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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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사회의 다양성을 생각하며 지면기사
공부·운동 병행하고 싶어도 못하는 제도교육당국 현실 외면한채 '법대로' 만 요구전문 스포츠선수 꿈꾸며 운동하는 학생들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환경 만들어줘야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스포츠인들에게는 미래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갈 유망주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리는 달이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이 출전하는 전국소년체육대회는 성적을 떠나 어린 선수들의 열정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 전국소년체육대회를 바라보는 스포츠인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어린 선수들이 행복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 선수들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은채 학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에 안타까운 마음이 생긴다. 학생 선수는 소위 말해 '슈퍼맨'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학생 선수는 일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운동장 또는 체육관으로 가 대략 4~5시간 정도 훈련을 한다. 여기에서 하루 일과가 끝나지 않는다. 최저학력제 도입으로 인해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 학원 또는 과외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주말에는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또 방학때는 기술 향상을 위해 전지훈련을 떠나거나 전국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점검해야 한다. 청소년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이기간 동안 국제대회에도 출전한다.물론 학생 선수는 학업을 등한시하고 운동만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일반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를 하듯, 학생 선수는 전문 스포츠선수가 되기 위해 운동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이 제공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의 교육 현실은 운동선수에게 맞는 교육과정은 제공되지 않은채 일반 학생들과의 경쟁을 요구한다.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또 전문화 되어 간다고 말하지만 교육 현장은 그렇지 못하다.지난해부터 경기지역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주소지 학교로만 진학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자신이 배우고 있는 종목이 없을 경우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 이로인해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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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 지면기사
경기 졌어도 예정된 회식으로 선수 위로중요한 게임 지친 주전들 엔트리서 제외NBA 샌안토니오와 감독의 롱런 비결은'소통'이란 테마로 구성된 '원팀'이기 때문미국 프로농구 NBA 플레이오프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8개 팀만이 살아남아 2017~2018시즌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텍사스주 샌안토니오를 연고지로 하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1승4패로 시리즈를 내주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팀의 간판인 카와이 레너드가 부상으로 정규 시즌에 9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샌안토니오는 47승35패를 거두며 서부콘퍼런스 7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팀의 제1 옵션'으로 평가받는 그렉 포포비치(69) 감독마저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차전을 앞둔 시점에 부인의 별세로 팀에서 이탈했다.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진군은 멈춰 섰지만, 포포비치 감독과 샌안토니오가 지난 22년간 이뤄온 것들에 대한 평가는 절하되지 않는다. 포포비치와 샌안토니오는 1998~1999시즌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 마지막 우승까지 NBA 파이널에 6회 진출해 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996년 부임해 프로팀 감독 경력은 오로지 샌안토니오 뿐인 포포비치 감독은 한 팀에서만 '올해의 감독상'을 3차례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은 '원 팀(One Team)'으로 요약된다. 