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데스크 칼럼]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발표를 듣고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발표를 듣고 지면기사

    미군이 오염 그들 돈으로 정화시키는게 당연한국보호 위해 주둔 했다면 환경도 보전해야'세계의 경찰' 자칭… 어처구니없는 일 없어야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환경부가 발표했다. 복합적 토양오염이라고 한다. 정부는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인 미군기지 내부 환경조사 결과를 반환에 앞서 한·미 간 합의로 미리 공개한 것은 처음이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이 자신들이 기지 내에서 행한 온갖 오염 행위를 얼마나 인정하고 그 피해를 온전히 복구할지는 알 수가 없다. 그동안의 미군 태도로 볼 때는 영 그럴 것 같지가 않다. 미군이 순순히 자기 책임을 인정하고 정화 작업 등 그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가 없다. 해외 파견 미군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행세해 왔다.부평 땅은 예전부터 참으로 많은 군사적인 아픔을 안고 있다. 미군은 해방 직후, 그러니까 1945년 9월 8일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인천에 진주하면서 그 질긴 인연을 아직까지도 이어오고 있는데, 인천항에 입항한 미군이 우선 신경을 쓴 곳이 부평이었다. 일본군의 핵심 군수기지가 부평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군은 1930년대 후반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군수기지를 부평에 건설했다. 병장기를 만든다고 하여 조병창이라고 불렀다. 미군이 인천에 진주하면서 부평의 일본군 군사시설은 곧바로 미군기지로 전환되었다. 해방과 함께 등장한 미군은 1949년 한반도 미군철수 때부터 1950년 9·15 인천상륙작전 때까지 1년여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부평을 떠난 적이 없다.70년이 넘게 인천에 주둔해 온 미군과 관련해 아직도 그 진상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그중에서도 부평에서 벌어진 반공 포로 탈출과 학살 사건이 주목할 만하다. 1953년 6월 18일 전국에서 반공 포로들이 석방된 날 부평의 반공 포로들만 석방되지 못했다. 포로들은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탈출을 감행했다. 이미 감시병력은 한국군 헌병에서 미군 헌병으로 바뀐 뒤였다. 포로석방 조치 하루가 지난 6월 19일 반공 포로들이 철조망을 넘자 미군들은 기관총을

  • [데스크 칼럼]집주인과 사냥꾼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집주인과 사냥꾼 지면기사

    北, 핵기술 '설마'하는 동안 실질적 위협 닥쳐도둑맞은 주인처럼 '…하기만 해봐라'식 안돼'무조건 대화'는 쫓아오는 늑대에 먹이 주는꼴#1. 한밤중에 도둑이 물건을 훔치려고 호시탐탐 집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집 주인은 속으로 "설마 들어올 수 있겠어. 들어오기만 해봐라. 가만두지 않겠다"며 지켜봤다. 도둑이 담장을 넘자 집주인은 "집 안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 혼쭐을 내주겠다"고 다짐했다. 도둑이 집 안으로 들어오자 집주인은 "안방으로 들어오기만 해봐라. 몽둥이찜질로 두들겨 패주겠다"고 생각했다. 도둑이 결국 안방으로 들어오자 집주인은 숨죽여 자는 척했다. 그러면서 "물건만 훔치기만 해봐라.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도둑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금품을 들고 유유히 달아났다. 집 주인은 도둑이 나간 뒤 "다시 오기만 해봐라. 그땐 뼈도 못 추리게 하겠다"며 소리를 쳤다.#2. 추운 겨울 산속에서 사냥꾼이 10여 마리의 늑대 무리에게 쫓기고 있었다. 마차를 달려 도망가던 사냥꾼은 잡은 고기를 늑대 무리에게 던졌다. '던져준 고기를 먹고 쫓아오지 말라'는 거였다. 늑대 무리는 사냥꾼이 던진 고기를 나눠 먹으면서 쫓기를 멈췄다. 그것도 잠시 고기를 다 먹은 늑대들이 다시 사냥꾼을 쫓기 시작했다. 이러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결국 사냥꾼은 잡은 고기를 늑대에게 다 내어주고 말았다. 고기를 먹고 힘을 낸 늑대 무리는 결국 끝까지 쫓아와 사냥꾼마저 자신들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 집주인은 당차게 도둑과 맞서지 못해 소중한 재산을 빼앗겼고, 사냥꾼은 늑대가 지쳐 쓰러져 못 쫓아올 수 있었는데도 불안한 마음에 고기를 던져주다 목숨을 잃었다.만일 국가가 이런 위협을 받고 있고, 그런 위협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북한이 앞서 일화에 나오는 도둑이고 맹수라면 우리는 집주인처럼 외면하고, 쫓기는 사냥꾼처럼 먹이를 던져주는 일을 되풀이할 것인가. 지금 여야가 북핵에 대한 대응 방안을 두고 각기 다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군사적 옵

