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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송구영신'은 드뷔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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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송구영신'은 드뷔시와 함께 지면기사

    서양음악사 큰 획… 올해 '서거 100주년'당대 미술·시 경향 작곡 자양분으로 사용'낡은 음악' 거부 자신만의 양식 만들어 내신년, 교향시 '바다 위의…' 들어보길 추천'인상주의 음악의 선두주자이자 완성자'로 서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프랑스의 작곡가 드뷔시(C. A. Debussy·1862~1918)의 '서거 100주년'인 올해가 저물고 있다.메이저 음반사들은 지난해부터 기념 음반들을 출시해 위대한 작곡가를 추억했으며, 그에 따라 라디오 방송에선 드뷔시의 작품이 자주 선곡됐다. 국내 연주단체와 연주자들로 구성된 모임들도 추모 음악회를 열고 드뷔시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인천에선 그에 관한 연주회가 없었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은 올 한 해 동안 '작곡가 시리즈'를 이어갔는데, 정작 드뷔시는 다루지 않았다. 예술감독의 부재(지난 10월 이병욱 예술감독 부임)에 따라 객원 지휘자제의 운영으로 인해 적극적 기획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이해하며, 글로 나마 드뷔시를 조명해 본다.19세기 말 프랑스에는 미술의 인상주의와 시의 상징주의 경향이 활발히 일어났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사물과 대상을 보이는 대로 정확하게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빛'에 따라 달라지는 순간을 표현했다. 때문에 '인상. 해돋이'로 유명한 모네는 같은 성당의 그림을 아침, 점심, 저녁의 각기 다른 빛 속에서 그렸다고 한다. 인상주의 작품에서 틀 잡힌 구도나 대상물의 형태, 그림의 메시지 등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린 시절 화가를 꿈꿨던 드뷔시는 당대 미술과 시의 경향을 작곡의 자양분으로 사용했다. 최초의 인상주의 음악인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1894년)은 드뷔시의 개성적 양식을 확립한 출세작이다. 프랑스 상징주의 시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인 말라르메가 쓴 시 '목신의 오후'의 의미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20세기 초반 프랑스에서 문학사가이자 평론가로 활동한 랑송은 말라르메에 대해 이와 같은 언급을 했다. "기존의 문장 구성법을 깨뜨려 그 문장들에 얽혀있는 일상적 관념과 연상을 떼어 버린다. 이를 통해 말로

  • [데스크 칼럼]러브마크(Love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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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러브마크(Lovemark) 지면기사

    이성적 판단 뛰어넘는 충성도의 브랜드기술력과 감동적 메시지 더해진 단계애플 아이폰·할리데이비슨이 대표적국산 보기 힘든 이유 '존경' 못받기 때문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은 유난히 동호인 모임이 많다. 호그(HOG:Harley Owners Group)라고 불리는 동호회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할리'에 열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그족은 미국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해 우리에게도 꽤 익숙하다. 일부 열성 팬들은 자신의 몸에 할리데이비슨 제품이나 상표 문양을 새겨 놓을 정도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한다.할리데이비슨처럼 높은 소비자의 충성도를 가진 브랜드를 '러브마크(Lovemark)'라고 한다. 이는 소비자로부터 '이성적 판단을 뛰어넘는 충성도'를 획득한 브랜드를 뜻하는 말로 2004년 영국의 광고회사 사치앤사치 CEO인 케빈 로버츠가 주창한 개념이다.러브마크를 구성하는 존경과 사랑의 크기로 구분해보면 4가지 유형과 단계로 나뉜다. 제일 낮은 단계가 존경과 사랑이 없는 '일회용품', 두 번째가 사랑만 있고 존경이 없는 '유행 상품', 세 번째는 존경은 받는데 사랑이 적은 '명품', 마지막으로 최고의 단계인 존경과 사랑을 모두 받는 '러브마크'라고 한다.명품이 소비자들의 존경을 받으면서도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은 대중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장인의 기술력과 좋은 소재로 만들어지는 명품의 가치는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비싼 값을 주고 힘들게 구한 명품이라고 자랑만 하면 천박하다는 얘기를 듣기 쉽다. 반대로 사랑은 받는데 존경을 받지 못하는 유행상품은 사랑이 식으면 그 대상이 수시로 바뀐다. 기능적 편리를 쫓는다면 대치품은 얼마든지 있다.케빈 로버츠는 한 인터뷰에서 러브마크의 또 다른 예로 애플사의 아이폰을 꼽았다. 애플의 아이폰은 '지속적인 혁신'이라는 이미지가 담겨 있다고 했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변화와 혁신의 일생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은 소비자들에게 도전과 혁신을 꿈꾸게 하는