지난 3월 출판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대니얼 코일 저·박지훈 역·웅진지식하우스 刊)에서 기술된 일화는 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을 잘 보여준다.2013년 6월 18일, 시즌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3승2패로 앞선 샌안토니오는 6차전 경기를 가졌다. 경기 종료까지 28초 남은 상황에서 5점 차로 앞서던 샌안토니오가 통산 5번째 패권을 차지할 것으로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의 3점슛과 함께 5점 차를 만회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연장 접전 끝에 103-10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팀의 간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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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근로자는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다 지면기사
5월 1일은 국가기념일인 '근로자의 날'노동자 노고 위로·노사 협조 등 목적설립취지 제대로 이행되는지 따져봐야근로자는 노예도 하인도 아니기 때문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1970년대는 근로자들에게 암흑기였다. 전쟁을 막 겪은 세대들이 두려워한 것은 배고픔이었다. 벌이가 넉넉하지 않던 시절 박봉(薄俸)이라도 일만 할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일자리는 목숨과도 바꿀만한 간절함이었다. 인권이란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근로자들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했다.특히 1970년대 여성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은 열악했다. 여성근로자들은 정상근무시간 이외에 잔업을 위해 각성제까지 복용하며 밤을 새워 일했으며 휴일에까지 연장근무를 강요받았다. 장시간의 고된 일, 잦은 밤샘작업과 휴일조차 쉬지 못하는 공장생활은 '인간다운 삶'의 포기를 의미했다. 몇몇 여공들은 못된 작업반장과 공장장의 음흉한 손길을 뿌리치다가 어렵게 얻은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했다. 성추행과 성폭행을 알려도 오히려 얌전하게 행동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 살인적인 노동강도 속에서 그들이 받는 돈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했다.버스 안내양들은 퇴근할 때마다 소위 '삥땅'한 사람을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속옷 차림으로 남자 직원들한테 몸 검색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돈을 훔친 일도 있었으니 응당 그런 대우를 받아도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정도로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화학제품을 다루는 노동자들이 독극물 중독으로 병을 얻어 사경을 헤매도 회사는 늘 작업 환경 때문이 아니라고 발뺌했다. 정부의 성장 위주의 정책, 이익에 눈이 먼 경영자들의 비인간적 노동착취가 빚어낸 비극이었다.근로환경이나 대우가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상당수 근로자는 70년대,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던 암흑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대한항공이 오너의 딸들이 저지른 '땅콩 회항', '물컵 폭행'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 그룹의 회장 부인까지 현장에서 근로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을 일삼았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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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종군기자'와 '격세지감' 지면기사
지난해 겪었던 청와대 '유사시' 매뉴얼 점검트럼프와 김정은 '막말'에 전쟁 위협까지…美특사, 북 비밀 방문·北, 핵시험 중지 결정몇달 새 변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되나북미 관계가 일촉즉발로 치닫던 지난해 말 어느 날이었다. 당시 청와대 출입기자로 춘추관에서 다른 기자들과 함께 춘추관장이 오전 9시께 매일 진행하는 브리핑을 듣고 있었다. 춘추관장은 이날 브리핑 끝에 오늘 청와대에서 특별한 훈련을 하니 참조만 하라고 했다. 청와대는 '유사시'를 대비해 매뉴얼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 이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는 것이었다.기자들은 당시의 급박한 분위기와 맞물려 직감적으로 '유사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챘다. 한 기자가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었다. 춘추관장은 답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매뉴얼에 따라 여러분들은 종군기자로 참여하게 된다". '종·군·기·자.....'. 가슴이 먹먹해지는 네 글자였다. 지난 1953년 맺어진 정전 협정이 65년간 지속돼 온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 '유사시'가 현실화될 수 있는 충분한 개연성을 가진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 북한이 휴전선 근처에 배치해 놓은 1천500문 이상의 장사정포가 불을 뿜으면 2~3분 내에 서울 광화문과 수원 부근까지 포탄이 떨어진다는 사실. 