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특별기고]드론으로 비상하는 300만 도시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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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드론으로 비상하는 300만 도시 인천 지면기사

    지난 주말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16 코리아 드론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드론의 기술과 장난감, 영상촬영, 시설물 관리, 해상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드론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공공기관과 제작업체, 드론협회, 대학교 등 34개 업체 46개 부스가 참여하였고, 드론 레이싱과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드론 그림그리기 대회, 창조아이디어 공모전 등 전시·체험·교육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양일간 8천여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였다. 대중들이 자유롭게 참여하여 보고, 느끼고, 체험하여 실생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드론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드론을 주제로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는 그림그리기 대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창조아이디어 공모전 등 지금껏 보지 못한 드론을 활용한 저변확대와 아이디어 창출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본다. 비록 비즈니스 상담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기업 역시 개발기술과 제품을 맘껏 뽐내고 홍보할 수 있었다. 드론이 산업과 생활에 미칠 파장은 상상을 넘을 정도로 엄청나며, 자동차와 같이 1세대 1드론 시대가 미래에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지금 인천이 드론으로 앞서가는 도시를 표방하고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크다 하겠다. 국내에서 드론에 대한 규제는 항공법에 따라 비행금지 시간대, 장소 및 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서울과 경기도 지역은 군사 지역이 많아 비행금지·제한구역으로 묶여 드론을 자유롭게 날릴 수 없는 반면 인천은 상대적으로 별다른 제약이 없이 드론을 자유롭게 날릴 수 있는 지역이다. 특히, 인천 송도는 2천여명의 드론 마니아층으로 구성된 한국드론레이싱협회가 활동하고 있어 주말이면 드론을 띄우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제 인천이 드론의 메카를 꿈꾸고 도전하는 만큼 이번 대회를 교두보로 활용하여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 큰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기업의 비즈니스 장이 산업으

  • [발언대]작은 관심이 가스사고를 예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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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작은 관심이 가스사고를 예방합니다 지면기사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한 10월에 접어들면서 시민 각 가정에서는 난방과 온수 사용을 위한 가스보일러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가스사용량이 증가하는 만큼 가스사고 발생 개연성도 그만큼 증가한다. 특히 동절기에는 가스보일러 사용과 관련하여 일산화탄소(CO)중독사고가 자주 발생하여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가스보일러 사고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최근 5년간(2011 ~ 2015) 발생한 전체 가스사고 610건 중 가스보일러 관련 가스사고는 28건이나, 인명피해가 사망 19명, 부상 94명으로 다른 가스 사고에 비해 높다. 특히 사망률은 0.68명으로 전체 가스사고 건당 사망자 수(0.10명)와 비교할 때 약 7배로 단연 높다.유독 가스보일러 사고가 인명 피해율이 높은 이유는 가스보일러 사고의 대부분이 예전 연탄가스중독사고와 같은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의 기체로서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연료가 연소할 때 불완전연소로 발생하는데,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산소보급을 가로막아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렇듯 일산화탄소 중독은 치명적이고 무서운 사고이지만, 사전에 안전요령을 숙지하고 실천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들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가스보일러 안전사용 요령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첫째, 급·배기(환기) 막힘 여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빗물이나 바람이 들어온다고 환기구나 배기통을 천이나 비닐 등으로 막으면 폐가스(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되어 중독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 환기가 잘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온수기를 사용하는 경우 목욕탕 등 환기가 불량한 장소에서 사용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금물이다.둘째, 보일러 사용 전에는 반드시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인 곳은 없는지, 배기통 안에 이물질은 없는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이는 보일러 배기가스를 외부로 원활히 배출하기 위한 필연적 조건이다.셋째, 보일러에서 가스냄새, 과열, 소음, 진동 등 이상이 발생하면 즉시 보일

  • [자치단상]도시의 영웅이 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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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도시의 영웅이 돼 주십시오! 지면기사