  • [데스크 칼럼]핫이슈로 떠오른 광역버스 준공영제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핫이슈로 떠오른 광역버스 준공영제 지면기사

    '남경필표 추진사업 반대 동의해줄 것' 요구 이재명 성남시장, 민주당 자치단체장에 공문상급단체 정책 졸속이라며 동참 강요 글쎄?남경필 경기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 여부가 연말 정국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청년정책에 이어 두 번째이다. 준공영제가 내년 도지사 선거를 겨냥한 여야 유력 후보 간 2차 대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선공은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시장은 지난 20일 도내 15곳의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에게 '남경필표' 광역버스 준공영제 추진에 대한 반대에 동의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 '월권' 논란도 빚고 있다. 성남시의 공문내용을 요약하면 경기도가 추진 중인 준공영제는 각 시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으니 반대해 줄 것과 23일 예정된 제13차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시군 협의체를 다시 만들자는 게 주요 골자이다. 심지어 협의체 구성 동의서에는 버스 준공영제 사업의 졸속추진 반대에 동의하는 사인을 요구했다.성남시의 선공에 경기도가 즉각 반격에 나섰다.이승기 경기도 대변인은 22일 '이재명 성남시장의 불통, 독선과 오만이 도를 넘었다'고 논평을 냈다. 이승기 대변인은 "광역버스 준공영제는 도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란 것을 모든 이가 다 안다. 왜 유독 이재명 시장이 준공영제를 반대하고 나서는지, 도민안전보다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충격이다"라고 반박했다.이 대변인은 "나만 옳고, 법 위에 내가 있고, 내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있다. 이 시대가 거부하는 '제왕적 권력'의 모습 그대로다. 이 시장은 더 이상 민주주의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1천300만 도민이 이 시장의 가식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준공영제는 지난 1년간 도내 시군 단체장들이 참여한 도와 시군 간 2차례 상생 토론회에서 충분히 논의가 됐고, 버스조합 등과 9차례 걸쳐 논의하고 참여의사를 밝힌 시군이 22곳이다. 광역버스 노선이 지나는 도내 24개 시군 가운데 성남시와 고양시만 불참의사를 밝혔다.이

  • [데스크 칼럼]나쁜 개는 없다 나쁜 주인이 있을 뿐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나쁜 개는 없다 나쁜 주인이 있을 뿐 지면기사

    분쟁·민원 줄이기 위해 '반려견 놀이터' 조성삶의 여유 산물 아닌 사회구성원간 갈등 결과타인 배려·불쾌감 안주는 노력 순전히 주인몫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에게는 분명 귀가 솔깃할 만한 소식일 듯싶다. 인천시가 '반려견 정책'을 추진한다는 보도다. 도심 공원 곳곳에 반려견을 위한 전용 놀이터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설문조사 결과다. 인천시가 최근 인터넷과 SNS를 통해 반려견 놀이터 조성의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무려 85.3%가 찬성했다고 한다. 인천시민 10명 중 8~9명이 찬성한 셈이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까? 단순히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뭔가 석연찮다. 애견인들이야 반려견 놀이터에 놀이용 계단과 사다리, 물놀이장 등 놀이시설과 급수시설까지 갖추어진다니 더 없이 반길 일이겠지만, 소중한 세금으로 사람도 아닌 개를 위한 시설을 만드는 것에 대한 반감 또한 상당할 터인데 말이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반려견을 키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비애견인 또한 상당수다. 혹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만 설문조사에 응한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어 다시 설문결과를 들춰봤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역시 의외였다. 찬성이 63%로 반대 37%를 훨씬 웃돌았다. 그렇다면 설문조사 결과에 어떤 함의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이러한 궁금증은 반려견 미소유자들이 꼽은 찬성 이유에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 반려견 미소유자의 상당수가 '비애견인과 반려견의 접촉 빈도 완화', '무서움 등에 따른 안전 확보' 등을 찬성 이유로 꼽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응답이 찬성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반려견 놀이터 찬성이 단지 반려견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한 듯하다. 한마디로 반려견과의 '격리'를 원하는 비애견인들의 심리가 일정 부분 반영된 설문결과라는 분석이 가능하다.아니나 다를까. 인천시가 밝힌 반려견 놀이터 조성 취지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려견을 둘러싼 각종 분쟁과 민원을