장사정포 범위 안에 2천만여명의 인구가 몰려 있다는 사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부정 속에 사재기 같은 흔들림 없이 일상을 영위하는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 외신기자의 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의아한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머리를 강타했다.이 모든 게 그리 멀지 않은 엊그제 일이었다. 되돌아 보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조롱하며 "북한을 완전 파괴해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은 '화성 12형'·'화성 15형'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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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허술한' 송도 협약의 후유증 지면기사
송도세브란스병원 건설 '하세월' 이유는협약서에 의무·페널티 조항 내용 없어무산된 151층 인천타워사업과 너무 흡사잘못된 계약 설명·이해 구하는 노력 부족연세대학교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하고 사이언스파크(교육연구시설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연세대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마련한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협약식'에서다. 이날 연세대 윤도흠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여러 가지 여건상 500병상으로 시작해서 마지막까지는 800에서 1천 병상까지 가는 것이 저희 목표"라며 "처음부터 800병상에 맞춰 지을 것이냐, 아니면 500병상부터 짓고 나중에 추가로 지을지 진행 상황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공사 시기에 대해선 "설계가 완료되는 2019년 말까지는 착공을 하려고 노력하겠다"며 "공사 기간은 일반적으로 3~4년 정도를 잡는다"고 했다. 연세대 계획대로 라면 2024년 개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명문대의 종합병원이 인천 송도에 들어온다는 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소식이 그리 달갑지 않다. 연세대와 인천시는 지난 2006년 송도에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세브란스병원 등을 조성하기로 협약을 맺었는데, 병원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2024년까지 앞으로 5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하니 그런 반응이 나올 만하다.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은 왜 늦어진 것일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 가운데 '허술한 협약'이 있다.2006년 협약을 보면 인천시는 송도 7공구와 11공구 약 182만㎡를 2개 단계로 나눠 조성원가로 공급하고, 연세대는 그곳에 학생 1만 명을 수용하는 캠퍼스, 병원, 교육연구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데 협약서 어느 곳에도 언제까지 병원을 지어야 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개원 시한을 못 박은 의무조항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페널티를 주는 조항이 없다 보니 '하세월'이 됐다. 인천시가 1단계 사업이 완료되기 전에 이례적으로 2단계 부지를 공급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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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염치(廉恥) 지면기사
중국 춘추시대 관통한 사상 '예의염치'수감된 두 전직대통령 발언·행태보며국민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 아쉬움김기식 논란도 친정인 참여연대 "실망"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는 공자(孔子)가 살았던 기원전 700년경부터 시작된다. 춘추시대를 관통하는 사상은 예의염치(禮義廉恥)였다. 예의, 아래 위를 알아보고 존중하고 배신하지 않으면서 정직하게 살라는 뜻이다. 비록 과거이긴 하나 역사는 이에 반하는 자를 어마 무시한 무기로 척결했다.이명박(MB)과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나란히 수감됐다. 하지만 '정치보복'이라며 인정하지 않는다. 국선 변호인들의 면담도, 검찰의 방문조사도 거부한다.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의 중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비선 실세와 함께 국정을 농단한 '몸통'이자 최종 책임자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사실 18가지 중 16가지를 유죄로 인정했다.MB 역시 헌정사상 4번째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통령이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국고손실·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16개 혐의를 적시했다. 검찰이 본 뇌물수수액만 111억원이 넘는다. 삼성전자에서 대납받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관련 소송비 약 67억7천만원, 국가정보원에서 상납받은 특수활동비 약 7억원, 민간영역에서 받은 불법자금 36억6천만원 등 크게 세 갈래다.