    불경기 불구 '행복 나누기' 후원·봉사 손길 이어져생활불편·위험요소 제보 등 작은 관심이 곧 '온정''살기 좋고 안전한 마을 만들기' 동참·실천 중요지난 9일은 570돌 한글날이었습니다. 1446년 세종대왕께서 반포한 한글의 영향력은 엄청나서 현재 한국어 사용 인구는 7천800여만명으로 세계 10위 언어권에 이르며, 한국어 학과와 강좌를 개설한 외국 대학이 642곳(54개국)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 유네스코(UNESCO)는 한글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훈민정음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했으며, 해마다 세계에서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사람들에게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을 주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우리 민족의 영웅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영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며, 이처럼 대단한 영웅은 몇 세기에 한 번 나오기도 어렵습니다.그런데 세상의 발전에는 세기의 영웅도 필요하지만, 자기 분야에 충실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할 줄 아는 작은 영웅들도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도시의 영웅, 이웃의 영웅이 많아지면 세상은 지금보다 따뜻해지고 더 살기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이달 초 태풍 '차바'가 제주도와 부산, 경남 등의 여러 도시에 큰 손해를 끼친 시기에 이웃집 영웅들이 다수 나타나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재난 피해자들을 돕거나 구했기에 인명 손실이 그나마 줄었다는 이야기는 모두 아실 겁니다. 당시 이웃집 영웅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누군가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고, 감동과 기쁨, 기적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으리라 믿습니다.이달 25일은 영토권과 주권 확립의 중요성을 상기할 수 있는 '독도의 날'입니다. 이날은 조선 후기의 어부였던 안용복 선생, 1950년대 일본의 독도 침탈에 분연히 일어나 독도의용수비대로 활약했던 울릉도 청년들을 포함해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독도를 수호하는 데 힘을 보탠 이 땅의 수많은 작은 영웅이 있었기에 기념할 수 있는 날입니다.이런 작은 영웅들이 모든 도시에, 모든 마을에 많이 살고 있다면 얼마나 행

  •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노란 낙엽으로 가을 정취를 더하는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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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미의 나무이야기]노란 낙엽으로 가을 정취를 더하는 은행나무 지면기사

    뜨거웠던 여름이 물러간 후 짧은 가을이 아쉬울 만큼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눈에 담는 풍경마다 그림 같다. 산과 들은 물론 도심까지 노란빛으로 치장해 붉은 단풍과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나무, 은행나무다. 은행(銀杏)은 '은빛 살구'라는 의미로 열매의 모양이 살구를 닮아서 붙인 이름인데, 송나라 때 지방 정부가 중앙 정부에 제공하는 조공품 목록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잎이 오리발과 닮아서 압각수(鴨脚樹),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의 열매가 손자 대에 열린다 해서 공손수(公孫樹)라 부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유교와 불교의 전파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 낙엽 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잎은 부채모양으로 흔히 2개로 갈라지고 잎끝에 미세하게 물결모양의 무늬가 있다. 잎은 긴 가지에 어긋나게 나지만 짧은 가지에는 뭉쳐서 난 것처럼 보인다. 꽃은 5월에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핀다. 나무껍질은 회색으로 두꺼운 코르크질이 발달했으며 세로로 깊게 갈라진다. 은행나무가 지구 상에 처음 뿌리를 내린 것은 무려 3억 년 전 정도이며 혹독한 빙하기를 거치면서 많은 생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는데도 살아남아 메타세쿼이아와 함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린다. 은행나무가 이렇게 오랜 세월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강하기 때문이었다.요즘 도심에서는 은행이 떨어져 고약한 냄새를 풍겨 민원의 원인이 되곤 한다. 벌레나 동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딱딱한 속껍데기를 감싸고 있는 노랗고 물렁한 껍데기에 포함된 은행산과 점액질의 빌로볼 성분이 특유한 냄새의 원인물질이다. 또 은행나무 자체에도 플라보노이드라는 살균과 살충 성분이 있어 벌레의 유충이나 식물에 기생하는 각종 곰팡이,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이러한 보호 장치를 통해 은행나무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가 되었다. 은행은 폐기능 개선에 도움을 줘