  • [데스크 칼럼]리더십 파산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리더십 파산 지면기사

    영광의 세기 연 두 정치적 세력간 반목위기 속에 놓인 국가 위해 가하는 형국영화 '남한산성' 삼배구고 서글픈 공감영화 남한산성이 화제다. 대륙의 신흥 패권(覇權)인 청나라의 침공으로 산성에 갇힌 조선의 내분과 통치자의 무기력, 백성들의 참담한 고통이 몇 세기를 격한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재생되고 있다는 '서글픈 공감' 때문이다. 최명길의 주화론이나 김상헌의 척화론은 주장 자체로는 모두 의미가 있다. 백성을 살리려면 청과 화친해야 한다는 최명길의 실리적 주장은 현실을 고려한 최상의 방책이었다. 반면 청과의 전면전을 주장한 김상헌의 척화론은 중화를 중심으로 한 조선 사대부의 세계관을 지탱해 줄 최소한의 명분이었다. 주화론이나 척화론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지향하는 가치의 차이였다. 문제는 신하들의 이견에 휩쓸려 스스로 리더십을 파산시킨 인조다. 그는 결단하지 못했다. 그 결과 군사도 잃고 백성을 사지에 몰아넣었으며 언 땅에 삼배구고를 바치는 치욕을 감수했다. 리더십 파산이 초래한 재앙이다.병자호란 당시의 조선을 오늘의 대한민국에 곧이곧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경제대국의 면모는 그때와 다르고, 지정학적 약소국이라는 숙명은 당시와 차이가 없다. 다만 리더십 파산 현상만은 그때와 같거나 오히려 악화됐다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성군과 혼군의 리더십에 의해 백성의 삶이 달라지고 세대의 명암이 엇갈리는 왕조시대의 리더십과 달리, 민주주의 리더십은 대의정치를 구성하는 정당과 정치인에 의해 발현된다. 국민은 대통령과 여야 정당의 리더십을 감시하고 심판하니 예전처럼 혼군이 절대권력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독점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이 이를 증명한다. 문제는 우리시대에 대의민주주의의 장점을 찾을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점이다.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의 무한 정쟁은 조선시대의 당쟁보다 훨씬 집요하고 고질적이다. 조정 가능한 실리와 명분의 충돌이 아니라 이념적 도그마의 적대적 대립의 경지에 이른 탓에 대승적, 통합적 리더십의 발휘가 불가능한 지경이다.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은 여태껏 박근혜 탄핵이 상징하는

  • [데스크 칼럼]기본 에티켓, '나 하나쯤'이 아닌 '나부터'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기본 에티켓, '나 하나쯤'이 아닌 '나부터' 지면기사

    도립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9월부터 무료화공짜·유료 관람객 프로그램 집중도 '큰 차이'공공에티켓 캠페인 다시 벌여야 한다는 주장'다만 1천원이라도 받아야 한다' vs '문화향유의 기회 확대가 먼저다'.올초 경기도립 뮤지엄(박물관·미술관)의 입장료 무료화가 거론되자 두 주장이 맞섰다. 결론적으로는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에 힘이 실렸다.경기도립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를 전면 무료화하는 조례가 통과됐고,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매월 첫째·셋째 주말만 입장료 무료)을 제외한 5개 도립 박물관·미술관의 입장료가 폐지된 것이다.이구동성으로 '다만 1천원이라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박물관·미술관 관계자들은 제도 시행 이후 연일 긴장 속에 움직인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이들이 이같은 주장을 펼친 가장 큰 이유는 '관람 분위기'였다. 이미 지난 2008년에도 정부가 국립박물관·미술관의 무료입장을 결정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제기된 바 있고, 정부는 "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해 업계의 반발을 희석시켰다. 하지만 정책이 확대될 때마다 관련업계에선 '문화는 공짜라는 인식만 확산시킨다'며 그 후유증을 지적해왔지만 문화 기회 확대라는 대의명분 아래 묻히기 십상이었다.여기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놓고 공론을 벌이자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문화생활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장벽이 낮아야 한다는 것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한번쯤 시민들, 관람객들도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 있지 않나싶다.당시를 기억하는 이 분야 관계자들은 무료 관람객중 일부였지만 이들로 인해 기획프로그램 운영에 애를 먹었던 기억 하나쯤 가지고 있다. "입장료 무료정책은 관람객의 수준 저하를 초래하는 비극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한 관계자는 "일례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단돈 1천원이라도 지불한 관람객들은 프로그램 참여도가 높고 집중이 잘돼 큰 사고도 없다. 하지만 무료 프로그램의 경우, 집중도가 덜하고 유료와