특히 검찰은 "3개월에 걸쳐 수사한 결과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무죄 추정의 원칙',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두 전직 대통령은 무죄다. 그러나 최소한 국민들에 대한 염치는 있어야 하지 않나? 검찰 청사 앞 포토라인에서 "참담한 심정"이라 했다. 진정 염치 있는 사과였을까?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과 임기 만료 직전 후원금과 보좌진에 대한 퇴직금 등 여러 논란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회담 '의제'로까지 다뤄졌다.문재인 대통령은 "김기식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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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가끔 뒤돌아 보기 지면기사
신통방통한 휴대폰 없인 못산다는 세상갈수록 새로움에 뒤처지지 않으려 허덕이따금 내 가족·친구들 잊지 않았는지'사람 냄새' 사라지지 않았는지 돌아보자참 좋은 세상이다. 주머니에서 휴대폰만 척 하고 꺼내면 안되는 게 없으니 말이다. 손바닥 만한 것으로 인터넷 검색도 하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사진도 찍고, 돈도 내고, 메모도 하고, 심지어는 길도 찾아주기도 하고, 집안의 가전제품을 켜고 끄기도 한다. 요즘에는 주인의 말을 알아듣고 쇼핑할 때 적당한 상품을 추천까지 해준다고 하니 정말 신통한 물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바꿔봤다. 2년의 약정기간을 꽉 채워 쓴 휴대폰이 애초부터 시원치 않은 것이어서 답답하던 차에 조금 더 '신식'으로 바꿔봤다. '최신'이라고 안하는 것은 그 정도는 안된다는 의미다. 2년 전쯤에는 '최신'이었을 제품이지만, 이제는 매장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제품이다. 매장에서도 팔지 않는 제품이니 당연히 중고로 샀다. "웬 중고?"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깨끗한 중고를 사서 쓰는 짭짤한 재미를 즐기는 편'이라는 변명을 준비해 두었다. 바꿔보니 역시 좋다. '지문 인식'이라는 것도 되고, '음성검색'을 누르고 "○○ 찾아줘" 라고 하니 구글에서 알아서 검색까지 해준다. 카메라도 렌즈가 두 개라 가까이 혹은 광각으로 찍을 수 있고 '슬로 모션'이니 '타임 랩스'니 하는 요상한 기능까지 있다. 하지만 마냥 좋을 리 있으랴. 역시나 문제가 생겼다. 백업 프로그램을 돌려서 틀림없이 백업을 해 옮겼는데, 주소록에서 수십 명이 사라졌다. 혹시나 해서 구글 동기화까지 돌리고 예전 휴대폰과 연결해 주소록을 다시 옮기는 등 별별 짓을 다해도 예전 주소록 숫자보다 10여 명이 부족하다. 천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 연락처 중 어느 것이 사라졌는지 도무지 찾지를 못하겠다. 당황해 하고 있는 사이에 전화가 울린다. 거는 상대방이 누군지 안 뜬다. 별 수 있나, 공손하게 "여보세요"하고 받았다. 일순 대화가 멈추더니 "… 접니다…" 라며 당황한 목소리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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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경기지역 프로축구단 지면기사
성적 못잖게 생존위한 남다른 몸부림기업후원 물품 유치·사회공헌 활동 사활1·2부 분할 6년째… 지자체에 기대기보다자체 수입창출 운영방안 고민해야 할때최근 경기지역 축구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팀은 K리그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로 꼽히는 수원삼성이 아닌 부천FC와 성남FC다.K리그2에 속한 구단이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건 사실 드문 경우다. 하지만 이 두팀은 비슷한거 같지만 서로 상반된 상황 때문에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K리그2 개막전 부천FC가 1위를 질주할거라는 예상을 한 축구 전문가와 팬은 많지 않았다. K리그2에는 K리그1에서 강등된 팀들이 많다. 이들 팀은 다시 K리그1로 복귀하기 위해 리그 평균 운영비 보다 많은 운영비를 책정해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부천FC는 K리그1에 오르기 위해 야심차게 선수들을 영입한 팀들보다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리그 평균보다 낮은 운영비로 운영되고 있는 팀이 부천FC다.반면 성남FC는 지난해 연말 시의회의 반대로 필요한 예산 70억원 가운데 15억원만을 확보했다. 그리고 최근 나머지 55억원 가운데 40억원을 부활시키려 했지만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표면적으로는 구단과 시의회간의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 이번 사건은 한국프로축구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성남구단이 연고지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받는 운영비는 부천구단보다 2배 이상 많다.수년전 스코틀랜드의 셀틱FC와 일본프로축구 우라와 레즈 구단을 방문했을때 구단 관계자들은 구단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관람권 판매에서 확보한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금액을 광고와 후원으로 확보하고, 이를 위해 비시즌 기간 사활을 걸고 마케팅 활동을 한다고 덧붙였었다.비단 축구만이 그런건 아니다. 일본프로야구의 유일한 시민야구단인 히로시마도 입장권 판매, 광고와 후원사 모집으로 야구단 운영비의 8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라쿠텐도 모기업에 기대기 보다는 구단 운영비를 독자적으로 확보해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입장객의 객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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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선비 같은 정치인, 어디 없소 지면기사