  • [데스크 칼럼]이재명·김경수 지사 그리고 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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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이재명·김경수 지사 그리고 출당 지면기사

    李지사 둘러싸고 당내 세력 '공격' vs '엄호'金지사 사례와 비교땐 적잖이 '고개 갸우뚱'야권 '친문-비문 권력 투쟁' 프레임 공세경제문제와 함께 여권 전반 '불신' 이어져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 당사 앞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의 손에는 '이재명 출당·탈당을 촉구하는 더민주 당원연합'이라는 단체 이름과 함께 '민주당은 각성하고 이재명을 출당하라' 등이 적힌 종이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비슷한 시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의 손에는 '이재명 지지자 연대'라는 단체 이름과 함께 '이재명은 죄가 없다! 정치 검찰 반대한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와 팻말이 들려 있었다.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집권 여당 세력 내의 논란·분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한쪽에서는 이재명 지사를 비판하고 공격하며 당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이재명 지사를 엄호하며 수사 당국을 비판한다. 이들은 대개 민주당원이며 지난 대선 때는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손을 맞잡았던 사람들이다. 이재명 지사의 출당·탈당을 요구하는 세력은 각종 의혹에 노출된 이 지사 문제가 당은 물론 문재인 정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견 일리도 있고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례와 비교하면 적잖이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기소됐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이 꾸려졌고, 김경수 지사의 집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물론 김경수 지사의 사건과 이재명 지사의 사건은 내용 등의 면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재명 지사나 김경수 지사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면에서 이재명 지사에게 가해지고 있는 출당·탈당 논란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김경수 지사의 경우 기소돼 재판과정에 놓여 있지만 출당·탈당 요구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 [데스크 칼럼]보헤미안 랩소디와 음악감상실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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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보헤미안 랩소디와 음악감상실 '심지' 지면기사

    동인천역 인근 신청곡등 '무제한 감동'사회생활 시작한 후 폐점했다는 소식영화 하이라이트 장면서 문득 떠올라사람들 몰리는 '음악도시 인천' 바람경인전철 동인천역 인근에 '심지'라는 음악감상실이 있었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4층과 5층에 귀청이 떨어질 듯한 사운드로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는 어둑한 분위기의 방이 나온다. 계단 벽면에는 보컬·기타리스트·드러머 등 록그룹 멤버를 구하는 글이나, 특정 뮤지션의 음악감상회를 공지하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늘 5층에 자리를 잡았다. 4층은 팝, 5층은 록 그룹 뮤직비디오 등 헤비메탈을 틀어줬다. 심지는 극장식 음악감상실이었다. 앞쪽 중앙에 대형 스크린이 있고, 오른쪽에는 VJ 부스가 있었다. 쿠션이 푹 꺼진 검은색 인조가죽 소파에 앉아 하얀색 종잇조각에 신청곡을 적는다. 그 쪽지를 VJ 부스 앞 바구니에 넣고서 자리로 돌아와 뮤직비디오를 감상한다. VJ 부스 안에는 밝은 빛으로 신비한 분위기를 내는 투명한 유리공 모양의 '플라스마 볼'도 있었다. 고등학생이었던 90년대 초반 일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유튜브 등을 통해 뮤직비디오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다. 심지에서 보통 4~5곡을 신청했는데, 신청한 곡이 모두 나오면 '운 좋은 날'이다. 심지는 입장료가 비싸지 않았다. 시간 제한 없이 뮤직비디오를 맘껏 볼 수 있으니 행복이 따로 없었다.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간섭받을 일이 없다는 게 극장식 음악감상실 심지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서울에는 음악감상실이 많았는데, 대부분 음료수를 시키고 테이블에 앉는 방식이라 비싸고 오랜 시간 있기에 눈치가 보였다. 용돈이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 아침 일찍 심지에 들어가 해 질 무렵 배고픔에 어쩔 수 없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한 곡이라도 더 듣고 싶었던 마음에 이제 그만 나가자고 조르는 친구를 붙잡았던 기억도 난다. 그런 친구가 귀찮아 혼자 심지를 간 적도 많았다.심지는 각별하다. 경기도 광명시에 살 때인데, 나에게 인천의 첫 만남은 심지였다. 그 유명한 월미도보다 심지를 먼저 만났다. 주말 아침