  • [시인의 연인]구룡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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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구룡폭포 지면기사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겹이나 진화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 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도 바다도 말고 옥류(玉流) 수렴(水簾) 진주담(眞珠潭)과 만폭동(萬瀑洞) 다 고만 두고 구름 비 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連珠八潭) 함께 흘러 구룡연(九龍淵) 천척절애(千尺絶崖)에 한번 굴러 보느냐.조운(1900~?)무엇인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천성과 다른 특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고유성과 새로운 개체의 특이성이 결합함으로써 또 다른 존재방식의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되려고 하는 존재방식의 속성은 기존의 것과는 구별되는 것이며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 속에서 획득될 수 있다. 물이 되고 싶다는 것은, 물이라는 물질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혼탁한 내면의 세계를 '다 고만 두고' 투명하게 갱생시킨다는 것이다. 이 변전은 "몇 겹이나 진화해야" 얻을 수 있는 것으로써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높고 가파른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면, 한번 뿐인 세상에서 자신을 얼마나 닦으며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조운(1900~?)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또다시 한글날과 문화의 달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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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또다시 한글날과 문화의 달을 보내며 지면기사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차용어세대비하 갈등조장 신조어 범람언어문화·우리말 품격 되새겨야학교서 글쓰기 말하기교육 강화표준법 익힐 기회 많이 줘야언론계, 올바른 언어문화 앞장을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단일언어를 사용하는 단일민족국가였다. 하지만 국제교류가 활발해지고 출산율이 낮아져서 외국 인력이 많이 유입된 이제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낱말들이 많이 생겨났다. 언어는 사회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발명품과 기술 그리고 사회현상에 따라 생겨나는 말들도 있기에 차용어나 신조어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세대 간에 이해와 소통이 어려워지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우리말에서 많이 사용되는 차용어나 신조어는 한자, 영어, 일본어를 바탕으로 만들었거나, 우리말로 만든 것들이다. 한자 차용어는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차용어이다. 간단한 우리말 낱말이 없기 때문에 빌려 쓰지만 한글로 만 써 놓으면 뜻을 이해할 수 없다. TV뉴스 자막에 나온 "멸종위기 1급 장수하늘소, 야생에서 성충 우화 첫 성공"이나 신문기사 제목에 나온 "해운대 해수욕장 이안류 구조 급증"에서 '우화'와 '이안류'의 뜻을 이해할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말로 풀어쓰거나 한자를 병기해서 '우화(羽化)'나 '이안류(離岸流)'로 사용해야 겨우 무슨 뜻인지 머리에 들어온다. 우리말과 한자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낱말을 한글로 표기한 경우도 이해하기 어렵다. 건설현장에서 세워진 "당 공사현장은 비산먼지를 발생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판에서 '비산먼지'는 한자를 병기하여 '비산(飛散)먼지'라고 쓰던지 '날리는 먼지' 또는 단순히 '먼지'라고 쓰면 그만이다. 또한 "가물막이댐 속살까지 드러나"라는 기사에서 '가물막이'도 '가(假)물막이'로 표기하면 얼마나 이해하기 쉬운가. 간단한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자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적사함'은 '모래상자' 또는 '모래함'으로 쓰면 되고, '염수분사구간'은 '소금물 뿌리는 곳'으로 표현해

  • [춘추칼럼]절망을 즐기지 않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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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절망을 즐기지 않기 위하여 지면기사

