러 등이 빈발했다. 이렇듯 정치테러는 정치적 반대세력의 정치인들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행위라는 점에서 비민주적 체제 안에서 발생한 사건이긴 하지만 그 동기와 성격 및 목표 등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민주화 이행 이후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자유민주주의체제 하에서는 정치 자체가 경제영역 안에서 발생하는 부의 불평등 심화에 따른 빈곤과 양극화가 적나라한 폭력적 분배갈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장치로서 기능한다. 특히 민주주의체제는 개인에게 평등한 정치적 권리를 부여하고 정치적 토론·논쟁을 통한 합의체제로 작동한다. 이른바 '제3의 물결' 민주화에 올라탄 신생 민주주의체제는 대부분 제도적 폭력인 군대와 경찰로 무장한 권위주의적 지배세력과 맨손으로 저항하는 피지배 사회정치세력간의 합의로 이루어졌다. 인권과 자유, 그리고 주기적 선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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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근 칼럼] 어 사우전드 앤드 원(A thousand and one) 지면기사
영화 배경 '1990년대 뉴욕 할렘가'실화처럼 느껴지는 강력한 현실성흑인여성 출소후 아들 데리고 도주가족과 온기 나누며 버틴곳 '10-01'영화밖 '무수한' 사람들의 공간 상징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를 보다가 올해 최고의 작품을 만났다. 새해를 맞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벌써 올해 최고의 영화 운운한다니 성미 급한 판단이라는 웃음을 살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그 영화는 이렇다 할 필모그래피가 없는 신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하지만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이 영화를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올리겠다. 적어도 1년 안에 나는 이보다 나은 작품을 만날 수 없겠다는 확신이 들기도 하거니와 거장이 아니면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영화의 제목은 '어 사우전드 앤드 원'으로 흑인 여성 감독 A.V. 록웰의 첫 장편영화다.영화의 무대는 1990년대 뉴욕의 할렘가이다. 주인공 이네스(테야나 테일러)는 교도소에 잡범으로 수감되었다가 막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흑인 여성이다. 자유의 몸이 된 그녀는 유일한 가족인 아들 테리(에런 킹슬리 아데톨라)를 찾아간다. 여섯 살인 테리는 자기를 놔두고 감옥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그녀를 원망하고 외면하지만, 이네스는 위탁 가정을 전전하던 테리의 불행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한다. 결국 이네스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이를 몰래 데리고 할렘가로 도주한다. 아이를 납치한 것이다. 영화는 마치 실화에 기반한 듯 보이지만 잘 쓰인 시나리오이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실화보다 실화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건 영화가 지니고 있는 강력한 현실성 때문이다.이네스는 간신히 머물 곳을 구해 할렘가에 정착하여 아이를 보살피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비루한 일상과 고단한 현실뿐이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에서 이네스는 살아남기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한다. 분투의 상대는 뉴욕시, 아니 세상 전체다. 아들 테리는 걸핏하면 경찰로부터 불심검문을 당하고 이네스는 위조한 아들의 서류가 들통날까 노심초사한다. 부엌과 목욕탕의 타일이 떨어지고 비가 오면 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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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칼럼] 미래를 디자인하라! 지면기사
박정희·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역대 지도자 저마다 국가 방향 제시핀란드 국회 미래委 정부정책에 반영정권 상관없이 변화·전략 기여 유명대통령 직속 상설 위원회 설치 필요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신년 계획을 세운다. 기업, 공공기관, 교육기관, 정부기관 등도 새해에 시행할 장단기 정책을 점검하고 올해 실행 정책을 구성원에게 각인한다. 각 단체의 기관장들은 신년사에서 그 기관이 그 해에 중점을 두어야 할 정책이나 미래 비전을 밝히기 마련이다. 개인부터 거대한 기관까지 대개 미래 비전을 세우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매진하는 것을 볼 수 있다.한 국가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시대정신과 미래비전을 함께 담아내야 하며, 국민적 합의와 동의가 있을 경우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다. 대부분의 나라는 국가비전을 설정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시대에 따라 국가 미래비전이나 국가 미래전략을 세워서 실행하곤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하게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영향을 받아 미래 사회는 지능 정보화 사회로 전환할 것임을 예측하였고,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설치함으로써 인터넷 강국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을 놓았다. 