  • [데스크 칼럼]왜 한 발 먼저 움직이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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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왜 한 발 먼저 움직이지 못하나? 지면기사

    공정위, 삼성 위장계열사 고발 40년 지체주식보유 현황 허위신고 경고·벌점 그쳐전속고발권 제도 악용 사례라는 지적도검찰과 경쟁체제 구축… 분발하길 기대"왜 매번 나쁜 놈들보다 늦습니까. 왜 한 발 먼저 움직이지 못합니까?" 2005년 1월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공공의 적 2'. 서울중앙지검 검사 강철중(설경구 분)이 명선재단 이사장 한상우(정준호 분)가 다음날 새벽 외국으로 도피하려 한다며 긴급 체포영장 발부 승인을 요청하자 지검장(박웅 분)이 한 말이다. 강철중 검사를 질책하는 것이 아닌 현실을 향해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사학재단 봐주기, 대기업 봐주기 등 정부의 한발 늦은 사례는 그야말로 '차고 넘친다'.'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이 업계 실적 1위인 삼우건축사사무소(이하 삼우)를 40년 가까이 위장계열사로 소유했다고 판단, 이건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서 지난 201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계열사 명단을 공정위에 제출하며 당시 차명으로 보유한 삼우와 서영엔지니어링(이하 서영)을 고의로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삼우 임원 소유로 돼 있던 삼우는 실제로는 지난 1979년 3월 법인 설립부터 2014년 8월까지 삼성종합건설(현 삼성물산)이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1994년 설립된 서영은 삼우의 100% 자회사로 삼성종합건설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타워팰리스, 서초동 삼성사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삼성그룹 관련 설계를 전담한 삼우의 2005∼2013년 삼성 거래 비중은 27.2∼61.1%로 평균 45.9%다. 차고 넘칠만한 자료들이 있는데도 공정위가 움직인 건 무려 '40년'만이다.공정위는 "지난해 하반기 익명의 제보자가 1999년 공정위 조사 때 삼성과 삼우 측에서 은폐한 증거 자료를 제출한 점이 '스모킹 건'이 돼 조사 범위를 넓혔다"며 "이를 토대로 차명 주주 5명을 소환하는 등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글쎄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지난

  • [데스크 칼럼]네이버의 변화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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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네이버의 변화에 거는 기대 지면기사

    상징 '녹색 검색창' 대신 '그린닷' 도입특정 업체의 뉴스섹션 독점구조 탈피놓치기 쉬운 목소리 전달하는 지역언론포털서 제 자리 찾게 되길 간절히 기원대한민국 포털업계의 선두주자인 '네이버'가 새 디자인을 내놓았다. 네이버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녹색 검색창'이 사라지고 둥근 검색 버튼 '그린닷'이 도입된다고 한다. 그동안 수없이 사용했던 녹색 검색창이 사라진다고 하니 뭔가 아쉬운 느낌이다. 마치 오랫동안 입던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사는 느낌이랄까. 네이버는 이번 변화의 배경으로 '모바일 사용자들의 변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네이버가 쫓기듯이 변화를 서두른 배경에는 '정치권의 압박'이 있었음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댓글 조작 사건과 가짜 뉴스 문제, 포털의 뉴스 편집권 문제 등등을 놓고 고조된 정치권의 압박이 결국 네이버를 변화의 길로 몰아간 것이다. 사실 정치권의 압박도 압박이지만, 그동안 네이버 서비스에 쌓였던 불만들이 속속 터져 나오면서 네이버는 전에 없는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결국 네이버는 논란의 핵심에 있던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첫 화면에서 빼고 연결 화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이번 디자인 개선작업에 포함 시켰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꽤나 특이한 인터넷 문화를 갖고 있다. 포털의 영향력이 막대하고, 언론이 포털과 묶여있는 이상한 구조다. 언론이 생산하는 뉴스가 자체적으로 배포되는 것보다 포털을 타고 유포되는 게 훨씬 많다. 그러다 보니 포털에 어떻게 노출되느냐가 언론사의 방문자 수를 좌우하게 됐고, 언론사의 경영까지 포털에 좌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언론계는 이 같은 특이한 구조가 만들어내는 '정보의 왜곡·편중'을 꽤 오랫동안 심각하게 다뤄왔다. 몇몇 특정 언론사의 뉴스가 네이버의 뉴스섹션을 독점하면서 독자들의 선택권이 심각하게 제한되는 현상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해 온 것이다. 특히 지역언론들은 네이버가 뉴스섹션에 지역뉴스 편집을 아예 배제함으로써 디지털 시장에서 '지역'이 소외되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입을 모아 왔다. 어떤 이

