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데스크 칼럼]21세기 흑사병 지면기사
국정원 댓글, 소문 사실확인 안한점 악용 사례엄청난 정보 관리 한계있지만 안보·사회질서붕괴시킬수 있는 '가짜뉴스' 관리 철저히 해야1949년 남미 에콰도르 한 라디오 채널에서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었다.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공해 도시를 파괴하면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는 뉴스 형식의 방송이었다. 이어 정부 관계자 역할을 맡은 성우가 시민들에게 "침착히 대응해달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각본에 의한 드라마였지만 내용은 뉴스보도 형식이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라디오를 듣고 있던 시민 수천 명이 공포에 질려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드라마 내용을 사실로 착각한 시민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고, 도심 기능은 마비상태에 빠지기 시작했다. 방송국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화성 외계인 침공'은 드라마 방송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수차례 정정방송을 내보냈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군중들은 격분한 나머지 폭도로 돌변해 급기야 방송국에 불을 질렀다. 드라마가 얼마나 실감 났으면 수천 명의 시민이 외계인 침공을 사실로 받아들였을까. '정보전염병', '정보흑사병'으로 불리는 불확실한 정보로 인한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인터넷, 휴대전화 진화로 세계인이 동시에 정보를 교환하고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SNS가 발달하면서 전파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파급력도 커지고 있다. 처음 악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처벌한다고 해도 이미 퍼진 악소문은 막을 방법이 없다. 이런 악소문은 전달되는 과정에서 더욱 부풀려지고 확대 재생산되는 악순환의 특징을 갖고 있다. SNS를 활용한 여론 형성, 인터넷 민주주의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경을 넘어 모든 지구인이 하나의 이슈에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내놓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SNS상에서는 단순한 의견에서부터 최고 전문가 수준의 정보가 공유될 정도로 원하는 것을 '검색'만 하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순기능에 비해 정보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하지가 않다. 에콰도르의 라디오 드라마 방송처럼 순식간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경제, 정치, 안보 등 사
-
[데스크 칼럼]경기연정 졸혼? 지면기사
남지사 '청년시리즈 사업 예산' 전액 삭감 등선거 앞두고 도의회 민주당과 잦은 불협화음연정 핵심축 '파기라는 이혼' 양측에 큰 부담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경기 연정'이 파열음을 내며 이혼 위기를 맞고 있다. 연정은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에 당선된 남경필 지사가 내세운 대표공약으로 대한민국 정치권은 이를 '협치'로 받아들였고 학계에선 연구대상으로 올려놓았다.연정의 대표 상품으론 야당 추천인사를 사회통합부지사(현 연정부지사)로 임명하고 여야 도의원들을 연정위원장으로 위촉해 도정에 직접 참여토록 했다. 또 연정합의문에 따라 도시공사, 신용보증재단, 문화재단 경기연구원 등 일부 도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했다. 경기도 현안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내기 위한 20개 항목에 걸친 정책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여야간 경쟁적인 의정활동을 펼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반면 지난 3년간 수차례 고비도 넘겼다. 도의회의 예산안처리 불발에 따른 준예산 사태, 남경필 지사의 새누리당 탈당 및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참여 과정 등에서 연정위기론이 불거졌다. 그때마다 남 지사와 도의회 여야는 연정의 틀은 유지돼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갖고 풀어냈다.그러나 지난 도의회 임시회를 거치면서 연정 정신이 아직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데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도의회 일각에서 연정의 핵심축인 남 지사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정책제동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연정파기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풍경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남 지사의 '채무 제로' 선언에 대해 민주당 김종석 도의원은 '도지사 선거용'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도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대한민국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 남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일하는 청년 시리즈(마이스터 통장, 청년연금, 복지포인트)' 사업예산 20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대신에 내년 본예산에 담는 조건을 붙였다. 일하는 청년시