또한 디지털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IT 벤처 창업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오늘날 굴지의 IT 기업이 탄생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에 '함께 가는 희망한국 비전 2030'을 발표하여 20년 후의 국가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에서 '국가미래기획위원회'를 설치하여 미래 비전을 생각하였다. 이렇듯 시대마다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나라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2018년에 국회미래연구원은 '미래영향 환경변수와 시나리오 도출 연구'에서 13개 분야에서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을 확립하였다. 2019년에 국회미래연구원은 13개 분야의 2050 종합미래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필자도 이 연구에 일부 참여하여 국가의 장기 미래를 예측하였다. 국회미래연구원의 미래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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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국회의원 특권 철폐로 총선 승부 볼수 있다 지면기사
이재명, 서울대병원 헬기이송 논란 '여전'민주당, 특별관리 생각… 시대변화 '오독'보통사람으로 끌어내리는 공약 '승리힌트'여야, 누가 먼저 하느냐가 승패 가릴 수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서울대병원 헬기 이송 논란은 우리 사회가 세대와 시대의 강을 건너고 있다는 유력한 증거다. 민주당은 절대의석을 가진 국회 제1정당이다. 야당이지만 국회를 지배한다. 입법으로 정부 여당을 쥐락펴락한다. 소속의원들은 이 대표를 차기 대권의 유일 주자로 받들고 옹위한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 2명의 넘버1 중 한 명이다. 그런 사람이 흉기 테러를 당했다. 현장의 수행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정신이 나갔을 것이다. 이 대표를 최고의 병원과 의료진에게 데려갈 생각 뿐이었을 테다. 이 대표는 그렇게 가덕도에서 소방헬기를 타고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거쳐 서울대병원에 이송됐다.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8일 이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 천준호 의원을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와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앞서 부산시의사회가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았다"며 이 대표의 헬기이송을 비판했다. 광주, 경남의사회에 이어 서울시의사회도 비판 성명 발표에 동참했다. 민주당은 뜻 밖의 전개에 황당해한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의전서열 8위의 제1야당 대표를 헬기로 이송한 것이 문제가 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민주당은 이 대표의 안위가 특별하게 관리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민들이 동의하고 양해할 것으로 믿었다. 의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권역외상센터와 응급실 의사 앞에서 이 대표는 일반 환자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 시민들이 따르는 응급의료체계에서 이 대표 홀로 특권을 누릴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대표의 피습 부위는 위험했지만 상처는 치명적이지 않았고 의식을 유지했다. 일반 시민 환자라면 부산대병원 치료가 당연했다. 이 대표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소방헬기는 지역의 유일한 환자이송 헬기였단다. 부산과 서울을 왕복하는 동안 심각한 외상환자가 발생했다면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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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 칼럼] 곤궁한 사람에게 온정을 베풀어야 지면기사
'사회·경제적 어려운 사람들에게한없이 애정 베풀어야' 다산의 뜻죄수도 보살피는게 '목민관 책무'추위에 우리 주변 약자들 챙기고 온정 베푸는 일에 모두가 관심을'목민심서'는 참 좋은 책이다. 새해에 들어서 나는 또 '목민심서'를 꺼내 이곳저곳을 읽어본다. 아직 깊은 겨울철이어서 어려운 때에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올바른 목민관들의 역할인가를 알아보려는 마음에서 해보는 일이다.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약자들, 목민관은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 할 것인가를 살펴보았다. 그래서 애민(愛民)편을 뒤적여 보았다. '애민'이란 백성을 사랑하고 아껴주라는 의미여서 거듭거듭 읽어도 읽을수록 가치있는 내용을 수없이 발견하게 된다.힘없고 약하며, 가난하고 병들고, 뜻밖의 재난에 허덕이는 백성들에게 한없는 애정을 베풀어야 한다는 다산의 뜻이 눈물겹도록 자세하게 열거되어 있으니 무심코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우선 양로(養老) 조항부터 보자. 힘없고 가난한 노인들을 보살피자는 내용이니 그 일이 얼마나 값이 높은 일인가. 붙들어주고 도움을 주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는 노인을, 그들을 외면한다면 사람 사는 세상이겠는가. 둘째, 자유(慈幼)조항이다.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도움도 주어야 하지만 고아들을 돌보고 교육시키는 일,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셋째, 진궁(振窮)조항으로 세상에서 가장 궁하게 살아가는 홀아비·과부·고아·독거노인 등 돌봐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그들, 그들을 붙잡아 일으켜 주어야만 한다.