  • [데스크 칼럼]인성을 갖춘 유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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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인성을 갖춘 유망주 지면기사

    학업·운동 병행 제도적 뒷받침 안돼 '씁쓸'운동부 이동 수단 '전용차량 문제'도 심각세계대회 자국 빛낼 日선수들 발전 놀라워 한국 체육계 이끌어 갈 '선수 지원책' 절실2년째 학교운동부 학생선수들의 처우에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교육당국이 누구를 위한 정책을 펼치는가에 대한 의문에 빠진다. 학생선수로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지 못해 학생 선수들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모습은 안타깝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운동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실업 또는 프로 선수가 꿈인 자녀들이 운동에 집중할 수 없는 현실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지난해부터 경기도 체육계에 끊임없는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경기도형 학교운동부(G-스포츠클럽)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최저학력제의 기준도 마찬가지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을 수행하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 소속된 학교운동부 학생들은 최저학력제를 적용받고 있다. 최저학력제는 초·중학교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교과를, 고등학교는 국어와 영어, 사회 등 3개 교과를 대상으로 매 학기말 고사(중간 기말 수행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교과별 평균 성적이 초등학교는 50%를, 중학교는 40%를, 고등학교는 30% 이상을 넘어야 대회 참가를 승인받는 제도다. 얼핏 봐서는 학생 선수에게 학업에 충실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보이지만, 인문계 고교가 대학 입시를 위해 교과과정이 수행되는 한국 실정에 맞는지는 의문이다. 입시를 위해 사설 교육기관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일반 학생들과 정규 수업을 마치고 운동을 하는 학생 선수의 경쟁은 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최근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학교운동부 전용 차량(버스)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단체 종목의 경우 적게는 10여명, 많게는 50여명에 이르는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학교에 전용차량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연식이 10년 이내 ▲10년 후 버스 교체 예산확보 ▲버스운영계획 등의 조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1억원이 넘는 대형 버스를 구매하는

  • [데스크 칼럼]노무현의 인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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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노무현의 인사법 지면기사

    장관 퇴임후 시장 수행비서에 90도로 인사진정성 묻어나 상대방 마음 움직이게 해지난 지방선거때 허리 굽혔던 정치인들지금은 목이 '뻣뻣'… 그땐 정중한척 했을뿐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집 창문 밖에 한 달가량이나 조기(弔旗)를 내걸었던 인천시 공무원이 있다. 그는 왜 그랬을까. 이념 성향이 진보적인 것도 아니다. 이른바 '노빠'도 아니었다. 그는 딱 한 차례 인간 노무현과 만났을 뿐이었다. 그 만남이 그렇게 만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천생 시골 사람 같은 소박함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를 만날 때고 그는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했다. 이른바 노무현의 인사법은 그렇게 퍼져나갔다. 조기를 내걸었던 그 인천시 공무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마치 부모라도 돌아가신 양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조기를 내거는 것 말고는 그 슬픔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아직도 보수적 성향의 이 공무원은 잘 알지도 못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왜 그렇게 애통해 했을까. 아주 사소한 인연이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타계하기 7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6대 해양수산부장관을 그만둔 이듬해, 제16대 대통령 취임 1년 전인 2002년이었다. 노무현 전 해수부장관이 인천시청을 찾았다. 최기선 인천시장 시절이었다. 노 전 장관이 시장실에 들어서면서 최 시장의 수행비서와 먼저 인사를 나눴다. 노 전 장관은 그 수행비서에게 허리를 거의 90도로 꺾으며 악수를 청했다. 7급이었던 그 수행비서는 장관을 지낸 분에게 그렇게 정중하게 인사를 받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 깍듯이 인사하던 그는 이듬해 대통령이 되었다. 이 또한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그 7급 공무원의 마음속에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크게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순간이었다. 그야말로 찰나였다. 그는 어디를 가나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중한 인사를 받은 것을 이야기하고 다녔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그랬고, 퇴임하고 나서도 그랬다. '꼴통'까지는 아닐지