-
[데스크 칼럼]사투리에서 교훈을 얻다 지면기사
충청도 유머 '그렇게 바쁘면 어제 오지 그랬슈~'막상 닥쳤을때 허둥대지 말고 미리 준비하란 뜻정치·경제·사회 전분야 면밀분석 미래 대비해야웃을 일 하나 없는 요즘이다. 세상 돌아가는 게 어수선하기그지 없다.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기에 현실이 더욱 사위스럽지 않은가 싶다. 세간의 분위기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오래된 유머 한 토막을 꺼내 본다. 사투리에 얽힌 유머인데 특정 지역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님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서울 사람이 차를 몰고 충청도의 시골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앞차가 너무 느리게 가는 것 아닌가. 열차 건널목에서 차가 정지했을 때 서울 사람이 앞차 운전자에게 따져 물었다. "아니, 1차선 도로에서 그렇게 천천히 가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자 앞차 운전자가 충청도 특유의 톤으로 한마디 내뱉는다. "그렇게 바쁘면 어제 오지 그랬슈."기가 막히다. 1분 1초를 따지는 현대의 일상 속에서 10분 전, 한시간 전도 아니고 무려 하루 전에 오라니…. 충청인들의 느긋하고 넉넉한 성정을 이렇게 적확(的確)하게 드러내는 유머가 또 있을까 싶다. '아버지, 돌 굴러가유'에 이른 충청 사투리의 최고봉이 아닐 수 없다.어쨌든 충청도 운전자의 이 한마디는 충청도를 대표하는 공식(?) 유머가 된 듯싶다. 실제로 휴가철 성수기에 충청도의 한 해수욕장 인근 도로에는 '그렇게 바쁘면 어제 오지 그랬슈-안면파출소·예비군 안면읍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꽉 막힌 도로에서 '한번 웃고 가라'는 현지인들의 배려에 많은 운전자가 잠시나마 짜증 대신 미소를 머금었을 게 분명하다.그런데 유머라고 하기에는 뭔가 심오한 함의가 엿보인다. 문장을 곱씹을수록 '막상 일이 닥쳤을 때 허둥대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교훈이 가슴에 와 닿는다. 사실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미리 준비하지 못해 낭패를 겪는 경우가 어디 한두 가지인가. 역대 정권이 되풀이했던 갖가지 시행착오는 준비성 부족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최근 청소년 범죄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는 것 또한 기성세대가 우리
-
[데스크 칼럼]오늘을 지켜내야 내일이 있다 지면기사
北, 핵보유국 지위에 '주체적 생존권' 요원전술핵 재배치여부 묻는 공론화 검토해야성주외 사드 포대 추가배치 히든카드 필요지난 칼럼에서 예고한 대로 북한은 6차 핵실험에 성공하면서 국제사회, 최소한 동북아 정세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대한민국에서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할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지만, 북한은 이제 우리 인식의 차원을 벗어난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북한은 이제 미국의 주적이다. 미국은 북한을 미국에 가장 위협적인 세력으로 인정하고 모든 군사적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태다. 미·북 대결이 동북아 정세의 메인 스트림으로 고착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의 6차 핵실험 직후 초강력 대북제재를 강조하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는 한국군 미사일의 탄두중량 제한을 없애기로 하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의미있는 변화지만 대세 주도형이 아닌 추세 종속형 행보로 보여 안타깝다. 북한에 대한 인내가 거듭 배신당하고, 동맹인 미국과 북핵 해법과 관련해 수차례 이견을 보인 끝에 다다른 행보의 변화여서다.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한 현실에서 오늘 대한민국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은 주체적 생존권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우리의 생존을 동맹인 미국과 일본의 보호와 지원,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와 협조에 의탁할 수준을 넘어선 전대미문의 위협이자, 전인미답의 국난이다.주체적 생존을 위한 첫번째 선택은 동등한 전력의 확보다. 북한이 핵으로 무장했다면 우리의 대응도 같은 수준이어야 한다. 전술핵 재배치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 정부 차원의 결단이 힘들다면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중단 여부를 공론화위원회에 맡겼듯이, 전술핵 재배치 여부를 확정할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검토해야 한다. 비아냥이 아니다. 직접민주주의를 선호하는 현 정부와 집권여당이라면, 국민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 핵에 대한 자위의 수단이 무엇인지 국민의사를 직접 확인해야 정체성에 합당하다. 국민 여론조사도 시행해 볼 만하다. 공론화위원회 설치, 국민 여론조사는 그 시도 자체가 북핵 문제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절박한 위