    영화 '아수라' 폭력·고통 누구와 무엇을 위한 것일까?바뀔 가능성 없는 이 사회 적응 위한 체념 연습인지 정직한 절망 소중하지만 반복땐 기묘한 향락 돼버려세상에는 영화보다 중요한 것이 많지만 영화보다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영화들도 세상에는 있다. 김성수 감독의 영화 '아수라'는 천국의 장인이 건설한 지옥이다. 최상의 연출력임을 알겠으나 결코 두 번은 볼 자신이 없다. 이 영화가 재현하는 폭력을 나는 견뎌내기 어려웠다. 특히 포식자가 피식자에게 일방적으로 가하는 폭력의 시청각적 자극을 이 영화는 마치 제의를 치르듯 준엄하게 쏟아 붓는다. (초반부에 경찰 한도경이 자신의 끄나풀에게 퍼붓는 폭력과 중반부에 검찰수사관이 한도경에게 가하는 폭력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때리고 때리고 또 때린다. 이 영화에서 '때리다'는 동사가 아니라 형용사 같다. '폭력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있을 만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폭력적인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때 떠올려야 할 말이다. 이 영화의 폭력이 내게는 아름답지 않았고 고통스러웠다. 고통스러운 폭력을 계속 감내하고 있다 보면, 그러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이 영화를 보면서 경험한 일 중 하나가 그것이다. 스크린 속에서 행사되는 폭력을 보면서 정작 내가 보고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이었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나는 왜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타인의 고통을 구경하고 있는 것인가. 어떠한 쾌락도 없이, 스스로 고통을 당하면서. 영화가 관객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 그 자체로 옳거나 그르진 않으리라. 문학도 마찬가지다. 피해서는 안 되는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안다. 최근 나는 한국사회의 끔찍한 본질을 집요하게 재현하는 한 소설가에게 지지를 표명하면서 이런 문장을 적기도 했다. "'예술은 현실의 재현'이라는 유서 깊은 논의에서 '재현'이란 현상의 복사가 아니라 본질의 장악이다. 남길 것과 지울 것을 선택하는 지성이 필요한 일이다. 또 독자에게 고통을 전이시켜

  • [풍경이 있는 에세이]DMZ에 부는 독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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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DMZ에 부는 독서 바람 지면기사

    '육탄 10용사' 영웅담과 불패신화북한 지뢰도발 대처한 '전진부대'부대장, 장병들 책 가까이 하도록독서카페 설치 지금은 30개 넘어문화혜택 누리고 사기위한 배려참 군인상 온몸으로 보여준 '덕장'1949년 4월, 북한은 병력 1천여 명을 개성 송악산 후방에 집결시켰습니다. 그 후 38선 남방 일대의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기습적인 공격을 시작했지요. 송악산 일대를 경비하던 국군은 즉시 역습을 감행했지만 끝내 고지를 지키지 못하고 퇴각했습니다. 국군은 수차례 재탈환을 시도했으나 북한군이 지하 참호에서 쏘아대는 기관총 공격과 수적 열세로 피해만 늘어났지요. 갈수록 피해가 커지자 국군은 송악산 능선에 있는 북한군의 지하참호를 파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적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 폭발물을 안고 뛰어들어간다는 것은 죽음과 직결되는 위험한 일이었지요. 결국 공격대원을 따로 지정하지 못하고 지원자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누구도 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 것 같은 순간, 용감하게 나선 용사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손을 든 서부덕 상사 등 10명의 용사였지요. 이들은 북한군 지하참호 파괴를 위해 박격포탄에 수류탄을 장착한 폭발물을 안고 적진으로 뛰어든다는 작전을 세웠습니다. 1949년 5월 4일 지하참호 파괴를 위해 박창근 하사가 수류탄을 몸에 안고 가장 먼저 돌진했지만 북한군들의 집중사격으로 전사하고 말았지요. 이 모습을 본 용사들은 더욱 마음을 가다듬고 일제히 적진으로 돌진했습니다. 용사들은 쏟아지는 총탄을 뚫고 돌진한 끝에 북한군 지하참호를 폭파하는 데 성공했지요. 국군은 북한군의 혼란을 틈타 4개 고지를 탈환했습니다.교과서에서 배운 '육탄 10용사'의 영웅담이지요. 자랑스러운 육탄 10용사가 몸담았던 부대는 그 후 6·25 한국전쟁에서 112전 전승이라는 불패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이승만 대통령이 친필 휘호로 내려준 전진부대로 불리고 있지요. 이 부대는 불패신화의 자긍심을 안고 지금도 최전방에서 우리나라의 심장인 수도권의 길목을 철통같이 지키고