  • [데스크 칼럼]'마이 파더스 아이스'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마이 파더스 아이스' 지면기사

    아들 잃은 아빠의 슬픔을 노래한 에릭 클랩튼이시대 아버지들 자식 잘못으로 비난 받는 삶책임져야 할 법적·도덕적 한계 어디까지일까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네 살 배기 아들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기타의 신' 에릭 클랩튼의 노래 '천국의 눈물(Tears In Heaven)'과 '내 아버지의 눈 (My Father's Eyes)' 을 들어보셨습니까.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을 노래한 두 곡은 26년 전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의 심금을 울렸다.이 노래는 지난 1991년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층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4살짜리 아들을 기리는 내용으로 그래미상을 받았고 영화 '러시'의 주제가로 사용됐다."천국에서 너를 만난다면 이 아빠를 기억할 수 있겠니? 내가 널 천국에서 본다면 넌 변함없이 그 모습 그대로일까?" '천국의 눈물(Tears In Heaven)'의 가사 일부다.이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던 에릭 클랩튼이 당시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 만든 곡이 바로 '마이 파더스 아이스(My Father's Eyes)'다.천국에 있는 아들이 자신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눈을 보는 모습을 상상하며 노래하고 있다.세월이 약일까. 그러던 에릭 클랩튼이 어느 날 "아들 잃은 슬픔을 노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상실의 감정을 더 느끼지 않아 노래를 부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그렇게 절절하게, 하늘을 향해 절규하듯 아들을 그리며 단절된 천륜의 아픔을 외쳤던 그가 '아들을 잃었을 때 창자를 끊는 심정으로 부르던 곡을 행복할 때도 불러야 한다는 사실에 갈등을 느낀다'고 했다.에릭 클랩튼은 "그 곡들은 이제 휴식이 필요하다. 나중에 훨씬 더 초연한 입장에서 그 곡들을 다시 소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아무리 아픈 과거나 혹독한 괴로움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지고 희석되는 게 인생일까. 사람들은 그렇다고들 한다.필자는 맞벌이로 어린 두 아들을 키울 때 어느 여성학자를 만나 물어봤다. 어떻게 키워야 하냐고. 머리가 눈처럼 하얀 백발의 할머니 학

  • [데스크 칼럼]퇴직하면 무엇을 해야 하나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퇴직하면 무엇을 해야 하나 지면기사

    중년 직장인 거의 '제2의 인생' 설계 안돼 있어 할 일 많아도 준비·훈련과정 없다면 '그림의 떡'정부, '재교육'으로 고령화·고용문제 해결해야몇 달 전 대학교 동창이 강원도 홍천에 펜션을 냈다. 20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명예퇴직한 후, 무엇을 할 지 몇 개월을 고민하다가 나름 큰 결심을 한 것이다. 서울에서 고속도로와 국도로 두 시간 반을 꼬박 달려야 하는 산골짜기에 자리한 펜션을 퇴직금과 모은 돈을 털어 인수했다고 한다. 다른 동창들은 '남자들의 로망'까지 들먹이며 그 친구에게 부러움 섞인 눈길을 던졌지만, 막상 찾아가 보니 역시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평소 집안 일이라고는 관심도 두지 않던 친구가 펜션에서 거의 혼자 끼니를 해결하면서 손님들 뒤치다꺼리까지 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펜션 마당 잔디밭과 주변 나무들을 거의 매일같이 관리하느라 얼굴이며 팔뚝이 까맣게 탔고, 이제는 겨울을 나기 위해 화목보일러에 쓸 장작을 마련하고 난방장치 등을 손보느라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전해주니 친구가 웃으며 말한다. "와서 해 보라고 그래."40을 넘은 웬만한 직장인들은 퇴직 후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시골이나 가서 밭이나 일구며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 은퇴를 눈앞에 둘 때까지 답답한 도시에서 쫓기며 생활했으니, 농촌의 한가한 생활이 오랫동안 부럽기도 했을 것이다. TV에서는 귀농·귀촌으로 건강도 되찾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거의 매일같이 등장하며 중년들의 '로망'을 부채질한다. 그러다가 몇 명은 퇴직 후 큰 마음을 먹고 농촌에서 '새 출발'에 도전하지만, 결국 생각지도 않았던 현실의 벽에 가로막히게 된다. 도시생활이 힘들 듯 농촌에도 현실이 있고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을 기준으로 퇴직 연령층에 해당하는 55~64세 인구가 723만명에 달했다. 전년 같은 달 688만명보다 35만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이중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가 5