-
[데스크 칼럼]셋째는 생각만 해도 예쁘다지만… 지면기사
현행 다자녀 혜택 3자녀 가정에 집중된 상황경기도를 비롯 올해 출산율 '역대 최저' 예상인구정책 큰 그림에 '2자녀 가정'에도 관심을"첫째 아이는 예쁜 일을 해야 예쁘고, 둘째는 보기만 해도 예쁘고, 셋째는 생각만 해도 예쁘다."얼마전 만난 아동전문가가 자녀에 따라 느껴지는 애정도(?)가 다르다며, 다둥이 부모들이 흔히 하는 우스갯소리라며 전해준 말이다. 그 자리에 세 아이를 둔 부모는 없었지만 다들 그 말에 공감했고, 셋째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말 뿐이고 어느 누구도 셋째에 대한 계획이나 희망을 구체화해 얘길 꺼내지 못했고 얘긴 더이상 진전되지 않았다.셋째 아이가 주는 행복감을 알아서였을까. 최근 성남시의회에서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셋째 자녀 출산 장려금 1억원'이란 파격적 조례안이 추진돼 화제가 됐다. '셋째 자녀 출산 때 최대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10년에 걸쳐 분할)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이 지난달 성남시의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도로 재발의된 것이다. 결국 여야 의원들의 난상토론과 수차례 정회를 거듭하는 진통 끝에 무산(의원 자진철회)되긴 했지만 이를 놓고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계속됐다.사실 이 조례가 통과되리라고 본 이들은 없었을 것이다. 해당 의회조차도 재정문제와 타 지역과의 형평성,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미비한 점 등을 들어 개정안에 반대하거나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관심이 쏟아졌던 것은 파격적 제도를 넘어 출산정책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을 것이다.온라인상에 쏟아진 의견을 보면 "안될 거라 생각은 하지만 이건 정말 저출산에 가장 현실적 대안인 듯" "셋째 아이에 1억원, 그냥 포기한다" "1억원이 아니라 10억원을 줘야한다" "1억원을 줘도 키울 곳(국공립 어린이집)이 없다" 등 관련 댓글이 도배를 했다. 대체적으로 '하나 낳기도 힘든데 셋은 고사하고 둘만 나아도 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실제 현행 다자녀 혜택을 보면, 3자녀 가정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지역별로
-
[데스크 칼럼]자치경찰제의 동력 지면기사
추진 앞두고 내부에서 찬반의견 엇갈려 자치단체·의회 구체적 논의기구 '미흡'조직 쪼개기 등 반론, 성사될 수 있을까 #"경찰이 자치단체 소속으로 들어가면 도지사, 시장은 물론 자치단체 의회의 입김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까 우려된다. 경찰청장이 수사권을 가져오려고 자치경찰제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풍문이 돈다. 자율방범대라는 비웃음을 살수도 있다." 수원 남부경찰서 김모 경장.#"사복과 정복경찰은 명확히 하는 일이 구분돼 있다. 사복은 정보, 수사업무와 범인 검거에 몰두해야 하고 정복은 지역, 경비 등 범죄예방과 대민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수당 현실화는 자치경찰에서 가능하다." 수원중부경찰서 박모 경위.자치경찰제 추진을 앞두고 젊은 경찰들을 포함한 일부 경찰관들은 권한축소 및 위상약화를 우려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시민의 인권을 가장 잘 기약할 수 있는 것이 자치경찰이며 지향점 또한 시민의 인권보호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최근 정부는 100대 과제로드맵에서 '광역단위의 자치경찰제 도입'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에따라 2017년부터 자치경찰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고 2018년 시범 실시를 거쳐 2019년 전면 시행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자치경찰제 추진을 위한 경찰 내부 추진상황이나 진행절차를 살펴보면 개선동력의 지속성에 의구심이 든다.행정안전부 등 자치경찰제 도입 추진 전담기관과 자치경찰제의 실질적인 주체인 광역 시·도 등이 늦어도 연말까지 자치경찰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는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경찰개혁위원회의 자치경찰에 대한 권고안이 11월쯤 나온다고는 하나 아직 논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서 창구를 지정해 구체적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최근 이철성 청장은 "250여개인 국가경찰 사무 권한을 100개 정도 자치경찰에 대폭 이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자치경찰 권한을 경범죄처벌법 위반 적발과 교통, 환경 등 22개 분야로 한정한 것을 볼 때 크게 양보한 것을
-
[데스크 칼럼] '식량 대란' 남의 나라 얘기일까? 지면기사