가식·과장 없이 '보이는 그대로'솔직하게 화폭에 담은 조선 초상화가지방선거 맞아 '선비정신' 생각하게 해정직한 후보 당선돼 청량제 역할 하길…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1958~2009)은 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백반증을 앓고 있었다. 마이클 잭슨이 백인이 되기를 원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피부 미백 치료를 받았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는데 피부가 하얘진 게 실제로는 피부병이었던 거다. 피부 백반증, 흔하지 않아 우리와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흥미롭게도 조선시대 그림에서 찾을 수가 있다. 조선 영조 때 문신 송창명의 초상화. 이 초상화는 피부과 의사인 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이 독일의 학술지에 발표해 세계 최초의 백반증 그림으로 인정받았다. 이 초상화를 보면 이마와 왼쪽 뺨이 위아래로 하얗다. 왼쪽 귀도 그렇다. 얼굴 피부와 선명히 대비되어 흉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보이는 그대로 그리겠다는 화가의 작가정신을 송창명이 받아들였기에 세계 최초의 백반증 그림은 가능했을 터이다. 이성낙 가천대 명예총장이 최근에 펴낸 책 '초상화, 그려진 선비정신'에 나온다.조선의 초상화는 서양이나 중국, 일본의 초상화와 다른 게 한 가지 있다. '털끝 하나 머리털 한 가닥이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다른 사람'이라던 초상화 원칙에 따른 세밀함이다.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에는 오른쪽 눈썹 위 아마에 난 아주 작은 사마귀까지 그려져 있다. 임금의 얼굴에 감히 혹을 그려 넣은 거다. 문신 홍진의 초상화는 주먹만하게 부풀어 오른 코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문신 서직수의 초상화에서는 한 모공에서 털이 세 가닥 나온 것까지 그렸다. 순조 때 무신 신홍주의 초상에는 턱수염 속에 숨은 혹까지 묘사했다. 천연두를 앓아 생긴 마맛자국도 조선의 초상화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초상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을 비롯한 세력가들의 독점물이다. 권세를 쥔 모델이 동의하지 않고서는 흠이 될 게 뻔한 얼굴의 티를 그대로 그릴 수는 없었을 터이다. 초상화의 피부병 흔적은 조선의 것에서만 나타나는 고유한 특질이라고 이성낙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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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짝짝이 신발을 확인하는 방법 지면기사
한쪽으로 치우친 취재 사달이 나기 쉬워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재차 확인 필수올해 62회째 맞는 '신문의 날' 표어'가장 좋은 적금, 신문 읽는 지금' 신선술에 취한 양반 한 명이 말을 타려는데 하인이 나서며 말했다. "취하셨습니다. 가죽신과 나막신을 하나씩 신으셨어요." 그러자 양반이 꾸짖으며 말했다. "길 오른편에 있는 자는 나더러 가죽신을 신었다 할 터이고, 길 왼편에 있는 자는 나막신을 신었다 할 터이니, 무슨 문제라는 말이냐." 연암 박지원의 '낭환집서'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양반의 말대로라면 오른편과 왼편에 선 사람들은 각각 "양반이 가죽신과 나막신을 신은 것을 봤다"고 했을 것이다. 한쪽에만 서 있으면 말을 타고 가는 사람의 신발을 짝짝이로 신었는지 제대로 신었는지를 분간할 재간이 없다.한 시대의 흐름이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의 현안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짝짝이 신발을 보는 것과 같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가 옳다, 그르다 할 것 없이 자신들이 본 것만을 주장하고 다투게 될 것이다. 자신들이 본 것을 맹신하는 사람들이 "너희가 본 것은 틀렸다"고 하는 이들을 적(敵)으로 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런 일이 얼마나 많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는 거다.짝짝이 신발을 신은 양반의 모습을 보도한다면 기자는 어디에서 취재해야 할까. 길 오른편도, 왼편도 아닌 가운데에서 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스웨덴 출신의 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언론이 칭찬받을 만한 지점은 사실을 모으는 단순한 능력이 아니라 그 사실의 타당성을 알아내는 기술에 있다"고 했다. 취재하고 보도하는 일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에겐 어깨가 으쓱해지는 멋진 말이다. 하지만 취재 현장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수습 시절 "취재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봐야 한다.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는 잔소리(?)를 정말 귀가 따갑게 들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날수록 취재하면서 더 힘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