  • [데스크 칼럼]1인 미디어 시대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1인 미디어 시대 지면기사

    청소년들 올바른 영상 콘텐츠 시청하도록미디어 사업자 책임과 자정노력 뒤따라야규제기관 철저한 감독·교육도 필요한 시점인터넷 개인방송인 '1인 미디어'. 미디어 환경이 TV 중심의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점차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뉴미디어로 옮겨가면서 '1인 미디어'는 이제 문화산업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돼 버렸다. 하지만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되는 만큼 그에 따른 폐해도 무시할 수 없다.인터넷 개인방송 즉 '1인 미디어'는 1명 또는 복수의 진행자가 출연한 영상콘텐츠를 정보통신망(사업자)을 통해 송신하는 것이다.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1인 미디어' 관련 소비자 불만 상담에 따르면 접수된 총 152건 중 유료 서비스 환불 관련 분쟁이 95건(62.5%)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일방적인 서비스 이용제한(19건, 12.5%), 부당결제(11건, 7.3건), 서비스 불만(9건, 5.9%), 불법방송(9건, 5.9%) 순으로 나타났다.이처럼 개인이 만든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유통하는 '1인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음란물 등을 비롯한 미성년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상들도 함께 빠르게 유통되고 있어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소바자원이 최근 주요 1인 미디어 플랫폼 9개 업체(스트리트게이머, 아프리카TV, 유튜브, 카카오TV, 트위치, 판도라TV, 팝콘TV, 풀티비, V라이브)를 조사한 결과, 이들 플랫폼 모두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는 등 미성년자 보호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일부 플랫폼의 경우에는 성인방송의 동영상을 제외한 방송제목, 음성, 채팅 내용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유튜브는 성인인증 없이도 성인 동영상을 시청하는 방법이 블로그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공유되면서 미성년자들이 이들 영상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규칙대로 한다면 성인인증을 해야만 해당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지만 성인인증 없이도 동영상을 보는 방법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바일 환경에서 영상을 만들고 소비하고 공유하는

  • [데스크 칼럼]10년전 평양 순안 공항의 기억
    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10년전 평양 순안 공항의 기억 지면기사

    평온하고 안정적인 곳 '세계의 과녁' 돼 버려'정릉사' 절 뒤꼍에 사격 연습장 보고 갸우뚱 숨기지 말고 모두 보이면 '남북화해'도 가능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최근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미국을 염두에 둔 미사일 도발을 잇따라 감행했다. 그러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완전히 파괴하겠다(totally destroy)"는 고강도 경고로 맞섰다. '순안발 미사일 사태'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순안(順安)'은 '순화(順和)'와 '안정(安定)'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순하고 편안하고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실제 순안비행장 일대의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특히 하늘에서 내려다본 순안 부근의 바닷가는 그렇게도 평온하고 잔잔할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 순안은 세계가 주목하는 '뇌관'으로 부상했다.기자는 꼭 10년 전인 2007년 3월 25일 오후 5시, 평양 순안공항 상공을 날고 있었다. '김일성종합대학 과학도서관 참관단' 일원으로 평양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단장은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북한이 순안비행장에서 태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게 10년 전 순안공항에서의 기억이었다. 3박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참관단'은 첫날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임종석 단장은 "우리 민족끼리 힘과 지혜를 모으면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게 많다", "머지않아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미관계도 정상화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깜짝 놀랄 만한 얘기였다. 이를 토대로 경인일보는 '남북정상회담 8월설 떠올라'란 제목으로 제2차 남북정상회담 예측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제2차 정상회담을 2007년 10월에 가졌다. 임종석 단장의 말처럼 세계가 놀랐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당시 평양에서 임종석 단장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세부적 논의를 은밀히 진행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