우리나라,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국가 1위위해성 제대로 터지면 끔직한 상황 맞을수도'식량 자급률 높이기' 생존권 문제로 인식해야 한 번 혼이 난 셈이다. 그동안 먹거리 걱정은 별로 안 하고 살다가 생각지도 않던 '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졌으니 말이다. 비록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금값이 되기는 했어도, 계란을 못 먹을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안 했으니 적잖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특히 안전한 먹거리에 예민한 젊은 부모들은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국내산 먹거리는 그나마 안전하다는 신뢰마저 와르르 무너진 셈이니 이젠 다른 먹거리까지 걱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국내산 뿐 이랴. 우리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유럽 선진국에서 먼저 터진 일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작년 11월부터 이어진 AI 사태에 이어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까지 지켜보면서 '이제는 정말 먹거리 걱정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먹거리들의 파동이 아니라, 한번은 정말 큰 '식량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훨씬 더 짙어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보릿고개'라는 말이 정말 구시대의 유물 같은 말이 됐다. 우리 아버지나 할아버지 때만 해도 보릿고개 때 하루 한 끼를 못 먹을 만큼 굶주리고 결국 견디지 못하고 굶어 죽는 경우도 있었다. 어르신들은 지금도 그때 얘기를 꺼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하신다. 그동안 아무리 농업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생산하는 식량이 갑자기 우리를 배부르게 할 만큼 늘었을 리는 없다. 우리가 단 몇십 년 만에 그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외국에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수입 농축산물 덕분이다.관세청의 무역 통계를 돌려보니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곡물의 양만 1천466만6천여t이다. 가장 많이 수입하는 옥수수가 979만t, 밀은 443만t을 수입했다. 작년 우리나라 쌀 생산량이 419만7천t 가량이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나마 밀가루나 전분, 과자, 빵과 같이 가공된
-
[데스크 칼럼]'나고야 의정서' 지면기사
의약·화장품 등 원료 수입해 제조 로열티 지불정부·업계 대응책 마련 움직임 뒤늦은감 있어이젠 발효된 상태… 국내산 대체 등 검토 필요지난 17일자로 우리나라는 '나고야의정서' 당사국이 됐다. 그렇지만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고야의정서'의 파급효과에 대해 모르고 있다.'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생물 유전자원을 수입해 의약품 등을 제조하면 당사국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타격을 받을 품목들은 당장 동·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 전체다. 관련 업계는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화장품과 식료품, 생명산업계 등이다.관련업계에서는 원료 수출입과정에서 상호 기업 간 마진이 발생하고 관세 등의 비용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나고야의정서' 발효는 기업에게 이중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면 제품 가격은 인상될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는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나고야의정서'는 특정 국가의 생물·유전자원을 상품화하려면 해당 국가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이중 이익의 일부도 나눠야 한다는 국제협약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9월 서명했고 올해 5월 19일 비준서를 유엔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비준서를 낸 날 기준으로 90일째인 지난 17일부터 정식 발효됐다.그럼에도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6월 국내 바이오업계·연구계 종사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나고야의정서 이행과 관련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응답은 8%에 그치는 등 국내 관련 업계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인 상태다.다행스럽게도 오는 31일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화장품협회는 나고야의정서 인식제고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키로 해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화장품업계를 중심으로 TF를 구성,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을 추진키로 했다.정부도 환경부와 미래과학창조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등 관련 정부 기관 등을 중심으로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