넷째, 애상(哀喪)조항으로 상을 당한 불쌍한 집안을 돌봐주는 일이다. 사람이 죽어 슬픔에 겨워 있는 집안을 돌봐주는 일이다. 다섯째, 관질(寬疾)조항으로 중병의 환자나 신체가 온전치 못한 장애인들을 돌보는 일이며, 마지막 구재(救災)는 천재지변의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구제해주는 일이다. 이 여섯 가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바로 다산이 말하는 백성(民)이다. 이런 공식적인 약자들 이외에도 또 마음을 기울여야 할 불쌍한 약자들이 있는데 그들은 바로 형전(刑典), 휼수(恤囚)조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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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수 칼럼] 새해 국운 융성의 기(氣)를 양자과학에서 지면기사
미국 'IonQ'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과학계 희소식이자 미래 새 먹거리국내서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일수년간의 팬데믹·스테그플레이션숱한 고초 극복 '대혁신의 해' 소망희망찬 새해가 시작된 둘째 날, 특별히 옛 선인들은 청룡의 해로 힘이 넘친다는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이했다. 구랍 각 곳에선 이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 한다는 기대감에 다양한 송년 행사가 있었으며, 그동안 코로나로 함께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래려 회합이 봇물을 이뤘다. 아듀 2023년은 점차 멀어지면서, 국내외적으로 실물경제의 불황과 고물가로 2023년이여 빨리 지나갔으면 했으며, 필자는 양자과학에 심취해 심도있게 학습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보낸 한해였다.새해 양자관련 희소식으로, 한국인이 CTO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의 IonQ라는 회사를 들고 싶다. 이 회사는 양자컴퓨터에 양자 알고리즘까지 클라우드 서비스하고 있으며, 우리도 이 분야에 개발 의지를 북돋워주는 소식이다. 여기에 기술분야에 경영지원을 맡고 있는 이가 현재 듀크대 교수이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에 오랜 기간 갖은 노력으로 참여 벤처기업 창업, 상장 서비스까지 열정으로 이뤄낸 분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국내에서는 그동안 한해의 마무리와 활기찬 새해로 다시 나아가려는 중차대한 기로에서 차분히 준비하고 있었으며, 2019년 12월부터 시작된 우한발 폐렴은 WHO에서 COVID-19로 명명하고 팬데믹에 이어 엔데믹에 이르기까지 숱한 어려움과 고초를 겪으면서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도 따랐다. 사망에 이른 피해자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재난지원금은 노동생산성의 대가가 아닌 우리의 요구와 이익을 우선시한 포퓰리즘적 1930년대 뉴딜정책의 아류로, 결국 인플레이션과 유동성 문제를 유발시키면서 고물가와 경기불황을 촉발시킨 스테그플레이션의 자업자득은 남탓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닌 스스로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부메랑이 됐다. 베이비 스텝식 기준금리에 대한 심사숙고는 다행이었다.지난 하반기 '2023 새만금 잼버리대회', '9년 전부터 원팀의 엑스포 여정'은 모든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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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우리는 진실을 제때 알지 못한다 지면기사
서울의봄 관람후 떠오른 대학시절'주점 1979' 의미… 12·12 쿠데타 해야당대표 곁에 잦은 죽음 등 의문점매스컴·언론으로 보는 일부의 진실환각의 세상,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서울의 봄'을 보고 나온 시각은 밤 아홉 시 반이 넘었다. 오랜만에 아주 잘 만든 영화를 만난 느낌을 안고 귀를 베어갈 것 같은 한밤의 길에서 옛날 일들을 생각했다. 그때 나는 중학교 3학년이었고, 봄이 되자 세상의 시끄러움이 중학교와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 학생들을 들썩이게 했다. 어느 날 오후였나. 언덕 위 교사에서 고등학생들이 '와' 소리를 지르며 교정으로 내려와 시위를 벌였다. 중학생들은 체육 선생님이 주동 학생의 따귀를 때리는 장면을 교실 유리창에 붙어 쳐다보고들 있었다.'서울의 봄'이 시작되기 전에 영화에 나오는 '12·12 군사 쿠데타'가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되고 '전두광' 보안사령관이 국군 지휘권을 잡아채는 일대 사건이었다. 내가 대학생이 된 것은 1984년이었다. 1985년 봄이었는지, 가을이었는지, 연극 워크숍을 마치고 사회에 나간 선배들과 함께 2박3일 술집 순례를 했다. 종로소방서 뒤 서울 토박이 선배 집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통금이 시작된 자정 넘어 시간에 바깥에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귀를 쫑긋 세우고 바깥 동정에 주의를 집중했다. 한참을 소란스럽더니 다시 세상은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한 선배가 "또 쿠데타가 난 거 아냐?"라고 했다. 한 이불 속에 다리들을 밀어넣은 채 긴장하고 있던 우리는 다 같이 웃었다. 그 무렵, 1983년에서 1984년으로 넘어가는 겨울에 텔레비전 방송들은 학원가 용공 사태며, 노동계 좌익 침투를 주제로 일제히 특집을 내보냈다. 대학에 가면 지하 서클들이 거미줄 치듯이 쳐 있다, 청바지 입은 여자 선배, 잘 해주는 남자 선배를 조심하라고 했다. 싸늘한 밤길은 주점 '1979'로 이어져 있었다. 지하 계단을 통해 내려가자 주점 안에는 캐럴 송이 흐르고 젊은이들, 나이 든 사람들이 이리저리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어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