  • [데스크 칼럼]2018 한국시리즈 '인생경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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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2018 한국시리즈 '인생경기' 응원한다 지면기사

    미·일 프로야구 보스턴·소프트뱅크 승리로1992년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또렷해피츠버그, 월드시리즈 진출 '3년 연속 고배'KS 마지막 격전지인 잠실벌 '명승부' 기대2018년 미국과 일본의 프로야구는 각각 보스턴 레드삭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최후의 승자로 올라서면서 막을 내렸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리그 중단으로 인해 늦춰진 일정을 소화한 우리 프로야구만이 마지막 승자를 가리기 위한 한국시리즈를 벌이고 있다. 시리즈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야구팬의 의식은 지난 2일에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 멈춰 서 있는 것 같다. '각본 없는 드라마'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9회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으며, 연장 10회초에 1점을 더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SK는 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김강민의 동점 홈런과 이어진 한동민의 결승 홈런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며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얻었다.수년 동안 필자의 의식을 멈추게 했던 경기가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당시 결승타와 득점 장면, 그와 동시에 수차례 이어진 현지 캐스터의 외침(Braves Win), 필자의 아쉬운 마음(응원한 팀이 졌음) 등 시청각적 기억과 머리와 가슴 속 기억 모두 또렷하다.1992년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리턴 매치로 이뤄졌다. 당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는 동·서부 지구로만 구성됐다. 지구 1위 팀끼리 챔피언십을 치르고 이기는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방식이었다. 피츠버그는 1990년과 1992년 올해의 내셔널리그 감독상을 받은 짐 릴랜드 감독이 이끌고 있었으며, 1990년 사이영상 수상자 덕 드라벡이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중심 타선은 앤디 밴 슬라이크(올해 두산에서 뛴 스캇 밴 슬라이크의 아버지)와 바비 보니야, 배리 본즈로 구성됐다. 이들은 외야 3자리(보니야는 3루 겸업)도 맡으면서 공·수에서 막강 라인업을 구축했다. 1992년 시즌 후 드라벡과 본즈 등 주축 선수들이 FA가 되기 때문에 피츠버그로선 우승할 수 있

  • [데스크 칼럼]매 맞는 드림파크CC 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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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매 맞는 드림파크CC 캐디 지면기사

    골프의 기본룰은 '동반자 배려하는 매너'일부 아마추어골퍼 팀원이나 캐디들에게음담패설·반말·욕설까지… 함부로 대해라운딩하는 '동행자'임을 왜 깨닫지 못할까200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골프 인구가 크게 늘었다. 대한골프협회가 지난 6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골프를 경험한 인구는 성인 20대 이상의 15.1%인 636만명으로 조사됐다. 2007년 251만명에서 2012년 401만명, 2014년 531만명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사이 2.5배 늘어난 셈이다. 2000년 139개이던 골프장도 2010년 200개가 늘어난 339개로 집계됐고, 2015년 438개, 2018년에는 500여 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골프장경영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만 280개에 이를 정도로 우리나라 골프산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골프 대중화의 특징 중 하나는 회원제 골프장보다 비회원제(퍼블릭)골프장이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골프장 이용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골프장 이용이나 복장 규정도 회원제보다 비회원제 골프장이 덜 엄격해 젊은 층과 여성 골퍼들이 자주 찾는다.골프가 대중화하면서 잡음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인천드림파크CC 골프장에서 캐디가 여성 고객에게 폭행당한 일이 벌어졌다. 골프백을 차량에 싣는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졌던 것인데 캐디는 골프장 측에서 차량 파손이 잦으니 고객이 직접 싣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거부했고, 여성 고객은 캐디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사무실로 데려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동반자인 남성 고객이 골프채로 사무실 집기를 파손하는 일이 벌어졌다.여성과 남성 고객의 행동도 문제지만, 드림파크CC가 대처한 행동이 잘못이 더 크다. 일단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고객이 캐디를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했어야 했다. 설상 캐디가 잘못했다 하더라도 고객한테 맞아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드림파크CC는 고객의 눈치를 보느라 쩔쩔맸고, 사건을 조용히 넘기려는데 급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