-
[데스크 칼럼]뒷모습이 아름다운 인천을 위하여 지면기사
유정복 시장의 '각급 기관장 인사' 최대 고민인천과 타지역 중요하게 연결할 수 있는 인재경험 많고 대인관계 넓은 그런 사람들 왔으면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번 주 최대 고민은 각급 기관장 인사가 될 듯하다. 인천경제청장도 공석이고 인천발전연구원, 인천관광공사의 대표 자리가 비어 있다. 일부 유관기관의 대표자와 주요 간부 자리도 채워야 한다. 최근에는 누가 이들 자리에 올 것인지가 인천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을 쓰는 문제와 사람을 보내는 일이 난제 중의 난제다. 지금 대표자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기관의 대표자들은 다들 예정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예정된 임기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모습은 인천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 '인천 주권 정책'을 내세워 왔다. 이는 주변부에 머물던 인천을 중심의 지위에 올려놓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서울의 변두리로만 인식돼 온 인천을 서울과 동등한 중심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거다.무엇이 되었든지, 중심이 된다는 것은 주변을 아우른다는 거다. 인천이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인천 이외의 지역에서 사람이 몰려들어야 한다. 인천의 인재는 인천 이외의 지역과 교류할 줄 아는 역량을 지녀야 한다. 문화분야만 놓고 보면, 모든 것의 중심지였던 서울에서 인정하는 문화예술인이 인천에 있을 때 인천의 문화는 크게 번성했다. 인천의 현대 초등교육의 기반을 다진 백파 조석기(1899~1976) 선생은 대표적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나 청록파 시인 박목월 등과 깊이 교유했다. 인천의 향토사학계에 우뚝한 최성연(1914~2000) 선생은 일석 이희승이나 천경자 화백과 가까웠다. 또 우리나라에 '흑인시'라는 낯선 장르를 탄생시킨 배인철(1920~1947)은 박인환, 김기림, 오장환, 김광균, 임호권, 이병철, 정지용, 서정주 같은 당대 최고의 문인들과 어울릴 줄 알았다. 이들이 활동하던 시기 인천의 문화적 수준도 한껏 드높았다.어느 지역이든 배타적이 되어서는 절대로 다른
-
[데스크 칼럼]우리에게 휴가란 지면기사
대부분 해외·국내로 여행가야 하는 고정관념쉬지 못하고 틀에 박힌 일정 '또다른 스트레스'쌓인 여독 풀기위해 엄마·아빠는 휴식이 필요직장·학교·군대 등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을 휴가(休暇)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휴가라고 하면 해외든 국내든 어딘가 여행을 가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다. 평상시 일에 쫓겨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부족한 부모(상당수는 아빠들이겠지만)들에게 휴가는 일 년 중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휴가의 절정기가 7월 말부터 8월 둘째 주에 몰리는 것은 날씨가 좋은 때이기도 하지만 방학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휴가만 손꼽아 기다리다 보니 어디로든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다. 휴가 때 해외로 떠나려면 연초부터 여행지를 검색하고 항공권과 숙박시설을 예약해야 하는데 이것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꿈도 꾸지 못한다. 국내 여행도 최소 2~3달 전에는 미리 숙박시설을 찾아야 예약할 수 있다 보니 휴가 전부터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기는 마찬가지다.올여름에도 많은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7월 말과 8월 둘째 주 사이에 휴가를 보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이후 연일 이용객이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었다. 해외여행의 대부분은 여행사가 구성한 '패키지여행'이다. 여행사의 일정대로 새벽부터 차량을 타고 여기저기 유명하다는 곳을 둘러보고 나면 면세점이나 관광상품 판매점을 의무적으로 들러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나마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이고 경험을 쌓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여행방식이다. 시간에 쫓겨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의 해외여행에서 남는 것은 "나, 해외 갔다 왔다"뿐이다. 정신없이 휩쓸려 다니다 보면 보고 느낀 것도 없이 며칠간의 일정은 허무하게 지나간다. 해외여행의 추억이라는 게 인증용으로 SNS에 올릴 휴대전화기로 찍은 사진 몇 장이 전부다. 돌아오는 가방 안에는 관광지 이미지가 새겨진 열쇠고리 꾸러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