  • [특별기고]안전, 바른 원과 곧은 선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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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안전, 바른 원과 곧은 선을 그리다 지면기사

    '규구준승(規矩準繩)'은 옛 목수들이 사용하던 중요한 네 가지 연장을 꼽아서 이르는 말이다. 그림쇠(規, 요즘의 컴퍼스)와 곡척(矩, 기역자), 수준기(準, 수평을 재는 기구), 먹줄(繩, 직선을 긋는 줄)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 네 가지는 목수가 바른 선과 원을 그리고, 정확한 길이와 수평을 잴 수 있게 해준다. 목수들의 그 많은 연장 중 규구준승을 유독 꼽은 것은 그것이 모든 일의 기초인 기준을 세우는 데 쓰인다는 데 있다. 규구준승에는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법도'라는 다른 뜻도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선조들이 기준과 원칙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겠다.국가의 안전관리 역시 집 짓는 목수의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첫걸음은 안전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정부는 안전의 '규구준승'이라 할 수 있는 안전제도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먼저, 범부처 협업을 통해 안전제도의 사각지대를 찾아 일소해 나가고 있다. 안전제도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구멍을 찾아 메우고, 약한 부분을 보강하여 튼튼하게 하는 것이 안전관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추자도 낚시 어선 전복사고 당시 낚시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서 피해가 더욱 컸었는데, 이를 착용하지 않아도 강제하거나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중앙부처 합동으로 사회의 각 분야에서 제재수단이 없거나 있어도 미흡하여 안전수칙 위반이 반복되는 사고를 집중 발굴해 개선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낚시어선 구명조끼 미착용 시 과태료 신설 외에도 건축물 시공자 안전의무 위반 시 벌금 강화, 소방시설의 무단 폐쇄·차단으로 인명 피해 시 가중처벌 도입 등 74개 과제를 개선함으로써 안전수칙 이행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세월호 사고에서는 2천100여개 선사(船社)를 회원으로 하는 해운조합에서 여객선 운항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이 선박 안전운항 감독 부실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이에 정부는 안전 관련 업무를 무분별하게 민간에

  • [발언대]'술 먹고 실수할 수 있지'… 실수 아닌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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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술 먹고 실수할 수 있지'… 실수 아닌 범죄 지면기사

    우리나라만큼 술로 인한 실수에 대하여 관대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술을 좋아하고 자주 마시는 음주 문화로 인하여 길거리는 물론 지구대·파출소까지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취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취자도 당연히 경찰관이 보호해야 할 대상임은 분명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친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다른 경찰업무 수행에까지 지장을 주고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일선 지구대·파출소 신고 건수의 상당수가 크건 작건 술과 관련된 난동 및 소란 신고이다. 이는 다른 중요한 신고 즉,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경찰 치안서비스 제공 활동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찰력의 낭비, 예산 낭비 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경찰관의 도움이 목전에 필요한 국민들에게 닿아야 할 손길이 더뎌지는 결과를 발생시키고 있다.최근 경찰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게 되었으며, 이런 사회 분위기에 따라 경범죄처벌법상 관공서 주취 소란은 종전보다 더 엄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었다. "관공서에서 술에 취한 채 거친 말과 행동으로 소란을 피운 자는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술에 취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 너무 지나친 처사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관공서 주취 소란의 경우 애초에 처음부터 엄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주취 소란 행위가 상습화되고 더 발전하여 공무집행방해 및 강력 범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주취자 신고처리로 인한 경찰력 낭비로 같은 시간 촌각을 다투는 강력범죄 피해자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삶의 고단함을 술 한 잔으로 털어버리는 우리 이웃 중엔 내 부모, 형제자매, 친척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숙한 음주문화는 현재의 흐름에 필연적이며, 관공서 주취 소란은 반드시 근절해야 할 범죄행위로서 공동체 사회에 있어서 더 큰 범위의 안전을 지향하는 경찰에게는 여전히 시급한 당면과제가 아닐 수 없다. 관공서 주취 소란은